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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 보존 논란 ‘세운지구’ 재개발 시동...‘을지면옥은 결국 철거’
  • 노포 보존 논란 ‘세운지구’ 재개발 시동...‘을지면옥은 결국 철거’
  • 세운지구 사업추진 현황도.(이미지=서울시 제공)[이데일리 박민 기자]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세운지구’ 재개발이 다시 시동을 건다. 지난해 1월 을지면옥 등 ‘노포(老鋪) 보존’ 논란이 일며 사업 전면 중단과 함께 재검토에 들어간 지 1년 2개월여 만이다. 종전 ‘개발·정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세운지구는 ‘보전·재생’이라는 틀에서 다시 사업 방향을 세웠다. 특히 재개발로 인한 철거로 터전을 잃은 상가 세입자에겐 임시 영업장을 마련해주고, 이후 일대에 공공임대상가에 지어 수용하기로 했다.◇세입자 이주 대책 마련 후 ‘순환형’ 정비서울시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세운상가 일대 도심산업 보전 및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 재검토 발표 이후 1년여간 상인과 토지주, 사업시행자, 전문가 자문 등 80여 차례가 넘는 논의와 설문, 인터뷰 등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다. 대책은 크게 3가지 틀을 확보햇다. △기존산업 보호 및 신산업 육성 위한 공공산업거점 8개소 신설 △정비구역 해제구역은 도시재생 추진 △세입자 이주공간 등 대책 마련 후 정비사업 추진 등이다.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존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은 지역 산업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에 대한 조사·분석이 다소 미흡했다”며 “이번 종합대책은 공공성이 강화된 정비사업을 유도하고 붕괴 우려가 있던 기계·정밀 등 도심산업생태계 보전을 위한 실행력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가장 먼저 기존에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구역은 세입자 이주 공간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순환형 정비’로 사업 방식을 바꿨다. 종전의 ‘전면 철거 방식’은 세입자 이주 대책이 없거나 매우 미흡했지만, 이번 ‘순환형’ 정비사업은 세입자 이주 공간 마련이 핵심이다.시 관계자는 “종합대책 수립 과정에서 실시한 설문·인터뷰 등을 통해 나온 상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라며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구역 내 세입자들은 이주비나 임시사업장 같은 대책 마련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관리처분을 앞둔 세운3구역(3-6,7구역)은 세입자에게 사업시행자가 확보한 임시 영업장을 제공한다. 이후 2021년에 세운5-2구역에 서울시와 LH가 공동 조성하는 지식산업센터(약 100호)에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직 사업시행인가 신청 전인 나머지 구역들도 정비사업 기간 중 세입자가 입주할 임시영업장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구역별 산업특성을 고려한 세입자 대책을 수립·이행토록 했다.임시 영업장은 구역 내 기존 건축물과 도로변에 대체 영업장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지어진다. 건립 및 운영은 사업시행자 몫이다. 또 사업시행자는 이 계획을 정비계획에 반영해야 관리처분 인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당초 지난해만 해도 ‘원형 보존’을 추진했던 을지면옥은 결국 철거수순을 밟게 됐다. 시는 그간 강제철거 금지를 원칙으로 보전방안에 대해 소유자 및 사업시행자와 협의했으나 당사자간 의견이 서로 달라 철거에 이르른 것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을지면옥 측에서 원형보전은 반대하고, 신축건물 입점을 원하는 것을 수렴했다”며 “다만 철거가 될 경우 기존 을지면옥 터를 알릴 수 있는 조형물을 세우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공공산업거점 8곳 신설…공공임대상가 700호 공급아울러 시는 세운지구 내 공공산업거점 8개소를 신설해 기존 산업생태계를 보호하고 청년층도 유인해 지역 활성화를 꾀하기로 했다. 특히 이곳에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임대상가’ 700호 이상을 확보해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를 최대한 수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청년창업지원시설 등 신산업 육성공간으로 조성한다.공공산업거점은 서울시와 중구, 서울주택도시공사(S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으로 공공부지, 기부채납 부지 등을 활용해 지을 계획이다. 기계·정밀, 산업용재, 인쇄 등 각 구역별 산업입지 특성을 반영해 공공임대복합시설이나 지식산업센터로 짓는다.산업거점공간 조성 구상안.(이미지=서울시 제공)무엇보다 정비사업에서 해제된 구역은 도시재생활성화사업 등 ‘재생’ 방식으로 관리된다. 현재 세운지구는 크게 8개 구역으로 이뤄졌고, 이 구역은 더 세밀하게 쪼개 총 171개 중·소규모로 정비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이중 152곳이 사업시행인가 신청 없이 5년이 경과해 일몰시점이 경과됐다. 시 관계자는 “152개 구역은 △세운2구역 35개소 △세운3구역 2개소 △세운5구역 9개소 △세운6-1,2,3,4구역 106개소 등이다”며 “향후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를 통해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햇다.서울시는 4월까지 일몰 관련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 절차에 들어가 10월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이번 종합대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담아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연내 수립할 계획이다.
