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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 멸종위기 반달가슴곰 서식 확인
  • DMZ에 멸종위기 반달가슴곰 서식 확인
  • 비무장지대(DMZ) 내부에서 촬영된 반달가슴곰. (사진=환경부)[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이 ‘생태계 보고(寶庫)’로 불리는 비무장지대(DMZ)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DMZ 내 설치한 무인생태조사 장비를 통해 DMZ 동부 지역에서 반달가슴곰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국립생태원은 지난 2014년부터 DMZ에 사진기의 일종인 무인생태조사 장비 92대를 설치했다. 이 가운데 1대에 지난해 10월 반달가슴곰 1마리가 찍혔다. 군부대는 보안 검토 등을 거쳐 올해 3월 국립생태원으로 이 사진을 보냈다.그동안 DMZ에서 반달가슴곰을 봤다는 군인 목격담이 있었고 반달가슴곰으로 추정되는 동물이 담긴 희미한 영상은 있었지만, 반달가슴곰 서식이 분명하게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철책 등을 고려하면 DMZ 외부에 서식하던 곰이 안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환경부는 “이번에 촬영된 반달가슴곰은 과거부터 DMZ 일대에서 서식하던 야생 개체의 후손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사진에 찍힌 반달가슴곰은 태어난 지 8∼9개월 된 새끼로, 몸무게는 25∼35㎏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생태원은 부모까지 최소 3마리 이상의 반달가슴곰이 이 일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2001년 5마리이던 반달가슴곰은 현재 지리산과 수도산 일대 야생에서 61마리가 서식 중이다. 또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에 18마리, 서울대공원 2마리, 청주동물원에 1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 외에도 사육되고 있는 곰이 있지만, 유전적으로 반달가슴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DMZ의 우수한 생태적 가치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며 “앞으로 DMZ 일대 생태계 조사를 확대하고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DMZ 일원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은 총 102종에 달한다. 국내 멸종위기종 총 267종의 약 38%이다.
2019.05.08 I 박일경 기자
  • 길냥이 구조, 무조건 좋은걸까?
  • (사진=이미지투데이)“사람들 고양이 다 있는데 나만 고양이 없어”, “‘냥줍(길고양이를 주워 기르는 것)’ 했어요”한 때 이러한 말들이 유행하며 고양이들이 반려동물 시장을 꽉 잡고 있던 강아지들의 자리를 넘보기 시작했다. 이에 길고양이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해 먹이를 챙겨주는 등 길고양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돌보는 ‘캣맘’, ‘캣대디’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길고양이를 돌보는 것을 넘어 무조건 구조해 집고양이로 분양하려고 하는 일부 사람들의 행동이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르며 논란이 되고 있다.평소 고양이를 좋아해 길고양이들에게도 관심이 많다는 이나희(가명.25) 씨는 “길고양이를 보면 안쓰럽고 가여운 마음에 집에 데려와 키우려는 마음이 들 때가 많다”며 “뉴스 보면 길고양이들을 일부러 괴롭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하니까 걱정이 되고 특히 조금 몸집이 작은 아이들을 보면 더욱 구조해줘야 하나라는 생각이 더욱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캣맘’, ‘캣대디’들은 밖에서 생활하는 길고양이들을 보면 귀여운 동시에 안쓰러운 마음이 많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야생에서 오래 산 길고양이들을 구조 명목으로 포획해 집고양이로 분양하려는 행태가 실제 고양이를 위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동물자유연대는 "많은 사람들이 길고양이 모두가 사람에게 버림받은 고양이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길고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길에서 태어나 살아온 동물"이라며 길고양이에 대한 흔한 오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길고양이를 단순히 불쌍하다는 생각에 집으로 데리고 와도 생활 방식 등이 이미 야생에 적응된 길고양이는 집에서는 잘 살지 못한다는 설명이다.이혜원 동물복지 연구소 박사는 “굳이 길에서 잘 살고 있는 고양이를 집에 데려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물론 다친 고양이나 치료가 필요한 고양이들 중에는 치료를 해주다 사람 손을 타는 경우도 있어 사람 집에 데려와 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것도 고양이마다 다른데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는 고양이들은 집에 데려오는 게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양이에 대한 오해로 파양하는 경우 많아...고양이 관련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은 “길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염려되고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본인이 입양을 할 게 아니라면 되도록 그냥 두는 게 나은 것 같다"며 "고양이 입장에서는 따라갔다가 다시 버려지는 입장이 될 테니 괜한 측은지심이 한 아이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것과 다름없는 것 같다”고 글을 올렸다.구조된 길냥이가 다시 파양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집사'들의 자질부족이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고양이에 대한 기본 지식 부족으로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현실에 다시 고양이를 파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는 "고양이가 불쌍해 일단 데려오기는 했는데 너무 숨어만 있는다", "고양이가 너무 운다", "발톱으로 가구를 긁어서 가구가 다 망가졌다", "고양이 냄새가 너무 난다", "병원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등 가지각색의 파양 이유가 올라오기도 했다.이에 한 네티즌은 “분별없는 ‘냥줍’까진 이해한다 해도 ‘냥줍’을 한 이후의 행동이 더 문제"라며 "고양이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는 사람이 그저 귀엽고 불쌍해 보인다는 이유로 쉽게 데려와 키우는 것은 고양이를 더욱 괴롭히는 일”이라고 사람들의 무분별한 '냥줍'을 비판했다.동물권 관계자는 "고양이를 구조하는 것은 일시적이지만 함께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흔히 고양이는 외로움을 타지 않아 키우기에 편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고양이도 성격에 따라서 강아지보다도 손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고양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양이는 털이 많이 빠지는 동물이라 알레르기가 있다면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어렵다"며 "자신 혹은 동거인들의 알레르기 유무도 미리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냥줍’도 ‘삼고초려’해야동물 관계자들은 '냥줍'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자유연대는 "길에서 태어나 적응하며 야생성을 갖게 된 길고양이는 입양하는 것보다 길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길고양이인지 판단하기 위해서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특히 새끼 고양이를 '냥줍'하는 경우가 많은데 새끼 고양이가 혼자 있을 때는 주변에 어미 고양이가 있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새끼 고양이가 혼자 있는 경우에는 어미 고양이가 먹이를 구하러 갔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보자마자 새끼 고양이를 데려와서는 안 된다고 설명이다. 어미 고양이가 먹이가 부족한 도시에서 먹이를 구하기까지는 보통 12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편이 좋다는 조언이다.또한 새끼 고양이가 사람 손에 닿아 체취가 달라지면 어미가 새끼를 몰라보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걱정이 된다면 옆에 깨끗한 물이나 먹이를 가져다 놓는 것이 고양이를 위한 행동이라고 조언했다.다만 길고양이 중 다쳤거나 사람에게 버려져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양이들은 분명히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친 길고양이를 발견했다면 "장갑을 끼고 담요를 이용해 구조한 뒤 이동장에 넣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스냅타임
2019.04.30 I 김정은 기자
농식품부 "이상기후 대비, 벼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필수"
  • 농식품부 "이상기후 대비, 벼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필수"
  • 이데일리DB[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충남 예산에서 벼 8만816㎡를 경작하는 손모(49)씨는 작년 봄 벼 농작물 재해보험료 478만원 중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 80만원의 보험료(농가부담액)를 내고 가입금액 7870만원의 재해보험에 가입했다. 손씨는 그 해 가뭄 피해를 입어 농사를 망쳤지만 미리 가입한 재해 보험금 3450만원을 지급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자연재해로 인한 벼 생산 농업인의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22일부터 6월28일까지 NH농협손해보험과 지역농협 등을 통해 ‘벼 농작물재해보험’ 상품을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벼 농작물재해보험은 태풍, 우박, 가뭄,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 야생동물, 화재로 인해 이앙을 못하거나 다시 할 경우, 벼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며 병해충 특약에 가입하면 병해충(7종)으로 인한 피해도 보장한다. 가뭄 등으로 이앙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5월 10일까지 가입해야 한다.정부는 보험가입 농가에 대해 보험료의 50~60%를 국비로 지원한다. 또 지자체가 재정여건에 따라 20~30% 추가 지원하기 때문에 농가는 보험료의 일부만 부담하면 가입이 가능하다.기존에는 도열병 등 6종의 병해충만을 보장했으나, 기후변화 등으로 병해충에 대한 보장수요가 커지면서 올해부터 세균성벼알마름병에 대한 보장도 추가해 총 7종의 병해충 피해를 보장한다. 지난해 시·군간 보험료율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시범 도입했던 보험료율 상한선을 조정했다. 올해 보험료율 상승 등을 감안해 상한선은 5.22%로 설정(자기부담비율 20%형 상품 기준)했으며, 상한선보다 보험료율이 높게 산출된 진도, 태안, 신안 등 3개 시군의 보험료율은 5.22%로 인하했다.또한 사료용 벼 전용 보험 상품을 개발해 판매한다. 사료용 벼는 일반 벼와 수확량 측정 방법 등이 달라 지난해까지 보험가입이 불가했으나, 최근 재배증가로 보험도입 요구가 증가해 올해 사료용 벼도 보험가입이 가능토록 개선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올 봄에도 이상저온, 폭설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앞으로도 태풍·가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위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지난해에는 13만8000개 농가가 벼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다. 태풍·폭염 등으로 피해 입은 3만6000개 농가는 1143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해 벼 농작물재해보험 도입 이후 가장 많은 보험금이 지급됐다.
