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366건

신 대공항 외
  • [200자 책꽂이]신 대공항 외
  • △신 대공황(제임스 리카즈│360쪽│RHK)1930년대 대공황 때 발생한 89.2%의 주가 폭락은 4년에 걸쳐 일어났다. 지난해 촉발한 신 대공황은 불과 4개월 만에 미국의 일자리 6000만 개를 없앴다. 미국 국방부 국제경제 자문위원인 저자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경제는 대공황을 뛰어넘는 ‘신 대공황’을 겪을 거란 우려와 함께 위기를 헤쳐나갈 현실적 방안을 제안한다. 한국 독자들만을 위한 혜안도 담겨 있다.△미국을 만든 50개 주 이야기(김동섭│304쪽│미래의 창)미국의 50개 주와 도시의 이름을 통해 미국 역사를 한눈에 펼친다. 원래 땅 주인이었던 원주민 이야기부터 어떤 나라가 그 지방을 개척했는지에 따라 다른 언어, 민족, 인구 비율, 문화 등을 다룬다. 언어학자인 저자는 지명 속에 녹아있는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풀어내며 미국이 어떻게 200년 만에 거대한 북미 대륙을 정복하고 초강대국이 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평생 부자로 사는 주식부자(남석관│300쪽│모루)주식을 막 시작한 초보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알아야 할 비결을 전한다. 20년간 전업투자자로 살며 종잣돈 1000만 원을 수천 배 불렸다는 저자는 주식투자 때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스와 메가 트렌드에 주목하고, 두 가지 이상 수익 나는 모형을 반복적으로 실천하라는 등 경험에서 나온 조언과 함께 자신처럼 누구나 주식투자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금지된 지식(에른스트 페터 피셔│408쪽│다산북스)지식의 역사는 곧 억압의 역사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기원후 4세기쯤 성에 대한 지식을 원죄와 결부시키면서 천 년간 금기시했던 교부 아우구스티누스의 역사부터 빅 브라더로 불리는 오늘날 정보 통제와 지식 독점 사례를 전한다. 지식을 억압하고 은폐하려 했던 역사와 지식이 힘을 얻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태동, 사유, 논쟁과 고민들을 펼친다.△빅 리셋(심효연│312쪽│상상출판)급속도로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서 핵심 인재가 되기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 HR(Human Resources, 인적자원) 전문가인 저자는 핵심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셀프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하다고조언한다. 이는 빠른 판단력과 유연하게 대처하는 직관력, 자기 주도성을 갖춘 사고체계를 뜻한다. 기업의 인재상과 조직문화를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의 관점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설명한다.△데이터 리터러시(강양석│400쪽│이콘)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광받는 기술로 꼽히면서 그에 필요한 빅데이터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기업들의 데이터 중 60%가 사용되지 못한 채 죽어 있다며 데이터를 온전히 읽을 줄 아는 능력을 강조한다. 파이선, 엑셀 같은 데이터 툴 보단 데이터 활용법을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조직적·개인적 전략을 제시한다.
2021.02.03 I 김은비 기자
BJ 감동란 “윤서인, 내가 ‘스폰녀’라는 헛소문 퍼트려”
  • BJ 감동란 “윤서인, 내가 ‘스폰녀’라는 헛소문 퍼트려”
  •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웹툰 작가 윤서인씨가 지인에게 BJ감동란이 ‘스폰녀’라는 헛소문을 퍼트렸다는 폭로가 나왔다. 27일 유튜브 채널 ‘크로커다일 남자훈련소’(이하 ‘크로커다일’)에는 ‘윤서인 인면수심의 성폭력 가해 정황 발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왼쪽부터) 감동란, 윤서인과 A씨가 나눈 메시지 (사진=감동란 페이스북)감동란과 친분이 있다는 크로커다일은 “이 바닥에 감동란에 대한 유언비어가 옛날부터 많았다. 술집에 다니면서 돈을 번다던가, 의사를 사칭하는 허언증이다, 강남에 사는 척하면서 빌라에 사는 술집 여자다, 스폰서를 물어서 같이 골프여행을 다닌다 등 악질적인 성희롱이 많았다. 이것 때문에 감동란이 엄청 고생했다”고 말했다.이어 감동란에 대해 “내가 아는 건 (감동란이) 미국에서 생화학 전공을 하고 프리메디 과정을 거쳐서 졸업을 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스폰서랑 같이 갔다는 골프여행은 아빠랑 간 거다”라고 말했다.크로커다일은 “감동란이 악플을 많이 받아서 극단적인 선택을 두 번이나 시도했었다. 그런데 감동란을 비난했던 사람들 중에 윤서인이랑 일본에서 사업을 하다가 윤서인이 뒤통수를 쳐서 갈라선 사람이 있는데 그분을 A씨라고 하겠다. A씨와 감동란이 어떻게 하다가 트러블이 생기면서 서로 비난을 하고 저격을 하고 난리 났던 적이 있다. A씨는 감동란에게 ‘스폰녀’라고 하고 감동란은 A씨에게 ‘성범죄자’라고 했다. 이때 윤서인이 감동란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로 위로도 해주고 ‘이런 거 다 지나갈 일이다’라며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크로커다일 유튜브 영상 캡처.이어 “감동란은 자신을 위로해준 윤서인에게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감동란과 A씨가 화해를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감동란이 ‘스폰녀’라는 소문을 누가 냈는지 털어놨다. 그게 바로 윤서인이다. 윤서인은 주변인에게 감동란이 ‘스폰녀’라며 술집 나갈 거라고 다 퍼트려 놓고 정작 감동란에게 좋은 사람 코스프레를 한 거다”라고 주장했다. 크로커다일은 “윤서인 절친들이 감동란에게 윤서인 믿지 말라고 해도 감동란은 그 말을 안 믿었다. 오히려 윤서인을 보호했다”라며 “윤서인이 독립운동가로 논란을 일으켰을 때 감동란은 윤서인을 보호했다. A씨는 윤서인을 보호하는 감동란을 또 저격했다. 이후 A씨가 감동란에게 먼저 연락해서 오해한 부분에 대해서 사과하면서 두 사람이 풀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화해하면서 A씨는 윤서인과 나눠던 메시지 전문을 감동란에게 보여줬다. 크로커다일 역시 해당 메시지를 전부 갖고 있다고 밝혔다.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윤서인은 “감동란 비행기 비즈니스 타고 다닌다. 당연히 스폰 여행 아니겠어요?”, “20대 여자가 자기 맨날 돈 많다고 하고 강남 출신이라고 하고 그런데 출신 학교는 안 박고 비즈니스타고 해외여행 다니고. 저는 암만 봐도 술집X이네요”라고 말했다.크로커다일은 “40살 넘게 먹은 유부남이 20대 초반 여자애를 가지고 할 말이냐. 애국보수가 아니고 자기가 감히 건드리지도 못할 여자애들 보면 ‘쟤 걸X일거야’ 이러면서 정신승리하는 그 수준이다. 후려치기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글이 올라와서 윤서인이 난리가 났다. 윤서인이 새벽에 감동란에게 사과 메시지 보내고 제발 용서해 달라고 했다. 그 메시지 전문도 내가 갖고 있다”라며 윤서인이 감동란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윤서인은 감동란에게 “일단 무조건 죄송하다. 저때 저놈(A씨)한테 잘 보이려고 비위 맞춰주고 싹싹 빌던 때다. 감동란님이랑 싸우고 오면 그거 달래준다고 제가 선 넘은 짓을 했다. 저놈 눈에 들 생각만 하고 아무말이 했다”라고 사과했다. 감동란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날 잘 안다고 하면서 창X, 스폰녀, 학위조작녀, 사칭녀로 만든 게 윤서인이었다. 윤서인씨 저 잘 아냐? 말씀하는 것만 보면 저랑 어디 술집에서 만나 성매매라도 해보신 분 같다”라고 분노했다. 이어 “앞에서 못할 말 뒤에서 제발 하지 마라. 난 의사 사칭한 적 없다. 몸 판 적도 없다. 윤서인이 뒤에서 허위사실 유포하고 소문내고 다닌 장본인이었다. 뒤에서 고소할까 생각했는데 그냥 공론화시켜서 내 이미지 원래도 돌려놓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윤서인도 27일 페이스북에 “저는 1:1 대화를 통해 화가 잔뜩 나 있던 A씨 말에 맞장구를 치며 감동란을 깎아내리며 돈도 많고 잘난 당신이 참으라는 식으로 말했다. 이 점에 대해선 진심으로 죄송하다. 페메로도 사과문도 보냈고 다른 경로로도 사과 의사를 전했는데 이렇게 다 무시하고 4년 전 일을 공론화하니 당황스럽다. 그저 이 모든에 윤서인의 이간질 때문에 싸운 것처럼 적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중요한 지인이 얼굴도 모르는 남과 싸울 경우 조용히 지인의 편에 서서 그의 싸움상대에 대해 같이 디스해주고 공감해 주는 방식으로 지인의 화를 달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서인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다’라고 말해 뭇매를 맞았다. 감동란은 부산의 한 식당에서 직원들로부터 성희롱 뒷담화를 당했다고 폭로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식당은 논란이 거세지자 감동란에게 사과했다.
2021.01.27 I 김소정 기자
돈의 심리학 외
  • [200자 책꽂이]돈의 심리학 외
  • △돈의 심리학(모건 하우절│396쪽│인플루엔셜)월스트리트저널에서 10년 넘게 금융과 투자 칼럼을 써온 모건 하우절은 부는 학력·지능·노력보단 돈에 관한 인간의 심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탱크 부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에 관한 빌 게이츠의 고백 등 20개의 이야기를 통해 그 통찰을 전한다. 투자 노하우·기술이 아닌 부를 어떤 관점에서 추구할지를 고민하게 한다.△면역의 힘(제나 마치오키│432쪽│윌북)팬데믹 시대에 면역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지만 허위·과장 광고도 늘어나면서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려워졌다. 책은 인체의 면역 작동원리부터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까지 20년간 면역을 연구해온 과학자의 시선에서 전한다. 저자는 면역은 태어난 순간부터 진화를 거듭한다며 미생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각 생애 주기별 면역에 필요한 이야기도 펼친다.△빅데이터, 생활을 바꾸다(BC카드 빅데이터센터│280쪽│미래의 창)이 시대의 소비자들은 어떤 사업 아이템을 원할지 고민하는 마케터·기획자·창업자·자영업자가 실질적으로 데이터를 분석,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어렵고 전문적인 용어는 빼고, 50가지 생생한 사례에 담긴 생활 밀착형 정보만 보여준다. 더불어 시각화한 자료들로 이해를 돕는다. 부록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부상하게 될 비즈니스에 대한 예측도 제시한다.△문명은 왜 사라지는가(하랄트 하르만│332쪽│돌베개)독일의 저명한 문화학자 하랄트 하르만이 유럽 중심 문명사에 가려졌던 전 세계 문명 25개를 소개한다. 그는 세계 문명 하면 흔히 떠올리는 ‘4대 문명’은 19세기 영국 제국주의 중심의 역사라고 비판하며 지구적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문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성평등, 기후변화 등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고민한다.△대마와 대마초(노의현│336쪽│소동)미래 인류학과 과학의 관점에서 대마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대마로 만든 종이를 쓰면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되고,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대마로 만드는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예부터 대마에서 나온 삼베는 생활필수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마에 대한 편견으로 무조건 규제와 통제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마 클러스터 조성을 제안한다.△1%가 아닌 99%를 위한 경제(폴 애들러│376쪽│21세기 북스)지난 세기 자본주의로 기술이 발전했고, 인류의 물질적 조건이 개선됐다. 반면 부의 불평등은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이 심화됐고, 기업의 이윤 추구로 사회경제적 부조리도 생기는 등 자본주의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시장 경쟁 체제에서 벗어나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지 함께 결정하는 민주사회주의로 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2021.01.13 I 김은비 기자
돈 몰리는 주식·비트코인 해커 먹잇감 된다…악성코드 주의보
  • 돈 몰리는 주식·비트코인 해커 먹잇감 된다…악성코드 주의보
  • (그래픽=이미지투데이 제공)[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비트코인 열풍`과 `코스피 3000 돌파` 등 가상자산 시장과 주식 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이를 노린 사이버 공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가상자산 거래소를 직접 해킹하려고 시도하거나 관련 앱에 악성코드를 심는 방법으로 가상자산을 빼돌리려는 것이다. 주식투자 메신저를 통해서도 악성코드를 유포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7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북한을 배후로 둔 것으로 추정되는 `탈륨` 등 해킹조직들의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해킹 공격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탈륨 조직은 가상자산 거래소 해킹 뿐만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 관련 지갑(월렛) 정보를 노린 공급망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다.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빗썸과 업비트가 해킹돼 약 800억원의 가상자산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의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되고 오는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요건을 맞추기 위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는 등 보안 수준을 많이 높였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인 인호 교수는 “대형 거래소 위주로 ISMS 인증 획득 등 대응에 나서면서 이제는 공격이 들어와도 어느정도 막아낼 수 있겠지만, 100% 장담할 수는 없다”며 “창과 방패의 싸움에서 새로운 해킹 기술이 나오면 또 뚫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가상자산 거래소를 직접 노리는 공격에 더해 월렛 등 보관서비스를 노린 공격도 늘어날 수 있다. 월렛 서비스 업체 중에는 아직도 암호화 등이 허술한 곳도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월렛을 다운로드 받는 과정에서 악성코드가 심어진 월렛으로 바꿔치기하는 방식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 탈륨 조직이 지난해 이 같은 공급망 공격을 수행하면서 구글플레이 공식 마켓을 통해 안드로이드 기반의 악성 암호화폐 지갑 앱이 일정기간 유포됐고, 특정 가상자산 이용자들의 코인이 무단 출금되는 피해가 다수 보고됐다.최근 글로벌 보안기업 인터제르의 보고서에도 가상자산 관련 앱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악성코드는 가상자산 지갑의 개인키를 비롯한 사용자 정보를 훔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보관서비스 렛저(LEDGER)에서 유출된 개인정보 중 27만여 건이 다크웹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 중에는 국내 사용자 정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제공)주식시장도 해커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먹잇감이다. 국내 보안 전문기업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최근 주식 정보 제공용 메신저의 정식 사이트에 있는 프로그램을 악성파일로 바꿔치기하는 공격 흔적이 발결됐다. 해당 메신저를 내려받은 사림들은 악성코드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장은 “악성파일로 정교하게 바꿔치기한 방식을 보면 불특정 다수를 해킹하려는 게 아니라 주식 관련 사이트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공조해 대응하면서 추가적인 공격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또다른 공격이 나올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국정원도 탈륨 등 해킹조직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공격 징후를 탐지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실시간으로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가상자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용하고 있는 거래소와 월렛 서비스의 보안 수준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인호 교수는 “거래소는 ISMS 인증 획득 여부를 살펴보고 월렛의 경우 암호화가 제대로 되는지, 개인키를 본인이 보유하는지 아니면 거래소에 보관하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개인키를 본인 스마트폰 등에 저장할 경우 스마트폰 분실을 대비해 따로 백업해 관리할 수 있는 기술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중 ISMS 인증을 획득한 곳은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10여개에 불과하다.
