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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뱅크 써보니…'계좌 개설 8분·카톡 이체 8초'
-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27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민 SNS’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만큼 계좌개설 첫 단계서부터 편의성이 돋보였다. 계좌개설이나 이체에 걸리는 시간도 앞서 오픈한 케이뱅크에 비해 빨랐다. 다만, 서비스 시작부터 고객들이 몰린 탓인지 점차 앱 속도가 느려지고 오류 발생이 반복돼 계좌개설에 30분이 넘게 걸렸다는 불만도 새어나왔다. 앱을 찾는데 시간이 소요됐고 소액 대출 외에는 대출 시 공인인증서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 등도 아쉬웠다. 시중은행 영업점들이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오전 7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이용해 구글플레이에서 카카오뱅크 앱을 검색했다. ‘카카오뱅크’를 검색어에 치니 카카오톡, 카카오네비 등 카카오의 온갖 앱이 줄줄이 이어져 앱을 찾는데 잠시 애를 먹었다. 영문 ‘kakaobank’를 치니 그제야 목록 끄트머리에 앱이 보였다. 앱을 열자마자 익숙한 노란 바탕이 눈에 들어왔다. 노란 배경에 대문자 B를 배치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다. 카카오뱅크 가입은 ‘카카오톡 계정으로 시작’, ‘휴대폰번호로 시작‘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휴대폰번호로 시작’ 버튼을 누르니 휴대전화 본인확인 화면과 약관동의를 거쳐 ‘카카오뱅크 시작하기’ 메뉴로 넘어왔다. 카카오뱅크에서 이용할 인증수단 선택은 지문과 패턴 입력 중 선택 가능하다. 패턴을 선택하니 패턴 등록 후 인증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창이 나왔다. 인증비밀번호까지 입력하고 나니 하얀 바탕에 ‘계좌개설하기’라는 메뉴가 보인다. 계좌개설과 가입이 동시에 이뤄졌던 케이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가입 후 계좌개설을 선택할 수 있는 절차다. 계좌 개설 전에도 추천 금융상품이나 가이드 메뉴를 사용할 수 있다. 계좌개설은 선택사항이지만 앱 화면 하단에 라이언이 튀어나와 “카카오뱅크 입출금 통장을 만들면 신상 이모티콘을 준다”고 유혹한다. 계좌도 개설해보기로 했다.계좌개설하기 메뉴를 누르니 입출금통장 개설 창으로 이어졌다. 계좌 개설에 요구한 정보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직장정보 정도다. 이후 거래목적과 자금출처, 본인 거래 여부, 납세의무 여부를 묻는 문항을 거쳤다. 비교적 단순하게 구성된 입출금통장 상품설명서를 확인한 후 이용약관 확인, 통장비밀번호 입력 등을 거쳤다. 이어 신분증 촬영을 요구했다. 마지막 단계로 타행 계좌번호를 입력하니 타행계좌로 1원이 입금됐다. 타행계좌에서 입금자명을 확인해 입력하라는 지시가 뜬다. 타행계좌 계좌에 1원 송금자로 뜬 ‘0000’를 확인해 입력했다. 앱 다운로드부터 계좌개설까지 걸린 시간은 총 8분. 상품을 둘러보니 예금 상품은 입출금 통장을 포함해 총 3종이다. ‘매일 이자가 느는 정기예금’은 연 2.00%(12개월) 금리를 우대조건 없이 제공한다. 해지 없이 돈을 인출할 수 있는 긴급출금은 2회까지 가능하다. 1개월 만기(연 1.2%)부터 36개월(연 2.10%)까지 기간도 자유롭게 설정가능하다. 예금금액을 입력하니 만기예상액을 계산해주는 점이 편리하다. ‘매일/매주/매월 자유적금’은 납입일이나 납입 횟수 등이 자유로운 자유적금이다. 최근 여윳돈이 생겨 통장에 입금하려 했으나 납입횟수 제한에 막혔다던 지인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상품이다. 1년 기준 연 2.0% 금리혜택에 이 역시 2회 긴급출금이 가능하다. 납입주기와 금액을 설정하니 역시 만기 예상액을 계산해준다. 대출 상품도 ‘비상금 대출’, ’마이너스 통장대출’, ’신용대출’ 등 3가지다. ‘비상금 대출’은 최대한도 300만원까지 갑자기 필요한 경조사비 등 ‘급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품 설명란에 ‘평균 소요시간 60초’라고 적힌 부분이 눈에 띈다. 최저 연 3.35% 금리라고 써 있지만 막상 비상금 충전금액을 50만원으로 선택하고 보니 대출금리는 9.535%가 떴다. ‘마이너스 통장대출’과 ‘신용대출’은 최대한도 1억 5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상품으로 평균 소요시간엔 ‘5분’이 적혀 있다. 두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선 한도/금리조회, 재직/소득정보 확인의 단계가 필요하다.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다는 카카오뱅크의 홍보와 달리 이 서비스들을 이용하기 위해선 PC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를 이용해야 한다. 공인인증서가 없는 경우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한 팩스 제출을 해야해 더 번거로운 방법만 남는다. 이체 서비스는 카카오톡과 계좌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카카오톡을 선택하니 카톡 친구 목록이 뜬다. 한 명을 택해 비밀번호 여섯 자리만 선택하면 송금 끝. 10초도 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카톡’ 보내는 정도의 수고만 필요한 셈이다.
- 농구장 3배 넓이 혼자 쓸고 닦고…시급 6700원 청소노동자의 하루
- 대학 청소노동자 체험에 나선 본지 권오석 기자가 사무실을 돌며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이데일리에서는 ‘관찰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부 기자들이 다양한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드리는 ‘해봤습니다’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동이 트려면 아직 2시간 가까이나 남은 새벽 3시 30분. A(60·여)씨는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빗어넘기고 출근 준비를 한다. 금천구에 있는 집을 나서 첫 차를 타고 일터인 학교에 도착하면 오전 5시 20분 쯤이다. 이때가 되면 어슴푸레 동이 터오면서 날이 밝는다. 정해진 업무 시작은 오전 6시부터지만, 새벽부터 학교를 나오는 학생들이 있어 항상 30분 정도 먼저 일을 시작한다. 어느덧 4년째 이런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A씨는 대학 청소노동자다. ◇분리 수거 10분 만에 땀 비오 듯…역한 냄새 고역 맨 처음 쓰레기통 비우기와 분리수거부터 시작한다. 한 단과대 건물 4·5층 구역이 A씨 담당이다. 5층부터 내려오면서 각 층의 남녀 화장실 2곳, 학과 사무실과 강의실 32곳 등에 있는 쓰레기통을 비운다. 로비에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족히 50개가 넘는다. 쓰레기를 한 데 모아 플라스틱·종이상자·캔·유리병 등을 분리수거하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카드키로 잠겨 있는 학과 사무실, 교수 연구실을 돌며 100ℓ짜리 봉투 2장에 쓰레기를 담기 시작했다. 커피 일회용 컵부터 각종 서류, 캔, 생수병 등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마시다 남은 음료에서 고약한 냄새가 났다. A씨는 “그나마 방학이라 쓰레기가 적은 편”이라며 “학기 중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청소 중간에 지하 3층에 있는 수거장에 한 번 갔다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고무장갑을 건네 받아 직접 분리수거에 나서봤다. 장갑 안은 이미 땀이 흥건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연일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에 등줄기에 땀이 비오듯 흘렀다. A씨는 “로비 중간에 하나, 복도 양 끝에 냉방기가 있긴 하지만 오전 8시가 넘어야 가동을 시작한다”며 “그나마 바람도 신통치 않아 요즘 같은 때에는 금세 땀범벅이 되기 일쑤”라고 했다. A씨 뿐 아니라 적지않은 청소노동자들이 여름철이면 땀띠를 달고 산다. 땀 냄새에 쓰레기 악취까지 몸에 배여 작업복을 하루에 두 세 번씩은 갈아 입는다. 샤워장이 따로 없어 정 견디기 힘들 땐 청소용구 등을 비치한 ‘걸레장’에서 간단히 땀을 씻어낸다. 30도를 훌쩍 웃도는 불볕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지하 3층에 있는 15평(49.58㎡) 남짓한 여성 휴게실에 냉방기기라고는 선풍기 한 대가 전부다.◇15평 남짓 휴게실엔 달랑 선풍기 한 대점심시간이 되자 A씨를 포함한 청소노동자 10명이 지하 3층에 있는 휴게실로 모였다. 15평(49.58㎡) 남짓한 공간에 남이 쓰다 내놓은 냉장고, 선풍기 등 가전 제품과 간단한 식기류가 있었다. 매달 각자 2만원 정도씩 모아 한달치 먹을 쌀(40㎏)을 사고 반찬은 각자 집에서 가져와 함께 먹는다. 교내 구내식당이 있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휴게실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A씨는 “겉으로 보기엔 넓어 보이지만 휴식 시간(오전 8~10시, 낮 12~오후 2시)에 녹초가 된 몸을 뉘이려면 다닥다닥 붙어서 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휴게실에서 잠시 땀을 식힌 후 화장실 청소를 시작한다. 세면대, 변기통, 창문 등을 손걸레로 닦은 뒤 대걸레로 바닥을 민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락스와 솔을 이용해 화장실 전체를 물청소해야 한다. A씨는 “바닥 타일 사이사이에 낀 때들을 벗겨내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며 “쪼그려 앉아 있으면 무릎이 아파오기 때문에 4층 화장실과 5층 화장실 물청소 날짜를 나눠서 한다”고 설명했다.복도와 계단 청소가 남았다. 빗자루 대신 기름 마대 걸레로 먼저 바닥을 훑는다. 기름 걸레는 바닥에 있는 머리카락 같은 먼지들을 쉽게 흡착하기 때문에 빗자루보다 낫다. 선배들에게 전수받은 생활의 지혜다. 기름 걸레로 다 닦은 뒤엔 물걸레 차례다. 이런 식으로 닦아야 할 바닥은 4, 5층 복도와 학과 사무실 및 강의실 등을 합쳐 총 1256㎡(380평)이 좀 넘는다. 국제규격 농구장의 3배 크기다. 50개에 이르는 건물 창문도 빠트릴 수 없다. 양 손에 물걸레와 마른 걸레 두 개를 들고 다닌다.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불어닥치는 날이면 흙먼지가 창틀에 고스란히 쌓여 청소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방학 중이라 그나마 일이 줄었다. 학기 중에는 너무 바빠 뛰어다녀야 할 정도다. 샤워시설이 따로 없는 탓에 청소용구 등을 비치한 ‘걸레장’에서 간단히 땀을 씻어낼 때가 많다.오후 4시 업무를 마친 A씨는 “적어도 나흘 정도는 내내 해야 맡은 구역을 꼼꼼히 청소할 수 있다”며 “당장 눈에 잘 보이는 곳들 위주로 한 뒤 시간을 두면서 구석구석 관리한다”고 말했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이렇게 한 달 일한 대가로 받는 돈은 140만원 정도, 시급으로는 6700원이다. 관리비를 내고 매달 집을 살 때 빌린 대출금과 이자를 납부하고 나면 저축은 엄두도 못 낸다. ‘지금 당장 1만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시급을 조금이라도 더 올려줬으면 하는 게 A씨의 가장 큰 바람이다.
