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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듀!`1박2일`]①우연이 만든 짜릿한 기적 `베스트7`
- ▲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사소한 움직임이 나중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KBS2 인기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의 시작도 미약했다. 지난 2007년 8월5일 첫 방송 시청률이 9.3%(AGB닐슨미디어리서치). `1박2일`은 여행을 하며 게임을 하는 보편적인 소재로 시청자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그러다 2010년 3월에는 시청률이 39.3%까지 치솟았다. 예능프로그램으로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이웃 같은 예능이 된 `1박2일`. 그 마력의 비결은 비단 보편성뿐 만은 아니었다. `1박2일`은 여행하다 예기치 않게 벌어지는 우연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동시에 프로그램에 신선한 재미도 불어넣았다. 그 우연 속에 멤버들의 새로운 캐릭터도 탄생했다. 4년 6개월 만인 26일 시즌1 종영을 맞은 `1박2일`. 그래서 준비했다. 리얼 야생 프로그램 `1박2일` 속 우연이 빚어낸 기적. 그 숨겨진 뒷담화를 `1박2일` 출발부터 함께한 나영석 PD와 이우정·최재영 작가에게 들었다. ▲ 지상렬과 강호동◇ `강호동의 지상렬 습격`..`1박2일` 리얼의 초입 최 작가: 2007년 8월5일. 충북 영동 첫 여행을 잊을 수 없다. 특히 지상렬이 아침당번에 걸려 낚시를 하러 갔다가 몰래 매운탕 사 먹으려다 강호동한테 `역습` 당하는 장면. 압권이었다. 짜인 상황이 아닌 `1박2일`의 첫 번째 돌발상황. 방송의 정체성을 잡게 했던 사건이었다. `아,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란 생각도 들었고. 지상렬이 정말 무서워했다. 그때 나는 지상렬과 같이 있었는데 강호동이 오는 줄 모르고 있었다. 매운탕 주문해놓고 `넋 놓고` 있다가 급습당했다. ▲ 소설가 이외수(사진 아래)◇ 이외수집 급습..자유여행 `리얼의 끝판왕` `자유여행 1탄-강원도 화천편`(2007년12월23~2008년1월6일) 이 작가: 지금 생각하면 자유여행의 전설이 아닌가 싶다. 당시 촬영은 `3단 우연`이 웃음으로 승화됐다. 먼저 김C와 이외수와의 인연이 신기했다. 김C가 이외수와 친하다며 이외수집으로 여행을 가자고 할 줄 누가 알았겠나. 우리는 두 사람이 전화하는 사이인 줄도 몰랐다. 그러다 이동 중에 황당한 퀴즈 대결이 또 한 번의 웃음을 줬다. `포유류는 고통을 느끼나 느끼지 못하나`였는데 정말 이건 대본에 없었다. 멤버들끼리 서로 얘기하다 죽자고 덤벼든 거다.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다. 탁구경기다. `1박2일`의 저질 탁구는 여기서 탄생했다. 이외수 집에 문하생들이 많아 탁구대가 있었다. 거기서 뜻하지 않게 MC몽과 이승기가 게임을 했는데 너무 못했다. 정말 웃기더라. 그럼에도, 긴장감이 넘쳤다. 다시 한번 느꼈다. 역시 리얼 예능은 `현장박치기`가 최고구나. 참고로 그때 상근이가 지원이 바지에 오줌도 쌌다. ▲ `1박2일` 게릴라콘서트◇ `1박2일`이 품은 게릴라콘서트..리얼의 짜릿함 -`경북 문경편`(2008년5월11일~18일) 최 작가: 충주대 게릴라 콘서트도 우연이 만든 잊지 못할 추억이다. 당시 촬영이 무전여행 콘셉트였다. 그래서 MC몽이 백 원 씩 모아 음료수 사 먹으려고 작게 벌인 일이 `사건`이 돼 버렸다. 최소 천 명 이상은 왔던 것 같다. 정말 놀랐다. 웃자고 벌인 일이 죽자고 커져 당황하기도 했다. 아 작가:정말 우리도 `이거, 뭐야` 하면서 촬영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이 `짠 거 아니냐`고 의심했지만 정말 현장에서 우연하게 벌어진 공연이었다. 리얼의 종착역이었다랄까. 학생들이 교내 방송해주고 R.O.T.C(학군사관후보생)친구들이 사람 모아주며 흥을 돋웠다. 심지어 당시 노래를 틀 CD가 없어 음원을 현장에서 바로 다운받아 썼다. ▲ MC몽◇ MC몽 `숭어의 난`..낙오가 빛은 리얼 웃음 `서해안 백령도편`(2008년6월8일~15일) 이 작가: 제작진이 연예인을 외면하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온다. MC몽은 게임에 져 낙오가 결정, 대청도에 매니저랑 단둘이 갔다. 어떻게 보면 제작진의 직무유기인 거다. 사실 MC몽 분량도 크게 신경 안 썼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난리가 났더라. 숭어 잡느라 고생하는 건 기본. MC몽 매니저가 바지 찢어졌다며 포댓자루로 바지 만들어 입고. MC몽은 버려진 바구니를 주워다 5시간 만에 숭어잡이에 성공했다. 더불어 해병대 에피소드도 생각난다. 당시 MC몽과 따로 다녔던 강호동 이수근 등은 해병대 군인들과 모내기를 하다 연을 맺었고 결국 씨름게임까지 이어졌다. 강호동이 17년 만에 다시 방송에서 샅바를 잡은 거다. ▲ 연기자와 스태프 잠자리 복불복◇ `1박2일` 멤버들의 난..연기자vs스태프 잠자리 복불복 -전남 영암 편(2009년9월20일~27일) 이 작가: `1박2일` 멤버들과 스태프 사이 신경전이 장난 아니었다. 6명의 멤버와 70명의 스태프가 야외취침을 걸고 한 즉석 내기였다. 일명 `6대 70`이었다. 심지어 비까지 와 더욱 긴장감이 형성됐다. 경기도 박빙이었다. 탁구 복식은 스태프가 이겼고, 족구는 멤버들이 이겼다. 일대일로 비긴 상황에서 멤버들이 줄넘기 대결에서 승리했다. 그때 멤버 매니저들 읍내 나가 천막 등 사려고 상점 문 두드리고 난리가 났다. 진짜 재미있었다. 다들 황당해서 비 오는데 웃으면서 `셀카` 찍고 그랬다. 사실 스태프들은 돈 받고 일해주는 분들이라 이런 게임하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그런 게 없다. 촬영 감독 및 조명 감동 등 현장 스태프들 대부분이 함께 오래 일해와 서로 눈치 보고 그런 게 없다. 사소한 신경전이 70명을 밖에서 재우는 대참사가 됐다. ▲ 박찬호◇ 박찬호 `병뚜껑까기` 달인 탄생.."보고도 못 믿을 일" -`혹한기 실전캠프편`(2010년1월10일) 최 작가: 박찬호 선수가 손가락으로 깐 병뚜껑이 탁구대 맨 끝줄에 닿았다. 탁구대 끝 선에 그것도 반은 밖에 걸쳐져 있는 수준이었다. 정말 믿을 수 없었다. 박 선수 덕분에 멤버 네 명은 야외취침에서 구제됐다. 박 선수는 `입수의 신`만이 아니었다. ▲ 은지원과 강호동◇ 은지원 vs 강호동 `왕레이스`..제작진도 `패닉` 충남 청양 편(2011년5월8일~15일) 나PD: 은지원이 `무섭당`(은지원·엄태웅·이승기) 대표로, 강호동이 `바보당`(강호동·이수근·김종민)이 대표로 나와 누가 자기 팀을 규합해 누가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느냐가 여행의 시작이었다. 그 아이템을 낸 제작진의 `꼼수`는 어떻게 두 사람이 서울이란 복잡한 도시에서 이른 시간에 안에 목적지에 도착할까였다. 가다가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그런 상황을 예상했다. 하지만, 은지원이 판을 키웠다. 길을 찾는 대신 교란 작전을 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은지원이 이수근에게 전화해 "강호동 믿지마라"고 교란했다. 그래서 강호동이 이수근과 함께 떠나는 데 무려 한 시간이나 늦어졌다. 제작진도 공황이었다. `은지원, 왜 저러지?`란 생각도 들었다. 그 때 `아, 역시 멤버들에게 100을 주면 200~300으로 만들어내는구나` 싶더라.▶ 관련기사 ◀☞강호동 `1박2일` 막방, "`마음으로 울면서` 봤다"☞[아듀!`1박2일`]③"갖고싶다! 박찬호·김하늘·이서진"☞[아듀!`1박2일`]②"승기야 미안" 나PD의 `마지막 편지`☞1665일 `1박2일` 품은 두 명의 달(인터뷰①)☞"강호동이 무너진 두 번"·"나영석은 원시인"(인터뷰②)
