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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먼저 계절을 맞이하다, 보배의 섬 진도
  • 한발 먼저 계절을 맞이하다, 보배의 섬 진도
  • [경향닷컴 제공] 진도는 생명의 땅이다. 5월 싱그러운 바닷바람에 진초록 보리밭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풀숲에는 유채꽃과 노란제비꽃 등 들꽃들이 햇볕 아래서 게으름부리듯 하늘거린다. 싱그러운 연두색 신록이 대지를 감쌀 무렵 채소들은 여러 겹의 푸른색으로 진도를 물들이고 있다. 진도대교 때문인지 진도가 섬(島)이라는 사실을 깜빡 잊는다. 차안에서는 바다냄새가 맡아지지 않으니 더더욱 잊기 십상이다. 나지막한 산과 구릉, 간척지가 차장 밖으로 휙휙 지나가면 남도 어느 땅을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진도는 섬이다. 조선시대에는 유배지의 섬이었고, 진도대교가 놓이기 전에는 서울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노래 가락에 기대어 땅을 일군 사람들 ▲ 울돌목 녹진전망대에서 바라본 낮은 구릉과 들녘.&nbsp; &nbsp;“진도는 정이 붙는 섬이더라/진도는 정이 붙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섬이더라/진도는 정이 흐르는 흙이요, 물이요, 산이요, 들이요, 개울이요, 집들이요, 마을들이요, 농토들이요, 정이 출렁거리는 바다에 싸인 섬이더라/들리는 것이 육자배기요. 흥타령이요, 남도민요요, 바람이 판소리, 구름이 판소리(중략)…” ‘진도찬가(珍島讚歌)’라는 시를 쓴 시인 조병화의 진도 예찬이다. 진도에는 놀고 있는 땅이 없다. 땅 모양을 갖추고 있으면 사람들은 땅을 일구었다. 한 해 농사를 지어 삼 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름지다. 해산물뿐만 아니라 들녘에서도 먹을 것이 풍부하다 보니 고려시대 배중손이 이끄는 삼별초가 진도로 들어온 연유를 알겠다. 오늘날의 진도 모양새가 갖춰진 것은 일제시대부터 시작된 간척지 조성 때문이다. 지금은 대단위 평야지인 소포만, 군내 간척지 등 넓은 들녘 모두가 질펀한 서해바다 갯벌을 간척하여 조성한 땅이다. 향토사학자 박명석씨(63)는 “바다와 연계된 산과 산 사이를 방조제로 막아 논과 밭을 만들었다. 방조제 공사 이전에는 읍내까지 바닷물이 들어올 정도로 진도의 지대가 낮았다”고 말했다. 진도 사람들은 좋은 일 궂은 일 가리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 촌동(村童)조차 민요 한 가락 정도는 너끈히 읊을 줄 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오메!”하는 소리를 추임새로 넣으면서 한판 신명나게 어우러진다. 노래와 삶은 따로따로가 아니다. 노래는 삶과 일의 한 부분이다. 노래 가락에 기대어 괴롭고 힘든 노동과 삶의 애환을 견뎌낸 것이다. 전통 남종화의 산실 소치 허련의 ‘운림산방’ ‘진도에 가면 세 가지 자랑을 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첫째가 글씨, 둘째가 그림, 세 번째가 노래 가락이다. 그중 첫 번째 두 번째는 전통 남화의 대가 소치 허련(許鍊·1808∼1893)이 거처하던 운림산방(雲林山房)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의신면 첨찰산 아래 자리 잡은 운림산방은 그 이름처럼 산천이 수려하며 운무가 깃드는 그윽하고 유현한 곳이다. ▲ 영화 <스캔들 조선남여상열지사>의 배경이 된 운림산방. ‘소치’라는 아호는 스승인 추사 김정희가 내려 주었는데 이는 중국의 대화가인 대치 황공망과 빗댄 것이다. 추사는 소치를 두고 “압록강 동쪽에서는 소치를 따를 자가 없다”고 극찬했다. 시서화(詩書畵)로 당대를 휘어잡은 소치였지만, 1856년 스승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모든 것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운림산방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 소치가 말년을 보냈던 초가집은 새로 지은 건물들에 둘러싸여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세월의 깊이를 대신 말해주는 노송들이 정원을 지키며 서 있고, 연못에는 연꽃들이 꽃을 피워 올릴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 연못을 더욱 빛내고 있는 배롱나무는 고매함을 자랑하며 빈 몸으로 하늘을 바치고 있다. 운림산방과 쌍계사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첨찰산(485m)은 산행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5월부터 6월초까지 쌍계사 계곡을 중심으로 구실잣밤나무 꽃이 만발해 온 산이 금색물결을 이룰 때면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가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숲 터널을 이룬다. 정상은 아는 사람들만 찾는 일출 감상 포인트. 쌍계사에서 출발해 1시간이면 충분하다. 정상에 서면 다도해 수많은 섬들 사이로 새빨간 해가 타오르듯이 떠오른다. 서럽도록 아름다운 노을, 세방낙조 ▲ 자연이 빚은 예술품 세방낙조 전망대. 진도의 숱한 매력 가운데에 가장 눈을 홀리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세방마을 바닷가의 황홀한 낙조이다. 해질 무렵 섬과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일몰의 장관은 주위 하늘을 단풍보다 더 붉은 색깔로 물들인다. 중앙기상대가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로 선정했을 정도이니 더 말해 무엇 하리. 세방마을의 해안도로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시간에 따라 주홍, 선홍색 등 색깔을 달리한다. 해가 섬 사이로 조금씩 몸을 낮출수록 사람들의 탄성은 커져만 간다. 고운 노을을 흘린 해는 섬 뒤로 슬며시 감춘 듯싶더니 주저 없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다. “아∼” 누구의 선창도 필요 없다. 이구동성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다본다. 찾아가는 길 역시 불편하지 않다. 십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울퉁불퉁한 흙먼지 길을 적잖게 달려야 했지만 지금은 왕복 2차선의 번듯한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나 있다. 이 길 역시 ‘시닉드라이브코스(경관 좋은 도로)’로 빼놓을 수 없다. 