2020.03.04 I 박민 기자
 뜨끈한 '국물' 한입에, 추석 피로 '안녕'
  • [미식로드 추석결산①] 뜨끈한 '국물' 한입에, 추석 피로 '안녕'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올초, 경북 울진의 곰치국을 시작으로 미식로드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매주 소문난 맛집이나 오래된 노포를 찾아 전국을 헤메다녔다. 미식로드를 통해 소개한 전국의 음식은 무려 30개에 달했다. 이에 추석을 맞아 추석에 어울리는 음식 ‘’개를 모아 정리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귀경길에 오르기 전, 가까운 노포나 맛집을 찾아 고향의 맛을 기억해보자. 처음 소개할 미식로드의 테마는 ‘국밥’이다. 뜨끈한 국물에 밥 한숟갈 말아 먹는 국밥의 매력에 빠져보자.나주곰탕 할매집◇나주의 3대 별미 중 하나인 ‘나주곰탕’전남 나주의 ‘3대 별미’ 중 하나로 꼽히는 대표음식이다. 나주시 중심가에 있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 금성관 앞에 가면 곰탕 전문식당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과거 벼슬아치들도 곰탕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곡창지대인 나주에서는 곰탕 재료인 소가 그만큼 흔했다. 곰탕이 만들어진 사연도 뜨끈한 국물만큼이나 훈훈하다. 곰탕은 나주 읍성 내 오일장을 찾는 장돌뱅이들과 주변 고을에서 장을 보러 온 백성에게 국밥을 팔던 것에서 유래했다. 소고기가 귀했던 그 시절에는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고깃국을 나눠주기 위해 곰탕이 만들어진 것이다. 보통 뿌연 색을 띠는 일반 곰탕과 달리 국물이 말갛다. 양지나 사태 등의 고기 위주로 육수를 내어서다. 곰탕의 인기가 높아 아예 골목이 형성되었을 정도다. 나주객사 ‘금성관’ 바로 앞에는 곰탕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구수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하얀집을 비롯해 남평할매집, 노안집, 한옥집, 사매기, 탯자리, 미향 등이 오랜 전통을 뚝심있게 이어온 주인공이다.나주곰탕 거리에는 나주곰탕 간판을 내걸고 장사하는 식당이 즐비하다. 그중 ‘나주곰탕하얀집’은 나주곰탕을 맛보려는 손님으로 늘 줄을 서는 곳이다. 원조를 내세울 만큼 역사도 깊다. 100여년 전 시장에서 서민들에게 따뜻한 한 끼 식사인 국밥을 시작으로 ‘곰탕’이란 이름을 붙인 지 벌써 60여년이 지났다. 그 세월만으로도 맛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성호식당 다슬기해장국◇쌉싸래면서도 구수한 맛에 빠지다 ‘올갱이’다슬기(이하 올갱이).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도 제각각이다. 충청도는 올갱이(올뱅이), 전라도는 대수리, 강원도는 꼴부리, 경상도는 사고둥 또는 고둥(고디)이 그것이다. 모양에 따라서도 염주알다슬기, 주름다슬기, 곳체다슬기, 참다슬기 등으로 다양하다. 올갱이는 주로 ‘국’으로 먹어야 제맛이다. 그런데 ‘다슬기국’보다 ‘올갱이국’으로 해야 입에 착 달라붙는다. 서울에 상륙한 올갱이국도 다슬기국으로 고쳐 표현하지 않고 그냥 ‘올갱이국’이라고 그대로 적고 있다.올갱이국을 제대로 맛보려면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맑은 물에 2~3일 동안 담가 잔모래를 빼야 한다. 이어 깨끗하게 헹군 올갱이를 20~30분간 삶아 일일을 살을 뺀다. 그 좁고 작은 껍데기에서 부드러운 살을 끊어지지 않게 빼내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갱이국을 제대로 끓이려면 된장이 좋아야 한다. 올갱이의 쌉싸래하면서도 그윽한 향이 구수한 된장의 향과 어울리면서 맛의 상승효과가 나타나서다. 여기에 들어가는 부재료가 여럿 있는데 그중 올갱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아욱이 으뜸이다. 아욱은 가을에 그 맛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에 올갱잇국 또한 가을에 먹어야 가장 좋은 맛을 볼 수 있다. ‘가을 아욱국은 문을 잠그고 먹는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전국에 올갱이국 맛집도 많다. 강원 영월의 ‘성호식당’도 그중 하나다. 탱탱함이 살아 있는 다슬기를 듬뿍 올린 비빔밥과 다슬기, 부추, 쪽파, 달걀, 밀가루를 버무려 바삭바삭하게 지진 전, 독특한 향과 개운한 맛의 올갱이전골, 풋풋한 봄나물과 버무려 쌉쌀한 올갱이 향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올갱이무침도 일품이다. 서울식 대표격인 용금옥 추어탕◇세월 주름 깊게 밴 원조 보양식 ‘추어탕’가을에 어울리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추어탕’이다. 요즘은 도시의 전문식당에서 사철 내내 만날 수 있지만, 과거에는 논농사를 짓는 시골에서나 맛볼 수 있던 별미였다.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아다가 뒷밭의 푸성귀를 넣고 푹 끓여 온 가족이 나눠 먹었다. 그러다 보니 들어가는 재료나 만드는 방법은 특별히 정해진 게 없다. 지방마다 집마다 맛이 제각각인 이유다. 경상도에서는 미꾸라지(미꾸리)를 먼저 삶아 통째로 으깬 다음 배추 우거지나 무청 시래기 등을 함께 넣어 끓인다. 전라도 추어탕은 경상도식처럼 만드는 방법이 비슷하다. 단, 국물에 된장과 들깨 등을 넣어 구수한 맛을 낸다. 강원도식은 고추장을 풀어 요리하고, 서울식은 사골 육수에 두부나 버섯을 더해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고 끓인다.요즘은 추어탕 재료 하면 으레 미꾸라지인 줄 안다. 하지만 추어탕 재료는 미꾸리가 더 보편적이다. 맛도 미꾸리가 미꾸라지보다 더 구수하고 깊다고 한다. 하지만 원래 추어라는 이름 그대로 가을이 제철이기 때문에 자연산만으로는 사시사철 영업하는 그 많은 추어탕집 수요를 맞출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양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미꾸리보다는 미꾸라지가 더 빨리, 더 크게 자란다. 추어탕 재료가 미꾸리에서 미꾸라지로 역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지역을 대표하는 추어탕 맛집은 전국에 있다. 경상도식은 대구 상주식당, 전라도식은 남원의 새집추어탕, 강원도식은 원주의 원주복추어탕, 서울식은 무교동 용금옥이다. 네 곳 모두 대물림하면서 오랜 세월 지역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찬바람이 불면 생각하는 ‘곰치국’◇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그맛 ‘곰치국’찬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맛이 있다. 바로 경북 울진의 곰치국이다. 1년 내내 맛볼 수 있지만 찬 바람이 불어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다. ‘곰치국’의 재료는 곰치가 아니라 ‘꼼치’다. 동해안에서 주로 난다. 강원도 주문진과 동해, 경북 울진과 영덕, 포항에 이르기까지 동해안 곳곳에서 ‘곰치국’을 먹는다. 그중 울진 꼼치를 으뜸으로 꼽는다. 게통발 어선이 많아 활어와 위판되는 꼼치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이어서다. 이전에는 꼼치가 천덕꾸러기였던 적이 있었다. 항구 시장통에 나가면 발에 밟히는 게 꼼치였다. 하도 흔해 생선명부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꼼치는 해장국으로 먹어야 제맛이다. 남해와 서해에서는 무와 대파, 그리고 마늘만 들어맑은탕으로 주로 먹지만, 울진 등 동해에서는 신김치와 함께 넣고 끓인다. 이게 ‘곰치국’이다.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살이 연해 숟가락으로 떠서 먹을 정도다. 원래는 한겨울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업에 나선 뱃사람에게 든든한 한 끼이자 속을 풀어주던 음식이었다. 뜨끈한 국물과 부드럽고 뽀얀 속살이 어루만져 준다. 단 꼼치는 너무 오래 익히면 살점이 부서지고 맛이 없어진다. 살짝 데친다는 기분으로 5분 정도 호로록 끓여야 한다.보통의 생선은 수놈보다 암놈이 더 맛이 좋지만, 꼼치는 예외다. 수놈 꼼치가 더 맛있다. 수놈 꼼치는 검지만 암놈 꼼치는 붉다. 수놈 꼼치가 살이 더 단단하고 껍질이 거칠다. 여기에 암놈과 달리 알주머니가 없다. 특히 울진 근해에서 잡히는 놈이 더 크고 맛이 있어 몸값도 비싸다. 이 맛 제대로 보려면 죽변항 근처에 있는 여러 식당을 찾아가야 한다.