2019.04.21 I 이진철 기자
농식품부, 구제역·AI 특별방역기간 3월까지 한 달 연장
  • 농식품부, 구제역·AI 특별방역기간 3월까지 한 달 연장
  • 농협전남지역본부가 지난 7일 전남 광양의 한 축산 농가에서 구제역을 막기 위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농협전남지역본부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방역 당국이 구제역,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 특별방역대책기간을 3월까지로 한 달 연장한다.1월 말 구제역이 발생했던 경기도 안성시와 충북 충주시는 25일께 이동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구제역 위기단계도 ‘경계’에서 ‘주의’로 한 단계 낮춘다.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9일 민·관 전문가가 참석한 가축방역심의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구제역과 AI는 거의 매년 겨울 발생해 소·돼지·염소 등 우제류 수천 두, 닭·오리 등 가금류 수백~수천만 마리를 폐사하는 원인이 돼 왔다.당국은 이에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주요 축산시설 소독과 구제역 백신 접종을 강화해 왔다. AI 전염 경로로 꼽히는 야생조류(겨울 철새) 분변 조사도 했다. 일부 오리 농가는 아예 사육 자체(입식)를 금지하는 휴지기를 가졌다.올해 대책기간을 한 달 연장한 것은 1월 말 안성·충주에서 구제역이 3건 연달아 발생했고, AI 역시 겨울 철새가 아직 100만 수 이상 남았고 주변국인 대만에서 고병원성 AI가 퍼지는 등 전염 위험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당국은 이 기간 구제역 백신 항체검사를 진행(2월25일~3월18일)하고 가금 농가·시설에 대한 AI 검사와 철새도래지 소독도 이어간다.그러나 가금농가의 요구를 일부 반영해 오리 농가의 입식은 확실한 자체 차단방역과 가축방역관의 점검을 전제로 3월부터 허용하기로 했다.또 안성·충주시 우제류 농가에 대한 최종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25일께 이동제한도 해제하기로 했다. 1월31일 구제역 마지막 발생으로부터 21일이 지난 만큼 추가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구제역 위기단계도 ‘경계’에서 ‘주의’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다.당장 22일 이후부터 안성·충주를 뺀 전국 가축시장은 다시 열린다. 농가 모임금지 조치도 풀린다.농식품부 관계자는 “특별방역대책기간이 끝나는 3월 말까지는 여전히 구제역·AI 발생 위험이 있는 만큼 축산 농가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방역 조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방역 당국 직원이 지난해 9월7일 충남 당진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초동 대응역량을 키우기 위한 가상방역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2019.02.21 I 김형욱 기자
새 기능 쓰고 싶어? 신제품 구매 대신 SW업데이트로 해결
  • 새 기능 쓰고 싶어? 신제품 구매 대신 SW업데이트로 해결
  •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최근 IT(정보기술) 기기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은 이미 100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됐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고사양으로 상대적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디지털 카메라도 더 높은 사양이나 기능을 탑재해 바디(본체) 가격만 200만원이 넘는다.예전에는 전자제품을 한 번 산 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 경우 다시 최신 제품을 사야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하지만 점점 IT 기기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이같은 소비자의 부담을 깬 것이 바로 스마트폰과 카메라다. 스마트폰의 경우 OS(운영체제) 업데이트를 비롯해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가 매우 일반적이 되면서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고 개선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카메라도 고급화되면서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 추가 및 불만사항 개선 등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LG전자가 지난 5일부터 선보인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제 TV 광고 스틸컷.(사진= LG전자)LG전자(066570)는 지난해 4월 SW업그레이드센터를 개소하고 OS, SW 업데이트 등 스마트폰 사후지원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블로거나 LG 스마트폰 사용 고객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자리도 수 차례 열면서 고객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사후지원 관련 모든 OS 업그레이드 일정 및 SW 업데이트 계획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는 SW 업데이트를 통해 지난 2017년 출시한 LG G6에 인공지능(AI) 카메라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는 내용의 CF를 시작하기도 했다.삼성전자는 이달 1일부터 국내에서 스마트폰 개통 1년 내 제품에 한해 화면 번인(burn-in,잔상)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무상 교체 횟수를 기존 1회에서 무제한으로 늘렸다.소니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9’, ‘a7R III’, ‘a7 III’ 등의 제품을 대상으로 오는 3~4월에 펌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해 AI(인공지능) 기반의 피사체 인식기술을 탑재한다. (사진= 소니코리아)소니는 이달 중순 펌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하기로 하고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9’, ‘a7R III’, ‘a7 III’ 제품을 대상으로 하며 올해 3월과 4월에 걸쳐 진행키로 했다.회사 관계자는 “a9에는 새롭게 개발된 AI(인공지능) 기반 피사체 인식 기술을 탑재해 모든 피사체를 매우 정확하고 정밀하게 잡아낼 수 있는 ‘리얼타임 트래킹’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세 제품 모두 ‘리얼타임 Eye-AF(피사체의 눈에 초점을 맞추는 기능)’ 및 ‘인터벌 레코딩(압축촬영방식으로 단시간 내 사물의 변화를 관찰이 가능)’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리얼타임 Eye-AF’는 기존 소니의 ‘Eye-AF’의 한단계 진화된 기술로 사람의 눈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처리하는 것으로 AF의 정확성, 속도, 및 트래킹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외에도 동물의 눈을 인식해 초점을 맞추는 ‘동물 눈 AF(Eye-AF for Animal)’ 기능도 올 여름에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 야생 동물이나 반려동물 촬영에 매우 이상적인 기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니콘도 ‘Z6’와 ‘Z7’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펌웨어 업데이트 계획을 발표해 제품을 교체하지 않고도 SW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 보완을 할 수 있도록 했다.업계 관계자는 “SW업데이트 강화는 1~2가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자사 제품에 대한 로열티(충성도)를 갖도록 하기 위한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2019.02.05 I 박철근 기자
‘AI 없는 겨울’…5부능선 넘었다
  • ‘AI 없는 겨울’…5부능선 넘었다
  •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국정조정실·행정안전부·환경부 등 관계기관 담당자와 전국 시·도 부단체장이 참가하는 AI 특별방역대책 추진상황 점검 영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매년 가을·겨울 닭·오리 농가를 괴롭히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올겨울 들어 자취를 감췄다. 가금농가는 1월까지만 무사히 넘기면 모처럼 ‘AI 발생 없는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4일 AI 특별방역대책 추진상황 점검 영상회의를 열고 “현재까지 AI를 비롯한 가축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은 건 모든 관계자의 노력 덕분”이라며 “아직까진 위험한 상황이므로 경각심을 갖고 방역 관리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정조정실·행정안전부·환경부 등 관계기관 담당자와 전국 시·도 부단체장이 참가했다.고병원성 AI는 매년 가을·겨울 기승을 부리는 치명적인 가금류 전염병이다. 외국에선 변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사람에 옮아 사망한 사례도 있다. 2016~2017년 겨울에는 383건 발생해 3787만마리를 살처분했고 1년 전(2017~2018년)에도 총 22건 발생해 654만마리를 살처분했다.올겨울은 모처럼 AI 발생 소식이 없다. 고병원성 AI는 2014년 1월 발생한 이후 한해도 빼놓지 않고 가을(9~11월)에 시작해 이른 봄(3~6월)까지 전국 가금농장을 괴롭혀 왔다. 가을부터 초가을까지 AI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건 5년 만이다. 방역 당국이나 가금 농가도 이 추세라면 AI 없이 한해가 지나갈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연도별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현황. 농림축산식품부 제공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를 특별방역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관련 방역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가금농가의 자체 방역을 독려하고 축산 거점시설 소독도 대폭 늘렸다. 전국적으로 1만건이 넘는 야생조류(겨울 철새) 분변을 조사했다. 특히 AI 발생 전력이 있거나 자체 방역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되는 200여 오리 농가는 아예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사육 자체를 막았다.당국은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중국·러시아 등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 철새 이동 경로 국가에서 AI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다 국내 야생조류 역시 지난해보다 22%나 늘었기 때문이다. 모두 감염 우려가 희박한 저병원성으로 판명되기는 했으나 야생조류 분변 조사 결과 48건의 AI 항원이 검출되기도 했다. 겨울철에 뜸하다가 3월에 다시 발생한 전례도 있다.방역 당국 한 관계자는 “1월 중순까지도 무사히 넘긴 만큼 이제 반쯤은 고비를 넘었다고 볼 수 있지만 모든 농가의 감염 경로를 100% 차단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언제든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농식품부가 지난 연말 전국 도축장 48곳을 불시 점검한 결과 적정하게 소독이 된 곳은 13곳(27%)뿐이었다.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또 다른 가축전염병 구제역(소·돼지)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돼지) 방역도 당부했다. 그는 “구제역은 백신 접종으로 면역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고 ASF도 아직 발생이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농가의 구제역 백신 접종 관리와 ASF 국경방역 관리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방역 당국 직원이 지난해 9월7일 충남 당진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초동 대응역량을 키우기 위한 가상방역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2019.01.14 I 김형욱 기자
(16)사람과 가장 비슷한 동물은?
  • [이연호의 과학 라운지](16)사람과 가장 비슷한 동물은?
  •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지난 2012년 중국 산둥성 위해시의 한 야생동물공원에서 40살 어미 침팬지(사진 위)에게서 태어난 무게가 2kg도 채 나가지 않는 새끼 침팬지. 사진= 중국 신화통신.[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중·고교 시절 생물 시간에 ‘종·속·과·목·강·문·계’를 누구나 외워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생물의 분류 기준이다. 동물계와 식물계로 나뉘는 ‘계’가 가장 상위 개념이고 종이 가장 하위 개념이다.그렇다면 사람과 가장 닮은 동물은 뭘까. 최대한 하위 개념까지 같은 동물이 사람과 제일 비슷한 동물일 것이다. 사람은 흔히 포유동물이라고 알고 있다. 정확히는 포유강이다. 강 아래 개념은 목으로 사람은 포유강의 한 목인 영장목에 속한다. 영장류가 바로 이 영장목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장목에는 원숭이와 인류가 포함된다. 다시 분류학상으로 보면 사람은 영장목 중에서도 인간상과(Hominoidea)에 해당한다. 통상적으로 유인원이라고 불리는 이 과엔 사람 외에도 긴팔원숭이,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은 바로 침팬지로 DNA의 98% 전후를 공유한다고 알려져 있다. 영장목이면서 유인원은 아닌 원숭이와 유인원의 가장 큰 차이는 꼬리의 유무다. 유인원은 원숭이와 달리 꼬리가 없다. 또 유인원은 원숭이와 달리 높은 지능과 월경 주기 등을 갖고 있다.그럼 인간과 유전학적으로 가장 비슷한 동물인 침팬지는 인간과 얼마나 유사할까. 침팬지는 행동학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인간과 많은 비슷한 점을 공유한다. 먼저 침팬지도 인간처럼 술을 마신다. 침팬지는 통증 완화 등의 목적으로 나무의 몸통 안에 들어 있는 알코올을 나뭇잎에 적셔 마신다.침팬지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노안이 온다. 나이가 들면 가까운 곳의 물체는 잘 못 보는 대신 먼 곳의 물체는 잘 보는 원시성 노안이 된다. 할머니들이 바늘귀에 실을 넣을 때 바늘을 눈과 최대한 멀리 두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침팬지도 서로의 몸에 있는 이를 잡아주며 털 손질(그루밍)을 할 때 늙은 침팬지일수록 동료의 몸에서 멀리 떨어져 이를 이행한다.침팬지도 더러운 것보다는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 특히 새로운 먹이를 먹을 때 그 먹이가 분뇨 등에 의해 오염돼 있을 때 그 상태로 먹지 않고 물에 씻어 먹는다. 또 침팬지는 학습에 의해 가까운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할 수도 있다. 물론 침팬지는 인간과 다른 점도 많다. 차이점을 만드는 주요 원인은 바로 두 다리로 똑바로 걷는 직립보행(이족보행)이다. 직립보행 유무는 척추나 골반의 모양 등 골격의 차이, 팔 근육의 모양, 팔의 길이 등에서 차이점을 만들었다. 일례로 팔 근육의 모양이 인간과 다른 침팬지는 공을 던질 때 아래에서 위로 던진다. 반면 인간은 어깨 뒤부터 포물선을 그리며 공을 던진다. 이는 직립보행으로 인한 팔 근육의 차이 때문이다.도움말=이세인 과학커뮤니케이터.