2021.01.07 I 이후섭 기자
 담장에 새겨진 '그때 그시절'…눈 감으면 보이네
  • [여행] 담장에 새겨진 '그때 그시절'…눈 감으면 보이네
  • 충남 서천 판교마을 동일주조장 앞으로 할머니들이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다.[서천(충남)=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눈을 감으면 조그만 시골 마을/옛 풍경이 보이네//복작복작거리던 시장/졸졸졸졸 흐르던 하천/왁자지껄 낚시하던 남정네들/시끌벅적 모시 짜던 아낙네들//조그만 시골 마을의 정겨운 풍경이 보인다.”충남 서천의 판교마을 담장에 새겨진 시 구절이다. 판교중학교에 다니던 임예지 양이 정겹게 묘사한 고향 풍경이다. 시 구절 속 마을은 바쁘고 고된 일상 속에서도 항상 시끌벅적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제법 영화를 누렸을 이 마을도, 사람도 나이를 먹었다.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던 간판 속 글씨는 희미해졌고, 거센 비바람과 추위를 막아주던 지붕과 담벼락은 낡아서 무너져가고 있다. 스산함만 남은 거리, 할머니 두명이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보행보조기에 의지한 채 한걸음, 한걸음이 느리고 또 느리다.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이 마을의 시간도 할머니 걸음처럼 그렇게 느리게 흘러가고 있다.판교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판교역 앞의 소나무. 1930년대 당시 이 소나무 주변으로 먹거리 좌판부터 광대,약장수까지 몰려 시끌버적했다.◇쌀 싣고 떠나던 기차, 영화 보러 오던 관객도 멈춰선 마을세월의 무게에 바래져 희미해진 판교마을 농협창고찬 공기가 너울대는 초겨울의 판교마을은 스산함이 가득하다. 판교라는 지명은 나무판자로 다리를 놓았다 해서 ‘널다리’라 부르던 데서 유래했다. 판교가 가장 빛났던 시기는 1930년대. 당시 장한선 판교역이 들어서면서 쑥쑥 커나갔다. 충남에서도 알아주던 우시장과 모시시장도 번성했다. 마을 인구도 8000명이 넘었을 정도. 영원할 것만 같은 판교의 영화는 1980년대 들어 사그라졌다. 마을 전체가 철도시설공단 부지로 묶이면서 건축 제한에 걸려 개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판교의 시간은 그렇게 멈췄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우시장과 모시시장은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꿈을 좇던 젊은이들도 하나둘 도시로 떠나기 시작했다.판교 시간여행 들머리는 판교역. 지금은 장항선 직선화로 2000년대 들면서 더는 열차가 서지 않는다. 버려졌던 역사 건물은 판교특화음식촌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그래도 사람들로 북적이던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커다란 소나무는 그대로 역 앞에 여전히 서 있다. 1930년대부터 이 소나무는 기차를 기다리던 사람에게 그늘을 내어 주었다. 당시 소나무 주변으로 먹거리 좌판부터 광대, 약장수까지 몰려 시끌벅적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수탈과 징용의 아픈 역사를, 해방 후에는 산업화로 도시를 떠나는 이들의 발걸음도 묵묵히 지켜봤다.판교의 역사를 지켜보았을 소나무를 뒤로하고 길을 나선다. 역을 마주 한 체 800m 가량 걸어나가면 고석주 선생 기념공원이다. 이 공원 뒤 샛길로 들어서면 옛 농협 창고가 나타난다.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진 창고에도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다. 벽 한편 새겨진 ‘반공’, ‘방첩’이라는 글씨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희미하게나마 이 창고가 버텨낸 역사가 그려진다.일제강점기 시절 충남 서천 판교마을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공관 및 영화관.농협창고를 지나 판교철공소 맞은편으로 향한다. 이곳에는 ‘공관’이라고 불린 건물이 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세워진 건물. 당시에는 새마을운동 홍보와 반공교육을 했던 장소다. 때로는 이 건물을 극장으로도 운영했다. 판교 인근의 미산, 옥산, 문산, 비인, 서면 등에서 영화를 보러 몰려들었을 정도였다. 관객들은 영화 한 장면에 웃고 울 생각을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극장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또 당시 유명 가수의 공연과 콩쿠르도 이곳에서 열렸다고 한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핫플레이스’였던 셈이다.지금은 이 낡은 건물이 사람들로 북적였던 극장이었음을 추측하기 들 정도. 대신 극장 앞 매표소에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미워도 다시 한번’ 같은 1960~70년대 흥행작 포스터가 걸려 있다. 매표소 창구에 새겨진 영화 관람료는 일반 500원, 청소년 200원. 지금의 1/20 가격이다. 건물은 1990년대에 호신술 도장으로 또 한 번 모습을 달리했다. 입구 유리창에는 ‘호신술’, ‘쌍절봉’, ‘차력’ 등의 글씨가 남아있다.서천 판교마을 농협하나로마트 후문쪽 골목벽에 그린 우시장◇‘사람 반, 소 반’이던 시절, 담장에 새겨 추억하다공관에서 나와 도로를 건너면 농협하나로마트다. 마트에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과거 판교우시장이 있었던 자리다. 판교우시장은 1980년대 중반까지 충남 3대 우시장으로 불릴 정도로 큰 시장이었다. 우시장이 열릴 때면 1000여 마리의 소가 이곳에 묶여 있었고, 하루 수백마리의 소를 거래했을 정도로 규모가 대단했다. 시장 주변으로는 수십 군데의 주막을 겸한 국밥집이 있어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회한과 기쁨이 함께한 시골 마을의 사연이 오롯이 담긴 정겨운 곳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개도 돈을 물고 다니던 시절’, ‘사람 반, 소 반’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시끌벅적한 우시장은 없어졌지만, 담벼락에는 당시의 모습을 그려놓고 옛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일제강점기 시절 지은 적산가옥인 장미사진관. 문 입구에 쌀과 잡곡 일절이라는 글씨가 눈에 보인다담장을 따라 북서쪽으로 가면 장미사진관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는 독특한 건물이 나온다.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을 인 적산가옥으로,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이 가옥은 일제강점기 일본 부호가 살았던 집. 이 집에 살았던 일본인은 판교 주민을 쥐락펴락하며 만행을 일삼았다. 일본어로 “천황폐하 만세”나 “쌀 주세요”를 외쳐야만 쌀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동행한 해설사의 설명이다. 광복 후에는 숙소(여각)로 사용했다. 당시 우시장이나 세모시장이 열리면 장사꾼들이 이곳에 옹기종기 모여 잠을 청했다. 그 뒤로는 반쪽을 쌀가게로, 다른 반쪽은 사진관으로 운영했다. 간판이나 창문에는 ‘쌀, 잡곡일절’, ‘사진관’이라는 글씨가 또렷하게 남아있다.지금은 문을 굳게 닫아놓은 동일주조장판교마을 여정의 종착지는 마을 북쪽의 주조장이다. 통닭집에서 위로 스무 걸음 남짓만 오르면 된다. 회백색 시멘트 건물은 세월의 때가 검게 묻었다. ‘동일주조장’. 서체는 모범생 아이가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쓴 듯 점잖다. 바로 아래에 건물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있다. ‘TEL 45.’ 수화기를 들고 통화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대면 전화교환원이 전화를 연결해 주던 시절, 동일주조장의 전화번호로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주조장의 설립연도는 1974년 이전이다.술이 있는 곳에 삶의 고단함이 흐르는 법. 3대째 이어진 주조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술을 공급하며 녹록지 않은 생활을 달래줬다. 1970년대, 쌀이 귀해 가정에서 술을 담그지 못하도록 엄하게 단속할 때도 주조장은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다. 덕분에 주민들은 술 마시는 낙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열린 창 사이로 주조장 안이 보인다. 주조장의 시간은 20여 년 전에 멈춰 있다. 벽에 걸린 달력은 2000년 12월. 주조장의 역사도 그때부터 멈췄다.판교중학교 앞 벽화 포토존과 학생이 쓴 시◇여행메모△여행팁= 스탬프 투어는 판교마을 레트로 여행을 더 오래 기억하는 방법이다. 판교역 또는 판교면행정복지센터에서 스탬프 투어 지도를 받은 뒤, 지도에 있는 6개 스폿에서 스탬프를 찍는다. 지도를 들고 돌아가면 마을 건물이 새겨진 그림엽서를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다.△먹거리= 판교마을에서는 삼성식당과 수정식당이 유명하다. 이름도 정겨운 이 두 집은 10여 m 거리를 두고 사이좋게 서 있다. 한산 소곡주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 일. 첫 잔을 마시면 그 향기로운 맛에 반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고, 두 번째 잔을 마시면 어느새 손끝, 발끝이 취해 몸을 일으킬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앉은뱅이술’이라 불렀다. 서천으로 떠난 길에 동행과 함께 소곡주 한 잔을 곁들인다면 여행의 풍취가 한결 더해질 것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 지주들이 살았던 적산가옥이 있는 거리는 인적이 없어 스산한 느낌마저 든다,
2020.12.04 I 강경록 기자
美· 英과 다른 매력..'프랑스 뮤지컬'의 모든 것
  • 美· 英과 다른 매력..'프랑스 뮤지컬'의 모든 것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팀이 5년 만에 다시 내한해 블루스퀘어에서 국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프랑스 국민 뮤지컬로 불리는 이 작품은 1998년 9월 초연 이래 전 세계 23개국에서 1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사로잡은 초대형 뮤지컬이다. 무대를 휘젓는 무용수들, 가슴을 파고드는 서정적인 노래,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 소설이 주는 감동까지 초연 후 20여 년이 흘렀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는 여전히 프랑스 뮤지컬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콰지모도 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 에스메랄다 역의 엘하이다 다니가 열연하고 있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고전 원작에 아름다운 멜로디·노랫말프랑스 뮤지컬은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등 영미권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무대를 보여준다. 1850년대 가벼운 오페라 장르인 ‘오페레타’를 기원으로 시작된 데다, 19세기 후반 유럽을 풍미한 오페레타 계열의 음악극 형식을 접목해 탄생했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뮤지컬의 시작은 미셸 베르제가 만들어 1979년 초연한 ‘스타 마니아’로 본다. 이후 1997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2000년 제라드 프레스귀르빅의 ‘로미오와 줄리엣’, ‘파스칼 오비스포’의 ‘십계’ 등 히트작이 연이어 탄생하며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들 작품은 고전을 원작으로 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노랫말 대사로 이뤄졌다는 공통점을 지녔다.전문가들 사이에선 프랑스 뮤지컬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창작진의 상당수가 프랑스 외에 다른 국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프랑스 뮤지컬’보다는 ‘프렌치 뮤지컬’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프랑스어 대본과 프랑스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다국적 창작팀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뿌리는 오페레타..철저히 ‘노래’ 중심영미권 뮤지컬이 노래, 춤, 연기, 무대장치 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을 지향한다면, 프랑스 뮤지컬은 철저하게 노래 중심의 극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모든 대사를 노랫말로 처리하는 ‘송 쓰루’(Song Through) 뮤지컬이다.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연극을 기반으로 한 것과 달리, 프랑스 뮤지컬이 오페레타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노트르담 드 파리’가 선풍적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도 전통 샹송에 기반한 아름다운 노래의 ‘힘’이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앨범은 초연했던 1998년 1200만장이 팔려 그해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에 올랐다. 이 음반은 17주 동안 프랑스 음악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대표 넘버(노래)인 ‘Belle’는 프랑스 차트에서 44주간 1위에 등극해 신기록을 썼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장면(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전문 무용수 두고 주인공 안무 최소화 배우가 연기와 노래, 춤을 도맡지 않고 무용수를 따로 둔다는 점도 프랑스 뮤지컬 고유의 특징이다. 노래 비중이 큰 주인공의 안무를 최소화하는 대신, 별도의 안무팀을 둔 것이다. 전통무용, 현대무용, 애크러배틱 팀으로 나눠진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현란한 춤은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고난도 테크닉을 과시한다.프랑스 뮤지컬은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기 보다는, 고전의 재해석에 역점을 둔다. 고전이 담고 있는 심오한 정서와 철학적 메시지가 고스란히 녹아든 시적인 가사는 인간의 깊은 내면, 근본적 고뇌를 건드려 더 큰 감동을 자아내게 된다. 대체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점, 반주를 생음악이 아닌 녹음(MR)을 활용한다는 점도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으로 거론된다. ◇‘노트르담 드 파리’ 韓 최단 기간 100만이번에 내한한 ‘노트르담 드 파리’과 ‘로미오와 줄리엣’, ‘십계’가 프랑스 3대 뮤지컬로 칭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국내 최단기간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005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한국 초연 후 이번이 9번째 공연이다. ‘십계’는 대규모 앙상블의 군무와 독무가 프랑스 뮤지컬의 특성을 잘 살려낸 작품이다.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에서 객석을 통과하는 배우들의 행렬, 이집트 인들의 춤과 주인공들의 노래는 인상적인 극이다. 프랑스 초연 당시 200만 관객을 동원했고, 16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렸다.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 오리지널 팀이 내한했다. 제라드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 작사·작곡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2001년 초연 당시 1년 내내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대표 넘버인 ‘세상의 왕들(Les rois du monde)’은 뮤지컬을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명곡이다. 한국에선 총 세 차례 공연했다. 여기에 ‘돈 주앙’을 추가해 프랑스 4대 뮤지컬로 분류하기도 한다. 피카소의 일대기를 다룬 ‘라 비앙 블루’(La vie en bleu),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 ‘알리바바’(Ali babA) 등도 유명하다. 지난 2015년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 프레스콜에서 배우 씨릴 니꼴라이(로미오)와 조이 에스뗄(줄리엣)가 열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20.11.23 I 윤종성 기자
 바람맞으며 스트레스 '툴툴' 날려보내다
  • [한양구경] 바람맞으며 스트레스 '툴툴' 날려보내다
  • 경춘선숲길과 화랑대 철도공원. ‘시간을 거니는 철길 숲길’공원 옆 자전거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보름달처럼 행복이 가득한 한가위, 추석이다. 하지만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을 찾아가기도, 여행을 가기도 조심스럽기만 한 시기다. 이에 가까운 서울 도심에서 자연과 더불어 위안과 휴식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일상 속에서 방역수칙을 지키는 일이 습관처럼 되어 버린 요즘, 우리는 조심스럽게 생활 방역수칙을 지키며 집 근처에서 야외 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서울 속 한적한 자전거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바람과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공원과 이어진 자전거길이다. 동네를 산책하듯 집 근처 자전거길을 달리며 심신 건강도 챙겨보자.삼육대 정문과 태릉 사이의 보행자 우선 자전거길◇옛 역사 간직한 경춘선숲길과 화랑대 철도공원 경춘선숲길은 2010년 폐선된 경춘선 철로 주변을 공원화한 곳이다. 월계동 녹천중학교에서 구리시 담터마을(서울 구리 시계)까지 약 6.3km 구간을 말한다. 이 구간을 자전거로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왕복 2시간 이내로 탄다면 화랑대역이나 태릉역에서 출발해 화랑대 철도공원, 육군사관학교 앞, 경춘선숲길 철길, 삼육대 앞, 태릉, 강릉, 서울여자대학교 앞 등을 지나 화랑대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이 자전거길은 쉬엄쉬엄 달리며 주변 명소를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전철 6호선 화랑대 전철역 2번과 7번 출구에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2번 출구 대여소 옆에는 경춘선숲길의 한 구간인 ‘시간을 거니는 철길숲길’ 공원이 자리했다. 약 1.9km 구간에 꽃길과 가로수길이 조성돼 있어 도심 속 공원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공원 아래로 인도와 자전거길이 화랑로를 따라 나란히 이어진다. 반환 지점인 삼육대 정문 앞까지 쉼 없이 달려도 되지만, 화랑대 철도공원을 그냥 지나치기는 아쉽다. 화랑대철도공원의 옛 화랑대역사(경춘선 역사관) 앞2018년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옛 화랑대역을 철도공원으로 개장했다. 근대문화유산인 옛 역사를 경춘선 역사관으로 조성하고, 철로 주변을 화단과 조형물, 각종 열차로 꾸몄다. 1950년대 증기기관차와 협궤 열차, 조선 시대 고종이 탔던 노면전차 모형, 체코와 일본 히로시마의 노면전차를 전시하고 있다. 밤에는 공원에 조명을 밝혀 ‘빛의 정원’으로 탈바꿈한다. 단, 화랑대 철도공원은 자전거 통행금지 구역이므로 주의할 것. 공원 입구에도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화랑대 철도공원으로 조성한 옛 화랑대역. 공원 안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다자전거길은 화랑대 철도공원 앞을 지난다. 길가에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늘어섰고, 철쭉이 만발해 마치 숲길을 달리는 것 같다. 육군사관학교 정문을 지나 맞은편에 있는 서울여자대학교와 태릉, 태릉선수촌을 바라보며 달린다. 