- '금의환향' 선우예권 "이제 후회 없어…콩쿠르는 그만"(일문일답)
-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열린 제15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및 앨범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자만심도 있었고 스스로의 나태함 때문에 이전 콩쿠르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인생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았어요. 5~6배 이상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 같아요”.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이 금의환향했다. 지난 10일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권위의 ‘제15회 반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보름여만에 귀국이다.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콩쿠르 우승 이후 국내 첫 공식석상에 나선 선우예권은 “대중적인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됐는데 많은 관객이 연주회를 찾아주고 있다고 들었다. 감사할 뿐이다. 연주자로서 그보다 더 행복한 건 없는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이어 “진실한 음악을 연주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스승 리처드 구드 선생님을 많이 존경하는데 스승님을 닮고 싶다. 음악을 연주하면서 스스로 치유도 받고 행복감을 얻는 것 같다. 그런 강점을 공유하고 들려드리고 싶다. 그런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미국의 저명한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기 위해 창설된 이 콩쿠르는 쇼팽·차이콥스키·퀸엘리자베스콩쿠르와 어깨를 겨루는 국제적 명성의 피아노 대회다. 55년 역사를 지닌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 우승은 선우예권이 처음이다. 2005년 양희원(미국명 조이스 양), 2009년 손열음이 각각 2위를 수상한 바 있다. 선우예권은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최다(8회) 콩쿠르 우승 보유자다. 열여덟 살 때 프라하 국제콩쿠르에서 처음 우승한 이후 각종 국제 콩쿠르를 휩쓸며 여덟 번이나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그는 “커리어보다는 금전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없으면 안된다는 절실함 때문에 콩쿠르를 계속 나갔다”며 “후회 없이 연주했다. 앞으로 콩쿠르 출전은 없을 것”이라면서 “평소 해왔던 것처럼 연주 때 느끼는 진실된 감정들을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음반도 나온다. 앞서 23일 반클라이번국제콩쿠르 실황을 담은 디지털 음원이 먼저 선보여졌으며 오는 8월 정식 음반이 발매된다. 유니버설뮤직 산하의 데카 골드 레이블을 통해 발매될 예정이다. 앨범에는 선우예권이 예선전에서 연주한 하이든의 ‘소나타 C장조 호보켄 48번’, 슈베르트 리스트의 가곡 ‘리타나이’,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 2번’ 등을 수록했다.선우예권은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미국 커티스, 줄리아드, 매네스 음대를 나왔다. 현재는 독일 하노버 국립 음대에서 베른트 괴츠네를 사사하고 있다. 그는 2014년 스위스 베르비에 방돔 프라이즈와 2015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이 외에도 인터라켄 클래식 국제 콩쿠르, 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 등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최다 콩쿠르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승 후 첫 국내 독주회가 12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예정돼 있다.다음은 일문일답이다.-결과를 얻기까지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특히 반클라이번콩쿠르른 피아니스트에게 주어진 미션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꽤 많은 콩쿠르를 나갔었는데 이만큼 많은 연주를 했던 경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독주회 2곡, 피아노 협주곡 2곡, 실내악 1곡 등 시간적으로만 따지면 4시간 동안 진행된다. 체력적으로 힘든 대회다. 첫 라운드에서 모든 참가자들이 창작곡을 연주해야 했었는데 그 점도 특이할만하다. 한 두달 전 정도 곡을 받는다. 훌륭한 프로그램이라 좋았다. 리사이틀 프로그램에도 넣을 생각이다.-많은 대회에 나갔다. 이번 대회의 의미는△개인적으로 복합적인 의미가 담긴 대회였던 것 같다. 나이 제한으로 거의 마지막 기회였다. 이전에 있었던 콩쿠르에서 개인적인 나태함과 소홀함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은 적이 있었다. 후회 없이 준비해서 나가고 싶었다. 준비도 많이 했고 심적인 부담감도 컸다. 그만큼 값진 상이었던 것 같다. -대회 나가기 직전까지도 연주회가 많았다. 마인드 컨트롤은△항상 콩쿠르를 준비할 때 연주회처럼 준비했던 것 같다. 다만 좀더 치밀하게 준비한다는 게 다른 점이다. 느슨하거나 소홀해지면 안되기 때문에 연습 내내 집중했던 것 같다. 단지 다른 일정이 있다고 해서 콩쿠르에 크게 지장이 된다는 생각은 안했다. 연주 자체에 집중하려고 했다. 예전과 달리 일찍 부지런히 준비해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프로 연주자인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이다. 대회에 나가기 전에 고3처럼 살아야 한다. 어려움은 없었나△준비과정은 힘들었다. 콩쿠르를 준비하는 경우에는 지인들과 연락을 끊는다. 모든 걸 차단하려는 편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 어머니한테도 메시지를 안한다. 고맙게도 이해해주시고 기다려주신다. 다만 스트레스가 치달을 때마다 주변 친구들에게 힘들다는 얘기를 한다. 예민한 걸 그쪽에 분출했던 것 같다. 그때마다 잘 받아줘서 이겨냈던 거 같더라. 그래서 생각을 잘 안하려고 하는 편이다. 음악 자체에만 집중하려고 했다.-대회에 자주 나간 편인데 긴장은 덜했나△긴장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 부담감도 크다. 결과 발표 때 너무 긴장해서 일어나면서 살짝 휘청거렸다. 이마를 살짝 부딪치기도 했다. 하하.-큰 대회 경험자로서 어떤가. △콩쿠르랑 연주랑 큰 차이를 두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번 4월달에 콩쿠르 심사를 독일에서 하게 됐다.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심사위원 자리라는 게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는데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 안하려고 했다. 심사위원들이 나중에 해주는 말이 ‘설득력이 있었다’더라. 내 연주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설득 당했다고 말하더라. 연주자가 가진 마음가짐으로 치밀하게 준비하면 될 것 같다.-대회 레퍼토리를 보면 다른 연주자들과 차별화됐던 것 같다. △리사이틀 준비하듯이 준비했다. 다양한 맛들을 들려주고 싶었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들을 표출하려고 했다. 2곡은 프로그램 상 자연스럽게 흘러가는데 도움이 되는 곡이었고, 앙코르로 자주 연주하는 곡들이기도 했다. 다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콩쿠르에 적합할 것 같아서 고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콩쿠르 무대에 안 좋은 곡이라고 들었다. 자주 연주되는 곡이라 라벨스 같은 경우 심사위원들이 미리 피곤함을 느낀다더라. 위험요소가 큰 곡이라더라.-콩쿠르 전과 후, 어떻게 달라졌나△우선 해야할 일들이 많아진 것 같다. 연주 외적인 부분들이다. 우승 직후부터 기쁨을 느끼기 전에 해야할 미팅과 스케줄이 많더라. 사진 촬영도 4시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미팅도 빼곡했다. 콩쿠르 직후라서 정신적으로 피곤했는데 간절히 원했던 기회였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했다. -결선 무대 뒤 혼자가 된 뒤 숙소에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20~30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이었다. 그냥 ‘잘 끝났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홈스테이하는 곳이 너무 가족 같은 분위기라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좋아하는 강아지도 있고, 집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일단 잘 끝났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콩쿠르 최다 우승자다. 또 도전한 이유는△인생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우선 감사하게도 우승을 많이 했지만 최근 몇몇 콩쿠르에서 스스로의 나태함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게 후회스럽고 오점으로 남을 것 같더라. 그래서 다시 도전했던 것 같다.-이번 콩쿠르는 얼마나 준비했나△다른 콩쿠르와 비교한다면 5~6배 이상 치밀하게 준비했던 거 같다. 주변에서 ‘이렇게 일찍 준비하면 빨리 지친다’는 말도 들었다. 치밀하게 후회없이 준비했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 걸 알기 때문에 근육도 단련하고, 훈련이 돼야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다. -또 다른 큰 콩쿠르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감사하게도 안해도 될 것 같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이 대회는 연주자에게 전폭적인 지원도 해주고 특히 이번 해에는 유럽 쪽으로도 길이 열려있다더라. 콩쿠르는 이제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후회도 없다. -콩쿠르 특전이 많다고 들었다. △의상도 맞췄다. ‘만불’ 쇼핑 기회도 준다. 그 돈으로 신발을 샀다. 하하.-나갔던 콩쿠르만 총 몇 회인지 알고 있나-국제 콩쿠르는 16살 때부터 나갔던 것 같다. 매년 크고 작은 대회에 2~4곳 나갔던 것 같다. 커리어보다는 금전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없으면 안된다는 절실함 때문에 계속 나갔다.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예정된 연주회는 매진을 기록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가 됐다. △많은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됐는데 감사하다. 많은 분들이 연주회를 찾아주고 있어서 감사하다. 연주자로서 그보다 더 행복한 건 없는 것 같다. -향후 계획은△우선 12월 20일 리사이틀이 있다. 매진이 됐다더라. 서울 공연을 하나 더 추가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12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대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직 확정은 아니다).-어떤 연주자가 되고 싶나△진실을 담은 연주를 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스승 리처드 구드 선생님을 많이 존경하는데 스승님을 닮고 싶다. 음악을 연주하면서 스스로 치유도 받고 행복감을 얻는 것 같다. 그런 강점을 공유하고 들려드리고 싶다. 그런 연주자가 되고 싶다.-대회 때 많은 곡을 준비했는데 크게 애착이 남는 곡은△모든 곡들이 항상 매순간 기억에 남는다. 이번 대회는 굉장히 부담을 느꼈다. 힘들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부담감도 느꼈는데 1차에서 연주했던 곡을 치면서 내 자신을 내려놓고 음악에 맡기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마음에 남는다. 콩쿠르는 혼자의 싸움이다. 체임버 라운드도 있었는데 그때 함께 연주했던 연주자들과 호흡도 잘 맞고 즐거웠다. 음악을 한다는 자체가 외로운 싸움이긴 한데 그 순간은 혼자가 아니라 동료음악가들과 함께 해서 자체로 즐길 수 있었던 무대였던 것 같다.-한국인 연주자들이 유독 음악에 뛰어나다는 얘기가 많다. △결과 자체만 봐도 한국인들이 많이 결선무대에 오른다. 좋은 연주자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서양인들이 한국인은 콩쿠르만 집착하고 연습만 한다더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해외 연주자들도 콩쿠르에 많이 도전한다. 국내외 차이는 없다. 한국인 연주자들의 장점은 서로 교류를 많이 하는 점이다. 악기가 다르더라도 서로 많이 의지하고 음악적 교류, 영감도 준다. 술 한잔 마시면서도 털어내고 깨닫고, 자양분이 되더라. 그래서 더 크게 성장하는 것 같다.-콩쿠르를 준비하려는 후배 연주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조언을 해줄만한 사람인지 잘 모르겠지만 순간만 보는 게 아니라 큰 그림을 그리고 여유를 갖으면 좋겠다. 때는 있다지만 조급하게 생각하거나 달려들면 음악에서 나타난다. 순수한 음악 자체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안철수, "한국은 5대 절벽에 봉착"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문]
