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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열풍에…작년 지식재산권 수지, 사상 최대 흑자
  • K콘텐츠 열풍에…작년 지식재산권 수지, 사상 최대 흑자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BTS, 블랙핑크 등 한류 가수뿐 아니라 드라마, 웹툰 등 문화 콘텐츠가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흑자로 만들었다.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만의 흑자 전환이자, 2010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 흑자다.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크게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으로 나뉜다. 저작권은 22억1000만달러 흑자로 2022년(17억4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커졌다. BTS, 블랙핑크 등 한류 가수의 음악과 드라마, 웹툰 등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문화예술저작권 수지가 11억달러 흑자를 기록,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문화예술저작권 수지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지도 11억1000만달러 흑자로 2022년(8억6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커졌다. 게임산업 부진에도 국내 대기업의 해외 자회사 IT 지원 등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컴퓨터프로그램 수지는 21억2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지만, 데이터베이스 수지는 3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반면 산업재산권은 1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2022년(-26억2000만달러)보단 적자폭이 줄었다. 산업재산권 중 특허 및 실용신안권이 7억달러 적자를 기록, 2022년(-18억5000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해외공장 증설, 국내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자동차, 2차전지 관련 국내 대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수지는 해외 라이센스 의류와 잡화 브랜드 수입이 증가하면서 11억7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문혜정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문화예술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저작권 흑자폭을 확대했고,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확대되면서 산업재산권 적자폭이 축소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기관 형태별로 보면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60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보였다.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권, 상표권,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3억3000만달러 적자로 연간 기준 첫 번째로 적자를 기록했다. 컴퓨터프로그램 수입 확대에 따른 영향이다.산업별로 보면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은 21억1000만달러 흑자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보였다.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은 16억5000만달러 흑자로 역시 최대폭 흑자를 보였다. 반면 정보통신업은 14억5000만달러 적자로 연간 기준 최대폭 적자를 기록했다.거래상대방별로 보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25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2022년(10억7000만달러) 대비 흑자폭이 확대됐다. 신재생 에너지와 2차전지 관련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베트남에 대해서도 13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2년(17억1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축소됐다.반면 미국에 대해선 20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2022년(-18억2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영국에 대해서도 32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 규모를 보였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 컴퓨터프로그램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2024.03.20 I 하상렬 기자
슬금슬금 오르는 '닥터쿠퍼'…ETP도 심폐소생 중
  • 슬금슬금 오르는 '닥터쿠퍼'…ETP도 심폐소생 중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구리 가격이 살아나자 관련 상장지수상품(ETP)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구리는 건설이나 정보기술(IT) 등 각종 산업의 필수재이다 보니 구리 가격의 흐름으로 실물경제 상황을 예상할 수 있어 ‘닥터쿠퍼(Dr. Copper)’라 불리기도 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KODEX 구리선물(H)’은 최근 한 달 동안 7.56% 상승했다. 구리 실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TIGER 구리실물’ 역시 같은 기간 8.99% 올랐다.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17.46%)’ ‘QV 레버리지 구리 선물ETN(H)(18.21%)’ 등 관련 상장지수증권(ETN)도 한 달 사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파운드당 3.50달러 수준이었던 구리선물은 최근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서 4.11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구리가격이 반등한 것은 글로벌 최대 전기동 생산자인 중국계 제련기업들이 공동감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호주의 구리 광산이 채굴 작업의 안전성 문제로 폐쇄됐고, 파나마의 구리 광산에서는 반정부 시위 문제로 채굴이 중단됐다. 이에 구리 광물 가격이 상승하며 제련 수수료 마진이 줄어들자 중국의 제련소들도 감산에 나섰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광산업체들의 조업 일시 중단에 따라 단기적인 구리 생산 차질이 나타났다”고 말했다.구리의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구리는 달러화로 거래돼 달러 가치가 오르면 수요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지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수요가 확대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탄소 중립 달성 과정에서 구리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을 보급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전기동으로 구리가 쓰인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구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믿음이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리 가격이 추세적으로 살아나며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최대 소비국인 중국 경기가 뚜렷하게 살아나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시장에서는 중국 경기가 지난해보다는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과의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리가격이 박스권을 뚫고 상승하려면 세계 최대 산업금속 소비국 중국이 살아나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회복은 불투명하지만 단기적으론 올해 하반기에 중국 구리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3.20 I 김인경 기자
"엔화 강세 느리게 진행…연말엔 달러·엔 환율 135엔 갈 것"
  • "엔화 강세 느리게 진행…연말엔 달러·엔 환율 135엔 갈 것"
  •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이정윤 김인경 기자]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했지만 엔화는 약세로 전환됐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전형적인 장세였다. 달러·엔 환율은 150엔을 재돌파했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340원을 기록했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 탈출이 금융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점도표가 상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달러 강세 강도가 짙어지고 있다. BOJ도 ‘긴축 전환’이 빠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빠르게 청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연준에서 ‘금리 인하’ 나와야 엔화 강세”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150.30엔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이후 또 다시 150엔대 진입이다. 달러·엔은 장초반까지만 해도 149엔대를 기록했으나 BOJ가 금융기관들이 BOJ에 예치한 초과 지급준비금에 0.1% 수수료를 부과하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한 직후 150엔대로 올라섰다. 이날 BOJ는 수익률 곡선제어(YCC) 정책을 폐기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매입도 중단했다. BOJ의 긴축 기조 전환은 이달 15일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의 협상 결과 평균 임금 인상률이 5.28%로 33년 만에 최대폭으로 결정된 직후부터 이미 4월에서 3월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이에 따라 시장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전형적인 장’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BOJ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계속하겠다며 채권 정례매입 등을 통해 월간 6조엔의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0.72%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의 통화정책이 대전환했지만 시장에 선반영된데다 정책 전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등의 향방을 결정하는 변수는 외려 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엔은 2000년대 이후 역사적 상단이자 기술적 상단인 152엔에서 추가 상승하지 않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 확실해진 이후에야 달러·엔이 145엔 이하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 시각으로 21일 새벽에 공개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금리 점도표상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3회에서 2회로 축소되거나 금리 인하 시기가 6월에서 7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104선에 가까워지고 있다. 엔화 약세,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39.8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1333.7원)보다 6.1원 올랐다. 1월 17일(1344.2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엔 1340.8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BOJ는 긴축 전환 속도가 빠르지 않는 반면 연준의 완화 전환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일본, 미국간 금리 격차가 앞으로 급격히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장 청산으로 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히려 일본, 미국간 금리가 좁혀지면 일본 투자자 입장에서 ‘환헤지 비용’이 싸지면서 해외 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보면 엔화 강세+韓 증시 호재다만 일본의 긴축 전환은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저가 주춤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업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67포인트, 1.10% 하락한 2656.17에 거래를 마쳤지만 BOJ 정책 결과가 공개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3000억원 이상 순매도세에서 2400억원 순매수세로 전환됐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 간 주력 산업의 수출 경합도가 과거보다 낮아졌지만 산업의 경쟁력과는 별개로 자산시장에서는 일본시장과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엔화 가치 변화는 엔저의 피해국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한국시장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 증시에 투자했던 일학개미도 추후 엔화 강세를 통해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발빠른 일학개미들은 엔화 강세를 대비해 환노출형 ETF 투자를 확대했다. 미국 30년 국채에 투자하는 일본 상장 ETF인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의 최근 한 달 순매수액은 8825만달러(1182억원)에 달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미일간 정책금리가 좁혀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연말 135~140엔 내외로 서서히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19 I 최정희 기자
