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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디지털 전환 가속" LG CNS, 클라우드 자체 플랫폼 공식 서비스 출시
- 김기영(왼쪽) LG CNS 블록체인사업추진단장이 체험 전시관에서 블록체인 서비스 브랜드 ‘모나체인’을 소개하는 모습. LG CNS 제공[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LG그룹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속도를 낸다. 그룹 전체 작업을 주도하는 IT 계열사 LG CNS가 대규모 고객 대상 사업설명회를 열고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빅데이터, 업무 자동화(RPA), 블록체인 등 신기술과 관련 신사업 추진 전략을 소개했다.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LG CNS 본사에서 ‘테크데이’ 행사를 마련하고, 오전 미디어데이 세션에서 신규 사업과 솔루션, 서비스에 대한 현황과 미래 계획을 발표했다.클라우드 사업 발표자로 나선 정우진 클라우드사업 담당은 종합 플랫폼 ‘클라우드엑스퍼’(CloudXper)를 소개했다. 지난 2월 처음 소개한 이 서비스는 이날 공식 출시됐다. 고객사의 요구사항에 맞춰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양하게 결합·응용해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우진 상무는 클라우드엑스퍼 매니지먼트 플랫폼을 소개하며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의 관리 플랫폼은 있지만 서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간 전환(Migration)이 어렵다”며 “클라우드엑스퍼는 글로벌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최상의 솔루션을 조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간 계약 후 그 안에서 시스템 자원을 가장 최적의 상태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이를 통해 LG전자가 AI 플랫폼 구축과 클라우드PC의 해외 적용 검토를, LG화학은 신규 시스템 개발 시험 적용과 데이터 보관을 각각 추진한다. LG유플러스는 5G 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을, LG생활건강은 공개형(퍼블릭) 클라우드 도입과 복합형(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안정성 검토 등을 진행중이다.정우진 LG CNS 클라우드 사업담당 상무가 19일 열린 테크데이 미디어세션에서 클라우드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재운기자AI·빅데이터 분야에서는 2017년 첫 선을 보였던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디에이피(DAP) 1.0 버전을 업그레이드한 2.0 버전을 선보였다. 1.0 버전이 빅데이터 분석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기계학습(머신러닝·딥러닝)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챗봇, 음성인식, 시각정보 처리는 물론 이를 활용해 공장의 불량검사 등 응용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다.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의 경우 단순 반복 작업의 자동화가 최근 디지털 전환의 필수요소로 부각되면서, 각 계열사별로 각자 테스트하기 보다는 LG CNS가 IT에 전문성이 있고 각 계열사의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점을 고려해 적용 검토 작업을 총괄하면서 컨설팅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RPA를 도입하는 체계(거버넌스) 마련부터 구체적인 활용 방안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통해 매일 1000건 이상 발생하는 송장 입력이나 매장 매출 데이터 관리, 급여 지급 후 검증 업무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나아가 텍스트 같은 정형 데이터가 아닌 이미지 등 비정형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는 ‘RPA+ AI’ 등도 소개했다.블록체인 사업의 경우 ‘블록체인계의 여왕’을 의미하는 ‘모나체인’ 브랜드 소개와 함께 한국조폐공사의 지역화폐 플랫폼 ‘착’(CHAK)에 적용한 자사 기술력을 소개했다. 또 마곡 LG사이언스파크 구내에서 시범 운영중인 커뮤니티 화폐와 제주 지역의 폐배터리 재활용 시스템 등에 구축한 사례도 공유했다.김기영 LG CNS 블록체인사업추진단장은 “우리 사업 경험을 담은 백서에 블록체인의 성능 이슈를 해결한 튜닝 가이드 등 다양한 노하우를 수록했다”며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LG CNS가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마련한 테크데이 부스에서 인공지능(AI)과 대결을 벌이는 체험공간 모습. LG CNS 제공
- [민후의 기·꼭·법]암호화폐로 월급을 지급해도 될까?
