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463건

① 안산 풍도 백패킹
  • [등짐쟁이 기파리의 유랑]① 안산 풍도 백패킹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블로그 ‘꿈꾸는 자유인, 길 위에서 놀다’를 운영중인 등짐쟁이 정기영 기자는 백패킹(backpacking)을 통해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소식을 전하는 느린 달팽이 여행으로 유명하다. 때로는 관광지로, 때로는 오지로, 때로는 마을로. 시절에 맞춰 유랑하며 영혼의 자유인이 되길 갈망한다. 그녀의 등짐쟁이 여행은 오늘도 길 위에서 노는 중이다. [편집자주]봄꽃 풍도(豊島) - 봄바람 불면 생각나는 카페새봄이 오면 나도 모르게 5년 전 봄날의 풍도 카페가 생각난다. 지붕도 없고, 의자도 변변치 않았지만 풍도에만 있다는 풍도 바람꽃을 그려 놓은 풍도 카페에서는 보기만 해도 달콤함과 봄내음이 풍겼다. 체감 온도보다 꽃이 봄바람을 먼저 부르는 경기도 안산 풍도(豊島)는 백패킹이라는 등짐살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을 때 다녀왔던 곳으로 섬 여행의 느긋함과 달콤한 여유를 처음 맛본 곳이다. 풍도에 발을 딛던 날은 풍도의 야생화가 거의 질 무렵이었다. 하루에 한 번 운항하는 풍도행 서해 누리호는 인천 연안여객선 터미널을 출발해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 육도를 거쳐 풍도에 도착한다. 바닷길로는 2시간 20분여, 짙은 해무와 안개가 잦은 곳으로 더러는 배가 며칠 동안 결항을 하기도 하는 서해의 외딴 섬이다.선착장에서 풍도를 이루고 있는 후망산을 넘어 숙영지로 생각해 놓은 북배로 가려는 길. 마을 어르신이 손 사레를 저으시며 ‘덤불이 우거지고 뱀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며 채석장을 통해 북배로 가라고 권하셨다. 예쁘게 채색이 된 담장을 가진 풍도 분교와 몽돌 해변을 지나 북배로 향했다. 공사장인가 싶은 채석장으로 다가가니 경악을 금치 못할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닷가로 이어지는 엄청난 넓이의 후망산 자락이 맨살 그대로 드러난 풍경. 외지인이 들어와 처음에는 농사를 짓는다고 땅을 조금 팔라고 해서 팔았고, 그다음에는 양어장을 만들 거라며 땅을 조금 팔라고 해서 섬 주민들을 꾀어서 땅을 팔게 했다. 그렇게 조금씩 사들인 땅이 어느 날 채석장이 되어 후망산 일부를 깎으며 풍도를 반 토막 내버리듯 만들었다. 풍도의 돌은 질이 아주 좋아 한 때는 전국 각지에 인테리어용으로 이곳의 돌을 채취해 판매했었다더니, 마치 무 자르듯 뚝 잘라 놓은 산의 모습은 놀라울 따름이었다.이런 곳에 북배가 있다고? 궁금증은 잠시, 채석장을 지나 다시 숲으로 들면서 비밀의 방에 들듯 북배가 나타났다. 북배는 길게 뻗어 있는 붉은 바위라는 뜻하는 곳으로 백패킹의 성지라는 굴업도의 개머리 언덕과 닮아 작은 개 머리 언덕으로 불린다. 같은 배를 탔지만, 우리보다 훨씬 먼저 도착한 다른 팀들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머무를 곳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곳곳에 바위, 비좁은 경사면, 맨땅에 불질한 흔적, 버려진 쓰레기를 피해 그나마 찾아낸 곳은 소나무 아래 약간 경사진 곳으로 텐트 두 동을 간신히 피칭했다.온통 황톳물을 뒤집어쓴 듯한 바위들 일색인 북배는 이 섬에 채석장이 생긴 이유가 납득이 갈 정도로 색도 곱고 절경을 이룬다. 해가 점점 내려가며 북배 앞 등대가 있는 북배 딴목도 섬과 단절되어 섬 속의 섬이 되는 시간. 밤은 고요했고, 몇몇 백패커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듯하더니 이내 잔잔한 파도소리에 묻히고 만다. 흐리게 올라오는 해를 보며 일출은 포기했다. 겨우 하루 저녁이지만 머물면서 만들어진 쓰레기는 집에 가서 버리기 위해 배낭 안에 패킹 후 마을 뒤편 언덕 위에 올랐다. 풍도 은행나무와 야생화를 보기 위한 걸음. 거리를 두고 서로 마주하고 있는 은행나무 두 그루는 노거수로 800년, 500년이 넘었다. 단풍이 피는 계절이면 풍도를 지나는 모든 배가 노랗게 물든 이 은행나무를 보고 이 섬이 풍도인 것을 알 정도로 선원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나무다. 노거수는 수맥을 끌어당겨 인근 섬에서 가장 물맛이 좋은 샘을 만들었지만, 식수가 보급되는 이즈음은 사용을 안 하니 더 마실 수 없는 상태다. 후망산 야생 정원. 숲은 여리여리한 야광 빛 연초록에서 초록으로 변하는 시기로 눈요기할 정도의 야생화는 남았다. 은행나무 정자에서 풍도 마을을 내려다보니 온통 꽃 세상이다. 하얗게 야실야실 흔들리는 꽃이 마을 뒤 언덕을 하얗게 물들여 놓아 아지랑이 피듯 파르륵 댄다. 풍요롭기를 바라며 豊島(풍요로울 풍, 섬 도)라고 부르지만 풍족하지 않은 이 섬은 야생화가 피는 이때만큼은 그 어느 섬보다 부자 섬이 된다.배 시간이 되어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 복지회관 맞은편 창고 건물에 풍도 바람꽃이 그려진 건물 벽이 보인다. 풍도 카페다.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 노릇을 하기도 하는 곳으로 카페에 왔으니 커피 한 잔이 빠지면 섭섭하지. 카페라고 이름 붙였으니 마담 이모가 있을 리는 만무하고, 내가 마담이 되고, 내가 손님이 되어 믹스 커피 한 잔을 끓여 마신다. 지붕도 없고, 테이블도 없고, 변변한 의자도 없다. 햇볕이 그대로 내리쪼이는 노상 카페. 햇빛과 풍도 바람꽃이 어우러졌던 풍도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는 지금껏 내가 들살이하면서 마신 커피 중 최고일 정도로 잊지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북배에서 보이는 풍경은 백패커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며 한 때는 하루 30명 이상 풍도를 들어갔지만 지형적으로 좁은 북배는 수용할 수 없는 포화상태가 되었다. 게다가 무분별하게 즐기는 몇몇 백패커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인해 마을 주민들은 치우다 힘에 부쳐 결국 ‘백패커들 입도금지’라는 자체 방어벽이 생겼다. 자연이 좋아서 다니지만 자연을 망치는 건 백패커들이 원하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안타깝다. 지금도 북배의 바위들은 석양이 내려앉으면 황톳물처럼 물들 것이고 잔잔한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가 운치 있을 텐데. 겨울이 지나고 봄바람이 뺨을 스칠 즈음이면 북배에서 보았던 바다와 풍도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 맛이 그립다. 지금도 풍도 카페가 아직 그 자리에 있을까. 이제는 더 이상 백패킹을 하지 못 하는 섬이 되었지만 풍도는 여전히 내 기억 속에서 상상의 백패킹을 하는 섬이다. 난 여전히 풍도의 북배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북배 딴목이 섬 속의 섬이 되는 풍경을 보며, 북배에 부딪치는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듣는다.
 컬러풀한 인천의 봄을 즐기는 '명소 4곳'
  • [여행팁] 컬러풀한 인천의 봄을 즐기는 '명소 4곳'
  • 인천대공원 벚꽃길(사진=인천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4월, 미세먼지가 가로막아도 봄은 온다. 인천관광공사는 올해 테마별 봄꽃 명소 및 가볼 만한 곳을 추천했다. 연둣빛 새싹이 파릇파릇한 ‘인천대공원’, 국내 최초의 해수공원인 ‘송도센트럴파크’과 교통체증 없는 ‘장봉도’에서 하늘하늘하는 연분홍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인천대공원 숲길(사진=인천관광공사)◇연둣빛 새싹이 파릇파릇한 인천대공원인천에서 가장 큰 도심 속 생태공원은 인천대공원이다. 인천대공원은 봄에는 1000여 그루의 오래된 벚나무들이 벚꽃 터널을 이루고, 가을에는 단풍놀이 명소에서 빠지지 않는다. 피톤치드가 풍부한 편백과 잣나무, 사계절 푸르른 소나무와 전나무, 좋은 향기가 나는 향나무와 이국적인 분위기의 메타세쿼이아 등 총 2.1㎞의 숲길을 조성해 사계절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있으며, 2016년 ‘전국 아름다운 숲 선정 대회‘에서 네티즌들이 선정한 ‘누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중 인천대공원 식물원 내 위치한 ‘야생화 온실’에서는 가장 먼저 봄을 만나볼 수 있다. 2개의 온실로 구성되어 있고, 제1 온실에서는 열대와 아열대식물을, 제2 온실에서는 다육식물과 선인장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올해 4월에 개장한 ‘목재문화체험장’에서는 사전 예약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이용 가능한 ‘은행나무공방’, 4~7세 어린이를 위한 ‘느티나무공방’, 36개월부터 6세까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구름나무놀이터’ 등 주말마다 개인과 가족 단위로 예약을 받고 있으며, 오는 10일부터 11월 30일까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산림치유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송도 센트럴파크 벚꽃길(사진=인천관광공사)◇국내 최초의 해수공원 송도센트럴파크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삼둥이와 오남매가 뛰어놀던 송도센트럴파크에도 봄이 왔다. 국내 최초의 해수공원으로 수상택시, 카누, 투명카약, 패밀리보트 등 수상레저를 즐기거나,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공원을 산책하는 가족과 연인들로 북적인다. 공원 안에 있는 토끼 섬, 사슴농장과 더불어 곳곳에 숨어있는 예술가의 작품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송도센트럴파크에서 커낼워크로 이어지는 벚꽃길은 기하학적 건물들과 이국적인 공원의 풍경과 어우러져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유럽 스타일 노천카페와 다양한 브랜드의 복합 쇼핑몰 등 송도에서는 하루가 짧다. 센트럴파크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인천종합관광안내소와 인천시티투어 정류장이 있어 마음 가는 대로 훌쩍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여기에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인천 대표 플리마켓 ‘송도 굿마켓’과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예술마당’ 역시 오는 7일 송도센트럴파크에서 열린다.인천 강화 고려산 진달래축제(사진=인천관광공사)◇진홍빛 물결이 출렁출렁 ‘강화고려산진달래 축제’강화 고려산은 매년 4월 진달래축제로 유명한 관광명소다. 올해에도 오는 14일 토요일부터 22일 일요일까지 ‘제11회 고려산 진달래 축제’가 강화군 고인돌광장 및 고려산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진달래화전 및 화관 만들기, 달래 버스킹,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과 함께 진달래 마켓, 먹거리 장터, 농특산물 홍보판매부스 등 강화의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4월 강화에는 진달래 외에도 볼거리가 넘친다. 고인돌 광장 4000평 규모의 보라색 청유채, 강화 북산 연분홍 벚꽃과 도당재 마을의 배꽃, 갑곶돈대의 새빨간 영산홍 등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 시기에 맞춰 4월부터 5월 5일까지 주말 저녁에는 중앙시장, 강화산성 북문, 고려궁지에서 야간 미디어파사드 공연도 펼쳐진다. 강화도 주요 관광지를 운행하는 ‘타시겨 버스’와 고려산 진달래축제 기간 중 토요일(14일, 21일) 축제 행사장인 고인돌광장까지 운행하는 ‘인천시티투어’를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다.장봉도 벚꽃길(사진=인천관광공사)◇연분홍 벚꽃이 하늘하늘 ‘장봉도 벚꽃축제’‘벚꽃놀이’ 하면 몰려드는 인파에 교통체증부터 걱정이지만 장봉도에서는 걱정 없다. 한적한 곳에서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장봉도 벚꽃길이다.장봉도는 해발 150m 높이의 국사봉을 중심으로 한 줄기 능선이 동서로 뻗어 있는 작은 섬이다. 산에서 삼림욕을 하며 옆으로는 파란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연간 35만여 명이 방문하는 트레킹 명소이기도 하다. 썰물시 하루 2번 드러나는 갯벌 사이의 섬 둘레길을 뜻하는 순우리말 ‘갯티’에서 비롯된 장봉도 ‘갯티길’은 하늘길, 산길, 바닷길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고, 올해 새롭게 정비된 7개 코스와 ‘장봉도 여행자 센터’는 4월부터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오는 21일 개최 예정인 ‘제9회 장봉도 벚꽃축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열리는 벚꽃축제로, 진달래와 개나리도 함께 피어있어 잊지 못할 추억과 인생샷까지, 올해 진정한 벚꽃엔딩을 즐길 수 있다.