AI로 합성신약, 가장 앞서 개발... 이노보테라퓨틱스⑨
  • [바이오AI 강자들]AI로 합성신약, 가장 앞서 개발... 이노보테라퓨틱스⑨
  •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꽁꽁 얼었던 국내외 자본 시장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풀리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투자도 의료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추세에 보조를 맞추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바이오AI 기술이 무르익으며, 다수 기업이 상당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데일리는 세상을 바꾸고 있는 국내 대표적 바이오 AI 기업 10곳을 집중 해부,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이노보는 2020년부터 연구개발(R&D)을 시작했습니다. 바이오벤처가 4년 만에 임상 2상을 끝낸다는 게 사실 말이 안 되죠. 그런데 딥제마(DeepZema)를 활용하다 보니까 이렇게 빠르게 임상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정종근 이노보테라퓨틱스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진=이노보테라퓨틱스)정종근 이노보테라퓨틱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6일 이데일리와 만나 빠르게 합성신약을 개발한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9년 3월 설립된 이노보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딥제마’를 기반으로 초고속으로 합성의약품(케미칼의약품)을 개발 중인 회사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만 9개며, 이 중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임상 2상 종료가 임박한 상태다.◇R&D 시작 4년 만에 임상 2상까지 추진한 비결은?국내 AI 신약개발사 중에서 자체 개발한 파이프라인으로 임상 2상까지 진행한 업체는 아직 없다. 이노보는 국소 흉터치료제 ‘INV-001’의 임상 2상을 갑상샘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말 해당 임상의 환자 등록을 마치고 오는 5월 마지막 환자의 처치를 마치게 된다. 오는 7~8월에는 최종임상결과보고서(CSR)도 수령할 수 있을 전망이다. 늦어도 올해 3분기 내에는 임상 2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보가 2020년부터 R&D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속도다.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딥제마’ (자료=이노보테라퓨틱스)딥제마는 타깃 발굴부터 개발후보물질 발굴까지 신약연구개발의 전 과정을 6개 카테고리와 19개 모듈의 웹 기반 가상 플랫폼(Virtual Platform)으로 이뤄져있다. 합성신약 개발에 가상 신약 개발(Virtual drug discovery)을 결합한 게 특징이다. 정 CSO는 “웻랩(손에 물을 묻히는 실험) 없이도 딥제마를 통해 미리 타깃을 볼 수 있고 물질의 물성이나 독성 등을 예측할 수 있게 했다”며 “딥제마의 특성은 빠르게 합성신약을 연구개발하는데 정말 필요한 부분만 만든 최적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딥제마는 IT와 바이오 양 분야에 정통한 임동철 부사장(최고기술책임자·CTO)이 주도해서 만들었다. 정 CSO는 “합성신약에 대한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임 소장이 BT와 IT를 접목해 사용자 친화적으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이노보는 딥제마를 합성신약을 만드는 것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툴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노보는 딥제마를 통해 섬유화에 효능이 있는 ‘열충격 단백질 47(HSP47)’이라는 타깃을 찾게 됐다. 딥제마로 구축한 후보물질을 모아놓은 컴파운드 라이브러리(Compound Library)로 고속 스크리닝(HTS)한 결과 딱 한 가지 화합물질이 나왔다. 해당 물질은 이미 통풍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의약품으로 특허도 만료된 상태였다.이노보는 해당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새로운 용도 특허를 내며 권리를 확보했다. 전 세계 11개국에 특허 출원을 냈고 등록 중이다. 해당 신약후보물질은 국내에서도 이미 먹는 약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1상을 면제 받았다. 빠르게 임상 2상에 진입할수 있었던 배경이다.이노보의 R&D 속도가 빠른 데에는 신약개발이 풍부한 인적 구성도 한몫했다. 이노보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 생명공학사업본부) 6대 연구소장을 지낸 박희동 대표와 5대 연구소장 출신인 임 CTO가 의기투합해 차린 회사다. 이노보의 이사급 이상 인물들은 정 CSO를 제외하면 모두 신약개발 경험이 20년 이상 쌓아왔다. 정 CSO는 “이노보의 임원들은 거의 약을 개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식약처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필요한 자료들을 잘 어필해서 임상 1상을 면제 받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창업 5년 만에 신약 파이프라인 9개 구축INV-001이 이례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라면 나머지 파이프라인은 비교적 정규 트랙을 밟고 있다. 그 중에서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은 현재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INV-101’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INV-101은 연내 임상 1상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단회 투여를 마친 상태다. 단회 투여 임상에서 특별한 이상반응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도에 INV-101의 제형을 바로 임상 2상이 가능한 정제(tablet)로 변경하면서 임상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반복 투여 임상을 정제 제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INV-004’는 전임상을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로 내년에 임상 1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INV-008’은 연내 전임상에 진입할 예정이지만 벌써 빅파마에서 관심을 표하고 있다. 그는 “기존 약이 염증 수치를 낮춰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걸 줄이는 기능을 한다면 INV-008는 여기에 추가적으로 장세포를 보호해주는 효과도 있어 빅파마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이노보는 창업 초기인 2020년 신약 파이프라인을 9개까지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창업 5년 만에 이노보는 이 같은 약속을 지켰다. 임직원수 29명인 회사가 9개 신약후보물질의 R&D를 진행한다는 것은 딥제마와 신약개발 역량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정CSO는 “AI 신약개발 플랫폼이 없었다면 물질을 전부 만들어서 확인하느라 1~2년 이상 시간이 더 소요됐을 것”이라며 “업력이 20년 이상 된 임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했다.◇올해 사업 기반 구축 마치고 안정화 단계로이제 이노보는 기술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R&D에 재투자하면서 사업을 안정화시키는 단계로 진입할 때가 됐다. 이노보의 성장 전략에 따르면 연내 기술수출 성과를 내고, 기업공개(IPO)라는 과제를 마쳐야 한다.그는 “사업개발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나올 것 같다”며 “국내외 여러 기업과 커뮤니케이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IPO의 경우 지난해 7월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며 상장 준비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올해 2분기 내에 기술성평가를 신청하고 연내에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외부 회계 감사인의 지정 감사도 받고 있다.정CSO는 “사업적 가치를 갖고 수익을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이노보의 목표”라며 “라이선스아웃할 만한 과제를 계속 나오도록 하는 게 중장기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첫 단추를 올해 어떻게 꿰느냐가 관건”이라며 “INV-001 임상 2상 결과가 잘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한편 이노보는 합성신약 R&D에만 전념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이 아닌 합성의약품에 집중하는 이유는 창업 멤버들이 이 분야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합성의약품은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치료접근법)에 비해 안전성이 뛰어난데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여전히 유망하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2024.03.19 I 김새미 기자
AI가 이끄는 원전株…“전력 수요 급증에 수혜”
  • AI가 이끄는 원전株…“전력 수요 급증에 수혜”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원자력 발전 관련 종목이 데이터센터·전력기기 종목에 이어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으로 묶이며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AI 시대가 다가올수록 전력 소모량이 늘어나리란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다. 기존 공급망으로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평가에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나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이 이어지리란 예상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전 거래일 대비 120원(0.67%) 내린 1만7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지난 한 달간 흐름을 살펴보면 16.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79% 오른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셈이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1053억원과 1091억원치를 순매수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이와 함께 원전 관련 종목으로 꼽히는 비에이치아이(083650)와 우리기술(032820)도 한 달 동안 각각 31.03%, 15.67% 올랐다. 비에이치아이와 우리기술은 원전 기자재 업체로 국내·외 원전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SMR 설계업체인 미국 홀텍과 협력하고 있는 현대건설(000720) 역시 같은 기간 3.61% 상승했다. 이는 원전 관련 종목이 AI 시대 수혜 종목으로 손꼽히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AI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관련 산업으로까지 확장되는 분위기”라며 “AI 반도체 등 이후 관심 대상이 데이터센터이고, 그 이후 전력 인프라를 거쳐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사용이 확대하면 데이터센터 건설·관리가 늘고 이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IT업계 등에 따르면 ‘챗(Chat) 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와 기술 등을 사용하면 구글 등 일반 웹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보다 전력을 10배 이상 소모하고, 이미지 생성 AI 기술 이용은 텍스트 생성보다 60배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3년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량은 전체 전력량의 10.8%에 달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은 밀도 높은 전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좁은 면적에서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전력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원전 관련 종목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미국 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원전이 설치된 동·남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데이터센터와 원전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증권가에선 이 같은 흐름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까지 더해져 관련 종목의 오름세가 이어지리라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원전 생태계 완전 복원과 한국형 SMR 개발을 지원하고자 원전 관련 연구·개발(R&D) 투자에 앞으로 5년간 4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한국형 혁신형 SMR 개발 가속화를 위해 기존의 9배인 600억원 규모의 예산도 증액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와 엑스에너지(X-Energy) 등 미국 기업들에 대한 지분 투자, 협약을 추진해온 만큼 SMR 산업이 본격화하면 가장 확실한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비에이치아이, 우리기술 등도 올해부터 원전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리라는 게 증권가 판단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4월 총선 이후 지연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더 많은 신규 원전을 반영하기 위해 논의가 길어지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오는 6월 말 체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도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3.19 I 박순엽 기자
치솟는 금값에 ETF 수익률도 '쑥'…금리인하 이후엔?