태릉선수촌 앞에서 옛 경춘선 철로와 만나는 구간에 들어선다. 철로를 사이에 두고 왼쪽은 자전거길, 오른쪽은 인도로 구분돼 있다. 경춘선숲길 자전거길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구리시 경계에 다다르면 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삼육대 정문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삼육대 정문 앞과 교내에도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화랑대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릉과 강릉에 잠시 들러 산책을 즐겨도 좋다.성내천 자전거길◇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성내천 자전거길과 올림픽공원전철 2호선 잠실나루역 1번 출구에서 따릉이를 대여해 성내천 자전거길을 달리다 올림픽공원을 한 바퀴 돌고 되돌아오는 코스다. ‘서울책보고’ 뒤편에 성내천 자전거길이 있다. 잠실나루역에서 성내천 자전거길 진입까지 약 2분 정도로 걸린다. 이 자전거길은 성내천 제방에 조성돼 있다. 주민들이 애용하는 산책로이자 자전거길로서 길 양옆에 벚나무가 우거져 벚꽃철과 단풍철에 장관을 이룬다. 지금은 녹음이 우거져 시원하게 가로수 터널을 달릴 수 있다. 도중에 성내천 양쪽 제방을 오갈 수 있는 육교 두 곳을 이용해 코스를 늘려도 좋다.성내교 직전 갈림길에서 왼쪽 내리막길로 달리면 올림픽공원 북1문으로 진입하기 쉽다성내교 약간 못 미친 지점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내리막길로 내려가 성내교 밑을 통과하자마자 왼쪽 오르막길로 방향을 잡는다. 이 길이 성내천을 따라 마천동까지 이어진다. 올림픽공원을 둘러보려면 오른쪽 무지개다리를 건너 올림픽공원 북1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올림픽공원 안에서는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와 산책로를 공유한다. 산책로가 넓어 통행하는데 불편하지 않다. 해자 둘레 구간은 운전 미숙으로 빠질 위험이 있어 자전거 통행이 금지된다. 자전거 통행 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으니 이곳만 주의하면 된다.올림픽공원 정문 평화의문 앞산책로를 따라 곰말다리쪽으로 가다 보면 백제 유적 몽촌토성을 오르는 길이 나온다. 아쉽지만, 몽촌토성 산책로는 자전거로 통행하기 어렵다. 대신 자전거로 몽촌토성 둘레를 돌면서 올림픽공원의 랜드마크인 나홀로나무, 음악분수, 88호수, 몽촌정 등을 감상한다. 5~6월에는 장미원에 국산장미 2백여 종이 피어나 꽃놀이까지 즐길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몽촌토성, 풍납토성, 석촌동 고분군 등의 송파구 소재 백제 유적을 소개하는 한성백제박물관과 조각공원이 볼만한 소마미술관도 관람해보자.월드컵육교 아래 조성된 메타세쿼이아 숲길. 이 길 끝에서 기존 메타세쿼이아 숲길로 이어진다.◇메타세쿼이아 숲길을 품어 낭만 가득한 월드컵공원 둘레길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 난지천공원으로 이루어진 월드컵공원의 둘레를 자전거로 돌아보는 코스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는 보석 같은 길이다. 하늘공원 입구와 노을공원 입구 사이의 경사로(하늘공원로) 구간만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다면 월드컵공원 자전거길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릉이 대여소는 월드컵경기장 1번 출구 앞에 있다. 월드컵경기장 앞에서 건널목을 한번 건너면 바로 평화의공원이다. 평화의공원에는 자전거길이 따로 있고 평지여서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다. 공원 면적이 넓어 수변공원과 봄꽃들을 구경하며 구석구석을 달리다 보면 꽤 운동이 된다. 공원을 한 바퀴 돈 다음 월드컵육교를 통해 하늘공원 쪽으로 넘어간다. 월드컵공원에 자전거길이 잘 조성돼 있어 온 가족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월드컵육교를 건너면 맹꽁이 전기차가 통행하는 포장도로가 나온다. 강변북로 방면으로 조금 달라다 보면 1km 남짓 되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나온다. 숲길이 그리 길지 않지만 제법 운치 있어 포토존으로 알음알음 소문났다. 아직은 호젓한 편이다. 메타세쿼이아 숲길 오른쪽에 넓은 길이 있으므로 자전거를 타기에 불편하지 않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더 오래 즐기고 싶다면 월드컵육교를 다 건너기 전에 왼쪽 숲길로 들어서면 된다. 이 길은 최근에 조성한 메타세쿼이아 숲길이며 기존의 메타세쿼이아 숲길로 연결된다. 다만, 자전거 전용 도로가 아닌 흙길 산책로이므로 자전거를 끌고 가며 숲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끝나자마자 하늘공원로가 나온다. 자전거 초보자에게는 난코스다. 5분 정도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면 노을공원 주차장 앞에서부터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내리막길은 난지천공원으로 연결된다. 난지천공원 산책로는 너른 평지 길이므로 신나게 달릴 수 있다. 난지천공원에서 자전거길을 따라 문화비축기지에 들르거나 바로 월드컵경기장역으로 되돌아오면 된다.샛강생태공원 산책로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고, 공원 옆 자전거길을 이용하면 된다.◇싱그러운 자연의 모습 그대로 샛강생태공원 옆 자전거길샛강은 영등포와 여의도 사이에 흐르는 한강 지류다. 1997년 국회의사당에서 63빌딩에 이르는 약 4.6km 구간을 샛강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창포원, 버들광장, 야생초화원, 생태연못, 관찰마루, 순환관찰로, 조류관찰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연 생태계를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매점과 벤치는 물론이고, 동식물이 충분히 휴식할 수 있도록 가로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산책로도 흙길로 두었다. 덕분에 동식물 개체 수가 늘어나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새매, 솔부엉이 등이 산다고 한다. 편의시설이 부족한 대신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자연과 교감하며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샛강생태공원 옆 자전거길샛강생태공원에 많이 분포하는 식물은 수양버들과 갈대, 억새다. 수양버들에 연초록 새순이 돋는 봄에 숲이 눈부시게 빛난다. 전철 1, 5호선 신길역에서 따릉이를 대여해 2번 출구 방면으로 가면 신길동과 여의도를 잇는 샛강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 위에서 보는 샛강생태공원의 전망이 매우 아름답다. 신록이 우거진 샛강생태공원 전경과 공원을 둘러싼 영등포, 여의도 일대의 빌딩숲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샛강다리와 연결된 나선형 계단을 통해 샛강생태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다. 샛강생태공원 흙길 산책로는 자전거 통행금지 구역이며, 공원 바로 옆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샛강생태공원은 샛강이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끝나지만, 자전거길은 여의도한강공원과 연결된다. 여의도한강공원 자전거길까지 이어 달리면 여의도 둘레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자료=서울관광재단
2020.10.02 I 강경록 기자
'이번엔 다르다'...추석 귀경길 방역수칙은?
  • [밑줄 쫙!]'이번엔 다르다'...추석 귀경길 방역수칙은?
  • 읽고 싶은 기사를 포털에서 골라보는 시대. 쏙쏙 이해하고 있나요? 항상 요약을 찾아 나서는 2030 세대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의 뉴스를 지금의 언어로 쉽게 전하는 시간. 밑줄 쫙, 집중하세요! 명절연휴 붐비는 고속도로(사진=연합뉴스)첫 번째/이번엔 다르다...추석 귀경길 방역수칙은?정부는 오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방역 조치와 범위 등을 25일에 발표키로 했어요.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추석 특별방역기간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보다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고속도로 통행료 유료...휴게소는 ‘포장만’정부는 추석 연휴를 대비해 고속도로 휴게소 방역 집중 대책을 마련했어요.2017년부터 무료였던 명절 연휴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를 올해 추석은 유료로 전환할 예정이에요. 대규모 인구 이동을 조금이나마 막기 위해서인데요.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수칙도 달라질 계획이에요.휴게소 이용객들은 발열 체크와 출입 명부를 작성해야하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해요. 또한, 이용객들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휴게소 식당은 실내 좌석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어요.음식물은 간편식 위주로 포장만 가능해요. 야외 테이블의 경우 투명 가림막을 설치할 예정이에요.인구 이동을 줄이기 위해 앞서 KTX 등의 기차는 창가 좌석만 판매하고 고속버스와 비행기의 경우 창가 좌석 판매를 권고했어요.이외에도 정부는 추석 기간 동안 고속버스 내부에는 여분의 마스크를 비치하고, 기차 열차 내 자판기에는 마스크를 판매하는 등 추석 연휴 방역 집중 대책을 마련했어요.◆방역당국 “이동 자제하고 집에서 머물기” 당부올 추석 연휴 고향 방문객은 작년에 비해 3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여요.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21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규모 인구이동은 분명 전국 유행 확산의 원인이 될 것”이라며 “추석 연휴 유행 관리가 급선무”라고 말했어요.이어 정 본부장은 “이동 규모가 줄면 전파 위험도가 낮아지므로 고위험군으로 연결되는 전파 고리도 차단할 수 있다"며 "올해 추석만큼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귀향을 자제하고 모임을 최소화해달라"고 재차 당부했어요. 정부가 추석 연휴 직전까지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연장 적용한다고 밝힌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일대 한 식당에 포장 가능 관련 문구가 붙어있다.(사진=이데일리)두 번째/신규 확진자 70명...다시 두 자릿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1일 0시 기준 70명으로 이틀 연속 두자릿수로 집계됐어요. 수도권 신규 확진자 수는 40명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직전인 8월 13일의 41명 이후로 39일 만에 50명 아래로 감소한 것이에요.◆‘깜깜이 확진자’ 비율 20%대로 여전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1일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전 국민적인 거리두기 노력으로 국내 환자 발생 수가 안정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어요. 윤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4일 수치에 비해 감소한 것을 볼 때 감소 추세가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어요.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위험한 단계인데요.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이른바 ‘깜깜이’ 감염자의 비율이 지난 2주간 평균 27%를 기록하며 여전히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윤 방역총괄반장은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의 비율이 20%대이며 방역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지역사회 잠복 감염이 상존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어요.◆비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1주일 연장 정부는 전국을 대상으로 27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1주일 연장하기로 결정했어요. 시민들의 이동량이 평소보다 많은 추석 연휴가 오기 전에 코로나19 확산세를 확실히 꺾기 위해서인데요. 정부는 추석 연휴 직전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연장하고, 이후 오는 10월 11일까지 2주간은 ‘추석 특별 방역기간’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이에요.이에 따라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의 모임과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유흥주점과 노래 연습장 등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다중시설은 1주일간 영업이 중단돼요. 4차 추경 7조 8000억원 주요 내용(사진=이데일리)세 번째/2차 재난지원금’ 28일부터 지급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을 오는 28~29일에 1차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1차로 지급 예정인 지원금은 새희망자금,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청년특별구직지원금, 아동특별돌봄지원금 등이에요.◆‘통신비 2만원’ vs ‘무료백신’...막판 검토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해 여야의 의견은 여전히 대립하고 있어요.국민의힘은 ‘통신비 2만원’ 지급 예산을 줄이고 대신 전 국민에게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주장하고 있어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돈을 주겠다는데도 국민의 58%가 반대한다”며 “심지어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어요.반면 정부와 민주당은 전국민 무료 독감 백신에 대해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는데요.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통신비 2만원 지급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간다”고 말했어요.◆4차 추경 이후 대상자 안내 문자 예정 정부는 22일 본회의에서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구체적으로 처리할 계획이에요. 2차 재난지원금 대상자는 고용취약계층,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 가정인데요.정부가 지원금 대상자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면 대상자는 별도의 증빙서류 없이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에요.기한에 맞게 신청을 서두른다면 재난지원금은 추석 전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스냅타임 정지윤 기자
2020.09.22 I 정지윤 기자
'인간수업' 정다빈 "나와는 다른 민희, 벽 깨기 위해 노력했죠" ②
  • '인간수업' 정다빈 "나와는 다른 민희, 벽 깨기 위해 노력했죠" [인터뷰]②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저와 민희는 너무 다른 상황, 성격의 인물이에요. 저와 민희의 벽을 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정다빈(사진=넷플릭스 제공)배우 정다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 속 민희를 준비한 과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정다빈은 “감독님, 촬영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대본 리딩과 토론을 했다”며 “최민수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창’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 작품과 ‘박화영’이라는 작품도 봤는데 영화로 접하기엔 와 닿지 않는 것 같아서 저희 영화와 비슷한 주제로 한 영화 관련 인터뷰를 중점적으로 봤다. 심리 상태를 많이 파악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정다빈이 출연한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정다빈은 화려한 외모와 잘 나가는 남자친구를 뒀지만 돈 없이는 지금의 자리도, 관심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 조건 만남이라는 틀린 답을 선택하는 민희 역을 맡았다.작품을 통해 흡연과 거친 욕설을 소화한 정다빈은 “욕설은 많이 사용해보지 않았고 또 저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못했던 스타일이다”며 “처음 대본을 받고 욕만 써 있는 것을 보며 ‘내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민희 역에 대한 마음을 털어놨다.정다빈(사진=넷플릭스 제공)이어 “또 하나의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고 다른 얼굴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며 “민희 역으로 확정되고 주변에 많이 물어봤다. 또 욕설도 입에 붙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흡연 장면 또한 정다빈에겐 큰 도전이었다. 그는 “담배는 경험해보지 않았던 부분이라 감독님, 주변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중독이 될까봐 걱정을 해주셨는데 걱정하신 것만큼은 아니었다”며 “원래 연초를 피우는 거였는데 제 건강을 생각해주셔서 전자담배로 바꿔주셨다. 저도 새로운 경험이라 그때 만큼은 즐기자고 생각했다. 다행히 중독은 되지 않았다”고 웃어 보였다.인터뷰를 하며 충분히 전달된 만큼, 정다빈은 진지한 생각과 자세로 연기에 임했고 또 그만큼 민희를 훌륭히 소화했다. 인터뷰를 하며 정다빈의 이야기를 듣기 전엔 그의 이런 고민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정다빈은 민희 그 자체로 흡수됐고 누구보다 완성도 높게 캐릭터를 표현했다.정다빈은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다. 부담감, 책임감, 많은 감정이 혼란스러웠다”며 “촬영을 할 때도 여러 감정에 휩싸여 있었는데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시즌2를 달라’고 하시는데 똑같은 마음이라 공감하면서 보고 있다”고 인기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인간수업’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정다빈은 ‘인기 비결’에 대해 “일단 주인공들이 신선한 얼굴이라는 점이 한가지 매력 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겁지는 않지만 찝찝한 느낌, 생각을 하는 느낌으로 만들어서 빠져드는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2020.05.26 I 김가영 기자
설운도 "임영웅, 이미 국민가수…원한다면 곡 주고파"