- [법무법인 민후 허준범 변호사]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이 이달(6월) 말 자체 스테이블 코인(가치안정화폐, 법정화폐로 표시한 코인의 가격이 거의 변동하지 않고 안정된 암호화폐)인 글로벌 코인(GlobalCoin)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미국 경제 전문 방송채널 CNBC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페이스북 직원들은 암호화폐로 임금을 지급받을 계획이다.지난해 12월 구인구직 사이트 휴먼스넷이 1,100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프리랜서의 30%가 암호화폐를 급여로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해외 사례를 국내에 적용 및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실제로 국내에서도 회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임금 중 일부를 암호화폐로 지급하는 사례가 종종 보도되고 있다. 특히, IT 스타트업 기업에서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진다.◇근로기준법, ‘법정통화’로만 급여 지급토록 규정그렇다면, 대한민국 법률상 국내 기업도 근로자에게 암호화폐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을까? 만약 근로자가 회사 측에 임금을 암호화폐로 지급하여 줄 것을 사전에 신청하거나, 회사의 암호화폐 지급 방침에 동의한 경우는 어떨까?비트코인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로자에게 암호화폐로 임금을 지급한다면 이는 현행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설령 근로자가 위와 같이 암호화폐로 임금을 지급하는데 동의한다 하여도, 근로자의 동의만으로 암호화폐를 통한 임급지급이 적법한 것으로 되지는 않는다.법령 및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을 ‘통화(通貨) ‘로 지급하여야 한다. 이를 이른바 ’통화지급의 원칙‘이라 하기도 하고 약칭 ’통화불의 원칙‘이라고도 한다. 규정에서 ‘통화(通貨)’란 일반적으로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강제통용력이 있는 화폐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쉽게 풀어쓰면,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은 ‘현금’으로 지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그렇다면 법원은 암호화폐를 ‘통화(通貨)’의 일종으로 보고 있을까? 이에 대한 명시적인 법원의 판단은 아직 내려진 바 없다. 다만 최근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에서 법원은 암호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을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라고 본 바 있다. 비트코인은 경제적인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하여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가상화폐’의 일종으로 재산적 가치가 있고, 따라서 범죄로 인하여 취득한 비트코인은 몰수의 대상이 된다고 본 것이다.법원이 위 판결에서 암호화폐 내지는 가상화폐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였다고 해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암호화폐로 지급해도 된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곤란하다. ‘상품권’따위에 재산적 가치가 있다 하여, 상품권으로 임금을 지급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다수의 행정 해석은 상품권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근로자에게 불리한 현물 급여의 금지 내지는 근로자의 생활 안정이라는 통화지급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암호화폐를 통한 임금 지급은 상품권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경우와 유사하게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근로자가 이에 동의한다 하여도 통화지급 원칙을 위반한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상 벌칙조항의 적용을 받아 3년이하의 징역,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IT 스타트업, 법률전문가 도움 받아야따라서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급여 체계를 구축할 때,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최근 IT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임금 일부를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현상도 근로기준법상 통화지급 원칙에 비추어 볼 때 마냥 적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근로관계법령상으로는 사용자에 대한 처벌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급여 체계를 설계할 경우 법률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이다.법무법인 민후 허준범 변호사
-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빗, 거래소 최초 ‘준법감시위원회’ 발족
-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빗(Coinbit)은 글로벌 금융사 수준의 보안 및 내부통제를 구축하고 암호화폐 거래소 최초로 전문 준법감시인으로 구성된 준법감시위원회를 발족하여 운영한다고 밝혔다.전문 준법감시인으로 권재륜 스카이워크홀딩스 대표이사, 구태언 테크엔로 대표변호사, 이원곤 평산 대표변호사, 김혁 화이트미디어그룹 대표이사를 위촉했다.코인빗은 거래소 개장 후 보이스피싱이나 고도화된 금융 위협에 자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TF 조직을 운영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 법규, 규정 그리고 회원 및 회원들 간의 부정행위에 대한 예방·탐지를 위한 교육 및 내부감사 위주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판단 아래 대내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위촉해 준법감시위원회를 발족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고객자산의 엄격한 관리자로 금융기관과 종사자가 규정, 정책, 절차를 철저하게 준수하도록 한다. 