  • 치솟는 금값에 ETF 수익률도 '쑥'…금리인하 이후엔?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금값이 고공 행진을 지속하며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그간 금값 상승을 이끌었던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음에도 증권가에서는 금 관련 ETF에 대한 투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남아 있고, 전 세계 중앙은행이라는 금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8일 기준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금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 현물’은 최근 한 달간 6.42% 상승했다. 금 선물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골드선물(H)’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선물(H)’도 같은 기간 각각 6.95%, 6.84% 올랐다. 이밖에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도 한 달간 10.95% 오르는 등 분위기가 좋은 모습이다. 이는 올 초 단기 조정에 돌입했던 금값이 다시 상승세를 탄 영향이 크다. 뉴욕상업 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값은 온스당 2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는 금 선물 거래를 시작한 지 약 5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준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0.28% 내린 2161.50달러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등세에 대한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금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3월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은 후퇴했지만 6월 이후 인하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며 “이를 선반영하려는 명목금리의 하락은 실질금리와 역의 상관관계인 금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등 자산가격 위축을 우려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금 실물을 활발히 매입하고 있는 현상을 금값 상승의 이유로 짚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이 통화 다변화 정책을 위해 금 매입에 나서고 있어 금값의 하락이 크지 않으리라는 얘기도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지난해 금 매수는 총 1037톤(t)으로 전년대비 4% 감소했으나, 2년 연속 1000t 수준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이에 따라 금값의 조정 시기를 금 관련 ETF 투자 기회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금 가격 조정은 장기 투자 비중확대를 위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도 “최근 금 가격의 상승은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 상승과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정시기를 고려하면 장기투자에는 여전히 금에 대한 투자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2024.03.19 I 이용성 기자
은행 잇단 이사회 개최…홍콩ELS 자율배상 수용 '촉각'
  • 은행 잇단 이사회 개최…홍콩ELS 자율배상 수용 '촉각'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사인 주요 은행들이 이번 주 정기 이사회를 열기 시작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요구해온 자율 배상 수용 여부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앞서 분쟁조정기준안을 제시하면서 자율 배상을 독려했지만, 은행들은 이사회 판단 등을 이유로 결정을 미뤄왔다.홍콩지수 ELS 피해자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정기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오는 20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신한은행(21일), 우리은행(22일) 등이 차례로 이사회를 연다.이번 이사회에 관심이 쏠리는 건 H지수 ELS 손실 배상 관련 내용이 보고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ELS 손실 배상과 관련한 분쟁조정기준안을 내놓은 금감원은 과징금 감면까지 내걸며 자율 배상을 요구해왔지만, 은행들은 기준안을 검토하면서도 배임 책임 등을 이유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배임 문제는 없다’며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배임 관련 업무를 20년 넘게 했는데 소비자와 부담 나누는 게 배임 이슈에 연결되는 건 먼 얘기다”고 잘라 말했다.이에 은행들은 결정권을 가진 이사회와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율 배상이 아니라면 은행들은 다음 달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과를 기다렸다가 배상을 결정할 수도 있다. 금감원은 이번에 공개한 기준안을 토대로 은행별로 대표 사례 1~2건을 선정해 분조위를 열어 분쟁 조정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나, 통상 2~3개월 정도가 걸리는 절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분조위의 ‘밑판’이 되는 기준안을 공개한 것이기 때문에 협조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한다”며 “오래 끌수록 은행들도 힘든 상황이다”고 했다.다만 이와 별개로 ELS 피해자들은 금감원의 손실 배상 비율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이들은 지난 15일 금감원 기준안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은행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피해자 ‘갈라치기’라며 수용할 수 없단 입장이다. 일부 피해자들은 항의성 예금 인출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18일엔 은행연합회 앞에서 다시 항의성 집회를 열었다.금감원은 대다수 가입자가 20~60%의 범위에서 배상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20~80% 배상 비율이 나왔던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때보단 다소 낮다. 이는 역설적이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2021년 3월 금소법이 발효되면서 은행들은 녹취를 강화하는 등 조처한 까닭이다. 또 금감원은 80~90%가 손실이 난 DLF와 달리 50% 정도 원금이 남은 ELS는 손실의 40~60%를 은행이 부담하면 개인 손실 비율은 20~30% 정도로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4.03.18 I 김국배 기자
과기정통부, 500억원 규모 메타버스 펀드 조성
  • 과기정통부, 500억원 규모 메타버스 펀드 조성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가 500억원 규모의 「메타버스 펀드」를 조성·운용할 투자운용사를 공모한다.이를 위해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 2024년 3월 수시 출자사업 계획 공고를 19일 낸다. 지원서 마감은 4월 30일까지다.메타버스 펀드는 메타버스 분야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펀드로 기존 디지털콘텐츠 펀드(2014년~)를 확대하여 2022년부터 메타버스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사업영역 확장 및 규모 확대를 위한 M&A 분야에도 지속 투자하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최근 메타버스는 생성형 AI 등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로 파급·확산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이 예측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XR 디바이스 출시 경쟁 등도 글로벌 메타버스 생태계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심화 시대의 대표 미래 신산업인 메타버스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나 최근 글로벌 통화 긴축 등으로 인해 ICT 분야 등의 민간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중소 벤처기업 성장 도울 것이에 과기정통부는 올해 메타버스 분야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체계적인 성장과 수출 유망기업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해 정부 자금의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핵심기업 지원을 위해 기존 M&A 분야 투자는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향후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방향, 국내 메타버스 기업의 해외 진출 수요 등을 반영하여 해외진출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메타버스 펀드 500억원(정부출자 300억원, 민간출자 200억원 이상) 중 정부 출자분 300억원은 신규 예산이 투입되지 않은 디지털콘텐츠펀드 회수금으로 재투자할 예정으로, 향후 투자-회수-재투자가 선순환하는 안정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규철 소프트웨어정책관은“최근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민간 투자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마중물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메타버스 펀드의 공격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국내 메타버스 중소·벤처기업들의 성장 기회가 확대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공고에 대한 제안서는 4월 15일(월) 10시부터 4월 30일(화) 14시까지 온라인으로 접수하며 자세한 공고내용은 한국벤처투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메타버스 펀드 주요 내용▲목적투자 유치가 어려운 메타버스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사업영역 및 규모 확대를 위해 M&A 활성화 및 해외진출 분야 등 자금 지원▲펀드 조성 주요 내용(안)(운용기간) 투자기간 4년 및 존속기간 8년을 기본으로 하되, 회수기간에 따라 협의를 통해 운용기간 연장 가능(조성규모) 정부가 총 300억원을 출자하고 200억원 이상의 민간출자를 유도하여 총 500억원 이상의 펀드 조성 추진▲(주목적 투자대상 및 의무투자비율)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현하는 주요 기반기술 관련 중소벤처기업에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투자하되, 사업영역 및 규모 확대를 위한 ①M&A 분야와 ②해외진출 분야의 투자합계액이 약정총액의 40% 이상이 되도록 투자XR(가상융합기술), AI, 데이터, 네트워크,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블록체인 등메타버스 서비스 구현 주요 기반기술로 주 사업을 영위하고, 메타버스 서비스 출시하거나 메타버스 주요 기반기술 관련 설비투자 실적이 있는 기업 또는 메타버스 주요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콘텐츠 기업▲(조기결성) 운용사 선정 서류평가 시 조기결성 확약 운용사에 가점 조기결성 인정 기준을 3개월 이내 → 2개월 이내로 단축하여 조기결성 유도▲추진 일정출자사업 공고(3월) → 접수(4.15~4.30) → 선정(6월) → 결성(~9월 예정)
2024.03.18 I 김현아 기자
세금 줄이려 주가 낮게 유지…저평가 늪 끌고가는 낡은 상속세
  • 세금 줄이려 주가 낮게 유지…저평가 늪 끌고가는 낡은 상속세