2019.09.15 I 강경록 기자
 주방장 경력만 61년, 소갈비 원조 '조선옥'
  • [강경록의 미식로드] 주방장 경력만 61년, 소갈비 원조 '조선옥'
  • 조선옥 소양념갈비좁은 골목길 사이에 있는 조선옥[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서울의 오래된 골목 ‘을지로’. 이곳에는 소갈비와 육개장을 팔고 있는 ‘조선옥’이라는 오래된 가게가 있다. 조선옥 옆으로는 내장탕과 칼국수 등 점심 메뉴와 곱창볶음으로 유명한 ‘우일집’과 ‘갈비와 육개장을 팔고 있는 ’안성집‘도 있다. 일명 노포거리다. 이 가게를 찾아가는 길. 2호선 을지로역 좁은 골목. 이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허름한 간판의 조선옥이 있다. 이 식당은 을지로를 대표하는 맛집 중 하나. 1937년에 문을 열었으니, 그 역사만 무려 82년에 달한다. 조선옥의 황금기는 1960~70년대. 서울 시내에서 갈비를 먹을 만한 곳으로는 조선옥을 첫손가락으로 꼽았다. 당시 ‘불고기는 한일관, 갈비는 조선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고(故) 이금순(1922~1992)씨가 조선옥의 황금기를 이끌었고, 그의 아들 김정학씨가 뒤를 이었다. 김정학 씨는 ‘월간 바둑’을 창간하고 우리나라 바둑의 후원자로 유명하다. 조선옥은 현재 3대 김진영 사장이 경영하고 있다. 조선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인물은 박중규(80)옹. 현역 주방장 중에서 최고령으로 꼽힌다. 올해로 입사 61년 차로, 조선옥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다.조선옥을 찾는 손님은 대부분 소갈비·대구탕(대구식 육개장)·갈비탕·평양냉면을 주로 찾는다. 그래도 예나 지금이나 조선옥을 대표하는 음식은 소갈비다. 이곳에서는 터줏대감인 박중규 옹이 연탄불 앞에 앉아 갈비를 굽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연탄을 피워 올린 화덕에 양념한 소갈비를 올려 구워 기름기를 빼고 철제그릇에 담겨 나온다. 설탕·진간장·마늘·참기름으로 이틀 숙성해서 잡맛을 없애고 깔끔하다. 하지만, 대파와 양파는 안 쓴다. 잡맛이 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선옥 갈비의 또 다른 맛의 비밀은 바로 ‘뜯는 맛’이다. 외갈비는 채끝 같은 다른 부위를 넓게 붙여 고기 자체의 맛을 즐기게 되지만, 조선옥은 뼈에 붙은 고기를 뜯어 먹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조선옥 단골들은 소갈비를 반쯤 먹은 후 냉면을 시켜 남은 갈비에 싸서 먹는다. 담백하고 시원한 맛의 냉면이 갈비 양념 맛을 한 번 더 살려주기 때문이란다.조선옥의 또 다른 명물은 ‘대구탕’이다. 대구탕은 대구식 육개장이다. 그렇다고 대구식 육개장과는 조금 다르다. 보통 대구탕은 따로국밥, 육개장, 선지우거지해장국 등을 통칭해 부르는 말. 지역마다 들어가는 부재료가 조금씩 다르다. 조선옥은 갈빗살탕이다. 대파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식감이 좋고 기름기가 덜해 국물맛이 깔끔한 게 특징이다. 고(故) 이금순 씨조선옥 냉면조선옥 소양념갈비조선옥 대구식 육개장
2019.09.06 I 강경록 기자
롯데百, 노포 맛집과 협업한 추석선물세트 출시
  • 롯데百, 노포 맛집과 협업한 추석선물세트 출시
  • (사진=롯데백화점)[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롯데백화점은 이번 추석 선물세트에 고유의 비법과 명성을 간직한 노포 맛집과 협업해 ‘노포 맛집 선물세트’를 기획했다고 18일 밝혔다.대표적으로 전라남도의 유명 종가 ‘남파고택’의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남파고택’은 나주 밀양박씨의 고택으로 1884년에 지어져 중요민속문화재 263호로 등재돼 있다. 특히, 전통방식 그대로 띄운 메주와 200년 이상 대물림하는 간장을 함께 가마솥에 달여 만든 ‘씨간장’과 2년 넘게 숙성을 시킨 ‘된장’, 나주 청정 한우에 9대에 걸친 씨간장으로 맛을 더한 ‘한우 장조림’이 유명하다. 이번 추석 선물세트에는 씨간장 500㎖와 된장 500g으로 구성된 ‘남파고택 200년 씨간장 리미티드 세트’를 12만원에, ‘남파고택 한우 장조림 세트’를 3만5000원에 선보인다.또한, 전라북도 군산 노포 맛집인 ‘계곡가든’의 ‘계곡가든 게장 세트 1호’를 8만5000원에,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혼합된 계곡가든 혼합 세트 1호를 8만5000원에 선보인다. 전북 군산의 대표 노포 맛집인 계곡가든은 꽃게 박사 김철호 장인의 노하우가 담긴 꽃게를 30년째 선보이고 있으며 갓 잡은 꽃게만을 엄선해 만든 지역 유명 게장 전문 음식점이다. 2대째 노포를 운영하며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에 2년 연속 등재된 간장새우, 간장전복,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의 ‘게방식당’도 추석 선물세트로 선보여 진다. 롯데백화점 식품부문 김태건 팀장은 “장인의 정성으로 빚어진 고유의 맛이 담긴 프리미엄 장류가 큰 인기를 끌며 올 추석 선물세트에도 다양한 명인명장 선물세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이번 추석에는 직접 찾아가야만 맛볼 수 있는 노포 맛집의 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했다”라고 말했다.