2018.04.02 I 강경록 기자
 백련사 붉은 융단, 다산도 춘심에 물들다
  • [여행] 백련사 붉은 융단, 다산도 춘심에 물들다
  • 백련사 사적비에서 서쪽에 자리한 허물어진 행호토성 너머로 펼쳐진 동백 숲에는 지금쯤 붉은 동백꽃이 융단처럼 깔려 있다.[전남 강진=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숲 그늘이 붉다. 깊고 넓은 푸른 숲속에 선홍빛 꽃이 노을처럼 깔렸다. 멀리서 보면 초록빛 숲 그늘에 깔린 붉은 융단 같고, 가까이서 보면 화려한 왕관 같다. 동백 이야기다. 그 붉은 꽃 바다에 풍덩 빠지고 싶어 전남 강진으로 향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시간이 빚어낸 그윽한 정취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다.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완성한 유배의 땅이자, 진각국사의 혼이 어린 월남사지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와 탄성을 자아내는 무위사를 차치하고라도 고려청자의 혼이 서린 청자도요지이다. 여기에 조선을 해외에 최초로 알린 하멜의 거주지이기도 하다. 이 뿐이랴. 멋과 운치를 완상할 수 있는 비밀의 정원 ‘백운동 별서정원’, 강진만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갈대숲’, 해풍을 벗 삼은 드넓은 ‘차밭’에 이르기까지 강진에서는 숨 쉴 겨를이 없을 정도다. 수백 수천년의 시간아 켜켜이 쌓인 곳이 바로 강진이다. 백련사 입구 동백숲 길 양쪽으로 동백꽃이 카펫처럼 깔려 있다◇비장하면서도 처연한 백련사의 ‘동백’첫 방문지는 백련사다. 도암면 만덕리 만덕산에 자리하고 있다. 강진읍에서 다산초당이 있는 귤동마을 약 1.2km 못 미쳐서 길 오른쪽 백련사 표지판과 함께 외딴길 사이로 난 시멘트길을 따라 올라가면 백련사 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부터 동백나무 숲이 이어지는 데 이 숲을 따라가면 백련사에 이른다.백련사는 통일신라시대 고찰이다. 과거 만덕사로 불렸다. 신라 문성왕 1년(839년)에 무염선사가 창건했다. 무염선사는 선종 구산선문 가운데 충남 보령의 성주산문을 새로 세운 스님이다. 이후 절이 없어지고 터만 남았는데, 고려 후기 무신정권 시절에 요세(1163~1245)가 창건했다. 백련사는 국사를 많이 배출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오세를 시작으로 고려시대 120년간 총 8명의 국사를 배출했다. 조선시대에도 8명의 큰 스님을 배출하는 등 명성을 이어갔다. 지금도 당시의 위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사찰 맨 앞으로는 만경루가 있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대웅보전과 명부전, 칠성각, 응진당이 나란히 남향으로 앉았다.백련사 대웅보전백련사에서 빼놓지 말고 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대웅보전이다. 전남 유형문화재 제136호인 대웅전은 조선 영조 때 화재를 입은 후 다시 세워진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다포집으로, 기둥이 지붕 무게를 감당하기 겨운 듯 네 귀퉁이에 활주(活柱)를 받쳐 놓았다. 사실 이 대웅전은 건물보다 현판 글씨 구경이 앞선다. ‘대웅’‘보전’이라고 두 쪽으로 나뉘어 걸려 있는 현판이다. 동국진체를 완성한 원교 이광사의 글씨로 무게감이 남다르다.또 하나는 백련사 사적비다. 보물 제1396호다. 명부전을 지나 북서쪽 빈터에 자리하고 있다. 사적비에는 숙종 7년(1681)에 당시의 홍문관 수찬이었던 조종저가 지은 비문이 새겨져 있다. 사실 비석의 비문보다 아래위 돌거북과 머릿돌이 더 가치가 있다. 비석은 조선 숙종 때 것이지만, 아래 돌거북과 머릿돌은 고려시대 것이다. ‘만덕사지’에 따르면 원래 이곳에는 고려의 문필가 최자가 비문을 지은 원묘국사 부도비가 있었다. 그 비신이 언젠가 훼멸 되었고, 이후 돌거북과 머릿돌만 남았다가 다시 이렇게 사용한 것이다. 고려 돌거북은 점잖게 수염을 늘어뜨리고, 두 눈을 부릅뜨고 아래윗니를 맞물고 있다. 여의주를 물고 있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백련사 서쪽 너머의 동백숲에는 단정한 부도 4기가 자리하고 있다백련사는 동백숲으로도 유명하다. 절을 에워싸듯 15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모두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되어 있다. 절 앞의 숲도 대단하지만, 백련사 사적비에서 더 서쪽으로 가서 허물어진 행호토성 너머로 펼쳐지는 동백 숲이 진짜다. 이곳의 동백나무들은 해묵어서 둥치가 기둥만큼이나 굵다. 잎이 짙어 침침한 숲속 여기저기에는 단정한 부도 네기가 흩어져 있다. 3월 말을 전후로 꽃필 철이면 이 동백숲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동백꽃이 한꺼번에 피어오르고, 떨어져 황홀할 정도다. 울창한 숲속 평지에 붉은 융단처럼 깔린 동백은 아름답다 못해 처연하기까지 하다.백운동 별서정원 동백나무 아래 동백꽃들이 붉은 융단처럼 떨어져 있다◇월출산이 아래 숨겨진 비밀 정원 ‘백운동 별서정원’월출산이 숨겨둔 비밀의 정원이다. 담양 소쇄원과 보길도의 부용동과 함께 호남 3대 원림으로 불리는 백운동 별서정원이 그 주인공이다. 성전면 월하리 안운마을 백운계곡에 자리잡고 있백운동 별서정원 앞 정자로 오르는 계단에도 동백꽃이 붉은 카펫처럼 깔려 있다다. 강진읍에서 무위사 방향으로 20분 정도 가면 닿는다. 한적한 안운 마을을 지나 백운동 계곡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작은 동산이 눈앞에 있다. 입구에서 동백과 돌담을 지나는 작은 소로를 지나다 보면 밀림 같은 숲이다. 계곡은 월출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계류를 이루고 지나며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단풍나무, 비자나무, 팽나무 등이 어우러져 숲을 이루고 있어 낮에도 어둑하다. 밀림 같은 계곡 입구를 막 지나다 보면 ‘백운동’이라 쓰여 있는 바위가 나타난다. 비밀의 정원의 입구다. 정원 주위에는 이미 봄 기운이 가득하다. 정원 주위에는 붉은 꽃을 떨구고 있는 아름드리 동백숲이 어둑하고, 담 밖으로는 물길을 끌어들여 만든 계곡의 물소리가 청아하다. 이 계곡을 따라 동백나무와 대나무, 비자나무 등 상록수림의 원시림처럼 숲이 빼곡하다. 이 깊은 숲에 백운동 별서정원이 숨어 있다.좁은 동백나무 숲길을 따라 걷는다. 붉은 꽃길을 따라 걷다보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얽혀 세월을 가늠키 어려운 나무와 계곡, 처서가 나온다. 집 안에는 계곡의 물이 흘러들었다가 빠져나가는 유상구곡이 있다. 백운동 별서정원 좁은 계곡사이로 흐르는 동백이 정원의 주인은 조선 중기의 처사 이담로(1672~?)다. 그가 말년에 둘째 손자 이언길(1684~1767)을 데리고 들어와 은거하며 짓고 가꿨다. 월출산의 암봉인 옥판봉 아래 세 칸짜리 초가를 짓고, 마당에는 계곡물을 끌어들여 아홉 굽이 물길을 만들었다. 기기묘묘한 바위는 그대로 두고, 주위에는 100그루의 홍매화를 심었다. 이 정원은 다산 정약용에 의해 더욱 빛을 발한다. 다산은 이담로가 정원을 만든 지 100년쯤 지난 뒤에 유배 중에 다녀갔다. 다산은 제자들과 함께 월출산 등반을 바치고 백운동 정원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다산의 막내 제자가 정원의 주인 이담로의 6대손이란 인연 덕이었다. 당시 다산은 백운동 정원의 아름다움에 단번에 매료됐다. 이에 다산은 정원 주변의 빼어난 풍경 12곳을 정해 ‘백운동 12경(景)’을 정하고, 초의선사를 불러 백운동 그림을 그리게 한 뒤 자신의 친필 시를 한데 묶어 ‘백운첩’으로 남겼다.이후 이 정원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멀어지며 방치되었다. 허물어진 담과 쓰러져가는 농가는 그곳이 정원이었다는 사실조차 믿을 수 없게 했다. 그러던 것이 정원 발굴과 복원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다산이 남기고 간 백운첩을 근거로 재현했다. 아쉽게도 과거의 모습을 완벽하게 다시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당시 12경의 한 자락을 느끼는 데 부족함이 없다. 지금 백운동 별서정원에는 다산이 보지 못한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다. 바로 동백이다. 여기 백운동 정원의 동백은 다른 곳의 동백과는 좀 다르다. 꽃잎이 두껍고, 꽃이 크다. 색감도 훨씬 짙다. 계곡 사이로 동백이 흐른다. 마치 꽃배를 띄운듯하다. 좁은 계곡사이로 흐르는 동백꽃은 그 자체만으로도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때로는 물에 젖은 모습이 더 청초하면서도 매혹적이다.강진다원에서 백운동 별서정원으로 내려가는 길◇여행메모△가는길=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천안분기점에서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논산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광주까지 간다. 동림IC를 조금 못 가서 나주로 나가는 길로 빠진다. 이후 나주-영암-강진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면 된다. 고속철도(KTX)를 탄다면 나주역에서 내려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먹을곳= 강진을 대표하는 먹거리는 강진한정식과 회춘탕, 그리고 탐진강을 오르내리며 살을 찌운 짱뚱어 등 지역민들보다 외지인들에게 더 이름값을 자랑한다. 강진한정식은 강진군도서관 인근에 전문점 있다. 대표적인 곳이 ‘다강’과 00이다. 중앙로의 ‘하나로식당’은 회춘탕 원조식당이다. 소금을 한 톨도 넣지 않고 12가지 한약재를 1시간 이상 푹 고아서 담백하게 우려낸 국물에 문어와 전복, 닭을 넣고 끓여 낸다. 강진만의 갯벌을 누비는 짱뚱어로 만든 짱뚱어탕은 ‘동해회관’과 ‘000’이 유명하다.△잠잘곳= 강진의 푸소(FU-SO) 체험 운영농가에서 숙박할 것을 추천한다. 푸소(FU-SO)는 ‘필링-업(Feeling-Up)‘과 ‘스트레스-오프(Stress-Off)’의 줄임말이다. 푸소는 ‘덜어내시오‘라는 뜻의 전라도 방언이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모두 떨쳐버리라는 뜻이다. 시골집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훈훈한 농촌의 정과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 현재 120곳의 푸소 체험 운영농가가 참가하고 있다. 1인당 5만원(1박 2일 기준)이다.한상 가득 차려지는 강진한정식회춘탕
2018.03.30 I 강경록 기자
아이유의 '밤편지' 촬영지..부산 느린여행 문화공간
  • 아이유의 '밤편지' 촬영지..부산 느린여행 문화공간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적산가옥이 재탄생해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이 물러나면서 일본인이 소유한 건물들이 부산, 목포, 군산, 순천, 서울 등에 분포되어 있다. 오래된 적산가옥을 재생해 카페나 게스트하우스, 관광지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동에 위치한 수정은 1943년 섬유공업 및 무역회사의 중역을 역임한 다미다미노루가 세웠고, 일본 무사 계급이 사용한 서원 건축 양식인 쇼인즈쿠리 양식으로 지어졌다. 1960~70년대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요릿집으로 운영하면서 일본 고위 관리들이 주로 찾았던 곳이다. 2007년 7월 3일 등록 문화재 제330호로 지정되었다. 2010년 문화재청이 건물과 주위 부지를 매입해 2012년 문화유산국민신탁이 관리를 맡으면서 시설이 복원되었다. 2016년 6월부터 지금의 문화공간 ‘수정’으로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면서도 도심에서 보기 드문 여유를 간직한 공간이다. 일본식 목조주택 2층 건물로 주택과 창고 2동이 있다. 주택의 측면은 아름다운 맞배지붕 대문과 남향의 몸채로 되어 있다. 실내에는 일본식 가옥에 특징인 액자를 걸거나 도자기를 진열하기 위해 만든 도코노마를 비롯한 목조가구와 정원이 잘 보존되어 있다. 꽃장식의 일본식 석등과 건물 모서리의 화려한 장식은 고급 주택의 단면을 보여준다.아이유의 “밤 편지” 촬영지로 더욱 주목받는 문화공간 수정은 오전 9시부터 문을 연다. 정문을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정원에 금목수와 치자나무, 단풍나무, 꽃나무가 계절별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5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치자나무꽃은 독특한 향기를 풍기는 매력적인 화목이다. 계절의 여왕 5월이면 유백색의 꽃과 향기로 수정공간을 가득 메운다. 가을이면 금목수와 단풍나무, 국화꽃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수정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부산 동구노인종합복지관이 공동으로 운영을 맡고 있다. 실버 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로도 제격이다. 정감 어린 어르신들의 미소도 좋고, 세월이 흐른 오래된 주택과도 많이 닮아있다. 빛바래지 않고, 잊히지 않게 그분들도 수정도 늘 정갈한 모습으로 그곳을 지키고 있다. 카페 메뉴는 주로 전통차인 우엉차, 감잎차, 생강차, 모과차, 매실차, 대추차가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라 커피와 아이스티도 준비되어 있다.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은 1층 온돌방과 2층 다다미방 중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고 주문하면 된다. 엄마가 내려 주는 건강한 사랑의 차를 마시는 것 같다. 아이들은 할머니가 직접 만든 쿠키에 손이 자꾸 간다. 차를 마시기 보다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아이유 밤 편지의 장면 그대로를 연출하는 여자분들은 왜 그리 예뻐 보이는지, 가사처럼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길게 이어진 2층 복도에 햇살이 가득하다. 마루 위에도 사랑하듯 아지랑이가 피어 오른다. 왠지 조용조용 걸어야 할 것 같은 장소, 조용하게 차 마시며, 천천히 둘러봐야 할 것 같다. 그 긴 시간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말이다. 스치면 작은 것을 놓치게 된다. 벽에 걸린 액자, 도자기, 목조가구, 테이블보 위에 새겨진 그림들까지 그날의 여운을 긴 호흡으로 담아야 오래 간직할 수 있다.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를 꼽으면 1층 마루와 단풍나무, 치자나무가 있는 곳이다. 정원 풍경을 보면서 따뜻한 모과차를 마셔보자. 마루에 앉아 잠시 눈을 감아보자, 따스한 햇볕은 내 몸에 “사랑해” 아지랑이를 피우고, 계절의 소리는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느린 걸음으로 여행을 가보자, 화려함보다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나를 데려가 보자, 바쁘게만 지내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잠시 두 눈을 감고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찾는 것이다. 아이유의 밤 편지 노래를 들으며, 애틋한 지난 일을 회상해보자. 내 안에 핑크 빛 감정이 고개를 내밀지도 모른다. “난 파도가 머물던 모래 위에 적힌 글씨처럼 그대가 멀리 사라져버릴 것 같아 다 그리워 다 그리워 나의 일기장에 모든 날을 다 꺼내어 줄 순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SMART INFO오전 9시~6시 오전 9시~오후 6시( 설, 추석 연휴 휴무)대중교통 지하철 1호선 초량역 9번 출구 도보 10분 거리주차 불가(공용 주차장 이용)