-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연설문“미래를 향한 담대한 도전을 시작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안녕하십니까?국민의당 국회의원 안철수입니다.헌법재판소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위기 상황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우리당 박지원 대표님, 주승용 원내대표님과 소속 의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공정, 자유, 책임의 가치를 향해 두 청년의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서울시에 사는 23살 김채영씨는 대학교 3학년입니다.아버지는 40대 후반에, 다니던 은행에서 명예 퇴직한 뒤에 통닭집을 차렸습니다.하지만 열심히 하면 자식 대학 보내고 노후준비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곧 깨졌습니다.은행이자와 비용을 제하고 나면 한 달에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200만원이 되지 않습니다.아이 학비는 고사하고 생활을 유지하기도 빠듯한 수준입니다.아버지를 돕던 어머니는 이제 식당 일을 나갑니다.한 달에 80만 원 정도 법니다.은행 부지점장으로 중산층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던 가족입니다.하지만 순식간에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하는 신세가 됐습니다.채영씨도 3학기 째 휴학 중입니다.낮에는 학비 마련하느라 알바하고 밤에는 새벽 1시까지 가게 일을 돕습니다.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AI 때문에 매출이 40% 이상 줄어들어 빚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온 가족이 일을 하는데도 채영씨 가족은 곧 집을 팔고 서울을 떠나야 합니다.은행이자를 감당하며 생활을 계속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기 다른 22살의 청년이 있습니다.어린 나이부터 반칙과 특권을 누렸습니다.이 아이에게 공정한 규칙을 적용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권력의 박해를 받았습니다.심지어 가장 공정해야 할 교육계마저 부정입학과 성적조작이라는 불법을 저질렀습니다.대학총장부터 학장, 교수까지 줄줄이 부정에 연루됐습니다.대통령, 청와대, 고위관료뿐 아니라 재벌까지 사익을 위해 동원됐습니다.최순실의 딸 정유라씨 이야기입니다. 국민들은 짓밟힌 ‘공정’의 가치 앞에서 분노했습니다.빽이 실력을 짓밟는 사회에 분노했습니다.비폭력 시민혁명은 국민을 영원히 속이려 했던 부패집단의 사슬을 백일하에 드러냈습니다. 국민의 일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속일 수는 있습니다.또한 국민의 전체를 일시적으로 속일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국민 전체를 끝까지 속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국민들의 한결같은 요구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라는 것입니다.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부패기득권세력이 쌓아 올린 불공정의 거대한 탑을 무너뜨리고,대한민국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정한 나라로 바꾸라는 것입니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민주주의를 뿌리째 뒤흔든 매우 중대한 사건입니다.인간의 존엄을 짓밟고 헌법 가치를 파괴했습니다.‘자유’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웠습니다.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누구나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다면 그 사회는 자유사회입니다.그렇지만 두려움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공포사회입니다. 우리 모두는 자유를 위협하는 권력에 맞서 싸울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공정과 자유의 가치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책임’입니다.책임지지 않는 정치는 부패합니다.책임지지 않는 정치는 만악의 근원입니다.이 엄청난 국가범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반성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나라가 이 지경이 됐는데도 대통령은 물론이며 단 한 명의 각료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나라를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할 수 없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무너진 공정, 자유, 책임의 가치를 다시 바로 세워야 합니다.나라 곳곳에 공정, 자유, 책임의 가치가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합니다.그래야 구체제를 청산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5대 절벽과 4차 산업혁명 우리는 5대 절벽의 낭떠러지 앞에 서있습니다. 먼저 수출 절벽입니다.58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수출이 감소했습니다.세계적인 경기침체, 보호무역 추세와 맞물리면서 올해도 낙관할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내수 절벽입니다.작년 말로 가계부채는 1,3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GDP 대비 OECD 국가 최고 수준입니다.빚이 많으니 소비 여력이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전세가 월세로 바뀌면서 특히 아파트 앞 상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일자리 절벽은 심각합니다.특히 청년 실업률은 작년 9.8%로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특히 여기에는 일자리를 찾다 지쳐서 포기한 청년이나 불과 몇 시간 정도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은 실업자로 포함되지 않습니다.체감 청년 실업률은 34%로, 3명중 1명이 사실상 실업상태라는 발표도 있습니다. 인구 절벽은 올해부터 시작입니다.15세부터 64세의 인구, 즉 생산가능인구는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합니다.생산가능인구는 가장 활동적이며, 가장 많은 보수를 받고, 가장 많은 소비를 하는 경제활동의 주체입니다.일본의 경우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더불어 주요 경제지표들이 감소로 돌아서며 20년 장기불황이 이어졌습니다.우리도 올해부터 경제의 주축이 되는 사람 수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외교 절벽도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우리나라는 미, 중, 일, 러의 4대 강국 간 급변하는 역학관계의 한가운데 놓여있게 됩니다.역사상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들 간의 역학관계가 바뀔 때 한반도에는 항상 위기가 찾아왔습니다.안보 위협과 동시에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경제적인 위협에 대해 동시에 대비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5대 절벽이라는 낭떠러지에 서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닥치고 있습니다.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물로 뒤덮힌 행성이 나옵니다.무릎 정도의 얕은 물이 잔잔하고 평화롭게 느껴집니다.그러나 뒤를 돌아보니 에베레스트 산만큼 거대한 파도가 서서히 다가서고 있습니다.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5대 절벽과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을 동시에 헤치고 나가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의 가장 큰 책임은 정치에 있습니다.집중화되고 패권화된 권력에 그 책임이 있습니다.국가적인 위기상황 앞에서 지금부터라도 정치가 이 문제들을 풀어가야 합니다. ◆ 2월 국회는 개혁의 골든타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2월 국회는 국민께서 만들어주신 개혁의 골든타임입니다.원인도 알고 해결책도 있지만 기득권세력의 방해로 처리하지 못했던 개혁법안들이 있습니다.지금이 그러한 법안들을 해결할 최적기입니다.180명의 의원들만 뜻을 모은다면 통과시키지 못할 법은 없습니다.지금 해야 합니다.대선 후로 미루면 늦습니다.그 때는 또 새로운 기득권이 개혁법안을 반대하고 나설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는 것입니다.지금 국민께서 국회에 요구하십니다.오늘 할 수 있는 개혁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말입니다.국민들은 지금 당장 행동으로 개혁하자는 세력과 나중에 하자는 세력이 누구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누가 개혁세력인지 누구 수구세력인지 기억할 것입니다.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2월 국회를 개혁 국회로 만듭시다. 검찰개혁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 경제개혁으로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 4차 산업혁명 관련 법안, 정치개혁으로18세 선거권 부여와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등 주요 개혁법안을 통과시킵시다.강력한 개혁의 예고편으로 국민들께 희망을 선물합시다. 대선결선투표제는 다음의 세 가지 점에서 필요합니다. 먼저 다음 대통령은 수많은 개혁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결선투표를 거쳐 과반 이상의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안정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음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야하기 때문에 사상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가 될 거라는 우려가 많습니다.결선투표가 도입되면, 네거티브 선거로 2등 내에는 들 수 있어도 적을 많이 만들어서 1등은 하기 힘들게 됩니다.따라서 네거티브 선거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연대 시나리오는 사라지고 정책 선거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모든 정당이 완주하면서 자신의 정책으로 유권자의 평가를 받게 됩니다.정치인에 의한 연대가 아니라 국민에 의한 연대, 결과를 위한 연대가 아닌 결과에 의한 연대가 만들어 집니다.이러한 장점에 동의하면서도 위헌의 가능성이 있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헌재에 해석을 의뢰할 것을 제안합니다. ◆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시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다만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입니다.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작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우리에게 그것을 깨닫게 해준 사건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그 범위와 규모와 속도에서 예상치 못할 정도로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입니다.4차 산업혁명은 1,2,3차 산업혁명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첫째, 1,2,3차는 한 분야의 기술로 인한 혁명이지만, 4차 산업혁명은 여러 첨단기술의 ‘융합혁명’입니다.1차 증기기관, 2차 전기, 그리고 3차 IT기술처럼, 한 분야의 기술 발전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났습니다.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여러 분야의 첨단기술들이 한꺼번에 발전하고 융합하는 혁명입니다.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로봇, 인공지능 등이 대표적입니다. 둘째, 분야별 경계가 사라집니다.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사라지고, IT기술과 생명공학기술 간의 경계도 사라지고, 기술과 디자인 간의 경계도 사라집니다.회사들도 개방형 혁신을 통해 적극적으로 협업하면서 회사들간의 경계도 훨씬 자유롭게 됩니다.농, 수, 축산업도 정보화와 생명공학기술을 접목하면 식품산업 및 미래생명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네덜란드의 푸드밸리는 식품산업이 나라를 먹여 살리는 좋은 사례입니다. 셋째, 일자리가 급변합니다.기존의 일자리들이 사라지는 동시에, 여러 가지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게 됩니다.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은 제조업 일자리뿐만 아니라 고급인력의 일자리도 줄일 것입니다.동시에 지식정보산업과 관련된 일자리들은 더욱 다양하게 늘어날 것입니다.커다란 위협인 동시에, 양질의 인력이 많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4차 산업혁명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새로운 창조를 하지 못했던 이유는,정부에서 지휘하다 보니 민간의 자율성을 빼앗고 새로운 시도들을 위축시켰기 때문입니다.민간이 자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야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고 다른 나라를 앞설 수 있습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교육혁명을 통한 인재양성, 과학기술혁명을 통한 기반기술 확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산업구조개혁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기반의 축적, 지식재산권 보호, 표준화 등을 지원하는 일이 정부에서 해야 하는 일들입니다.이러한 일들이야 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입니다. 