도로 옆에 전망대가 있어 쉽게 ‘내 생애 최고의 낙조’를 볼 수 있다. 최근 뒷산 언덕에 제2전망대가 완성되면서 세방낙조 전망대를 찾는 사람들에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어디에 자리를 잡고 일몰을 기다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제1전망대의 경우 아기자기 모여 앉은 섬들과 태양이 어우러진 낙조의 전형을 즐길 수 있다. 제2전망대는 높아진 눈높이만큼 수평선과 태양이 맞닿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 신비의 바닷길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의 띠섬(모도) 사이 약 2.8㎞가 해마다 음력 2∼3월 보름쯤에 한차례씩 바닷길을 열어놓는다. 조수간만의 차이로 서서히 바다를 가르며 폭 30∼40m의 길이 드러나는데 그 현상을 보고 있으면 신비롭기 그지없다. 바닷길은 1시간여 동안 열렸다가 닫힌다. 이 바닷길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된 것은 1975년 진돗개를 구입하기 위해 진도를 방문한 주한 프랑스 대사 피에르 랑디씨가 이 현상을 목격하고 귀국 후 프랑스의 한 신문에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소개하면서 부터이다. 이후 국내 보도진이 몰려오고 일본 NHK-TV에 세계 10대 기적으로 소개되면서 매년 관광객으로 대 성황을 이루고 있다. ▲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신비의 바닷길. (진도군청 제공)치등(육계도)은 새벽 6시, 오후 6시 두 번 드러나는데, 이를 ‘물이 갈라진다’ 또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라고 표현한다. 치등이 드러나는 자연의 신비한 현상에 사람들은 난장을 벌인다. 물이 갈라지면 사람들은 치등에 들어가 맘껏 놀고 또 조개, 소라, 낙지, 미역, 톳, 청각 등을 채취한다. 진도에서는 매년 음력 2월말에서 3월초에 ‘신비의 바닷길축제’를 연다. 영등할머니 제사와 용왕제가 지역 주민들에 의해 먼저 열리고, 치등에서는 굿판이 벌어진다. 관매도·조도, 그곳에 가면 모든 게 풍경사진 ▲ SBS 드라마 <패션 70s>의 촬영지였던 관매도. (진도군청 제공) 진도 앞바다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다. 섬 하나를 지나면 또 다른 섬이 기다린다. 먼 곳에 있는 섬은 안개에 싸여 희뿌연 색을 띠고, 그보다 가까이 있는 섬들은 검은색, 배에 근접한 섬들은 검푸른 색이다. 깨알같이 많은 섬 중에서 관매도와 조도는 좀 더 특별하다. 진도 팽목항을 떠난 배가 1시간을 달려 관매도 선착장에 닿으면 맨 먼저 울창한 솔숲이 눈에 들어온다. 약 3㎞의 해수욕장 뒤편에 병풍처럼 둘려진 이 숲은 원래 방사림(防沙林)이었다. 숲에 대한 주민들의 남다른 정성 덕택에 이젠 50∼100년생의 아름드리 곰솔(해송)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해변의 송림 가운데는 국내 최대 규모다. 관매도해수욕장은 관매팔경의 제1경이다. 백사장의 경사가 느릿하고 파도도 잔잔한 편이다. 모래는 밀가루를 깔아 놓은 듯 부드럽고 편안하다. 파도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쉼 없이 백사장을 적신다. 나머지 7경은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돌면서 구경할 수 있다. 옛날에 선녀가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방아섬(남근바위), 옥황상제의 전설을 담고 있는 돌묘와 꽁돌, 높이 50m 바위벼랑 위에 놓인 하늘다리, 물이 들면 바닷물 위로 떨어지고, 물이 빠지면 자갈밭 위로 떨어지는 서들바굴 폭포 등이 눈길을 끈다. 조도군도의 어미섬인 조도도 천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다도해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조도 도리산(210m)과 하조도 돈대봉(230m) 및 등대, 한가롭고 자그마한 어촌들, 결 고운 모래사장과 송림이 어우러진 해수욕장들이 숨어 있다. 도리산 전망대는 차를 타고 편도나 다름없는 시멘트 길을 한참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관매도, 병풍도, 나배도, 대마도, 소마도 등 새떼 같은 섬들이 희뿌연 안개 속에 올망졸망 키 재기를 한다. &nbsp;▲ [도리산 전망대] &nbsp; 다도해를 한눈에 조망 도리산 전망대에 올라서면 하조도와 관매도, 병풍도, 나배도, 소마도, 관사도 등 새떼 같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nbsp;< 진도군청 >▲ [진도의 들판] &nbsp; 긴 겨울잠을 깨고 기지개를 켜는 들판 첨찰산 가는 길에 있는 진도기상대 부근에서 본 진도의 들판 모습. 익숙하고도 정겨운 한국적 풍경의 원형이다.&nbsp;▲ [하조도 등대] &nbsp; 다도해 밤바다를 지켜온 ‘불침번’ 조도군대를 지나는 배들의 길잡이인 하조도 등대는 1909년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 100년 안팎의 등대 가운데 몇 안 되는 유인등대이다.▲ [세방낙조] &nbsp; 지는 해를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 해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그 사이에 올망졸망 떠있는 섬들의 어우러진 경관이 이국적 정취를 자아낸다.&nbsp;< 진도군청 >▲ [이충무공전첩비] &nbsp; 이충무공의 넋을 담고 있는 비석 이충무공전첩비는 노산 이은상이 글을 짓고 진도 출신 서예가 소전 손재형 선생이 걸작의 글씨를 남겼다.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IC에서 빠져 영산강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를 타면 77번 국도와 만난다. 우수영을 지나면 바로 진도대교이다. 남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순천IC에서 빠져 2번 국도로 강진까지 온 다음 18번 국도를 이용하면 진도에 닿는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에 진도를 4회 왕복한다.(5시간30분 소요) KTX를 이용할 경우 목포까지 간 다음 목포-진도간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연락처/ 진도군 문화관광과 061-544-0151 진도군 시외버스터미널 061-544-2141 팽목항 061-544-5353, 061-542-5383∼5(조도, 관매도) 쉬미항 관광유람선 061-544-0075, 061-544-8500 맛집/ 옥천횟집/(구) 경찰서 옆. 자연산 회정식(4인기준 140,000원), 전복비빔밥(25,000원)을 잘한다. 재진관/군청 앞 공공도서관 바로 옆에 있다. 간재미 회무침(25,000원), 간재미 찜·탕(25,000원)을 전문으로 한다. 061-544-2419 한우리/진도초등학교 앞. 생등심(200g·20,000원), 생갈비살(200g·20,000원), 육회비빔밥(6,000원)이 맛있다. 061-544-0670 문화횟집/읍사무소 옆에 있다. 자연산 회(70,000원)와 장어탕(24,000원)이 인기메뉴다. 061-544-6007 숙박/ 별천지모텔/진도터널 지나면 왼편에 있다. 시설이 깨끗하다. 061-544-0069 로즈파크모텔/진도고등학교 초입에 있다. 061-544-7181 프린스여관/진도읍 실업고등학교 앞에 있다. 061-542-2251 더 많은 숙박정보는 진도군 문화관광 홈페이지(www.tour.jindo.go.kr) 또는 남도민박(www.namdominbak.go.kr)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 관련기사 ◀☞초록 숲의 아침이 선사하는 에너지선물☞"5월의 눈꽃, 신비한 세계로 오세요"☞월출산도 식후경,영암 ‘맛있는 길’