2018.03.29 I 심보배 기자
 한탄강 적벽에 새겨진 땅의 이야기
  • [땅의 역사①] 한탄강 적벽에 새겨진 땅의 이야기
  • 경기도 연천 아우라지 용암베게경기도 포천 대교천 현무암협곡경기도 포천 화적연 전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보전 가치가 높은 지질 명소를 교육·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여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한다.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은 한탄강, 임진강, 차탄천 등에 흩어진 지질 명소를 둘러본다. 화산이 남긴 유구한 흔적을 찾아보는 시간 여행이며, 한탄강에 숨은 보물을 만나는 여행이다. 연천군과 포천시에 속한 관련 명소가 20군데나 되고 찾아가기 어려운 곳도 있어서, 접근성 좋고 관광자원으로 의미 있는 곳을 선별했다. 한탄강지질공원 중 연천군에 속한 곳은 당포성, 임진강 주상절리, 전곡리토층전시관, 좌상바위, 재인폭포 등이고, 포천시 쪽은 대교천 현무암 협곡, 화적연, 멍우리 협곡, 비둘기낭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등이다. 임진강변에 세워진 당포성◇천혜의 성벽 ‘임진강 주상절리’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은 방대한 지역을 1박 2일에 둘러봐야 하므로 동선을 잘 짜야 한다. 첫날은 임진강과 한탄강을 거슬러 오르며 연천군에 속한 지질 명소를 돌아보고, 고대산자연휴양림에서 숙박한다. 이튿날은 한탄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포천시에 속한 지질 명소를 찾아본다. 조선 시대 문신 홍귀달은 연천군을 ‘산은 첩첩이 돌아오고 물은 구불구불 흐르는’ 고장이라고 했다. 그 시구처럼 고대산(832m)과 지장봉(877m) 등이 우뚝하고 한탄강과 임진강이 흐른다. 처음 찾아갈 곳은 임진강 변에 있는 연천 당포성(사적 468호)이다. 고구려 때 쌓은 당포성은 당포나루로 흘러드는 당개 샛강과 임진강 본류 사이에 형성된 삼각형 절벽 위에 자리한다. 임진강 변 높이 약 13m 수직 주상절리 위에 현무암으로 성을 쌓았다. 임진강 주상절리 절벽을 천혜의 성벽으로 삼은 셈이다. 당포성 위에 서면 유장한 임진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당포성에서는 그 아래 있는 주상절리가 보이지 않는다. 임진강 주상절리를 보려면 임진강 주상절리 조망지(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64-1)로 가야 한다. 당포성에서 차로 10분 거리이며,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가깝다. 조망지에서는 높이 25m, 길이 2km에 이르는 주상절리 절벽이 잘 보인다. 이 절벽은 한탄강을 따라 흐르던 용암 일부가 임진강 쪽으로 거슬러 올라오면서 형성됐다. 용암이 밀물처럼 밀려왔다고 생각하니 오금이 저린다. 가을철에는 주상절리에 돌단풍이 붉게 물들어 ‘임진적벽’이라 불린다.전곡선사박물관◇한반도 구석기 역사 품은 ‘전곡리’임진강 주상절리에서 한탄강을 따라 동쪽으로 8km쯤 가면 연천 전곡리 유적(사적 268호)을 만난다. 여기서는 전곡리 토층부터 살펴보자. 토층은 현무암 위에 오랜 세월 모래와 흙이 2~7m 쌓인 걸 말한다. 여기서 주먹도끼를 비롯한 구석기시대 석기가 다수 발견됐다. 토층은 고고학과 고기후학 연구에 중요한 지질 자료라고 한다. 토층에서 가까운 전곡선사박물관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꼭 들러야 한다. 박물관 외형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처럼 생겨 타임머신을 타고 구석기시대로 여행하는 기분이다. 내부에는 동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중심으로 동굴벽화,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 등 교육적인 전시물이 가득하다. 전곡리 유적에서 다시 한탄강을 거슬러 10분쯤 간다. 궁평리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높이 60m 현무암 좌상바위와 둥근 베개 모양을 한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천연기념물 542호) 전망대(아우라지 베개용암은 포천시에 있지만, 전망대는 연천군에 속함)를 차례로 지나면, 연천 최고의 지질 명소로 꼽히는 재인폭포에 닿는다. 재인폭포는 원형으로 감싸는 거대한 주상절리가 압도적이다. 지장봉에서 흘러 내려온 작은 하천이 높이 18m에 달하는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에서 쏟아진다. 스카이워크 형태로 만든 높이 27m 전망대에서 폭포를 내려다보고, 탕탕 철 계단을 밟고 폭포 바닥까지 내려가 감상한다. 바닥에서 보면 장대한 규모에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작아진다. 재인폭포에서 연천군 일정을 마무리하고 고대산자연휴양림에 묵었다. 휴양림은 2017년 개장해 시설이 깨끗하다. 멍우리 협곡에서 바라본 부소천 주상절리◇웅장한 현무암 절벽 ‘대교천’다음 날 아침, 방문을 열자 상쾌한 공기가 밀려온다. 고대산의 너른 품에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청량하다. 첫 번째 들러볼 포천의 지질 명소는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천연기념물 436호)이다. 철원 고석정에서 멀지 않다. 냉정저수지를 지나면 이정표가 보인다. 주변이 온통 너른 들판이라 여기 무슨 지질 명소가 있을까 싶은데, 안내판 앞으로 가니 수직 절벽 아래 대교천이 흐른다. 시야가 트인 곳에서 대교천의 진가를 감상할 수 있다. 물줄기 양쪽에 길이 1.5km, 두께 25m 현무암 절벽이 웅장하다. 포천 화적연(명승 93호)은 한탄강화적연캠핑장 앞에 있어 찾기 쉽다. 그동안 둘러본 지질 명소가 주로 현무암 주상절리와 협곡이었다면, 화적연은 한탄강 안에 우뚝 솟은 높이 13m 화강암 덩어리다. 생김새가 마치 볏단을 쌓아놓은 것 같아서 화적연(禾積淵)이라 한다. 화적연 주변으로 백사장이 있어 해수욕장에 온 기분이 든다. 화적연은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정선이 금강산 유람하러 가는 길에 들러 진경산수 기법으로 화폭에 담았다. 화적연을 적신 한탄강은 남쪽으로 흐른다. 강을 따라 3km쯤 흘러가면 포천 한탄강 멍우리 협곡(명승 94호)에 닿지만, 차를 타고 빙빙 돌아 도착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거대한 철교를 만난다. 한탄강과 합류하는 부소천에 놓인 다리로, 중간에서 부소천 주상절리가 잘 보인다. 다리에서 아주머니 여행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비둘기낭폭포에서 왔다고 한다. 한탄강둘레길을 따라 걸어온 것이다. 멍우리 협곡 일대는 여유롭게 걸으며 주상절리를 감상하기 적당하다. 포천 비둘기낭폭포 전경◇포천 제일의 지질 명소 ‘비둘기낭폭포’다음 목적지로 가기 전에 가까운 산정호수에 들러보자. 산정호수 둘레길을 한 바퀴 돌거나, 최고 전망을 자랑하는 김일성별장 터에서 조망을 즐겨도 좋다. 별장 터에 서면 화적연을 뻥튀기한 것 같은 명성산 화강암 봉우리가 호수에 잠긴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포천 제일의 지질 명소로 꼽히는 비둘기낭폭포(천연기념물 537호)다. 폭포로 가는 길에 멀리 지장봉이 품을 활짝 열고 맞아준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계곡에 숨은 비둘기낭폭포가 나타난다. 주변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주머니 모양이라 붙은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하식 동굴과 협곡 같은 침식지형, 주상절리와 판상절리 등 다양한 지질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분위기가 신비로워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비둘기낭폭포를 끝으로 연천과 포천에 걸친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연천) / 당포성→임진강 주상절리→전곡리 유적→좌상바위→아우라지 베개용암→재인폭포, ▷한탄강지질공원 여행(포천) / 대교천 현무암 협곡→화적연→멍우리 협곡→산정호수→비둘기낭폭포△1박 2일 여행 코스= 당포성→임진강 주상절리→전곡리 유적→좌상바위→아우라지 베개용암→재인폭포→고대산자연휴양림→숙박→대교천 현무암 협곡→화적연→멍우리 협곡→산정호수→비둘기낭폭포△가는길= 구리포천고속도로 양주톨게이트→동두천교차로→당포성, 구리포천고속도로 신북 IC→초과사거리→대교천 현무암 협곡△주변 볼거리= 교동가마소,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백운계곡, 포천아트밸리, 구라이골 등연천 재인폭포 전경
2018.03.24 I 강경록 기자
오세득 셰프와 밥먹고, 유연성 선수와 배드민턴 치고
  • 오세득 셰프와 밥먹고, 유연성 선수와 배드민턴 치고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일본의 규슈는 벚꽃, 마츠리, 단풍 등 계절 고유의 특색을 갖춘 여행지다. 특히, 일본내에서도 온천이 유명한 지역으로, 추운 겨울철 휴식을 위해 많은 여행객이 찾는다. 이에 하나투어가 올 겨울 규슈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상품 두 가지를 선보였다.한국과 인접해 있는 후쿠오카의 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기로 유명하다. 신선한 식재료와 음식, 1시간 15분이라는 짧은 비행거리는 많은 한국인이 미식 여행으로서 규슈를 찾는 이유다.2월 4일 출발하는 ‘오세득의 여행할 맛 나네! In 규슈’는 ‘미식 여행’이라는 트랜드에 최적화한 ‘셰프투어 상품’이다. 이 상품은 관광명소인 유후인 온천마을, 쿠로가와 온천마을 등 일본의 북 규슈를 관광하는 일정이다. 2일 차 저녁에는 특급호텔인 후쿠오카 오쿠라 호텔에서 오세득 셰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만찬이 있다. 배드민턴 동호인들을 위한 특별한 규슈 여행이 있다. 2월 28일 출발하는 ‘수원시청 배드민턴팀과 함께 떠나는 2018 배드민턴 월드투어 in 규슈’상품은 돌아오는 날을 제외한 전 일정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다. 여행간 한국이 배출한 배드민턴 월드스타 유연성 선수 등 수원시청 선수단원들에게 배드민턴을 배우고 직접 게임을 할 수 있으며, 오이타현 배드민턴 협회 소속 동호인들과의 교류전이 마련되어있다. 또한, 매일 밤 온천욕을 통해 여행간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
2018.01.14 I 강경록 기자
② 눈과 꽃의 향연 '눈꽃 트레킹' vs '빙벽 등반'
  • [겨울100배즐기기]② 눈과 꽃의 향연 '눈꽃 트레킹' vs '빙벽 등반'
  • 강원도 추천 구곡폭포 빙벽등반(사진=춘천시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겨울 강원도는 눈과 얼음의 향연장이다. 정중동의 체험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동계올림픽의 주 무대 평창에서는 고요한 선재길 눈꽃 트레킹이 눈부시다. 춘천 구곡폭포는 아슬아슬한 빙벽 등반으로 짜릿함을 더한다. 선재길 트레킹◇설국으로 변한 치유의 숲을 걷다 오대산 선재길은 사색과 치유의 숲길이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이 길에는 눈꽃 트레킹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계곡 따라 이어지는 선재길은 흙, 돌, 나무, 물을 밟으며 걷는 길이다. 겨울이면 눈이 고요함을 더한다. 상원사를 잇는 도로가 생기기 전, 선재길은 스님과 불자들이 오가며 수행하는 길이었다. 오대산 화전민이 나무를 베어다 팔던 삶과 애환의 길이기도 했다. 가을에 붉은 단풍이 수려한 계곡은 겨울이면 설국으로 변신한다. 선재길은 약 9km로 겨울에는 세 시간 남짓 부지런히 걸어야 닿는다. 오르는 길이 잘 닦였고 가파르지 않아 초보자도 여유롭게 산행에 나설 수 있다. ‘선재’는 화엄경에 나오는 동자의 이름으로,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젊은 구도자가 걸은 길의 의미가 담겼다.월정사 경내 풍경선재길 눈꽃 트레킹의 출발점은 월정사다. 오대산에 눈이 쌓이면 천년 고찰 월정사의 문을 두드린다. 월정사 초입의 전나무 숲은 초록과 흰색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숲에는 최고 수령 300년 된 전나무 1700여 그루가 계곡과 나란히 길목을 채운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드라마 〈도깨비〉를 촬영한 뒤 연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신라 선덕여왕 때인 643년 창건된 월정사는 팔각구층석탑(국보 48-1호)과 전통찻집에서 내는 차 한잔의 여유까지 곁들여져 겨울 향이 따사롭다.월정사를 나서며 본격적인 선재길 산행이 시작된다. 지장암, 지장폭포, 회사거리 등은 월정사 권역에서 만나는 볼거리다. 회사거리는 일제강점기에 베어낸 나무를 가공하는 회사(제재소)가 있던 터로, 화전민이 이곳에 모여 살았다.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는 선재길은 섶다리, 오대산장(야영장), 동피골,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선재길 따라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있다. 새소리와 얼음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 뽀드득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동행이 된다. 선재길 섶다리세 시간 남짓한 트레킹은 상원사를 만나 마무리된다. 월정사의 말사로 문수보살을 모신 상원사는 고즈넉함이 더하다. 이곳에서 오대산 정상 비로봉까지 발걸음을 재촉할 수도 있고, 초입의 찻집에 앉아 지나온 길을 더듬으며 사색에 잠겨도 좋다. 선재길 겨울 산행 때는 등산화 착용이 필수다. 상원사에서 진부로 가는 막차는 오후 5시 20분. 4시가 지나면 상원사가 어둑해지는 점을 감안해 출발 시각을 조절한다. 오대산 초입에 산채정식 등을 내놓는 식당가가 새롭게 조성됐다. 허기를 채우고 내려서면 오대산 산행의 나들목인 진부다. 진부전통시장은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한 유서 깊은 곳으로, 끝자리 3·8일에 오일장이 선다. 오대산에서 나는 약초, 할머니들이 내놓는 청국장, 주문진에서 넘어온 수산물이 모여 구수한 풍경을 연출한다. 오대천 둔치에서는 2018년 2월 25일까지 평창송어축제가 열린다. 얼음낚시, 스노래프팅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된다. 구곡폭포 산책로◇얼음 왕국으로 변한 ‘구곡폭포’춘천 구곡폭포는 아찔한 빙벽으로 겨울 손님을 맞는다. 봉화산 자락을 아홉 굽이 지나쳐 쏟아지던 폭포수는 겨울에 얼음 왕국으로 변신한다. 높이 약 50m 빙폭이 대형 고드름과 어우러지며 얼음 세상을 만든다. 구곡폭포 고드름얼음이 꽁꽁 얼면 빙벽 전문 산악회의 안전 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다. 폭포에 로프가 걸리며 스파이더맨이 된 듯 빙벽에 몸을 의지해 등정에 도전한다. 주말이면 동호인 2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천연 폭포가 선물한 빙벽은 눈부신 자태가 도드라진다. 