또 회사의 정책과 내규를 엄격히 준수하도록 통제, 감시하는 준법감시체계를 통해 내부통제기준을 엄격히 준수한다. 나아가 회사의 임직원 및 거래소를 이용하는 고객 모두가 제반 법규 및 내규를 철저하게 지킬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로 소중한 고객 자산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준법감시인 제도는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1977년 미국 해외부패방지법을 통해 최초로 도입됐고 국내에는 2000년 초 금융업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자금세탁을 예방하고 적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현재는 기업의 공정거래, 법규준수, 내부통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준법감시위원회의 구태언 위원(변호사)은 “암호화폐를 부르는 용어가 디지털 자산, 암호자산 등 자산(asset)으로 굳어지는 추세다. 디지털자산거래소가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코인빗은 준법경영 방침으로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켜 업계의 모범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원곤 위원(변호사)은 “오랫동안 검사, 변호사로 일하면서 쌓아온 금융, 증권, 기업 등 분야에 대한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코인빗의 준법감시위원회 운영이 일회성 홍보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코인빗의 성장과 고객의 이익보호에 보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혁 위원은 “현재 법령 미비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애고자 자발적으로 준법감시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한 ‘코인빗’의 결정을 환영 한다”고 했다.코인빗 관계자는 “외부 준법감시위원회를 통해 내부통제를 금융사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준법감시인 제도를 정착 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천만원 넘은 비트코인..블록체인 업계 숨통 트이나
- 이데일리 DB[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비트코인(BTC) 시세가 상징적인 장벽으로 여겨진 ‘천만원’을 돌파하면서 블록체인 생태계에도 ‘훈풍’이 불 지 기대된다. 위축된 투자심리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배경에는 블록체인이 실물자산으로 보일 만큼 상당한 실제 활용 사례가 늘기 때문으로 보인다. 투자금을 아예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받은 관련 사업자들의 자금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27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BTC는 오후 2시 기준 1030만5000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8% 가량 상승했다. 이날 오전 4시 54분에 1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상승해 오전 한때 106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여만에, 올해 들어 처음 1000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올 4월 400만원을 돌파한 이래 상반기 내내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원조 암호화폐, 대장주로 우뚝..“안정적인 실물자산”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암호화폐이자, 동시에 가장 안정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보여주고 있어 이더리움과 함께 블록체인계의 ‘원조’ 양대 플랫폼이자 주식시장의 대표격을 의미하는 ‘대장주’로도 비유적으로 불린다. 물론 비트코인 블록체인 자체로는 상용화가 어려운 처리 속도를 보이지만,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의 장점을 활용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와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특히 특정 개인이 개발했거나 소유하는 형태가 아니라는 점에서 블록체인이 갖는 ‘탈(脫) 중앙화’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한다는 점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자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09년 처음 비트코인에 대한 논문을 공개한 ‘사토시 나카모토’의 실체는 아직까지 그 누구도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았다.이런 흐름에 따라 꾸준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여긴 이들이 투자를 지속해왔고, 여기에 최근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더해지며 비트코인 시세는 계속 상승해왔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영국의 브렉시트 무산에 따른 테레사 메이 총리의 사퇴, 북한의 발사체 도발 등 여러 지역에서 불안감이 커지면서 최근 금, 원자재 등 실물자산에 대한 대체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비트코인 시세도 역시 이런 흐름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월가의 유명 투자 분석가인 토마스 리 펀드스트랫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답글로 “계속 보유하라”는 의미의 표현(Hodl happens)을 남기기도 했다.27일 오후 2시 46분 기준 빗썸 비트코인 시세 최근 변화 추이 (캡처)◇블록체인, 공공 분야 확산도..업계 자산가치도 상승물론 비트코인이 실물자산처럼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데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각계에서 실제 도입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최근 가장 주목 받은 사례는 바로 페이스북과 삼성전자다. 지난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여러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협의를 진행하며 이른바 ‘페이스북 코인’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에 탑재한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기능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조용히 추진 중이고, 삼성SDS의 기업용 블록체인 사업 계획 구체화도 여기에 힘을 더하고 있다.