2019.08.18 I 이성웅 기자
 ‘최소 30년’은 기본…충주의 오래된 맛집
  • [강경록의 미식로드] ‘최소 30년’은 기본…충주의 오래된 맛집
  • 만두순대골목 순대국밥[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주는 예전에 끗발깨나 있던 동네였다. 신라 때 충주의 이름이 중원(中原)이었을 정도다. 충청도라는 지명도 충주와 청주를 합해 만들어진 이름. 남한강과 달천강으로 둘러싸여 영남과 서울을 잇는 교통의 요지였다. 자연스레 사람과 물류가 모여들었고, 장이 서면서 음식이 발달했다.충주에는 전통시장만 5곳이 있다. 충주천을 따라 자유시장·무학시장·공설시장·충의시장·풍물시장이 한곳에 모여 있다. 하나의 거대시장 같지만 각기 다른 시장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 중 최고의 명소는 ‘순대만두골목’이다. 자유시장에서 이어지는 무학시장과 공설시장 사이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무학시장 내 대우분식 감자만두이 골목의 주인공은 순대와 손만두다. 순대와 만두를 파는 가게들이 길 양옆으로 나란히 들어서 있다. 순대골목에 들어서면 손만두와 함께 익어가는 순대가 미각, 후각, 시각을 자극한다. 마음에 드는 가게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내준다. 순댓국은 여느 지역과 달리 시레기를 넣은 국물 맛이 일품이다. 한쪽에서는 시레기 국물을 뚝배기에 떠서 먹음직스럽게 썰어낸 따끈한 순대를 말아낸다. 만둣집 중에서는 ‘장모님 만두’가 가장 오래되고, 유명하다. 37년째 만두만 팔고 있다. 충주천 다리 위에 자리하고 있다. 삼정면옥 냉면충주에서 30년째 냉면을 팔고 있는 관아골의 삼정면옥도 빼놓을 수 없다. 심심하고 구수한 국물에 메밀향 진한 국수를 말아낸다. 수육과 편육도 맛이 좋다. 특히 편육은 중국식 냉채처럼 채 썬 오이와 겨자 양념에 버무려 낸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동부지짐’. 콩의 한 종류인 동부콩을 갈아 부쳐 낸다.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바삭하고 고소하다. 단월강변식당의 올갱이무침충주를 대표하는 음식은 ‘올갱이국’이다. 올갱이라는 이름도 충청도 사투리. 표준어로는 다슬기다. 전라도에선 대사리, 강원도에선 꼴부리, 경상도에선 고디라고 부른단다. 그러나 음식으로서 다슬기를 이야기할 때 가장 친숙한 이름은 올갱이다. 예로부터 금강·남한강·괴강 등을 끼고 있는 옥천·영동·충주·단양·괴산 등 충청도 대부분 지역에서 올갱이를 잡아 음식을 만들었다. 충주 시내의 복서울해장국은 30년간 올갱이 해장국을 끓여낸 맛집이다. 남한강과 달천강에서 잡은 올갱이로 끓여내 구수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달월강변의 올갱이식당은 전국에 이름난 식당이다. 올갱이해장국과 올갱이 무침이 유명하다.
2019.08.02 I 강경록 기자
외국인 노동자와 파독 광부
  • [목멱칼럼]외국인 노동자와 파독 광부
  •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변호사회장]무려 1425만 명을 동원하여 역대 영화 흥행 4위를 차지한 ‘국제시장’은 단지 어른들의 눈물샘만을 자극한 것은 아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로 상징된 우리 산업 중흥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고생한 장면들이 객석에 자리한 젊은 세대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비단 독일에서만이 아니었다. 40도를 넘나드는 열사(熱砂)의 땅 중동에서도, 외국 선주들의 배를 타고 오대양을 누빈 선원들까지 전 세계 곳곳에 우리 부모님들이 흘린 땀과 눈물로 가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 식당에서, 공사현장에서, 농사짓는 시골에서, 고기 잡는 해안에서, 전국 어디서나 외국인 노동자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법무부는 2021년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이 3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가 넘는 현실에서 이들이 미치는 경제적 파급은 물론 확산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책까지 정부가 고려해야 하는 현안은 쌓여가고 있다. 반면 일자리 축소로 인한 국내 노동자들의 반발, 더 나아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 등 ‘제노포비아(xenophobia·이방인 혐오증)’가 확산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별 발언이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9일 부산 중소·중견기업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에 기여한 것이 없는 외국인들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 수준을 유지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법 개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임금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휘발성이 강한 주제를 세상에 던진 것이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명백한 차별 발언”이라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결론을 먼저 내리자면 황 대표의 발언은 우리 법체계에 어긋난다. 헌법재판소는 “자본주의 경제 질서 하에서 근로자가 기본적 생활수단을 확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기 위하여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그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는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근로기준법에 명문화되어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비준한 국제 노동 기구(ILO) 협약 제111호는 고용 및 직업상 국적을 불문하고 임금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국내법을 개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황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하자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살짝 한걸음 물러선 모양새다.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인상안에 대해 너무 급하게 인상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상당히 거세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2017년 외국인 근로자 숙식비 공제지침을 마련해 노사 협의 아래 월급의 8~20% 수준에서 숙식비를 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고, 언어구사능력과 노동생산성을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적용 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발의된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다수다. 황 대표로서는 이번 발언으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봤다고 자평할지도 모른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최저임금인상에 대한 반발 여론에 편승한 것을 말한다. 또한 당장은 일부 지지층의 성원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차별을 내세우는 것은 르펜(Le Pen)과 같은 극우정파를 제외하고는 선진 우파정당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자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도리이지만 외국인 차별 발언은 삼가야 한다. 또한 노동생산성에 따른 임금차별은 타당하지만, 이는 내국인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국적과 무관한 사안이다.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적게 주면 우리나라 노동자들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독일 건설업 노동자들이 1996년 파업을 통해 내·외국인 근로자의 동일 임금 체제를 관철시킨 것은 반면교사로 삼을 가치가 있다.탄핵정권시절 총리라는 가시 돋친 비판 속에서 제1야당 대표로 취임한지 4개월째다. 황 대표가 앞으로도 자극적인 발언으로 눈앞의 열렬 지지자들을 규합하는데 그칠지 아니면 수권정당으로서 보수 가치를 재건할지는 온전히 자신에게 달려 있다.