- "동물이 행복하지 않으면 인간도 행복할 수 없어요"
- [이데일리TV 조은송 PD]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투박한 진심으로 마이너의 시린 삶을 그려내는 작품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자연스러운 공감대와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감독 임순례. 임순례 감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영화감독이지만, 2년 전부터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직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최근 포털사이트에 ‘임순례’를 검색하면 영화 이야기가 아니라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훨씬 많이 검색될 정도다. ◇ 동물보호단체 대표 ‘임순례’ 특정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한 단체의 대표를 맡는 다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누구보다 바쁠 ‘영화감독’이 동물보호단체의 대표를 맡아 활동한다는 것이 일반적이여 보이진 않는다. “어차피 제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 비주류 사람들을 많이 다뤘듯이, 크게 보면 동물이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이고 그래서 오히려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임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의 말이 이해가 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임 감독은 영화를 통해 비주류 사람들의 감성을 다뤘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임 감독의 관심이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소외 계층인 ‘동물’에게 확장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카라>의 대표를 맡은 이후에는 영화감독 임순례보다는 동물보호단체의 대표로 활동하고자 한다는 임순례 감독. 사람들과 명함을 주고받을 때는 영화감독으로서의 명함보다는 <카라> 대표의 명함을 건내고, 심지어 영화감독의 명함에도 카라의 후원 계좌를 적어놓았다고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동물보호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티컵(초소형) 강아지 상업화 반대 운동’, ‘멧돼지 포획 프로그램 <헌터스> 방영 저지 운동’, ‘세빛 둥둥섬 모피 패션쇼 반대운동’ 등이 임순례 감독이 <카라>의 대표를 맡은 이후 벌였던 활동이다. “동물 보호에 관해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도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것 같아요. 동물 학대 사건 같은 경우는 거의 100% 호응해주시고 하거든요. 여전히 개식용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 의견 대립이 있지만... 힘들지만 희망을 보고 있어요.” ◇ 동물권...보신탕 문화의 한국 사회 우리 사회의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한국 사회에서의 동물권은 많이 열악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보신탕 문화는 동물권 확장의 큰 걸림돌이다. 개식용을 반대하는 의견도 많지만, 보신탕 문화가 한국의 전통문화이기 때문에 ‘문화상대주의’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임 감독의 생각은 단호했다. “많은 분들이 ‘전통 문화다, 문화적 다양성인데 왜 뭐라고 하느냐’ 하시는데... 하지만 전통문화라고 해서 꼭 모든 것을 고수해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 때 개고기를 먹을 때의 상황은 영양이 부족해서 여름을 잘 나기 위해서 그랬던 건데, 지금은 생활환경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잖아요. 시대와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그것이 자기의 고유문화라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지금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감성에 맞지 않으면 변화 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 우리나라의 동물권은 상당히 열악하다. 2011년 구제역 생매장 가축은 약 300만 마리였고, 한해 평균 2만 마리의 동물이 거리로 내 몰려 유기동물이 된다. 동물은 인간과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가는 동반자이기에 인간이 그들의 동물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임순례 감독. “지금 한국의 동물들이 처한 상황이 정말 열악하거든요. 하지만 동물들은 스스로가 그 환경을 개선할 수 없잖아요. 이것은 인간들이 해줘야 하는 거고, 동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해줘야 하는 몫이고.” 임 감독은 동물권의 신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스스로 채식주의자의 길을 선택했다. “내가 먹는 걸로 인해서 동물들이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 내가 고기를 먹지 않으면 그 고통을 작게 나마라도 줄일 수 있다고 결심을 해서...” ◇ 임순례의 끝없는 동물 사랑 임순례 감독은 영화를 통해서도 동물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다. 이미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미안해, 고마워’ 등의 동물 영화를 제작했고, 앞으로도 새로운 동물 영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동물영화는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 사회에서 동물을 대하는 인식들이 많이 바뀌어야 되고, 영화라는 게 그 인식을 바꾸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영화들을 계속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임 감독의 미래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동안의 활발한 활동만큼 거창한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생각과는 달리 소박한 꿈을 꾸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소박한 꿈에서도 임 감독의 동물 사랑은 여전했다. “저는 나이 들면... 지금도 들었지만 (웃음), 굉장히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조용히 살려고요. 그 때는 저희 집에 놀러오는 야생동물이랑 친구가 되겠죠.” ‘이슈&토크’ 는 이데일리TV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1시에 방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데일리TV는 각 지역케이블TV와 위성방송(Skylife 525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이데일리TV 홈페이지(www.edailytv.co.kr)를 통해 실시간 또는 다시보기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 [미리보는 경제신문]원화값 급변 차단막 쌓는다