이에 더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가 자회사를 통해 기관투자자 대상 암호화폐 투자 서비스를 준비중이라는 소식과, JP모건·텔레그램 등 해외기업과 네이버(라인)·카카오 등 국내 IT 업체까지 다양한 곳에서 실제 기업 환경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특히 세관이나 물류, 복지 등 정부 차원의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도 활용이 늘고 있다. 여기에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국가·지역 차원의 디지털 화폐 도입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역시 블록체인과 여기에 연계된 암호화폐 가치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또 비트코인의 발행수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앞으로 약 1년 뒤에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이 더해지며 올해 상승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적지 않았는데 이런 점이 실제 거래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개발 업체는 물론 이곳과 거래하는 여러 사업자들도 절세나 거래 수수료 감소, 편의 등을 위해 암호화폐를 주고 받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비트코인 시세 상승은 관련 업계의 자산가치를 높이고 한동안 침체에 빠져 어려웠던 업계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 얼굴 인식 결제·외환 잔돈 교환 자판기…소비자 눈길 사로잡은 新금융
-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가운데)과 정유신 한국핀테크지원센터장,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 더글라스 페이건 안트 파이낸셜 대표 등 참석자들이 개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박종오 유현욱 기자] “얼굴만 갖다 대도 결제가 되네요.”신한카드의 ‘페이스 페이’를 체험한 관람객들은 “정말 신기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국내 금융회사와 스타트업(신생 기업)의 핀테크(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 기술이 한자리에 모였다. 23일 개막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박람회에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핀테크 행사인 코리아 핀테크 위크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했다. 박람회가 열린 메인이벤트 관과 국제회의장, 상담관 등 3개 공간에는 사전 등록자 2500여명을 포함해 금융회사와 핀테크 업체 직원, 국내·외 금융 당국 종사자, 해외 투자자, 관람객 등이 몰려 오전부터 북적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에서 신한금융그룹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전시부스 54곳서 新금융 서비스 선보여이날 일반 방문객의 관심을 끈 것은 단연 금융회사 63개사가 행사장 중심에 설치한 전시 부스 54개였다. 초간편 결제와 송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신한카드는 카드가 필요치 않은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서비스는 카드 이용자의 얼굴 특징과 카드 정보를 LG CNS 인증센터에 등록한 후 편의점·마트 등 가맹점에 비치한 3D 카메라에 이용자 얼굴을 대면 본인 인증을 거쳐 자동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신한카드는 이르면 다음달 사내 구내식당 등에 이 서비스를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우디는 해외여행 등에서 쓰고 남은 외화 잔돈을 포인트나 상품권으로 바꿔주는 자판기를 설치해 주목받았다. 자판기에 잔돈을 넣고 국가와 화폐를 선택하면 20초 만에 QR 코드 영수증이 자판기에서 나오는데, 이를 다시 휴대전화로 인식하면 ‘버디코인’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용자는 이를 스타벅스 쿠폰이나 네이버페이 등 모바일 상품권, 제휴 포인트로 교환해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환전 수수료가 시중은행의 절반에 불과해 버려지는 외화 잔돈을 줄일 수 있다”고 업체는 강조했다. 카카오페이, 에이젠글로벌 등은 카카오의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 모양의 풍선을 무료로 나눠주고 하늘을 나는 드론을 이용한 게임을 진행하는 등 이벤트를 준비해 젊은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에서 KEB하나은행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청년 채용 설명회, 일반인 위한 금융 강의도 마련금융회사의 최신 핀테크 기술 홍보뿐 아니라 기업 투자 유치 지원, 청년 취업 상담 프로그램 등도 준비했다. 이날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등 신생 핀테크 기업 5개는 국내 벤처캐피탈과 기관 투자자, 해외 투자자 등 300여명 앞에서 기업 설명회를 갖고 투자금 약 300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와 한국성장금융은 업무 협약을 맺고 200억원 규모 핀테크 투자 펀드를 우선 조성한 후 이를 1000억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박람회에는 일반 금융권 종사자뿐 아니라 취업을 앞둔 학생 등의 발길도 이어졌다. 선린인터넷고 IT경영학과 1학년 학생 72명은 현장 학습의 하나로 교복을 입고 1시간가량 행사장을 돌아봤다. 오솔비(16·선린인터넷고1)양은 “대학을 졸업한 후 핀테크 업체에서 일해보고 싶다”며 “평소 존경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얘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말했다.이번 박람회는 3일간 열린다. 둘째 날인 24일에는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 금융 공기업에 취업하기를 바라는 청년 구직자를 위한 채용 설명회와 상담을 한다. 마지막 날이자 주말인 25일에는 어른을 위한 금융 강의, 고령층 금융 상담, 어린이 금융 교육 등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3대 금융지주 회장은 박람회 첫날 개막식에 참석해 행사 개최를 축하했다.