2018.11.25 I 이연호 기자
"올해는 제발"…조류인플루엔자 재연 우려에 방역당국 긴장
  • "올해는 제발"…조류인플루엔자 재연 우려에 방역당국 긴장
  • 방역당국이 충청권 일원에서 조류인플루엔자 차단 방역을 하고 있다.사진=박진환 기자[아산=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 아산의 곡교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H5형 항원이 검출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특히 농림축산식품부와 충남도 등 방역당국은 올 겨울에도 AI 재연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충남 아산 탕정면 갈산리 곡교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을 조사한 결과,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정밀검사 결과, 저병원성으로 최종 확진되면서 방역당국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러나 이 일대에 매년 겨울 철새가 도래하고, 야생 조류에서 AI 항원이 계속 검출되는 만큼 차단방역은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지난해 겨울 충남에서는 아산과 천안 등지에서 모두 3건의 H5N6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이로 인해 35개 농가에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216만 4000마리가 살처분돼 직접적인 피해액만 2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전국적으로도 2016년 383건의 AI가 발생해 3787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해에는 모두 22건이 발생해 654만마리의 가금류에 피해를 입혔다.방역당국은 최근 충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AI 항원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감염 위험이 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농식품부와 지자체 등 방역당국은 AI 감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부터 내년 2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에서 대대적인 방역을 강화했다.감염 요인으로 꼽히는 철새 등 야생조류에 대한 도래 경보를 발령하고,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자체와 가금류 사육농가들도 차단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H5형 항원이 검출된 아산시는 검출지역 주변 전업농가 및 소규모 농가에 대한 집중방역과 함께 축사 소독 및 1일 1회 전화 예찰을 진행 중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닭과 오리 등을 사육하는 농가에 대한 방역을 집중 실시하고 있다”면서 “전화 예찰과 현장을 수시로 방문·점검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충남의 한 가금류 농장주는 “해마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되풀이되면서 올해도 또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매년 찾아오는 불청객인 조류인플루엔자를 차단하기 위해 매일 방역을 하고 있고, 외부출입을 삼가하는 등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밝혔다.
2018.11.10 I 박진환 기자
中아프리카돼지열병 3개월째 기승…국경검역 추가 강화
  • 中아프리카돼지열병 3개월째 기승…국경검역 추가 강화
  • 중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농림축산식품부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국에서 돼지에 치명적인 전염병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3개월째 그칠 줄 모르고 기승이다. 정부는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검역을 한층 강화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농업농촌부 발표를 인용해 지난 24일까지 중국 내 ASF 발생 건수가 41건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 8월3일 첫 발생 이후 3개월 남짓 동안 사흘에 한 번꼴로 발생한 것이다. 동북부 랴오닝성(14건)과 남부 안후이성(7건)을 중심으로 내륙 지역인 운남성(2건)과 네이멍구(내몽고)자치구(4건)까지 말 그대로 대륙 전역을 휩쓸고 있다.농식품부는 국내 유입 가능성이 갈수록 커진다는 판단에 국경 방역을 한층 강화했다.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매주 162편에 투입하던 중국 노선 검역탐지견을 중국 ASF 발생 초기인 8월17일 201편으로 늘렸다. 이를 이달 19일부터 다시 212편으로 확대했다. 특히 인천공항에선 모든 랴오닝성발 항공편(주 70편)에 탐지견을 배치키로 했다.관세청도 이에 호응해 여행객 수하물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를 한층 늘리기로 했다. 해외 축산물 대부분 국내 반입이 금지돼 있으나 여행객 상당수는 이를 모르고 있다. 현실적으로 100% 적발도 쉽지 않다. 올 들어 9월까지 축산물 반입 적발 건수는 6만9040건에 이른다. 농식품부는 한국여행업협회의 도움으로 여행 인솔자에 대한 교육·홍보에도 나서기로 했다. 적발 건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여행객에 대한 홍보에 주력한다. 중국어로 된 안내문을 설치하고 외국인근로자나 이주민에 대한 홍보도 정례화한다.농식품부는 ASF 바이러스가 돼지 사료로 쓰는 남은 음식물로도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 남은 음식물 사료를 쓰는 전국 384개 농가에 대한 ASF 전수 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양돈농가가 남은 음식물 사료를 주기 전에 80℃에서 30분 이상 열처리해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도록 지도를 강화한다. 또 다른 감염 요인인 야생멧돼지 수렵·포획 규모도 평소 평소의 1.5배 이상으로 늘린다.농식품부 관계자는 “ASF가 한 번 발생하면 전국 양돈 농가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양돈 농가 관계자는 차단 방역을 철저히 하고 고열이나 사료섭취 저하 등 의심증상 땐 조기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2018.10.26 I 김형욱 기자
中아프리카돼지열병 2개월 만에 다시 랴오닝성 확산
  • 中아프리카돼지열병 2개월 만에 다시 랴오닝성 확산
  • 중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현황. 농림축산식품부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국에서 성행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동북 지역 랴오닝성에서 2개월 만에 다시 유행하고 있다. 양돈농가 관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농업농촌부 발표를 인용해 10일까지 중국에서 24차례의 ASF가 발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8일 랴오닝성 내 잉커우시, 안산시에서 잇따라 발견됐다.랴오닝성은 올해 중국에서 ASF가 처음 발견된 지역이지만 첫 발생 이후 다른 지역과 달리 감염이 사례가 없었다. 지난 8월3일 선양시에서 첫 발견 이후 2개월 만인 지난달 30일 잉커우 시에서 발견되더니 이달 들어 다시 확산하는 모습이다.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치사율 90% 수준의 돼지 전염병이다. 배설물이나 음식물 사료를 통해 옮긴다. 예방 백신 없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국내 전염 전례는 없으나 최근 동유럽에서 중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ASF가 기승을 부렸던 남부 안후이성(安徽)에선 추가 발생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으나 9월 중순 이후 내몽골자치구를 시작으로 지린성, 랴오닝성 등 동북 지역으로 다시 확산하는 모양새다.인접국인 중국에서 ASF가 기승을 부리는 한 국내 유입 우려는 이어질 전망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관세청 등과 함께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한돈 농가의 자체적인 방역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100% 차단을 장담할 순 없다. 8월 이후 세 차례 중국에서 돌아온 여행객이 소지한 순대, 만두 등 축산가공물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었다. 남은 음식물로 만든 사료도 충분한 시간 끓여먹지 않으면 ASF 바이러스가 옮을 수 있다.농식품부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벨기에 연방식품안전청이 야생 멧돼지 ASF 감염 사실을 알려오면서 벨기에산 돼지고기와 돼지 생산물 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도 축산 농가와 가축 시장 방문을 자제하고 축산물 반입 금지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남은 음식물 사료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축산 농가는 30분 이상 80℃ 이상 가열 후 급여해 달라”고 전했다.
2018.10.11 I 김형욱 기자
中아프리카돼지열병 지속…내몽골까지 확산
  • 中아프리카돼지열병 지속…내몽골까지 확산
  • 중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상황. 농림축산식품부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잦아들 줄 모르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농업농촌부 발표를 인용해 1일 오전 9시(현지시간)까지 중국 내에서 21번째 ASF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3일 동북부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첫 발견 이후 약 2개월 만이다.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치사율 90% 수준의 돼지 전염병이다. 배설물이나 음식물 사료를 통해 옮긴다. 예방 백신 없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국내 전염 전례는 없으나 최근 동유럽에서 중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ASF가 기승을 부렸던 남부 안후이성(安徽)에선 9월10일 이후 20일째 추가 발생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9월 중순 이후 내몽골자치구 지역으로 확대됐고 지난달 28일 동북 지역인 지린(吉林)성에서 일주일 만에 다시 발생하며 잦아들 줄 모르고 있다.인접국인 중국에서 ASF가 기승을 부리는 한 국내 유입 우려는 이어질 전망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관세청 등과 함께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한돈 농가의 자체적인 방역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100% 차단을 장담할 순 없다. 8월 이후 세 차례 중국에서 돌아온 여행객이 소지한 순대, 만두 등 축산가공물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었다. 남은 음식물로 만든 사료도 충분한 시간 끓여먹지 않으면 ASF 바이러스가 옮을 수 있다.농식품부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벨기에 연방식품안전청이 야생 멧돼지 ASF 감염 사실을 알려오면서 벨기에산 돼지고기와 돼지 생산물 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도 축산 농가와 가축 시장 방문을 자제하고 축산물 반입 금지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남은 음식물 사료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축산 농가는 30분 이상 80℃ 이상 가열 후 급여해 달라”고 전했다.
2018.10.01 I 김형욱 기자
농식품부, AI 방역 미비 가금농장 61곳 적발해 시정 지시
  • 농식품부, AI 방역 미비 가금농장 61곳 적발해 시정 지시
  •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방역 당국 직원이 이달 7일 충남 당진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초동 대응역량을 키우기 위한 가상방역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조류 인플루엔자(AI) 방역 미비 가금농장 61곳을 적발해 시정 명령을 내렸다.농식품부는 지난 6월8일부터 9월3일 3개월 동안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각 시·군 점검반과 함께 1627개 가금 농장의 AI 방역 현장을 점검한 결과 61개 농장에서 시설 미비사항(축산업 허가·등록 기준 위반)을 확인해 10월부터 시작하는 AI 특별방역 기간 전 시정토록 했다고 17일 밝혔다.AI는 닭, 오리 등 가금류에 치명적인 전염성 바이러스로 최근 들어 매 겨울철 기승을 부리며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수년 전 중국 등지서 변형된 고병원성 AI가 사람에게 옮아 사망에 이른 사례가 있어 일반인의 우려도 크다.가장 많은 21개 농가가 전실(방역을 위한 일종의 클린 룸) 미설치로 지적을 받았다. 또 소독시설 설치(7곳), 울타리 설치(6곳), 신발 소독조 설치(5곳), 방역실 설치(3곳), 출입구 차단(3곳), 기타(16곳) 등의 지적사항이 있었다.축산업 허가·등록기준을 만족하기 위해선 터널·고정식 차량 소독 시설과, 출입자 소독 고압 분무기와 신발 소독조, 출입자 방문기록부 등 소독시설과 농장 출입구 차단장치와 울타리(담장), 출입통제 안내판과, 전실, 야생동물 차단망 등 방역시설을 갖춰야 한다. 내년 8월까진 CCTV도 의무 설치해야 한다.농식품부는 AI 특별방역기간 전까지 가금농가의 소독·방역시설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농가에 대해선 1회 50만원, 2회 200만원, 3회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농식품부는 이번 점검 과정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을 위반한 6개 농가도 적발하고 즉시 과태료 부과 처분했다. 또 즉시 시정 가능한 위반사항이 있는 243개 농가에 대해선 이를 시정토록 현지 지도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금 농가의 AI 방역 미비 사항이 보완될 때까지 지자체(지방자치단체) 전담반을 구성해 관리할 것”이라며 “가금농가도 10월까지 소독·방역 시설에 대해 다시 한번 자체 점검하고 미작동 장비가 있을 땐 즉시 보완해 달라”고 말했다.