-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다음은 20일자 경제신문 주요기사다.(순서는 가나다순) ◇ 매일경제 ▲1면 - 원화값 급변 차단막 쌓는다 - 서해 사격훈련 임박 숨죽인 연평도 - 두자녀 직장인 근소세 4만원↓ - 베트남 경제위기설 증폭 ▲경제/종합 - 5대은행 대표PB들이 꼽은 내년 유망상품..신흥시장 주식형펀드·中본토 ELF - 내년 노사 최대이슈는 복수노조 - 당장은 달러 유입 줄어 환율 출렁일수도 - 외국은행 선물환포지션 축소도 검토 - "세금 외에 또 다른 부담금" 은행들 불만 - 안보리 긴급회의 中·러 "남북 자제" 美·日 "北 연평도 포격 책임" - 中·러시아 유례없이 강경 반대 왜? - 정부 `훈련 강행` 확인..靑 "중·러 한마디에 슬그머니 발뺄 수 있나" - 설탕가격 15% 인상 추진..연초부터 물가 들썩이나 - 내년 세법시행령 어떻게 바뀌나 - 연말 공직 기강잡기 특별점검 ▲금융/부동산 - 현대車 현대건설 인수 결국 정부 손에 - 금리 오른다는데 대출 어떻게..고정금리 아직은 시기상조 - 개인운용 퇴직연금 주식형펀드 투자 가능 - 서민·中企 지원 늘리고 `아름다운 퇴장`..윤용로 기업은행장 오늘 퇴임 - 용인·고양에 이어 수원까지 대거 미분양 - "통장 안쓰겠다"..3·4순위에만 청약 몰려 - 내년 전국 17만1488가구 공급 - 서울 홍제동 재개발 속도 - 천안 행정타운 입주자 `발동동` ▲기업/증권 - 롯데 "호남석화를 종합소재기업으로" - 루돌프 사슴코 부른 정준양..야생화 달력 만든 박용성 - 모비스 전기차 모터 도요타 잡는다 - 어려울 땐 오너경영이 힘 발휘 - 할인점 라면은 미끼상품..소비자 헷갈려 - 우유업체 가격담합 188억 과징금 - EL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시 짠다 - 美 경기회복 `北 리스크` 누를까 - 지주사, 주도주 깃발 이어받을까 - 올 국내 기업공개 80억달러로 사상최다 ▲국제 - 국영조선회사 `비나신` 6천만달러 채무불이행 위기..베트남 국가신용등급 추락 - IBM "미래 좌우할 5대 신기술" - 루비니, 뉴욕서 호화아파트 사들인 까닭은 - "버냉키보다 내가 더 힘들어" 저우샤오촨 中 인민은행장 - 스페인 은행부실 15년만에 최고 - 러시아도 경제적신호..올 300억달러 순유출 ◇ 서울경제 ▲1면 - 새 아파트 프리미엄 살아난다 - 예금 뺀 외화부채 전체에 은행부담금 - 퇴직연금, 주식형펀드 투자 확대 - 中企 정책자금도 투자개념 도입..지원기업 이익따라 금리 차등 - 부도업체 수 19개월만에 최대 ▲경제/종합 - 정유업계 실적 쑥쑥 `즐거운 비명` - 저소득 신혼부부 자립형 주택..서울시 내달 515가구 공급 - 내년 노사관계 최대 불안요인 "복수노조" - "내년 경제 4.1% 성장"..LG경제硏 "경기하강이라기보단 조정" - 소득공제 확대 검토 논란..재정부 "고소득층에만 혜택" 난색 - 과도한 단기외채 차단..적립금, 위기때 유동성 공급 실탄으로 - 현대건설 채권단, 이르면 내주 현대차와 매각협상 나설듯 - 러, 연평도 긴장 고조되자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 "한·중·일 FTA 체결되면 한국 GDP 2.6% 늘어날 것" - 軍 "기상만 좋으면 오늘 훈련" - 우유값 담합 14개업체 적발 ▲금융-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개편 회오리 - 대부업 수입 5년간 143% 급증 - "일상생황배상보험, 중복가입 말아야"..금감원, 소비자 유의사항 자료발표 ▲기업/증권 - 대우인터-포스코 "阿시장 함께 가자" - LGD 중국 쑤저우공장 라켄 테크놀로지 가보니.. - SK, 대덕단지에 원료의약품 공장 준공 - 포털들 게임서비스 경쟁 치열 - 레버리지ETF, 평균수익률 36% `대박` - 적자지속 상장사 유상증자 주의보 - 기관, 코스닥 탈출 러시..20일째 `팔자` - 은행계 증권사들 지점 대폭 늘린다 ▲국제 - 美 주택시장 재앙 온다던 `닥터 둠` 루비니 교수, 맨하튼 호화아파트 구입 - 메르코수르, 역내 통합 속도낸다 - 中, 파키스탄과 250억弗 경협 체결 - "폭로 후 생명 위협 받아"..어산지 "그래도 계속 기밀 공개" 밝혀 - 커밍아웃해도 군복무 가능..美, DADT 정책 폐기법안 통과 - EU정상, 구제금융 기금 증액 실패 - 中 네티즌 선정 올해의 한자 `漲` ◇ 한국경제 ▲1면 - 내년 경제 최대 리스크는 북한 - 대기업 21% "여성 채용 기피" - 2자녀 가구 세금 최대 10% 줄어 - 모든 외채에 은행세..만기따라 부과액 달라 ▲경제/종합 - 채권단, 이번주 현대車와 협상 가능성 - 기업 51% "내년 새노조 생길 것" - 기계·車 `맑음` 건설·조선 `흐림`..상의, 2011년 산업기상도 - 감사원, 연말 공직기강 특별감사 - 新냉전구도..北 옹호하는 中과 경제관계 악화 땐 한국기업 타격 - 美·日 vs 中·러 `외교대치`..안보리도 긴급회의 소집 - 만기 1년이내 외화부채에 `은행세` 0.2% 부과 - "오너경영 기업이 위기에 강하다" - 한국인 79% "공기업 비효율적" - 미용 목적 성형수술 내년부터 부가세 내야 - LG硏 "내년 성장률 4%대" - 윤용로 기업은행장 퇴임..후임 못정해 - 우유값 담합 12개 업체에 188억 과징금 ▲정치/부동산 - 이 판국에 "연평도 사격훈련 말라"는 민주당 - 박근혜 오늘 복지 공청회..몸푸는 잠룡들 - "삼성 공장 등 잇단 호재..평택 토지문의 늘어" - 내년 민간 분양 20만채 밑돌아 - 개포주공1단지, 5년내 재건축 땐 年 수익률 9.6% - 신혼부부 입주는 월세, 나갈 땐 전세로 ▲기업/증권 - "900억弗 황금시장 잡자"..바이오시밀러大戰 `스타트` - 한번 충전에 650km..투싼ix 수소전지차 개발 - KT, 우즈베크 IT시스템 잇단 수주 - 수출中企 지원 `해외 공동펀드` 만든다 - 9개 중소 LED업체, 러시아 시장 공동진출 - `辛라면 전쟁` 20일만에 끝..가격 원상회복 - 코스피 `연말 스퍼트`..사상최고 올라설까 - 올 증시 영향력 1위는 버냉키 - 올해 장외시장 최고 스타는 `삼성 계열株` - 퇴직연금 주식펀드 투자 길 넓어진다 - `증시 낙관론` 위협할 2011년 2대 악재는 ▲국제 - 그린스펀 "美 회복 동력 찾아..내년 3.5% 성장" - 美 집값 바닥?..폭락 예견했던 루비니 맨해튼 550만弗 주택 매입 - 인민銀 총재의 푸념 "버냉키보다 내가 훨씬 일많고 힘들다" - 中, 파키스탄과 300억弗 경협 - 5년후엔 PC熱로 냉난방...배터리 성능 10배 - BOA, 위키리크스 거래 중단 - 올해 묻힌 뉴스 1위는 `이라크戰에 3조弗 투입`
- `월드컵 시즌`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즐겨라