- 이상미가 전하는 ‘4차 산업과 예술’
-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 미술 시장은 오래전부터 작품에 대한 증명서 위조와 위작 시비가 골칫거리였다. 4차 산업의 주요 기술인 블록체인과 예술이 만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익명성, 비가역성, 투명성이라는 속성이 미술 시장을 혁신하기 때문이다.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블록체인은 탈중앙화, 분산형 구조가 특징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콘텐츠 저작권 보호가 수월해지고 불법 콘텐츠 복제 및 유통, 저작권 권리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현대미술에서 떠오르는 장르는 미디어 아트이다. 디지털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작품이 불법 복제된다는 점이다. 또한 미디어 아트가 상품성을 가지려면 작품을 물리적인 형태로 출력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블록체인은 이런 문제를 디지털 희소성이라는 개념으로 해결한다. 제한된 수의 사본을 발행하고 이 소유권을 증명하는 고유 블록에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블록체인으로 암호화한 사진작가 케빈 아보쉬의 디지털 사진작품 포에버 로즈(Forever Rose)가 10억 원에 팔렸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수정은 물론 위변조도 불가능하도록 했다. 무한복제가 가능했던 일반 디지털 사진과는 달리 세상에서 하나뿐인 예술품이 된 것이다. 미술 분야에서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중개자의 역할을 축소시켜 기존 유통구조를 바꾸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시나스(Maecenas)는 세계 최초 미술품 블록체인 경매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부정 조작이 불가능한 고유 디지털 서명을 만든다. 베리스아트(VerisArt)는 블록체인과 이미지 인식 기술을 이용해 미술작품이나 수집품의 인증서를 발급해주고 진위를 확인해준다. 아틀러리(Artlery)는 블록체인으로 예술가와 투자자를 연결하고 정해진 수만큼 작품을 디지털 복제해 분할 판매한다. 어스크라이브(Ascribe)는 작가가 올린 예술품마다 디지털 꼬리표를 달아 소유, 판매, 복제 등이 진행될 때마다 모두 기록해 진품임을 실시간으로 증명한다. 이외에도 미술작품 고유의 원본성과 유일성을 디지털 아트에서 구현하는 크립토펑크(Cryptopunk), 누구나 온라인상에서 작품을 전시할 수 있고,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암호화폐를 이용해 거래가 가능한 다다(DADA), 예술가와 예술 작품을 위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오리온 볼트(Orion Vault) 등이 있다.저작권 보호를 위한 블록체인도 여럿이다. 코닥이 발표한 코닥 원(Kodak One)은 사진 콘텐츠의 관리, 유통, 정산 구조를 구현한 플랫폼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가 공개한 토템(Totem)은 사진을 찍은 사람, 혹은 저작권자가 원본 사진을 제출하면 저작권자의 이름과 함께 제출 시각 등 해당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해둔다. 모네그래프(Monegraph) 역시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웹에 등록하고 이미지 사용 기록을 추적해 저작권료를 블록체인 내에서 거래 가능하도록 한다. 전통적으로 미술 시장은 아주 부유한 소수가 지배해왔다. 현재에도 크리스티와 소더비 같은 경매회사의 절대 독점으로 세계 미술 시장은 운영된다. 하지만 블록체인과 예술의 융합으로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다. 과거 미술계에 존재하지 않던 공동 소유, 공동 분배의 개념을 만들기 때문이다. 만약 모나리자가 블록체인으로 판매된다면 한 명이 구매하는 게 아니라 여러 다수가 조금씩 쪼개 지분을 나눠 갖는 식이다. 주식 같은 방식이다. 예술가들 또한 블록체인을 활용해 작품을 공유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물론 아직 한계는 있다. 블록체인은 작품의 진위 여부를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집에 작품을 걸어둘 수는 없다. 비트코인으로 대두되는 암호화폐 과열 투기 현상도 있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안정화에 접어든 것처럼 블록체인도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이다. 블록체인이 불러올 미술 시장의 변화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이상미 대표는 프랑스 정부 산하 문화 통신부로부터 ‘프랑스 문화 자산 및 문화 서비스 전문가’ 자격증을 외국인 최초로 수석으로 2010년에 취득했다. 파리 현대 미술 갤러리 및 드루오 경매회사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서래마을에 있는 이상아트 스페이스에서 회화, 설치, 조각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시와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 '천만원' 육박 비트코인 파죽지세, 블록체인 가치상승 기대 반영