이어폰 꽂고 호수 한 바퀴… 나른함이 사라졌다
  • 이어폰 꽂고 호수 한 바퀴… 나른함이 사라졌다
  • [조선일보 제공] 눈부시게 쏟아지는 봄 햇살이 발과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요즘, 일산호수공원에 가면 천연색 세상을 만난다. 헤맬 염려 없어 맘 놓고 씩씩하게 걸을 수 있는 이 길엔 23일부터 '고양 국제꽃박람회'가 열려 즐거움이 커진다. 호수공원을 한 바퀴 도는 길은 평지인 데다 약간 단조로워 동행이 없다면 심심할 수 있으므로 휴대용 라디오나 mp3플레이어를 준비하면 즐거울 듯하다. ▲ 봄바람이 따스하다. 느릿느릿 해가 진다. 지도 들여다보기도 아까운 계절, 일산 호수공원 한 바퀴 돌며 봄에 취한 몸을 깨운다. 해뜰 무렵 호수에 비치는 '새 도시'는 단정해 보인다./조선영상미디어 &nbsp;◆정발산역 3번 출입구~고양교육청 주차장(1.1㎞/20분)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 3번 출입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간다. 돌계단과 편편한 샛길이 보인다. 샛길을 택한다. 조밀한 숲 속으로 들어서는 길이 아늑하다. 종합공연장 '아람누리'를 왼쪽에 두고 3분 정도 직진하면 운동기구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여기서 왼쪽 길을 통해 숲을 벗어나면 아람누리 뒤편 산책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깔끔한 길을 걷는다. 곧 오른쪽에 정자가 보인다. 정자 앞까지 간 다음 정자를 오른쪽에 두고서 밧줄로 경계가 쳐진 정면(전망대 반대쪽)으로 오른다. 얼마 못 가 T자 삼거리가 나오면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정발산 자락 흙길을 걷는다. 약 5분 후 사거리를 지나면 눈앞에 짙푸른 소나무가 터널을 이룬다. 소나무 터널을 지나 조금 더 걸으면 벤치가 있는 Y자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내려가 고양교육청 주차장이 있는 큰길까지 간다. ◆고양교육청 주차장~노래하는 분수대(2.5㎞/35분) 큰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아람누리 앞을 지나 정발산역까지 간 후 육교를 건넌다. 건너편은 커다란 건물들과 키 큰 가로수, 광장을 메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활기찬 '미관광장'이다. 미관광장을 가로질러 가는 길은 500m가 조금 못 되는 거리다. 원통이 9개 쌓여있는 구조물까지 간 후 광장 반대편 끝 오른쪽에 있는 구름다리를 오르면 커다란 호수가 눈앞에 들어온다. 다리를 내려가서 만국기를 지나 오른쪽으로 간다. 정지용 시인의 '호수' 시비(詩碑)가 보이면 그 옆에 난 초록색 산책로로 들어선다. 여기서부턴 호수공원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구름다리까지 돌아오는 길이다. 산책로에 들어선 후 장승이 서있는 첫 번째 갈림길에서 직진해 우레탄 길로 가다 갈림길이 나오면 노래하는 분수대 쪽으로 길을 잡는다. ◆노래하는 분수대~낙수교(2.6㎞/35분) 노래하는 분수대는 4·5·9·10월엔 주말·공휴일 오후 7시30분~8시30분, 6~7월 매일 오후 8시30분~9시30분 노래와 함께 색색 물줄기를 뿜는다. 노래하는 분수대에서 남쪽 끝인 낙수교까지는 '고양시 선인장 전시관', '화장실 전시관' 등 호수공원에서 가장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구간이기도 하다. 산책로를 따라 직진하다가 유리 온실로 된 선인장 전시관 직전에서 바닥에 '산책로'라고 쓰인 왼쪽 대각선 길로 들어선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호수교 아래 굴다리를 지나면 호수 최남단인 낙수교에 이른다. ◆낙수교~정발산역(2.1㎞/30분) 낙수교를 지나면 보도블록이 깔린 작은 광장이 나온다. 호수공원 둘레 3분의 2가량을 걸은 셈이다. 폭포광장을 가로질러 다시 자전거길 옆 초록색 산책로로 들어서서 걷는다. 꽃이 그려져 있는 호수교 아래 굴다리를 지나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다다르면 '종합관리사무소''제3주차장''꽃 전시관' 쪽인 오른쪽으로 간다. '고양 꽃 전시관''종합관리소'를 지나 오른쪽 작은 출구로 공원 밖에 나가 큰길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구름다리를 건너 다시 '미관광장'을 가로질러 직진하면 '정발산역'이다. ※GPS로 답사한 상세 지도와 정보는 travel.chosun.com/weekend와 인터넷 걷기카페 '길을 찾는 사람들'(cafe.daum.net/way.)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nbsp;●거리: 8.3㎞ ●시간: 약 2시간 ●출발점: 3호선 정발산역 3번 출입구 ●도착점: 3호선 정발산역 ▶ 관련기사 ◀☞흙으로 보석을 만들다, 이천 도자기 마을(VOD)☞지천으로 널린 산나물·야생화 ‘아라리의 지붕’☞갑판엔 왁자한 별빛, 올레엔 설레는 봄빛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야생화 ‘아라리의 지붕’
  •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야생화 ‘아라리의 지붕’