- [이데일리 편집부] 리미티드 에디션, 즉 ‘한정제품’ 이라는 말이 붙은 제품은 필요하지 않더라도 왠지 모르게 사고 싶은 충동이 든다. 더 이상 이 제품을 구매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심리와 남과 다른 나만의 제품을 갖을 수 있다는 희소성이 소비 심리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최근 남아공 월드컵 시즌을 맞아 패션∙유통 업계에 ‘한정상품’ 바람이 불고있다. 월드컵 기념라인 핸드백부터 박지성 위스키, 축구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티셔츠 까지, 기업들의 다양한 월드컵 한정상품들이 월드컵 열기를 타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 월드컵 분위기 물씬 풍기는 ‘기념라인’ 토털 패션 슈즈 기업 ㈜에스콰이아의 패션 잡화 브랜드인 에스콰이아 콜렉션(Esquire collection)은 월드컵을 기념해 2010 남아공 월드컵 기념라인인 비바(Viva) 백을 선보였다. ▲ 비바백 화이트비바백은 화이트 컬러의 캔버스 바탕에 레드와 블루 페이턴트 콤비로 포인트를 줘 태극전사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디자인 한 것이 특징이며 투숄더백과 크로스백 총 2종으로 출시되었다. 이 중 옆으로 매는 크로스백은 사이즈가 작아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응원하면서 소지품을 관리하기 좋다. 반면 투 숄더백은 사이즈가 커 수납하기에 편리하고 어깨 끈이 두 줄로 되어 있어 가방을 착용시 안정감을 준다. 또한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공 국기 컬러를 원형패턴으로 프린트한 동전지갑이 달려있어 월드컵 기념라인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에스콰이아 콜렉션에서는 대한민국의 경기가 있는 날, 강남 시너스 G 극장에서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는 여성 5인을 선정해 비바백을 증정하는 `에스콰이아 콜렉션과 함께하는 미스 비바(Miss VIVA)를 찾아라`이벤트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신발 브랜드 크록스도 2010 남아공월드컵 기념으로 대한민국, 브라질, 이탈리아, 미국, 독일, 아르헨티나, 프랑스, 네덜란드 등 월드컵 진출 8개국 국기 및 유니폼을 모티브로 ‘크록밴드 네이션(Crocband Nation) 8종’을 선보였다. 특히 크록밴드 네이션 코리아 제품은 치우천왕과 태극마크를 새겨 한국팀 응원 패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컨버스는 '월드스타 컬렉션(World Star Collection)'으로 한정제품을 선보였다. '월드스타 컬렉션'은 티셔츠 라인과 슈즈 라인으로 구성 되었으며 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잉글랜드,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미국, 이탈리아, 대한민국 등 총 8개국 국기(Flag) 디자인과 컬러 모티브로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시즌에만 한정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소장가치가 높고 월드컵 시즌에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응원할 때 착용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 한정판 티셔츠로 월드컵 응원열풍 의류업계는 다양한 월드컵 한정판 티셔츠를 출시로 월드컵 분위기를 고조 시키고 있다. 팬콧(Pancoat)은 ‘Fun! 모두가 즐거운 월드컵!’이라는 슬로건으로 인기캐릭터 위주의 총 5종을 출시했는데 5종의 티셔츠를 한 매장에서 동시에 만날 수 없도록 특별 한정판으로 기획했다. 각각의 월드컵 티셔츠를 지정된 판매처에서만 만날 수 있어 원하는 캐릭터를 판매하는 매장을 찾아 다니는 일명 ‘티셔츠잡기’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한정판을 구매하는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제품들은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 만날 수 있으며, 판매처는 Hmall,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티위드 매장, 롯데닷컴, 현대백화점 목동점 티바 매장, 롯데백화점 노원점 팝캐스트, GS이숍, AK몰 등으로 각 캐릭터 별로 다르다. 아디다스는 ‘다시한번 大~한민국’ 응원 티셔츠를 전국 아디다스 매장에서 월드컵 기간 동안에만 판매하는 한정제품을 출시했다. 응원 티는 아디다스와 SK텔레콤이 2010 월드컵 응원에 힘을 더하고, 길거리 응원 문화를 선도하자는 의미에서 공동으로 제작됐는데 티셔츠의 ‘다시한번 大~한민국’ 슬로건에 자체 발광 효과를 내는 특수 빛 반사 필름을 적용해 야간에 응원할 때 색다른 재미를 더해 줄 수 있다. ◇ 술, 마시지 말고 모으자 주류업계에서도 월드컵 마케팅이 뜨겁다. 국내 위스키 업계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임페리얼15 박지성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해 박지성 월드컵 분위기를 고조 시키고 있다. ‘임페리얼15 박지성 리미티드 에디션’은 박지성 선수가 직접 맛과 향이 다른 4가지 위스키 중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위스키를 선정해 더 큰 의미가 있다. 병 디자인은 붉은색 그라데이션과 위스키 라벨 전면에 박지성 선수 얼굴을 넣었는데 인물을 라벨에 사용한 것은 국내 위스키 브랜드로는 최초로 한정판 위스키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진로도 참나무통에서 10년간 숙성한 증류식 소주와 한국인삼공사의 최고급 ‘6년근 홍삼엑기스’를 섞어 만든 고품격 홍삼주 2만 5000병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념주 ‘JINRO 2010’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하이트맥주도 월드컵을 겨냥해 남아공산 호프를 사용한 한정판 맥주 '맥스 스페셜 호프 2010(Max Special Hop 2010)'을 출시해 라벨 및 패키지를 남아공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남아프리카의 야생동물과 초원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 월드컵 응원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휴대가 간편한 355㎖캔과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1600㎖페트(PET)로만 출시했다.
- 錦江 따라 떠나는 오지마을 휴식 여행
- [조선일보 제공] 5월이 되면 전국이 들썩거립니다. 대부분 관광 명소가 인파로 북적이죠. 완연한 봄 날씨 속에서 고요한 시간을 보낼 만한 곳이 드뭅니다. 충북 옥천군은 그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대전광역시 바로 옆에 있어 멀지 않은데도, 북적임과는 거리가 멉니다. 옥천의 고요는 읍내를 넓게 휘감으며 도는 금강에서 비롯됩니다. 금강을 따라나선 길은 때론 비포장으로 차의 속도를 늦추고, 그 느림의 속도로 만나는 오지 마을이나 노란 야생화는 빛으로 환합니다. 뿐인가요.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만든 다양한 별미를 강변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해서 맛과 절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금강 드라이브 코스를 그려보았습니다. 한 도시를 도는 여정이지만 넉넉하게 1박2일 정도를 일정으로 잡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금강의 봄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요. ▲ 안남면 둔주봉에 오르면 한반도의 형상을 볼 수 있다. 유명한 영월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과 달리 이곳 좌우가 바뀌었다. 완연한 봄 날씨, 한반도가 푸르다.12:00 마주조림 옥천의 금강을 따르는 길은 길다. 강을 따라 굽이치는 길이 옥천 읍내를 넓게 돌아가기도 하려니와 일부 포장되지 않은 길이 거친 탓이다. 그렇다고 봄날 금강이 보여주는 절경을 놓칠 수는 없는 법. 길을 나서기 전에 배부터 든든히 채우는 것이 우선이다. 