정부와 민간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협력체제를 구축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 중에서 교육혁명, 과학기술혁명, 산업구조개혁에 대해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 교육혁명 대한민국은 교육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온 나라입니다.다행히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합니다.그러나 이제 낡은 교육 시스템은 한계에 부딪쳤습니다.일제 강점기 때부터 큰 변화 없이 이어져 온, 산업화 시대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습니다. 4차 산업시대 준비의 핵심은 교육입니다.교육 분야의 혁명적 대변화로 새로운 기회의 땅을 개척해야, 세계의 어느 나라들보다 앞서서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저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서 교육혁명의 3대 개혁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습니다.지금의 교육부 체제는 장관이 바뀌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고,학교의 자율성을 빼앗아서 창의교육을 막고 있습니다.국가교육위원회에서는 교사, 학부모, 여야 정치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서 매년 향후 10년 계획을 합의합니다.이를 통해 정권이 바뀌더라도 교육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교육지원처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결정한 정책을 충실하게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초중고 및 대학교 교육을 창의교육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셋째, 평생교육을 대폭 강화해서 중장년층에 대한 교육도 국가에서 책임지겠습니다. 이와 함께 오늘은 더욱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현재의 만 6세부터 시작하는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의 학제를 전면 개편할 것을 제안합니다.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창의교육이 가능하게 하고, 대학입시로 왜곡된 보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사교육을 혁명적으로 줄이기 위함입니다.제가 제안하는 학제 개편안은 만 3세부터 시작하여 유치원 2년,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2년, 대학교 4년 또는 직장으로 이어지는 혁신적인 안입니다.이해를 돕기 위해 학제가 개편된 뒤의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여기 한 아이가 있습니다.이 아이는 만 3 살이 되면 유치원에 입학합니다.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2년 동안 보육과 더불어 유아교육을 받습니다.비용은 국가가 지불합니다.만 5 살이 된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 5년을 보냅니다.과거의 유치원 1년과 초등학교 4년을 합친 기간입니다.학교에서 아이는 기초적 자질함양과 자아의 실현을 위한 기초 능력을 함양합니다.즉, 인성, 창의력, 자기주도력, 주위 사람들과 협력하는 능력, 실패로부터 학습하는 능력 등을 배웁니다.초등학교를 졸업한 이 아이는 만 10살에 중학교에 들어가 5년을 보냅니다.과거의 초등 5, 6년과 중학교 3년을 합친 기간입니다.아이는 5년간 시민으로서의 자질 함양과 자아의 성장을 위한 심화된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됩니다.자신의 삶에서 선택의 기회를 스스로 어떻게 넓혀갈지 고민하면서 자신의 가능성과 재능을 발견해나갑니다.이렇게 만 15세가 되면 아이는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을 키우는 보통교육을 전부 이수하게 됩니다.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은 의무교육이며 비용은 국가가 부담합니다.중학교를 졸업한 아이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진로탐색학교에 진학해 2년간 학점을 쌓고 대학으로 진학할 것인지,아니면 직업학교로 진학하여 일찌감치 직업훈련을 받고 직장에 다닐 것인지를 선택하게 됩니다.어느 길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성적순이 아니라 학점이수제도이기 때문에 아이는 별도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진로탐색학교를 졸업하면 자격고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통과하고 학교생활기록부를 제출하면 면접을 통해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직업학교를 졸업한 아이도 산업체에서 일정기간 일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신하여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서 본인이 원하면 쉽게 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대학은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이 참여할 수 있는 평생학습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이것이 제가 제안하는 학제개편의 모습입니다.보통교육과 대학교육을 분리함으로써 보통교육을 정상화하고 창의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교육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건국 이래 가장 강력한 교육 혁신안입니다.지금 당장 모든 초, 중, 고를 동시에 바꾸자는 것은 아닙니다.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서 향후 10년 계획을 합의해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생부터 적용해 나가야 합니다.그래야 지금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혼란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너무 과격한 변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습니다. 정해진 답을 잘 외우는 것만으로는 앞으로 살아남기 힘듭니다.창의적으로 사고하며 인성을 배우고 타인과 협력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미래 교육의 핵심입니다.이러한 교육혁명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세계 최고의 교육국가가 될 것입니다. ◆ 과학기술혁명 과학기술 분야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금 국가연구개발 예산은 19조 정도입니다.연구개발비 수준은 GDP 대비 세계 1위, 절대 액수로도 세계 6위에 이를 정도로 많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럽습니다.기초연구 성과는 물론이며 응용연구 성과도 매우 부족합니다.기초연구의 결과로 SCI 논문편수는 12위 수준이지만 피인용지수는 31위로, 양적인 성장은 했지만 질적인 성과는 미흡합니다.응용연구의 사업화성공률도 미국, 영국의 70%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20%에 불과합니다. 과학기술혁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가연구개발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5대 개혁방향 하에 혁신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첫째,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 사업을 모두 모아 한 부처에서 통합 관리하겠습니다.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전됨에 따라 각 분야별 예산이 조정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 이기주의로 예산을 내놓지 않고 비효율적으로 낭비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결과에 대한 감사에서 과정에 대한 감사로의 전환하겠습니다.감사에서 결과의 성공여부만 따지다 보니 조금이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시도는 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실패하더라도 과정에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성실했다면 책임을 묻지 않도록 바뀌어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습니다. 셋째, 기초연구 분야에서는 중복과제를 허용하겠습니다.특히 처음 시도하는 분야에서는 여러 가지 접근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처음부터 한가지만 선정하기보다는 중복되더라도 여러 방법을 지원하고, 몇 년 후 성과평가를 통해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모아주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넷째, 기초연구 분야에서는 현장의 연구자가 주도하고 정부에서는 제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바꾸겠습니다. 다섯째, 응용연구 분야는 관주도가 아니라 산업계, 특히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제안을 지원하는 쪽으로 바꾸겠습니다.그 결과로 우리는 세계적인 과학기술국가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 산업구조개혁을 통한 창업혁명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금융정책을 통해 창업기업의 수를 늘리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정부는 창업기업의 성공확률을 높이고, 실패하더라도 성실실패에 대해서는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는 산업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중소기업들의 성공확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불공정한 시장 때문입니다.빽이 실력을 이기는 세상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으니 희망을 가지지 않고 도전하지 않게 됩니다.경제는 활력을 잃고, 성장하지 않고, 일자리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이런 불공정한 경쟁구조가 바뀌어야 합니다.실력이 빽을 이기는 세상이 되어야, 실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어야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게 되고, 경제는 활력을 찾고, 성장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공정과 경제성장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야 경제도 제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기보다는, 착취하는 ‘동물원’을 만들어 왔습니다.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과 독점계약을 맺고 부가가치를 인정하기는커녕 인건비 수준의 대금만 지급하면서 착취해 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개혁을 통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겠습니다.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대신, 모든 결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관예우는 현관배임으로 처벌해야 합니다.그래서 경제검찰로 거듭나게 해야 합니다. 실패한 기업가들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성실 실패에 대해서는 재도전 기회를 주겠습니다.실리콘 밸리는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 본질입니다.실패해도 재도전 기회를 가진 기업가는 결국 성공함으로써, 처음에 한 실패보다 몇 배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합니다.개인의 실패경험을 사회적인 자산으로 만드는 것입니다.우리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엔젤 투자자 및 벤처캐피털 활성화, 대표이사 연대보증 폐지 등을 추진하겠습니다.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으면,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활력이 넘치는 창업국가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 자강안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대 강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격돌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북한은 유엔안보리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고도화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이런 가운데 대내적으로 국정혼란까지 겪고 있어 안보가 엄중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국가안보란 국가의 근본과 국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전쟁과 국지도발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며 상대방의 전쟁의지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국가안보여야 합니다.최전선에서 국가안보를 지키는 우리 아들, 딸들의 생명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실현하는 국가안보여야 합니다.