빙벽 등반 때 발로 얼음을 찍는 키킹 같은 동작에서는 일반 산악 등반과 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 빙벽은 완전 결빙 상태를 확인하고 올라야 하며, 헬멧과 빙벽화, 안전벨트 등 보조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수직 빙벽에 오르기 전, 경사진 얼음 위에서 걷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낙빙은 빙벽 등반에서 가장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입구 매표소에서 안전 책임에 관한 서약서를 받는다. 일반 나들이객은 폭포를 지켜보기만 해도 짜릿함이 전이된다. 폭포 앞에는 거대한 얼음 절벽을 감상하는 전망대가 있다. 구곡폭포 앞 계단을 올라설수록 탄성이 쏟아진다. 전망대 넘어 폭포 아래까지 다가서는 것은 안전을 위해 제한된다. 구곡폭포 등반(사진=춘천시청)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 20여 분간 호젓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폭포 가는 길에 ‘끼, 꾀, 깡’ 등 9개 단어를 테마로 한 이정표가 있어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구곡폭포 탐방 뒤에는 인근 문배마을을 거쳐 검봉산, 봉화산 산행에 나설 수도 있다. 춘천의 흥미진진한 체험 여행 중에 토이로봇관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애니메이션박물관 옆 새롭게 단장한 토이로봇관은 상상 속 로봇을 현실에서 조우한다. 로봇 권투, 로봇 아바타, 로봇 댄스 체험 등이 방학을 맞은 꼬마들에게 인기다. 자매 시설인 애니메이션박물관은 1월 2일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첨단 현대에서 과거로 달리면 김유정문학촌을 만난다. 김유정생가와 이야기집은 추억 나들이를 돕는다. 〈봄봄〉 〈동백꽃〉 등 소설 속 장면을 재현한 동상을 구경하고, 김유정의 고향인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에 조성된 실레이야기길을 둘러보며 작가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진부전통시장→월정사 전나무 숲→월정사→선재길→상원사→평창송어축제, 구곡폭포→토이로봇관→김유정문학촌△1박 2일 여행 코스= 진부전통시장→월정사 전나무 숲→월정사→선재길→상원사→슥박→ 평창송어축제→구곡폭포→김유정문학촌△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진부 IC→진부읍→국도6호선, 서울양양고속도로 강촌 IC→지방도403호선→강촌역△주변 볼거리= 의야지바람마을, 평창무이예술관, 알펜시아리조트, 춘천낭만시장,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강촌레일파크 등
2018.01.06 I 강경록 기자
‘방송·즉행·혼행’ 등 올해 여행트렌드 이끈 ‘키워드 10’
  • ‘방송·즉행·혼행’ 등 올해 여행트렌드 이끈 ‘키워드 10’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TV속 여행’, ‘테마여행’, ‘셀럽투어’, ‘배낭속 인문학’, ‘혼행’, ‘1%여행지’, ‘모녀여행’, ‘맞춤여행’,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이 올해 여행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됐다. 하나투어는 올해 인기를 얻은 여행트렌드 등 10개 키워드를 제시하며 ‘2017년 여행트렌드 이끈 키워드 10’을 발표했다. 올해는 여행을 소재로 한 방송콘텐츠들이 많은 인기를 끌었고, 단순 관광목적을 넘어 맛집 탐방이나 레포츠 등 생활 속 취미나 관심사와 연게한 테마여행상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하나투어 측은 분석했다. 여기에 ‘욜로(YOLO)’ 등으로 대변하는 가치소비가 유행했고,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혼행’이나 ‘즉행’ 등 여행패턴들도 여행객들에게 주목받았다는 것이다. ◇방송가를 점령한 ‘여행 콘텐츠’ 최근 몇 년간 먹방과 쿡방이 유행했다면, 올해는 여행을 소재로 한 방송이 대세였다. ‘뭉쳐야 뜬다(패키지)’, ‘윤식당’, ‘오지의 마법사(힐링)’, ‘배틀트립(자유여행)’ 등 여행방송의 형식은 예년보다 한층 다양해졌고, 방송의 배경이 된 여행지들의 인기가 급증하는 등 예비여행객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컸다.또 ‘알쓸신잡’, ‘어쩌다어른’ 등 인문학과 여행을 접목시키며 부담 없이 교양을 쌓는 프로그램도 화두에 오르기 시작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투어, 미국 아이비리그 탐방여행 등 여행객들의 지적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여행상품의 판매량은 올 들어 꾸준히 늘어온 것으로 나타났다.여기에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여행의 매력을 전하는 TV예능프로그램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에게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여행인프라가 동남아나 일본 등 한층 다양한 대상국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관광시장도 다변화됐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한국은 국가별 관광 경쟁력 순위에서도 2년 전보다 10계단 오른 19위를 기록하는 등 인바운드여행의 매력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독특해야 살아남는다독특한 테마여행상품들도 쏟아졌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여행업계가 발빠르게 대처한 결과다. 맛집 탐방이나 영화감상, 레포츠, 쇼핑 등 일상 속 취미나 관심사와 연계한 여행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너의 이름은’, ‘고독한 미식가’, ‘셜록’ 등 인기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지를 이른바 ‘성지순례’하는 이색 테마상품들도 화제가 됐다.셀럽투어는 특정분야의 스타나 전문가와 함께하는 테마여행으로, 셀럽과 팬들이 함께 교류하면서 관심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올 한 해는 스타셰프 오세득 또는 최현석과 함께하는 식도락 여행, 허영호 대장과 함께 해외 명산을 오르거나 이봉주 선수와 국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여행, 스타강사 최진기나 투자전문가 유수진과 함께하는 멘토링 여행 등 다양한 셀럽투어 등의 상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모녀여행도 붐을 낳았다. 2030 여성들과 50대 여성들의 여행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엄마와 딸 단둘이 떠나는 콘셉트로, 온천·단풍·스파·야경·쇼핑 등 모녀가 함께 즐길 만한 여행 콘텐츠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여행객 각자의 개성을 살릴수 있는 소비자 지향적인 여행서비스인 ‘맞춤여행’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맞춤여행은 여행상품을 구성하는 각종 요소들을 여행객이 입맛에 맞게 직접 선택하는 DIY(Do it yourself)여행 서비스다.◇혼자여도, 계획이 없어도 좋아1인가구가 많아지며 혼밥, 혼술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자연히 여행도 혼자 가는 사람도 늘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패키지여행을 혼자 다녀온 사람은 최근 4년간 평균 45%씩 증가했고, 항공권을 혼자 예매한 사람도 같은 기간 동안 평균 27%씩 증가했다.‘즉행’은 즉흥적으로 계획해 떠나는 여행을 뜻하는 신조어다. 즉행족은 출발일이 임박한 특가항공권이나 특가여행상품을 발견하면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여행객을 말한다. 하나투어가 해외여행객 21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저렴한 특가상품을 보고 즉각 여행을 결정하는 즉행족은 전체의 21.8%에 달했다.‘욜로’도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다. 요즘 욜로족들은 기억에 남을 차별화된 경험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가치소비를 즐긴다. 이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프라이빗 아일랜드에서 휴양을 즐기거나 남극 빙하 탐험을 하는 등 모처럼 떠나는 해외여행을 최대한 럭셔리하게 즐기고자 하는 여행객들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2017.11.13 I 강경록 기자
부산·남해·거제·통영 등 3일간의 남쪽빛 감성여행
  • 부산·남해·거제·통영 등 3일간의 남쪽빛 감성여행
  • 거제 지심도(사진=부산관광공사)남해 독일마을(사진=부산관광공사)부산 청사포다릿돌전망대(사진=부산관광공사)통영 서피랑(사진=부산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따뜻한 남쪽으로 감성여행 어때요”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가을 단풍시즌을 맞아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중 ‘남쪽빛 감성여행’ 프로그램을 투어상품으로 기획해 하나투어와 공동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부산, 남해, 거제, 통영의 우수한 관광콘텐츠를 연계한 이번 상품은 따뜻한 남부지방 한려수도의 바다절경과 함께 남해 금산, 거제 계룡산, 통영 미륵산, 부산 태종대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부산, 경남의 섬과 쪽빛바다 그리고 해양도시의 아름다운 해안을 삶터로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스토리가 가미되어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관광상품이라는 것이 부산관광공사 측의 설명이다.주요 방문지는 남해 △독일마을, △원예예술촌, △금산 보리암, 송정솔바람해변이며, 통영은 △미륵산케이블카, △강구안, △동피랑&서피랑, △해저터널, 거제는 △포로수용소, △구조라성, △지심도, 부산은 △가덕도, △깡깡이예술마을, △청사포 다릿돌전망대, △송정해수욕장(미포철길) 등이다.여행상품은 오는 10일부터 12월 3일까지 매주 금요일 출발해 일요일까지 2박 3일 코스로 운영한다. 서울(시청역)은 오전 7시 출발해 남해~부산 또는 통영~거제~부산을 돌아보고, 부산(서면역)은 오전 9시 30분 출발해 남해~통영~부산 또는 통영~거제~부산을 돌아보는 코스로 각각 운영된다. 공사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진 요즘 따뜻한 남쪽에서 아름다운 단풍과 쪽빛바다를 감상하며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번 투어는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한민국 테마10선의 대표상품으로 키우기 위해 시범운영 하는 것으로 여행경비의 일부를 선착순 지원한다. 참가비는 1인당 19만 9000원이다. 투어차량(우등고속)비와 숙식(2박 6식)비, 입장료, 체험비 등이 가이드해설과 함께 제공한다.
2017.11.08 I 강경록 기자
“단풍여행부터 온천까지”…쿠팡이 추천하는 ‘늦가을여행’
  • “단풍여행부터 온천까지”…쿠팡이 추천하는 ‘늦가을여행’
  • (자료=쿠팡)[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커머스기업 쿠팡이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지인들과 추억을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여행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쿠팡은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등산, 트래킹으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단풍 여행 기획전’을 실시한다.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강원도 설악산, 전라도 내장산, 경상도 봉황산 등 쿠팡이 엄선한 전국 20여개의 단풍 명소 관광 인기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또 지역별로 단풍 명소 인근에 있는 숙박 상품도 함께 소개해 고객들이 자유롭게 취향에 따라 여행을 계획하고 가을 단풍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대표상품인 ‘전라도 4색 단풍 명소 관광’은 단풍 터널이 유명한 내장산, 구름 다리 위 단풍 절경을 갖춘 대둔산, 단풍나무가 호위하는 천년고찰 선운사, 한국 아름다운 길100선에 선정된 백양사 등 전라도 지역의 인기 단풍 명소를 소개한다. 서울과 경기지역 중 원하는 버스 출발지를 선택해 이용하면 되며 가격은 2만1900원대 부터다.산을 오르내리는게 부담스럽다면 가볍게 트래킹하며 단풍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국에서 가장 긴 거리를 자랑하는 ‘아산 은행나무 가로수 길’과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청남대’를 하루 동안에 둘러볼 수 있는 ‘아산 은행나무길/청남대 단풍 트래킹’ 상품을 쿠팡에서는 2만6000원대의 저럼한 가격에 찾아 볼 수 있다.사랑하는 사람들과 빛축제를 감상하며 가을밤 낭만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쿠팡은 서울, 부산, 대구 등 유명 빛축제 인근 지역에 있는 숙박 상품을 한곳에 모아 놓은‘빛축제 인근 숙박 기획전’을 이달 말까지 선보인다.선선한 날씨를 즐기며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녹이며 피로를 푸는 것도 가을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다. 쿠팡에서는 일본, 중국, 홍콩, 대만의 인기 온천 명소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상품을 모아놓은 ‘해외 인기 온천 여행 기획전’을 22일까지 선보인다.김성익 쿠팡 서비스사업부장은 “최근 갑자기 추워진 날씨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늦가을을 즐기려고 여행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가족·연인·친구들과 함께 실속 있는 가을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11.07 I 강신우 기자
 늦가을 단풍에 가을을 떠나보내다
  • [굿바이! 가을③] 늦가을 단풍에 가을을 떠나보내다