해서 옥천의 금강 기행은 동이면 '토박이 식당(043-732-3786)'에서 시작한다. 옥천의 별미 '마주조림'을 내놓는다. 옥천에서 시작된 이 요리의 재료는 당연히, 마주다. 다른 지방에선 모래무지라 부르는 민물고기다. 금강에서 잡은 마주를 부추와 참나물, 미나리 등 여러 나물을 푸짐하게 넣고 30~40분간 졸인다. 그 맛이 맵지 않고 깊어, 옥천 사람들이 술안주로도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다. 마주가 매운탕이 아니라 조림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쏘가리의 성격이 불 같다지만 마주에 비하면 양반이다. 토박이 식당 주인 윤종숙씨가 말했다. "쏘가리는 몸에 상처만 안 나면 잡혀도 금방 죽지 않는데, 마주는 잡히기만 해도 금방 죽어버린다"고. 해서 마주는 잡자마자 급랭해 보관하고, 급랭으로 얼어붙은 맛을 끄집어내기 위해 오랜 시간 졸인다. 마주는 봄에 제일 많이 잡힌다. 평소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산란기를 맞아 모래 밖으로 많이 올라온다. 그러나 한창 많이 잡힐 때에 비해 지금은 수확량이 3분의 1 정도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갈수록 귀해지는 마주조림으로 배를 채웠으면, 이제 금강을 따라 달릴 차례다. ▲ 왼쪽부터)금강변 합금리에서 지수리구간에 활짝 핀 유채와 서양갓. / 녹음이 피어난 금강 수면. / 얼핏 갯벌을 연상케 하는 금강에서의 민물 고기잡이 풍경. 14:00 노랑의 향연동이면에서 시작한 길은 금강유원지와 원당교를 지나 합금리로 이어진다. 도로 위에서 고개 숙인 라일락이 진한 향으로 떠돌고, 민들레 씨는 햇빛을 받아내며 흩날린다. 그 향과 빛의 배경으로 신록의 산세가 끝없이 이어진다. 내륙 한복판에 자리잡은 옥천의 산세는 위압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아기자기한 것도 아닌데, 인간이 볼 수 있는 시야각의 한계에 간신히 걸쳐 있다. 시야를 가득 채우며 흐르는 산세는 지향성 없이 제멋대로 굽이치고, 때론 지평선과 평행하게 흐른다. 그 제멋대로의 광경에 눈은 지루할 틈이 없다. 신록의 풍경은 비포장도로가 시작되는 합금리에서 뒤로 물러나고, 산세에 취해 줄곧 위를 향했던 눈은 비로소 낮아져 강을 바라본다. 합금리~지수리 구간은 빨리 달릴 수 없는 길이다. 흙길은 비 때문에 파인 구덩이로 울퉁불퉁하다. 다른 데선 단점이 될 이 길의 특성이 여기선 미덕이다. 금강을 따라 노란 야생화의 향연이 펼쳐지는 까닭이다. 유채꽃, 서양갓, 재쑥 등의 노랑이 대오를 맞춰 바람에 일제히 찰랑댄다. 선명해 멀리서도 확연한 숲의 신록과 달리, 작은 야생화가 펼쳐내는 노랑은 색의 환영 같아 발걸음이 자연스레 그 안쪽으로 향한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다시 차에 올라 향한 곳은 둔주봉. 강원 영월 선암마을과 함께 강이 굽이쳐 산을 품은 모습이 한반도 지도와 비슷해 이름을 알린 곳이다. 선암마을 풍경이 한반도 지형 그대로인 데 반해, 이곳 한반도 지형은 좌우가 바뀌었다. 해발 384m로 높지 않은 데다 경사가 완만해 산책을 즐기며 가벼이 오를 수 있다. 둔주봉 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겉으론 한반도를 닮았으되, 속으론 옥천의 성격을 닮았다. 옥천에서 산은 많으나 높지 않고 강은 넓으나 깊지 않다. 그 중용의 자연을 닮아 금강을 낀 옥천의 마을들은 넉넉하면서도 소박하다. 둔주봉에서 바라보는 마을과 보리밭, 산과 강의 모습이 그와 같다. 18:00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 하루의 마지막 여정은 금강의 지류인 보청천을 낀 청산면이다. 귀여운 이름의 음식,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를 30년 이상 만들어온 식당 '선광집(043-732-8404)'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름만으론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는 '도리뱅뱅이'는 피라미를 바싹 튀긴 음식이다. 튀긴 피라미에 매콤한 양념 고추장을 골고루 발라 지져 프라이팬에 둥글게 내온다. 그 모양에서 '도리뱅뱅이'란 이름이 유래했다. 막내딸이자 어머니의 손맛을 잇는 이미경씨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강가로 놀러 갈 때마다 피라미를 잡아 해주셨던 음식"이라 했다. 토속음식이지만 그 양념 맛이 달콤하고 강해 어른보다는 아이들 입맛에 더 맞다. 이 같은 도리뱅뱅이가 '간식'의 성격이 강하다면 생선국수는 선광집의 '주식'이다. 금강 상류에서 잡히는 자연산 민물고기로 육수를 내는데, 비리지 않다. 오히려 구수하다. 이씨가 전하는 비법은 간단하다. 생선 가시가 흐물거릴 때까지 끓여내는 것. 계속 가해지는 열로 생선 가시가 끝내 구수한 맛을 내놓고 장렬히 바스러진다. 그 결과 생선국수의 국물은 추어탕보다 진하면서도 비린내가 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깊다. 저녁에 찾는다면 서두르거나 미리 연락해보는 편이 낫다. 그날 만든 육수가 떨어지면 장사도 끝이다. 이씨는 "대개 주말엔 5~6시면 동나고 평일엔 7시~7시 반쯤에 국수가 다 떨어진다"고 했다. 손님이 몰리면 더 빨리 떨어질 수도 있다. 09:00 오지마을 막지리 전날 청산면으로 잠시 '외도'했던 여정은 둔주봉으로 돌아와 다시 금강을 따른다. 안내면을 지나 가산사 가는 길에 왼편을 보면 거친 흙길의 임도가 나 있다. 옥천군의 오지마을, 막지리를 가는 길이다. 오지라니, 꼭 변방을 찾아나서는 느낌이지만 이 마을은 직선거리로 봤을 때 옥천군청에서 그리 멀지 않다. 다만 그 앞을 대청댐 완공으로 불어난 금강이 막고 있어 숲 속으로 에둘러 가야 한다. 산 따라 높고 낮아지며 30분쯤 이어지는 임도는 분명 지도상으론 옥천군의 중심을 향하되, 기분으론 다른 세상을 향한다. 그 끝에 가파른 산세가 갑자기 완만해지며 금강과 만나는 곳, 막지리가 있다. 막지리는 1980년 완공된 대청댐으로 수몰된 마을 중 가장 규모가 컸던 마을이다. 한때 120가구까지 살았으나 마을과 농토가 수몰된 뒤 지금은 10여 가구로 줄었다. 옥수수와 고추 따위를 심은 밭이 계단식으로 단정하고 검은 천막을 둘러쓴 인삼밭이 넓다. 여름을 앞두고 물 빠진 강변엔 이제 막 싹을 돋운 풀들로 푸르다. 밭이거나 민가이거나 강변이거나, 어디를 가도 고요해 꼭 시간이 멈춘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그 인상은 외지인에게 한정된 것, 바깥세상과 다를 리 없는 시간의 흐름에 몸을 담근 이곳 주민들은 배를 타고 대처로 나가 생필품을 사온다. 육로로 가면 많이 돌아가는 탓에 아직도 배를 운송수단으로 삼고 있다. 6·25전쟁 당시 할아버지 따라 이곳에 자리 잡고 60년을 보낸 인천 출신의 이수길(69)씨 역시 이날 배를 타고 옥천읍에 다녀왔다. 이씨는 "식료품상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트럭을 끌고 왔다 간다"며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을 땐 오늘처럼 밖으로 나갔다 온다"고 했다. 11:00 올갱이 국 막지리에서 다시 돌아 나와 502번 국도를 타고 가산사를 향하는 길에 가산식당(043-732-6535)이 있다. 이번에 맛볼 음식은 '올갱이(다슬기) 국'. 물 깊고 물살 센 바위틈에 무리 지어 지내다 밤이면 바위 위로 기어올라오는 민물고동이다. 해서 다슬기를 전문으로 잡는 이들은 주로 밤에 활동한다. 뚝배기에 내온 올갱이 국은 푸르스름한 올갱이와 부추로 싱그럽다. 동의보감이 올갱이에 대해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기록했듯, 올갱이 국은 뜨거우면서도 시원해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국도 국이지만 이 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칠곡주다. 