  • [경향닷컴 제공] 웅장한 육산의 풍모를 오롯이 간직한 가리왕산(加里王山)은 봄철 산행의 최적지로 꼽힌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회동리와 평창군 진부면, 북평면에 걸쳐 있는 해발 1561m의 가리왕산은 늘 이맘때면 온통 파스텔톤으로 채색된다. 능선을 따라 피어난 다채로운 야생화는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 가리왕산 정상에 오르면 인근 명산의 유장한 산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정선군 제공한창 물이 오르기 시작한 천연 활엽수림대는 부드러운 산줄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 탄성을 자아내고, 깊은 계곡의 폭포는 청량감을 더한다. 특히 5월이면 희귀한 약초뿐만 아니라 곰취 등 수십종의 산나물이 지천으로 널려 미각까지 자극한다. 많은 등산 마니아가 봄철 산행지로 가리왕산을 주저없이 택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고대 맥국(貊國)의 갈왕(葛王)이 난을 피해 은둔했던 곳이라 하여 갈왕산(葛王山) 또는 가리왕산(加里王山)으로 불린 산은 곡식을 차곡차곡 쌓아둔 ‘낟가리’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상봉, 중봉(해발 1443m), 하봉(1380.3m) 등 3개의 봉우리가 완만하게 이어져 있으나 자작나무, 구상나무, 마가목, 단풍나무 등 각종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뤄 초보자들이 오르기에는 다소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상의 빼어난 조망은 산행의 힘겨움을 일순간 잊게 만든다. 가리왕산의 정상인 상봉 망운대에 이르면 태백산, 계방산, 오대산, 두타산, 청옥산, 치악산, 발왕산, 노추산, 소백산 등 주변 명산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동해 바다의 푸른 물결도 볼 수 있어 금상첨화다. 발 아래로 드넓게 펼쳐진 운해는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한다.&nbsp;▲ 회동계곡의 맑은 물줄기가 이끼 낀 바위사이로 쏟아져 내리며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게다가 정상 평탄지대에 10m간격으로 세워진 3개의 돌탑과 간간이 눈에 띄는 주목군락도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은 언뜻 보아도 세월의 무게를 실감케 하고, 정상 표지석 옆에 자리한 삐뚠 돌탑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여유를 갖고 꼼꼼히 둘러보면 지역민들이 왜 가리왕산 8경 중 상봉 망운대를 으뜸으로 손꼽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산중 골짜기마다 끝없이 이어져 있는 깊은 계곡은 수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열목어 등 희귀어류가 다수 서식하고 있다. 이 중 단연 돋보이는 곳은 회동계곡이다. 기암괴석 사이로 맑은 계류가 힘차게 흘러내리는 계곡 입구엔 ‘가리왕산 자연 휴양림’이 조성돼 있어 가족과 함께 망중한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휴양림 매표소 우측엔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얼음동굴’도 있다. 수억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절리동굴로 여름철에도 찬바람이 나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길이가 약 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동굴 안쪽에는 삼복더위가 끝날 때까지 얼음이 차 있어 옛 사람들이 이를 많이 이용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이 밖에 가리왕산은 예로부터 산삼이 많이 나는 영산으로 알려져 심마니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곳이다. 중왕산과 상봉 사이 마항치엔 1723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강릉부삼산봉표(江陵府蔘山封標)’라 새겨진 비가 있다. 이는 일반인들의 산삼채취는 물론 출입을 금지시킨 것으로 조선시대 때부터 이곳을 산삼의 주산지로 여겼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여름에도 찬바람 쌩쌩…석회암 얼음동굴 매력 ▲ 정상 표지석 옆에 쌓여 있는 돌탑.‘아라리’의 고장인 강원 정선의 지붕으로 불리는 가리왕산은 규모가 크긴 하나 능선이 완만한 편이어서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등반시간은 코스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4시간10분~8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대표적인 등반코스는 △하안미 5리 백일동~상수도 취수원~안부~중왕산~마항치~1450봉~정상~중봉~회동리 얼음굴 매표소(8시간30분) △숙암리~장구목이골 입구~정상~오잠동 갈림길~숙암리(4시간10분) △휴양림 매표소~ 심마니교~절터~능선 갈림길~가리왕산~마항치~중왕산~1160고개~하안미리(6시간30분) △회동버스종점~어은골 입구~절터~능선~가리왕산~마치치~중왕산~1160고개~하안미리~버스종점(8시간20분) 등이다. 능선 종주 코스의 경우 산행시간만 8시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 식수를 준비해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스가 평이하나 중봉에서 가리왕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등반객은 접근성이 좋고 숙박이 용이한 점을 들어 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삼는다. 가리왕산 주변엔 산행 후 둘러볼 만한 곳도 많다. 휴양림에서 35㎞가량 떨어져 있는 정선군 동면 화암동굴은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개발된 테마형 동굴로 피서철엔 야간 공포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인근의 화암약수터는 탄산이온, 칼슘, 철분, 등 미네랄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위장병, 피부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을 동반했을 경우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아우라지를 방문하는 것도 좋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리왕산을 찾으려면 영동고속도로 진부 IC를 빠져 나와 오대천과 나란히 이어져 있는 405번 지방도로를 따라 정선방면으로 진입하면 된다. 대중교통의 경우 서울~정선 간 직행버스를 이용한 뒤 회동리나 숙암리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관련기사 ◀☞갑판엔 왁자한 별빛, 올레엔 설레는 봄빛☞“절정의 봄 축제에 빠져봐요” 전국 곳곳서 행사 다채☞"우리 다같이 원시인 한번 돼볼까?"