  • [이데일리 김정남 김인경 이다원 기자] 아웃도어 전문업체인 영원무역의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3월 배당 기준을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 10%에서 별도재무제표 순이익 50%로 바꿨다고 공시했다. 공시 직후 바로 이튿날 이 회사 주가는 7.81% 떨어졌다. 기존 예상 주당 배당금은 3790원이었으나, 3050원만 받을 수 있다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것이다. 같은 시기 창업주인 성기학 회장은 영원무역홀딩스를 지배하는 비상장사 YMSA의 지분 50.01%를 딸 성래은 부회장에게 증여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배당 비율을 의도적으로 변경해 배당금 규모를 줄이고 주가를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지주사 특성상 대부분 자회사의 배당에 의해 지주사의 배당 재원이 마련되는데, 자회사 배당 수익은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인식된다”며 “(지주사도) 별도재무제표기준으로 변경하면서 배당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시장 일각,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이같은 정책 변경이 상속과 관련돼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사진=김정훈 기자)◇稅 부담에 주가 누르는 기업들오랜 기간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는 회사들도 적지 않다. 자산재평가는 기업이 보유한 토지 등 자산의 가치를 장부상 가액이 아니라 현재 시점의 공정가치로 재평가해 새로 장부에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의무는 아니지만 기업들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차대조표상 늘어난 자산 장부가액과 비례해 자본(재평가잉여금)은 증가하고 부채비율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단지 시간이 흘러 자산재평가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용도를 높여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이를 굳이 하지 않는 배경에는 과중한 상속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에서 꼽는 대표적인 곳이 내복업체 BYC다. BYC는 40여년 전인 1983년의 땅값을 현재 회사의 가치로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BYC가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만 최소 1조원에 이른다고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BYC 관계자는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는 것은) 주가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했지만, 일부에서는 주가 누르기와 관련돼 있다는 시각이 있다. 2009년 이후 15년간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은 한일철강 역시 비슷한 경우다.현행 상속세·증여세법(상증법)상 상장 주식을 증여할 때 재산가액은 증여일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도합 4개월의 최종시세 평균값으로 매겨진다. 이로 인해 상당수 중소·중견 기업들이 주가를 누른 상태에서 지분을 증여해 상속에 따른 세금 부담을 줄이고 후계 승계와 재산 증여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는 개미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이라고 할 얘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고 수준인 50%의 상속세율을 떠올리면 승계 자체가 막막하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100년 장수기업’은 불가능하다는 토로다. 대형 세무법인의 한 세무사는 “20~30%만 돼도 어떻게든 세금을 낼 텐데, 50%는 너무하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그래서 편법들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운용역은 “부자 감세로 상속세를 깎아주면 안 된다는 관념이 모든 사람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며 “상속세를 낮춰 오너들이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모델이 이뤄진다면 주식 투자가 원활해지고 증권거래세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비상장주식 담보 인정 안 돼 난감기업들이 상속 제도에 신음하는 것은 세율이 높다는 점뿐만은 아니다. 특히 매출이 5000억원 이상인 비상장사들은 난감하기 그지 없다고 한다. 연부연납(상속·증여세 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장기간 나눠서 납부하는 제도)을 통해 세금을 내고 싶어도 세무당국이 비상장 주식은 연부연납을 위한 담보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이 경우 비상장 주식의 물납(조세를 금전 이외의 것으로 납부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물납 과정에서 비상장 주식의 가치를 평가는 하는데, 담보로 잡지는 않겠다는 자체가 모순 아니냐”며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업승계 분야에 밝은 조형래 법무법인화우 전문위원(미국회계사)은 “가족회사들은 물납으로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자산을 관리하면 경영 간섭 등이 있을 수 있어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중소기업이 정부에 물납을 하면 기획재정부가 주요 주주로 들어오고 캠코가 해당 자산을 관리하는 수순을 밟는다. 다른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주요 제조 대기업 1차 하청업체들이 이런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속 문제만 떠올리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고 전했다.대기업들 역시 징벌적 상속 제도가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다. 2022년 2월 김정주 회장이 돌연 별세한 이후 상속세 이슈의 중심에 선 게임업체 넥슨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의 사후 상속인들은 넥슨 지주사 격인 NXC(비상장사)의 지분 29.30%를 정부에 물납했는데, 그 이후 진행한 두 차례 입찰에서 이를 사겠다는 ‘큰 손’ 참여자는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가 책정한 지분 29.30%의 매각가는 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오너일가 우호지분이 나머지 70.70%여서 경영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도 없어 매력도가 더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NXC가 정부 보유 지분을 다시 사올 수 있다는 ‘웃픈’ 시나리오까지 거론될 정도다.넥슨은 물납한 NXC 지분 외에도 여전히 1조원이 넘는 상속세 잔여분이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넥슨의 자회사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넥슨 사례를 보면 투명하게 상속세를 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고 했다.(그래픽=이미나 기자)◇‘모두 가난해지는’ 이상한 상속세이같은 폐해들은 1997년 상속·증여세법 전면 개정 이후 30년 가까이 유지된 낡은 제도가 그 출발점이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은 “가장 큰 문제는 상속세율 자체가 너무 무겁다는 점”이라고 했다. 한국 상속세율은 최대주주 할증(20%)까지 더하면 60%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오 회장은 또 “넥슨 사례를 보면 김정주 회장의 자산 대부분은 주식”이라며 “이를 물납하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고 주식 가치는 떨어진다”고 했다.심지어 근래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상속 문제는 중산층까지 번지는 추세다. 상속세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가 각각 5억원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상 집값이 10억원 이상이면 과세 대상으로 분류된다. 더이상 상속세는 부유세가 아닌 셈이다.최원석 한국세무학회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은 “납세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자산 가치가 올라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며 “이를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세무사김종필사무소의 김종필 대표는 “집값이 많이 올라 상속세를 내고 나면 부동산을 유지할 수 없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며 “공제 금액을 상향 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2024.03.18 I 김정남 기자
'美·中 갈등 수혜' 조선株, 수익성 개선에 상승세 이어갈까
  • '美·中 갈등 수혜' 조선株, 수익성 개선에 상승세 이어갈까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올해 전력기기 등 산업재 전반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던 조선 관련 종목이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전망에서다. 증권가에선 조선사들의 이익 구조가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며 이번 반등이 추세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화오션(042660)은 전주 대비 19.73% 오른 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 기간 코스피 지수가 0.5%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낸 셈이다. 같은 조선 종목으로 꼽히는 삼성중공업(010140)과 HD한국조선해양(009540)도 각각 15.54%, 10.34% 상승했다. 현대미포조선(010620)과 HD현대중공업(329180)도 각각 7.99%, 5.59% 올랐다.이는 미국 당국이 중국의 조선·해운사에 대해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전미철강노조를 포함한 주요 노조들은 지난 12일 미국 정부에 조선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여기엔 중국이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행위와 정책·관행을 통해 글로벌 조선·해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담겼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조들은 미국 내 상선 건조를 촉진하기 위해 중국산 선박에 대한 제재안 등이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미국 정부도 대선을 앞둔 시기여서 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만약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사를 제재한다면 중국 조선사의 원가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어 국내 조선사로선 슬롯 가치를 더욱 높일 기회라는 점도 강조했다. 증권가에선 최근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련 종목 주가 상승이 이어지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빅3 조선소로 꼽히는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부터 모두 적자 없이 최소 500억원에서 최대 16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규 건조 선박 가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 지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 8일 기준 181.81포인트로 전주 대비 0.2%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대비 상승률은 1.9%를 기록하고 있다. 환율을 고려하면 5.1% 오른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 조선사들의 수주 공시도 잇따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선박 69척, 83억8000만달러 규모를 수주했다. 1분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연간 수주 목표인 135억달러의 62% 수준을 달성한 상태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목표 97억달러 중 39% 수준인 38억달러의 수주 물량을 기록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고(高)선가 물량의 매출 인식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도 “선가 지수도 역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대외 여건도 유가와 운임 강세로 우호적인 상황인데도 현재 주가는 과도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매년 강화되는 선박에 대한 환경 규제가 조선 관련 종목엔 장기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조선소가 접근할 수 있는 교체시장 규모만 2026년 3900억달러(519조원·선가 인플레이션 미포함)로 예상돼서다. 조선업계에선 본격적으로 교체 발주가 시작되면 슬롯이 부족해지면서 선가가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2024.03.18 I 박순엽 기자
디지털 경제의 힘 '메타버스'…AR글래스로 게임하고, 원격 의료까지
  • 디지털 경제의 힘 '메타버스'…AR글래스로 게임하고, 원격 의료까지