  • 설악누리길(사진=한국관광공사)설악누리길(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설악누리길은 먼발치에서 달마봉이 솟은 설악산의 수려한 경관을 바라보고 설악산에서 자라는 식물이 한자리에 모인 설악산자생식물원을 연결한 산책로이다. 이 길은 산, 바다, 호수 어느 하나 빼놓을 곳 없이 아름다운 도시 속초에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설악누리길의 매력은 도심과 인접해 찾아가기 쉽고 설악산국립공원에서는 해발고도가 가장 낮아 늦가을에도 단풍을 만날 수 있다. 설악산국립공원과 속초시 마을 경계를 넘나들며 이어지는 길은 척산족욕공원에서 마무리되어 따듯한 온천수에 발을 담가 추위와 피로를 풀 수 있다.◇국민 관광도시, 속초강원도 속초는 국민 명산 설악산과 맑고 깨끗한 호수, 쭉 뻗은 동해안이 있어 청정한 이미지를 간직한 관광도시이다. 2017년에는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속초는 더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가 되었다. 속초는 설악산국립공원을 중심으로 관광단지가 개발된 이후 여름이면 동해안을 찾는 여행객이, 가을이면 설악산 단풍여행 겸 아바이마을, 청초호, 영랑호, 대포항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속초 여행은 특수를 맞는다. 속초의 복잡한 여행지 대신 한적한 여행지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설악누리길을 추천한다. 이 길은 소박하지만 먼발치에서 설악의 향기를 맡고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속초의 명소 척산족욕공원과 설악산자생식물원을 연결한 산책로이다.설악산누리길과 연결된 설악산자생식물원설악누리길은 설악을 마음껏 누리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설악산국립공원 경계와 마을을 오가는 길로 설악산 등산로와 달리 완만한 숲길로 이어져 가볍게 걸을 수 있다. 길은 총 5.9km로 척산족욕공원에서 출발해 설악산국립공원, 설악산자생식물원, 바람꽃마을, 종합운동장을 지나 다시 척산족욕공원으로 되돌아오는 원점 회귀코스로 설악자생식물원 구경과 족욕체험을 즐기면서 휴양 산책로로 제격이다. 설악누리길을 추천코스는 척산족욕공원에서 설악산국립공원, 설악산자생식물원을 왕복으로 걷는 코스이다.◇강원도 온천 1번지, 속초길이 시작되고 끝이 나는 척산족욕공원은 속초시의 대표적 온천 휴양지인 척산온천의 우수성을 홍보하고자 속초시에서 조성하고 마을주민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 족욕장의 온천수는 척산온천휴양촌에서 사업수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시키고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곳 척산(尺山)의 지명은 농사철에 마을 뒷산의 그림자의 길이를 보고 시간을 재었으므로 그 산을 척산이라 하였다고 한다. 척산 지역은 예로부터 고지도에 온천리라 기록되어 있다. 날개 다친 학이 온천수에 몸을 적셔 상처를 치료한 후 다시 날아갔다는 전설도 있다. 주민들에 의하면 땅에서 솟은 물은 겨울에도 얼지 않고 따뜻하여 마을 빨래터와 목욕도 할 수 있었던 곳이라 한다. 지금의 척산온천은 1972년 4월 지하 452m 지점에서 44.8℃의 온천수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돼 강원도 1호 온천이 되었다.◇척산온천휴양촌길은 척산족욕공원에서 징검다리를 건너 동해고속도로 교각 아래를 따라 이어지다가 마을 사이로 흐르는 작은 하천을 거슬러 올라간다. 하천 따라 동해고속도로 교각 아래를 지나면 설악산국립공원 내로 본격으로 숲길이 시작된다. 계곡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만든 징검다리를 건너면 설악누리길과 설악누리길 옛길 두 방향으로 설악누리길을 안내한다. 두 방향 모두 중간에 합류해 어느 쪽을 선택하든 설악산자생식물원으로 이어지지만 설악누리길 옛길로 향하는 것이 좋다. 걷기는 물론 풍광도 좋다. 탁 트인 갈대밭 사이로 난 길 앞으로는 설악산의 웅장한 능선과 그 뒤로 봉긋 솟은 달마봉의 환상적이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길은 갈대숲을 지나 나지막한 오름으로 이어진 숲길로 이어지다 다시 하나의 길로 합쳐진다. 이후 나지막한 내림과 평탄한 숲길이 이어지다 설악산자생식물원에 이른다.◇아직은 인기 없는 명소, 설악산자생식물원2012년에 개원한 설악산자생식물원은 속초에서는 이름난 곳은 아니다. 아직 입소문이 나지 않았을 뿐 이곳을 찾는다면 누구나 SNS에 인증샷을 남길만한 곳이다. 설악산자생식물원은 총 123종의 자생 및 희귀식물 5만 그루를 보유하는데, 멸종희귀식물을 보호하는 차원뿐만 아니라, 자연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의 면에서 의의가 깊다. 최근에는 생태학습장으로 알려지면서 방문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식물원은 암석원, 고사리원, 세 개의 야생화 단지로 테마를 구분해 안내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미로원도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도 고려해 재미를 가중시켰으며. 숲속탐방로는 설악누리길과 연계해 걸을 수 있어 설악누리길 숲길이 짧아 아쉬웠던 여행객에게는 위로가 되어준다.자생식물원 산책로설악누리길은 본래 설악산자생식물원 정문으로 나와 바람꽃마을로 이어지지만 숲길 걷기를 즐기는 여행객에게는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편이 좋다. 바람꽃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면서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이야기 나누기에 좋지만 포장된 주택가로 이어져 자연을 향유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던 설악누리길은 처음 출발했던 척산족욕공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이 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족욕으로 따듯한 온천수에 발만 담가도 추위와 피로가 싹 가신다. 한편, 척산족욕공원 주변에는 척산온천이 있어 지친 몸의 피로를 제대로 풀 수 있다.◇여행메모△코스경로=척산족욕공원 ~ 자생식물단지 (2.6km)~ 바람꽃마을(3.4km) ~ 종합운동장 (4.4km) ~ 척산족욕공원(6km)△코스경로 : 척산족욕공원~자생식물단지~바람꽃마을~종합운동장~척산족욕공원△거리 : 5.9km△소요시간 : 2시간△난이도 : 쉬움△문의 : 속초시 공원녹지과 033-639-2424
2017.11.05 I 강경록 기자
 강변을 걸으며 중후한 단풍에 빠지다
  • [굿바이! 가을①] 강변을 걸으며 중후한 단풍에 빠지다
  • 안동 호반나들이길(사진=한국관광공사)안동 호반나들이길(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안동호반나들이길은 월영교부터 법흥교까지 낙동강 가 산기슭에 난 2.14km 코스다. 안동호반나들이길의 시작지점은 월영교를 건너서 우회전해서 150m 정도 가면 나오는데, 월영교를 건너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월영교를 출발지점으로 봐야 한다. 길은 대부분 강가 산기슭에 놓인 데크로 되어 있다. 오르막 내리막 계단이 종종 나오지만 계단이 많지 않고 전체 구간이 짧기 때문에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월영교 건너편에 있는 석빙고와 선성현객사, 법흥교 건너편에 있는 임청각과 법흥사지칠층전탑 등 문화재를 함께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석빙고와 선성현객사출발지점인 월영교는 주민들과 함께 만든 다리다. 다리 이름을 짓는데 주민에게 이름을 공모했다. 322개의 이름이 출품됐고, 그중 월영교가 채택됐다. 이 주변에는 예로부터 달골, 엄달골 등 달과 관련된 이름이 붙은 마을이 있었다.월영교를 건너서 우회전해서 조금 가다보면 길 왼쪽에 석빙고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보물로 지정된 석빙고가 나오고 그 다음에 선성현객사가 있다.석빙고는 보물 제305호다. 원래는 도산면 동부리 산기슭에 있었는데 안동댐을 만들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이다. 예안군 읍지인‘선성지’에 현감 이매신이 조선 영조13년(1737)에 사재를 털어 석빙고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낙동강에서 잡히는 은어를 왕에게 진상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석빙고를 지나면 ‘월영대’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이 보인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2호다.월영대를 지나면 바로 선성현객사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9호인 선성현객사는 조선 숙종38년(1712)에 현감 김성유가 개수했다고 한다.◇낙동강 가 산기슭 길을 걷다안동호반나들이길을 걷기 전에 안동의 보물을 먼저 돌아봤다. 석빙고에서 계단을 내려와 본격적으로 안동호반나들이길을 걷기 시작한다.일기예보에 없는 먹구름이 안동댐을 덮었다. 그리고 서서히 낙동강을 따라 밀려온다. 먹구름에서 내리는 비가 안개처럼 뿌옇다. 물 알갱이가 공중에서 흩날리는 것 같다. 먹구름이 월영교 위 하늘을 지나 점점 낙동강이 흐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드디어 안동호반나들이길에도 비가 내린다. 숲이 젖고 젖은 숲에서 길로 빗물이 떨어진다. 비를 맞으며 걷는다. 멀리 단풍 물든 나무가 비에 젖는다. 비에 젖은 잎은 단풍의 색을 더 선명하게 발산한다. 강가에 선 나무들은 단풍으로 계절을 말하며 수런댄다. 지난 여름 뜨겁게 잘 살아냈다고, 그래서 이렇게 아름답게 빛날 수 있다고...물비린내 나는 강가 길을 걷는 동안 온 몸이 비에 다 젖었다. 젖을수록 빛나는 건 단풍 물든 잎새 만이 아니었다.◇임청각과 법흥사지칠층전탑도착지점인 법흥교 앞에 서서 강 건너편 산기슭에 있는 한옥 건물을 바라본다. 임청각과 안동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 그리고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이다. 법흥교를 건너면 건널목이 나온다. 건널목을 건너서 우회전해서 조금만 가다보면 굴다리가 나온다. 굴다리를 지나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임청각이다.임청각은 보물 제182호다. 중종10년(1515)에 형조좌랑을 지낸 고성 이씨 이명이 지은 집이다. 원래는 99칸 집이었는데 지금은 70여 칸만 남았다. 독립운동가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의 생가다. 그의 아들과 손자 등 삼대에 걸쳐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곳이다.임청각을 지나면 국가민속문화재 제185호인 안동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이 나온다. 안동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의 본채는 조선 숙종30년(1704)에 좌승지 이후식이 지었다.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 앞에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이 있다. 이 탑은 국보 제16호다. 탑의 높이가 16.8m다.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에 법흥사를 건립하면서 탑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법흥사의 모든 건물이 없어지고 이 탑만 남았다. 안동호반나들이길을 다 걷고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이 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으랴!◇여행메모△코스경로= 법흥교~월영교△거리 = 2㎞△소요시간= 30분△난이도= 보통△문의= 안동시 산림녹지과 054-840-6453
2017.11.05 I 강경록 기자
 늦가을 가볼만한 가을 트레킹 '명소 5'
  • [e주말] 늦가을 가볼만한 가을 트레킹 '명소 5'
  • 탄천자전거도로(사진=경기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경기도는 길과 관광명소를 연계한 ‘트레킹 관광명소’를 지난 6월부터 매달 5곳씩 엄선해 소개해오고 있다. 코스는 가장 걷기 좋은 시기에 맞춰 6월부터 12월까지 여행 작가를 통해 매월 5선씩 계절, 경관, 테마, 지역대표성 등을 고려해 선정하는 방식이다. 코스 주변의 역사ㆍ문화ㆍ생태 체험, 대표음식, 지역주민 선호 맛집 정보 등도 함께 소개한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늦가을 가볼만한 가을 트레킹 명소다. ◇탄천 가을을 달리다 ‘탄천저전거도로’= 탄천자전거도로는 성남과 용인의 접점에서 시작해서 서울시 경계까지 이어진다. 오리역 인근의 오리교에서 라이딩을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자전거도로가 보행로와 분리되어 모두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태평동물놀이장에서 대왕교 구간은 탁 트인 시원한 풍경이 일품인 곳으로, 억새군락이 가을정취를 더한다. 곳곳에 공원과 편의시설이 있어 천천히 즐기기 좋은 자전거 도로다. 용인자연휴양림(사진=경기관광공사)◇ 화려한 단풍 숲 산책 ‘용인자연휴양림’=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을 감상하며 걸어도 좋고, 숲 속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낭만적인 가을밤을 보내도 좋은 곳이다. 트레킹은 휴양림 매표소에서 고객지원센터 방향으로 시작한다. 휴양림을 한 바퀴 돌고 ‘치유의 숲’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길이 아닌 가을을 걷는 기분이다. 숲 해설, 산림치유, 목재문화 체험 등 용인자연휴양림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용인자연휴양림에는 야영장 바로 옆에 숲 놀이터가 있어 가족 캠핑에 좋다. 또한 기존 운영되던 주말 ‘일일방문 사전예약제’가 폐지되어 직장인들도 주말에 더욱 편리하게 휴양림을 이용 할 수 있다고양북한산누리길(사진=경기관광공사)◇ 북한산을 품고 걷는 명품길 고향누리길 1코스= 수도에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나라는 흔치 않다. 국립공원 안의 화강암 바위 봉우리들이 불끈불끈 솟아 있는 북한산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명품 산이다. 북한산누리길 시작 지점은 북한산성입구 교차로다. 전체적으로 북한산둘레길과 겹쳐 있는 누리길은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좌측 나무 다리인 둘레교를 건너야한다. 우측 코스는 북한산성으로 오르는 길이다. 둘레교를 들어서면 원효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동이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도로와 만나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산으로 접어들며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삼남길 독산성길(사진=경기관광공사)◇ 가을 단풍 산책 ‘삼남길 제7길 독산성길 ’= 트레킹 시작점인 세마교에서 독산성까지 구간은 오르막의 연속이다. 특히 독산성 입구에서 보적사까지가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숲이 우거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걸을 만하다. 보적사에 오르면 우선 탁 트인 전망이 압권이다. 멀리 화성 동탄신도시와 수원시내 등 주변 도시의 풍경이 넓게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흘린 땀을 보상받는 멋진 풍경이다. 아담한 경내와 성곽을 돌아보고 내려오면 세마대산림욕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오산 고인돌공원까지는 야트막한 고개 하나만 넘으면 되는 트레일이다. 산림욕장에서 숨 고르고 고인돌공원까지 가볍게 둘러본다면 단풍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안산페달로자전거길(사진=경기관광공사)◇ 도심의 생태천을 달리는‘안산 페달로 자전거길’= 페달로는 안산시의 공공자전거 시스템을 일컫는 말이다. 누구든, 언제든 무인대여시스템을 이용해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페달로 자전거길’은 딱히 정해진 일정은 없고 페달로’홈페이지(http://www.pedalro.kr)에 안내된 다양한 코스들을 즐기면 된다. 그 중에서도 화정천과 안산천을 잇는 코스는 자전거 전용도로라 인기가 많다. 화정천 좌우에는 느티나무가 가로수로 심겨져 있어 이맘때면 울긋불긋한 옷으로 갈아입은 길이 운치를 더하는 코스다.