2018.09.17 I 김형욱 기자
화성시 오락가락 행정에 갈 곳 잃은 유기견 보호소
  • 화성시 오락가락 행정에 갈 곳 잃은 유기견 보호소
  •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 모습. (사진=손의연기자)[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35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지난 16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 이곳은 비영리 민간단체인 ‘유사주(유기견에게 사랑을 주세요)’가 운영하는 보호소다. 이 단체는 검은 천으로 덮은 비닐하우스에서 90여 마리 유기견과 유기묘를 보호하고 있다.살인적인 더위에도 비닐하우스 입구는 꽉 막혀 있다. 유사주 관계자는 “더위와 습도에 개들과 봉사자들 모두 힘겹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제대로 문도 못 열어놓고 산책 또한 당당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화성시 “그린벨트내 불법 건축물 철거하라” 유사주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 중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메이저’급인 곳이다. 다음 카페 회원 수만 해도 1만9000명에 달한다. 가수 효린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자주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사주가 보호하고 있는 반려동물 90여 마리는 집을 잃을 위기다. 지난 2013년 경기도 군포에서 화성시로 이전하면서 세운 보호소 시설이 불법이란 이유로 화성시가 철거를 요구한 때문이다. 화성시는 해당시설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내에 위치해 있어 철거대상이란 판단이다. 화성시는 유사주측에 연말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할 수 밖에 없다며 해당 시설을 철거하거나 용도를 변경해 허가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유사주 측은 지난해 화성시의 지적사항을 받아들여 새로 지은 보호소를 다시 불법 건축물이라고 철거 요구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사주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야생동물보호협회가 쓰던 축사를 유기견 보호소로 사용했지만 화성시 담당 공무원이 개는 가축이 아니라는 이유로 장소 이전을 요구해 지금 자리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이전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개는 가축으로 분류된다. 유사주 관계자는 “현재 있는 보호소는 원래 건물 위치가 불법이라고 화성시 지적을 수용해 작년 8월 새로 지은 것”이라며 “옮기라고 해서 옮겼는데 또 불법이라니 기가 막히다. 시청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지적사항이 달라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유사주측은 해당 시설을 ‘동물사육및보호시설’로 용도를 변경해 철거를 피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화성시 측이 현재 시설이 위치해 있는 곳이 농업부지여서 어떤 형태로든 동물사육은 불가능하다고 통보해 포기한 상태다. 화성시 관계자는 “유기견 보호소가 있는 해당 토지가 임야로 보존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전용해 사용하긴 힘들다”라며 “사회적으로 유기견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고 보호시설이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그린벨트 지역 내 모든 개발행위는 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유사주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것은 예산 뿐 아니라 주변에 민가가 없는 부지를 찾아야 하는 등 난제가 많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동물보호시설에 대해서는 동물보호법을 우선해야”유사주는 작년에 사용했던 동물보호협회 축사를 사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나 화성시의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사주 관계자는 “화성시가 지적했던 물건 적재 등 불법사항을 개선했지만 화성시가 명확한 이유없이 이조차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태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불법 개농장이 문제가 되다보니 공무원들이 반려동물을 축산법이나 환경법을 근거로 엄격하게 바라보 경향이 있다”며 “동물보호법상 지자체장이 민간단체에 동물보호운동이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활동을 권장하거나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하는 등 동물 보호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서 이를 근거로 유기견 보호소 같은 동물보호 시설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유기견 보호소에서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예인 효린. (사진=유사주 카페)
2018.08.22 I 손의연 기자
 바위가 된 선녀 셋...닿기 힘들어 더 끌리는 섬
  • [여행] 바위가 된 선녀 셋...닿기 힘들어 더 끌리는 섬
  • 울릉도 해안경관의 결정판 ‘삼선암’. 코끼리바위(공암), 관음도의 쌍굴과 함께 울릉도 3대 비경 중 하나다. 바다에 솟은 세 개의 바위 기둥으로, 높이는 각각 107m, 89m, 59m에 이른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동쪽 먼 심해선 밖의/한점 섬 울릉도로 갈꺼나/금수로 굽이쳐 내리던/장백의 멧부리 방울 뛰어/애달픈 국토의 막내/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청마 유치환의 ‘울릉도’처럼 울릉도는 먼바다에 솟아있다. 삼척 원덕에서 137㎞, 경북 포항에서 217㎞ 떨어져 있는 아득한 섬이다. 가는 길도 멀고 험하다. 뱃길로만 서너 시간이다. 변덕도 심해 길도 쉬이 내어주질 않는다. 동해의 거친 물살이 외지인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아서다. 그래서일까. 울릉도는 선뜻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여행지다. 하지만 찾아가지 않을 수 없는 섬도 울릉도다. 에메랄드빛 물빛과 해안 절경, 그리고 서남해안의 섬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품고 있어서다. 미지의 섬, 울릉도로 떠난다.울릉도 걷기 길 중 최고로 꼽히는 ‘행남해안산책로’.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 사이로 펼쳐지는 울릉도 해안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울릉도의 바다와 숲을 느끼다포항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도동항에 입도했다. 울릉도에서 가장 번화한 공간이다. 숙박시설이며 식당 등 대부분의 편의시설이 여기에 모여 있다. 이 선착장 뒤로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해안산책로가 있다. 바로 ‘행남해안산책로’다. 울릉도의 수많은 볼거리 중 단연 백미로 꼽 길이다. 선착장을 들머리로 촛대바위가 있는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약 2.6km의 산책로다. 1시간 30분이면 왕복할 수 있다.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 사이로 펼쳐지는 울릉도 해안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자마자 펼쳐지는 동해의 물결은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깝다. 예고도 없이 펼쳐지는 절벽과 동굴을 지나며 샛푸른 물빛을 보노라면, 마치 섬과 바다 사이에 흐르는 한 점 바람처럼 몸과 마음이 투명해진다.울릉도 걷기 길 중 최고로 꼽히는 ‘행남해안산책로’.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 사이로 펼쳐지는 울릉도 해안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울릉도 걷기 길 중 최고로 꼽히는 ‘행남해안산책로’.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 사이로 펼쳐지는 울릉도 해안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산책로는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도 휘돌아 가는 길이다. 자연동굴을 지나 쉼터와 낚시터, 그리고 약수터를 만나는 동안 아치형의 다리와 계단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갈매기가 날고 해안 식물들이 고개를 든다.그림처럼 펼쳐진 절경에 취해 있는 동안, 어느새 몽돌해수욕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각양각색의 둥그스름한 돌의 세상이다. 지나는 사람마다 바위에 하나씩 돌을 올려놓았다. 저마다의 기원을 얹은 돌탑. 누군가는 소망을 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근심을 내려놓았을 것이다. 바다를 향해 서 있는 돌탑의 뒷모습이 아슬아슬하지만 그 어떤 바람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길을 떠나 바다에 이르고 숲에 이르고 강에 이르며 돌아와 다시 떠날 채비를 하는지도 모른다.해안산책로가 끝 오른편에는 행남등대(도동등대)로 가는 길이 나온다. 등대에 오르면 저동항이 보이고 행남해안산책로와 이어져 저동 촛대바위까지 가는 또 다른 해안산책로가 해안을 따라 펼쳐진다. 여기서 계속 걷고자 하면 저동 내수전망대에서 북쪽 해안의 석포마을까지 가는 옛길이 있다. 울창한 살림으로 덮여 있는 울릉도의 또 다른 묘미를 즐길 수 있다.통구미마을의 거북바위. 멀리서 보면 거북 바위가 하나지만 가까이서 보면 방향에 따라 여섯마리부터 아홉 마리까지 보인다.◇울릉도 여행의 백미 ’울릉도 일주도로‘울릉도 일주도로 너머로 보이는 투구바위울릉도 섬 여행의 묘미는 울릉도 일주도로 드라이브다. 정확한 의미에서 아직 일주도로가 아니다. 내수전에서 석포(섬목)까지 약 4.7km에 달하는 구간의 차량운행이 불가능해서다. 도동항을 출발점으로 시계 방향으로 사동~통구미~태하~현포~친부 코스를 달려 섬목선착장까지만 갈 수 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는 저동을 거쳐 내수전까지만 갈 수 있다. 워낙 험한 지형에 도로가 나 있어 그 자체로도 훌륭한 구경거리다.가장 먼저 만나는 비경은 ‘통구미’다. 통구미는 한자어가 아니라 순우리말이다. 양쪽으로 높이 솟은 산 때문에 골짜기가 마치 긴 홈통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통구미 해안에는 거북바위가 있다. 거북 모양의 바위가 마을을 향해 기어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거북 모양을 한 바위가 하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보는 방향에 따라 여섯마리부터 아홉 마리까지 있다고 한다.대풍감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 해안 전경울릉도 북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태하로 한달음에 달려간다. 태하는 옛 우산국의 도읍지다. 여기서는 울릉도를 대표하는 경관 중 첫손에 꼽히는 ‘대풍감’을 만날 수 있다. 