  • [이데일리 김현아 김가은 기자] 메타버스가 진화하고 있다. 가상세계와 아바타 중심의 기존 메타버스 시장을 넘어 IT와 부동산, IT와 의료, IT와 제조간 융합 시장을 앞당기고 있다. 애플 ‘비전 프로’ 같은 공간 컴퓨팅 기기가 공간 컴퓨팅의 가능성을 열었고, 생성형AI가 확산되면서 멀티 모달리티가 가능해지고 있어서다. 멀티 모달리티란 생성형 AI가 이미지, 영상, 음성,제스처 등을 인식해 인간처럼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뤄지는 걸 의미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스마트폰 꽂는 방식은 실패…스마트글래스로 포켓몬고 한다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2006년부터 2007년에 출시된 삼성 기어VR,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구글 데이드림 VR 등과 같은 기기들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이들은 배터리 수명, 무게, 착용감, 전용 앱 등에서 불편함이나 한계가 있었다. 특히, 스마트폰에 장착하여 가상현실(VR)을 구현하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방식은 2019년 구글이 데이드림 프로젝트를 중단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애플 개발자컨퍼런스 WWDC2023에서 비전프로가 전시된 모습.(사진=로이터)그러나, 연초 출시된 애플의 ‘비전 프로’나 포켓몬고를 개발한 나이언틱이 메타와 협업한 ‘AR글래스’ 등은 예전 기기들보다 사용성이 향상됐다. 이를테면 나이언틱의 AR 게임을 실행하고 주변을 카메라로 촬영하면 포켓몬고 캐릭터가 움직이고 몬스터가 출현하는 가상 세계가 열린다. 사용자들은 현실 위치와 연동된 가상 맵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존 행키 나이언틱 창업자 겸 대표 (사진=나이언틱)한국을 방문한 존 행키 나이언틱 CEO는 지난 13일 이러한 기술을 ‘아웃도어 게이밍’이라고 칭하며, 자녀들이 집 안에 머물러 스크린에 빠져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행키 CEO는 “우리의 미션은 사람들이 바깥 세상을 탐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을 외부로 유도하여 공원이나 야외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한, “AR글래스를 착용하면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도 주변 환경을 즐기며 포켓몬고를 플레이할 수 있다. 올해는 AR글래스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언틱은 2022년에 퀄컴과 AR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 협업 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생성형 AI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박사는 “현재 XR 기기는 아주 초기 단계이나 생성AI가 접목되면서 마우스, 키보드, 터치스크린과 같은 중개장치가 아닌 음성, 시각, 제스처 등의 자연스러운 입력 방식으로 정보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넥트의 산업용 메타버스 사례 영상. 출처=버넥스 자료 기반 재구성. 김가은 기자산업용 메타버스, 디지털플랫폼정부·공장 자동화 이끌어메타버스는 AR글래스로 즐기는 아웃도어 게임뿐 아니라, 디지털플랫폼정부와 미래 도시 건설, 공장자동화도 이끌고 있다.지난해 2월 윤석열 대통령 앞에서 진행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 보고회’에는 산업용 메타버스(디지털 트윈)가 등장했다. 국토부 ‘국토이용정보 통합플랫폼(KLIP)’과 산업부 ‘공장설립 온라인지원시스템(팩토리온)’, 한국국토정보공사(LX) ‘디지털트윈시스템’을 합쳤더니 시너지가 생겼다. 예전에는 부처마다 지자체마다 규정이 달라 공장 인허가를 받으려면 이곳 저곳 발품을 팔아야 했다. 하지만 이 시연에선 ‘무슨 시에서 어떤 업종으로 어느 정도 필지에서 공장을 지으려 한다’고 입력하자 곧바로 3개 정도를 추천해줬다. 인허가 업무를 하는 공무원들도 LX 디지털트윈에 공장 조감도를 올리면 그 지역 다른 건축물과의 관계나 고도 제한, 도로 경계선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실내 운전연습장이나 골프연습장에서 볼 수 있었던 컴퓨터 시뮬레이터(모의훈련시스템)가 디지털 트윈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 트윈은 실물과 동일한 3차원(D)모델을 제작해 가상공간에 옮겨 담는 기술이다.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하니 문제점을 알아채기 쉽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도 같은 이유로 미래도시 ‘네옴시티’를 조성하면서 디지털 트윈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1억달러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SK에너지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 PTC와 스마트 플랜트에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을 접목한 ‘스마트 플랜트 솔루션’을 사업화하기로 제휴를 맺었다. PTC의 공간분석 도구는 작업자의 동선, 주변 장비와의 상호 작용 등을 실시간으로 캡처 및 분석해준다.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가상융합연구실 책임연구원자율규제와 임시기준이 비대면 진료실 정교화전문가들은 공간 컴퓨팅과 AI의 결합으로 메타버스가 모빌리티, 전시, 제조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신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3D 내비게이션, 홀로그래픽 극장, 제조현장 공간분석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정부 또한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을 8월 28일에 시행하여 메타버스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이 법은 메타버스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고가의 XR기기가 보급되는 것을 고려하여 기기 임대(렌탈)와 같은 전후방 사업도 지원한다.특히, 국내 법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자율규제와 임시기준을 명문화하여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하기로 했다.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등 특정 협회를 자율규약 제정의 주체로 명시한 게 아니라, 항공·제조·건설·의료 등 다른 분야 협회나 단체와 협력할 것을 명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직권으로 기업이나 협회 등의 제안을 받아 임시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관계 부처 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게 했다.이병진 과기정통부 디지털콘텐츠 과장은 “과기정통부에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하라는 의무를 준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서 “특정 협회를 정하지 않은 것은 어디에 기득권을 주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IT기업과 해당 산업 도메인의 협회가)협업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임시기준을 명문화한 것은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임시기준은 메타버스(가상융합서비스)의 출시나 판매 시 법령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적용 범위가 불분명한 경우에 임시로 기준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는 규제샌드박스가 있는 것과는 다르며, 더 신속하게 산업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송도영 변호사는 이에 대해 “예를 들어 의료 메타버스를 구현하려면 비대면 진료실과 같은 것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재는 그러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요구를 임시기준으로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의료법에는 원격의료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현대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 전문대학원장 및 교수[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토큰경제 못담아 아쉬워…기기는 글로벌 제휴?다만,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이 디지털 공간경제 시스템 전반을 완벽하게 다루지 못했다는 점도 있다. 생성형AI를 이용해 아바타나 지식재산(IP)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면 그 내부에서 사용될 별도의 가상자산 시스템이 필요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구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게임 보상으로 제공되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은 우리나라의 게임산업법에 따라 금지되는 경품에 해당한다.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돈을 벌 수 있는 게임(P2E)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대원 교수는 “현재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자산이 주목받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잠재적으로 좋은 기회를 놓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실제로 메타버스는 토큰 경제의 한 형태이며, 토큰을 불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메타버스의 발전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확장현실(XR) 기기 측면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상열 박사는 “애플의 ‘비전 프로’가 XR 기기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가격이 조정돼야 한다”며 “기기 측면에서는 우리가 단독으로 진행하기보다는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여 추진하는 게 나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4.03.18 I 김현아 기자
쉽지 않은 2700선 안착…'FOMC·GTC'에 쏠린 눈
  • 쉽지 않은 2700선 안착…'FOMC·GTC'에 쏠린 눈[주간증시전망]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스피가 약 2년 만에 돌파한 2700선을 하루 만에 반납하며 다시 2600선으로 내려왔지만, 이익 개선을 바탕으로 지수가 오른 만큼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주 열리는 미국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론을 확인하더라도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증권가는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할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콘퍼런스인 ‘GTC 2024’가 최근 주춤했던 반도체 상승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제기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0.50%(13.51포인트) 내린 2666.84에 마감했다. 지난 14일에는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27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조원 넘게 팔아치우면서 2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04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올 들어 순매수를 이어온 외국인은 ‘팔자’로 돌아서며 우려를 키웠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5513억원을 팔았다. SK하이닉스(000660)도 3427억원어치를 팔면서 순매도 순위 2위에 올랐다. 반면 외국인은 하반기에도 주가 상승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자동차와 부품주는 순매수했다. 현대차(005380)는 1404억원 사들였고 현대모비스(012330)도 1044억원 순매수했다. KB금융(105560)도 1042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오는 19일(현지시간) 예정된 3월 FOMC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다. 3%대 물가 고착화 우려가 확산하며 연준의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일주일 전만 해도 83%에 달했던 6월 인하 가능성은 58.5%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3월 FOMC에서 금리인하 신중론을 확인하더라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미 미국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상반기 내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는 점을 금융시장이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최근 코스피 2700선 돌파가 이익 개선을 바탕으로 이뤄진 만큼 당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2024년 연간 순이익 예상치는 170조2000억원으로 전주 대비 0.4% 올랐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상승이 밸류업 관련 주식의 급등과 겹쳐 나타났기에 의문을 갖는 시각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수 상승은 글로벌 경기 개선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나타난 만큼 근거가 명확하다”고 판단했다.오는 18일부터 열리는 GTC 2024도 이번 주 AI 분야에 새로운 모멘텀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GTC 2024는 AI 반도체 업종의 추가 상승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따라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가온칩스 등은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4.03.17 I 김보겸 기자
시멘트 명가(名家)가 꿈꾸는 미래
  • 시멘트 명가(名家)가 꿈꾸는 미래 [생활속산업이야기]