2017.11.04 I 강경록 기자
 세종호수공원에 가을빛 내리다
  • [도심단풍길③] 세종호수공원에 가을빛 내리다
  • 가을빛 내린 세종호수공원(사진=한국관광공사)가을빛 내린 세종호수공원(사잔=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을이 날마다 한 걸음씩 깊어간다. 바람은 살랑거리고 햇빛은 부드럽게 몸을 감싼다. 단풍 구경을 하러 산으로 갈까 하고 생각했다가도 아이들과 부모님이 걸려 슬그머니 내려놓는다. 가족들과 함께 가을빛을 즐겨보려면 어디가 좋을까? 그럴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이 호수공원이다. 나무, 꽃, 물, 툭 트인 풍경 그리고 무엇보다 평탄한 길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 7월 1일 출범한 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에 세종호수공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인공호수공원이라고 하는데 일산호수공원보다 10% 정도 더 크다고 한다. 세종호수공원에는 당연히 걷기 좋고 산책하기에 좋은 길도 있다. 가을빛 좋은 날 부모님 모시고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서보자.◇새내기 호수공원2012년 7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했다. 충남 연기군과 공주의 일부지역 그리고 충북 청원의 일부 지역을 합해 만든 새내기 도시다. 다음해 5월에는 세종호수공원의 문이 열린다. 총 면적은 약 70만㎡, 21만여 평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의 인공호수공원이다. 수상무대섬, 축제섬, 물놀이섬, 물꽃섬, 습지섬 등 다섯 개 테마로 이루어져 있고, 연장거리 8.8km의 산책로와 4.7km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세종호수공원은 ‘2017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았다.외지 사람이 세종호수공원을 즐기려면 세종호수공원 중앙광장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세종호수공원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고 대중교통으로 가는 경우나 차를 가져가는 경우 모두 접근이 쉽기 때문이다.세종호수공원 중앙광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위쪽에 호수공원 안내판이 있다. 찬찬히 읽어본 뒤에 계단 위에서 호수공원을 쓱 둘러본다. 넓다. 한 바퀴 돌아오는 순환형 길이라서 어느 쪽으로 갈까 잠깐 고민하다가 오른쪽 시계 반대방향으로 걷는다. 세종시 중심부에 있는 공원이라서 근처 사는 주민들이 많이 찾나보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도, 걷는 사람도, 뛰는 사람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모두 저마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이 가을을 즐기고 있다.호숫가를 걸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잘 가꾸어진 공원이고 나무 한 그루, 꽃 한 포기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한데 무엇인가 부족해 보인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가 몇 걸음 안 걷고서 이유를 알았다. 바로 세월이었다. 이제 문을 연지 4년 된 곳이라서 나무들의 나이가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그만큼 빈 구석이 보인 것이었다.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고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겠다.◇세종호수공원의 가을아직은 나이 어린 병아리 공원이지만 공원 전체에 가을이 가득 담겼다. 호숫가 가까운 물속에는 이제 제 할 일을 다 마친 연잎들이 갈잎으로 변해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고, 길가의 은행나무 이파리도 노랗게 변할 채비를 하고 있다. 깊은 산에서 자라는 나무인 복자기는 때깔 고운 붉은 잎을 자랑하고 있고, 봄철 탐스런 하얀 꽃을 가득 피웠을 이팝나무도 노란 잎으로 갈아입었다. 수변전통공원에 있는 팔각정자로 오른다. 남북으로 긴 세종호수공원이 한 프레임으로 잡힌다. 호수 뒤쪽으로 보이는 산은 오른쪽이 전월산일 것이고 왼쪽의 앞쪽 산은 오산 그리고 뒤쪽으로 봉우리가 보이는 산은 산악자전거의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원수산이겠다.팔각정을 내려와 다리를 건너면 다시 호수공원이 시작된다. 다리를 다 건너서 찻길 너머로 보이는 주차장이 세종호수공원 제1주차장이다. 무성한 수크령 아래로 데크가 놓였다. 세종호수공원의 다섯 개 테마 섬 중 하나인 물꽃섬이다.수크령은 생긴 모습이 강아지풀과 비슷해서 혼동을 하기도 하는데 두 식물은 같은 벼과 식물이지만 강아지풀은 한해살이풀이고 수크령은 여러해살이풀이다. 또 강아지풀보다 수크령이 좀 더 크다. 수크령은 ‘숫그령’ 즉 ‘남자 그령’ 이라는 뜻이다. 암꽃과 수꽃이 있어서 암그령, 숫그령으로 부르는 것은 아니고 암그령에 해당하는 ‘그령’ 보다 훨씬 억세고 힘이 있어 보이고 이삭의 모양이 남성스러워서 숫그령(수크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물놀이섬으로 가는 길에서 야생초화원을 만났다. 꽃밭 한 가득 핀 꽃들이 세월을 잊은 듯 곱다. 수상무대섬으로 건너가는 다리 앞 광장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2015년 10월 세종시의 뜻있는 분들이 성금을 모아 세웠다고 한다. 먹먹한 마음으로 설명문을 읽는다.호숫가에 나지막한 구릉이 있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곳인데 이름값을 하는 곳이다. 메고 있던 배낭을 풀어 놓고 언덕 위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는다. ◇여행메모△코스경로 : 세종호수공원 중앙광장~수변전통공원~남쪽관리센터~습지섬~세종호수공원 중앙광장△거리 : 3.6㎞△소요시간 : 1시간 15분△난이도 : 아주 쉬움
2017.11.04 I 강경록 기자
  • [가을속으로②] 고추장보다 빨간 단풍에 빠지다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고추장의 고을이라서 그럴까? 순창의 가을은 곱디고운 고추장 빛깔로 물든다. 새빨간 단풍이 유혹하는 강천산은 평탄한 산책로를 따라 가을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어 아이들이나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제격이다.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도 편해 누구나 눈부신 단풍 숲을 즐기기 좋다. ◇수려한 산세와 단풍이 아름다운 ‘강천산’강천산군립공원 매표소를 지나면 시원한 공기에 절로 심호흡을 하게 된다. 청량한 공기에 폐 속 구석구석이 깨끗해지는 기분이다. 용이 꼬리치듯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용천산이라 부르던 강천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단풍이 아름답다. 단풍 여행은 산 위로 올라갈 것 없이 매표소에서 병풍폭포, 강천사, 현수교(구름다리), 구장군폭포까지 갔다 오면 충분하다. 왕복 5km, 2시간 정도 걸리는 맨발산책로 코스다. 매표소를 지나 첫 포인트는 절벽에서 시원스레 쏟아지는 병풍폭포다. 높이 40m에 물줄기 폭 15m로, 인공 폭포지만 물줄기와 절벽이 산수화처럼 어우러진다. 폭포 아래 공간에서 삼삼오오 쉬는 사람들이 많다. 병풍폭포를 지나 좀 더 걸으면 자그마한 사찰이 보인다. 고창 선운사의 말사로, 도선국사가 창건한 강천사다. 대웅전 앞뜰의 오층석탑은 고려 시대에 조성한 것인데, 한국전쟁 때 사찰 건물이 전소되면서 탑 일부가 부서진 흔적이 있다. 절 앞 돌다리를 건너면 삼인대가 나온다. 순창군수 충암 김정, 담양부사 눌재 박상, 무안현감 석헌 류옥이 폐비 신씨 복위를 청원하는 상소를 올리기로 맹세한 장소다. 강천사 근처에 수령 300년 된 모과나무가 있으니 찾아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데, 지금도 가지마다 모과를 주렁주렁 매단 모습이 위풍당당하다.강천사를 지나면서부터 단풍나무가 점점 더 많아진다. 잎이 아기 손바닥처럼 작아 흔히 애기단풍으로 부르는 단풍나무가 주를 이룬다. 타오르듯 새빨간 단풍잎이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보기 좋다. 이제 곧 강천산의 명물 현수교가 보이는 지점이다. 절을 지나 첫 번째 나오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오른편에 현수교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다. 여기서 현수교 쪽으로 올라가도 좋고, 구장군폭포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현수교를 건너도 좋다. 하이라이트인 현수교는 남겨두고 구장군폭포부터 보기로 한다. 고개를 젖혀 현수교를 올려다보면 그 높이가 아찔하다. 색색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현수교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구장군폭포다. 병풍폭포와 마찬가지로 인공 폭포인데, 1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자연스러워 원래 있던 폭포 같다. 팔각정과 벤치 등 쉴 자리가 많고, 폭포가 잘 보이는 곳에 데크를 만들어 사진 찍기도 좋다. 여기서 더 가면 비룡폭포, 연대암터를 지나 담양과 경계에 자리한 금성산성에 올라설 수 있다.드디어 현수교로 향한다. 폭포 아래쪽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에 현수교와 전망대 이정표가 보인다. 나무 계단이 제법 가파르지만 금세 현수교 입구에 이른다. 현수교로 이어진 철제 계단은 좁고 경사가 심하니 조심할 것. 지상 50m 지점에 놓은 길이 75m 현수교는 강천산의 상징이다. 빨강과 주황을 예쁘게 섞은 단풍 색깔이라 가을에 잘 어울리고, 겨울에는 눈 덮인 산에서 유독 도드라진다. 흔들림이 심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움직일 때마다 심장이 짜릿짜릿하다. 강천산 최고봉인 왕자봉(583.7m)으로 가려면 현수교에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구장군폭포까지 걷고 현수교를 건넜으니,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단풍 산행으로 충분하다. 강천산 입구에 맛있는 식당이 많아 요기하기 좋다. 순창발효커피를 선보이는 ‘모두베리카페’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로컬 카페다. 생두에 몇 가지 미생물을 주입한 뒤 로스팅한 원두를 그 자리에서 갈아 내려주는데, 구수하고 순한 맛이 특징이다.◇빨간 고추장이 유명한 ‘순창’강천산에서 나와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로 이동하는 중에 메타세쿼이아길을 만난다. 차를 세우고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몇 군데 있다. 10월 하순부터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메타세쿼이아는 11월이면 갈색으로 짙어졌다가 바람에 우수수 날려 운치 있다. 메타세쿼이아길 중간쯤 구룡교차로에서 월곡 방향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지난달에 개장한 순창군승마장이다. 군민이 정기적으로 승마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객을 위한 체험 승마도 운영한다.강천산과 함께 순창 여행의 투톱이라 할 만한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은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류에 대해서 배우고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순창군에서 운영하는 순창장류체험관은 물론 개별 판매장에서도 고추장 담그기 체험을 진행한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한 발효소스토굴은 2016년 5월에 개장해 요즘 한창 뜨는 곳이다. 다양한 전통 장류와 함께 전 세계의 소스를 전시하고, 발효에 최적화된 토굴에서 장류를 숙성시킨다. 미생물의 활동으로 장이 발효되고 맛이 깊어지는 과정을 미디어 아트로 게임 하듯 배울 수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흥미로운 트릭 아트와 한지등으로 재현한 고추장 진상 행렬, 항아리가 들어찬 토굴 등 볼거리도 많다. 입구에서 순창발효커피를 저렴한 값에 판매한다. 최근 1~2년 사이 순창 읍내에 ‘금산여관’ ‘방랑싸롱’ ‘일우당’ ‘순창농부의부엌’ 등이 생기면서 이곳을 찾는 젊은 여행자가 늘고 있다. 여행자끼리 소통하고,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지며,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읍내 골목을 거니는 느긋한 여행을 즐긴다. 아이들을 동반한 30~40대는 향가유원지가 좋다.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에서 캠핑하고, 향가터널과 향가목교를 거닐며 섬진강의 하루를 만끽한다. 향가터널과 향가목교 위로 섬진강자전거길이 지나, 주말이면 라이더도 많다. 향가목교는 사람과 자전거를 위한 다리다. 중간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해 섬진강을 감상하기 좋다. 해가 지면 무지갯빛 조명이 들어와 환상적이다. 섬진강 상류에 속하는 동계면 장군목유원지는 오랜 세월 물이 빚은 바위 조각이 마치 예술품 같다. 남자의 식스 팩처럼 울룩불룩한 바위, 여인의 엉덩이처럼 펑퍼짐한 바위, 원통으로 깊이 파인 요강바위…. 바위에 부딪힌 물길이 구불구불 흘러가는 것을 보노라면 시간조차 느리게 가는 듯하다. 장군목유원지 역시 섬진강자전거길 구간이다. 순창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은 단풍, 섬진강, 고추장, 로컬 푸드와 지역 문화를 고루 만나고 체험하는 휴식 같은 여행이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강천산→강천산 메타세쿼이아길→발효소스토굴→방랑싸롱→향가유원지 △1박 2일 여행 코스= 강천산→강천산 메타세쿼이아길→순창군승마장→발효소스토굴→장순창장류박물관, 순창옹기체험관→향가유원지→(숙박)→순창농부의부엌→방랑싸롱→예향천리마실길→장군목유원지△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전주 IC→반월교차로→국도26호선→조촌교차로→번영로→대흥교차로→호남로→구이교차로→국도27호선→장암교차로→회문산로→구림로→월정삼거리→강천로→강천사입구삼거리→강천산길→강천산· 광주대구고속도로 순창 IC→순창로→장류로→강천로→강천사입구삼거리→강천산길→강천산△먹을곳= 순창농부의부엌063-653-4677)에서는 산야초비빔밥·천연효모빵이, 2대째순대(063-653-0456)에서는 전통 순대가, 순흥즉석순두부가든(063-652-3636)에서는 순두부백반이, 강천풍경식당(063-652-2620)에서는 산채비빔밥이, 연다라전통순대063-653-3432)에서는 전통 순대가 유명하다.△주변 볼거리= 금산여관, 훈몽재 유지, 전라북도산림박물관, 귀래정, 녹두장군 전봉준관, 회문산자연휴양림, 예향천리마실길 등
2017.10.29 I 강경록 기자
 속세 넘어 왕이 거닐던 길을 따라 걷다
  • [가을속으로①] 속세 넘어 왕이 거닐던 길을 따라 걷다