해장국으로 전국적 명성을 얻은 ‘불도저’의 거침없는 질주
  • 해장국으로 전국적 명성을 얻은 ‘불도저’의 거침없는 질주
  • [이데일리 EFN 이덕철 객원기자]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흔히 있는 스펙트럼이다. 특히 제 2의 종합예술이라고 불리는 외식업의 속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요즘 음식점의 구성요건으로 맛은 기본이다. 음식점 구성의 최상위 자리는 분위기가 차지하는 추세다. 여기서 압도하지 못하면 오감을 붙드는데 실패한다. 바야흐로 종합적 안목이 요구되는 시대다. 제주도행 비행기 안에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길 즈음 추자도와 한라산 눈발이 손을 흔든다. 곧이어 제주공항이다. 택시로 10여분을 냅다 달리고 나서 목적지에 다다랐다. 제주시 연동이다. 11월 중순, 편집국내로 제보하나가 날아들었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아주 멋있고 요리솜씨가 좋은 레스토랑 하나가 제주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아니 음식점이라기보다 하나의 예술적 작품 공간이라고 해석해도 좋다는 말을 곁들였다. 그러니 한 번 관심을 가져보라는 친절한 권유였다. 이런 유형의 소개에 익숙한 터여서 그냥 그러려니 한 것이다. 하지만 도착한 레스토랑 현장은 빼어난 공간배치와 예술적 조형미 그리고 도도한 기운이 압도하고 있었다. 예상이 너무 어긋났다. 아니 이런 데가 정말 있긴 있구나하는 감탄사가 다문 입사이로 새어나왔다. 우선 대지 7272.76m2(2200)평의 탁 트인 넓은 공간이 눈길을 잡는다. 그리고 이내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음식점 본채가 위용을 뽐내듯 다가선다. 황토로 건물 내외를 솜씨 좋게 마감해 예스러움이 넘실거린다. 볏짚을 걷어낸 옛날의 초가집들이 어깨동무하듯 들쭉날쭉 길게 75m 길이로 늘어선 조형미는 압권이다. ◇ 송이버섯 모양의 봉우리와 자연 조경이 압권 게다가 송이버섯 모양의 지붕 봉우리 6개가 하늘을 벗 삼아 높거니 낮거니하며 너그럽고 부드러운 선으로 연결된 풍경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그냥 두지 않는다. 더하여 눈길을 옆으로 이동하니 또 다른 장관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경관이다. ‘조경의 완성’또는 ‘국내 최고의 조경’이라는 찬사가 뒤따른다는 이곳의 자연 조경은 국내 굴지의 재벌회사 가족 별장과 사우디 왕실 정원을 3년간 맡아 조경한 조경전문가가 설계해 화제를 모은 역작이다. 생긴 모양새가 갖가지로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 자연석 하나하나를 올려 만든 폭포는 보는 이의 가슴과 눈을 후련하게 만들고 그 옆으로 돌아가는 물레방아를 보고 있노라면 지난날의 ‘연정’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산새를 따라 만든 나무계단과 이어진 산책로는 식사 후 편안한 쉼터의 공간으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만사형통과 행운의 최고상징으로 치는 대형 화산 관통석 2개는 명성이 자자하다. 화산이 터질 때 용암이 품었던 흙이 높은 열에 완전 연소해 생긴 구멍은 호기심을 유난히 자극한다. 현재 1억원을 주어도 팔지 않을 정도로 귀한 ‘명품석’이다. 그리고 늘 푸른 80여개의 소나무 분재와 현관 입구에 손님들을 배웅이라도 할 양으로 점잖게 서 있는 수십년 된 야자수도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진품들이다. 이 전체 자연조경의 가치만 해도 대략 10억원대를 훨씬 능가한다고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제주도에서 단층으로 가장 큰, 이런 풍광과 운치를 겸비한 음식점을 만든 이는 누구일까. 이런 스케일과 예술가적 경지에 이른 안목을 겸비한 이가 궁금해진다. ◇ 자연 조경 가치만 10억원대가 훌쩍 넘는 최고의 풍광 레스토랑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모두모두 모이세’의 총 지휘자 안국현 회장(55)이 미소로 마중 한다. 악수를 나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의 주고받는 첫 번째 스킨십이다. 악수는 마음의 전령사다. 따스함과 함께 고집스러움이 체온을 따라 이동해 온다. 그의 외모는 선이 굵다. 부리부리한 눈매에서 활달하고 시원스러움이 느껴진다. 안경의 렌즈를 뚫고 나오는 눈빛에서는 강인한 의지가 횡하고 지나간다. 안경의 테를 넘어서 오는 느릿한 눈빛은 생각이 많은 이들의 조심성이다. 안 회장의 직설적이고 순도높은 눈빛은 진정성이 녹아들어 있음의 반증이다. 불굴의 의지와 진정성은 어떤 장치물보다 강하다. 어느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 추진력의 소유자임을 단박에 일러주는 단초는 재지 않는 행동력이다. 그러다가 가끔 파안대소로 웃어 제치는 꾸밈없는 웃음에서 정감의 숨소리를 함께 듣는 건 행운이다. 실행력이 강한 이들의 눈빛은 곡선보다 직선을 선호한다. 그의 시선은 돌아가지 않는다. 그의 가식 없고 솔직담백한 행동과 어투는 이의 연장선상이다. 그는 주변에서 인정 많은 의리파로 통한다. 그의 주변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다. 그가 사업을 하면서 예사롭지 않게 보여주는 안목은 숱한 역경을 극복하고 남다른 도전으로 얻은 부산물이다. 그는 이미 예술적 가치가 높은 레스토랑인 ‘모두모두 모이세’에 앞서 ‘모이세 해장국’으로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이 뿐만 아니다. 그는 지금 ‘모이세 설농탕’ ‘모이세 유통’ ‘모이세 생산공장’등을 운영하고 있는 전문 외식 그룹의 수장이다. 그는 제주도 토박이가 아니다. ◇ 20세 후반에 시작한 가든이 훗날 음식점 기초가 될 줄이야... 그런데 어떻게 지금 제주도에서 이렇게 대형 외식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안 회장의 고향은 경기도 송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안에서 운영하는 꽃집과 조경 사업 일을 20대 중반까지 관여해왔다. 그가 훗날 사업을 하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는 나무, 조경, 자연석 등은 이 시기와 무관치 않다 그리고 그의 나이 20세 후반에 외식업과 인연을 맺는다. 조경을 곁들인 가든, 즉 가든형 고깃집의 구상이 그것이다. 지방에서 신개념격인 이 시도는 단박에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지역에서 가장 큰 826.45m2(250평) 규모의 가든으로 원두막 개념도 도입했다. 그의 남다른 발상은 20대 때부터 이미 발현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기발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그는 지역에서 주목받는 신세대 경영인으로 부상한다. 그리고 메인 메뉴인 갈비와 냉면이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한다. 하루 200만원의 매출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명성이 점점 쌓여가자 접대할 손님이 있으면 반드시 찾아야하는 음식점의 하나로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간단치 않은 문제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주방이 문제였다. 나이 어린 음식점 초보 사장이라는 것을 아는 주방장들은 제멋대로 하기 일쑤고 야단을 치기라도 하면 아예 무단결근하는 것은 예사였다. 단체 고객들의 주문을 받아놓고도 주방장하고의 마찰로 포기하는 사태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여기에다 경험부족에서 오는 경영부실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모험이었다. 