  • 설운도 "임영웅, 이미 국민가수…원한다면 곡 주고파" [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임)영웅이만 원한다면 꼭 곡을 하나 선물해주고 싶네요.”설운도(사진=방인권 기자)가수 설운도의 ‘후배 사랑’은 남달랐다. 설운도는 16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종영한 TV조선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1위인 ‘진’(眞)을 차지한 임영웅에 대해 “진심 어린 노래로 듣는 이들의 가슴에 엄청난 감동을 주는 가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설운도는 임영웅이 2018년 KBS1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에 참가했을 당시 심사위원석에서 그의 무대를 지켜봤다. ‘미스터트롯’에선 ‘특별 마스터’로 출연해 임영웅과 다시 만났다. 설운도는 “사람이 마음고생을 많이 하다 보면 나이에 비해 성숙해진다. 감사함을 알게 되고 성실해지기도 하는데 임영웅의 노래를 들어보면 그러한 부분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임영웅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밑에서 외롭게 자랐으며, 무명 시절 돈을 벌기 위해 군고구마를 팔기도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설운도는 “임영웅은 기본적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노래를 한다”며 “‘미스터트롯’ 모든 출연자가 흠 잡을 데 없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보여줬지만, 임영웅은 특히나 곡 해석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임영웅에게선 ‘1등을 하기 위해 노래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한 대목 한 대목에 삶의 애환을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며 노래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그러한 점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아울러 “결승전 날이 (임영웅)아버님의 기일이지 않았나”라면서 “그런 가운데 어머님이 두 손을 모아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도 참 감동이었다”고 했다.임영웅은 ‘미스터트롯’에서 설운도의 ‘보라빛 엽서’를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설운도는 “과거 임영웅이 유튜브 채널에 ‘보라빛 엽서’ 커버 영상을 올려서 본 적이 있는데 멜로디를 몇 군데 틀리게 불러서 고쳐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마침 임영웅이 ‘미스터트롯’에서 그 노래를 부른다기에 짤막하게 고쳐야 할 부분을 알려주긴 했는데 무대 위에서 그렇게 잘 부르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임영웅(사진=TV조선)또한 그는 “임영웅이 무대에 오르기 전 첫사랑에 빠졌을 때의 감정을 담아 노래하겠다고 하지 않았었나”라며 “그런 감정까지 생각하며 부른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노래에 자신만의 스토리텔링과 애환을 담을 줄 안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임영웅을 추켜세웠다. 이어 “노래를 하는 와중에는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던데 그건 노래에 푹 젖어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증거”라며 “그렇게 부르는 게 정말 살아 있는 노래이자 맛있는 노래다. 그러니 임영웅의 노래에 공감이 안 될 수가 없는 거다”라고 창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곡자인 자신도 감동에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보라빛 엽서’는 그리 유명한 곡이 아니었는데 임영웅 덕에 국민적 사랑을 받는 곡이 됐다며 후배인 임영웅에게 고마움도 전했다.설운도는 임영웅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경연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미스터트롯’ 만큼의 폭발력을 가진 프로그램은 없었다고 본다. 공중파가 아닌 종편임에도 시청률이 35%가 넘지 않았나”라며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에게 위안이 되는 프로그램이 ‘미스터트롯’이기도 했다.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스타인 임영웅은 이미 국민가수가 됐다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프로그램에서 스타가 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임영웅은 ‘행운의 사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껏 해온 대로 활동을 잘 이어나간다면 트롯계에서 충분히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 설운도는 “오늘도 영웅이와 통화를 했다”면서 “‘보라빛 엽서’를 같이 부르자고 하니 ‘너무 좋다. 기대하고 있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2020.03.18 I 김현식 기자
돈 향기 좇아 우주로…머스크 vs 베조스 '新패권전쟁'
  • 돈 향기 좇아 우주로…머스크 vs 베조스 '新패권전쟁'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지구정복이라면 이룰 만큼 이룬 이들이 이쯤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막대한 자산을 쏟아부어가며 우주로 나서는 이유가 뭔가. 저자 크리스천 데이븐포트는 “미래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다음 세상의 패권이 우주시장에서 펼쳐질 거란 걸 계산했다는 뜻이다(사진=AFP/연합뉴스).[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세상에 이보다 창대한 공약을 들어본 적 있는가. “유료 민간 탑승객을 태운 ‘달 근처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2023년이 목표다. 달기지 건설은 기본, 궁극적으론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거다.” “인류의 우주여행, 단시간 우주관광이 목표다. 준궤도 로켓으로 100㎞ 고도까지 올라가 무중력 우주관광을 하고 사뿐히 내려오는. 2024년까진 달에 간다.” “우주 관광객을 지구 대기권 너머까지 데려가 몇 분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게 해주겠다.”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를 제작하겠다. 상공에서 로켓을 공중발사할 수 있는 비행기다.” 대단한 스케일이거나 대단한 헛소리. 아무래도 앞쪽보단 뒤쪽에 무게중심이 실린다. 하지만 공약을 내놓은 면면을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순서대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리처드 브랜슨 버진 CEO, 폴 앨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굳이 이들의 공통점을 챙기자면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무지막지하게 성공한 부호란 거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유명 브랜드를 여럿 키워내지 않았나. 사실 여기까지라면 별로 재미가 없다. 참으로 가당치 않은 다른 공통점이 흥미롭다는 거다. 본업을 다지는 데 아무 도움도 안 될 우주개발에 푹 빠진 기업가. 달에든 화성에든 앞다퉈 막대한 자산을 쏟아붓겠다지 않나. 스스로 자청해 우주전쟁에 나섰다는 소리다. 그저 공약만도 아니다. 머스크가 세운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초고속 인터넷용 위성 60기를 발사했다. 베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은 3년간 개발한 달착륙선 블루문을 공개했다. 둘 다 지난 5월의 일이다. 브랜슨의 버진 갤러틱에서 제작한 우주선 ‘스페이스 투’도 있다. 지난 2월 모하비사막에서 탑승객 1인을 태우고 90㎞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귀환했다. 승객을 태운 첫 시험 우주여행 기록도 썼다. 앨런은 지난 4월 날개폭이 100m가 넘는 제트기 스트래토론치를 제작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세계서 가장 큰 항공기로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역할은 공중에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발사대다. 이미 지구정복이라면 이룰 만큼 이룬 이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쯤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스타워스를 외치며 우주로 튀어나가려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 책이 주목한 건 바로 그 지점이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 겸 작가로 활약하는 저자가 이들을 밀착 취재하고 나섰다. △그들이 ‘우주 돈’을 좇는 방식 돈만 퍼붓는다고 저절로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지 않은가. 달리 우주고, 달리 블랙홀이라 하겠나. 저자는 이들이 우주를 품게 한 동기·발단·환경·캐릭터를 캐내는 일에 적잖은 할애를 했다. 유년·청년시절부터 훑어가는 식이다. 덕분에 우주개발이란 행간에 들어찬 사연까지 촘촘하다. 시험 중 충돌사고로 목숨을 잃은 조종사, 수시로 폭발하는 로켓, 우주분야에선 절대 갑인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의 거들먹거림, 정치적으로 집적거리는 백악관, 군산복합체와의 법정소송 등, 마치 시나리오가 있는 에피소드라고 할까. 이들의 배경을 모르고 시작했다면 과연 우주를 향한 흑심을 숨기고 그간 어찌 자동차회사니 유통업체니 하는 기업을 키워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판박이’ 목적이지만 성향 차이를 보이는 거물들이 세운 대립각을 재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표적으론 머스크와 베조스. 물불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튀는 이는 머스크란다. 승리하든 실패하든 무대 중앙을 화려하게 장식해온 이유기도 하다. 반면 베조스는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인단다. 오죽했으면 그가 세운 우주벤처기업은 여전히 장막 뒤에 숨어 있을까. 치열한 경쟁심에 둘은 다툴 일도 잦았다. 로켓 착륙방식·추진력을 놓고 싸우고, 발사시설을 놓고 투닥거리고. 머스크의 기질을 드러내는 일화가 있다. 2002년 페이팔을 이베이에 넘기면서 거머쥔 1억 8000만달러(약 212억원)를 쌈짓돈 삼아 스페이스X를 설립한 머스크는 로켓에 대한 집착이 광적이었나 보다. 작은 회사가 ‘까부는’ 정도로 취급했던 나사의 태도에 시위하고자 벌인 이벤트에도 로켓이 있었다. 라이트형제의 첫 비행을 기념하는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트레일러를 특수 제작했단다. 그 꽁무니에 7층 건물 높이의 로켓을 매달고 대륙을 횡단해 워싱턴DC에 입성, 경찰 호위를 받으며 퍼레이드를 벌이듯 행사장으로 들어섰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2003년 서른두 살 때 일이다. 이를 두고 저자는 머스크의 욕심이 로켓 과시보다 더 큰 데 있었다고 말한다. ‘작은 신생기업이 우주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상징을 싣고 싶어했다는 거다. 베조스는 또 어떤가. 2003년 아마존 주가가 3배로 뛰면서 제대로 인터넷시대에 올라탄 그는 비밀리에 텍사스 오지를 야금야금 사들이며 로켓회사를 건설했다. 블루오리진의 탄생이다. 기밀유지에 집착하는 그를 두고 저자는 엄청난 인내심의 소유자로 평가한다. 오죽했으면 본부가 있는 산속에 1만년에 한 바퀴만 회전하는 시계를 설치했다고 할까. 100년에 한 번씩 바늘이 움직이고 1000년에 한 번씩 뻐꾸기가 노래를 하는. 그래서 거북이란다, 블루오리진이 내세운 마스코트가. ‘느림은 부드럽고 부드러움은 빠르다’는 게 슬로건이고. △지구정복과는 비교가 안 되는 ‘우주패권’ 책은 ‘민간 우주탐사시대’의 중간 정리판쯤 된다. 실패는 더 할지언정 멈추지는 않을 듯하니까. 텍스트가 그런 신뢰를 준다. 잘 다듬은 다큐멘터리, 좀더 부풀리면, 매끈한 드라마나 소설처럼 보이는 서술이 강점이다. 격조 있되 따분한, 설명이 권위적인, 이해가 불가능한, 그런 과학물은 아니란 얘기다. 흠이라면 등장인물을 마치 우주신화의 주인공처럼 몰고 갔단 점이라고 할까. 숙제가 하나 남는다. 첫 질문이던 ‘왜 기어이 우주로?’ 저자는 이들에게 우주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꽂힌 점을 눈여겨봤다. 하나는 통신망이고 다른 하나는 운송네트워크. 뭐가 됐든 저렴하게 재빨리 확보하는 순간 이동통신이든 중공업이든 지구 안팎 인프라를 통째 거머쥘 수 있을 테니. 결국 우주에서 폴폴 풍겨오는 돈의 향기를 무시하지 않았다는 거다. 지구정복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되는 다음 세상의 패권이 우주시장에서 펼쳐질 거란 걸 알아챘다는 뜻도 되고. 냉정하게 보자면 거대한 우주쇼를 띄우겠다는 억만장자 몽상가들의 좌충우돌 도전기 정도로 읽힐 수도 있겠다. 하지만 소홀할 수 없는 대목은 이거다. 내일의 지식과 투자, 인재가 과연 어느 신호를 따르겠는가 말이다.
2019.07.17 I 오현주 기자
 사랑의 묘약이 만들어낸 `커피 플라워`
  • [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사랑의 묘약이 만들어낸 `커피 플라워`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매 순간 사랑 앓이를 하는 이가 내리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사랑이 있어 커피를 알게 되었고, 사랑 때문에 행복했고, 사랑 때문에 한층 성숙한 인생을 살고 있는 바리스타. 그리고 사랑하는 것이 또 하나 생겼다. 여행이다. 알 수 없는 미지를 탐미하는 ‘커피 플라워’ 황용옥 대표를 만났다.“27살에 결혼하면서 LG 카드 본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가진 돈이 없어 신혼여행을 외국으로 못 가고 중고차를 몰고 포항, 울릉, 강릉 등 전국투어를 다녔죠. 신혼여행을 하면서 아내에게 말했어요. 돈 많이 벌면 꼭 해외여행을 시켜주겠다고. 대학교 때 근로장학생으로 미국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봤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그렇게 커피에 얽힌 그의 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2004년 즈음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받던 시기였어요. 저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었지만, 장사를 하고 싶었어요. 평소 요리를 좋아했거든요. 회사 다니면서 요리학원과 강릉 유명 맛집 대표로부터 요리를 배웠어요. 젊고 혈기왕성한 추진력에 당시 잘 나가는 회사를 과감히 때려치우고 작은 가게를 계약을 했죠. 오픈 준비를 하던 중 배가 아프다는 아내와 병원 가서 내시경을 받았는데 위암 말기 암 판정을 받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아내 병간호를 했죠. 회사도 그만둔 상태라 무엇이라도 해야 했기에 보험을 시작했어요. 보험 하기 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 고객들을 카페에서 만나면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다가 나중에는 에스프레소를 마실 정도로 커피 맛에 끌렸어요.”그가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대체의학 치료법의 막스 거슨 박사의 커피 관장 때문이었다. 암 환자들이 한 번은 시도해본다고 해서 아내도 시도를 했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 없었다. 그 후 더 좋은 커피를 알고 싶었다. 보험 고객에게 신선한 커피를 내려 드리기 위해 멸치 통으로 볶아 커피를 대접했다. 그러던 와중 32살인 아내는 그 해 겨울 세 명의 아이를 가슴에 묻고, 눈에 담아 또 다른 나라로 떠났다.황 대표의 눈에 이슬처럼 눈물이 맺히더니 투 툭 하고 떨어졌다. 삼키고 있던 슬픔이 장마철 소나기처럼 터져 나온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만 알게 되는 허망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졌다. “아내를 보내고 한동안 술로 살았어요. 아이 셋을 둔 아빠의 무게감이 참 만만치가 않았어요. 2004년엔 커피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았는데 자료조사를 하다가 커피 월간지에 실린 기사를 보고 분당 ‘가비양’ 양동기 사장님을 찾아갔어요. 커피 볶는 것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카페 옆 공원에 텐트를 치고 낮에는 고객들을 만나 계약을 하고, 미팅이 없는 날에는 로스팅과 커피 추출을 배웠어요.” 첫 가게는 2007년도 경상대학교 정문 공원 근처에 오픈했다. 상권이 활성화되기 전이었고,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힘들어 하루 오만 원의 매출도 나오지 않았다. 한달이 지나자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즈음, 커피 맛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서 술을 마시려는데 술이 딱 떨어졌어요. 다시 술을 사러 나가자니 그렇고, 마침 베란다에 한 달 정도 방치된 막걸리 한 통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그 막걸리를 무심코 마셨어요, 이건 뭐지? 쫘악! 극강의 신맛이었어요. 처음으로 느낀 맛이었죠. 커피의 맛에 대한 깨달음은 막걸리에서 영감을 얻은 셈이죠. 사람들이 커피에서 어떻게 신맛이 나느냐고 물어보면 막걸리로부터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후론 커피 맛의 기준을 정할 수 있었고 막걸리의 청주만 마시거나 숙성시켜 마시는 애주가가 되었죠”2살, 5살 7살 된 어린아이를 위해서 재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딱히 내세울 게 없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커피, 와인, 막걸리,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강단에 설 수 있는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마산대학교 바리스타학과, 호서직업전문학교 호텔관광학과, 외부 강연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 중이다. 그러나 사랑은 아직 미완성이다. 두 번의 사랑이 찾아왔지만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카페는 계속 잘 되었어요. 손님들도 줄 서서 기다렸다 커피를 마시고 갈 정도로 알려졌어요. ‘다른 지역엔 왜 카페가 없냐?’라는 질문을 많이 하셔서 2010년 진주시 평거동에 2호점을 냈어요. 음악 감상 전문 카페와 커피 아카데미 매장을 오픈했었고 다른 곳에는 낮에는 커피, 저녁에는 와인과 수제 맥주를 파는 4곳의 카페를 오픈했었습니다. 욕심은 화를 부른다고 했던가요? 체계적인 시스템이 되지 못한 단계에서 확장을 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어요. 4개의 카페를 관리하는 것은 결국 사람 관리였어요. 2곳의 매장을 운영할 때는 근무자와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매장이 늘어나면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일하게 되고, 생각과 습관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 둘 접하다 보니 현실과 이상의 차이로 인해 큰 결정을 내려야 했었죠.” 홀가분한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그는 벌려놓았던 매장을 정리했다. 본점 건물을 팔려고 내놓던 무렵 자주 다니던 길에 폐가처럼 내버려진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한 달에 서너 번 문을 열었다가 웨딩 촬영을 하는 날을 기다려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공간 한 켠에서 카페를 할 수 있겠냐?’라고 물었는데 일언 싫다는 얘기에 마음을 접었다. ”얼마 후 본점 건물 매매 계약과 동시에 부동산 업자는 다른 건물을 사라며 권했어요, 마음에 둔 건물이 있다고 대답했는데 말을 하다 보니 같은 건물인 거예요. 운명이었는지, 본점을 건물만 매각하고 평거점, 학원을 모두 이전하고 지금 이 건물을 샀죠. 3개월 정도 내부를 바꾸고, 정원을 손보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자리를 이동해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Memory, Turn your face to the moonlightLet your momory lead youOpen up entry inIf you find that the meaning of what happiness is.Then a new life will begin’‘기억, 고개를 돌려 기억의 발자취를 따라서 그 문을 열고, 들어가그 안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야~’뮤지컬 ‘캣츠’의 Memory가 흘러나왔다. 황 대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 ‘커피 플라워’처럼 말이다. 