뚱딴지(돼지감자), 현미, 차좁쌀 등 곡식으로 만든 발효주다. 약초의 향을 풍기면서 소주 못지않은 도수를 가진 이 칠곡주에 반해 옥천 주민은 물론, 대전, 충주 사람들도 여기까지 와서 사간다고 했다. 3개월간 묵혔다 비로소 식당에 내오는 칠곡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빨개지고 걸쭉해진다. 주인 정광순씨의 말에 따르면 "깐작깐작해진다". 맑은 국과 '깐작깐작'한 술은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데, 섣불리 그 유혹에 넘어갔다간 차를 몰지 못할 지경에 이를 수 있으니 조심할 일이다. 14:00 부소담악 가산사를 지나면 502번 지방도는 포장도로에서 비포장으로 바뀐다. 보은군 회남면을 거쳐 571번 지방도로 넘어가는 이 길을 달리다 보면 차로 '등산'을 하는 듯한 기분이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보다 높이 오르고 격하게 굽이쳐, 강원도 산길을 닮았다. 이 길 위에서 만나는 은운리(隱雲里)란 마을의 이름은 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구름도 숨을 만큼 깊숙한 곳을 지나, 이 도로에서는 다른 차량을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 그 길은 외롭지 않고 다만 고요해, 홀로 평온해지는 느낌이다. 증약초교 대정분교를 지나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하천 100선'으로도 부족해 '가장 아름다운 6대 하천' 중 하나로 꼽힌 곳, 부소담악(赴召潭岳)이 있다. 조선시대 문신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선경이다. 추소리에 들어선 마을 중 한 곳의 이름이 부소무니다. 이 마을의 앞산이 굽이치는 강의 허리 쪽으로 길게 뻗었는데, 이 산이 바로 부소담악이다. 앞산이라지만, 부소담악은 산보다 산맥의 형상을 띠고 있다. 40~90m를 오가는 높이의 절벽이 병풍처럼 700m가량 이어지고, 그 위로 소나무가 줄지어 섰다. 해서 부소담악의 다른 이름은 병풍바위다. 16:00 정지용 생가 가산사에서 부소담악에 이르는 길은 금강을 따라 시작한 여정의 절정이다. 산은 있는 힘껏 위로 차오르고, 강은 오랜 시간만이 이뤄낼 수 있는 각도로 급하게 굽이친다. 산과 강의 절정에서 마을들이 쉼표처럼 자리 잡아 길의 강약을 조절하니, 그럴 때마다 잠시 차에서 내려 정자 위에 올라서는 것도 좋겠다. 부소담악에서 절정을 이룬 길은 정지용 생가에서 마감한다. 시인 정지용의 고향이 바로 옥천군이다. 초가집에 걸린 동판은 "생가는 1974년에 허물어지고 새집이 들어섰다"고 기록하고 있다. 생가 뒤론 그의 생애와 문학을 기념한 '정지용 문학관'이 들어섰고, 시 '향수'의 첫 문장처럼 생가 앞으론 실개천이 흐른다. 본래, 이곳은 옥천의 중심지였으나 옥천역이 생긴 이후로 쇠락해 지금은 '구읍'이라 불린다. 경제적으로 밀려났으되 그만큼 '향수'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남았다. 이 생가와 마을의 고요함은, 금강을 따라 흐르며 마주쳤던 산과 강의 고요와 조응한다. 해서 문학관에서 '향수'의 구절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란 구절을 읽을 때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관련기사 ◀☞독도를 껴안은 섬, 울릉도를 걷다☞다리는 후들 가슴은 짜릿 자연이 만든 ''놀이동山''☞산마늘·민들레 소쿠리 가득… "잎 두 장 남겨두는 건 예의
- (시승기)미리 타본 BMW 뉴5시리즈..`청출어람`
- [뮌헨 =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른바 `손 맛`을 얘기하곤 한다. 월척을 잡았을때 손끝으로 전해오는 그 느낌은 살을 에는 추위에도 다시 낚시가방을 챙기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BMW 5시리즈의 유럽 출시를 앞둔 지난달 18일 독일 뮌헨에서 처음 접한 BMW 뉴5시리즈는 운전에도 `손맛`이 있음을 알려줬다. 독일의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에서도 뉴5시리즈는 파파라치의 대상이었다. 정지선에 섰을 때, 혹자들은 사이드미러에 비친 뉴5시리즈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만큼 자동차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조차 뉴5시리즈는 가장 `핫(Hot)`한 모델이었다. ◇정지해 있어도 달리는 듯한 속도감 느껴져 `부담스럽지 않게 건강해 보이는 근육질, 힙업된 뒷모습, 시원스레 뻗은 옆라인은 ` 마초성까지 느껴졌다. 6세대를 맞은 뉴5시리즈의 첫 느낌은 실제로 그랬다. ▲ 뉴 5시리즈 주행 모습BMW 뉴5시리즈를 타고 뮌헨 남쪽에서 알프스 산맥 쪽으로 100km떨어진 `백조의 성`으로 달렸다. 뉴 5시리즈는 독일 뮌헨 근처의 최고의 명물인 `백조의 성`보다 운전자들의 시선을 더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디자인은 5세대에 비해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다. 뉴5시리즈는 정지해 있어도 달리는 듯한 속도감이 느껴진다. 앞후드에는 2004년 선보인 5세대 모델에 적용한 불꽃조형이 더욱 선명하게 새겨졌다. 불꽃조형은 5세대를 디자인 한 미국 출신의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뱅글이 적용한 위아래로 들쑥날쑥 흔들리는 불꽃처럼 굴곡 있는 모양이다. 옆모습은 캐릭터 라인을 뒤쪽으로 갈수록 조금 올라가게 시원하게 터치함으로써 바람을 가르는 듯한 느낌을 줬다. 램프는 엔젤 아이의 주간 주행등과 LED를 적용,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차체의 비율에서도 역동성을 고려한 것이 느껴졌다. 오버행(앞바퀴에서 앞범퍼 간 거리)를 짧게 디자인했다. 운전자의 안전 뿐 아니라 보행자와의 충돌시 충격을 배려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쿠페와 닮은 유선형의 루프라인은 금방이라도 치고나갈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트윈파워 터보·직분사 엔진.."아우토반에서 시속 220km 쯤이야" 좌석에 오르자 잠시 시동을 거는 것도 잊은 채 내부 인테리어에 시선이 갔다. 7시리즈에 처음 선보였던 `i 드라이브(내비게이션·오디오·실내온도 조절 등 을 통합한 다이얼식 계기판)`는 기존 모델보다 더욱 시인성을 높였다.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감상할 여유는 잠깐,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리는 순간 야생마 같은 폭발적 드라이빙이 시작됐다. 국내에 먼저 진출하는 BMW 535i는 트윈파워 터보와 직분사 방식, 밸브트로닉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535i의 경우 3000CC 배기량에 최고 출력 306마력, 최대 토크 40.8㎏·m의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토크를 민첩하고 부드럽게 전달하는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 가속시 주춤거리는 느낌을 찾기 어려웠다. 7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서스펜션 성격을 컴포트·노멀·스포츠 모드로 조율할 수 있다. 또 다른 운전의 묘미를 선물하는 부분. 승차감은 스포츠 모드에서조차 놀랄 만큼 안정적이었다. 쭉 뻗은 아우토반에서 액셀레이터를 밟았다. 성인 3명을 태우고 재빠르면서도 조용히 시속 220km를 거뜬히 찍어 버렸다.