2019.06.26 I 최은영 기자
양산사송지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자 공모
  • 양산사송지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자 공모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LH가 보유한 양산사송지구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903가구를 지을 사업자를 20일 공모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은 지난 2017년 정부가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른 계획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일반주택의 경우 주변 시세 대비 95% 이하로, 청년주택의 경우 시세 85% 아래로 각각 임대료를 낮춰 무주택자에게 우선공급하고 일정 비율을 청년·신혼부부에게 특별공급하는 주택으로 8년 동안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다. 국토부와 LH가 공모하는 이번 지역은 양산사송 B8블록으로 4만9917㎡ 크기에 전용면적 60~85㎡ 공동주택 903가구를 지을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노포IC와 중앙고속도로 지선 남양산IC, 부산지하철 1호선 등이 가까운 지역이며 지구 내 양산도시철도도 들어설 예정이다. LH는 8월29일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후 9월 중 심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사업을 협의한 후 주택도시기금 출자 승인, 임대리츠 영업인가, 사업약정 체결 등을 진행한다. 자세한 사항은 LH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2019.06.19 I 경계영 기자
"맛집 내비 가동"...'최자로드2', 21일 론칭
  • "맛집 내비 가동"...'최자로드2', 21일 론칭
  • (사진=tvN 제공)[이데일리 스타in 정준화 기자] 믿음직한 맛집 내비게이터 최자가 돌아온다. 14일 tvN에 따르면 tvN D의 디지털 팩츄얼 스튜디오 SLICE D에서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트 ‘최자로드2’를 론칭한다.tvN D의 디지털 팩츄얼 스튜디오 ‘슬라이스 디’가 오리지널 콘텐트 ‘최자로드2’를 공개한다. 지난해 약 1000만뷰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최자로드’가 디지털 예능 콘텐트로는 이례적으로 20부작을 확정 짓고 시즌2로 돌아오는 것. 각종 SNS를 통해 공신력을 인정받은 ‘맛집 네비게이터’ 최자의 맛집 탐험기가 또 한번 시청자들의 입맛을 자극할 전망이다.14일 공개된 tvN D ‘최자로드2’의 티저 영상에서 최자는 노포를 가는 이유로 “오래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맛’때문”이라며 “이미 유명한 노포부터 유명하지 않은 노포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노포 음식점들을 끄집어 내겠다”는 멘트로 지난 시즌보다 더욱 업그레이드 될 미식 ‘돼동여지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실제로 시즌1과 마찬가지로 ‘최자로드2’에 등장하는 모든 맛집은 최자 본인의 선택으로 선정되며,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집이라도 최자가 직접 사전답사를 통해 맛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점검을 한 뒤 결정했다는 후문. 본인의 이름을 걸고 하는 콘텐트인만큼 더욱 철저한 맛 평가를 통해 ‘진짜’ 맛집을 소개하겠다는 각오다.뿐만 아니라 ‘최자로드2’에는 첫 회를 장식하는 UV를 시작으로 다양한 게스트들이 최자와 함께 미식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이들과 함께 최자는 서울은 물론 부산 등 다채로운 장소의 노포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노포에서 식사를 하며 나누는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진정성 있는 힙합, 미식 등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2019.06.14 I 정준화 기자
 삼수이포에서 만난 홍콩 사람들의 비밀 맛집 리스트
  • [홍캉스②] 삼수이포에서 만난 홍콩 사람들의 비밀 맛집 리스트
  • 유엔퐁 만두 가게 전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삼수이포는 오랫동안 여행지로 주목받지 못했다. 홍콩 서민들의 주거지이자 번화가로 역사를 이어온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이곳은 가벼운 지갑과 까다로운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맛집들의 집결지가 되었다. 홍콩의 어느 도심보다 독특하고 선명한 활기로 약동하는 삼수이포의 중심가를 걷는다. 색색의 건물들과 가지를 드리운 보리수 사이로 각양각색의 음식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기막히게 맛있는 군만두와 홍콩 최고의 두부 푸딩, 진정성 넘치는 옛날식 카트누들을 맛보기 위해, 홍콩 사람들은 먼 길을 마다 않고 삼수이포로 흘러든다. 가격 또한 경이롭다. HKD 40 정도면 배부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진정한 맛과 향의 모험이 삼수이포에서 시작된다. 유엔퐁 만두 가게◇가성비·맛도 ‘갑’…홍콩에서 가장 사랑받는 만두 가게 유엔퐁 만두 가게는 겉보기엔 네온사인 하나 없는 낡은 점포에 불과하지만, 이곳의 군만두를 먹기 위해 홍콩 섬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오전 나절 가게에 들어서면 만두를 빚고 있는 직원들이 보인다. 분주하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부터 노포 특유의 노련함을 짐작할 수 있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각양각색이지만, 그들이 택하는 메뉴는 비슷비슷하다. 자그마한 만두들이 뽀얀 생선 국물 아래 잠겨 있는 물냉이 만둣국 혹은 바삭하게 구운 부추 고기 군만두다. 만둣국에 사용한 재료 물냉이(Cresson)는 프랑스 고급 요리에 사용되는 채소다. 하늘하늘한 만두피, 물냉이의 아삭한 식감과 신선한 향기가 입 안에서 즐겁게 섞인다. 보기 좋게 갈색으로 익은 부추 군만두는 한 입 깨무는 순간 육즙이 사방으로 튄다.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된다면 그냥 둘 다 먹어버리자. 대부분의 메뉴가 4000원 이하라 부담 느낄 필요도 없다. 컹와 두부 공장◇부담없이 맛보는 달콤한 두부 푸딩컹와 두부 공장의 실내는 비좁고 언제나 인파로 가득하다. 낯선 현지인들과 합석해야할 가능성 또한 높다. 그러나 쾌적함과 거리가 먼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늘 손님들로 붐비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1960년대부터 삼수이포에서 역사를 이어온 컹와 두부 공장은 ’홍콩 최고의 두부 푸딩‘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두부를 디저트로 즐겨왔다. 이곳의 시그니처 두부 푸딩을 한 입 삼키고 나면 그 이유를 단숨에 이해할 수 있다. 은은한 달콤함이 입 안을 채우고, 두부 조각은 비단처럼 부드럽게 목구멍 뒤로 미끄러진다. 갓 만든 두부 푸딩은 프랑스 디저트 ’크렘 부를레‘에도 곧잘 비교된다. 바삭바삭한 딥 프라이드 토푸(Deep Freid Tofu), 고소하고 향기로운 두유(Soy Milk) 또한 인기 높다. 그야말로 ’홍콩의 클래식‘이라 부를 만한 가게다. 삼수이포 카트 누들 식당 ‘만케이’◇풍미도 가격도 몇 십년 전 그대로홍콩 사람들은 어떤 식재료로도 국수를 만들 줄 안다. 육류와 해산물, 채소는 기본이다. 쇠고기 내장, 다양한 만두, 동글동글하게 빚은 어묵, 튀긴 생선 껍질… 경이로운 포용력은 토핑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쌀국수, 에그누들, 바람에 말린 이푸 누들까지 사용하는 면의 종류 또한 많다. 이쯤되면 홍콩 국수의 미덕은 다양성이라기보다 유연함이라고 말해야겠다. 삼수이포의 카트 누들 식당 만께이는 혼란스럽지만 맛있는 국수의 세계로 입장하는 통로다. 카트 누들은 수십 가지의 토핑과 다채로운 면, 육수를 손님이 직접 선택하는 홍콩의 옛 국수 노점을 가리킨다. 기나긴 식재료 목록으로부터 가능한 조합의 수는 수백에 이른다. 메뉴는 낯선 어감으로 가득하지만, 마음 가는 대로 고른 후 그 우연의 풍미를 맛보는 것 또한 여행자의 기쁨이다. 보다 안전한 선택을 원한다면, 부드러운 쇠고기 양지(Chuhau Beef Brisket)와 달콤한 스위스 치킨 윙(Swiss Chicken Wing), 가게에서 직접 제조한 칠리 소스(Special Chilli Sauce)를 토핑으로 택해보자. 이 시끌벅적한 국수집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한 블록에 매장을 3개나 오픈한데다 미슐랭 스트리트 푸드 가이드에서도 호평 받았다.선흥유엔 콘비프 샌드위치◇3500원에 맛보는 본격 마라 샌드위치광둥 남쪽의 작은 섬에 영국 해군이 상륙하기 전까지 홍콩이라는 도시는 존재하지 않았다. 홍콩의 식탁에서 서양와 동양의 전통이 서로 섞이는 건 당연했다. 수많은 이종교배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결과가 차찬탱이었다. 차찬탱은 홍콩식 밀크티와 커피, 맛있는 족발 국수와 투박한 프렌치토스트가 공존하는 찻집이다. 삼수이포의 오래된 차찬탱 선항옌 또한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지만, 이 식당의 명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콘비프 샌드위치였다. 노릇하게 구운 토스트 사이 스크램블드에그와 짭짤한 콘비프를 끼워내는 것이 전부. 동서의 만남을 더욱 독특하게 즐기고 싶다면, 지난해 본점 인근에 오픈한 2호점을 찾아가보자. 2호점에서만 판매하는 사천식 콘비프 샌드위치(Sichuan Cornedbeef Sandwich)는 기름지고 육중한 맛 사이 마라의 향을 더해 식욕을 한층 자극한다.