커피의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주는 것은 찻잔이다. 전시된 커피잔은 독일과 프랑스에서 여행하면서 가져온 것들로 예쁜 잔이 카페와 아주 잘 어울렸다. 본점에서는 원하는 커피잔에 커피를 마실 수 있다. LP 판 음악의 울림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카페 곳곳에서 그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액자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외부로 연결된 2층 테라스와 야외 정원에는 글램핑 텐트가 쳐져 있었다. 비가 오거나 겨울에 머물 수 있는 운치 있는 공간인 셈이다. 2층에서 정원을 내려다보니 행복한 부케향이 나는 듯했다. 정열의 장미, 부케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라, 변함없는 사랑을 의미하는 백합꽃이 만발해 왜 ‘커피 플라워’인지 뽐내듯 살랑거렸다. 좋은 것들은 늘 울림을 동반한다. 사람도 여행도 음악도 카페도 말이다. 뮤지컬 ‘캣츠’의 가사처럼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야’라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는 듯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자신만의 향기를 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오지랖 넓은 응원을 보낼 정도로. 정원에서 인터뷰는 다시 이어졌다. “힘든 시간을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던 건 여행이에요.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여행을 택했어요. 1년에 한 번씩은 아이들과 여행을 다녔어요. 남미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로 국경을 넘을 때 한국과 전혀 다른 사람들의 삶과 환전하는 호객행위.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되돌아가는 상상 속의 날들이었죠. 그때 함께 느끼고 나누었던 시간이 나와 아이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아요. 여행이 좋은 건 뭉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특히 외국여행이라면 더욱 그렇죠. 네비를 켜고 가다 보면 아이들이 길잡이 역할을 할 때도 있었어요. 서툴렀던 아빠의 행동도, 어렵기만 한 시기도, 어깨를 뚝 치며 건네는 몇 마디 말로 지난 시간이 용서가 되었으니까요. 렌터카 안에서 아이들과 나눈 추억은 잊지 못해요.”어릴 때부터 아이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하지만 아이들 기억속의 여행은 아주 흐릿한 형체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는 여행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것으로 표현되고 발휘된다. 여행의 경험이 성장하면서 구체화되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고, 여행은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 몸으로 익히는 지식이라고 여기는 황대표. 그의 말처럼 여행은 아이들의 꿈을 만들어주기 위한 가장 귀한 시간이었다. 큰 아이는 여행을 통해 구호활동을 하고 싶어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둘째는 더 많은 사람과 여행을 하고 싶다며 스튜어디스가 되겠다고 승무원 학과에 다니고 있으니.”혼자 스페인으로 자전거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이 건물을 계약한 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570km를 자전거로 다녔어요. 외곽으로 가니까 흙 길이었어요. 첫날은 너무 힘들어 숙소에서 빨리 쉬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어요. 스페인 어느 외딴곳에 와인 양조장을 겸한 호텔에서 묵었는데 너무 건물이 이쁜 거예요. 그 기억이 남아 ‘커피 플라워’ 건물을 짙은 겨자색으로 칠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아무튼 다음날부터 여정은 미치도록 힘들고 미치도록 아름다웠어요. 자전거 바퀴가 수시로 펑크가 날 만큼 험난한 길이었고 하루 종일 사람 한 명 만날 수 없는 스페인 산골 오지의 길을 갔어요. 때로는 끌고, 때로는 자전거를 메고 다녔어요. 70년대 새마을 운동할 때나 보았던 비포장도로를 아름답다던 유럽의 자전거 도로에서 만나게되다니. 맨땅에 자갈길인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때 보름간 다녔던 자전거 여행은 해병대 6개월 훈련보다 더 힘들었고, 헬스클럽 일 년 동안 다진 근육량 보다 더 많이 만들어진 것 같았죠. 상상할 수 없을 일들이 일어나더니 길동무가 생겼어요. 펑크를 때우는 어댑터를 챙기지 못한 나에게 어댑터를 가진 자전거 여행자는 천사 같았어요. 스페인 친구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전거 사랑에 빠졌는데 제가 몬스터라고 별명을 지어 줬었죠. 어찌나 다리 힘이 센지 끝이 없는 오르막길을 난 죽을 것 같았는데, 그 친구는 묵묵히 쉬지 않고 자전거로 올라가더라고... 괴물 같은 그 친구도 나중에는 엉덩이가 아파서 제 자전거와 바꿔 타고 가자고 이야길 하더군요. 먼 타지에서 만난 그 이앙키 inaki 친구와는 얼굴 표정, 손짓, 발짓으로 모든 대화가 통했죠. inaki 친구와 헤어진 후 외로움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진 노란 해바라기 밭과 자전거로 몇 시간을 달려 보았던 보라색으로 펼쳐진 라벤더 밭, 사람보다 자연이 주는 장관에 다시 힘을 얻어 페달을 밟을 수 있었어요. 오지에서 사람을 찾아다니며 보았던 풍경, 아~~~ 그 풍경들이 너무 좋았어요.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네요.” 커피 플라워에 있는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삶이란 원치 않은 방향으로 흐를 때가 있다. 황 대표의 인생철학은 ‘두 가지 길이 있다면 늘 어려운 길을 선택한다’라는 것이다. 살아보니 못할 것도 안 할 것도 피할 것도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좌절했던 남자도하루가 지나고 계절이 바뀌고, 1년, 5년이 지나공개수업이 있는 날 세반을 뛰어다녔던 학부모도,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열공 했던 아빠도함께 여행하며 멋진 풍경을 보고, 상상할 수 없는 일들로 흉터를 새기게 된 시간도,자전거를 타고 강 따라 본점까지 달리는 남자도아이덴티티가 사랑인 ‘커피 플라워’에 있었다.황대표가 생각하는 성공의 요건은 무엇일까?“첫째는 감수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감수성에는 사랑이 들어가야 하는데, 사랑 없이 커피숍을 한다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봐요. 카페라는 공간은 찾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해요. 또 다른 배려라 할 수 있죠. 자신이 꽃을 싫어한다고, 잔디 관리가 힘들다고, 다 안 한다면 안 되죠. 내가 싫어도 손님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카페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고 봐요.둘째는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건데. 창업하는 사람 옆에는 항상 도움이 되는 사람이 필요해요. 힘들면 토닥거려 줄 사람이 필요하고, 단 5분이라도 카페를 봐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해요. 혼자서는 하기엔 힘든 일이 많이 일어나니까요. 셋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해요. 항상 웃을 수 있는 마음, 다정하게 인사할 수 있어야 해요. 아무리 커피가 맛있어도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지 못한다면 손님은 더 이상 오지 않죠. 공구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해요. 드릴은 기본, 건물 유지 보수, 화장실 변기 뚫는 것, 정원 잡초 제거하기, 화단에 물줄기, 잔디 관리하기 등 만능이 되어야 롱런할 수 있어요. 제 창고에는 없는 공구가 없을 정도로 많아요. 넷째는 장, 단기적 계획과 목표가 명확해야 해요.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요. 꼼꼼하게 카페 운영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하구요. 계획을 세우더라도 잘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다섯째. 카페는 마음의 수양처라고 생각해야 해요. 생각지도 뜻하지도 않은 일들이 벌어져요. 마음을 내려놓고 현실을 직시하고 차근차근 헤쳐갈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죠. 이 모두를 두루 갖추었다면 카페 창업을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만약 가게를 안 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물었다. “중남미 코스타리카 쪽으로 가서 히피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과테말라에 여행 갔을 때 현지인들의 삶이 너무 평온해 보여서 이민 가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지인처럼 살고 싶어요. 다시 남미 여행을 계획 중인데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가게를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해 놓고 또다시 여행을 떠나려 구요”때마침 남미 여행서가 차 안에 있었다. 단숨에 읽었던 책이라 선물하고 싶었다. ‘남미히피로드’ 책을 보더니 색감이 너무 좋다며 딱 자기 스타일이라고 한다. 자신이 먼저 읽고 아들에게 보여줘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좋은 사람과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하늘과 땅, 사람이 만든 특별한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랑의 카페로 가보자. 봄이면 프로포즈 하듯 향기로운 꽃들이 유혹하고, 여름이면 짝을 찾아 재잘거리며 한 쌍의 새가 날아다닌다. 가을이면 노오란 은행나무 풍경 속 주인공이 된다. 겨울이면 따뜻한 커피를 음미하며 창가에 앉아 담쟁이가 남겨둔 흔적에 자신의 시간을 돌이켜 보게 되는 곳, 바로 ‘커피 플라워’다. 인간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들려는 본능을 가진 존재라 한다. 부케향 가득한 사랑이 황대표에게 찾아오기를 바라본다. 영화 ‘맘마미아 2’ 주인공 샘처럼.
2019.07.09 I 심보배 기자
 눈과 사진, 마음으로 담다 '뉴트로 속초여행'
  • [강원바다여행①] 눈과 사진, 마음으로 담다 '뉴트로 속초여행'
  • 드라마 ‘남자친구’의 배경이 되었던 아름다운 외옹치바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뉴트로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멈춰버린 시간이 쌓여있는 것, 오랜 세월이 담긴 낡은 것이다. 외할머니가 쓰시던 낡은 돋보기안경이나 어릴 적 쓰던 먼지 쌓인 책상처럼 소중하고 뭉클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스피드 시대의 고단함을 담담하게 위로하는 감성처방전이다. 속초는 지금 뉴트로 여행지로 인기다. 드넓은 하늘을 넣어 찍으면 나도 드라마주인공◇그리움과 사랑의 배경이 되다 ‘외옹치’“송혜교는 좋겠다. 출근하면 박보검이랑 일하고, 퇴근하면 송중기가 기다리니.” 드라마 ‘남자친구’가 한창 인기를 끌 때 유행하던 말이다. 그 드라마의 매력은 박보검과 송혜교라는 주인공만큼이나 아름다운 속초바다가 배경이었다. 바다를 끼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산책길에서 마르지 않는 그리움을 달랬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던 시집 너머로 쪽빛바다가 반짝였다. 그들의 그리움과 사랑의 배경으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바다는 속초 외옹치다. 속초로 와서 첫 번째로 달려야 하는 이유다. 외옹치는 바닷가로 삐져나온 항아리처럼 생긴 언덕이다. 외옹치의 둥그스름한 해변을 따라 산책로를 내고 ‘외옹치바다향기로’라는 예쁜 이름을 붙였다. 외옹치는 지난 수십 년간 군사시설로 통제됐던 곳이다. 2005년 해수욕장이 개방되고, 지난해 4월에야 산책로를 오픈했다. 왜 이제야 우리 곁에 왔나 아쉬운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다.눈이 부시도록 푸른 바다를 겯에 두고 걷는 길외옹치항에 차를 세우고 항구 안쪽으로 몇 걸음 옮기면 외옹치항 바다향기로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는 커다란 문이 눈에 띄는데, 태풍이나 바람이 심한 날에 출입통제를 위한 안전장치다. 문을 통과하면 입이 떡 벌어진다. 역시 이것이 속초바다다. 박보검이 카메라에 담던 한없이 푸른 바다, 그 바다를 곁에 두고 나도 함께 걷는다. 짙푸른 네이비블루에서 달콤한 코발트블루까지 일곱 빛깔의 바다가 눈앞에 있다. “마음이 따뜻하면 일곱 빛깔을 볼 수 있다.”던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 드라마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장소로 왜 이곳을 택했는지 알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자. 어느 곳에서나 셔터만 누르면 드라마주인공 각이다. 넓은 전망대 끝에 서서 바다나 하늘을 바라보자. 그리고 카메라 앵글 안에 하늘을 최대한 많이 넣어보자. 드넓은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나. 박보검 송혜교가 따로 없다.바다향기로는 외옹치항에서 외옹치해변을 지나 속초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총 1.74km, 걸어서 1시간이 걸린다. 외옹치항에서 외옹치해변까지 덱이 놓인 구간은 890m다. 속초시 관광 홈페이지에는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고개가 자꾸 바다를 향하는 통에 걸음이 느려지는 걸 감안한다면 그보다 넉넉하게 잡아야한다. 외옹치해변에서 외옹치항으로 거꾸로 걸어도 마찬가지다.카페와 전시공간으로 변신한 칠성조선소 입구◇조선소의 화려한 변신 ‘칠성조선소’바다향기로 마음을 채웠다면 이제 배를 채울 차례다. 외옹치해변과 속초해수욕장 중간쯤 작은 골목 안에 우동당이 있다. 테이블 몇 개 없는 작은 가게다. 이곳 인기 메뉴는 붓가케와 수제돈까스다. 일본식 돈가스답게 두툼한 수제돈까스는 보자말자 입에 침이 가득 고인다. 한입 베어 물자 ‘바사싹’ 소리가 뇌를 강타하고, 뒤이어 촉촉한 속이 두 배로 부드럽게 느껴진다. 붓가케가 처음이라도 당황할 필요없다. 병에 있는 간장소스를 우동면에 붓고, 수란을 잘 저은 다음 찍어먹으면 된다. 탱글탱글한 면발과 고소한 수란 그리고 깔끔한 국물이 기가 막히다. 먹기 전에 사진 찍는 걸 잊지 말자. 인생우동 사진 한 장 안 남겼다 후회하기 전에 말이다. 그냥 찍기보다 붓가케에 간장국물을 부어놓고 찍는 게 훨씬 예쁘다. 우동당 문을 연건 1년 전이다. 서울생활을 접고 속초로 온 주인장은 일식요리 20년차 베테랑이다. ‘그저 바다가 좋아서’ 이곳에 왔다지만, 다시마 가다랑어포 멸치 등 순 천연재료만으로 요리하는 그의 재료 욕심은 그대로 맛으로 전해진다.탱글탱글 우동면에 간장소스 부어서 수란에 찍어 먹는 붓가케우동당에서 나와 청초호를 끼고 차를 몰아 청초호사거리를 지나면 칠성조선소가 나온다. 최근 SNS를 휩쓸고 있는 핫한 곳이다. 이곳은 1952년에 세워져 속초 오징어가 전국으로 팔려나가던 시절을 주름잡던 조선소였다. 나무배가 차츰 사라지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전시관과 카페로 변신했다.칠성조선소 문을 들어서면 바다와 맞닿은 너른 마당이 눈에 들어온다. 배가 드나들던 ‘철까지’가 청초호를 향해 뻗어 나가있다. 배를 수리하던 곳에 나무의자가 놓였다. 카페에서 주문한 커피를 들고 나와 호수와 하늘을 바라보며 마시기 딱 좋은 장소다. 한때 목선을 고치던 조선소에서 일상에 지쳐 삐걱거리는 마음을 치료받는다.칠성조선소는 배를 수리하던 곳을 수리해 호수 풍경을 감상하는 카페 명당으로 거듭났다.속초에는 칠성조선소만큼 오래된 곳이 많다. 1956년에 시작한 동아서점 역시 3대를 이어오는 속초 터줏대감이다. 이곳에서 책 한 권 안 사본 속초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다. 2015년에 신도시로 옮겨와 더 쾌적한 서점으로 만들었다. 환한 창가에 놓인 기다란 테이블은 카페인지 서점인지 헛갈리게 만든다. 책읽기 좋은 자리 곳곳에 쿠션을 두고, 책 사이에 꽃병이 놓였다. ‘오직 동네서점에만 있는 책’, 동아서점 단골로 구성된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들’ 등 독특한 코너들 덕분에 책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1956년에 문을 연 동아서점◇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외옹치바다향기로→우동당→칠성조선소→동아서점→속초등대와 영금정△1박 2일 여행 코스= 외옹치바다향기로→우동당→칠성조선소→동아서점→속초등대와 영금정→숙박→ 속초관광수산시장→척산족욕공원→권금성케이블카△대중교통 정보= 서울-속초,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20~40분 간격(06:00~21:30) 운행, 약 2시간 25분 소요. 고속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대포) 버스 이용, 대포농공단지입구 정류장 하차. 외옹치항까지 도보 약 12분.△자가운전 정보= 동해고속도로 북양양IC→양양 방면→강선중앙길 2.2km→밀치천로 1km→동해대로 2.7km→농공단지앞사거리→외옹치항△먹을곳= 속초시 새마을길 우동당은 우동과 수제돈까스, 떡밭재로 229 영광정막국수는 메밀국수, 영랑해안6길 이모네식당은 생선찜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아바이마을, 척산온천, 영랑호, 테디베어팜, 석봉도자기박물관, 속초엑스포공원
2019.06.16 I 강경록 기자
안성진 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과학이 어려운 건 잘하는 순으로 줄 세우기 때문"