  •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페인트, 종이, 시멘트, 가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페인트-종이-시멘트-가구-농업·농기계)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김진만 공주대 그린스마트시스템건축공학과 교수] 시멘트, 골재,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글로벌 건설자재 기업인 프랑스의 비카(Vicat)는 인공 시멘트를 발명한 루이 비카(Louis Vicat)의 아들 조셉이 설립한 유서 깊은 시멘트 명가(名家)다. 최근 비카는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단순한 시멘트 제조를 넘어 순환자원(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원료 및 연료로 사용하는 환경사업을 추구하고 있다. 나아가 가까운 미래에는 시멘트 발생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이용해 자원화하는 ‘탄소사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이런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저장하는 기술(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각국의 2050 탄소중립 계획에서 CCUS 기술은 약 60% 정도의 중요성을 갖는다. 특히 탄소배출권 가격이 톤당 100유로(약 14만 4,000원) 수준인 유럽에서는 이 기술이 가까운 시일 내에 상업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카 역시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하여 이 CCUS 기술을 활용해 변화를 시도 중이다. 비카의 목표는 물을 전기분해함으로서 얻어지는 산소를 시멘트 공정에 활용하고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는 나오는 수소는 차량 연료 등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CCUS기술을 통해 포집된 탄소를 이용해 메탄, 메탄올, 경유를 생산해 순환사이클을 완성한다는 비전이다. 이 과정은 크게 ① 물의 전기분해, ② 수소 열원, ③ 순산소 연소(Oxy-fuel Combustion), ④ 탄소포집, ⑤ 탄소자원화 등의 핵심기술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림에 나타낸 바와 같다.이중 가장 핵심적인 과정은 순산소 연소(Oxy-fuel Combustion)로 유럽에서 매우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연소 방식이다. 이는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고온으로 가열하는 연소과정에 질소가 포함돼 있지 않는 순수한 산소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 공급되는 공기에는 질소가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미세먼지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NOx)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이를 제거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고 있다. 그러나 100% 산소만을 사용하면 질소산화물(NOx) 배출이 전무한 친환경적인 배기가스가 만들어지며 배기가스는 거의 CO2만을 함유하고 있고 연소의 효율이 매우 높아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탄소를 자원화 비용은 아직 천연 원료를 사용할 때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하지만 향후 기술개발 속도를 감안할 때 곧 경제성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카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 후 가까운 시일 내로 실증화할 계획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서는 시멘트산업에서 탄소배출 저감에 필요한 핵심지표로 시멘트사용 감축, 열에너지 및 전기에너지 사용 저감, 대체 열원 사용 증대, CCUS기술, 시멘트 생산 공정 개선 등을 꼽고 있다. 이 중에서 장단기적인 중요도를 감안할 때 CCUS와 시멘트 생산 공정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시멘트 생산 공정 개선 과정에 순산소 연소(Oxy-fuel Combustion)와 수소 연료화 사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국내 시멘트업계도 미래에 펼쳐지는 시멘트 산업의 변화를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비카는 이 과정에서 국내 시멘트업계가 탄소 감축안을 더 정교하게 설정하고 실행하는 데 참고할 좋은 선진 사례다.김진만 공주대 그린스마트시스템건축공학과 교수 (이미지=김정훈 기자)
2024.03.16 I 노희준 기자
'향후치료비' 없으면… 車보험료 '4만원' 내려간다
  • [단독]'향후치료비' 없으면… 車보험료 '4만원' 내려간다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향후치료비 폐지 시 1인당 자동차보험료는 4만원씩 줄어든다.”자동차보험 치료비 누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된 국토교통부 산하 기간인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연구용역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사가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 미래 발생할(향후) 치료비를 미리 산정해 일종의 ‘합의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향후치료비가 보험금 부풀리기 수단으로 쓰이는 것을 아예 차단하면 파격적인 보험료 절감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칫 치료비 풍선효과, 합의 지체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3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국토부는 최근 산하기관인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보험연구원에 맡겼던 ‘합리적 자동차보험 보상제도 운영을 위한 치료비 개선방안’ 용역 보고서 결과를 받아 검토 중이다. 해당 용역 보고서는 향후치료비로 지급되는 연간 보험금을 약 1조 4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이 향후치료비 지급액이 자동차보험금에서 사라지면, 인당 보험료가 4만원씩 대폭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올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2.5%가량 인하하면서 인당 보험료 약 2만원의 할인 효과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향후치료비 관련 보험료 인하 효과가 2배인 셈이다. 향후치료비는 자동차사고 시 가해자의 보험회사가 피해자와 빨리 합의하기 위해 합의금을 지급하면서 관행처럼 굳어졌다. 보험업계 공통된 기준이 없다. 그렇다 보니 보험사별로 ‘통원치료비 한 달 치’, ‘흉터 보상비’ 등의 명목으로 달리 지급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선 보험금이 한정 없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향후치료비를 주고 있지만, 문제는 일부 피해자들이 이런 점을 이용해 합의금 목적으로 과잉진료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과잉진료에 따른 과다 청구는 ‘보험금 누수→손해율 상승→보험료 인상’을 가져온다.업계는 특히 경상환자의 향후치료비 누수 문제가 크다고 진단했다. 보험개발원이 2021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집단을 살펴본 결과 ‘경추 염좌’ 환자의 총치료비와 향후치료비 중앙값은 각각 8만 2830원, 39만원으로 집계됐다. 치료비보다 향후치료비로 나간 보험금이 약 30만원 이상 많았다. 경상환자라도 진료비가 커지고 중증도가 높으면 향후치료비 역시 증가했다. ‘경추 염좌’에 ‘요추염좌’를 추가한 총치료비는 31만 2920원, 향후치료비는 56만원으로 뛰었다.그럼에도 ‘향후치료비 완전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향후치료비가 없다면 분쟁의 규모나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서다. 또 향후치료비가 다른 치료비로 대체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법원도 향후치료비를 ‘위자료’에 포함해 최종 보험금을 조정하고 산출한다”며 “대안없이 향후치료비가 없어지면 미지급 보험금이 쌓이고 분쟁 가능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했다. 용역 보고서에도 이런 내용을 고려해, 향후치료비 폐지뿐 아니라 상해 수준에 따른 배상기준 등 다양한 방안이 담았다.국토부는 관계 부처와 이해관계자가 많은 만큼 신중하게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향후치료비를 두고 직·간접적인 얽힌 업계만 하더라도 금융권, 의료계, 경찰 등 넓고 방대하다. 정부는 용역보고서 검토가 일차적으로 끝나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치료비 관련 파급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현재 보고서를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2024.03.14 I 유은실 기자
‘킬러’ 잡고 ‘사교육’ 놓쳤나…학생 7만명 줄어도 사교육비 증가
  • ‘킬러’ 잡고 ‘사교육’ 놓쳤나…학생 7만명 줄어도 사교육비 증가
  •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14일 정부가 발표한 2023년 사교육비 조사결과에서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능 킬러문항 배제 정책이 오히려 사교육을 유발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정부는 최근 3년간의 증가율로 보면 증가폭이 완화됐다는 입장이지만 1년간 초중고 학생 수가 7만명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교육 정책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해 보인다.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고교생 사교육비 6.9% 상승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수는 2022년 528만명에서 2023년 521만명으로 7만명(1.3%) 감소했다. 하지만 이 기간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에서 27조1000억원으로 4.5% 상승했다. 사교육비 증가율을 물가상승률(2023년 기준 3.6%) 내로 묶겠다던 교육부 목표치를 훌쩍 넘어선 결과다학생 1인당 사교육비 역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5.8% 올랐다. 사교육 참여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1인당 55만3000원으로 같은 기간 5.5% 상승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학생 조사에선 고교생 사교육비(49만1000원)가 전년보다 6.9%가, 사교육 참여 학생 조사에선 고교생(74만원)이 전년 대비 6.1%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래픽=김정훈 기자고교생 사교육비는 대입과 직결되기에 정부의 수능 킬러문항 배제 정책이 역효과를 부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킬러문항을 아예 배제하겠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대입에 소극적이었던 학생들까지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 게 사교육 유발요인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 정부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 존치 정책은 초·중학교 사교육비에 영향을 줬다. 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으로 초등학교는 5.7%가, 중학교는 3.7%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초·중학교의 경우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을 위한 사교육 지출도 큰 데 이들 학교를 다시 살린 것도 사교육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과목별 사교육비 지출은 영어가 12만8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학 12만2000원, 국어 3만8000원 순이다. 사교육 참여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에서도 영어가 24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수학(23만3000원), 국어(14만7000원)가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2017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했음에도 불구, 영어 사교육비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영어를 조기에 완성하려는 수요 탓으로 분석한다. 절대평가라 다른 학생 점수와 관계없이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의 경우 수능 1등급 실력을 조기에 마스터한 뒤 다른 과목을 학습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그래픽=김정훈 기자◇중학 프리미엄 무료화 긍정 효과 한가지 희망적인 점은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이 75.4%를 기록, 전년(76.2%)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이를 한국교육방송(EBS) 중학 프리미엄(연간 약 71만원) 전면 무료화에 따른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무료화 전환으로 전체 중학생 4명 중 1명꼴인 약 31만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올해 2학기부터 전면 시행될 늘봄학교 정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늘봄학교는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통합, 초등학생 자녀를 최장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봐주는 정책이다. 이번 1학기 때는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운영하지만 내년에는 전체 6175곳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이번 사교육비 통계에서도 ‘맞벌이’ 가정의 지출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맞벌이 가구의 1인당 사교육비는 월 45민9000원, 아버지 외벌이 가구는 42만9000원, 어머니 외벌이 가구는 28만8000원이다. 방과 후 ‘학원 뺑뺑이’ 등을 줄이려는 취지로 도입되는 늘봄학교가 정책 효과를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배동인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늘봄학교 등 관련 정책이 3월 이후 본격 시행되는 것들이 많아 올해는 제대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올해 조사해 내년에 공개하는 2024년 사교육비 통계에선 완화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2024.03.14 I 신하영 기자