대형 재해와 재난은 물론 해외에서의 사고와 테러 위험에 빠진 우리 국민 한 사람의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봉사하는 국가안보여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국력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비록 안보상황이 유동적이고 불확실하지만,국력을 바탕으로 할 수 있다는 자강의지(自强意志)를 가지고 실천한다면 어떠한 도전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저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공동이익과 가치를 공유하고 더욱 발전시킨 가운데,우리 스스로 힘을 길러 안보를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개척해나가는 자강안보(自强安保)를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먼저 국가안보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국방비리, 방산비리를 근절하겠습니다.국민세금을 갈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국방비리 사범에 대해서는 그것이 완전히 근절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국방 청렴법’ 제정과 ‘무기체계 획득 시스템의 재설계’ 등을 통해 방산관련 부정부패를 근절하겠습니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스마트한 강군을 육성하여 확실한 대북우위 군사력을 유지하고,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겠습니다.‘해·공군 전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군 구조를 개편하고,특히 킬-체인과 KAMD 등을 조기전력화 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국방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산업화와도 연계하겠습니다. 국방 비리 근절과 국방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의 전제하에, 위에 열거한 첨단 국방력 건설을 위해 필요한 국방비도 증액하겠습니다.강력한 ‘자강안보’를 통해서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을 억제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여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 과거청산과 미래대비를 위한 대장정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대한민국 국민은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지금 우리에게는 박근혜 정부 퇴진, 정권교체, 부패 구체제 청산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여기에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파도가 몰려오고 있습니다.과거청산과 미래대비의 두 가지가 임무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이제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되었습니다.이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것이 정치입니다.국가적 위기를 앞에 두고 국가의 존재이유와 국가의 역할을 다시 질문하는 것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국가의 역할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과 인권을 보호하는 것입니다.우리는 세월호, 메르스, 나아가 최근의 게이트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존재이유에 응당한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저부터 이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것임을 다짐합니다.국가는 사회적 약자 편에 확고히 서야 합니다. 우리는 ‘부모의 돈도 실력’인 정유라의 나라가 아니라,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된 김채영들의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시민의 자존심,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국가의 덕목이라는 사실입니다.국민의 생명과 시민의 권리, 사람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국가, 그런 정치를 해야 합니다. 모두가 위기라고 말하지만 저는 지금이야말로 담대한 도전을 시작할 때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공정, 자유, 책임의 가치를 바탕으로 미래의 길로 나아갑시다.정치권의 극단적인 대결을 넘어 국민을 위한 협치의 길에서 다시 만납시다.우리 모두의 비전인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그리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기필코 만들어 냅시다.긴 시간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관련기사 ◀☞ 손학규 "안철수 이길 자신 있다"☞ 안철수 "안희정·문재인 연정론 우려스럽다"☞ 안철수-안희정 이젠 신경쓰이나?...문재인 '쌍끌이' 비판☞ 국민의당 "문재인, 안철수 따라잡기 도를 넘고 있다"
- [e주말] 500백년의 전통과 세월이 담긴 '외암마을'
- 충남 아산 외암마을 풍경(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남 아산 외암마을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설화산 자락 남서쪽 양지바른 곳에 마을이 들어섰고, 마을 앞으로 외암천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이다. 마을의 역사는 약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참봉을 지낸 진한평의 맏딸과 혼인한 안동의 예안 이씨 이사종이 들어와 살면서부터다. 마을 이름은 외암 이간의 호에서 유래했다. 마을에는 기와집과 초가집 등 전통 한옥 60여 채가 돌담을 따라 옹기종기 모였다. 주요 건물은 건재고택(영암댁), 참판댁, 감찰댁 등 택호가 있는데, 주로 고택 주인의 관직이나 부임한 지역 이름을 따서 붙였다.◇한옥과 아우러진 정감 어린 풍경 ‘외암마을’한옥 사이로 난 고샅을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자. 외암천을 건너는 반석교를 지나면 바로 외암마을이다. 반석정 아래 외암천의 너른 바위에는 외암동천(巍岩洞天)과 동화수석(東華水石)이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져, 옛 선비들이 사랑한 아름다운 풍경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낮은 언덕에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나무를 거꾸로 꽂아 만든 듯한 장승 두 기가 여행자를 반긴다. 마을의 전통 가옥은 대부분 잠겨 있거나 실제로 거주하는 집이 많아, 여행자가 집 안을 둘러보기는 쉽지 않다. 한옥과 어우러진 고샅이나 정감 어린 농촌 풍경을 보는 것으로도 걸음이 가벼워진다.외암마을을 대표하는 고택으로 건재고택과 참판댁을 꼽는다. 건재고택은 영암군수를 지낸 이상익이 살던 집으로,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외암 이간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수종이 다양한 정원과 사랑채가 어울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꼽히지만, 출입할 수 없다. 대신 건재고택 돌담에서 아쉬움을 달래보자. 소나무, 단풍나무 등 정원수와 돌담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최고의 포토 존이다.참판댁은 이조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이 고종에게 하사받은 집이다. 고종의 아들 이은(영친왕)의 스승이기도 한 퇴호 이정렬은 일본의 굴욕적인 조약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고종에게 상소를 올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낙향한다. 이때 고종이 하사한 ‘퇴호거사’ 현판이 지금도 사랑채 앞에 있다.충남 아산 외암마을의 건재고택 풍경(사진=한국관광공사)참판댁 연엽주가 유명하다. 고종 때 지독한 가뭄이 들어 각 지방에서 상소를 올렸지만, 임금에게 직언하는 이가 없었다. 비서감승을 지낸 이원집이 백성이 고통 받는 상황을 알리자, 고종은 반찬 가짓수를 줄이고 반주도 내지 말라고 명한다. 이원집은 자신 때문에 임금이 반주조차 마시지 못하는 것을 죄스럽게 여겨 대신 연엽주를 올렸다. 누룩과 고두밥을 연잎에 싸서 따뜻한 곳에 두면 술이 된다. 참판댁에서는 직접 채취한 연잎으로 연엽주를 만들며, 판매도 한다.외암마을에서는 전통 체험을 진행한다. 30인 이상 단체 체험 외에 한지 손거울 만들기, 율무 팔찌 만들기, 엿 만들기 등은 개인이나 가족 단위 체험도 가능하다. 한지 손거울 만들기는 한지의 거친 면에 풀을 듬뿍 바르고 손거울 틀 양면에 붙인 다음, 곡선이 살아나도록 다듬는다. 알록달록한 한지와 큐빅으로 장식하고, 거울을 붙인 뒤 말리면 개성 있는 손거울이 된다. 엿 만들기는 전통 엿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뜨끈한 조청을 콩가루에 버무린 뒤 엿 늘이기 작업을 한다. 서서히 굳어가는 조청에 바람을 넣어 엿이 만들어지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서서히 굳어가는 조청을 손으로 잡고 혼자나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늘인다. 엿이 굳으면 막대로 쳐서 잘라낸다.참판댁, 신창댁, 풍덕고택 등에서는 숙박도 가능하다. 주인의 거주 여부에 따라 독채, 아래채 등을 사용해 가족이나 단체 숙소로 적합하다. 외암마을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조선 시대에 머무르는 기분이 들어 더욱 값지다.◇소나무 숲길이 일품인 ‘봉곡사’외암마을에서 6km 거리에 봉곡사가 있다. 봉수산에 깃든 봉곡사는 경내에 이르는 소나무 숲길이 일품이다. 일제강점기에 송진을 채취한 흔적도 곳곳에 있다. 소나무 숲길은 주차장에서 봉곡사 경내까지 600m로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숨을 깊이 마시며 숲길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아산환경과학공원은 하루 1t 트럭 200대 분량의 쓰레기를 소각 처리하는 생활자원처리장에 위치한 친환경 생태 공원이다. 혐오 시설이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아산환경과학공원에는 장영실과학관, 아산생태곤충원, 그린타워전망대가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좋다.장영실과학관은 어린이과학관(1층)과 장영실과학관(2층)으로 나뉜다. 2층은 장영실의 일대기, 물, 바람, 금속, 빛, 우주를 주제로 장영실의 발명품과 다양한 과학 원리를 체험해보는 공간이다. 가장 먼저 장영실이 발명한 자격루를 만난다. 물이 채워지면 구슬이 굴러 종을 울리는 자격루의 원리를 보여준다. 종이 울릴 때마다 귀여운 십이신 동물 인형이 차례로 나타나 아이들에게 인기다. 자격루와 옥루, 풍기대, 태종 때 만든 계미자와 세종 때 만든 갑인자, 앙부일구, 간의 등을 만나볼 수 있다.아산생태곤충원과 그린타워전망대는 한 건물에 있다. 아산생태곤충원은 1층 유리온실에서 살아 있는 곤충 40여 종을 관찰하고 만져보는 공간이다.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보고, 흙 속에서 흰점박이꽃무지와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찾아 만져볼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레리도그, 미어캣, 사막여우 등 귀여운 동물들에게 먹이 주기 체험도 한다. 그린타워전망대는 타워 높이만 150m에 이른다. 전망대에서는 넓은 창을 통해 아산 시내뿐 아니라 신정호, 광덕산, 영인산 등이 보이며, 외암마을이 있는 설화산도 지척이다.겨울에도 형형색색 화사한 꽃과 그윽한 향기로 가득한 곳이 있다. 도고면에 위치한 세계꽃식물원은 연중 3000여 종에 달하는 원예종 관상식물을 관람할 수 있는 실내 온실이다. ‘삶이 꽃이다(Life is a Flower)’라는 의미를 담은 LIAF가든센터가 들어서 예전보다 규모가 훨씬 커졌다. LIAF가든센터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고, 다양한 식물과 가드닝 제품을 판매하며, 체험과 교육 활동을 진행하는 복합 원예 문화 공간이다.실내 온실 가운데 붉은 베고니아와 푸른 뉴질랜드앵초가 드리워진 곳은 스산한 겨울 느낌을 지워준다. 앵무새체험관에서는 사랑앵무, 모란앵무 등 100여 마리에게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먹이를 줄 때마다 몸빛이 화려한 앵무새들이 재롱을 부린다. 세계꽃식물원은 목줄을 착용하면 애완견도 입장 가능하고, 귀여운 다육식물을 입장객에게 선물로 준다.아산 이충무공 유허(사적 155호)는 충무공을 모신 현충사, 장군이 무과에 급제한 32세까지 살던 고택, 충무공이순신기념관으로 나뉜다. 특히 기념관에는 이순신 난중일기 및 서간첩 임진장초(국보 76호)를 비롯해 귀한 유물이 전시되어 꼭 들러봐야 한다. 이충무공 유허에서 9km 거리에 아산 이충무공묘(사적 112호)가 있다. 국사봉 낮은 언덕에 1794년 정조가 지은 어제비와 비각, 이충무공과 부인 상주 방씨가 잠든 합장묘가 단정히 앉았다. ◇여행코스▷당일 여행 코스= 아산 이충무공 유허(현충사)→아산환경과학공원(장영실과학관, 아산생태곤충원, 그린타워전망대)→아산 외암마을→봉곡사 소나무 숲길▷1박 2일 여행 코스= 아산 이충무공묘→아산 이충무공 유허(현충사)→봉곡사 소나무 숲길→아산 외암마을→(숙박)→아산환경과학공원(장영실과학관, 아산생태곤충원, 그린타워전망대)→세계꽃식물원→파라다이스스파 도고◇여행메모△가는길= 용산역에서 온양온천역까지 무궁화호·새마을호가 하루 15회 운행한다. 약 1시간 30분 소요. 전철로 간다면 서울역에서 온양온천역까지 하루 25~28회 운행한다. 약 2시간 20분 소요. 1번 출구 온양온천역 정류장에서 100번(20~45분 간격 운행)·101번 버스(하루 7회 운행) 이용, 외암마을 저잣거리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버스를 이용한다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7~29회 운행한다. 약 1시간 30분 소요.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경부고속도로 천안 인터체인지에서 천안아산역에서 아산시청 방면으로 우측 천안대로 진입한다. 이어 천안터널 지나 직진해 고가도로로 진입 후 번영로로 들어선다. 다시 장재2교차로에서 아산 방면 온천대로로 우회전하고, 장존교차로에서 공주·유구 방면 우회전한다. 외암사거리에서 외암리 방면 우회전하면 아산 외암마을이다.△먹거리= 어니언돈가스로 유명한 유리카모메, 해물칼국수가 별미인 홍두깨칼국수, 명이마늘보쌈이 대표메뉴인 청와삼대 온양점, 목삼결살 연탄구이집인 정다운연탄구이가 추천 맛집이다.