그들의 성실성과 생활력을 아는 지인의 도움으로 2500만원을 얻었다. 99.17m2(30평) 규모의 매장에 3000원짜리 해장국을 메뉴로 내놨다. 지금 국내에서 둘째가라 하면 서러울 정도의 그 유명한 ‘모이세 해장국’의 탄생 비화다. 모진 시련 속에서 한 가닥 희망의 꿈을 안고 허허벌판에 모습을 드러낸 시기가 바로 15년 전인 1993년 3월이다. “‘모이세 해장국’을 오픈하니까 주위에서 다들 정신없는 사람들이라고 한마디씩 해댔다. 주변에 사람 사는 건물도 별로 없는 지역에 음식점을 내 놓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주변 환경이 변하지 않고 항상 똑같이 있으라는 법도 없고 맛을 좋게 하면 손님들이 그래도 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서민음식이 아닌가. 그래서 강행한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이 판단은 맞아 들었다.” 1년 동안은 말 그대로 가게 이름 알리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양념과 육수를 표준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맛있다는 해장국 집은 시간이 날 때마다 벤치마킹하러 다녔다. 무엇보다 모이세 해장국만의 특별한 맛이 필요했다. ◇ 허허벌판에 세워진 전설의 ‘모이세 해장국’의 비화 영업시간 3시가 끝나면 손님들의 의견을 들어 다시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1년쯤 되자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 맛이 모이세 해장국의 전매특허로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 해장국 맛이 특별하다는 입소문이 점점 제주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1년이 조금 지나서 일수 2500만원과 이자 5백만원을 다 갚았다. 3년 지나면서부터 모이세 해장국의 위력은 메가톤급으로 불기 시작했다. 제주도로 골프를 치러 오거나 여행 온 사람들은 한 번씩 들리는 코스가 될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매장 규모도 1년마다 확장했다. 옆 건물들을 잇따라 매입했다. 99.17m2(30평)의 매장이 661.16m2(200평)까지 확장됐다. 노형동 본점 매장은 확장할 때마다 이은 흔적이 4군데나 훈장처럼 남아있다. 일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매출이 예상을 넘길 때도 많았다. 이럴 즈음 주변에서 점포를 하나 내달라고 하는 간청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평소 안일한 자세로 현재에 안주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는 그렇지 않아도 또 다른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터였다. 바로 프랜차이즈 사업이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하면 잘 될 것 같았다. 혼자 체인사업에 관한 연구에 몰입했다. 책자를 만들었다. 안내책자, 소개서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의 불도저에 시동이 걸린 것이다. 일반 매체는 물론 TV 공중파에도 광고를 내 보냈다. ◇ 프랜차이즈 사업으로의 영역확대... 제주도에 한 때 18개 오픈 일주일에 4000만원의 광고료가 들어갈 정도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음식점으로 TV 방송에 광고를 내 보낸 건 그가 처음이었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적극적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그의 스타일 그대로 진행됐다. 제주도 지역에서 가맹점이 18개가 탄생했다. 이제 제주도는 좁았다. 그의 야망을 펼치기에는 부족했다. 한참 사세를 뻗어 나갈 즈음 IMF가 발생했다. 서민음식이라는 평을 듣는 해장국이어서인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IMF 당시 방문고객들의 꾸준한 증가로 최신식 기계들을 연이어 도입하는 계기를 맞는다. 30분에 60인분의 밥을 지어내는 자동로봇 기계의 구입이 그것이다. 이 기계는 모이세 해장국의 밥맛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일등공신이다. 알칼리 이온수 기계 역시 일본서 구입, 더욱 맛있는 해장국을 만드는데 일조한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진화된 모델을 찾아 지속적으로 사고의 보폭을 넓히는 그의 업무 스타일 덕임은 물론이다. 그는 적극적으로 가맹사업에 뛰어들면서 외연을 확장했다. 그의 강력한 추진력에 가맹점수는 계속 늘어갔다. 폭 넓은 시야에서 미리 총론을 설계한 후 각론을 조율하는 그의 업무 추진 스타일은 작고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연상케 한다. 그는 1998년 일명 ‘서울상륙작전’을 감행한다. 전국 브랜드로서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전이다. 지방 브랜드가 서울에서 프랜차이즈로 성공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남들이 침범하지 못한 영역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는 쾌감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느끼는 고단백희열이 아닌가. 서울 마포에 직영점 1곳을 내고 서울사무소를 개설했다. 서울에서도 대대적인 광고 전략을 펼쳤다. ◇ ‘서울상륙작전’감행도 가맹점들 이기주의에 일시 중단 가맹점 오픈지역이 제주도에서 서울, 부산, 천안, 인천, 원주 등의 지역으로 급속히 확대됐다. 한 때 50여개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가맹점들의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부족과 개인플레이, 물류공급망의 부족 그리고 본사의 서울 부재 등에 따른 어려움으로 가맹사업을 일시 중단하기에 이른다. 그 대신 직영점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기로 마음먹고 대전에 직영점을 오픈한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된 단독건물을 구입해 들어간 이 직영점은 약 2년간 운영한 후 예비창업자에게 양도, 양수해 주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한 발 물러선 안 회장은 2003년도 제주도 연동에 7272.76m2(2200평)의 대지를 구입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제주도의 풍광을 닮은 자연 조경과 음식점을 조성하기 위한 차원에서였다. 현재 예술적 가치와 뛰어난 작품성으로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는 ‘모두모두 모이세’가 바로 그것이었다. 한식전문점을 표방한 이곳은 모두 40여억원의 투자비가 들어간 대형 프로젝트 사업으로 6개월간의 조경공사와 1년간의 건축기간이 걸린 역작이다. 보쌈과 샤브샤브 위주로 영업해 오다가 안 회장의 구상에 따라 3개월 전에 접목시킨 정통 중국음식이 요즘 히트를 치고 있다. 북경오리와 딤섬, 수타 자장면 등이 인기다. 이 과정에서도 그의 집념을 읽을 수 있는 단초를 보게 된다. 최고의 전통 중국 요리사를 자신의 레스토랑에 앉히기 위해 중국을 수도 없이 왕래했다. 결국 삼고초려 끝에 10여년 경력의 국제호텔 요리사 3인방을 스카우트하는데 성공한다. 