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아 계기판을 보고서야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다. ▲ 기존 모델 대비, 출력·토크·연료효율·이산화탄소 배출량 비교열성형 초고강도 스틸을 사용, 차체 구조의 평균 강성도가 55%나 증가됐다. 엔진후드, 전면 판넬 등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섀시 프레임의 무게는 23Kg나 줄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연비 효율로 연결됐다. 출력과 토크는 기존 모델 대비 4%, 8.6%가 향상됐다. 연료 소비는 7% 감소했고 이산화탄소 방출량도 9%나 줄었다. 모든 트림이 깐깐하기로 유명한 유로5의 기준을 만족한다. 출발한 지 6초면 시속 100㎞에 도달하고 웬만한 속도에서는 속도감을 느끼기 쉽지 않다.공인연비는 러터 당 8.1㎞. 가르힝에서 백조의 성까지 왕복거리는 260km정도. 연료 게이지의 반 정도가 소모됐다. ◇"7시리즈야?" 크기도 편의사양도 업그레이드 뮌헨 시내를 벗어나 개선문을 지나자 한적하고 고요한 주택가가 펼쳐졌다. 저속 주행으로 시내를 지나자, 뉴 5시리즈를 관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보행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 5시리즈의 헤드램프·실내모습·루프와 측면 모습뉴5시리즈는 기존 7시리즈와 차대(플랫폼)을 공유해 크기가 커졌다. 이전 모델에 비해 전장과 전폭은 각각 58㎜ㆍ14㎜커지고 높이는 15㎜ 낮아졌다. 길이는 늘리고, 높이는 낮춰 더욱 늘씬해진 것. 내부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80㎜ 더 길어졌다. 7시리즈와 맞먹는 편의 사양 또한 BMW 뉴 5 시리즈의 자랑이다. 7시리즈에 적용된 서라운드 뷰 기술을 적용해 핸들 아래 버튼 하나로 폭이 좁은 도로에서도 쉽게 주차할 수 있었다. 뉴 528i에는 BMW 최초로 주차 보조 시스템인 파킹 어시스턴트 기술을 적용했다. 측면 방향 지시등 주변에 설치된 초음파 센서가 시속 35km 이내로 주행하면서 핸들을 자동으로 작동하며 주차를 하는 신기술. 다만 넓은 차량 공간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할 때 뒷좌석은 좁은 느낌이 들었다. 조수석 좌석을 중간 위치에 놓고 뒷좌석에 앉으면 무릎과 조수석까지의 거리가 반뼘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중 연간 1위 모델인 BMW 528과 9월과 10월의 베스트셀링카인 메르세데스 E300과의 접전도 기대되는 부분. BMW 뉴5시리즈는 현재까지 계약 고객이 2000명에 육박하는 등 치열한 1위 쟁탈전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하반기에 520d와 535d 등 두 가지 디젤 모델이 추가 선보일 예정이다. 2004년 5세대 모델이 나왔을 때 혁신적 불꽃 디자인을 적용, 역시 파격적이라는 설명이다. `백조의 성`을 지나 다시 가르힝에 돌아왔을 때, BMW 뉴 5시리즈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청출어람`이란 생각이 머리속에 맴돌았다. 상위 트림인 535i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9590만원. 535i는 한국 시장에 첫 출시된 모델. 동일 사양이 아니라 비교는 어렵지만 5세대 530i는 9150만원, 디젤 방식의 535d는 9950만원에 판매됐다. ▲ 535i 뒷모습▶ 관련기사 ◀☞BMW `성능 높이고, 가격 낮춘` 뉴 5시리즈 출시
- 서해의 꽃섬 ''풍도''를 가다
- ▲ 삼대의 공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눈 위의 복수초. 엄밀하게는 눈을 뚫고 나온 게 아니라, 이미 핀 복수초 위에 눈이 내린 풍경이다. 23일 아침, 눈 덮인 풍도의 복수초가 수줍은 자태를 드러냈다. / 조선영상미디어[조선일보 제공]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3월 하순. 남도의 꽃소식은 희미했다. 그런데 오히려 정신 못 차리는 날씨 덕에 풍도(豊島)의 봄 야생화가 이별을 망설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예년이었으면 벌써 한창때를 지났을 어여쁜 우리 꽃들이 수줍게 피고지고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도까지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두 시간 뱃길. 서해의 꽃섬, 야생화의 비밀정원으로 이미 동호인들에게는 소문난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고약한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하루에 겨우 한 번 뜨는 인색한 배편인데도 제3왕경호는 풍랑주의보에 꼼짝 못했고, 주말을 고스란히 인천 앞바다에서 대기했다. 3일 만의 출항을 허락받은 것은 월요일, 22일 아침 9시 30분이었다. 95인 정원의 제3왕경호는 70년대 비둘기호 열차 같은 풍경이었다. 의자는 전혀 없었고, 대신 허름한 마룻바닥과 그 위에 깔아놓은 다섯 장의 전기장판이 전부다. 95인승은 소위 칼잠일 때나 가능한 정원이고, 전기장판 정원은 끽해야 15명 안팎으로 보였다. 하지만 먼저 전기장판을 차지했던 섬 출신 어르신들은 "찬데 앉지 말고 이리 오라"며 너나 할 것 없이 엉덩이를 좁혔다. 창문 밖에선 갈매기 편대(編隊)가 끼룩끼룩 울어대며 3일 동안 굶었음을 요란하게 주장했다. 새우깡 한 봉지에 녀석들은 즉각 입을 다물었다. 풍도는 52가구 102명 주민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방파제에 나붙은 플래카드가 객을 반겼다. "달콤한 야생화동산, 풍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람의 손으로 가꾼 인공 수목원이 아니라 제멋대로 피어난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곳. 비밀의 화원은 섬의 수호수인 500년 된 은행나무 뒷길에서 시작됐다. 선착장에서 약 10여분 오르막길을 오른 뒤였다. 산자락 칡덩굴 사이사이로 노란 복수초가 살포시 고개를 들었고, 지난 가을과 겨울의 갈색 낙엽을 뚫고 순백의 변산바람꽃이 군락을 이뤘다. 오솔길 맞은 편으로는 이제 막 붉은 새순을 돋워낸 풍도대극이 다소곳하다. 매화나 산수유가 어깨에 힘 빳빳하게 세운 봄의 장성(將星)들이라면, 이 녀석들은 낮은 포복으로 겸손하게 기어가는 갓 입대한 신병을 닮았다. 처음 풍도를 찾은 여행객에게는 탄성의 화원이었지만, 그래도 마을 주민들에게 올해의 야생화는 영 불만인 모양이다.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발놀림으로 마을 뒤편 후망산을 누비던 풍도 새마을 지도자 김진현(72)씨는 "올해는 아무래도 예년만 못하다"고 혀를 쯧쯧 찼다. 몇 년 내리 사람의 손을 탄데다, 궂은 날씨도 한몫했을 것이다. 오만함이나 뻣뻣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가냘픈 꽃대, 고개를 숙여 눈을 낮춰야 그 아름다움을 알아볼 수 있는 겸손한 우리꽃들이 언 땅을 뚫고 수줍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주룩주룩 내리던 비는 어느새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섬의 밤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함박눈이 포슬거리며 바다를, 섬을 하얗게 덮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풍도는 장관이었다. 