- [e주말] 500백년의 전통과 세월이 담긴 '외암마을'
- 충남 아산 외암마을 풍경(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남 아산 외암마을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설화산 자락 남서쪽 양지바른 곳에 마을이 들어섰고, 마을 앞으로 외암천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이다. 마을의 역사는 약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참봉을 지낸 진한평의 맏딸과 혼인한 안동의 예안 이씨 이사종이 들어와 살면서부터다. 마을 이름은 외암 이간의 호에서 유래했다. 마을에는 기와집과 초가집 등 전통 한옥 60여 채가 돌담을 따라 옹기종기 모였다. 주요 건물은 건재고택(영암댁), 참판댁, 감찰댁 등 택호가 있는데, 주로 고택 주인의 관직이나 부임한 지역 이름을 따서 붙였다.◇한옥과 아우러진 정감 어린 풍경 ‘외암마을’한옥 사이로 난 고샅을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자. 외암천을 건너는 반석교를 지나면 바로 외암마을이다. 반석정 아래 외암천의 너른 바위에는 외암동천(巍岩洞天)과 동화수석(東華水石)이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져, 옛 선비들이 사랑한 아름다운 풍경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낮은 언덕에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나무를 거꾸로 꽂아 만든 듯한 장승 두 기가 여행자를 반긴다. 마을의 전통 가옥은 대부분 잠겨 있거나 실제로 거주하는 집이 많아, 여행자가 집 안을 둘러보기는 쉽지 않다. 한옥과 어우러진 고샅이나 정감 어린 농촌 풍경을 보는 것으로도 걸음이 가벼워진다.외암마을을 대표하는 고택으로 건재고택과 참판댁을 꼽는다. 건재고택은 영암군수를 지낸 이상익이 살던 집으로,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외암 이간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수종이 다양한 정원과 사랑채가 어울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꼽히지만, 출입할 수 없다. 대신 건재고택 돌담에서 아쉬움을 달래보자. 소나무, 단풍나무 등 정원수와 돌담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최고의 포토 존이다.참판댁은 이조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이 고종에게 하사받은 집이다. 고종의 아들 이은(영친왕)의 스승이기도 한 퇴호 이정렬은 일본의 굴욕적인 조약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고종에게 상소를 올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낙향한다. 이때 고종이 하사한 ‘퇴호거사’ 현판이 지금도 사랑채 앞에 있다.충남 아산 외암마을의 건재고택 풍경(사진=한국관광공사)참판댁 연엽주가 유명하다. 고종 때 지독한 가뭄이 들어 각 지방에서 상소를 올렸지만, 임금에게 직언하는 이가 없었다. 비서감승을 지낸 이원집이 백성이 고통 받는 상황을 알리자, 고종은 반찬 가짓수를 줄이고 반주도 내지 말라고 명한다. 이원집은 자신 때문에 임금이 반주조차 마시지 못하는 것을 죄스럽게 여겨 대신 연엽주를 올렸다. 누룩과 고두밥을 연잎에 싸서 따뜻한 곳에 두면 술이 된다. 참판댁에서는 직접 채취한 연잎으로 연엽주를 만들며, 판매도 한다.외암마을에서는 전통 체험을 진행한다. 30인 이상 단체 체험 외에 한지 손거울 만들기, 율무 팔찌 만들기, 엿 만들기 등은 개인이나 가족 단위 체험도 가능하다. 한지 손거울 만들기는 한지의 거친 면에 풀을 듬뿍 바르고 손거울 틀 양면에 붙인 다음, 곡선이 살아나도록 다듬는다. 알록달록한 한지와 큐빅으로 장식하고, 거울을 붙인 뒤 말리면 개성 있는 손거울이 된다. 엿 만들기는 전통 엿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뜨끈한 조청을 콩가루에 버무린 뒤 엿 늘이기 작업을 한다. 서서히 굳어가는 조청에 바람을 넣어 엿이 만들어지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서서히 굳어가는 조청을 손으로 잡고 혼자나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늘인다. 엿이 굳으면 막대로 쳐서 잘라낸다.참판댁, 신창댁, 풍덕고택 등에서는 숙박도 가능하다. 주인의 거주 여부에 따라 독채, 아래채 등을 사용해 가족이나 단체 숙소로 적합하다. 외암마을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조선 시대에 머무르는 기분이 들어 더욱 값지다.◇소나무 숲길이 일품인 ‘봉곡사’외암마을에서 6km 거리에 봉곡사가 있다. 봉수산에 깃든 봉곡사는 경내에 이르는 소나무 숲길이 일품이다. 일제강점기에 송진을 채취한 흔적도 곳곳에 있다. 소나무 숲길은 주차장에서 봉곡사 경내까지 600m로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숨을 깊이 마시며 숲길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아산환경과학공원은 하루 1t 트럭 200대 분량의 쓰레기를 소각 처리하는 생활자원처리장에 위치한 친환경 생태 공원이다. 혐오 시설이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아산환경과학공원에는 장영실과학관, 아산생태곤충원, 그린타워전망대가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좋다.장영실과학관은 어린이과학관(1층)과 장영실과학관(2층)으로 나뉜다. 2층은 장영실의 일대기, 물, 바람, 금속, 빛, 우주를 주제로 장영실의 발명품과 다양한 과학 원리를 체험해보는 공간이다. 가장 먼저 장영실이 발명한 자격루를 만난다. 물이 채워지면 구슬이 굴러 종을 울리는 자격루의 원리를 보여준다. 종이 울릴 때마다 귀여운 십이신 동물 인형이 차례로 나타나 아이들에게 인기다. 자격루와 옥루, 풍기대, 태종 때 만든 계미자와 세종 때 만든 갑인자, 앙부일구, 간의 등을 만나볼 수 있다.아산생태곤충원과 그린타워전망대는 한 건물에 있다. 아산생태곤충원은 1층 유리온실에서 살아 있는 곤충 40여 종을 관찰하고 만져보는 공간이다.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보고, 흙 속에서 흰점박이꽃무지와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찾아 만져볼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레리도그, 미어캣, 사막여우 등 귀여운 동물들에게 먹이 주기 체험도 한다. 그린타워전망대는 타워 높이만 150m에 이른다. 전망대에서는 넓은 창을 통해 아산 시내뿐 아니라 신정호, 광덕산, 영인산 등이 보이며, 외암마을이 있는 설화산도 지척이다.겨울에도 형형색색 화사한 꽃과 그윽한 향기로 가득한 곳이 있다. 도고면에 위치한 세계꽃식물원은 연중 3000여 종에 달하는 원예종 관상식물을 관람할 수 있는 실내 온실이다. ‘삶이 꽃이다(Life is a Flower)’라는 의미를 담은 LIAF가든센터가 들어서 예전보다 규모가 훨씬 커졌다. LIAF가든센터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고, 다양한 식물과 가드닝 제품을 판매하며, 체험과 교육 활동을 진행하는 복합 원예 문화 공간이다.실내 온실 가운데 붉은 베고니아와 푸른 뉴질랜드앵초가 드리워진 곳은 스산한 겨울 느낌을 지워준다. 앵무새체험관에서는 사랑앵무, 모란앵무 등 100여 마리에게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먹이를 줄 때마다 몸빛이 화려한 앵무새들이 재롱을 부린다. 세계꽃식물원은 목줄을 착용하면 애완견도 입장 가능하고, 귀여운 다육식물을 입장객에게 선물로 준다.아산 이충무공 유허(사적 155호)는 충무공을 모신 현충사, 장군이 무과에 급제한 32세까지 살던 고택, 충무공이순신기념관으로 나뉜다. 특히 기념관에는 이순신 난중일기 및 서간첩 임진장초(국보 76호)를 비롯해 귀한 유물이 전시되어 꼭 들러봐야 한다. 이충무공 유허에서 9km 거리에 아산 이충무공묘(사적 112호)가 있다. 국사봉 낮은 언덕에 1794년 정조가 지은 어제비와 비각, 이충무공과 부인 상주 방씨가 잠든 합장묘가 단정히 앉았다. ◇여행코스▷당일 여행 코스= 아산 이충무공 유허(현충사)→아산환경과학공원(장영실과학관, 아산생태곤충원, 그린타워전망대)→아산 외암마을→봉곡사 소나무 숲길▷1박 2일 여행 코스= 아산 이충무공묘→아산 이충무공 유허(현충사)→봉곡사 소나무 숲길→아산 외암마을→(숙박)→아산환경과학공원(장영실과학관, 아산생태곤충원, 그린타워전망대)→세계꽃식물원→파라다이스스파 도고◇여행메모△가는길= 용산역에서 온양온천역까지 무궁화호·새마을호가 하루 15회 운행한다. 약 1시간 30분 소요. 전철로 간다면 서울역에서 온양온천역까지 하루 25~28회 운행한다. 약 2시간 20분 소요. 1번 출구 온양온천역 정류장에서 100번(20~45분 간격 운행)·101번 버스(하루 7회 운행) 이용, 외암마을 저잣거리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버스를 이용한다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7~29회 운행한다. 약 1시간 30분 소요.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경부고속도로 천안 인터체인지에서 천안아산역에서 아산시청 방면으로 우측 천안대로 진입한다. 이어 천안터널 지나 직진해 고가도로로 진입 후 번영로로 들어선다. 다시 장재2교차로에서 아산 방면 온천대로로 우회전하고, 장존교차로에서 공주·유구 방면 우회전한다. 외암사거리에서 외암리 방면 우회전하면 아산 외암마을이다.△먹거리= 어니언돈가스로 유명한 유리카모메, 해물칼국수가 별미인 홍두깨칼국수, 명이마늘보쌈이 대표메뉴인 청와삼대 온양점, 목삼결살 연탄구이집인 정다운연탄구이가 추천 맛집이다.