  • 단풍이 흐르는 계곡복천암 전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속리산은 고운 최치원의 ‘산은 사람을 떠나지 않는데 사람이 산을 떠나는구나(山非離俗 俗離山)’라는 시가 전해오는 명산이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속리산은 우리 땅의 큰 산줄기 13개 가운데 한남금북정맥이 가지를 뻗어 내리고, 한강과 금강, 낙동강 물길이 나뉘는 분수령이다. 산세는 한마디로 기골이 장대하다. 최고봉 천왕봉, 문장대, 입석대 등 장대한 바위가 솟구쳤다. 험준한 산세가 품은 유순한 길이 ‘세조길’이다.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요양 차 복천암으로 온 역사적 사실에 착안하여 붙인 이름이다. 현재 법주사 매표소부터 세심정 갈림길까지 이어진다. 세조길 탐방은 속리산 오리숲길과 세조길을 함께 걷고, 이어 복천암과 비로산장을 둘러보는 게 좋다. 1단풍이 물든 세조길◇가을의 붓질 그린 ‘속리산의 가을’서늘한 공기에 잠이 깼다. 청아한 새소리와 진한 나무 향이 텐트 속으로 밀려온다. 아침부터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듣기 좋다. 간밤에 속리산사내리캠핑장에서 묵었다. 속리산 오리숲길 옆에 자리한 캠핑장으로, 사이트가 널찍하고 숲이 좋아 가족 캠퍼들이 많이 찾는다. 캠핑장의 아침은 여유 있고 평화롭다. 그 분위기에 젖어 느긋하게 아침을 지어 먹고 길을 나선다.캠핑장에서 나와 속리산 오리숲길을 걷는다. 속리산버스터미널부터 법주사까지 가는 이 길은 10리(4km)가 안 되고 5리(2km)만 이어진다고 해서 오리숲길이다. 먼저 밑동 굵은 소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이 나온다. 자유롭게 가지를 뻗어 곡선을 그리는 소나무가 성스럽게 느껴진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되도록 천천히 걷는다. 법주사 매표소를 지나면 ‘세조길 자연관찰로’ 안내판이 반긴다. 여기부터 세조길이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속리산 오리숲길에 가을의 붓질이 시작됐다. 초록 잎사귀 일부는 울긋불긋 단풍이 들었다. 초록과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에 설렌다. 속리산 오리숲길 종착점에 법주사가 있다. 관음봉, 문장대, 천왕봉 등 속리산 주봉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속리산 최고의 명당이다. 법주사는 553년(진흥왕 14)에 의신이 창건했고, 776년(혜공왕 12)에 진표와 그의 제자들에 의해 미륵 신앙의 중심 도량으로 바뀌었다. ‘호서 지방 제일 가람’이란 별칭처럼 법주사 경내와 암자에는 국보 3점, 보물 12점, 시도유형문화재 22점 등 문화재가 많다.법주사 일주문경내로 들어서 금강문과 천왕문을 지나면 보은 법주사 팔상전(국보 55호)을 만난다. 5층 건물인 팔상전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목탑이다. 팔상전이라는 이름은 팔상도를 모신 건물이라는 뜻이다. 팔상도는 부처님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표현한 그림이다. 부처가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모습, 룸비니에서 탄생하는 모습, 세상을 관찰하는 모습, 성을 넘어 출가하는 모습, 설산에서 수도하는 모습, 보리수 아래서 마귀의 항복을 받는 모습, 녹야원에서 첫 설법을 하는 모습, 열반에 드는 모습이다. 그중 열반에 드는 모습이 무척 편안해 보여 한참을 쳐다본다. 이어 팔상전 뒤의 쌍사자 석등(국보 5호)을 감상하고, 법주사의 중심 법당인 2층 대웅보전(보물 915호)에서 부처님께 인사를 올린다. 법주사 경내에는 원통보전, 석연지, 철당간, 무쇠 솥, 마애여래의좌상 등 유물이 많으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둘러보자. 법주사에서 나와 다시 세조길을 걷는다. 세조길과 나란한 도로는 예부터 있던 길이다. 주말이면 등산객과 부속 암자를 찾는 차량이 뒤엉켜서 혼잡했는데, 속리산국립공원이 세조길을 연 덕분에 호젓한 숲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길은 계곡을 막으며 생긴 널찍한 저수지 옆을 따른다. 저수지 안에 가을 하늘이 잠겼고, 물고기가 살랑거린다. 휴게소를 지나면 계곡을 따라 데크가 이어진다. 수량이 적어도 물소리가 제법 크다. 계곡으로 크고 작은 바위가 있는 까닭이다. 귀를 열고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물소리가 번뇌와 망상을 씻어주는 느낌이다. 이윽고 도착한 목욕소. 세조가 이곳에서 목욕하다가 월광태자를 만나 피부병이 깨끗하게 나았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목욕소를 지나 세심정 입구에서 세조길이 끝난다. 그 지점부터 세조길 연장 공사가 한창이다. 세조길 종착점은 세조가 다녀간 복천암으로 하는 것이 좋다. 세심정휴게소를 거쳐 이뭣고다리를 건너면 복천암으로 들어선다. 복천암은 세조가 마음의 병을 고친 곳으로 알려졌다. 사흘 동안 기도하고 신미대사의 설법을 들은 뒤 복천(福泉)을 마시고 병이 나았다고 한다. 복천을 마셔본다. 달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왠지 복 받을 거 같아 벌컥벌컥 들이켠다. 비로산장 아래 산길◇속리산의 숨은 보물 ‘문장대, 비로산장’이후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내처 문장대에 오른다. 좀 더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복천암 입구 오른쪽으로 난 데크를 따라 올라가자. 이정표도 없는 이 길이 복천암의 숨은 보물이다. 설렁설렁 이어진 오솔길을 10분쯤 오르면 고갯마루에 이르는데, 여기에 신미대사와 그의 제자 수암화상의 승탑이 있다. 승탑 뒤 소나무 사이로 속리산의 우람한 바위 능선이 보인다. 승탑에서 내려오면 속리산의 숨은 명소 비로산장이 나온다. 계곡을 낀 산장은 주변으로 큰 바위와 나무가 어우러져 분위기가 그만이다. 고 김태환 씨가 지은 개인 산장으로, 52년 역사를 자랑한다. 지금은 대를 이어 가족이 운영한다. 산장 마당에 들어서면 녹차를 건네며 쉼터를 제공한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산장을 바라보는 맛이 그윽하다. 계곡 물소리 벗 삼아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난다. 속리산을 떠나 들러볼 만한 곳은 성족리에 자리한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이다. 보은은 동학농민군이 최후를 맞은 곳이다. 1894년 12월 공원 근처 북실마을 일대에서 전투가 벌어졌는데, 이때 동학군 약 2500명이 사살되면서 동학농민운동은 막을 내린다. 통곡의계단을 올라 동학농민혁명군위령탑에 묵념을 올리는 것으로 보은 여행을 마무리한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의 통곡의벽◇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속리산 오리숲길→법주사→세조길→복천암→비로산장→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1박 2일 여행 코스= 속리산 오리숲길→법주사→속리산사내리캠핑장→(숙박)속리산 오리숲길→세조길→복천암→비로산장→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가는길=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 IC→상장교차로→장안로→속리산국립공원 주차장△먹을곳= 이호정(043-543-3734)에서는 산채정식·버섯전골, 문장대식당(문장대토속음식,043-543-3655)에서는 버섯전골, 영남식당(043-543-3924)에서는 대추한정식,, 신라식당(043-544-2869)에서는 북어찌개가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보은 삼년산성, 보은 우당 고택(선병국가옥), 오장환문학관 등
2017.10.29 I 강경록 기자
 어머니 마음 찾아 떠나는 여행, 강릉 노추산
  • [만추여행③] 어머니 마음 찾아 떠나는 여행, 강릉 노추산
  • 가을을 만끽하며 모정탑길을 산책하고 있는 가족(사진=강릉시청)노추산 정상에서 본 풍경빨간 단풍과 어우러진 모정탑(사진=강릉시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해가 짧아지고 있다. 가을을 마음껏 누리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오는 건 아닌지 조바심이 앞선다. 급한 마음을 다독이고 강릉 노추산으로 향하자. 형형색색 단풍과 하늘하늘 떨어지는 낙엽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노추산은 북적이지 않아 고즈넉한 가을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지극정성으로 탑 3000여 기를 쌓은 이야기도 담겨 있어, 사색의 계절과 잘 어울린다. ◇설총과 율곡 이이가 학문을 닦은 곳 ‘노추산’노추산은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 여량면 사이에 있다. 태백산 줄기에 자리한 노추산은 동쪽 사달산을 비롯해 서쪽 상원산, 남동쪽 덕우산, 북쪽 조고봉 등 사방이 산으로 연결된다. 노나라 대표 인물인 공자와 추나라 대표 인물인 맹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추산이라 했다. 설총과 율곡 이이가 학문을 닦은 곳으로, 산 아래 율곡 선생 구도장원비(九度壯元碑)가 있다. 아홉 번 장원급제 한 율곡이 이곳에서 수학할 때 남긴 비석이다. 비문은 희미하지만 율곡 선생의 기운을 받기 위한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노추산이 특별한 이유 중에 모정탑이 있다. 차옥순 씨가 1986년부터 2011년까지 쌓은 탑으로, 3000여 기에 달한다. 차씨는 강릉에 시집와 슬하에 4남매를 두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두 아들을 잃었다. 이후 남편이 병으로 고생하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중,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계곡에 돌탑 3000기를 쌓으면 우환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차씨는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자락에 돌탑을 쌓기 시작했고, 25년간 돌탑 3000여 기를 올렸다.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지극한 마음과 열정이 만든 기적 같은 일이다. 노추산에 가려면 구불구불 이어진 지방도410호선을 달린다. 모정탑에 갈 때는 강릉노추산힐링캠프를 찾는 것이 쉽다. 캠핑장을 지나면 키 큰 금강소나무 길이 열린다. 낙엽이 뒹구는 오솔길을 따라 무릎 높이 돌탑이 줄줄이 보인다. 차옥순 씨의 정성에 감복한 대기리 주민이 올린 탑과 여행자가 오가며 쌓은 탑이 어우러졌다. 발길을 멈춰 이름 없는 돌탑에 소원을 담아 돌 하나 얹어본다. 마을사람들이 정성을 모아 쌓은 돌탑◇어미의 정성으로 쌓은 ‘모정탑’나무다리가 보이면 모정탑길이 시작된다. 어른 키만 한 돌탑이 늘어섰다. 탑을 쌓으며 마음을 모은 차씨를 생각하니 애절하다. 1km쯤 걸어가니 돌탑 수십 기가 나타난다. 계곡을 가운데 두고 거대한 작품처럼 돌탑이 펼쳐진다. 애절함이 놀라움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돌탑 하나 올리기도 어려운데, 이 많은 탑을 쌓다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한쪽에 차씨가 돌탑 쌓을 때 기거한 움막도 있다.노추산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모정탑에서 노추산 이정표를 따라 오른다. 이곳에서 노추산 정상까지 5km. 사방이 단풍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길이다. 곳곳에서 만난 다람쥐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울창한 숲과 깨끗한 계곡이 이어진다. 청량한 공기에 세포 구석구석 가을이 느껴진다. 이정표가 적지만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길이 한 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위로 갈수록 경사가 가파르다. 급경사를 오르다 보면 시야가 확 트이며 정상이 나타난다. ‘해발 1322m 노추산’이라고 새겨진 정상 푯돌이 반갑게 맞는다. 치마폭처럼 겹겹이 이어진 산이 황홀한 전망을 선사한다.노추산은 2017년 10월 개통한 ‘올림픽아리바우길’ 3코스에 속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개최 도시인 강릉과 평창, 정선을 잇는 트레킹 코스로, 평창올림픽과 정선아리랑, 강릉바우길을 합친 이름이다. 정선오일장에서 경포해변까지 9개 코스 131.7km에 이르는 역사 문화 생태 탐방로다. 구름도 쉬어가는 곳 안반데기의 모습◇산과 바다를 품은 강릉노추산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가볼 곳은 안반데기다. 마을 이름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받침 ‘안반’과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하는 ‘덕’이 합쳐진 것이다. 이름만큼 풍광도 독특하다. 해발 1100m 고지에 대단위 경작지가 펼쳐진다. 구름이 손에 잡힐 듯하고, 바람은 거세다.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느낌을 더한다. 아름다운 풍광 뒤에는 돌투성이 비탈길을 맨손으로 일군 역사가 있다. 과거 피란민이 화전을 일군 곳이다. 멍에전망대에 서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밭에서 나온 돌로 만든 전망대로, 화전민의 애환이 담겼다. 안반데기에서 내려와 강릉 시내 쪽으로 가면 커피 향이 풍기는 박물관이 있다. 커피는 강릉의 대표 아이콘. 커피커퍼커피박물관은 초기부터 1900년대까지 커피 추출 도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커피 유물을 전시한다. 동서양의 커피 역사와 문화를 둘러보고 커피를 즐기면, 마음이 한없이 여유로워진다. 출출해질 즈음 왕산면 성산먹거리촌으로 향한다. 강릉의 향토 음식 대구머리찜이 이곳의 명물이다. 대구 대가리와 콩나물, 감자, 버섯 등 채소를 찐 요리로, 매콤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매력이다. 성산먹거리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대관령자연휴양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조성된 휴양림으로, 소나무 숲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수령 50~200년 된 소나무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숯가마터와 숲속수련장 등 체험 학습 공간이 마련되었다. 고즈넉한 보현사대관령자연휴양림 근처에는 대관령박물관과 보현사가 있다. 고인돌 모양으로 지은 대관령박물관은 6개 전시실(청룡방, 백호방, 현무방, 주작방, 우리방, 토기방)에 청동기시대부터 근세까지 유물 2000여 점을 전시한다. 동자상을 비롯한 석물이 있는 야외전시장도 놓치면 안 된다. 보현사는 대관령박물관에서 약 7km 거리에 있다. 긴 세월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준 역사적인 사찰로, 650년 자장율사가 세웠다. 경내에 낭원대사의 사리탑인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보물 191호)과 낭원대사탑비(보물 192호)가 있다. 여유가 있다면 강릉솔향수목원에도 들러보자. 금강소나무 원시림을 간직한 칠성산 자락에 위치해, 맑디맑은 소나무 향이 가득하다. 비비추원과 암석원, 수국원 등 23개 테마로 꾸몄다.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고즈넉한 가을이야말로 이곳의 진면목을 즐기기에 좋다. 편안한 나무 데크를 따라 소나무가 우거진 천년숨결치유의길을 걷다 보면, 허전함이 사라지고 새 기운이 차오른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노추산 트레킹 / 노추산 모정탑길→노추산 트레킹→안반데기→커피커퍼커피박물관, 대관령 힐링 여행 / 대관령자연휴양림→대관령박물관→보현사→성산먹거리촌→강릉솔향수목원 △1박 2일 여행 코스= 노추산 모정탑길→노추산 트레킹→안반데기→커피커퍼커피박물관→(숙박)→대관령자연휴양림→대관령박물관→보현사→성산먹거리촌→강릉솔향수목원 △가는길= 광주원주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대관령 IC→경강로→올림픽로→노추산로→노추산 모정탑길△먹을곳= 원조옛카네이션(033-641-9700)에서는 대구머리찜, 서지초가뜰(033-646-4430)에서는 못밥, 소나무집초당순두부(033-651-1356)에서는 순두부, 만선감자옹심이(033-653-1851)에서는 감자옹심이가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강릉 오죽헌, 강릉 선교장, 하슬라아트월드, 안목해변, 정동진 등
2017.10.28 I 강경록 기자
 낙엽 따라 걷는 자연사 시간 여행
  • [만추여행②] 낙엽 따라 걷는 자연사 시간 여행