지리산 천왕봉 일출처럼, 삼대(三代)의 공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하얀 눈 위의 노란 복수초가 수줍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춘래불사춘? 그러나 지금 풍도는 봄이 열렬하게 움트고 있다. 서해의 꽃섬 풍도 —야생화— 꽃섬 풍도에는 지금 복수초와 변산바람꽃(혹은 풍도바람꽃)이 절정이다. 올봄의 눈과 바람은 풍도의 야생화를 염원했던 상춘객에게도 새옹지마. 다른 해였으면 이미 자취를 감췄을 3월 하순에도 이들의 자태를 볼 수 있도록 해 줬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햇살과 온기 탓에 예년만큼의 멋진 풍경은 찾기 힘들다. 하지만 3월 말까지는 이 상큼한 봄처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섬주민들의 이야기. 게다가 지금은 붉은 새순에 불과하지만, 4월에는 늠름한 초록을 자랑할 풍도 대극이 있다. 야생화가 아직 낯선 당신을 위한, 풍도의 수줍은 봄처녀 소개. ◆마을 보호수인 은행나무에서 시작 한눈팔며 걸어도 두 시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는 작은 섬 풍도. 꽃섬 풍도의 야생화 산책은 이 섬의 정신적 지주인 두 그루의 은행나무에서 시작한다. 거대한 뿌리와 둥치를 중심으로 한 아름 기둥이 예닐곱 개 뻗어나간 나무둘레 7.5m의 500년 된 거목이다. ◆영원한 행복-복수초. 얼핏 원수를 갚겠다는 의미로 무섭게 들리는 이 꽃의 의미는 사실 "복 많이 받고 오래 살아라"는 뜻. 福壽草다. 빗방울이 흩날렸던 22일에는 촉촉한 물방울을 똑똑 떨어뜨리는 청초한 노랑이었는데, 밤새 내린 함박눈은 풍도의 복수초를 탐스런 노랑으로 변신시켰다. 꽃잎 한가운데에는 밝고 선명한 노란색 수술이 가득 모여있고, 수술 속에는 도깨비방망이처럼 돌기가 난 연둣빛 암술이 새침하게 자리잡았다. 굵고 짧은 뿌리를 땅에 박고 겨울이 가기를 기다리다가 봄이 채 오기도 전에 꽃망울부터 올려보내는 여러해살이 풀인데, 올해의 이상저온이 3월 하순에도 복수초를 만날 수 있게 도왔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 부디, 모두에게 복수를. ▲ 하루에 한 번 뜨는 제3왕경호(왼쪽 사진), 운무(雲霧)와 빗줄기 사이로 자태를 드러낸 풍도의 변산바람꽃◆여리디 여린 순백-변산바람꽃 혹은 풍도 바람꽃 바람꽃의 학명은 아네모네.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아도니스가 멧돼지에게 받혀 죽은 뒤 흘린 피에서 자라났다는 그 아네모네다. 서양에서는 진홍빛 아네모네가 대세라지만, 풍도의 산자락에는 순결한 백색의 무리가 지난해의 낙엽을 뚫고 가녀린 자태를 살포시 드러냈다. 꽃받침과 꽃잎의 크기 등에 따라 변산바람꽃 혹은 이곳 특산인 풍도바람꽃 등으로 부른다는데,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미세한 차이가 뭔 소용일까 싶게 아름답기만 하다. 아름답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올림포스 신전의 아프로디테와 땅 밑 페르세포네가 아도니스를 차지하려 서로 다퉜다는데, 3월 하순의 풍도 바람꽃은 땅 위에 있으니 아프로디테의 차지. 서해 앞바다를 굽어보며 자신을 연모하는 한국 아프로디테들의 사랑을 만끽하고 있다. ◆4월 만개를 기다리며-풍도 대극 얼핏 놓치기 쉬웠던 풍도의 대극을 만난 것은 마을 청년회장 최상원(52)씨의 안내 덕이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은행나무 뒷길로 100m쯤 올라가자 수줍게 자태를 드러낸 붉은 새순이 보였다. 바람꽃의 수많은 종류처럼, 대극도 여러 종류. 아직 분류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꽃의 밑동을 싸고 있는 총포(總苞) 안쪽에 털 유무에 따라 붉은 대극, 풍도 대극 등으로 나눈다고 한다. 복수초와는 사이좋게 공간을 나눠쓰고 있었지만, 특이하게도 변산바람꽃 군락과는 한 이불을 덮고 있지 않았다. 4월이 되면 어른 무릎까지 자란다는 이 대극은 그때가 되면 찬란한 초록으로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복수초와 바람꽃이 다시 페르세포네의 부름을 받는 4월 이후에도, 이 봄의 신사는 꿋꿋하게 풍도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서해의 꽃섬 풍도 —상차림— '자급자족' 정신으로 무장한 기동이네 백반 풍도의 봄은 밥상에서도 만날 수 있다. 민박집(기동이네 민박·032-833-1208) 기동이 엄마가 처음 차려온 밥상은 '백반'이었다. 처음에는 큰 기대가 없었던 것이 솔직한 고백. 하지만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바디(풍도 방언으로는 사생이)나물 무침 한 그릇에 밥 두 공기를 후딱 비웠다. 바디 나물은 원래 깊은 산중이나 오지 섬마을에서만 자라는 봄의 제철 나물. 그런데 풍도엔 지천이다. 풍도의 백반은 산과 바다에서 나오는 제철 나물들의 전쟁터이기도 하다. "역시 지천에 널렸다"는 달래와 냉이가 서로 봄의 주인임을 다투고, 해초 무침 역시 입맛을 돋운다. 게다가 "쌀을 제외하면 자급자족"이라는 게 또 하나의 자랑. 기동이 아빠가 잡아온 아구로 끓인 아구탕, 기동이 엄마가 직접 쑨 도토리묵에, 기동이 할머니가 캐서 말린 뒤 가마솥에 볶은 둥굴레차까지. '자급자족' 주민들 덕분에 신토불이 풍도 농수산물을 만끽한다. 민박의 백반은 매 끼니 비슷한 반찬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도 통쾌하게 배신해줬다. 산에서 돌아온 뒤 받은 저녁상. 역시 기동이 아빠가 지난해 잡아 얼렸다는 돌게로 해물탕을 시원하게 끓여내더니 더덕무침, 밴댕이젓, 놀래미 조림, 오이소박이로 같은 밥상 두 번 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깨끗하게 씻어줬다. 다음날 아침상은 미역국과 김, 놀래미 구이가 올라왔다. 낮 12시 배 떠나기 직전에 먹은 라면에는 수관(水管) 길쭉한 코끼리조개를 듬성듬성 잘라넣어 '바닷가 섬 라면'의 진수를 보여줬다. 일품이다. 꼭 시식해 보시기를. 기동이네 민박 냉장고에는 기동이가 중학교 때 받은 상장이 붙어있다. 지금 기동이는 육지로 유학간 고등학생. 기동이가 아장아장 걸었을 때 시작했다는 민박이니 벌써 십수년이 흘렀다. 풍도에는 전교생 두 명의 초등학교 분교가 유일한 학교다. 22일 저녁 풍도에는 새로 부임한 한전(韓電) 지사장의 축하 잔치가 열렸고, 52가구 마을 사람들은 막걸리와 떡을 나눴다. 기동이 엄마는 "민박 전부 합쳐 봐야 열집 정도"라며 "섬 주민들이 한가족 같다"고 했다. 기동이네 민박에 손님이 오면 옆집 민박 할머니가 "냉이좀 뜯어 줄까?"물어보고, 그 집에 손님 오면 기동이네가 "동굴레차 떨어지지 않았어요?" 물어보는 식이다. 물론 섬의 민박이니만큼, 어느 정도의 불편은 어쩔 수 없다. 기동이네는 더운 물은 콸콸 나왔지만 샤워기는 없었다. 숙박은 하룻밤에 4만원, 식사는 1인분에 5000원. 한 집의 예약이 꽉 차면 자연스럽게 옆 집으로 연결해준다. 찾아가는 길 연안부두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풍도행 배는 하루에 한 번 뜬다. 아침 9시 30분 출발. 바람 많이 불면 배편은 취소된다. 왕경해운(032-883-6536)에서 배가 뜨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풍도까지는 두 시간 뱃길이다. 돌아오는 배편은 풍도에서 12시 출발. 따라서 1박 2일 코스가 필연적이다. 보통 왕복 승선권을 끊어서 간다. 왕복요금 2만3800원. 인터넷 예약(island.haewoon.co.kr)도 가능하다. 요즘은 사진동호회나 야생화동호회에서 낚시배 등을 전세내어 단체로 들어가기도 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 ▶ 관련기사 ◀☞법정지도(法頂之道). 텅 빈 충만에 다가가는 길☞삶의 현장에서 바다를 맛보는 포구여행☞달빛 아래 즐기는 창덕궁의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