  • 안성진 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과학이 어려운 건 잘하는 순으로 줄 세우기 때문"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우리의 모든 생활에 과학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맨 처음 ‘어렵다’는 생각부터 듭니다”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과학대중화의 어려움을 이 같이 표현했다. 안 이사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과학 교육이 대부분 문제풀이식이고 결과에 따라 누가 과학을 잘하는지 줄을 세우려고 하다보니 과학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과학 대중화, 과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 재고부터 시작해야”한국과학창의재단(이하 과학창의재단)은 지난 1967년 과학기술문화 창달과 창의적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우리나라의 과학대중화를 이끄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안 이사장의 철학은 확고하다.안 이사장은 “우리 주변의 생활 제품들을 둘러 보면 결국 과학이라는 것 자체가 얼마나 생활이랑 밀접한지를 더 나아가 경제나 직업과도 관련돼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며 “과학대중화는 학교 교육에서의 과학이라는, 너무 한쪽 측면만 보고 있는 과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깨우치게 해 주는 인식 재고에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안 이사장은 과학대중화는 성인과 학생의 대상에 따라 차별화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성인들은 생활 주변에서 자연스레 많은 내용들을 전달해 주면서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과정 중에서 과학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 이사장은 과학대중화를 위해 학생들이 과학을 만만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학생들이 누구나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느끼고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비로소 과학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는 결국 과학문화 학산과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라는 과학창의재단 양대 미션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안 이사장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과학의 대중화를 실현해 갈 수 있다고 얘기를 풀어 나갔다. 그는 “학생들이 과학을 만만하게 보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서 여러 콘텐츠들을 제공해 줘야 한다”며 “가령 학생들이 수학 소프트웨어(SW) ‘알지오매스(Algeomath)’를 갖고 도구를 통해 간단히 도형을 그릴 수 있고 함수 식을 입력하면 그래프로도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그런 것들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고 언급했다.대수(algebra)와 기하(geometry), 수학(mathematics)의 합성어인 ‘알지오매스(Algeomath)’는 과학창의재단과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개발한 도형 학습용 SW로 지난해 11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학생들이 도형과 대수, 기하 등을 모니터 화면에 펼쳐진 모눈종이 위에서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누구나 무료 이용할 수 있다.◇“소프트웨어 교육 확대, 명확한 법제화 필요”…“과학 축제, 체험형 프로그램 늘릴 것”안 이사장은 초·중·고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 확대를 위해 독립된 교과로서의 명확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안 이사장은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컴퓨터교육과 교수를 지내며 이 분야에 직접 몸담아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론은 더욱 뚜렷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초중고 교육 과정에서는 구색 맞추기식 교육만 진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안 이사장은 “초등학교는 소프트웨어 코딩이나 정보윤리와 관련한 내용을 실과라는 과목에서 17시간 동안, 중학교는 34시간 이상을 교육하게 돼 있지만 법에는 명시가 안 돼 있고 고등학교에서는 선택과목으로 돼 있다”며 “먼저 법으로써 소프트웨어를 독립된 교과로 명시해야 비로소 다양한 연계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출신 학교나 교사 및 학생들의 역량에 따라 대학 신입생들의 소프트웨어 구사 능력은 천차만별이 된다”며 “미래 세대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세대고 어떤 전공을 선택하든 소프트웨어가 접목되면 자신의 전공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성취를 거둘 수 있는데 시작부터 수준 차이가 나 버리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안 이사장은 학교 과학 교육 외에도 국민의 과학 접점을 넓히기 위해 사이언스 아카데미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안 이사장은 이 대목에서 “게임이 취미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해마다 세계 여러 게임 웹진들에서 ‘고티’(Game Of The Year, 올해의 게임)라는 것을 선정하는데 그 중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게임도 꽤 있다”며 “과학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갖춘다면 소설을 쓴다든지 만화를 그린다든지 하는 영역에서 전문적인 세부 영역을 만들어낼 수 있고 콘텐츠도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지난 4월 한국과학창의재단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과학문화 및 만화영상콘텐츠의 융합·협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안 이사장은 “만화가들에게 우리가 과학을 교육하면 우리는 과학대중화를 해서 좋고 그들은 콘텐츠가 다양해져 좋을 것”이라며 “결국 대중들이 과학을 이해하게 되면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되고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자기 분야를 더 잘 할 수도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안 이사장은 올해 처음 변신을 시도한 과학창의축제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과학창의재단은 기존의 전시형 과학축전의 형식을 탈피해 올해 처음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도심형 과학축제를 기획했고 호평을 받았다. 안 이사장은 “최근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 역할과 책임(R&R) 성과공유회에서 우리도 발표를 했는데 장관께서 총평을 할 때 우리가 올해 첫 시도한 도심형 축제를 모범 사례로 거론했다”며 “결국 과학문화 활성화는 과학문화 창달과 창의인재육성과 별개가 아니라 서로 연결돼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안 이사장은 “축제 기간 중 계속 현장에 나가 있었는데 관람객들을 보면 대부분이 아이들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이었고 그들의 과학적 기대가 결국은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도심에서 진행하다 보니 평일 점심 시간을 이용해 직장인들도 많이 참여를 함으로써 그들에 대한 과학적 접근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점차 아이들을 위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늘리고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의 연구 성과를 좀 더 알릴 수 있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얘기했다.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정부 R&D 예산 20조 원 시대, 국민과의 소통 더욱 중요”…“도심 속 상시적 연구 성과 공유 공간 만들어야”안 이사장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20조 원 시대를 맞아 과학자와 국민 간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국민들은 그 많은 돈을 투입해 과학자들이 정말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며 “연구자들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적극적으로 연구 성과를 알려 주고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연구자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열심히 잘하고 있는 것을 알리고 국민들은 ‘우리 세금으로 이런 연구를 하고 있고 이런 연구의 결과물들로 우리의 경제와 생활이 변화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공감대를 이끌어 낸다면 20조 원을 넘어 장차 30조 원 R&D 시대를 열 수 있는 것”이라며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지역에 상시적으로 과학자나 연구자들의 새로운 연구 성과물들을 잘 정리해서 보여주고 체험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안 이사장은 지난해 발생한 내부의 불미스러운 일의 재발 방지를 위해 ‘무거운 처벌’, ‘신속 처리’, ‘반드시 적발된다느 인식’의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제도나 규정을 개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창의재단은 안 이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해 1월 일부 직원들이 행사 대행업체에서 접대와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로 이어지는 등 잡음이 일었다. 그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해 왔다”며 “이 같은 차원에서 작은 사고를 사전에 막기 위해 기존 사업단별로 진행하던 계약 행위를 재무관리실로 통합함으로써 비위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물리적인 체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안성진 이사장은…- 1966년 생(生)- 성균관대학교 정보공학 학사- 성균관대학교 정보공학 석사- 성균관대학교 정보공학 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SERI 연구원-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컴퓨터교육과 교수- 국무조정실 정보화평가위원회 위원- 한국컴퓨터교육학회 회장- 성균관대학교 입학처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산업분쟁조정위원회 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열린정책자문단 자문위원- 교육부 대입제도개편전문가 자문단- 한국생산성본부 혁신위원회 위원- 한국정보과학교육연합회 의장-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학장, 교육대학원 원장- 수상: 소프트웨어교육발전공로 근정포장(2016), 대통령표창(2011), 행정안전부장관표창(2009), 정보과학관련 학회 우수논문상 등 다수
2019.06.11 I 이연호 기자
세상에 저절로 팔리는 그림이 있다더냐
  • 세상에 저절로 팔리는 그림이 있다더냐
  • 작가 이수동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꽃길을 걷다’ 전에 건 ‘늘봄 우리집’(2017) 옆에 섰다. 잔잔한 작품 중 비교적 규모가 큰 100호(112.1×162.2㎝)짜리 작품이다. 꽃송이 하나하나를 범벅으로 채운 캔버스에 길게 세운 기둥 4개를 두고 자신과 아내, 두 딸을 형상화했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어김없이 달이 떴다. 죽죽 뻗은 하얀 자작나무 숲도 여전하고. 아, 캔버스가 터지도록 박아놓은 꽃. 더 화려해졌다고 해야 할까. 풍선처럼 사탕처럼 빽빽하게 나무를 타고 올라 부풀어오른 꽃이라니. 봄은 봄대로 아련하고 여름은 여름대로 싱그럽다. 그새 못 보던 초록잎도 생겼다. ‘봄동’이란다. 그 봄동이 자작나무숲 속에 섬처럼 덩그러니, 성처럼 꾸민 화분 위에도 덩그러니. 꽃이든 자작나무든 봄동이든, 틈새마다 한껏 몸을 낮춘 두 연인은 여전히 서로를 보듬는다. 그리움은 길고 만남은 짧았다. 그래도 괜찮다. 그들은 만나게 돼 있으니. 남자와 여자, 하늘과 땅, 바람과 구름,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 그들은 재회하고 또 헤어지며 애타게 기다린다. 안다. 현실에는 없을 장면이다. 그런데도 또 들여다본다. 나를 찾는 거다. 다툼도 없고 갈등도 없는 그 세상에 그저 내가 있었으면 하는 거다. 그 이유라면 설명이 된다. 이 그림을, 이 작가를 기다리는 이유. 담뿍 안아 내 세계에 옮겨 놓고 싶은 이유. 그렇게 기어이 ‘완판’ 타이틀을 작가에게 안겨줬던 이유. 이수동의 ‘내 사랑을 전해다오’(2019). 뭉실뭉실한 구름, 탁 트인 전경, 투명하고 밝은 색상에 아기자기한 서체로 올린 작품명과 사인. 한눈에 알아볼 작가 특유의 표현법이다(사진=노화랑).작가 이수동(60)이 돌아왔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에 펼친 개인전 ‘꽃길을 걷다’로 섰다. 지난해였다. 3년 만의 개인전, 11년 만에 돌아온 고향 노화랑 전시에서 65점 전부를 팔아내며 녹슬지 않은 붓힘을 보여줬더랬다. 그러곤 1년 뒤. 노련해진 디테일, 정점에 오른 서정성, 쉼 없는 근면성을 무기로 작업한 48점을 다시 걸었다. 안부를 물으니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 요리를 배우러 다닌다는 거다. 그러곤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법을 아느냐로 되묻는다. “라면에 후추를 좀 넣으면 된다.” 화랑에서 내준 카푸치노잔에 솔솔 설탕을 뿌리며 얹은 얘기다. ‘경상도 마초’가 뿌려주는 설탕이 얼마나 달콤한지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경상도 마초라. 그이는 자신을 이렇게 불렀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꽃이며(‘두딸 나무’ 2018, ‘높은 곳에서 꽃 피우다’ 2019 등), 달이며(‘가을편지’ 2018, ‘문 댄스’ 2017 등), 구름이며(‘내 사랑을 전해다오’ 2019, ‘두둥실’ 2019 등), 봄이며(‘꽃바람’ 2019, ‘늘봄 우리집’ 2017 등), 사랑이며(‘연서’ 2018, ‘어서 오세요’ 2019 ‘옥수’ 2018 등), 이 모든 극단의 행복추구장치가 경상도 남자의 순정에서 비롯됐다는 소린데. 이런 비유를 했다. “배우 마동석이 가녀린 여인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면, 장미 한 다발 들고 눈 속에 푹 파묻혀 있다면 얼마나 감동적이겠나.” 그래. 그렇게 그이를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수동의 ‘문 댄스’(2017). 둥그렇고 환한 보름달 아래 늘 어떤 일이 벌어진다. 사랑이든 행복이든 일상이든 말이다(사진=노화랑).△“돈을 벌면 애들이 나를 존경해줄까”지난 얘기는 그만하자. 드라마 ‘가을동화’ 속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었다니, 40년 화업 절반을 혹독하게 무명으로 지냈다느니. 결국 살던 대구를, 가족을 떠나 홀로 택한 서울행에서 붓을 갈던 2년 만에 소위 ‘대박신화’를 써냈다느니. 어찌 이 드라마틱한 인생역전을 빼놓고 ‘이수동’을 말할 수 있겠나. 하지만 오로지 살자고 상경한 이후 15년 남짓. 세상은 변했고 작가도 달라졌다. 꽃길, 꿈길, 사랑길에 숱하게 흩뿌렸던 것이 꽃·꿈·사랑만이 아닐 거라 짐작하니까. 이수동의 ‘금빛 찬란한’(2019). 자작나무는 작가의 오래된 아이템이다. 처음 자작나무를 본 건 어느 은행로비에 비치된 책자, 옛 소련을 소개한 관광가이드북에서였다고 했다. 여기에 유독 이번 전시에 즐겨쓴 색을 깔았다. 밝은 핑크의 ‘리빙코럴’이다(사진=노화랑).그래서 물었다. 차고 넘치는 당신의 행복, 그게 도대체 뭐냐고. “가족과의 식사”란 대답이 돌아왔다. “차도 안 좋아하고 옷도 안 좋아하니 가족에게 쓸밖에.” 그렇다고 뭘 대단하게 쓰는 것도 아니란다. “막 지르는 게 밥 먹는 것뿐”이라니. 그러면 가족은 또 뭔가. “2004년 상경할 때 사실상 집에선 방출된 셈이다. 아무도 안 잡았으니까. 그런데 그 방출이 오늘 나를 있게 했다.”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고집은 있어 한 해에 딱 한 번씩만 하던 전시로 낸 수익이라곤 1500만원 남짓. 그런 가장에 지치지 않을 가족은 없다. 오죽했으면 작가 스스로 “돈을 벌면 애들이 나를 존경해줄까”를 묻고 다녔다니. 작가 이수동이 자신의 작품 ‘우리는 늘봄’(2016) 옆에 섰다. 작품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들으면 하는 말이 있단다. “그림은 어떻게 변화시키는 게 아니고 그저 변하는 것”이라고. “매일 한두 시간씩 우린 점점 나이가 들고 있는 거 아닌가”(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런데 그날이 온 거다. 아니 만들어낸 거다. 내놓는 족족 팔려나가는. 문득 인사동에서 파는 술의 절반은 먹어치웠을 거라는 장욱진(1917∼1990) 화백이 떠올랐다. 그의 그림에 영원한 소재가 된 ‘가족’은 곧 미안함이고 절박함이었으니까. 과연 장 화백이 그랬던 것처럼 결국 그 행복이 작가 자신의 것이 됐을까. “다른 이들이 행복해 보인다고 하니 행복한 거다.” 처음부터 화사했던 건 아니었다. 뭉크의 ‘절규’보다 더한 인물화도 그렸더랬다. 1990년에 판 그 그림을 본 어느 꼬마가 울음을 터트렸다는 충격에 화풍을 바꿨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그렇다고 인물화를 완전히 접은 건 아니다. 대신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처럼 친근하고 수더분한 얼굴이 됐다. 그들을 나무판에 옮기는 부조작업도 틈틈이 한다. “인물이 기본기”란 생각은 변함이 없어서다. 이수동의 ‘즐거운 귀가’(2007). 예전 즐겨그리던 인물화로 만든 부조작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나오지 않았다. 인터뷰 중 작가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그림파일을 보고 얻었다(사진=이수동).△“화가에게 존경받는 화가, 이젠 대가가 되고 싶다.” 완판작가 맞다. 솔드아웃 맞다. 하지만 저절로 팔리는 그림이 있다더냐. 보는 이를 무장해제 시키고 지갑을 열게 만드는 마법은 아무나 부리는 게 아니다. “메모하고 생각하고. 특별한 소재가 나와 그리다 보면 자꾸 연구를 하게 된다. 또 뭐가 없을까 하고.” 일상으로서의 작업이란 얘기다. “데이비드 호크니가 그 일을 하지 않았나. 아무것도 안 하는 일상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일. 예술이 높은 어디에 있는 것도 아니고. 친근하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수동의 ‘꽃피는 우리집’(2018). 풍선처럼 사탕처럼 빽빽하게 나무를 타고 올라 부풀어오른 꽃도 모자라 나무 둥지에 집을 짓고 창을 냈다. 나무·구름·꽃·연인, 작가가 꾸린 행복추구장치에 드는 요소 중 낯설고 비딱한 것은 하나도 없다(사진=노화랑).작가의 작품을 두고 ‘시적인 그림’이라고들 한다. 감성이 흐르고 물결친다는 뜻인데, 비단 그림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림 ‘봄바람’(2019)에 붙인 단상 한 번 보고 가자.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던 봄. 오자마자 꽃잎 흩날리는 바람타고 바로 가려고 한다. 게 섰거라 봄바람! 하지만 씨알도 안 먹히고 달아나기 바쁘네. 저 남녀, 사랑 막 익어가는 중인데. 하는 수 없이 내가 그림으로 잡아 두었다.”전시장에 나오진 못한 예전 작품 ‘남’(男·1996)에 붙은 글 한 편 더. “딱 20년 전 그림. 그 당시 상황이 막 그려진다. 저 자켓은, ‘에레우노’라는 이태리 브랜드. 그림과 주거니 받거니. 당시의 이 옷값보다 더 비싼 내 옷은 현재도 없다. 아직도 옷장에 전시.” 목부터 자켓 첫 단추까지 길게 담은 작품엔 넥타이에 지그재그 길을 내고 여인을 올렸더랬다. 설명은 이렇다. “남자는 매일 그녀를 품고 삽니다. 정성스레 가슴에 안고 집을 나서지요.” 이수동의 ‘남’(男·2007). 작가가 그림과 바꿨다는 ‘에레우노’라는 이태리 브랜드 자켓을 그렸다. 유심히 볼 건 넥타이에 얹은 여인. 남자가 매일 품고 산다는 ‘그녀’다. 이번 전시에는 나오지 않은 작품이다. 인터뷰 중 작가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그림파일을 보고 얻었다(사진=이수동).그러던 그도 이젠 그림이 품을 떠나는 게 허전하다고 고백한다. 다시 돌아오는 그림이 있었으면 한다는 거다. 전시에 몇점 안 내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 아니란다. “안 꺼내놓을 순 없다. 성층권에 올라가면 안 내놔도 되겠지만. 아직은 나를 계속 알려야 하니까.” 성층권. 이는 작가가 구분한 작가의 레벨쯤 된다. 아직 자신은 대류권에 머물 뿐이란다. “기름기 쫙 빼고 담백하게 남기는 것, 압축하고 압축해서 점 하나 쿡 찍어놔도 다 들여다보이는 그 단계 말이다.” 화단에 영원한 낭만주의자로 남을 줄만 알았던 그이를 뒤흔드는 게 생긴 거다. “화가에게 존경받는 화가, 이젠 그런 대가가 되고 싶다.”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오래전부터 이젤에 붙여뒀던 문구란다. 그런데 이것이 요즘 그이의 마음을 헤집는 모양이다. 한때 인생역전을 꿈꿨더랬다. 그런데 한방이 아닌 누적이란 걸 알게 됐단다. “솔드아웃이니 인기니 다 내려놓고서도 특별한 게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 내 그림이 대가의 풍모는 아니니까. 그저 정성스러울 뿐이니까.” 작가 이수동이 자신의 작품 사이에 기대고 섰다. 왼쪽부터 ‘두딸 나무’(2018), ‘즐거운 우리집’(2019), ‘풀잎사랑’(2018)이다. 현실에는 없을 장면들. 그런데 또 들여다보게 된다. 다툼도 없고 갈등도 없는 그 세상에 그저 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일 거다. 작가 이수동을 기다리는 이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올해가 회갑이라니, 다시 돌아올 10년쯤 뒤가 문득 궁금해졌다. “사람이 돼 있을 거다. 더 섬세하고 중성화한 모습으로. 찰랑거리는 핑크색 얘기만 계속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곤 웃는다. 그냥 웃는다. 세상에 ‘무조건 행복’이란 게 가능한가. 쓸쓸한 행복도 있는 법이다. 쓸쓸하다고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 울고 있다고 다 불행한 게 아니듯이. 그저 때가 된 듯싶다. 호젓한 그이의 작업을 읽어줄 그때가. 전시는 25일까지.