지금 북경식 중국요리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요인이다. ◇ 삼고초려한 중국 요리사 영입으로 중식 인기 날로 커져 고객들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인력이 부족해 요즘 또 다시 중국 출장이 빈번하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추가로 영입하기 위한 수순이다. “식사를 하러 오는 고객들은 식당의 규모와 야외조경 그리고 건축미에 대해 큰 감동을 받곤 한다. 그리고 언제 투자비를 회수하려고 이렇게 크게 짓느냐하며 묻는다. 음식을 팔아서 투자비를 회수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아마 시작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나무와 돌 등 자연을 좋아하다보니 외식과 접목시켜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6개월이면 해결될 건물을 세 번이나 부수고 다시 지었다. 물론 주위사람들은 다들 말렸다.” 나무에 관한 그의 비화는 과연 그럴까하는 경외심마저 들게 한다. 꽃이든 나무든 손안에 들어오면 거의 90%이상은 살려낼 정도로 달인의 경지에 있다. 가뭄 때도 그가 나무를 심으면 일주일내에 비가 온다. 마치 미리 알고 있는 양이다. 중국식 북경요리 도입도 주위에서는 손사래를 쳤다. 제주도에서는 안 먹힌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안 회장은 그의 안목이 어떤가를 보여주려는 양 시도했고 현재 인기리에 순항중이다. 특히 이곳은 외부의 뛰어난 풍광과 실내의 화려한 디자인 그리고 격조 있는 분위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가족단위 또는 연인들의 점유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0월 말경 ‘모이세 해장국’은 가격을 10년만에 1000원을 인상했다. 그러자 당장 당국에서 보자는 연락이 왔다. 모이세 해장국에서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소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니 제발 자제해 달라는 요지였다. ◇ 마지막 승부수, 직영 체인 60개가 목표 그만큼 모이세 해장국이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반증이다. 결국 다시 5000원으로 인하했다. 음식가격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정도로 유명세를 띠는 것이 바로 ‘모이세 해장국’이다. 안 회장은 요즘 이 같은 인기를 감안해 그동안 자제해 왔던 ‘모이세 해장국’의 직영점 체인화를 다시 시도하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가맹점 확장이 아닌 직영점으로 승부수를 띄우기로 궤도를 수정한 것이다. 목표는 60개다. 이와 함께 10월에 오픈한 99.17m2(30평) 규모의 ‘모이세 설농탕’도 같은 방식으로 체인화를 실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식자재 생산 공장을 991.74m2(300평) 규모로 마련해 놓았으며 별도로 약 3305.80m2(1000여평)의 모이세 유통 부지도 확보해 놓았다. 중년의 막바지에 또 다시 불도저를 가동시키고 있는 안 회장의 발걸음이 웬일인지 가벼워 보이는 건 순전히 그의 추진력과 성취에 대한 집념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녀서가 아닐까. 물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타고난 사업가기질도 큰 덕목이지만.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2009.03.30 I 객원 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땅, 무궁화의 고장 홍천
  •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땅, 무궁화의 고장 홍천
  • [경향닷컴 제공] 강원 영서내륙의 중심. 홍천에서 발원해 홍천에서 끝나는 맑고 깨끗한 홍천강과 백두대간의 원시림이 잘 보존된 청정지대다. 나라꽃 무궁화를 널리 보급한 충절의 고장. 청정성과 환경성, '생명·건강산업'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조선 초기의 문신인 서거정은 <학명루기>에 ‘홍천은 산과 물이 둘러있고, 깊고 궁벽한 곳에 있으면서 잘 다스려졌다’고 썼다. 그러나 이제 홍천은 더 이상 깊고 궁벽한 곳이 아니다. 4차선으로 넓어진 44번 국도와 남북을 잇는 중앙고속도로가 홍천을 통과하고, 수도권과 동해안을 잇는 동서고속도로도 올해 개통 예정이다. 홍천에 들어서면 곳곳에 '새로운 변화, 생동하는 홍천'이라는 광고판이 서 있다. 동쪽 서쪽의 말과 기후가 다르다 강원도 영서 내륙의 중앙에 자리한 홍천군은 전국 기조자치단체 중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한다. 서울특별시의 3배 넓이이며 강원도의 10.7%에 달한다. 홍천은 동쪽은 높고 서쪽으로 가면서 점차 낮아진다. 산지가 군 전체의 87%를 차지한다. ▲ 홍천강 대진교 주변. 여름에는 강마을을 찾아오는 피서객들로 붐빈다. <홍천군청> 홍천은 서울에서 가까운 강원도 땅이면서도 ‘근대화’ 바람은 가장 더디게 불었다. 그동안 홍천은 동해안으로 가는 통과 지점이었다. 주민들이 “동서 300리”라고 말하는 홍천은 지리상으로도 영동과 영서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같은 고장인데도 기후가 다르고 말이 다르다. 백두대간 험산준령에 기대고 사는 동쪽 사람들은 거센 영동지방 사투리를 쓰고, 서쪽 사람들은 부드러운 경기도 말씨에 더 가깝다. 동쪽과 서쪽의 표고차 때문에 기후도 5℃ 이상은 차이가 난다. 홍천은 고구려시대 벌력천현이었다. 통일신라시대에 녹효현이라 했으며, 고려시대에 홍천현이 됐다. 동쪽은 양양군과 강릉시, 서쪽은 가평·양평군, 남쪽은 횡성·평창군, 북쪽은 춘천시와 인제군에 각각 접한다. 서석면 검산리 미약골에서 발원해 홍천 중앙부를 지나 북한강 청평호로 흘러드는 홍천강은 예부터 홍천의 가장 큰 젖줄이자 영동과 영서를 잇는 수운(水運)의 요충지였다. 주민들은 “홍천강은 다른 지역의 물이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청정1급수”라고 자랑한다. 홍천읍을 중심으로 상류지역은 화양강, 하류지역은 홍천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홍천강은 북한강 수계에서 자연 하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강이다. 수산, 반곡, 모곡, 마곡, 개야, 남노일 등 강촌마을 ‘유원지’들은 깨끗한 물에 풍성한 모래밭, 자갈밭이 있어 여름철 ‘강수욕장’으로 인기가 높다. 도시를 벗어나 잠깐 사이에 이런 강마을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우리 시대에 누릴 수 있는 마지막 행운일지도 모른다. 이곳에도 곳곳에 대규모 펜션이 들어서고 있다. 홍천강변 서면 팔봉리에 솟은 팔봉산(327.4m)은 여덟 개의 바위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팔봉산 제2봉에는 칠성당과 마을 서낭신인 홍씨, 이씨, 김씨 부인을 모시는 삼부인당(三婦人堂)이 있다. 이 당집에서 매년 음력 3월15일과 9월9일에 당굿을 한다. 400년 역사의 당굿을 보기 위해 무당과 무속연구가들이 모여든다. 보리울 마을에서 무궁화로 피어난 남궁억 ▲ 가칠봉 삼봉약수. 치병 효과가 뛰어난 신비의 약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홍천군청>홍천강 하류의 서면 모곡리 보리울 마을은 나라꽃인 무궁화의 성지다. 일제 강점기 때 독립 운동가이자 교육자, 언론인이었던 한서 남궁억(1863-1939) 선생은 1918년 향리인 이 마을로 낙향해 모곡교회와 모곡학교를 짓고 교육에 힘쓰는 한편 무궁화를 전국적으로 퍼뜨리는 데 힘썼다. 1933년 체포됐다가 2년 뒤 병으로 석방됐지만 77세인 1939년에 사망했다. 보리울에는 한서기념관과 무궁화동산이 들어서고, 초기의 예배당이 복원돼 있다. 홍천군은 해마다 가을에 남궁억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는 한서문화제를 열고 있다. 