-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암호화폐 분야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BTC) 시세가 1000만원에 육박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제 IT 대기업과 기관투자자가 뛰어들면서 그간 ‘잠재력 있는 유망주’에서 ‘실질적 가치를 가진 에이스’로 투자 관점이 바뀌고 있다고 풀이한다.15일 BTC를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오후 2시 현재 1BTC는 95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약 1% 증가한 수준이다. 전날인 14일에는 한때 최고 99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BTC는 올 봄 들어 차례로 600만원, 700만원, 800만원, 900만원의 벽을 깨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BTC뿐 아니라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도 같은 시간 각각 26만9900원과 525원으로 전일 대비 약 8.4%, 11% 상승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실체 모른다’→‘디지털 자산’ 인정 기조 확산이데일리DB지난해 초 한국 정부를 비롯해 중국,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한 때 2500만원을 기록했던 BTC 시세는 400만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암호화폐를 법적으로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규제를 가할 것인지 정의내리지 못한 채 국제 사회의 혼란이 이어지면서 시세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또 암호화폐를 구성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 기업환경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 속에 역시 ‘잠재력 외에는 보여줄 것이 없다’는 비판을 받으며 하락장을 거듭해왔다.하지만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으로 분류하고 관련 규제안을 정립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시장의 불안감은 줄어들었다. 한대 400만원선도 위협받던 BTC 시세 역시 연초 400만원 중반대를 유지하며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 봄 들어 상승을 거듭했다.현재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중지한 곳은 중국 뿐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주로 증권 관련 규제기관에서 이를 다루고 있다. 유럽의 경우 몰타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속속 허용 의사를 보이고 있고, 일본도 허가제를 통해 거래소를 관리하며 제도를 운영 중이다. 미국과 남미 등에서도 역시 일정한 규제 기준에 맞춘 암호화폐 발행과 판매를 허용하기 시작했다.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된 곳 중에서는 한국만 아직 이렇다 할 규제 기준이 없는 상황”이라며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처음에는 ‘뭔지 잘 모르겠으니 일단 판단을 유보한다’는 기조 속에 다양한 논의를 거쳐 규제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삼성, IBM, 아마존…블록체인 상용화 앞당기는 대기업들주요국 정부의 기조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대형 기업들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도 역시 암호화폐 가치를 높이고 있다.최근 삼성전자(005930)는 올 상반기 스마트폰 주력제품 갤럭시S10 시리즈에 블록체인 연결과 암호화폐 저장·전송 기능을 제공하는 ‘키스토어’를 탑재했다. 채원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전무)은 최근 기고문에서 “블록체인이란 신기술의 활성화를 주도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스타트업과 관련 산업에 ‘기회의 땅’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갤럭시 S10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삼성SDS(018260)도 역시 최근 진행한 대규모 콘퍼런스 ‘리얼 2019’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과 함께 블록체인을 주요 사업분야로 내세우며 관련 내용을 강조했다. 특히 넥스레저라는 자체 플랫폼에 연산처리 속도를 10배 높이는 ‘가속화 기술’을 적용해 기업환경에서도 실시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웠다.홍혜진 삼성SDS 블록체인센터장(전무)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리얼(REAL) 2019’ 미디어세션에서 삼성SDS의 블록체인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재운기자하이퍼레저를 앞세운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클라우드 환경에서 블록체인 연결구동(노드)이 이뤄지는 종합 관리(풀매니지드) 서비스를 선보이며 역시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최대 IT 기업으로 꼽히는 알리바바도 역시 블록체인 적용사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점점 더 많은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금융기업과 ICT 기업 간의 네트워크 형성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대기업의 참여 확대에 따라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위기가 올 것이라며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명운은 대기업의 공세를 견뎌내고 어떤 