2019.05.06 I 강경록 기자
 특급호텔 최대 격전지 홍콩서 배우는 ‘호캉스’의 정석
  • [여행팁] 특급호텔 최대 격전지 홍콩서 배우는 ‘호캉스’의 정석
  • 코디스호텔[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홍콩은 최고급 특급 호텔들의 격전지다. 저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는 호텔들 사이 어느 곳에서 투숙할지 고민하는 것만으로 결정장애에 걸릴 것만 같다. 홍콩이라는 도시를 고스란히 압축한 듯 흥미롭고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모처럼의 휴가를 완벽하고 즐겁게 만들어줄 홍콩 호텔 세 곳을 소개한다. 도시를 발아래 두고 차가운 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 수 있는 루프톱 풀은 기본, 다채로운 무료 서비스와 각별히 큐레이팅한 로컬 투어, 수준 높은 예술품의 향연까지 호텔에서의 시간을 만끽하다 보면 바깥으로는 한 걸음도 나가기 싫어진다. 궁극의 호캉스가 홍콩에서 기다린다. 코디스호텔 그룹 엑서사이즈 스튜디오◇궁극의 호캉스를 즐기다 ‘코디스호텔’코디스는 라틴어로 ‘심장’을 뜻한다. 몽콕을 두고 홍콩의 심장부라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코디스 호텔은 홍콩 여행의 중심이 되어 우리 가슴을 뛰게 한다. 홍콩이라는 도시가 품은 거의 모든 종류의 즐거움을, 그것도 공짜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코디스 호텔에서의 하루는 호텔 최고층인 42층에서 시작해야 한다. 매일 아침 9시 반 야외 수영장의 풀사이드에서는 무료 태극권 강습이 열린다. ‘시푸(사부)’라고 불리는 마스터는 태극권의 8가지 기본 동작을 열정적으로 가르친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움직임을 차근차근 따라하다 보면 굳어 있던 몸과 마음의 근육이 부드럽게 풀린다.태극권을 배운 후에는 깃털처럼 가벼운 몸으로 아트 투어를 떠나보자. 코디스 호텔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만으로 당대 최고의 미술품 사이를 거닐 수 있다. 호텔이 보유한 미술 작품은 총 1500점, 그 자산 가치는 60억원 상당에 이른다. 아침 6시부터 밤 11시 사이 투숙객들은 작가의 이력과 철학이 상세하게 수록된 ‘투어 카드’와 함께 곳곳에 숨은 세계적 현대미술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몽콕 시장 투어호텔 안에서만 머무는 데 갑갑함을 느낀다면 매일 오후 4시 호텔 투숙객에게만 무료로 제공하는 몽콕 도보 투어에 참가해봐도 좋다. 깜찍한 기념품들로 가득한 레이디스 마켓부터 전자 제품 골목, 신선한 식자재들이 길가를 메운 재래시장까지, 몽콕 지역은 그 자체로 홍콩에서 가장 거대한 시장이다. 광둥어와 영어 모두에 능통한 전문 가이드가 골목 골목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안내한다. 400여종의 와인을 갖춘 ‘밍셀라’보도 투어까지 끝내고 나면, 노곤한 기분이 슬며시 밀려온다. 미슐랭 스타에 빛나는 레스토랑 밍코트에서 광둥식 정찬을 즐기기 전, 무료 와인 테이스팅에 참석해 피로를 달콤하게 풀어보는 건 어떨까. 저녁 6시부터 7시 사이, 도착 후 호텔 내 프론데스크를 통해 사전 예약으로 참여할 수 있는 와인 테이스팅은 밍코트 바로 옆 400여 종의 와인을 갖춘 밍셀라에서 진행된다. 와인, 딤섬, 달콤한 차슈 요리로 배가 부를 즈음 도시는 이미 어둠에 잠겨 있지만, 그저 객실로 향하기엔 아쉬운 것이 여행자의 마음. 아침의 시작이 그랬듯, 코디스 호텔의 밤은 42층에서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20m 길이의 루프탑 풀은 매일 밤 11시까지 오픈한다. 20m에 달하는 풀은 푸른빛으로 신비롭게 빛나고, 카바나의 노란 조명이 어둠을 은은하게 밝힌다. 풀사이드에 누워 느긋하게 들이켜는 칵테일은 그야말로 시원하다. 술잔을 테이블에 두고 수영장으로 풍덩 뛰어드는 순간, 이보다 더 신나고 편안한 휴가가 또 있을까.◇‘인싸’ 여행의 성지가 되다 ‘VIC 온더하버’홍콩섬 동쪽, 노스포인트에 위치한 특급 호텔 VIC 온더하버는 누구나 환호할 만한 서비스로 투숙객을 맞는다. 체크인한 날 온종일 미니바 서비스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 객실마다 비치된 네스프레소 커피와 달콤한 과자로 배를 채웠다면, 유튜브와 구글맵 등 인터넷 서비스는 물론 국제 전화마저 제공되는 객실 스마트폰을 챙겨 방을 나선다. 우리의 행선지는 이스트타워 23층에 올라선 인피니티 풀이다. VIC 온더하버는 홍콩에서도 루프톱 수영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센트럴과 침사추이의 마천루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가운데, 시원한 풀에서 수영을 즐기느라 인스타그램용 사진 한 컷 남기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VIC 온더하버 씨푸드 온 아이스호캉스를 즐긴다 해서 호텔 안에만 머무르는 건 아쉬운 일. VIC 온더하버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호텔이 위치한 노스포인트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보석과도 같은 지역이다. VIC 온더하버는 낯선 곳에 막 도착한 투숙객들을 위해 노스포인트에서 가장 사랑받는 식당과 노포를 큐레이팅했다. 일명 ‘VIC 러브(VIC Love)’ 프로그램은 별도 제작한 가이드북과 호텔 웹사이트, 로비의 터치스크린 데스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천옝 재래시장과 가파르게 회전하는 트램의 인스타그램 포인트, 고풍스러운 경극 극장 선빔 씨어터는 노스포인트의 다양한 매력 중 일부일 뿐이다.호텔 주변을 순회하고 객실에 돌아온 후에는 고생한 신발을 위하여 슈샤인 서비스를 요청하자. 구두부터 가죽 운동화까지 깨끗하게 손질된 신발이 15분 만에 룸으로 되돌아온다. 슈샤인 서비스는 호텔에 머무는 내내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행함 홍콩 호텔 클럽 라운지◇영국의 클래식한 멋을 갖춘 ‘랭함 홍콩 호텔’더 랭함 홍콩은 식민지 시절 영국의 클래식한 멋과 아시아의 효율적인 서비스를 모두 갖춘 럭셔리 호텔이다. 눈부신 샹들리에와 고상한 천장화, 대리석 바닥으로부터 이미 호텔의 특별함을 짐작할 수 있고, 그 품격은 아트 컬렉션부터 특별한 서비스까지 두루 적용된다. 로비, 라운지, 레스토랑까지 빼곡하게 진열된 1700여 점의 미술품들은 미술관을 둘러보는 듯 강렬한 예술적 희열을 걸음마다 안긴다. 홍콩에서 단 두 개뿐인 미슐랭 쓰리 스타 중국식 레스토랑 탕코트의 실내 또한 마찬가지다. 객실에는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비치되어 있고, 8종류의 필로우 메뉴로 베개의 높낮이와 푹신함은 물론 향기까지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게다가 이곳에는 홍콩에서 가장 고풍스러운 수영장이 기다리고 있다. 새파란 하늘 아래, 하얀 대리석 기둥으로 둘러싸인 루프톱 수영장에서 차가운 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어보자. 풀 안에서의 자유만큼 황홀한 희열은 호텔 15층의 추안 스파(Chuan Spa)에서도 기다린다. 음양오행의 원리부터 다양한 약재까지 동양의 비전을 도입한 트리트먼트는 온몸의 밸런스를 회복하는 데 주력한다. 스파에서 트리트먼트를 받으면 마스터가 진행하는 요가 클래스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랭함 홍콩 호텔 루프톱 수영장
2019.05.04 I 강경록 기자
‘힙합’ 시대 저물다..Mnet 직격탄