온디바이스AI, 한국 기업에 기회…"sLLM·NPU 주목해야"
  • 온디바이스AI, 한국 기업에 기회…"sLLM·NPU 주목해야"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온라인 연결 여부와 관계없이 신속하게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하고,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없는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기 위해 ‘경량 거대언어모델(sLLM)’과 ‘신경망처리장치(NPU)’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전문기업들도 빅테크가 주도하는 클라우드 기반 초거대 AI 분야보다 성장 기회가 더 큰 온디바이스 AI 시장에 적극 뛰어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폰·PC에서 생성형 AI 작동...모델 경량화 기술이 핵심온디바이스AI의 등장은 챗GPT에서 경험한 생성형 AI까지 지원해준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폰이나 PC에서도 구동할 수 있을 정도로 경량화한 sLLM의 등장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sLLM은 온디바이스 AI를 가능케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sLLM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거대 언어 모델(LLM)을 폰이나 PC에서도 구동할 수 있을 만큼 경량화한 것이다. 구글은 최근 새로운 sLLM 젬마를 매개변수 20억개, 70억개 두 가지 버전으로 공개했다. 메타도 매개변수 규모에 따라 세 가지(70억개, 130억개, 700억개) 종류의 sLLM을 선보였다. 이는 매개변수가 1조7000억개에 달하는 챗GPT-4 대비 모델 크기를 58~98% 수준까지 줄여, 하드웨어 제한이 큰 스마트폰이나 PC에서도 구동할 수 있게 했다는 의미다.국내 AI 모델 개발사 중엔 업스테이지가 온디바이스 AI 시장에 적극적이다. 업스테이지는 최근 매개변수가 약 11억개인 sLLM 솔라를 공개했다. 솔라는 지난해 12월 오픈LLM 리더보드에서 알리바바, 미스트랄AI 등 빅테크 모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작지만 강력한 성능을 뽐냈다.업스테이지는 LG전자(066570)와 LG 노트북 ‘그램’에 솔라 탑재를 추진 중이다. 온디바이스 AI로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인식하고 문서나 웹페이지를 번역, 요약하거나 검색 및 추천하는 등의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오피스 SW업체 폴라리스오피스와 협력해 온디바이스 AI 오피스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최홍준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온디바이스 AI는 사용자가 별도의 조작 없이도 기술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앰비언트 컴퓨팅 환경의 핵심”이라며 “특히 대중의 신뢰도가 높은 제품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해 스마트 오피스 구현을 가속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업무 인공범용지능’이 구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AI 연산에 특화된 고성능 NPU 등장 주목하드웨어 측면에선 AI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인 NPU가 온디바이스 AI 구현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이미 2000년대 중후반부터 NPU를 탑재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있었지만, 최근 1초에 30조번(30 TOPS) 이상 연산할 수 있는 고성능 NPU 가 등장하면서 sLLM까지 스마트폰에서 구동 가능해졌다. PC 영역에선 인텔과 AMD가 각각 첫 NPU 지원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와 ’라이젠 8000G‘를 선보이면서 AI PC 시대가 열렸다.국내 기업들도 새롭게 부상한 NPU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엑시노스 NPU 개발을 시작했을 만큼, 빠르게 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 왔다. 삼성 이외에도 국내 엣지용 NPU 팹리스 업체들인 오픈엣지, 딥엑스, 모빌린트 등이 PC·가전·자동차·로봇·CCTV 등 다양한 시장을 타깃한 NPU를 개발 중이다.정부도 국내 기업들이 AI 반도체 기반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선점하도록 돕기 위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4년 주요 정책 추진 계획’에 ‘온디바이스 AI 활성화 전략’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국내기업들이 협업해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영기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모바일, PC, 가전 등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는 대기업과 AI 모델 및 반도체 전문 기업들이 협력하면 우리나라가 온디바이스 AI 분야를 선도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NPU에선 매개변수 크기를 줄이는 기법인 양자화(실수형 변수를 정수형 변수로 변환하는 과정)를 거친 AI 모델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팹리스 기업과 AI 모델 개발사 간 상호 협업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2024.03.14 I 임유경 기자
국제선 여객 증가세에…“저평가된 항공株 주목해야”
  • 국제선 여객 증가세에…“저평가된 항공株 주목해야”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 발길이 끊겼던 공항이 다시 붐비기 시작하자 항공 관련 종목을 바라보는 증권가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여객 수요가 증가하며 코로나19 사태 이전 호황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는데도 피크 아웃(정점 통과) 우려에 저평가 받고 있다는 평가다. 또 최근 발표된 정부 산업 육성 정책을 통한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인천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53.7% 늘어난 573만675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 기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월과 비교하면 99.4% 수준까지 회복한 셈이다. 짧은 설 연휴에도 강한 여객 수요가 여객 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여객 증가세가 이어지리라고 전망했다. 민간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여행 지출 전망은 전반적인 소비심리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또 국내 출국자 수가 여전히 2018~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점도 여객 증가를 점치는 요인 중 하나다. 국내 출국자 수는 외환위기 등 심각한 경기침체 시기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늘어왔다. 운임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리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운임은 항공사와 소비자 간 눈치싸움으로 결정되는데, 경쟁 구도 축소와 기재 도입 제약 등 현재 공급환경에선 소비자가 이기기 어렵다”며 “지난해 1분기 역대급 호황을 경험했던 항공업계는 (높은 수준의 현재) 가격에도 해외로 갈 사람은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실적 호조에 따른 항공사들의 피크 아웃을 우려하는 일각의 주장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에서 확인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운임과 수요는 변함없이 좋은 상황”이라며 “투자 시장에선 항공 운송에 대한 수요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피크 아웃을 걱정하는 투자 심리에 항공 종목들의 주가가 지난해 1분기보다 저평가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날 대한항공(003490)은 전년 동기 대비 900원(3.90%) 떨어진 2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272450)와 티웨이항공(091810)도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각각 26.79%, 14.53% 하락했다. 반면, 증권가에선 항공업종의 목표주가를 올리며 투자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진에어의 평균 목표주가는 3개월 전 1만5500원에서 1만6900원으로 9.03% 상승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목표주가도 12.66% 올랐고, 제주항공(3.88%)·대한항공(1.61%) 역시 상향 조정됐다. 아울러 정부가 지난 7일 항공 자유화 협정 확대 추진, LCC 경쟁력 강화 등의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항공 자유화 협정 확대로 국가 간 횟수, 노선 제한 없이 운항할 수 있게 되면 중·장거리 취항 역량을 갖춘 LCC는 노선 증편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이재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토부가 ‘항공·해운·물류 발전방안’을 발표한 만큼 국내 LCC들의 점진적인 수혜가 기대된다”며 “강한 여객 수요의 지속과 이 같은 정책적 지원이 항공업종 전반에 걸쳐 여객 실적 호조와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차츰 환원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2024.03.14 I 박순엽 기자
알리 뜨자 네이버 ‘악’…복잡해지는 쓱·컬리 IPO 방정식
  • 알리 뜨자 네이버 ‘악’…복잡해지는 쓱·컬리 IPO 방정식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온라인 유통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당장 이커머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네이버(NAVER(035420))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은 만큼 예비상장사들의 기업가치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1.10%(2100원) 내린 18만8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 및 이커머스를 통한 성장 플랜으로 강세를 보이다 최근 한 달 8.5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858억, 4190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주가를 압박했다.네이버의 약세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산 직구 플랫폼이 국내에서 점유율을 확대함에 따라 이커머스 부문 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탓이다. 2018년만해도 분기별 1300억원 수준이었던 대(對)중국 직구 시장은 지난해 4분기 1조원을 돌파했으며 미국을 누르고 1위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에서는 알리와 테무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 중인 만큼 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기세에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되 목표가는 26만원으로 기존 31만원 대비 16%가량 낮춰잡았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에 진출한 중국 이커머스 규모는 2026년 19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네이버와 쿠팡 등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나올 실적에서 중국 영향이 제한적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와 테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장을 준비 중인 유통기업에도 우려의 시각이 향하고 있다. 뜨거워진 IPO 시장 분위기를 타려다 중국 변수에 방정식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가능성이 점쳐지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은 SSG닷컴과 컬리, 오아시스 등이다. 새벽배송 기반의 신선식품 유통망을 가진 만큼 당장은 경쟁을 피할 수 있으나 알리가 최근 국내 식품업체들과 손을 잡기 시작하며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있어 안심하기 어렵다. SSG닷컴은 2021년, 컬리와 오아시스는 지난해 IPO를 추진하다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장 일정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바 있다.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그나마 중국 이커머스의 등장에도 당분간 버틸 수 있을 것이나 최근 알리가 국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식품 카테고리까지 확장하는 등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며 “아직 편의성 부분에서 한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압도적인 만큼 단기적인 충격은 없을 것이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의 규제가 없다면 중국 이커머스의 시장 점유율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03.14 I 이정현 기자