태하해변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한다. 여기서 15분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태하등대 옆으로 대풍감전망대를 만난다. 구멍 뚫린 바위를 가리키는 대풍감은 ‘세찬 바람을 기다리는 곳’이란 뜻. 예로부터 울릉도에는 배를 만들기 좋은 나무가 많아서 몰래 울릉도에 와서 배를 만들어갔는데, 새 배를 만든 뒤에는 대풍감의 바위에 닻줄을 묶고 바람을 기다렸다고 한다.전망대에 서면 발밑이 아찔하다. 그 위 난간에 기대서서 울릉도 해안을 품는다. 왼쪽에는 천연기념물 제49호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다. 대풍감 향나무는 가파른 절벽 위에서 바람을 견디며 자라 크기가 작다. 반대편으로는 울릉도 북쪽 해안 절경이 펼쳐진다. 학포마을과 현포, 그리고 노인봉과 송곳봉이 춤을 추듯 이어진다. 곁으로는 먼바다로 뻗은 수평선이다. 그 위에 코끼리를 닮은 코끼리바위, 일명 공암이 장난감처럼 떠 있다. 대한민국 10대 비경이란 찬사가 절대 아깝지 않을 풍경이다.울릉도 해안경관의 결정판 ‘삼선암’. 코끼리바위(공암), 관음도의 쌍굴과 함께 울릉도 3대 비경 중 하나다. 바다에 솟은 세 개의 바위 기둥으로, 높이는 각각 107m, 89m, 59m에 이른다.◇울릉도 절경 중 최고 ‘삼선암’다시 일주도로에 오른다. 현포~천부~섬목(석포)으로 이어지는 울릉도 북쪽 해안을 달릴 시간이다. 비밀스러운 야생섬의 속살을 맛볼 수 있는 구간이다. 현포마을이 한눈에 펼쳐지는 현포전망대를 지나 노인봉과 인사하고 천부에 닿는다. 저동항에서 출발한 버스의 종점이자 나리분지와 석포~섬목으로 향하는 버스의 출발점인 천부정류장이 이곳에 있다.도로가 끝날 무렵 울릉도 해안경관의 결정판인 삼선암에 닿는다. 바다에 솟은 세 개의 바위기둥이다. 코끼리바위(공암), 관음도의 쌍굴과 함께 울릉도 3대 비경 중 첫 손에 꼽힐 정도다. 높이는 각각 107m, 89m, 59m에 이른다. 삼선암에는 울릉도로 놀러 온 세 선녀에 얽힌 전설이 내려온다. 이 세 바위는 원래 세 선녀였다. 세 선녀는 가끔 울릉도에 내려와 목욕했는데, 막내 선녀가 호위를 위해 내려온 장수가 눈이 맞아 정을 나누고 있었다. 이에 격노한 옥황상제는 세 선녀를 바위로 만들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세 바위 중 나란히 서 있는 바위가 두 언니 선녀이고, 홀로 떨어져 있는 작은 바위가 막내 선녀라고 한다. 막내에 대한 옥황상제의 노여움이 제일 커 다른 바위와 다르게 이 바위에는 풀 한 포기 나지 않고, 외로이 떨어져 서 있다 한다. 막내 바위는 일선암이라 하며 가운데 부분이 갈라져 있어 가위바위로도 불린다. 다른 두 바위는 이선암, 삼선암이라 하며 합쳐서 ‘부부바위’라고도 부른다.도로는 섬목 선착장에서 끊어진다. 이곳에도 울릉도의 숨은 보물이 있다. 바로 관음도다. 독도와 죽도 다음으로 큰 울릉도 부속섬이다. 지난 2012년 보행 연도교가 세워져서 걸어서도 들어갈 수 있는 섬이다. 관음도는 3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울릉도와 관음도를 이은 연도교◇여행메모△가는길= 울릉도로 갈 수 있는 항구는 총 4곳이다. 경북 포항의 포항여객터미널, 강원도 동해의 묵호항, 강원도 강릉의 강릉항, 경북 울진의 후포항이다. 포항~울릉간 썬플라워호 편도 5만 7300원, 묵호~울릉간 오션플라워호, 씨플라워호 편도 4만 9000원, 강릉~울릉간 씨스타호 편도 4만 9000원, 후포~울릉간 우리호 왕복 4만 2100원이다.△먹을곳= 울릉도에는 독특한 음식이 많다. 별미인 홍합밥은 보배식당(054-791-2683)이 으뜸이다.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 천부리 만광식당(054-791-6004)은 꽁치 물회로 이름난 식당이다. 꽁치로 회를 떠서 물회로 내는데도 비린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도동의 우성회식당(054-791-3127)은 음식 솜씨가 돋보이는 맛집이다. 모둠회부터 오징어내장탕, 따개비밥 등 여러 메뉴를 내놓는다.△여행팁= 여행박사는 ‘비행기 타고 가는 울릉도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김포에서 대구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후 버스로 포항여객선터미널로 넘어가 배를 타고 울릉도에 입도하는 일정이다. 5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왕복 항공권, 항구로 이동하는 셔틀버스, 육로관광, 숙소 2박, 식사 4식 등을 포함해 34만1000원부터다.보배식당 홍합밥울릉도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인 ‘약소한우’
2018.06.15 I 강경록 기자
이제와 청춘이 희망이 다 뭐겠나…고릴라만 아니었다면
  • 이제와 청춘이 희망이 다 뭐겠나…고릴라만 아니었다면
  • 사석원의 ‘꽃’(2016). 험한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 가운데서 줄타기를 하는 고릴라. 양·염소·토끼를 끌어안은 그의 눈빛이 비장하다. “인생이란 항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이 시대 가장의 비애를 표현했다”고 작가는 말한다(사진=가나아트).[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지쳐 보였다. 시차 탓이라고 했다. 어디 먼 여행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 그는 시간 사이의 간격에 놓여 힘겨운 싸움 중이었다. 오전 11시. 몇 십 년을 뒤집힌 밤낮으로 살았다니 그럴 만했다. 그런데 말이다. 엉킨 시간 사이에서 힘들게 버둥거리는 건 비단 밤낮이 뒤바뀐 탓만은 아닌 듯하다. 맞다. 그이는 지금 역행하는 세월이 만든 시차를 감내하는 중이다. 이미 다 지난, 오래전 ‘바이바이~’했다고 생각한 옛 시절이 밀고 들어와 간격을 벌려놨다. 쉰여덟. 몇 십 년을 시간이 시킨 대로 살았을 터. 이 또한 이해가 됐다. 작가 사석원(58)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희망낙서: 청춘에게 묻다’를 열고 있다. 신작 40여점으로 꾸린 3년 만의 개인전에 그는 의아한 주제를 가져다 놨다. ‘청춘’이다. 사실 당황스럽다. 이런 건 그가 할 얘기는 아닐 줄 알았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희망이라니, 청춘이라니. 뒤를 돌아보기에 너무 많이 가진 건 아닌가. 그 의심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내가 가장 활발했던 그 시절,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하는지에 의문을 품었던 그 시절의 청춘에게 물어본 것을 그림으로 풀어냈다”고. 사석원의 ‘가족’(2018). ‘동물화가’와 더불어 ‘당나귀 작가’라고도 불릴 만큼 작가는 당나귀를 즐겨 그린다.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는 당나귀 가족을 ‘지우기 기법’으로 그렸다(사진=가나아트).그 청춘을 테마로 그는 동물원에나 가야 볼 법한 거대한 ‘동물의 왕국’을 역시 거대한 화폭에 펼쳐놓고, 지난 회오 또 앞으로의 희망을 애써 불러일으킨다. 예전부터 그가 즐겨 가져온 소재였던 호랑이·부엉이·소·닭·당나귀 등을 다시 소환해 청춘시절 에너지와 열망의 상징체로 해석한 거다. 돌아보면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점점이 기록한 노트에 의하면 ‘에너지와 열망’의 청춘만은 아니었다. 스무 살 그의 청춘은 “불안과 불온, 허기와 갈증. 취했고 늘 숙취에 시달렸다”고, 대학 졸업 무렵엔 “누가 청춘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대라고 그랬는가. 노인들이 부러웠다”고 썼다. 불과 몇 년 뒤인 서른 즈음 그는 “호주머니에 주먹을 쑤셔 넣은 채 흐느적거렸던 내 청춘의 끝물”이라고, 그 이후는 물음투성이다. “수평선에 태양이 눕고 내 청춘은 당나귀 타고 총총히 사라졌다. 스스로 물었다. 당신은 어른인가.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고릴라에서 어버지를, 가장을 봤다 사 작가를 수식하는 타이틀 중에는 ‘동물화가’가 있다. 그는 동물을 기가 막히게 잘 그리는 작가로 꼽힌다. ‘풍경’도 그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라지만 엄밀히 말하면 동물을 세우기 위한 배경일 뿐. 하지만 이번 동물은 유난스러웠다. 특히 고릴라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왜 하필 고릴라인가. 묘하게도 그는 고릴라의 어깨에 가장의 무게를 얹어뒀다는 건데. 가장의 삶을, 그들을 짓누르는 책임·의무감을 고릴라를 통해 봤다는 거다. “파도와 격랑에 맞서야 할 책임이 있는 듯하다, 가장의 삶에는.” 작가 사석원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희망낙서’에서 자신의 작품 ‘희생’(2016)을 설명하고 있다. 가장의 무게를 덧씌운 고릴라가 십자가에 매달린 채 폭포 같이 떨어지는 강한 물줄기를 막아서는 장면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험한 파도 앞에서 양·염소·토끼를 끌어안은 채 외줄타기를 하고(‘꽃’ 2016), 악어와 닭 등이 잔뜩 올라탄 배를 온몸으로 지켜내고(‘바람’ 2016), 십자가에 매달린 채 폭포 같이 떨어지는 강한 물줄기를 막아서기도 한다(‘희생’ 2016). 고릴라, 아니 어느 가장의 일대기가 이보다 더 적나라할까. 진지하다 못해 비장한, 처연하다 못해 측은한 그 눈빛 앞에서 사 작가는 “어른이 된다는 건 가장이 된다는 것”이라고 읊조렸다. 그 표현을 위해 그는 평소 쓰지 않은 세필로 ‘한땀 한땀’ 고릴라털을 고르기도 했다.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 우선은 아버지. 공적 사적 자리에서 굳이 감추지 않은 그의 아버지 상태가 그 하나다. “아들도 못 알아보는 치매환자로 수년째 병상에 계신다”고. 그 아버지를 지켜보며 아들은 자신이 점점 쇠락해 소멸해가는 걸 느끼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그 자신도 큰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전시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 것이다.” △뭉텅이물감 포기하고 ‘지우기 작업’ 수묵화의 필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사 작가는 그 필법을 비단 한지에 가둬두지 않았는데. 팔레트 없이 원색의 유화물감을 캔버스에 직접 짜내 올려 가공하지 않은 적나라한 생명력을 단단히 박아두는 거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가 서양물감을 뭉텅뭉텅 캔버스에 발라놓으니 이런 농담이 따라붙을 수밖에. “좀 사시나 보네요. 물감을 이렇게 원 없이 쓰시니.” 사석원의 ‘꽃과 당나귀’(2017). ‘동물화가’와 더불어 ‘당나귀 작가’라고도 불릴 만큼 작가는 당나귀를 즐겨 그린다. 화려한 꽃바구니를 짊어진 당나귀를 ‘지우기 기법’으로 그렸다(사진=가나아트).그런 사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내보인 가장 중요한 변화라면 두꺼운 물감의 입체감을 포기한 것, 이른바 ‘지우는 작업’이다. 물감을 짜내고 얹는 과정을 생략한 게 아니라 짜내고 얹은 뒤 죄다 긁어낸 거다. 나무틀로 밀어서 지우고 그 위에 엷게 덧칠하는 식이다. 물감 두께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채 마르지도 않은 그림을 내다 걸어야 했던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어찌 보면 이 과정까지 사 작가에겐 어떤 의식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라도 과거를 청산해보자는, 그래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길 테니까. “지운다고 다 지워지지도 않는다. 흔적도 남고. 하지만 그걸 바탕으로 다른 시도를 하자. 그게 희망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사석원 작가의 동물이 더욱 강렬해 보이는 까닭은 ‘정면’ 승부에 있다. 캔버스 앞에서 바로 뛰쳐나올 듯한 이들과 눈맞추기를 할 구도를 만드는 거다. 