  • ‘힙합’ 시대 저물다..Mnet 직격탄
  • (사진=Mnet 제공)[이데일리 스타in 정준화 기자] 막강한 화제성을 앞세웠던 힙합 예능 프로그램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중의 싫증과 더불어 래퍼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 업계 전반에서 나온다.‘쇼미더머니’ 시리즈를 앞세워 힙합을 주류 문화로 이끌며 수혜를 입었던 케이블 채널 Mnet이 가장 곤혹스럽다. 당장 최근 방송 중인 ‘고등래퍼3’가 시청률 0.9%에서 1.1% (이하 닐슨코리아 제공)사이의 오가며 지난 시즌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나마 강력했던 화제성도 전혀 확보하지 못한 모양새다. 지난 시즌 프로그램발 음원들이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를 점령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번 시즌발 음원들은 차트에도 좀처럼 찾아보기가 어렵다.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는 참가자도 눈에 띄지 않는다.‘쇼미더머니’의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제작진도 고민이 많다. 지난해 ‘쇼미더머니777(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에 예선전을 없애고 베팅 시스템을 도입, 식상해진 포맷에 변화를 시도했지만 시청률과 화제성이 부진했던 터다. 올리브 채널에서 방송 중인 ‘노포래퍼’ 역시 반응이 미지근하고, 도끼, 비와이, 제시 등을 내세운 힙합 경연프로그램 MBC ‘킬빌’ 역시 1%의 시청률을 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래퍼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을 이유로 꼽는다. 그간 래퍼들이 다양한 논란에 휩싸이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데다가, 대부분 랩 가사에 포함되는 ‘돈 자랑’, ‘여자 자랑’, ‘욕설’ 등이 국내 정서와는 어긋난다는 분석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국 PD는 이데일리에 “힙합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이전과 비교해 확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래퍼들의 향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PD는 “힙합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어린 층의 시청자들이 TV보다는 온라인으로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환경 탓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니 래퍼들을 고정 멤버로 기용하는데는 큰 용기가 필요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2019.04.10 I 정준화 기자
'밥 잘 사주는 은행장님'..김도진·이대훈 행장의 이색 소통 행보
  • '밥 잘 사주는 은행장님'..김도진·이대훈 행장의 이색 소통 행보
  • 김도진(맨 오른쪽) IBK기업은행장이 직원들과 즉석 모임을 가지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제공)[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밥 잘 사주는 은행장님’ 김도진 IBK기업은행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직원들과의 이색 소통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도진 행장은 평일 오전 은행 내 인트라넷에 당일 즉석 만남인 ‘번개’ 모임을 제안하고 선착순으로 참여를 희망한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름하여 ‘번개의 신(神)’.김 행장은 2017년 취임 첫 해 6월 서울 을지로에서 직원 35명과 처음으로 ‘번개의 신’ 행사를 가졌다. 지금까지 수 차례 열렸는데 장소는 매번 을지로3가에 위치한 냉동삼겹살 노포 ‘전주집’이다. 이 곳은 김 행장이 즐겨찾는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번개 장소가 ‘전주집’이라서 생긴 에피소드도 있다. 첫 번개 모임 당시 기업은행 전주지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전주집에서 번개를 한다는데 전주지점 직원이 안 오면 되겠느냐”며 기꺼이 서울까지 올라와 참석했던 것. 이처럼 기업은행의 ‘번개의 신’은 김 행장과 격식없이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행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모임마다 주제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예컨대 월요일에는 ‘월요일이 힘든 직원, 내가 책임진다!’는 주제로 열리는 식이다. 김 행장은 이 자리에서 “월요병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한 해법은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직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반영해 즐겁게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이대훈(왼쪽 세번째) NH농협은행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부암동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이대훈 행장도 지난해 초 은행장으로 취임 이후 지금까지 매달 직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하는 ‘은행장과 함께(With CEO)’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 행사는 평소 직원들을 만날 때 “밥 한번 먹자!”며 친근감을 표현하던 이 행장의 수평 경영철학에 따라 마련됐다.지난해에는 본부 각 부문 혹은 지역 영업점에서 추천한 우수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 위주로 만났다면 올해는 매월 다른 주제를 정해서 다양한 형태로 보다 폭넓은 만남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농협은행 중앙본부 신규 전입 행원들과 서울 부암동 인근 식당에서 오찬 만남을 가지며 격의 없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달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직원들을 함께 초청해 은행장실과 박물관 등을 견학하고 점심식사를 하는 이벤트를, 6월에는 수습 딱지를 떼는 신입 행원들의 ‘면(免)수습’을 축하하는 자리를 계획 중이다.이 행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 다양한 직원들과 활발한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 혁신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2019.04.08 I 김범준 기자
가업승계, 기술투자확대·고용증대 이어지도록 제도화
  • 가업승계, 기술투자확대·고용증대 이어지도록 제도화