- [대선 맛보기] ‘내로남불’ 개헌…촛불민심은 말하지 않았다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여야가 상대방을 공격할 때 흔히 쓰는 표현입니다. 줄여서 ‘내로남불’이라고 부릅니다. 저작권자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입니다. 말년이 불명예스러웠지만 박희태 전 의장은 우리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명대변인 출신입니다. ‘총체적 난국’이나 ‘정치 9단’이라는 촌철살인의 표현도 박 전 의장의 작품입니다. 뜬금없이 ‘내로남불’을 꺼내든 것은 개헌을 대하는 여야 정치세력의 이율배반적 태도 때문입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통과 이후 여의도의 관심은 오로지 차기 대선입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변수로 남았지만 내년 상반기 조기대선은 유력시됩니다. 최대 변수는 개헌입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개헌은 여소야대 지형의 3당 체제를 뒤흔드는 정계개편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대한민국에 개헌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른살 나이를 먹은 현행 헌법은 사실 손볼 데가 한둘이 아닙니다.그래도 개헌은 불가능합니다. 현 시점에서 개헌을 시도하더라도 성사되기 어렵습니다. 권력구조 개편이라는 ‘원포인트 개헌’은 위험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정계개편이나 제3지대 후보단일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린 촛불민심이 과연 개헌을 이야기해왔는지 의문스럽습니다. 광장에는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존재했을 뿐입니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개헌은 언제나 ‘내로남불’ 여야는 대선이나 총선 이후 정치적 입장이 180도 달라집니다. 인사청문회가 대표적입니다. 보통 야당은 창을, 여당은 방패를 듭니다. 그러나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안면몰수가 이뤄집니다. 야당이었던 여당은 방패를, 여당이었던 야당은 창을 듭니다. 국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수결 원리를 강조하던 과반 여당이 소수당이 되면 ‘거대 야당의 횡포’라고 반발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행정부 견제를 강조하던 소수 야당이 집권하면 ‘지나친 국정발목 잡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전형적인 아전인수입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개헌은 대표적인 ‘내로남불’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개헌 반대론자였습니다. ‘개헌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는 인식 때문이었습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을 거론했을 때 반발한 게 대표적입니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말기 개헌을 요구했을 때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일축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던 대통령이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지난 10월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내 개헌 완수’ 발언으로 정국을 뒤흔들었습니다. 약효는 하루도 못갔습니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의 여파 탓입니다. 되돌아보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의 최적기는 참여정부 말기였습니다. 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18대 총선까지 불과 4개월의 차이밖에 없었습니다. 대통령 노무현의 개헌 제안에 여야 차기 주자들은 대부분이 반대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당시 개헌에 가장 강력 반대했던 정치인들은 최근 열렬한 개헌론자로 변신했습니다. 아울러 그 당시 개헌추진을 요구했던 정치인들은 개헌 시기 부적절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개헌은 국가 백년대계입니다. 정파적 이익에 따라 휘둘리는 ‘내로남불’ 신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탄핵정국 속 경제·안보위기…개헌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헌재가 탄핵심판을 인용하면 60일 이내 차기 대선이 실시됩니다. 문제는 헌재가 언제쯤 결론이 내릴지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불투명한 정치 스케줄 속에서 차분히 개헌 논의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더구나 개헌 과정에서 대규모 정계개편은 필수적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개헌에 적극적인 세력은 단독집권이 사실상 어려운 정치세력들입니다. 이 때문에 개헌을 통해 정치적 지분을 얻으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도 상당합니다. 현 상황에서 과연 개헌이 가능할까요. 상황은 만만치 않습니다. 대통령 직무정지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체제가 갖고 있는 불안정성입니다. 벌써부터 황교안 대행의 국회 출석여부 등을 놓고 신경전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탄핵정국 속에서 여야정은 물론 여야, 야야간 정치적 파열음 또한 적지 않습니다. 아울러 더 큰 문제는 대한민국의 경제·안보 상황입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1300조에 이르는 가계부채, 사드배치를 둘러싼 미중의 외교적 압박, 언제 되풀이될지 모르는 북한의 추가도발 등등. 경제·안보 쌍끌이 위기 속에서 차기 대선이 언제 치러질 지도 모르는 유동적인 상황인데 한가하게 개헌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5년 단임 대통령제는 정말 문제인가현행 대통령제를 흔히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말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한 헌법 1조 1항을 고려하면 역설적입니다. 헌법은 절대 왕정이 아닌 민주 공화정을 분명히 말하고 있지만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합니다.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은 허울이고 국가권력의 대부분은 사실 대통령 권력입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등 87년 이후 모든 대통령은 임기초 막강 권력을 누렸지만 임기말 극심한 레임덕 속에 불행한 대통령으로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고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한 걸음도 진전할 수 없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룹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를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로 돌리는 것은 너무 극단적이고 단순한 주장입니다. 5년 단임 대통령제는 87년 체제 당시 1노3김의 산물입니다. 일단 대통령 중임제나 연임제의 경우 특정 정치인의 장기집권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탓에 선호도가 크지 않았습니다. 실제 노태우-김영삼-김대중의 순으로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김종필만이 실패했지만 대통령에 버금가는 실세총리였습니다. 1노3김의 대통령 단임제 합의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시기였습니다. 5공화국의 7년 단임제는 너무 길고 그렇다고 4년 단임제는 너무 짧았습니다. 결론은 5년 단임제였습니다. 장점도 없지 않습니다. 유권자의 눈치를 볼 일이 없습니다. 문민정부 당시 김영삼이 대표적입니다.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역사바로세우기 등등. 만일 김영삼이 재선을 고려했다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5년 단임제의 대안으로 흔히 거론되는 게 대통령 4년 중임제입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 선호도도 가장 높습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불일치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레임덕 없이 국정의 연속성이 보장된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그러나 8년 독재가 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첫 임기 4년은 재선을 위해 온갖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을 총동원한 뒤 재선에 성공하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맘대로 정치를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헌법전문·영토조항·기본권 등 전면적 개헌 논의도 가능할까?개헌이 실제 추진되기 위해 3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여야 차기주자들의 동의,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가 필수적입니다. 더불어 대통령 탄핵국면과 분리해서 추진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성숙도도 필수적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개헌논의는 매우 어렵습니다. 만일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권력구조 개편이라는 원포인트 개헌만을 추진한다고 해도 이는 정치권의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습니다. 87년 이후 30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개헌국면에서는 온갖 요구들이 분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개헌 테이블에 오를 사안 하나하나의 파급력은 핵폭탄 수준입니다. 대표적인 게 헌법전문입니다. 1948년 8월 15일을 헌법 전문에 어떻게 명시하느냐에 따라 건국절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진보의 대충돌은 불가피합니다. 영토조항도 해묵은 과제입니다.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라는 헌법 3조에 따르면 북한은 미수복지역입니다. 다만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으로 북한이 정식국가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없지 않습니다. 이밖에 지방자치와 경제민주화 강화, 교육·의료의 공공성 개선, 국민 기본권 보장, 환경권과 평등권 등 손볼 곳이 한둘이 아닙니다. 역대 정부 때마다 논란을 빚어온 검찰개혁 문제 역시 헌법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명문화하면 해결됩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제11조의 평등권 조항과 사법부 판결을 무력화시키는 대통령의 특별사면논란은 헌법 제79조를 삭제하면 손쉬운 문제입니다. 아울러 삼권분립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아니라 사법부 자체 결정이나 국회가 임명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이러한 조항의 개헌논의는 말이 쉽지 구체적 논의로 들어가면 합의도 너무 어렵고 후폭풍도 예측불가 수준입니다. ◇“‘권려구조 개편’ 개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너무나 많다”권력구조 개편은 간단합니다. 대통령을 국가원수·행정부 수반으로 규정한 헌법 제66조와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중임 불가 규정을 둔 제70조를 고치면 됩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개헌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구조 개편이라는 원포인트 개헌을 하고 싶다면 정치권이 진정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거칠게 이야기하면 헌법 제8조 3항을 삭제해야 합니다.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이에 따라 국가는 주요 정당에 선거보조금과 경상보조금을 지급합니다. 정치자금 모집을 핑계로 이뤄져온 재벌과의 정경유착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선거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당의 평상시 활동에 과도한 국가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여야 주요 정당은 수백만 당원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당 살림은 사실상 혈세에 의존합니다. 당원들도 잘 내지 않은 돈을 왜 국민이 내야 하나요. 향후 개헌 과정에서 이 조항을 완벽하게 삭제할 용기가 있나요?개헌 좋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개헌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은 대한민국 도처에 널려있습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세상입니다. ‘헬조선 흙수저’로 상징되는 빈부격차와 양극화의 해소가 가장 절실한 과제입니다.▶ 관련기사 ◀☞ [대선 맛보기] 21세기 촛불민심, 19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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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원희룡 제주지사 “개헌해야”…관훈토론회