누구는 피해버린다는 정면구도를 그는 트레이드마크로 삼는다. 동양화 그중에서도 인물화로 등단한 것과 무관치 않단다(사진=가나아트).이렇게 ‘지워서’ 작업한 작품은 ‘고릴라’와는 좀 다르다. 그가 유독 좋아하는 당나귀가 꽃바구니를 싣고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꽃과 당나귀’ 2017), 산 같은 덩치에 뿔을 단 소가 순진한 눈망울로 정면을 응시하고(‘황소’ 2017), 비로소 자신의 세계와 시대를 만난 닭(‘왕이 된 닭’ 2018)과 부엉이(‘왕이 된 부엉이’ 2018)도 있다. 길이 1m를 넘긴 붉은 바닷가재(‘태평양’ 2017)는 덤이라고 할까.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공간’이 슬쩍 사라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 옛 고궁에서 동물과 달그림자를 함께 밟는다는 뜻의 ‘고궁보월’(2015)이나, 산의 심장인 전국 명산의 폭포를 찾아 헤맸던 ‘산중미인’(2012), 금강산의 사계절 풍경을 화폭에 옮겨온 ‘만화방창’(2007) 등 지난 10여년을 이어온 개인전 테마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사석원의 ‘태양과 호랑이와 여인’(2018). 원색적인 색감과 강렬한 필선으로 완성한 작가의 첫 누드작품이다. 청춘이란 테마로 그 시절을 돌아본다면 기꺼이 이해할 수 있는 야생성이고 열망이고 또 원초적 힘이라고 할까(사진=가나아트).‘희망낙서’의 마지막은 ‘누드’로 맺었다. 그의 그림에서 참 쉽지 않은 사람이고 여성인데 게다가 벗은 여인이라니. 그를 잘 아는 이들이라면 의아해하겠지만 청춘이라지 않나. 청춘이라면 이상할 것도 없다. 그래도 동물은 따라붙었다. 태양빛 아래 전라의 여인과 호랑이를 배치해 두곤 “지배하고 싶은 수컷의 본능을 표현했다”고 하니(‘태양과 호랑이와 여인’ 2018). 그 끝에서 사 작가는 “어떤 이유로든 그림을 못 그리게 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 덧붙인다.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계획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더 치열한 붓질을 해나가는 듯하다고. 그래. 그의 청춘앓이가 부디 덧나지 말기를, 여전히 호방한 희망세상에 제대로 안착하기를. 전시는 10일까지. 작가 사석원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희망낙서’에서 자신의 작품 ‘코뿔소’(2018) 옆에 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8.06.04 I 오현주 기자
⑫남북 이을 '오작교' 놔야하나…84만발 지뢰에 가로막힌 생명의 땅
  • [DMZ의 꿈]⑫남북 이을 '오작교' 놔야하나…84만발 지뢰에 가로막힌 생명의 땅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두 번 다시 나 같은 사고 피해자가 생기면 안됩니다.”2015년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로 중상을 입은 당시 하재헌 육군 하사가 사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하 하사는 DMZ 수색작전을 위해 통문을 열고 나가던 중 목함지뢰를 밟았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몰래 넘어와 매설한 것이었다. 이 사고로 그는 오른쪽 다리 무릎 위와 왼쪽 다리 무릎 아래를 잘라내야 했다. 함께 수색작전에 나섰던 김정원 하사 역시 목함지뢰의 폭발로 오른쪽 발목을 절단했다. 지뢰가 얼마나 비인간적 살상무기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강원 양구군 방산면 민간인통제선 이북지역의 두타연 계곡 가는 길목에 있는 폐기된 군 시설이다. 지뢰 매설 지대라는 경고문구가 붙어있다.◇지뢰지대 면적, 안양의 두 배…미확인 지뢰만 108만여 발최전방 지역은 말 그대로 ‘지뢰밭’이다. 남북한 군이 6·25 전쟁 이후 첨예하게 대치하면서 지상에 뿌리거나 땅속에 매설한 결과다. 경기도 연천부터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 비무장지대(DMZ) 일원을 돌아다니며 가장 흔하게 본 것 중 하나가 지뢰 경고 표식이었다. ‘지뢰’라고 쓰인 빨간 표지판과 철조망은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지나면서부터 DMZ에 이르는 곳곳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이중 사각형 표지판은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확인된 지뢰지대 표시다. 역삼각형 표시는 지뢰 유무가 확인되지 않은 미확인 지뢰지대임을 뜻한다. 우리 군이 매설한 지뢰는 M-14 및 M-16 대인지뢰와 M-15 대전차 지뢰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뢰지대는 총 1290여개소다. 면적은 약 112㎢로 안양시의 두 배 규모다. 이중 확인된 지뢰지대는 1070여 개소 약 18㎢ 정도다. 미확인 지뢰지대가 220여 개소 약 94㎢나 된다. 확인된 지뢰는 DMZ 내부 493개소에 40여만발, 민간인통제지역 232개소에 44만여 발이다. 미확인 지뢰까지 포함하면 100만여발 이상이 매설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民·軍 지뢰 피해 잇따라…지뢰 모두 제거하는데 489년문제는 지뢰에 의한 인명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호우나 산사태로 인한 지뢰 유실로 군사지역을 벗어난 곳에서까지 지뢰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2016년 강원도 양구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농경활동 중 대인지뢰를 밟아 부상을 입었다. 또 화천에서 경지 정리 작업을 하던 민간 덤프트럭이 대전차 지뢰를 밟아 폭발한 경우도 있었다. 지뢰금지국제운동(ICBL)의 한국지부인 ‘평화나눔회’에 따르면 전국에 민간인 지뢰피해자는 사망 230여명, 부상 360여명 등 590여명에 달한다. 이중 대부분이 강원도·경기도·인천광역시의 접적지역 주민들이었다. 분단 이후 전체 민간인 피해자는 100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지뢰는 사람 뿐 아니라 생태계도 위협하고 있다. 강원도 인제 군부대에서 만난 한 장교는 “야간 DMZ 매복 작전 중 동물들의 지뢰밟는 소리에 깜짝깜짝 놀란다”면서 “다리 한쪽 없는 고라니 등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우리 군 중서부전선 관측소(OP)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와 북한 지역 모습이다. 겉으로는 평온한듯 보이지만 이 지역에는 수많은 지뢰가 묻혀 있다.군은 매년 4억4000만원을 들여 10만~20만㎡의 면적, 500여개의 지뢰를 제거하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지뢰를 모두 제거하는데 489년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특히 현무암 협곡지대가 많은 중서부전선은 지뢰 탐지에 애를 먹고 있다. 현무암 성분에 철 산화물이 포함돼 있어 탐지기로 정확히 지뢰를 찾아내는 게 쉽지 않다. 이 경우 지뢰지대 개척장비인 ‘미클릭’ 등의 중장비로 땅을 파헤쳐 지뢰를 터뜨려야 하는데 환경 파괴가 뒤따른다. DMZ 내에는 북한군 지뢰도 수두룩하다. 북한군 대인지뢰는 목함(PMD-57)·수지재(PMN)·강구(BBM-82) 지뢰와 ATM-72·ALM-82 대전차 지뢰 등으로 알려져있다. 이 역시 군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휴대용 장비로 탐지가 어렵다. 목재와 플라스틱 등 비금속 지뢰이기 때문이다. ◇獨과 사정 달라…DMZ 일대 지뢰, 한꺼번에 제거 불가능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 남북한 사이의 DMZ도 독일의 옛 접적지역인 ‘그뤼네스 반트’(Grunes Band·녹색띠)와 같은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고 있다. 그뤼네스 반트는 독일 분단 시절 동독과 서독 경계 지점에 있던 1393km 길이의 DMZ다. 현재는 생태·역사교육과 관광의 장으로 변모했다. 과거 이 곳에도 130만개의 지뢰가 매설돼 있었다. 독일은 자유로운 왕래의 걸림돌인 이 지뢰를 통일 이전에 제거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설계도면을 기초로 지뢰를 매설했기 때문에 이를 회수하는 것도 비교적 쉬었다. 특히 퇴역 장병 등 지뢰 설치자들을 수소문해 이른바 ‘인간지도’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존 설계도면에 없는 지뢰 위치까지 대부분 파악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사정은 다르다. 우리 군 역시 지뢰지도가 있긴 하지만 무차별적으로 살포한 미확인 지뢰가 너무 많다. 지뢰를 제거하려면 DMZ 생태계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지뢰는 DMZ의 평화적 이용 문제의 딜레마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00년 남북한 경의선 철도와 도로 건설 과정에서 남쪽 지역에서만 3만6000여 발의 지뢰를 걷어냈다”면서 “DMZ 일원의 지뢰를 한꺼번에 제거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남북 간 협의에 따라 대상 구역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없애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2018.05.15 I 김관용 기자
 유채꽃·쪽빛 바다 어우러진 부산 바다를 걷다
  • [여행] 유채꽃·쪽빛 바다 어우러진 부산 바다를 걷다
  • 오륙도 해안산책로(갈맷길 2-2길)에서 바라본 오륙도 전망대와 오륙도[부산=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노란 꽃들이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유채꽃은 여행자들의 지친 심신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봄의 전령이다. 4월 부산은 유채꽃이 절정을 맞는다. 부산을 대표하는 유채꽃 명소 중 하나가 바로 남구 용호동에 자리한 오륙도 해맞이 공원이다. 오륙도 스카이워크 뒤편의 산자락에 조성한 작은 공원으로, 해안 절벽에 노란 유채꽃이 가득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일렁이는 유채꽃이 쪽빛 바다와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봄을 더 제대로 느끼려면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도 좋다. 오륙도 유람선 선착장에서 동생말까지 이어지는 4.7km의 걷는 길이다. 오륙도 전망대와 오륙도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 수천만 년의 비밀 품은 오륙도이기대 해안산책로는 오륙도 해맞이공원이나 동생말에서 출발할 수 있다. 들머리는 오륙도다. 남해와 동해를 구분하는 기준이 바로 여기다. 오륙도는 6개 섬으로 나뉘어 있다. 육지에서부터 차례로 방패섬, 솔섬,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이 이어진다. 오륙도라는 이름은 안개가 끼는 날이나 밀물일 때는 6개로 보였다가 썰물일 때나 맑은 날은 5개로 보인다 해 오륙도라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오륙도 해양공원에서는 2개의 바위섬만이 보인다. 길 초입의 안내판에는 ‘방패섬과 솔섬이 밀물 때는 둘로 나뉘고, 썰물 때는 하나가 되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다. 오륙도의 실체를 제대로 보려면 멀리 떨어져야 봐야 한다. 1740년 편찬한 동래부지 ‘산천조’에는 “오륙도는 절영도 동쪽에 있다. 봉우리와 뫼의 모양이 기이하고, 바다 한가운데 서 있으니 동쪽에서 보면 여섯 봉우리가 되고, 서쪽에서 보면 다섯 봉우리가 되어 이렇게 이름한 것이다”고 나와 있다.