  •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학회와 공동으로 중기중앙회에서 ‘2019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31일 밝혔다.이번 학술대회는 ‘중소벤처·창업 생태계를 넘어서’(Beyond Ecosystem of SME)를 주제로 ‘기조 세션’과 ‘학술논문발표 세센’으로 나눠 열렸다. ‘장수 가족기업 활성화’에 대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한 기조 세션에서는 윤병섭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사회로 토오 샤오지에 리츠메이칸대 교수, 홍성봉 일본 동지사대학 교수, 후지무라 유지 100년경영 연구기구 사무국장, 추문갑 중기중앙회 실장이 참여해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 장수 가족기업에 대한 사례를 비교하고 정책제언을 했다. 토오 샤오지에 교수는 “중국 가족기업은 일본 노포기업(장수기업)에 비해 영속경영에 상응하지 않은 특징이 다수 존재한다”며 “최근 중국 정부와 대학, 연구기관 등도 사업계승에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가족기업 승계와 지속경영 실현방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후지무라 유지 사무국장은 “일본에서는 2017년 기준 CEO 평균연령 61.4세로 사업계승 시대가 도래했다”며 “아베총리가 전 각료를 구성원으로 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추진본부를 마련하고 100년 경영을 위해 나선 상황”이라고 밝혔다.추문갑 실장은 “장수기업 가업승계는 단순히 개인의 부를 이전하는 것을 넘어 후계자가 선대의 창업정신과 경영노하우, 투자계획 등 유·무형 자산을 물려받고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한다”며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확대해 주는 대신 수혜 받은 기업은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국가의 부와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투자 확대와 고용 증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기조 세션에 이어 열린 학술논문발표 세션에서는 학계와 연구계 전문가 중심으로 △중소벤처생태계와 지방경제 △중소기업·경제·정책제도 △중소벤처경영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공유했다.
2019.03.31 I 강경래 기자
세운 재개발 점입가경…'토지주 동의서' 요구한 서울시
  • [단독]세운 재개발 점입가경…'토지주 동의서' 요구한 서울시
  • 지난 1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세운재정비촉진구역 세운3구역 영세토지주들이 ‘세운재개발 정비사업 철거 중단’에 반대하는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경계영 기자)[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세운 재개발 사업 중단을 둘러싼 서울시와 세운3구역 영세 토지주들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시는 청계천·을지로 일대 상인들이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예고하자, 이에 맞서 중구청에 세운 3·6구역 인·허가 관련 서류와 토지주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지주·시행사·인허가 권한이 있는 중구청 등의 불법여부를 찾아내기 위한 행동이라는 게 관련자들의 분석이다. 21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2일과 이달 5일 두 번에 걸쳐 중구청에 세운 3·6구역 사업시행 계획과 관련한 모든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중구청은 지난 15일 해당 구역에 대한 사업시행계획과 건축계획 등에 관한 서류 일체를 시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일 세운 3구역 토지주 500여명이 서울시의 세운재정비지구 개발 계획 재검토 결정에 항의하며 감사원에 행정 감사를 청구하기 이전이다. 감사청구 계획을 알게 된 서울시가 사전에 준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구청 관계자는 “지난달 세운상가 영세 상인들이 포함된 청계천·을지로 보존연대가 감사 청구를 할 것이라고 밝히자, 서울시가 사업시행 인허가 관련 서류를 전달하라고 요구해 왔다”며 “인허가 관련한 교통 환경·구조 안전 등 모든 서류를 보내려면 구역당 몇 박스가 되는 너무 방대한 양이라 사업시행계획과 건축 계획 일부만 추린 후 일일이 문서를 스캔 작업을 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을지로 보존연대가 사업 중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서 계약이 적법했는지 여부 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관련 서류를 살펴본 것은 맞다”며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않은 곳이 추후에 논란이 되면 다시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중구청에 사업시행인가 인허가 자료를 요청한 것 자체가 월권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체 개발 계획에 대한 밑그림을 서울시가 총괄하지만, 사업시행인가 관련 인허가권은 해당 구청 소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토지주와 사업 시행자 간 계약 서류에는 관련 소유자들의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개인 정보 침해가 될 수 있는 서류가 다수 포함돼 있는데, 이 자료를 요구한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중구청에 자료를 요청하기 전 시행사인 한호건설측에도 사업시행인가 관련 토지주 동의서를 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구청) 상급기관으로서 시행사와 토지주의 사업 동의 여부가 적법했는지 여부를 살펴본다는 명목이었지만, 이미 허가가 난 부분을 논란이 되자 다시 들여다 본다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을지로 세운상가 일대는 재개발 사업인 세운재개발촉진지구와 수표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중 세운 3구역은 대지면적 3만6747㎡로 3-1부터 3-10까지 10개 구역으로 나눠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다만 서울시는 지난 1월 을지면옥, 양미옥 등 이 일대 노포(老鋪) 보존을 내세워 이미 철거가 진행 중인 3-1·4·5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에 대한 사업을 연말까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세운3구역 일대 토지주들은 개발 협의가 끝난 사항이 부당한 행정 조치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며 감사원 청구를 신청했다.
2019.03.21 I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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