- 원희룡 제주지사. (자료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보완해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 출발은 개헌”이라고 말했다.다음은 원희룡 제주지사 발제문 전문.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입니다.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한국의 대표 언론인들과 저명한 원로 언론인들 앞에서소신을 밝힐 기회를 가진 것은 제게 큰 영광입니다.계층상승이 가능한 공정사회 만들겠습니다.대한민국은 지금 기로에 서 있습니다.꺼져가는 성장 엔진을 다시 충전해야 합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대한민국을 계층상승이 자유로운 나라중산층이 두터운 나라로 만드는 것입니다.사회발전은 국민 개개인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려움을 견디고, 변화에 도전하는 희망과 성취욕구가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유례없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은 해방과 전쟁을 거쳐,기존질서의 해체 위에 끊임없는 혁신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하지만 대한민국 성공의 성과가 기득권에 집중되고그들의 독점과 세습이 발전 동력을 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대한민국 성장의 동맥이 기득권에 의해 막혀있습니다.저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물려받은 재산은 없었지만 지금의 성취가 가능했습니다.대한민국의 급속한 발전과정에서 주어진 기회의 혜택을가장 많이 본 사람 중 하나입니다.그러한 성취가 가능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물려받은 게 없어도 성취를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나라를 만들고 물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20대 대학시절에는 사회정의를 위해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였고,30대에는 사회운영과 경제성장의 책임감에 눈을 떴습니다.뜨거웠던 청장년 시절을 지나면서저는 민주화와 정의만이 아니라,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국민들의 노력도 살려나가야 한다고깨닫고 그것을 저의 책임으로 받아들였습니다.민주화와 산업화의 힘을 함께 살려 나가려면,가난한 가정의 자녀도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고,쌀가게 직원도 최고의 기업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활짝 열어주어야 합니다.이를 위해서는 경제정책이 공정경쟁, 혁신선도,중산층 증가, 최저기본선보장을 이루어야 합니다.즉, 대기업은 세계경쟁에 몰두하고,중소혁신기업은 한 단계 위로 올라서며중산층이 사회 곳곳의 활력과 안정을 지키고국민은 누구나 최저기준을 보장받는 사회로 향해 가야 합니다.이런 과제는 경제분야뿐 아니라 사회분야,정치분야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합니다.공정경쟁을 위해 경제민주화를 이루어야 합니다.순환출자, 탈세, 가족 친인척 승계에엄격한 정의의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기업의 몫은 인정되어야 합니다.하지만 다른 경제주체의 몫을 빼앗는 독식이어서는 안 되고공정한 배분과 생산적 재투자로 가야 합니다.이것이 제대로 된 시장경제의 힘입니다.공정경쟁이 올바른 성장이고, 경제민주화가 성장정책입니다.생물학적 유전자를 물려받은 가족이라는 요인보다공정경쟁에 의해 검증된 실력이 지배하는 시장경제일 때,우리 기업과 사회를 훨씬 경쟁력 있게 만듭니다.혁신에 자금과 인재가 몰리고, 혁신기술 자금시장을 활성화해한국판 구글, 한국판 테슬라가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중산층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어줬던 교육과 주택이지금은 중산층 붕괴와 가계부채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허물어진 공교육을 살리고과열된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또한 젊은 세대와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합니다.이제 주거는 복지이며 저출산 대책의 든든한 디딤돌입니다.육아에 대한 지원, 노후 보장, 절대빈곤 해소를 위해과감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물론 한 번에 해결하기는 어렵지만,방향을 잡고 힘차게 발을 내디뎌야 합니다.돈이 없다고 말만 하지 말고,재원마련에 과감하고 폭넓은 실천적 합의를 해야 합니다.이를 위해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먼저 나설 것을 제안합니다.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이 기득권과 소속에 얽매이지 말고대한민국의 큰 변화를 위해 국정의 방향과분야별 정책을 토론하고, 협약하고, 실천하는 테이블을 만듭시다.그러면 정치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고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도 늘어날 것입니다.언제든지 역할이 필요하다면 제가 먼저 나서겠습니다.협력의 정치문화가 가능한 공존사회 만들겠습니다.지금 대한민국은 갈등 때문에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세계경제의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업의 구조조정,노동의 고용유연성, 사회안전망 확보라는 절실함을 잊고대립만 계속 하고 있습니다.서로가 서로를 향한 분노와 증오를 쏟아낼 뿐사회적 존경과 신뢰의 기반은 취약하기만 합니다.정치도 투쟁의 리더십이 지배하고 있습니다.분노, 증오, 진영대립과 투쟁은 쉬운 길이지만포용, 공감, 대화, 협력은 어려운 길입니다.어렵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포용과 공감,합리성과 신뢰의 리더십입니다.좌우 진영을 뛰어넘는 협력정치가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정당정치와 의회구조, 이것을 집행하는 정부구조로 바꿔야 합니다.과반의 합의를 통해 정책이 이뤄질 수 있는 사회적 대타협,대연정도 가능한 정치이어야 합니다.그래야 선장도 구명정도 보이지 않는 한국경제와한국 사회의 과제인 규제완화, 구조조정, 노동유연성,복지확대를 서로 타협하고 조정할 수 있습니다.흑백논리를 이용한 투쟁세력은 포용을 해야 하는 대상이지만이들이 주도권을 가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그 출발은 개헌입니다.승자독식에 의한 권력 독점,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권력 분점, 연정과 협치,획기적인 지방분권 실천을 통해국력소모를 줄이고 정치안정을 이뤄내야 합니다.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 사심 없이 바꿔낼 수 있고,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어예측 가능한 정치를 실현해야 합니다.이러한 미래,‘ 원희룡 세대’가 만들겠습니다.민주화시대를 거치면서 권위주의를 깨고수평적인 소통문화와 토론문화에 익숙한 우리세대입니다.부모세대에 받은 고성장의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고,후세에 물려줄 시대적 책임이 저희에게 있습니다.정치의 틀을 바꾸고, 탈권위주의와 양극화 해소,대한민국의 저력을 제대로 발휘시킬 사회문화 환경은세대가 바뀌어야 가능합니다.세대교체는 정치문화의 교체여야 합니다.이를 위해 최소한 공동의 국가적 과제에 합의할 수 있는‘팀워크 정치’를 만들어 진영을 뛰어 넘는 협치를 이뤄내겠습니다.저는 제주에서 협치의 과정을 배우며 실천하고 있습니다.도지사로 취임하며 삶의 현장에서,미래를 향한‘ 협치’를 약속드렸습니다.문화와 도시재생에서 시작하여 이제 환경과 농업부분으로민관협치를 더 확대시켜나가고 있습니다.또한 도민들과 힘을 모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귀한 씨앗도 뿌렸습니다.지난 해 파리기후변화협약회의에서 소개된 전기자동차,스마트 그리드로 만들어가는 탄소제로섬‘ 제주 프로젝트’를 통해대한민국을 대표할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며품격 있게 살아가기를 지향하는 제주 스마트 시티, 스마트 관광 등 효율적인 미래 시스템 역시 제주에서 준비되고 있습니다.강남에서는 고액의 코딩과외가 유행이라는데제주에서는 사교육비 절감과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해공교육 영역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대규모 외국자본 투자사업 때에는고용인력의 80%를 제주도민에 우선 채용하도록 하는‘제주형 청년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왔습니다.이처럼 제주라는 창을 통해대한민국의 미래를 볼 수 있게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대한민국의 미래와 정치변화를 향한 시선 놓지 않겠습니다.감사합니다.
- 쇼핑몰·카지노는 어떻게 우리 지갑을 터나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발을 들이는 순간 가슴이 쿵쾅거린다. 등줄기로 신경 한 줄이 곤두서고 빨라지는 맥박이 몸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다. 전율이란 게 이런 건가. 즐거움을 넘어선 강렬한 쾌락을 뒤집어쓰니 비로소 인간이 욕망의 산물이란 걸 깨닫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감정이 아니다. 과학이다. “심박수와 피부전도를 급격히 상승시키고 사람의 뇌를 거부할 수 없는 흥분에 빠뜨리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돈을 잃을 걸 뻔히 알면서도 카지노로 몰려가고, 지르고 나서 밀려들 후회가 빤히 보이는데 굳이 쇼핑몰에서 카드를 긁어댄다. 현실세계가 아니란 게 명백하지만 테마파크에 들어서면 자동 무장해제된다. 도대체 이 모두를 한 방향으로 줄 세우고 통째 뒤흔드는 그것이 뭔가. ‘공간설계’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직선보다는 곡선으로 휜 카지노와 쇼핑몰의 통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하고, 자연을 모방한 인테리어가 마음을 느긋하게 만들어서다. 하늘에 닿을 만큼 치솟은 롤러코스터가 감정도 그만큼 끌어올리고, 심플한 공간배치에 싫증을 냈더니 VR을 씌워 4D 체험실로 떠밀었기 때문이다. 공간이란 게, 환경이란 게 사람의 생각과 감정, 신체반응에 막강한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신경과학자이자 디자인컨설턴트인 저자 콜린 엘러드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가 드라마틱한 상황이 벌어지는 이 판을 토대로 ‘공간과 마음의 상호작용’에 대해 질문과 답을 내놨다. 프랑스작가 알랭 드 보통 식으로 말하면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사람도 달라진다”에 대한 성찰적 분석이다. 우선 공간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간파하려면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단다. ‘인간은 어디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가’를 이해하는 것. 만약 여기에 건축을 결합한다면 공간과 인간의 뇌, 또는 심리의 역학관계를 조명할 수 있다. 바로 신경건축학이다. 저자는 이를 심리지리학이라고 부르며 인간이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어떻게 만들었고 역으로 그 두 공간이 인간을 다시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그간 건축이 엄두를 내지 못했던 물음에 뇌파와 시선감지기, 위치추적장치 등을 동원해 나름대로 만든 답안이다. 벽돌이나 모르타르가 사람의 마음과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키는지 거대한 건축물 앞에선 왜 그리 주눅이 들 수밖에 없는지 말이다. ▲빌딩 앞에선 ‘조용’ 골목에선 ‘수다’ 공간이 변하면 사람의 마음도 달라진다는 게 핵심 논지다. 책은 그 비밀유지에 관한 내용이다. 가령 사람들은 고층빌딩이 들어선 큰길보다 오래되고 낮은 건물이 올망졸망한 골목길에서 더욱 활발한 태도를 보인단다. 대형빌딩 앞에선 움츠러드는 반면 주택가 좁은 길에선 수다스러워지고 적극적으로 된다는 거다. 왜 그럴까. 사람은 본능적으로 직선보다 곡선에서 편안함을 느껴서란다. 굽은 길모퉁이에선 앞으로 다가올 것에 대한 호기심도 발동한다. 식당이나 술집에서 정중앙 테이블로 직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개는 가장자리로 향한다. 변두리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는 것도 인간의 본성이란다. 이른바 ‘사냥하지 않고 사냥할 수 있는 위치’, 자연의 기하학을 갈망하는 것이다. 미국작가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에서나 나왔을 법한 내용에도 근거가 있다. 창밖으로 자연이 내다보이는 병실의 환자가 빡빡하게 벽돌만 들어찬 병실의 환자보다 치유가 빠르다는 거다. 인간의 본능이 자연에 끌리게끔 프로그래밍 돼 있단 소리다. ▲욕망과 전율의 실험실 ‘쇼핑몰·카지노’ 대형마트 입구에 과일을 배치하거나 진입로에 화려한 광고판을 세우는 데도 까닭이 있다. 빨갛고 노랗고 파란, 색채의 미학이 사람의 시선을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창문과 시계가 없는 백화점의 공간구성도 다르지 않다. 어디에도 정신을 뺏기지 않고 오로지 쇼핑에만 몰두하게 하는 거다. 밀폐된 장소의 압박감도 무시 못 한다. 무엇이든 사야 한다는 심리적 긴장감으로 내몬다. 외부에서 볼 땐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쇼핑몰 내부는 별천지다. 완벽한 방음과 냉난방, 청결하고 섬세한 실내장식, 거울과 반짝이들. 쇼핑몰에 머무는 동안 의사결정은 중독에 관여하는 뇌의 연결망이 주관한단다. 충동구매가 저절로 생기는 거다. 카지노 역시 영악한 공간배치를 감추고 있다. 입구를 곡선으로 휘게 해 내부가 안 보이게 한 건 가장 초보적이다. 모퉁이를 돌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신세계에 잠시 현기증. 이후 화려한 불빛과 강한 기계음이 심장박동을 끌어올리고 일확천금의 욕망이 솟구치게 한다. 그렇게 찾아간 슬롯머신은 넓은 도박장에서 자신을 은폐하면서도 주변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게 한 최상의 장치다. 넓고 휑한 중앙보다 좁은 구역을 빙 둘러 소규모 군집을 이룬 ‘신의 배치’인 셈이다. 이 모두는 도박장이 가진 원초적 목표실현을 돕는다. 돈을 잃는 데도 따고 있다는 환상 속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 카지노의 공간은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도끼자루를 썩게 하는’ 비현실적 분위기가 특징이다. 승리로 위장한 패배에 중점을 둔 전략이다. ▲불안·권태·고독을 제어하는 도시설계란 저자의 공간성찰은 비단 현상분석에만 머물지 않는다. 집이든 사무실이든 도시든 사람이 들어서는 공간을 좀더 인간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여지를 함께 던진다. 저자가 볼 때 좋지 않은 도시설계는 ‘권태와 불안을 확산하는’ 구조다. 지루하다 못해 권태감이 축적되면 불안감과 공격성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도시의 좋은 거리’가 필요하단다. “평범한 보행자가 시속 5㎞로 걸으면서 5초에 한 번꼴로 흥미로운 장소를 볼 수 있도록 설계하는” 거다. 흔히 도시라는 데 늘어선 은행, 법원, 비즈니스타워 같은 대규모 일체형 건물 앞에서 보행자는 절대 흥미로울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다고 큰길과 대형건물을 모조리 골목의 작은 집으로 바꿀 수야 없지 않나. “건물 하단 3m 정도만 외관과 물리적 구조를 바꿔도 도시를 이용하는 방식에 극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이런 논리에서 나왔다. 최근 화두가 된 ‘스마트도시’에 대해선 어찌 생각할까. 기대보단 우려가 크다. 인터넷으로 모든 공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도시에선 어른조차 아이 취급을 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거라고 했다. “거대한 분수령에서 두 팔을 벌리고 선 기분”이라고. 심리학을 건축설계에 적용하더라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새 도구에는 매료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도구를 제약 없이 사용해 만든 세계에는 의문이 없을 수 없다고 했다. 어차피 그 주역은 사람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맞다. 흙과 바위를 옮기는 데 몇년씩 걸리는 도시의 설계에서 얻은 정신적 풍요를 단추 몇개, 스위치 몇번으로 챙긴다는 게 가당키나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