파도와 풍화작용으로 침식한 오륙도 해안의 모습이 바위섬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오륙도의 암석은 약 8천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이곳은 바다가 아닌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였다. 기후도 지금보다 따뜻한 아열대성으로, 건기와 우기가 뚜렷이 바뀌는 환경이었다. 강과 호수가 있었고, 이 땅의 주인들은 사람이 아닌 공룡들이었다. 하늘에는 익룡이 날아다녔고, 숲에는 거대한 초식공룡의 먹이인 걸씨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주변 산에서는 화산폭발이 종종 일어났고, 여기서 날아온 화산재와 암석조각들이 쌓이며 굳어져 현재의 오륙도 바위가 되었다.그렇다면 섬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다시 시계는 12만 년 전으로 돌아간다. 당시는 간빙기로 해수면이 지금보다 높았다. 오륙도 바위는 파도와 바람에 침식했고, 현재의 계단 모양의 지형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로도 이곳은 해수면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침식 작용을 반복했다. 이후 약 8천 년 전 빙하기가 찾아오면서 해수면이 낮아졌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다시 육지로 이어지던 시기였다. 오륙도도 육지로 바뀌어 침식과 풍화작용을 겪었고, 빙하기가 지나고 다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오륙도는 현재의 섬들로 남은 것이다. 물론 지금도 거친 파도에 조금씩 깎이고 있다. 오륙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륙도 전경섬 전체 넓이는 28.189㎡로 크지는 않다. 섬 앞으로는 구로시오 난류가 흐르는데, 그 속에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해양생태계의 보고다. 특히 보호 대상 해양생물인 게바다말,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야생동물 1급인 매, 환경부 보호 대상 생물인 섬향나무와 청정해역의 대명사인 부채뿔산호도 서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륙도와 그 주변 일대는 해양생태계 보전과 관리에 의한 법률 제25조에 근거해 2003년 12월 31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또 2007년 10월에는 국가 명승 제4호로 지정했다.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아름다운 경관과 더불어 다양한 부산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바로 오륙도인 것이다.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는 오륙도를 한층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무려 35m 높이 해안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나와 있다. 이 전망대에 올라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공포도 잠시, 구름 위에 떠 있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이기대에서 바라본 광안대교와 그 너머 빌딩 숲◇부산의 해안길 따라 봄을 즐기다스카이워크에서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고 본격적인 산책로 탐방에 나선다. 산책로를 따라 계단을 오르면 섬을 품은 바다 풍광이 한결 푸르고 넓어진다. 계단 중간에 조성한 작은 공원에는 수선화가 노랗게 피어파란 바다와 대조를 이룬다. 걷는 것을 싫어하거나,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여행자라면 이곳까지만 올라도 부산 바다를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언덕배기 전망대를 넘으면 길은 해안 절벽에 바짝 붙어 이어진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푸른 물결 넘실대는 바다 위로 해운대의 고층빌딩이 점점 가까워진다.여기서 조금 더 걸어 나가면 이기대 공원이다. 오랫동안 군사시설로 묶여있다가 1993년에 일반에 개방했다. 이기대라는 명칭은 1850년 좌수사 이형하(李亨夏)가 편찬한 ‘동래영지(東萊營誌)’에는 ‘좌수영 남쪽으로 15리(6km)에 두 명의 기생(二妓) 무덤이 있어 이기대라고 부른다’고 기록돼 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인근 수영성을 함락시킨 다음 축하연을 열고 있을 때 의로운 기녀 2명이 왜장을 술에 취하게 한 뒤 끌어안고 바다로 투신해 함께 숨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이기대가 아니라 ‘의기대(義妓臺)’라는 주장도 있지만,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이기대 해안 돌개구멍이기대 공원 산책로 곳곳에는 해안가로 나온 수십개의 평평한 바위와 기암괴석이 파도와 어우러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지층과 파도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해식동굴을 비롯해 공룡 발자국을 닮은 ‘돌개구멍’, 바다에서 바라보면 제주도의 전통 의상인 갈옷을 입은 모습인 ‘치마바위’ 등이 펼쳐진다.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가 돌개구멍이다. 해안가에 마치 공룡 발자국과 같은 둥근 모양의 웅덩이들이 여기저기에 발달한 모습이다. 이것은 바위 빈틈에 들어간 자갈이나 모래가 파도에 의해 회전하면서 조금씩 바위를 깎아내어 만들어진 것이다.◇여행메모△가는길= 오륙도 해맞이공원으로 가려면 부산지하철 2호선 경성대·부경대 역에서 내려 용호동 방면으로 23이나 131번 버스로 갈아타 오륙도 SK뷰 아파트 후문에서 내려야 한다. 반면, 동생말로 가려면 같은 지하철에서 내려 용호동 방향으로 20·22·24·27·39·131번 시내버스로 환승, 이기대 공원 입구에서 내려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더 편하게 다녀오려면 부산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레드라인과 블루라인을 이용하면 환승 등의 번거로움 없이 곧바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여행팁= 부산관광공사는 8일부터 11월까지 가이드와 함께 걷는 ‘갈맷길’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총 9개 코스 중 해안절경길(용호만~동생말~어울마당~이기대해안길~오륙도), 흙내음숲길(동대교~땅뫼산황토숲길~오륜대~상현마을), 강바람낙조길(낙동강하구둑~장림포구~아미산숲길&전망대~고우니생태길~다대포해수욕장) 등 3개 코스가 대상이다. 참가비는 식사비와 가이드 비용을 포함해 1만 원 선에서 책정할 예정이다. △먹을 곳= 기장 철마를 대표하는 음식은 ‘철마한우’다. 한우가 부담스럽다면 부산 동구 초량동 ‘원조불백’도 좋은 선택이다. 1986년 고(故) 권소선 씨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불고기백반을 볶아 만들어 오던 곳으로, 지금은 권 할머니의 손녀딸인 오재영 씨가 전통방식 그대로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부산 초량동 원조불백
2018.04.07 I 강경록 기자
 시간이 정성으로 쌓인 대숲을 거닐다
  • [여행] 시간이 정성으로 쌓인 대숲을 거닐다
  • 아홉산 숲의 탐방로 가운데 맹족죽 숲이 그야말로 수를 놓은 제일의 명소 ‘굿터’(제1 맹종죽 숲). 약 100년 전 중국에서 들여온 맹족죽을 처음 심은 곳으로 전해진다. 오랜 세월 마을의 굿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바로 이곳에서 영화 ‘군도’, ‘협녀, 칼의 기억’, ‘대호’가 탄생했다.[부산 기장=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어두컴컴하다. 대나무 숲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바람이 분다. 저마다 이야기를 주고받듯 댓잎이 바스락거린다. 울창한 대숲을 할퀴며 부는 바람도 깨끗하다. 하늘을 찌를 듯 늘어선 대숲을 자분자분 걷기만 해도 가슴 저 밑바닥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시름이 삽시간에 씻겨 내리는 듯하다. 부산 기장군 철마면 미동마을에 자리한 아홉산 숲. 문씨 일가가 400여 년에 걸쳐 길러낸 숲이다. 여기에는 분수도, 인공적인 꽃길도 없다. 다만 나무를 스쳐 가는 바람, 풀과 나무의 향기, 새들의 소리만 있을 뿐이다. 여기에 긴 세월 문씨 일가의 고된 노동의 흔적이 있다. 시간이 정성으로 쌓여 숲이 되었다. 대숲에는 봄바람이 가득하다. 바람 불어올 때마다 조심조심 소리 낸다. 되도록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 푹신한 흙을 밟고, 촉촉하게 습기 머금은 대숲을 거닐어본다.아홉산 숲 평지대밭◇수백 년의 세월이 기른 ‘아홉산 숲’부산의 청정지역 기장군 철마면. 그곳에는 4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명품숲이 있다. 철마면에서 정관읍으로 향하는 옛 도로변(웅천리 480번지)에 야트막하게 위치한 아홉산 자락 아래 남평 문씨 일가가 무려 9대에 걸쳐 지켜온, 그리고 지키고 있는 ‘아홉산 숲’이다. 금강송, 참나무, 편백, 대나무가 뒤덮고 있는 이 숲의 규모는 자그마치 52만㎡(15만7000여 평). 숲에는 아름드리 거목들이 울창하다.아홉산 숲 평지대밭잠시 숲이 가진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다. 이 숲의 시작은 임진왜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에서 살던 남평문씨 일가는 난리를 피해 철마면 웅천 미동마을로 옮겨와 숲을 가꾸기 시작했다. 일가는 이곳에 대숲과 금강송·편백숲·편백·참나무 등을 심었다. 지금껏 3~4차례 큰 위기도 있었다. 가장 큰 위기는 일제강점기였다. 일제가 군수물자 조달을 위해 집안의 쇠젓가락까지 공출해 가고, 그도 떨어지자 나무를 자르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일본 순사들은 아홉산 숲 뒷산의 나무를 베기 위해 들이닥쳤다. 이때 일가 어른이 일종의 ‘쇼’를 했다. 일부러 놋그릇을 숨기다 들킨 것이었다. 놋그릇을 뺏긴 어른은 조상들 제사를 어떻게 모시느냐며 땅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했고, 순사들은 놋그릇만 갖고 슬며시 도망치듯 집을 나갔다는 것이다. 문씨 일가는 아홉산 숲을 목숨처럼 가꾸고, 관리했다. 최근에도 큰 위기가 있었다. 숲을 관통하는 임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기장군은 ‘테마가 있는 임도’를 내걸고 홍보를 시작했고, 행락객들이 몰려들었다. 반세기의 고요를 간직한 아홉산 숲은 고기 굽는 냄새와 행락객들의 음주·가무로 몸살을 앓았다. 심지어 트럭을 몰고 와 대나무를 베어가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야생난은 자취를 감췄고, 희귀식물은 뿌리째 뽑혀 갔다. 결국, 문씨 일가는 아홉산 숲에 철조망을 치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2년여에 걸쳐 숲 주위에 둘레 2.5km의 철조망을 세웠다. 비용만 1억 5천만 원이 들었다. 숲은 조금씩 살아났다. 문씨 일가는 2003년 3월 숲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학술적 목적만 민간의 입장을 허락했다. 같은 해 9월 지난해 9월 아홉산 숲의 올바른 활용을 위한 ‘아홉산 숲사랑 시민모임 추진위원회’를 만들었고, 10여 년이 지난 2015년 3월부터 일반에 공개했다. 생태치유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 것도 이때였다. 일반에 공개한 지 3년. 다시 아홉산 숲은 고민에 빠졌다. 관람객이 늘면서 숲이 훼손되고 있어서다. 문씨 일가는 다시 관람객을 제한하는 방법을 생각 중이다. 