협업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여기에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자회사를 통해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투자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일부 보도와,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광고를 허용한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상승세는 쉬이 꺾이지 않을 것으로 시장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 [기자수첩]문재인 정부 ICT 성과, ‘자화자찬’ 안 되려면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4차 산업혁명 선도 기반을 구축하고 연구개발(R&D) 혁신 생태계를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가 13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 2주년 동안 과학기술·ICT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고 자랑했다. 세종시에 있는 경제부처들이 KDI(한국개발연구원)을 통해 향후 과제 중심의 토론회를 연 것과 달리, 기획조정실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계획 수립에만 집중?..5G+는 그나마 다행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행사는 ‘자화자찬’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주요 성과로 내세운 것들이 △무슨, 무슨 계획(I-KOREA 4.0, 국가 R&D 혁신방안, 5G+전략, 수소경제로드맵 등)을 마련했다는 데 치우쳐 있거나 △성과로 내세운 것조차 논란이거나 과대 포장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이 14일 문재인 정부 2주년 ‘과학기술·ICT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공무원 일이 대부분이 ‘계획’ 수립에 있다 해도, 국민 관심은 전략(I-KOREA 4.0)자체가 아니라 평가나 보완점일텐데 반성이나 과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4월 3일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 5G를 상용화한 점은 글로벌 5G 리더십 확보에 도움되는 일이나, 이 때문에 국민이 겪게 된 5G 초기 품질 불안 사태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5G 융합 신산업에 대한 전략(5G+)을 마련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VC 투자 증가 수치도 해석 논란또, 규제혁파와 중소·벤처기업 지원 노력 덕분에 2년만에 ICT분야 벤처캐피탈(VC)의 신규투자가 78% 증가했다고 홍보했는데, 따져보면 숫자의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국내 VC 신규투자는 2014년 3864억원, 2015년 5482억원, 2016년 5021억원, 2017년 6725억원, 2018년 8957억원인데, 2년 기준은 문재인 정부에서 증가률이 앞서지만 1년 단위로 끊어 보면 박근혜 정부 시절 VC 신규투자 증가률(41%)이 문재인 정부 시절(최고 33.9%)을 앞선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15년 VC 신규투자 증가률은 2014년 대비 41%이고, 2016년은 -0.9%로 줄었다가, 2017년은 33.9%, 2018년은 33.1% 늘었다. 그런데 2016년은 세계 경기 부진에다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급격하게 약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중소·벤처 정책 덕분에, VC 신규투자가 확 늘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스타트업 관계자는 “벤처 투자자금이 몰렸을 때는 김대중 정부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과기정통부가 잘했다고 주장하는 건 아무리 후하게 보려해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기업들은 도와주는 건 기대조차 않는다. 발목만 잡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카풀앱이나 블록체인 암호화폐 자금조달(ICO) 문제는 국토교통부나 법무부 같은 힘센 부처에 밀려 손놓고 있고, 해결을 위한 노력도 부족하다는 의미다.◇남은 3년, 미래 산업 일구는 부처되길공무원들로선 억울할 수 있겠다. ‘그래도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라고. 하지만, 과기정통부가 4차 산업혁명의 리딩 부처로 공감받으려면 성과 자랑 브리핑이 아니라, ‘앞으로는 이러 이러한 부분에 더 신경 쓰겠다’는 내용으로 진솔하게 소통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김대중 대통령 시절 정보통신부 수장이었던 남궁석 전 장관은 “우리에게는 정보는 없고 통신만 있다.그래서 문제”라고 공무원들에게 경각심을 줬다. 19년이 지났지만, 과기정통부는 여전히 가계통신비 절감을 부처의 최대 이슈로 보는 건 아닌가.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연간 1.8조 이상의 통신비를 줄인 건 공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장 기능을 왜곡해 수많은 알뜰폰 업체를 고사시킨 주범이기도 하다.과기정통부가 문재인 정부 남은 3년 동안은,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디지털 세상에서 더 이상 뒤처지지 않도록 규제혁신 정책에 집중하길 바란다. 미래 산업과 미래 일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