2019.05.13 I 오현주 기자
고양시 S아파트 계약자들 뿔난 사연
  • 고양시 S아파트 계약자들 뿔난 사연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오는 7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S아파트에 입주하는 박모씨. 한창 막바지 시공 중인 단지를 지나가다 아파트 외벽에 생소한 모양의 자그마한 창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확인해 보니 침실과 연결돼 있는 드레스룸 쪽 창문 이었다. 모델하우스에서 직접 본 드레스룸에는 창문이 벽 중앙쪽에 큰 사이즈로 위치해 있었지만, 실제로는 욕실 창문처럼 ‘가로X세로’ 1m도 안 돼 보이는 답답한 크기의 창문이 달려 있었던 것이다.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창문 설계 하자 문제로 시공사와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당초 모델하우스에서 선보였던 것과 다른 모양의 창문이 실제 아파트에 달려 있다고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S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A형 계약자들은 시공사인 HDC아이앤콘스 측에 드레스룸 창문 하자 공사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HDC아이앤콘스는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관계사다.경기도 고양시 원흥동 S아파트(전용면적 84㎡A형) 모델하우스 내부 드레스룸 창문.(사진=아파트 입주 예정자 제공.)경기도 고양시 원흥동 S아파트 전용면적 84㎡A형 드레스룸 창문 외관.(사진=정병묵 기자)드레스룸은 최근 건설사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아파트의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다. 보통 ‘옵션’ 사항으로 입주자가 별도의 돈을 추가로 내고 선택해야 한다. 이 아파트 전용 84㎡A형 입주예정자들은 드레스룸 창문이 모델하우스에서 본 것과 다르다고 건설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로X세로가 92cmX62cm 크기의 작은 창문이 벽 중앙도 아닌 천장쪽에 붙어 있어 ‘감옥창’ 같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박씨는 “드레스룸 옵션을 선택했을 때 옷장이 설치되면 창문 사이즈가 크게 도드라져 보이지 않지만,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는 자그마한 창문만 덩그러니 방에 놓여 있게 되는 셈”이라며 “새 아파트에 채광도 제대로 되지 않는 이런 창문을 달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문제의 드레스룸 창문은 설계도대로 지은 것은 맞다. 다만 입주예정자들이 모델하우스에 봤던 전용 84A형 드레스룸의 창문이 큰 사이즈로 잘못 달렸었던 것이다. 시공사 측도 이를 인정했다. HDC 관계자는 “HDC아이앤콘스가 도급했고 발주처인 시행사가 모델하우스를 짓는 과정에서 드레스룸 창문이 설계도와 다르게 달렸다”며 “입주예정자들에게 착오를 준 책임이 있기 때문에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드레스룸은 옷을 보관하는 곳이고 햇빛을 많이 받으면 좋지 않다”며 “채광보다는 환기가 더 우선이기 때문에 그런 창을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모델하우스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점은 차치하더라도, 애초 집 내부 미관을 저해하는 형태의 창문을 설계한 것부터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아파트 또다른 입주자는 “드레스룸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더 큰 사이즈의 창문을 달겠느냐 물어봤어야 했다”면서 “건설사 사람들은 바깥 풍경도 안 보이고 통풍 기능만 있는 저런 창문을 두고 살고 싶겠는가”라고 말했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드레스룸 옵션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평면 설계를 했다면 비정상적인 창호 설치는 안 됐을 것”이라며 “옵션은 곧 ‘선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드레스룸을 선택한 입주예정자나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모두 만족시킬 평면을 애초에 내놓는 게 맞지 않나”라고 전했다.
2019.03.07 I 정병묵 기자
 손혜원 "수십억 나전칠기 기부하는데 이익이라니"
  • [일문일답] 손혜원 "수십억 나전칠기 기부하는데 이익이라니"
  •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 현장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전남 목포=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3일 전라남도 목포 문화재거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단에 관련된 모든 것들은 전부 다 국가에 귀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과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금지 원칙 위반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다음은 손혜원 의원과의 일문일답.-의도와 관계 없이 결과가 선하게 안 보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목포 지역 발전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땅을 샀나. △왜 선하게 안보일까? 마지막에 말하겠다.-폐이스북에 선산온금지구 개발과 중흥건설과의 커넥션이 있는지도 모른다는 내용 올렸다. 구체적으로 아는 내용이 있다면.△제가 처음에 목포로 왔고 조카를 이사 오게 만들었을 때 그 지역에서 땅 투기를 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때 충분하게 설명했다. 그때 일어난 문제는 선산온금지구 조선내화 땅까지 포함해서 23층짜리 아파트가 세워진다는 얘기를 듣고 지역의 시민단체랑 만났는데 그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얘기했다. 조선내화가 그 부분을 신청해서 거기가 문화재가 됐다. (문화재 지정 이후)서산온금 아파트가 무산돼서 그때 뉴스가 많이 나왔고 저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이 일이 터지니까 의심이 될 수밖에 없다. 무산되고 난 다음에 저를 위한 취재가 같이 되고 있었다. -협박을 당했다는 건가.△누가 저를 직접 협박하겠나. 그런데 현수막이 많이 붙고 그랬다. -지난 2017년 12월 조선내화가 터를 문화재로 등록한 뒤 빠르게 문화재 지정이 됐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나. △전혀. 지정되는지도 몰랐다. -목포에서 기자회견 하게 된 이유는. △보좌관이 요청한 것이다. 이 장소가 박물관 하겠다고 한 자리다. 있다가 나가면 뿌리가 있는데 골목안에 뒤에 굴뚝이 있는데 밖에서 보고 통장이 소개해서 처음으로 들어와봤다. 허물어져가는 이 집을 보고 가슴이 설렜고 큰 꿈을 가졌다. 이 앉은 자리에 공연도 하고 리모델링을 보강도 해야 하는데 박물관에서 갖고 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기획전시하고 동네분들과 축제도 하고 강의도 하는 자리를 생각했다. 나이 들면 나전칠기 설명하고 싶다는 생각했다. -용산구 건물 11억원 대출 7억 1000만원 부지 매입하는데 썼다는데 나머지는 어디에 썼나. △알려주는 건 어렵지 않은데 조선일보가 첫 질문을 이런걸 한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 -출마 의사가 없다고 했는데△저는 정치 안한다. -이해충돌 금지 원칙을 위배했다는 지적에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해충돌이라는 것이, 투기라고 했다가 차명이라고 했다가 이해충돌이 나온 걸로 안다.저는 평생 살면서 한번도 제 이익을 위해서 행동하거나 움직인 적이 없다. 제가 사서 수리를 해서 갖고 있는 수십억 콜렉션, 17세기부터 21세기까지 그 유물들을 여기다 넣은 채로 시나 전남도에 다 드리려고 했다. 지금 갖다가 팔아도 수십억 원이다. 여기에 다 드리겠다하는데 제가 어떤 이익을 생각했다 생각하시는지 이해가 안된다. 국민공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나전칠기 작가들이 작품 너무 힘들게 해서 작품 사서 박물관에 소장해야 하지 않나 해서 제가 산 것이다. 내가 갖고 있다가 박물관 필요로 하면 기증한다고 한 것이다. 처음부터 (국가에) 주려고 했다. -전체 건물에 대한 기부를 할 계획인가.△기부는 재단이 한다는 것이다. 제가 재단에 돈을 넣었을 때 이게 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린 거다. 그런데 제가 증여한 제 조카들의 집을 국가에 줄 거냐고 물을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남편이 하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에 대해 자산 기부를 할 거냐고 묻는다면 할 거다. 건물과 안에 들어올 유물을 어디까지 기부할 지는 목포시의 태도를 보고 결정하겠다. 목포에 제가 떠나길 바라는 음해세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는 절대로 목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백지신탁 규정 위반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 달라.△제가 투명하게 하지 않은 게 뭐가 있나. 전 지금도 그때도 제 일생 다 투명하다.-조카가 운영하는 창성장은 게스트하우스인데 이해충돌금지 원칙에는 제3자가 이득을 보는 것도 금지하게 돼있다. 의원이 국회에서 게스트하우스의 지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이해충돌로 생각하지 않나.△제가 지원을 받았나. 제가 도시재생이나 여기서 시에서 지원을 받을 계획을 생각했다면 먼저 조카 둘의 집을 완성해서 장사를 시작하게 했겠나. 그리고 여러분들이 기사에 그렇게 내주기 전까지 여섯 달 째 계속 적자였다.만약 이익을 봤다면 도시재생이라고 도움을 받아서 수리 받는 돈을 받으려고 했을 것이다. 제가 의원 신분으로 그런 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아무도 들어와 있지 않은 거리에 돈을 넣고 융자를 받아 수리를 받은 것이다. 제가 도시재생이나 문화재청의 돈을 받아 그 일을 할 수 없다.-이번 논란 이후 여러 다른 의혹이 있다. 국립박물관 인사 압력 의혹, 부친 독립유공자 선정 외압 의혹, 그리고 ‘반전의 빅카드’라고 언급한 것은 무엇인지. △아버지 얘기는 말하고 싶지 않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20년이 지났는데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평생 고생하신 아버지 얘기는 하지 않겠다. 또 국립박물관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나전칠기 수라를 세계적 기준에 맞게 하는 전문가가 단 한 명이 있다. 그래서 박물관장님에게 이 일을 전담해서 할 수 있는 기술자가 있다고 제안했고 (박물관장이) 곤란하다고 해서 없어진 일이다. 강요한 적은 없다. 반전의 빅카드 오늘 이야기하지 않겠다. -어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목포에 와서 손 의원의 투기의혹을 제기했다. 문체부가 46억원을 들여서 목포에 건물 16채를 매입하기로 했다면서 그럼 한 필지 당 3억원의 시세차이가 나기 때문에 손 의원이 여기에서 투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어떻게 보나.△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정말 무식하다고 생각한다. 알지 못하고 상식이 부족하면 공부를 해야 한다. 제 측근들이 산 건물 다 통틀어서 7억 몇 천이다. 그리고 투기라는 것은 매매차익을 냈을 때 해당되지 않나. 제가 이것을 꾸려서 나전칠기 유물들까지 꽉 채워서 국가에 주겠다는데. 아무리 야당대표라고 해도 왜 그런 이야기를 그렇게 쉽게 하는지 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문체부가 16채를 샀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민주당을 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에서 계속 공세를 하고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손 의원의 이해충돌 부분에 대해 면밀히 살피지 않고 매입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보나.△저는 충분히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정치를 더 이상 할 사람이 아니라 당에 피해를 줄 수는 없었다. 우리 당(민주당)에서 저에게 굉장한 믿음을 주고 절 끝까지 믿고 제가 싸우는 거에 대해 응원해주는 분이 있는가하면 쟤가 왜 저렇게까지 일을 시끄럽게 만드냐며 불만을 가진 분들이 있다. 그걸 제가 뭐라고 할 부분은 아니다.