그보다 관람객 스스로가 숲을 사랑하고, 아끼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아홉산 숲 매표안내소 앞 구갑죽 마당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희귀한 구갑죽과 100년이 넘은 배롱나무를 볼 수 있다.◇빽빽하게 늘어선 대숲을 걷다탐방로의 시작은 아홉산 숲 매표소부터다. 매표소 앞 계단을 오르면 구갑죽(龜甲竹)마당와 관미헌(觀薇軒)이다. 구갑죽은 나무껍질 문양이 거북 등처럼 생긴 대나무를 일컫는다. 1950년대 중국에서 일본을 거쳐 들여온 뿌리를 이식한 것이 작은 정원을 이룰 만큼 번졌다. 1990년대 중국과 본격적으로 교류하기 전만 해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홉산 숲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대나무였다. 구갑죽은 맹종죽과는 아주 다르다. 맹종죽이 길고 날씬하다면, 구갑죽은 짧고 굵다. 맹종죽은 고개를 꺾어 올려다봐야 한다면, 구갑죽은 무릎을 굽혀 낮은 자세로 봐야 한다. 스스로 겸손해지는 법을 깨우치게 하는 나무다. 구갑죽 정원 뒤편이 문씨 일가 종택 관미헌이다. ‘고사리조차 귀하게 여긴다’라는 뜻으로, 문씨 일가의 자연철학을 담았다. 60여 년 전 못을 전혀 쓰지 않고 순전히 아홉산의 나무로만 지은 한옥이다. 지금도 산주 일가와 직원들의 생활공간으로 쓰인다.부산 기장 아홉산 숲 바람의 길에는 개잎갈나무와 앵종죽이 양쪽에 마주보고 있다. 아홉산 숲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어서 바람의 길로 불린다.관미헌을 나와 본격 숲 탐방에 나선다. 관미헌 왼편 오솔길을 따라 조금만 발길을 옮기면 엄청난 규모의 대숲이 펼쳐진다. 대나무 중에서도 가장 굵은 맹종죽 숲, ‘굿터’다. 100여 년 전 중국에서 들여온 맹종죽을 처음 심은 곳이다. 오랜 세월 마을 굿터의 역할을 했다고 해 지금도 굿터로 불리고 있다. 이곳에서 영화 ‘군도’, ‘협녀, 칼의 기억’, ‘대호’의 명장면이 여기서 탄생했다.굿터를 나오면 아홉산 숲의 또 다른 자랑인 ‘금강소나무 숲’이다. 수령 약 400년의 금강송 군락이다. 아홉산 숲에는 무려 116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금강소나무 숲에서 조금 더 오르면 바람의 길이다. 깻잎 나무와 맹종죽이 양쪽으로 마주 보고 있다. 아홉산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다. 두 손으로 움켜쥐기 벅찰 정도로 굵은 대나무가 끝없이 이어진다. 연둣빛부터 시퍼런 초록빛까지 제각각의 색을 띤 대나무가 마치 하늘을 막으려는 듯 빼곡히 늘어서 있다.부산 기장 아홉산 숲 진달래 군락이 있는 꽃밭등을 거닐고 있는 방문객바람의 길 끝에 영화 대화 촬영 때 지은 서낭당이 있다. 여기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 길은 편백숲으로, 오른쪽 길은 평지대밭으로 이어진다. 평지대밭으로 향한다. 짙은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면 길을 지나면 다시 울창한 맹종죽 숲인 평지대밭이다. 약 1만 평 규모다. 아홉산 숲에서 가장 큰 맹종죽 숲이다. 1960~70년대 부산 동래지역 식당에서 남은 밥을 걷고 분뇨차를 불러 거름을 대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2016년 방영한 ‘달의 연인 보보경심’을 촬영한 곳이다. 바닥에서 솟구친 초록이 하늘까지 뒤덮어 볕이 들지 않는다. 빼곡히 들어선 대나무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코와 잎, 그리고 허파까지 모든 게 자동문처럼 열린다. 형언할 수 없는 신선한 공기와 대나무향이 온몸에 배도록 날갯짓을 할 정도다. 평지대숲을 한 바퀴 돌면 길은 다시 출발한 지점으로 되돌아온다.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숲속 산책이 짧게만 느껴진다.부산 기장 아홉산 숲 참나무 군락◇여행메모△가는 길= 부산 시내에서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타고 가다 기장 철마나들목에서 나와 곰내길을 따라가면 아홉산 숲이다. 대중교통으로는 부산지하철 1호선 노포역에서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2~3번 기장군 마을버스를 타고 미동마을에서 하차하면 된다.△잠잘 곳= 부산에서 숙소 선택권이 가장 넓은 곳은 해운대다. 해운대에서 가장 입지 조건이 좋은 곳이라면 단연 파라다이스 부산이다. 해운대해수욕장 최적의 자리에 호텔이 들어서 있어 객실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먹을 곳= 기장 철마를 대표하는 음식은 ‘철마한우’다. 한우가 부담스럽다면 부산 동구 초량동 ‘원조불백’도 좋은 선택이다. 1986년 고(故) 권소선 씨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불고기백반을 볶아 만들어 오던 곳으로, 지금은 권 할머니의 손녀딸인 오재영 씨가 전통방식 그대로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해운대구 좌동 재래시장 인근에 자리한 ‘달해’는 최근 부산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이곳에서 꼭 맛보아야 할 것이 있다면, 10년산 자연산 바위굴이다. 담백함은 물론, 입안 가득 풍미가 넘친다.부산 해운대구에서 최근 입소문이 자자한 달해의 ‘바위굴’
2018.04.06 I 강경록 기자
넥슨 야심작 ‘듀랑고’…시작부터 서버폭주·오류로 ‘진땀’
  • 넥슨 야심작 ‘듀랑고’…시작부터 서버폭주·오류로 ‘진땀’
  •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야심작 ‘야생의 땅:듀랑고’(듀랑고)가 시작부터 서버폭주 및 오류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충분한 해외베타테스트 기간을 거쳤고 사전예약자만 250만명에 달해 충분한 수요예측이 가능했던 만큼 넥슨이 대응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버하나로 시작…25일 정식 출시 첫날만 5번 점검듀랑고는 정식 출시 첫날인 지난 25일 서버 1개(아시아 알파)로 시작했다가 심각한 접속 지연 사태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28일 현재까지 4개의 서버(브라보·찰리·델타·에코)를 부랴부랴 추가했다. 하지만 정식 서비스 시작 나흘째인 28일 낮에도 알파서버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1시간이 이상의 대기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접속 지연 뿐 아니라 오류도 잦았다. 25일 오전 10시 최초점검을 시작으로 당일에만 긴급점검, 연장점검, 서버점검 등을 명목으로 5차례나 점검을 했다. 28일 오전에도 델타서버의 문제를 발견하고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듀랑고 이용자들은 넥슨이 최초 1개의 서버로만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최초 게임을 시작한 서버에서 기른 능력 및 경험치나 캐릭터 등은 다른 서버에서 활용할 수 없다. 다른 서버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최초 알파 서버를 사용해 능력치를 올린 이용자는 접속 지연에도 계속 같은 서버로 접속할 수밖에 없다. 또 듀랑고가 사전예약자만 250만명에 달했고 지난해 7월부터 해외에서 베타테스트를 실시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넥슨은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총괄 개발자인 이은석 PD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서버문제와 관련 “반년 넘게 실전 경험이 있어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쉽다. 이 같은 불만은 고스란히 앱스토어의 평가에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평점은 1.7점, 구글 플레이 스토어 평점은 2.2점이다. 접속 및 오류에 대한 불만글이 대부분이다. 이용자들이 듀랑고 접속 오류 사태를 패러디한 게시물(사진 = 듀랑고 공식홈페이지 캡쳐)◇‘미지의 땅 아닌 점검의 땅’ 비난…넥슨 “대응 최선 다할 것”사태가 심각해지자 총괄 개발자인 이 PD는 지난 26일 듀랑고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인구밀도 조절장치 △대기표 시스템 △인구밀도 △데이터베이스 부분 등에 문제점이 있음을 설명하고 사과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 이용자는 오류로 인해 게임 초기에 나오는 철도 장면을 수차례 되풀이해야하는 상황을 철도가 주요 무대인 영화 ‘부산행’을 빗대 ‘듀랑고행’이라고 패러디하고, ‘도대체 몇 번이나 열차를 타야 하나요’라고 공식 페이스북에 썼다. 또 다른 이용자는 “‘듀랑고:야생의 땅’이 아닌 ‘오류랑고:점검의 땅’”이라고 비판했다. 넥슨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용자가 게임을 즐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전예약자의 절반 정도가 실제 게임을 하는데 듀랑고는 사전예약자의 절반인 125만명을 훨씬 초과하는 이들이 첫날부터 게임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넥슨 관계자는 “서버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며 이용자들이 불편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듀랑고 전 서버의 완전한 정상화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2018.01.28 I 조용석 기자
  • [사설] 조류 인플루엔자 또 뚫리는가
  •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될 조짐이다. 최근 전남 나주와 영암의 오리농가에서 발생한 AI가 고병원성 H5N6형 바이러스로 확진됐다. 경기 안성, 충남 천안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도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고병원성 AI가 지난 11월 전북에서 처음 확진된 이후 자꾸 늘어나면서 전남, 제주, 경기, 충남 등으로 퍼지는 양상이다.지난해 겨울처럼 AI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번지며 심각한 피해를 입히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평창올림픽 개최지 인근인 양양 남대천변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점도 심상치 않다. 반드시 더 이상의 확산은 막아야 한다.해마다 겨울이면 AI로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돼버렸다.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특별방역대책에 들어가는 등 철저한 방역 태세를 갖췄다고 했지만 또다시 구멍이 뚫린 셈이다. AI가 계속 발생하는데다 피해도 더 커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의 방역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백신 투약, 가축 사육 총량제, 밀식사육 개선 등 사전예방 조치가 보다 중요하다. 신고 지체, 조기 출하, 현장점검 거부 등 일부 농가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다. 철새가 옮기는 AI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막기는 어렵지만 대응만 잘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시행착오는 이제 겪을 만큼 겪지 않았는가. 기존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2018.01.02 I 허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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