5대 은행, '중금리 대출' 1년새 절반 줄였다
  • 5대 은행, '중금리 대출' 1년새 절반 줄였다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5대 은행이 중·저신용자에게 내주는 신용대출 비중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경기 불황에 연체율이 오르면서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위험성이 큰 중금리 대출을 늘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그래픽=김정훈 기자)◇5대 은행 중금리 대출 비중 1년 새 절반 ‘뚝’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에서 올해 1월 신규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 중 금리가 연 7% 이상인 중금리 대출 비중은 평균 13.8%로 전년 동기 26.6%에서 12.8%포인트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민간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 기준을 최저 연 6.79%로 제시하고 있다.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10.2%로 5대 은행 중 중금리 대출 비중이 가장 낮았다. 뒤이어 하나은행이 11.1%, 신한은행 12.3%, NH농협은행 14.8% 순이었으며 모두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KB국민은행은 20.6%로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20%를 넘었지만, 14%포인트가량 감소했다.은행권에서 중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줄어든 이유로 연체율 상승하면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연체율은 평균 0.29%로 2022년 말(0.21%)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이에 은행권의 일반신용대출은 고신용자에 더 집중됐다. 5대 은행이 지난 1월 새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26점으로, 1년 전(915.2점)보다 11점 가까이 높아졌다. 금리 6% 미만의 신용대출 비중도 평균 74.7%로 지난해보다(46.3%) 28.4%포인트 늘었다. 이 중 하나은행은 6% 미만의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고신용자 비중이 82.9%로 가장 높았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라 신용대출 금리 자체 낮아지며 중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줄어든 면이 있다”면서도 “고물가 상황에 연체율이 오르는 시점이라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큰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조심스러운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인터넷전문은행 등 중금리 대출 대안이 늘어나는 상황도 은행권의 중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는 이유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30%를 넘겼다.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 규모는 4조 3000억원에 달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로 1조 3200억원을 공급했고, 토스뱅크도 지난해 1조 5300억원을 취급했다.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신용대출 대환대출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은행권 차주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갈아탄 영향도 비중을 줄이는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대출 금리 강점이 있어 차주의 선택을 더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앞으로 은행서 중금리 대출 늘리지 않을 것”전문가들은 경기가 좋지 않거나 금리가 높을 때 시중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줄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은 기본적으로 낮은 금리로 조달하기 때문에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중금리 대출을 할 이유가 없다”며 “지난해 초엔 금리가 낮아 중금리 대출을 규모를 키웠지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현재 시점에서 괜한 위험을 짊어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고 설명했다.특히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져도 시중은행이 중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교수는 “현재 상황이 바뀌어도 은행은 담보대출과 고신용자 신용대출에만 집중하고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3.13 I 최정훈 기자
청주·천안에 전시컨벤션센터…"대전·충청 마이스 '新거점' 부상"
  • 청주·천안에 전시컨벤션센터…"대전·충청 마이스 '新거점' 부상" [MICE]
  • 내년 9월 충북 청주시 오송읍 만수리에 들어서는 충북 1호 전시컨벤션센터 ‘청주 오스코(OSCO)’ (사진=충북도청)[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대전·충청권이 새로운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부권인 대전·충청 지역에 신규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 본격화하면서 전국 마이스 인프라 지형도가 바뀌고 있어서다.내년 9월 KTX 오송역 인근 청주시 오송읍에선 충북 지역 1호 전시컨벤션센터인 ‘청주 오스코’(OSCO)가 착공 4년 만에 개장한다. 충남 지역에 들어서는 첫 번째 마이스 전문시설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천안시 불당동 KTX 천안아산역 인근 R&D 집적지구에서 내년 6월 공사를 시작한다. 두 센터 건립비만 5000억 원에 육박한다.이상민 한남대 교수는 “센터 건립으로 관광·마이스는 물론 바이오, 디스플레이 등 지역 전략산업도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린 ‘안방 마케팅’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전시·회의시설 규모 2027년 두 배 이상 늘어대전·충청권 마이스 인프라 업그레이드의 첫 단추는 청주 OSCO가 꿴다. 내년 하반기 개장하면 대전·충청 지역은 가용 전시장(2만 5030㎡)과 회의시설(9590㎡)이 3만 4590㎡으로 지금(2만 729㎡)보다 70% 늘어난다. 이어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가 문을 여는 2027년 12월엔 가용한 시설 규모가 현재의 두 배가 넘는 4만 3472㎡까지 확대된다. 기존 4개 센터(경주·구미·안동·창원) 외에 포항에 1만 1000㎡ 규모 센터를 신축하는 경상권(2026년 3만 8978㎡)보다 크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2전시장(1만 1000㎡) 증축과 전주 전시컨벤션센터(1만 5000㎡) 신축을 추진 중인 광주·전라권(2028년 4만 7365㎡)에 버금가는 규모다.현재 대전·충청권에서 대형 국제행사 개최가 가능한 전문시설은 대전컨벤션센터(DCC)가 유일하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SCC)는 전시장이 코엑스 1개 전시홀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회의실(대연회장)도 최대 수용인원이 300명에 불과하다. 2008년 컨벤션 용도로 지어진 DCC는 2022년 제2전시장(1만 150㎡)을 증축하면서 전시·회의시설 규모가 1만 5843㎡까지 늘었다.대전시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DCC) 1·2전시장 전경 (사진=대전관광공사)그동안 대전·충청권은 전문시설 부족으로 마이스의 변방으로 분류됐다. 한국관광공사 마이스 산업통계(2021년)에 따르면 개최 행사 건수 기준 대전·충청권의 전국 비중은 7% 수준에 불과하다. 인프라 사정이 비슷한 광주·전라권(11%)은 물론 센터가 단 하나도 없는 강원도(14%)에도 밀리는 수치다. 국제행사를 통해 지역을 찾는 외국인 숫자(2041명)는 광주·전라권(4176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전시·박람회 분야는 더 뒤처진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 국내 전시산업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대전·충청 지역에서 열린 전시·박람회는 단 25건. 전국(672건) 대비 3.7%의 낮은 비중으로 광주·전라권(55건·8.2%)엔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열린 25건 전시·박람회도 모두 대전에 집중돼 있다. 공민성 한국전시주최자협회 사무국장은 “2022년 DCC 제2전시장 개장으로 간신히 구색은 갖췄지만 충청권은 여전히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이라고 말했다.충남 천안시 불당동 KTX 천안아산역 R&D 집적지구에서 2027년 12월 준공 목표로 내년 상반기 착공하는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 (사진=충남도청)◇부족한 콘텐츠 채우고 네트워크 구축 서둘러야 청주 OSCO와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상호 연계를 통해 지역 센터 운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KTX 오송역과 천안아산역 인근 2~3㎞에 들어서는 두 센터는 거리상 삼성동 코엑스와 고양 킨텍스(약 40㎞)만큼 떨어져 있지만, 매시간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천안아산~오송 구간 KTX를 이용하면 3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하다. 유기적인 연결 교통망 구축을 통해 세종, 대전에 있는 SCC(18㎞), DCC(44㎞)와의 연계도 충분히 가능하다.KTX,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로 연결된 교통망을 갖춘 곳인 만큼 권역을 뛰어넘는 광역 단위 연계도 기대해 볼 만하다. 국토의 중간, 허리에 해당하는 대전·충청권을 K마이스의 새로운 거점이자 허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성국 대전관광공사 사장은 “중부권의 최대 지리적 장점은 전국 어디를 가든 이동 거리와 시간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이라며 “정책적으로 DCC를 포함한 대전·충청권 시설의 활용 범위와 용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SCC) (사진=정부청사관리본부)센터 건립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연 50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턱없이 부족한 행사 유치 예산, 계획단계에 머물고 있는 센터 운영방식, 컨벤션뷰로 등 전담조직 구성, 야간관광 프로그램 등 행사와 연계할 지역 콘텐츠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당장 개장 이후 시설 가동에 필요한 행사 개발과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신현대 한국마이스협회 회장은 “센터 건립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콘텐츠 확보”라며 “외부 행사를 유치하는 것은 물론 신규 행사를 개발하는 데에도 최소 2~3년의 리드타임이 필요한 만큼 지금부터 행사를 발굴하고 관련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족한 콘텐츠를 채우고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지자체와 업계, 학계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2024.03.13 I 이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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