2019.01.23 I 김겨레 기자
  • [스냅타임] “위안부 문제, 당시 소녀의 아픔에 더 관심을”
  • 창작 뮤지컬 ‘컴포트 우먼’ 김현준 감독3년만에 다시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배우 오디션 전 세계에서 3000여명 몰려 “정치·사회적 관점 아닌 인간적 관점 접근”“아시아인 스토리 美시장에 맞게 제작할 것” 디모킴 뮤지컬 공장 김현준 대표 (사진=김현준씨 제공)“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 간의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그 당시 유년기를 빼앗긴 소녀들의 이야기에요. 정치·사회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당시 소녀들의 아픔에 대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느끼고 관심을 뒀으면 좋겠어요.”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그린 한국 창작 뮤지컬 ‘컴포트 우먼(Comfort Women: A New Musical)’이 3년 만에 다시 미국 오프브로드웨이(300석 미만의 소극장 뮤지컬이나 연극) 무대에 올랐다.지난 2015년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로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 개막한 ‘컴포트 우먼’이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자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한국을 찾은 ‘컴포트 우먼’의 작가 겸 연출가 김현준(28) 디모킴 뮤지컬 공장 대표를 스냅타임이 만났다. 디렉팅을 하고 있는 김현준씨 (사진=김현준씨 제공)3년 만에 앙코르 공연…총 60회 공연 전석 매진김현준 대표는 “아시안 소재를 주류사회 관객에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며 “위안부의 역사 자체를 모르는 타민족 관객들에게 고통과 아픔의 주인공 위안부 소녀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그는 “감정을 자극하는 다큐멘터리 애국주의를 빼고 담담하게 위안부 이야기를 뮤지컬에 담고 싶었다”며 “유린당한 인권과 짓밟힌 꿈, 생환해 온 고국에서 외면당한 소녀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어달라는 게 이 작품의 주제”라고 설명했다.이어 “너무 처절하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희화화하지 않도록 연출의 균형과 수위를 조절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컴포트 우먼은 미국 뉴욕의 유명 오프브로드웨이 극장 ‘피터 제이 샤프 시어터’에서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두 달간 총 60회의 공연을 진행했다. 약 8400명의 관객이 공연을 관람했다. 60회 공연 모두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이 작품은 1941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인 소녀 ‘고은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도쿄의 공장에 일자리가 있다는 말에 속아 돈을 벌러 떠났다가 인도네시아의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같은 처지의 소녀들을 만나는 내용이다.2015년 오디션에 9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던 것이 이번 재공연에는 전 세계 3000여명 지원자가 몰려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치열한 오디션 과정을 거쳐 22명의 아시안 배우들과 2명의 백인 배우를 발탁했다. '컴포트 우먼'의 한 장면 (사진=김현준씨 제공)녹록지 않았던 투자자모집…日극우단체 협박도초연에 이어 앙코르 공연에 이르기까지 컴포트 우먼의 제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초연 당시 작품을 준비하는 3년간 일본 극우단체들로부터 협박은 물론 소송까지 당했다. 결국 방법이 없으니까 소를 취하했다”며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작품을 만들었는데 오히려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반응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고 했다.제작비 마련이라는 현실적인 벽은 더욱 만만치 않았다. 김 대표는 “위안부 소재라는 이유로 제작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예정됐던 투자가 무산되기 일쑤였다”며 “투자하기로 했다 철회한 한국인도 많고 일본 거래처가 있는 기업도 투자를 부담스러워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우리 역사를 민감한 소재로 받아들여 외면하는 현실이 씁쓸했다”며 “왜 한국인이 우리 역사를 민감한 정치적 이슈로만 여기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디렉팅하고 있는 김현준 씨 (사진 = 김현준씨 제공)연출가 꿈꾼 별난 4살 꼬마“지금 생각해도 별난 학창시절이었어요. 좋게 말하면 추진력이 좋았고, 나쁘게 말하면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했죠.”김 대표는 4살때 뮤지컬 캣츠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뮤지컬 ‘광팬’인 12살 소년에게 기회가 왔다. 매번 학교가 끝나면 가던 ‘캣츠 빅탑 씨어터(Big Top theatre)’에서 ‘뮤지컬 1세대 프로듀서’인 설도윤 프로듀서를 만나면서부터다.김 대표는 “4살때 캣츠를 접하고 막연히 뮤지컬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설 프로듀서를 만나고 인생의 목표가 확고해졌다”며 “이후 설 프로듀서가 캣츠 뮤지컬에 빈자리가 있으면 자리를 만들어주고 만드는 뮤지컬마다 초대권을 보내줬다. 이렇게 매일 뮤지컬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고등학교 때 창작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 1년 동안 아르바이트한 250만원을 들고 예술의 전당의 문을 두드렸지만 현실은 그의 열정을 받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뮤지컬 연출가의 꿈을 포기하라고 했다.그는 “찾아간 기획 사무소에서 창작뮤지컬을 만드는 일이 무모한 짓이라고 했다. 집에 가서 영어 공부나 더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내 창작뮤지컬을 미국에서 만들어서 차라리 역수출시키겠다고 결심하고 미국 유학을 선택했다”고 했다. '컴포트 우먼'의 한 장면 (사진=김현준씨 제공)“아시아인 위한 뮤지컬 만들고 싶다”“아시안이 뭘 할 수 있겠어라는 그 보이지 않는 차별이 굉장히 힘들었죠. 아시안이라는 편견과 무시 속에서도 간절한 꿈으로 여기까지 온 만큼 컴포트 우먼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설 때까지 뛰는 게 현재의 목표입니다.”김 대표는 아시아인을 위한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더 많은 아시안 배우와 창작진에게 기회를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김 대표는 잠시 연출을 내려놓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미 컬럼비아대에서 프로듀싱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디모킴 뮤지컬 공장에서는 7개의 창작뮤지컬을 만들고 있다.그는 “2015년 오디션 때 많은 아시안 배우들이 오디션을 보러왔다. 이번 공연에도 3000여명이 넘는 배우들이 오디션을 보러왔는데 아시안을 위한 역할이 많이 없다 보니 더 절실하다고 했다”며 “그들의 절실함을 보고 더 많은 아시아인 이야기를 미국시장 트렌드에 맞게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컴포트 우먼'의 한 장면 (사진= 김현준씨 제공)
2018.10.15 I 배진솔 기자
文대통령, 최태원 회장 규제개혁 건의에 “필요하면 알려달라”
  • 文대통령, 최태원 회장 규제개혁 건의에 “필요하면 알려달라”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에 준공한 ‘M15’ 반도체 공장에서 청정 공간에서 근무중인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4일 규제개혁 전도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4일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이 데이터 수집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 문제에 따른 규제개혁 문제를 언급하자 “필요하면 알려주기 바란다”며 즉석에서 기업 애로사항 해결을 약속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최태원 회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M15 공장장의 안내로 반도체 생산시설 등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현장시찰 도중 궁금한 사항을 직접 질문까지 하면서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文대통령 “3D 낸드플래시에 국회도서관 통째도 들어간다“는 설명에 놀라움 표시곽노정 SK하이닉스 M15 공장장은 테이블 위에 놓여진 낸드플래시를 가리키면서 “30년 전인 1989년 세계 최초로 발명된 낸드 플레시이다. 이것이 책 한 권 정도의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며 “가장 최근에 개발한 3D 낸드플래시의 경우 책 200만권을 저장할 수 있는 고용량 기술이다. 이 조그마한 것에 국회도서관 하나가 통째로 들어간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국회도서관이요?”라고 되물으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곽노정 공장장은 “낸드플래시는 굉장히 용량이 크기 때문에 서버로 이뤄진 데이터센터나 스마트폰 등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저희 M15에서는 이 낸드플래시 제품들을 생산한다”며 “데이터센터를 세계적인 기업들,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나 대한민국의 SK텔레콤 같은 곳에서 계속 확충하고 증설하고 있는 상황이라 낸드플래시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부터 SK하이닉스의 고용창출 성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박성욱 부회장은 “저희가 직접 고용은 3000명인데 상생 협력사까지 합치면 21만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제공해 준다면 상생에 큰 도움이 되겠죠? 이 데이터 수집 자체에 우리 규제 때문에 어려움은 없나요?”라고 최태원 회장에게 물었다. 최 회장은 “저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 같은 것은 기술 지도나 지식 공유장을 만들어 같이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사실은 우리나라는 하도 개인정보보호가 강하기 때문에 외국과 경쟁할 때 좀 어려움이 있다. 옛날에는 돈이나 땅 같은 것이 자산이었는데, 이제는 데이터가 자산이 되는 시대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규제 개선과 관련해 “필요하면 알려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클린룸서 직원들과 대화 “세계 1등 기업 자신 있습니까” 격려문 대통령은 이후 반도체 재료로 쓰이는 최첨단 3D 낸드를 진행하는 웨이퍼에 “기업과 지역의 상생, 문재인”이라고 서명한 뒤 클린룸으로 이동해 직원 2명과 마이크로 대화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사실은 들어가서 공정을 보기도 하고 또 악수도 하고 싶었다”며 “여기 들어가려면 준비도 많이 갖춰야 한다고 해서 창밖에서 인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직원은 “SK하이닉스 구성원과 협력사 구성원들 모두가, 작게는 하이닉스 발전과 크게는 우리나라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에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1등 기업이 되겠다고 하셨는데, 자신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직원들은 “네, 자신 있습니다. 곧 이뤄지리라 믿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대화를 마칠 무렵에는 작은 이벤트도 펼쳐졌다. 문 대통령이 퇴장하려는 순간 20여명의 직원들이 중앙에 모여서 ‘대통령님 M15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씌여진 플래카드를 펼쳐보이며 “대통령님, M15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면서 손하트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고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최태원 회장도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2018.10.04 I 김성곤 기자
 저녁있는 삶 '워라벨'을 즐기다
  • [여행팁] 저녁있는 삶 '워라벨'을 즐기다
  • 경기도 이천 ‘별빛정원 우주’(사진=경기관광공사)경기도 고양 행주산성(사진=경기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끝이 보이지 않던 불볕더위 끝에 가을이 오듯, 닿을 수 없는 별 같던 52시간 근무를 시작하면서 비로소 ‘일과 삶의 균형(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이 찾아왔다. 최신 트렌드로 무장한 시장에서 나 홀로 먹방도 즐겨보고, 퇴근 후 짧은 여행으로 잃어버린 감성을 충전해도 좋다. 저녁이 있는 삶, 별 볼 일 있는 경기도다.경기 오산 오색시장(사진=경기관광공사)◇시장에서 즐기는 수제 맥주, 오산 ‘오색시장 야시장‘전통시장과 수제 맥주? 다소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맥주 한잔 들고 시장 구경하는 모습도 오색시장에서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매주 금·토·일요일 저녁에 열리는 야시장은 상인들과 청년들이 힘을 합쳐, 젊은 고객들도 즐겨 찾는 특별한 시장으로 발돋움해 더욱 의미 깊다. 오색시장의 명물인 까마귀부루잉의 수제 맥주 ’오로라‘는 5가지 홉에 과일을 더해 묵직하면서도 산뜻한 끝 맛이 인상적인 페일에일(Pale Ale)이다. 양고기꼬치, 케밥 등 야시장의 인기 먹거리와도 잘 어울린다. 저녁 7~8시에 진행되는 해피아워엔 오색시장에서 5천 원 이상 구매했다면 수제 맥주를 할인된 가격 3천 원에 즐길 수 있다. 지하철 오산역과 가까우니 퇴근 후 부담 없이 들러서 夜한 먹방을 즐기기 알맞은 곳이다. 오산장에서 이름을 바꾸고 상설시장으로 운영되는 오색시장이지만 원래는 오랜 역사를 가진 큰 규모의 오일장이었다. 그 덕인지 3일과 8일 장날에는 더욱 활기차고 정이 넘친다. 경기도 오산시 오산로272번길 22 (1호선 오산역 1번 출구에서 서울 방향으로 10분 거리). 오색시장 야시장 매주 금·토·일요일(17시~22시).경기 광명 ‘광명시장’(사진=경기관광공사)◇단돈 3천 원으로 즐기는 먹방, 광명 ‘광명시장’수도권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명시장. 평일에도 낮부터 밤까지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활기찬 시장이다. 광명시장의 다양한 먹거리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 음식은 빈대떡이다. 녹두를 갈아서 다진 채소를 넣고 두툼하게 부친 빈대떡이 단돈 3천 원. 맛과 가격 모두 훌륭하다. 이 외에도 해물파전과 김치전 등 따뜻하게 부쳐내는 다양한 전이 모두 푸짐하다. 30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광명시장의 빈대떡집은 오랜 단골손님이 유난히 많다.다음 먹거리 역시 광명시장의 자랑인 칼국수다. 직접 밀어서 탄력 넘치는 면에 진한 멸치육수가 어우러지는 칼국수는 커다란 냉면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오면서도 단돈 3천 원이라는 믿기 힘든 가격이다. 그 외 천원 떡갈비, 3개에 천원인 어묵꼬치 등 맛있고 저렴한 먹거리가 넘치는 광명시장은 지갑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먹방 천국이다. 품질 좋은 농산물과 식자재가 저렴하기로 소문난 시장까지 지하철 7호선과 연결되어 있어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다. 경기도 광명시 광이로13번길 17-5 (7호선 광명사거리역 9번 출구). 할머니빈대떡(11시~22시), 홍두깨칼국수( 9시~22시)경기 파주 ‘지혜의 숲’(사진=경기관광공사)◇가을밤의 은은한 문자 향, 파주 ‘지혜의 숲’가을 하면 책, 책하면 파주가 떠오른다. 책의 모든 출판과정이 이루어지는 파주출판도시. 이곳에서도 돋보이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이다. 높은 천장까지 이어진 총 3km 길이의 서가가 인상적인 곳으로 드라마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지혜의 숲은 3개 섹터로 구성된다. 지혜의 숲1에는 역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기증한 책들로 채워졌다. 도서별 분류가 아닌 기증자별로 분류되어 명사들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보며 교감할 수 있는 곳이다. 지혜의 숲2에는 우리나라 대표 출판사들이 기증한 도서로 가득하다. 이곳 역시 출판사별로 분류하여 출판의 흐름과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다. 지혜의 숲3은 출판도시의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로비를 겸한다. 출판사, 미술관, 박물관에서 기증한 도서들로 꾸며졌다. 24시간 개방하는 섹터로 한밤중에도 여유롭게 독서를 즐기며 문자 향을 호흡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북소리 책방과 헌책방 보물섬, 카페와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지혜의 숲1(10시~17시), 지혜의 숲2(10시~20시), 지혜의 숲3(24시간, 연중무휴)경기도 고양 행주산성(사진=경기관광공사)◇행주산성 달 비치다 ‘고양 행주산성 달빛야행’가을밤 행주산성에 특별한 밤이 찾아온다. ‘행주산성 달빛야행, 행주산성 달 비치다’로 행주대첩 스토리를 담은 달빛축제다. 8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금·토·일요일에 ‘경기도 야시시(夜視視)한 산성이야기’를 주제로, 첨단 기술과 빛을 활용하여 행주대첩의 역사적 사실을 대중적 시선으로 풀어내는 뉴미디어 쇼가 진행된다. 행주산성 고유의 시설물에 빛을 입혀낸 야간경관이 주요 볼거리. 특히 행주산성 산책로를 따라 대첩비까지 이어지는 홀로그램과 3D미디어 파사드 쇼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을 6가지 빛 이야기로 풀어내는데, 권율 장군의 등장부터 왜군 3만 명을 무찌른 극적인 이야기를 첨단 뉴미디어를 통해 즐길 수 있다. 행주산성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화려한 조명과 극적인 음악이 빛과 조화를 이루며 행주대첩을 재현한다. 의상입고 달빛투어, 야광 페이스 페인팅, 별자리 타로 등 독특한 야간 프로그램도 무료로 운영된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 산26.경기 이천 ‘별빛정원 우주’(사진=경기관광공사)◇낯선 은하의 별빛풍경, 이천 ‘별빛정원 우주’최근 ‘별빛정원 우주’의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별빛이 화제가 되고 있다. 우주(ooozooo)는 덕평자연휴게소와 연결되어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곳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늘면서 SNS 명소로 떠올랐다. 지금은 별빛데이트를 즐기며 특별한 인생사진을 남기려는 커플을 비롯해 일부러 휴게소를 찾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해가 지기 전에 도착했다면 버스킹 공연을 감상하거니 차 한잔하면서 휴식을 취해도 좋다. 실내에 설치된 작품 ‘아트큐브’를 먼저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빛이 몽환적인 우주를 상징한다. 어둠이 내리면 ‘우주’에 별빛 세상이 펼쳐진다. 로맨틱가든의 화려한 무대에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지고 눈썹달을 표현한 조형물 위로 실제 달이 떠오르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인생샷을 건질 확률이 높은 곳으로, 앉거나 눕거나 달 앞에 서 있기만 해도 작품이다. 단, 가장 인기 좋은 포인트인 만큼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이 밖에도 반짝이는 별빛이 꽃밭을 이루는 플라워가든, 장미모양 전구가 길게 이어지는 터널 갤럭시 등 마치 낯선 은하에 도착한 듯 몽환적인 별빛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덕이로154번길 287-76. 평일(11시~23시), 주말(10시~23시)경기 수원 행궁동카페거리(사진=경기관광공사)◇낡은 골목과 어우러짐, 수원 ‘행리단길’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품은 행궁동. 단아한 전통미를 간직한 이곳에 감각적인 느낌의 카페 약 60여 곳이 들어서면서 ‘행리단길’로 불리고 있다. 개성 넘치는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젊은이들의 발길이 늘고, 한산하던 마을의 모습이 활기차게 변했다. 행리단길의 특이한 점은 세련되고 화려한 상가가 아니라 골목에 자리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의 삶과 추억이 녹아있는 오래된 골목. 이곳의 카페들은 새로 지은 화려한 얼굴 대신 낡은 골목과 어우러짐을 선택했다. 대부분 가정집을 리모델링 한 것이다. 허문 벽을 그대로 살려 심플하게 꾸미고, 햇살을 오래 받을 수 있는 긴 창을 만들고, 옥상 공간을 활용해서 멋진 루프탑 카페로 만들었다. 행리단길 전체가 진한 커피 향 만큼 매력적인 공간인 이유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신풍로, 정조로 일원
2018.09.02 I 강경록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