  •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명성산억새밭한탄강벼룻길 부소천 협곡의 구름다리한탄강벼룻길 비둘기낭 폭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혹, 아시는지. 한반도에 용암대지가 수십만년 강물에 깍이면서 형성된 혐무암 협곡이 있다는 사실을. 지금은 북녘 땅인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에서 거대한 화산이 폭발했다. 이때 솟아오른 것은 물처럼 점성이 낮은 현무암질용암. 오리산에서 시작한 용암은 한탄강을 따라 흐르고 흘러 철원과 포천, 연천을 지나 파주까지 이르렀다. 강물과 만난 용암은 빠르게 식어 육각형 연필심 모양 주상절리가 되었는데, 그 틈으로 다시 강물이 흐르면서 바위를 조금씩 깎아 거대한 현무암 협곡을 만든 것이다. ◇국가지질공원 ‘한탄강 협곡 지대’명성산 등산로는 가을로 가득하다용암대지가 협곡으로 변하는 데 걸린 시간은 자그마치 수십만 년. 그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포천시와 연천군 일대의 한탄강 협곡 지대는 2015년 국가지질공원이 되었고, 독특한 자연과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문화를 엮는 지질트레일이 조성 중이다. 모두 4개 코스로 구성된 지질트레일은 현재 1코스가 개통했다. 2코스는 공사 중이고 3·4코스는 일부 구간 통행이 가능한데, 포천시는 2019년까지 총 30km에 이르는 지질트레일을 완성할 계획이다. 부소천협곡에서 비둘기낭폭포까지 이어지는 1코스는 ‘한탄강벼룻길’. 벼룻길은 강이나 바닷가로 통하는 벼랑길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길은 이름처럼 한탄강 옆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폭포와 협곡, 마을을 잇는다. 한탄강벼룻길은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지만, 늦가을 푸른 하늘 아래 낙엽을 밟으며 걷는 맛이 각별하다. 벼룻길의 공식 시작점인 부소천협곡 대신 비둘기낭폭포에서 출발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비둘기낭폭포가 편리하기 때문이다. 짙푸른 비둘기낭폭포 아래 소에도 낙엽이 수북하다. 안내판에는 〈추노〉부터 〈늑대소년〉까지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 포스터가 줄줄이 붙었다. 높이 30m가 넘는 현무암 주상절리 협곡 아래 거대한 동굴을 품은 비둘기낭폭포는 신비한 풍경 덕분에 촬영 명소가 되었다. 가만, 현무암이라면 제주도를 상징하는 검고 구멍 숭숭 뚫린 돌 아닌가? 그런데 비둘기낭폭포 주변의 주상절리는 검붉은 색에 구멍도 없다. 현무암은 땅 위로 나온 용암이 급속도로 식으며 생기는 돌이다. 부글거리는 용암 속에 있던 가스가 빠져나오면 급격히 굳으며 생긴 것이 구멍 뚫린 현무암이다. 그러나 한탄강 현무암이 제주도보다 여유 있게 굳은 셈이다. 풍화 과정에 돌 속의 철분이 산화되면 붉은색이 더해진다. 용암과 물, 바람이 만들어낸 비둘기낭폭포는 살아 있는 지질학 교과서다. 비둘기낭폭포에서 출발한 길은 멍우리협곡으로 이어진다. 멍우리는 ‘멍’과 ‘을리’가 합쳐진 이름이다. 멍은 ‘온몸이 황금빛 털로 덮인 수달’을 뜻하고, 을리는 ‘강물이 새을(乙) 자처럼 흐른다’는 의미라고.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황금빛 협곡이 굽이치는 강물을 따라 4km 넘게 뻗었다. 협곡 위로 난 길은 전망대를 지나 숲으로, 캠핑장으로, 한적한 마을로 통한다. 길 중간쯤에 커피나 음료수를 파는 매점이 있다. 다시 숲과 절벽, 마을을 지나면 부소천협곡에 이른다. 멍우리협곡보다 규모는 작지만 절벽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그림 같은 풍경을 선물한다. 다리 하나를 더 건너니 한탄강벼룻길의 공식 출발점이 나타난다. 비둘기낭폭포에서 여기까지 6.2km, 약 1시간 30분 걸린다. 비둘기낭폭포에 차를 두고 왔다면 되짚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40분쯤 더 걸어 운천시외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탄다. 버려진 채석장을 이용해 인공협곡을 만든 포천아트밸리◇산정호수 등 포천의 다양한 볼거리포천에는 다른 볼거리도 많다. 비둘기낭폭포에서 차로 25분쯤 걸리는 산정호수는 연간 150만여 명이 찾는 ‘포천 관광 1번지’다. 옛날식 오리배를 타거나 호숫가 조각공원을 둘러보고,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걸어도 좋다. 깊은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산정호수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따라 명성산에 오르자. 울긋불긋 단풍을 즐기며 1시간 30분쯤 오르면 은빛으로 물결치는 억새가 장관이다. 19만 8000여 ㎡에 이르는 억새밭을 가로지르며 보는 풍경은 카메라를 어디에 들이대도 그림 같다. 포천아트밸리는 버려진 채석장을 활용해 만들었다. 돌을 깎아내느라 생긴 절벽 사이에 물을 채우니 멋진 인공 협곡이 탄생한 것이다. 주위에 조각공원을 꾸미고 천문과학관과 호수공연장까지 더하니 온 가족이 즐거운 여행지로 거듭났다. 2014년에 문을 연 어메이징파크는 자연, 과학,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이다. 200여 가지 공학 기구를 직접 움직여보는 어메이징파크과학관, 각종 톱니바퀴로 만든 높이 23m 자이언트분수, 중력과 회전운동을 이용한 대형 물레방아 진자펌프 등을 통해 과학과 공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향기로운 잣나무 숲으로 연결되는 길이 130m 아치형 흔들다리 서스펜션브릿지가 짜릿한 즐거움을 더한다. 포천시와 함께 한탄강 협곡 지대를 이루는 연천군은 구석기시대 유적으로 유명하다. 연천 전곡리 유적(사적 268호)에서 나온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이로써 양쪽에 날이 있는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문화는 유럽과 아프리카에 발달했다는 당시 세계 고고학계의 정설이 뒤집혔다. 전곡선사박물관에 구석기시대 역사를 다시 쓰게 만든 유물과 유적이 있다. 연간 1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산정호수는 ‘포천관광1번지’이다.◇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한탄강벼룻길→전곡선사박물관→어메이징파크 △1박 2일 여행 코스=한탄강벼룻길→전곡선사박물관→어메이징파크→(숙박)→산정호수→명성산→포천아트밸리△가는길= 구리포천고속도로 남구리 IC→운천제2교차로→방골길 전곡 방면→비둘기낭1길→한탄·임진강지질공원 입구△먹을곳= 산비탈(031-534-3992)에서는 두부 요리, 원조이동김미자할머니갈비(031-532-4459)에서는 양념갈비(031-533-9207)에서는 쌈밥정식, 청산별미(031-536-5362)에서는 버섯샤부샤부, 동이호박오리(031-543-3534)에서는 호박오리구이가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한가원, 산사원, 허브아일랜드, 백운계곡, 국립수목원, 평강식물원, 아프리카예술박물관 등
2017.10.28 I 강경록 기자
 울긋불긋 단풍에 취하고, 파노라마 전망에 반하다
  • [만추여행①] 울긋불긋 단풍에 취하고, 파노라마 전망에 반하다
  • 고구려 군사 유적인 아차산5보루단풍 명소로 유명한 워커힐로(사진=광진구청)단풍이 붉게 물든 아차산(사진=광진구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을은 명실공히 단풍의 계절이다. 이맘때면 주말마다 울긋불긋한 풍경을 찾아 나선 나들이객으로 전국의 산과 숲이 들썩인다. 서울 광진구와 경기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아차산(295.7m)은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도심 속 단풍 여행지다. 단풍이 아니라도 한강과 도시 전경이 어우러진 전망과 흥미로운 유적이 많아 사시사철 사람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가을냄새가 물씬 풍기는 숲 속 오솔길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차산은 수고에 비해 얻는 보람이 큰 곳이다. 야트막하고 산세가 험하지 않아 누구나 오르기 쉽고, 등산로가 잘 닦여 아이들과 다녀오기도 좋다. 아차산을 등반하는 코스는 여러 개인데, 아차산생태공원을 거쳐서 가는 아차산성길과 아차산정상길, 영화사 쪽에서 오르는 고구려정길을 많이 이용한다. 아차산성길은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숲 속 오솔길로, 야자 매트가 깔려 걷기가 한결 수월하다. 숲 사이로 복원에 한창인 아차산성(사적 234호)도 살짝 보인다. 아차산정상길과 고구려정길은 오르내리기 편한 나무 계단이다. 곱게 물든 단풍을 감상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나지막한 봉우리가 이어진 산등성이에 닿는다. 길섶에 쌓인 낙엽과 여기저기 떨어진 도토리가 깊어진 가을을 실감케 한다. 어떤 코스든 입구에서 능선까지 느릿하게 걸어도 40~50분이면 충분하다.아차산 고구려정에서 내려다본 풍경능선을 따라 걷는 길은 감탄의 연속이다. 고구려 건축양식을 본뜬 고구려정, 해맞이광장, 아차산5보루 등 전망 좋은 곳이 늘어서 굳이 정상까지 가지 않아도 아차산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전망 포인트로 발걸음을 옮기면 누구나 “와아!” 하며 놀라움 섞인 감탄사를 쏟아낸다. 나무에 가려진 시야가 트이는 순간,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고층 건물이 빼곡한 시가지 풍경이 가득 펼쳐진다. 예상치 못한 선물에 마음을 온통 빼앗기고, 첫사랑을 만난 듯 설렘이 오래도록 머문다. 재밌게도 고구려정과 같이 남서쪽으로 시야가 트인 곳에선 서울 시내가, 동쪽이 바라보이는 곳에선 구리시 전경이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뽐낸다. 아차산5보루에 서면 모두 아우르는 환상적인 파노라마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고배율 망원경을 이용하면 한강 다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아차산은 일출과 일몰이 좋고 야간 산행도 가능해, 더 풍성한 가을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아차산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삼국시대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한강 유역을 둘러싸고 각축전을 벌인 전략적 요충지로, 아차산 곳곳에서 당시 유적과 유물이 출토되었다. 아차산과 이어지는 망우산, 용마산에 걸쳐 봉우리마다 고구려 군사 유적인 보루(사적 455호 아차산 일대 보루군)도 발굴되었다. 적을 감시하던 보루가 지금은 아차산에서 으뜸가는 전망을 품은 곳으로 사랑받는다. 아차산이란 이름에 얽힌 일화도 눈길을 끈다. 조선 시대 홍계관이란 점술사가 있었는데, 용하다는 소문을 들은 임금이 쥐 한 마리를 궤짝에 넣고 몇 마리인지 맞혀보라 했다. 이에 세 마리라 답하자, 화가 난 임금이 사형을 명했다. 잠시 뒤 쥐의 배를 갈라보니 새끼가 두 마리 있었다고 한다. 임금이 급히 사형을 중단하려 했으나 이미 처형되었고, 이후 사형이 집행된 이곳을 아차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가을색이 완연한 아차산생태공원◇역사와 문화가 살아숨쉬는 곳아이들과 함께 나선 길이라면 아차산 자락에 조성된 아차산생태공원을 둘러보자. 연꽃과 수련이 자라는 습지원, 나비정원, 자생식물원 등 여러 가지 생태 체험 학습 공간을 무료로 운영한다. 억새와 구절초 등 가을 풀꽃이 하늘거리는 산책로에서 잠시 쉬기도 좋다. 물레방아 돌아가는 정겨운 풍경 속에 가을이 무르익는다. 아차산생태공원 앞길부터 그랜드워커힐 서울까지 1km 남짓한 워커힐로는 단풍 명소로 꼽힌다. 도로변을 오색으로 물들인 가로수가 가을날의 동화를 떠올리게 한다. 드라이브로 즐겨도 좋고,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기도 좋다. 고구려대장간마을은 구리시에서 만든 고구려 전문 박물관이다. 아차산에서 출토된 고구려 유물을 전시한 아차산고구려유적전시관과 아차산4보루에서 발견된 유적을 토대로 대장간 관련 시설을 재현한 야외전시관이 볼 만하다. 거대한 물레방아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신의〉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뒤편에 조성된 등산로를 따라 아차산에 오를 수 있는데, 기암괴석 사이로 사람 얼굴 형상이 뚜렷한 아차산 큰바위얼굴이 보인다. 고구려대장간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구리 동구릉(사적 193호)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를 포함해 왕 7명과 왕비 10명이 안장된 국내 최대 왕릉군이다. 맑고 쾌청한 가을날, 잘 가꿔진 왕릉과 숲길을 거닐며 역사 문화의 향기에 취해봄 직하다. 가을 나들이에 고풍스러운 궁궐과 단아한 한옥 풍경을 빼놓을 수 없다. 조선 시대 법궁인 경복궁은 한복 차림으로 방문하면 입장이 무료다. 웅장한 광화문을 지나면 옛 모습을 되찾은 흥례문, 국가적인 대례 장소인 근정전, 사신 접대와 연회에 쓰인 경회루 등을 차례로 거친다. 아쉽게도 향원정은 보수 공사 중이어서 관람하기 어렵다. 경복궁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북촌한옥마을이 있다. 언덕길을 따라 자그마한 한옥이 오밀조밀 들어서 평화롭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옥 사이로 서울 시내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북촌로11길이 가장 유명하다. 아차산에서 보이는 올림픽대교와 서울 시내 전경_정은주촬영◇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워커힐로→아차산생태공원→아차산→고구려대장간마을→동구릉△1박 2일 여행 코스= 워커힐로→아차산생태공원→아차산→고구려대장간마을→동구릉→(숙박)→경복궁→삼청동→북촌한옥마을→N서울타워△가는길= 서울특별시청→세종대로→세종대로사거리 우회전→종로→신설동역 우회전→천호대로→아차산역삼거리 좌회전→용마산로→영화사로→아차산(공영주차장)△먹을곳= 아차산할아버지(02-447-6540)에서는 두부요리를, 광릉불고기 아차산점(02-452-7771)에서는 돼지숯불고기백반를, 봉평메밀면사무소(02-444-8978)에서는 막국수와 칼국수를, 묘향만두(02-444-3515)에서는 : 만둣국·뚝배기가 유명하다.
2017.10.28 I 강경록 기자
가을 주말 여행, 동적(動的)으로 갈까 정적(靜的)으로 갈까
  • 가을 주말 여행, 동적(動的)으로 갈까 정적(靜的)으로 갈까
  • 파라다이스 시티 뮤직 라운지 ‘루빅’[이데일리 이성재 기자]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상강’(23일)이다. 깊어진 가을,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다. 본격적인 가을 여행 시즌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1일부터 11월 5일까지를 ‘2017 가을 여행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각 지역에서 530여개 프로그램을 펼쳐낸다. 이번 가을 여행주간의 주제는 ‘예술’과 ‘밤(夜)’으로 예술문화와 여행을 접목된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유통업계는 가을 여행주간을 겨냥해 다양한 문화 행사와 축제를 마련했다. 특히, 올해는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욜로족(인생은 단 한 번 뿐, You Only Live Once)’을 겨냥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이국적인 파티와 함께하는 1박 2일최근 한 방송의 음악프로그램의 파티 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파라다이스 시티의 라이브 뮤직 라운지 ‘루빅(RUBIK)’에서는 할로윈 데이를 맞아 오는 28일(토) 가면무도회 콘셉트의 파티 ‘매스커레이드 인 파라다이스(Masquerade in Paradise)’가 펼쳐진다. 오후 9시부터 시작되는 할로윈 파티에서는 정상급 DJ들과 재즈밴드의 라이브 공연을 즐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이색적이고 특별한 공간 ‘루빅’이 주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파티 현장에는 셀프 메이크업 부스와 제작 가면이 준비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참여 가능할 예정이다. 특히,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 객실 패키지 ‘The Halloween’ 이용 시,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악당인 ‘할리퀸 칵테일’, 붉은 피와 눈알을 연상시키는 ‘플로팅 아이볼’ 등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할로윈 한정 칵테일 4종’ 은 물론 레이트 체크아웃 서비스도 제공돼 열정적인 파티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또한 야외수영장과 피트니스 등 부대시설 이용도 포함되어 있어 이국적인 정취 속에서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가을에도 식지 않는 15시간 힙합 열정!여름은 지났지만 힙합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는 11월 3일부터 5일까지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에서는 힙합 파티 ‘와일드 앤 프리힙합(Wild & Free HipHop)’이 열린다. 3일간 매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공연에는 한해, 씨잼, 넉살 등 총 12명의 래퍼와 주스, 루바토 등 12명의 DJ가 힙합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관객과 양방향 소통에 초점을 맞춰 무대가 아닌 홀을 중심으로 파티 형식으로 공연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세상과 떨어져 가을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속리산10월부터 부지런히 아름답게 단풍이 들었다. 이번 주말부터 단풍 절정에 드러설 것으로 보이는 속리산(俗離山)은 신라 선덕왕 5년(784년)의 한 시조에서 그 이름 뜻이 유래하는데, 속세와 이별한다(俗 풍속 속, 離 떠나다 리)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세상과 떨어져 산 속으로 들어가면 만상홍엽(滿山紅葉)과 기암괴석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속리산은 산행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산 중 하나로, 가벼운 마음과 옷차림으로 쉽게 떠나 은은한 단풍에 둘러 쌓여볼 수 있다. 하루 산행 코스지만 최소 4시간 정도의 소요시간이 필요하므로, 체력과 일몰시간 등을 고려해 산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빛과 바람으로 넘실대는 자연의 선물, 순천만습지오는 11월 3일부터 5일까지 순천만습지 일대에서 열리는 제 19회 순천만 갈대축제는 이번 가을 지나칠 수 없는 여행지다. 끝없이 펼쳐지는 순천만습지 갈대밭은 서울 여의도 면적 약 1.9배(5.4㎢,163만평)에 이른다. 광활한 갈대밭에서 빛과 바람의 방향에 따라 금빛, 은빛으로 넘실대는 갈대의 모습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나 다름없다. 특히 가을 낭만과 추억을 즐기고 싶다면 새벽녁 안개 자욱한 순천만 갈대밭 사이를 걷는 ‘순천만 새벽투어’를 놓치지 말자.
2017.10.26 I 이성재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