홍천군의 캐릭터와 심벌마크도 무궁화 꽃을 형상화했다. 2008년 산림청에서 ‘무궁화 메카 도시’로 선정한 홍천군은 주요 도로변에 무궁화를 본격적으로 심을 계획이다. 홍천이 자랑하는 인물 가운데 또 한 사람이 최승희(1911-1967)다. 우리나라가 배출한 세계적인 춤꾼인 최승희는 남면 제곡리 안말에서 태어났다. 최승희 춤 정신의 계승을 위해 해마다 최승희 춤축제를 연다. 불교문화가 살아숨쉰다 홍천군은 팔봉산과 함께 가리산 미약골, 금학산, 가령폭포, 공작산 수타사, 가칠봉 삼봉약수, 용소계곡, 살둔계곡을 ‘홍천9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서면 팔봉리에 들어선 대명비발디파크가 스키장을 비롯한 사계절복합레저휴양단지로 외지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 희망리 삼층석탑. <홍천군청> 신라의 원효대사가 창건한 수타사는 동면 덕치리 공작산(887m) 자락에 있다. 조선 세조 때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을 합해 편찬한 <월인석보> 제17권, 18권이 사천왕상 복장유물로 발견되면서 유명해졌다.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적광전(강원도 유형문화재 17호)은 수타사 중심 법당으로 내부 장식이 정교하고 아름답다. 동종(보물 제11-3호), 홍우당부도(강원문화재자료 제15호), 후불탱화 등 수많은 문화재가 간직돼 있다. 월인석보 초간본은 수타사 성보박물관인 ‘보장각’에 있다. 홍천은 강원도 산간 지역 치고는 문화재가 많은 편이다. 홍천의 동부 지역인 내촌면 물걸리 절터에는 통일시대 시대의 삼층석탑(보물 제545호)이 서 있다. 석조여래좌상(보물 제541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542호), 대좌(보물 제543호), 대좌 및 광배(보물 제544호)는 보호각 안에 보존돼 있다. 불교 미술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문화재들이다. 그러나 도로는 물론 진입로에도 안내판 하나 없어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현재 보호각 보수공사중인데 관리인도 없이 공사가 중단돼 화재와 도난의 위험으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사지와 샛길 하나로 경계를 지은 민가에서는 개가 사납게 짖어댔다. 입구에 마련된 화장실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물걸리사지는 답사객을 위한 편의시설은커녕 유적지로서의 면모를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물걸리 동창마을은 3·1만세 운동 때 낫과 호미로 무장한 여덟명의 열사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자주독립을 외치던 곳이다. 이들 ‘팔열사’를 기리는 기미만세공원과 팔열중학교가 그곳에 있다. 홍천읍 사무소에는 전형적인 고려시대의 석탑인 희망리 삼층석탑(보물 제79호)과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보물 제540호)이 옮겨져 있다. 이 보물들도 제자리를 지키지 못한 채 읍사무소의 ‘정원석’ 노릇을 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원래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홍천읍 희망리 당간지주(보물 제80호) 역시 주택과 소음에 묻혀 있다. 청정성과 환경성에서 새길 찾는다. 화천면 말고개는 6·25전쟁 초기 밀물처럼 쳐들어오는 인민군의 탱크를 국군이 맨몸으로 막았던 현장이다. 북방면 화동리에는 부하가 실수로 중대원이 모여 있는 곳에 수류탄을 떨어트리자 자신의 몸을 던져 중대원 100여 명의 생명을 구한 강재구(1937-1965) 소령을 기리는 강재구공원이 있다. 홍천은 한때 12만 명의 인구로 시 승격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인구는 7만 명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홍천은 지역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레저시설 확충, 공장유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 위주 정책은 주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최근 홍천에는 10여 개 이상의 골프장이 추진되고 있다. 골프장 예정지인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 일원에서는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서식지, 멸종위기 식물인 삼지구엽초 군락지가 발견됐다. 주민들은 골프장건설반대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반대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홍천은 최근 들어 생명·건강산업도시를 미래 홍천의 테마로 홍보하고 있다. 농업군에서 탈피, 산업군으로 전환하는 시발점 역할을 생명·건강산업에서 찾겠다는 전략이다. 2008년 우리나라 최초로 ‘생명·건강과학관’을 개관했다. 생명·건강과학관은 4D영상관, 건강생활관, 생명관, 물관, 체험학습관 등을 갖추고 있다. 홍천읍 연봉리 일대를 생명·건강산업 연구단지로 지정하고 연구센터와 과학관 건립, 관련 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홍천 메디칼허브연구소, 서울대학교 시스템 면역의학연구소, 화진화장품 공장 및 연구소 등이 들어서게 된다. 홍천의 특산은 청정성과 환경성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다. ‘홍천강 수라쌀’ ‘늘푸름 홍천한우’ ‘홍천 찰옥수수’ ‘6년근 홍천 인삼’ ‘홍천잣’을 5대 명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축산분야 블루오션 사업으로 ‘늘푸름한우’와 ‘산우리흑돼지’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산우리 흙돼지는 전국 최초로 재래돼지 품종으로 인정받아 최근 한국종축개량협회로부터 재래돼지 ‘혈통등록증’을 교부받았다. 땅이 넓고 고을마다 환경이 다른 만큼 홍천의 특징을 한마디로 딱 집어내기는 어렵다. 궁벽한 은둔의 땅에서 접근성에 따른 환경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주민들은 서울∼양양간 동서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개발 기대에 부풀어 있다. 실제로 수도권과 1시간 거리로 단축돼 인적·물적 교류의 증대로 지역 성장 동력의 한 축이 될 것이다. 이런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사람의 온기와 푸른 산, 맑은 물을 지켜낼 수 있을까.&nbsp;&nbsp;▲ [무궁화] 무궁화의 성지 홍천이 ‘무궁화 메카 도시’로 선정되면서 앞으로 거리를 무궁화로 뒤덮을 계획이다. < 홍천군청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 [기미만세상] &nbsp; 팔열사를 기리며 물걸리 동창마을의 팔열사 기미만세탑. 이들을 기리는 팔열중학교가 있다.가는길 수도권에선 양평 지나는 44번 국도를 이용한다. 영남지방에선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홍천 나들목으로 접근한다. 충청·호남지방에선 대전~진주간 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등을 이용해 영동고속도로∼만종 분기점∼중앙고속도로(춘천 방향)∼홍천 나들목을 거친다. 홍천강 하류의 모곡유원지, 팔봉산관광지 등으로 접근하려면 44번 국도 양평군 단월면 소재지에서 ‘대명비발디파크’ 이정표를 따라간다. 버스는 서울 상봉터미널(1시간 40분), 동서울터미널(1시간 50분)에서 출발한다. 연락처 홍천군 문화체육과 033-430-2358 홍천군 농업기술센터 033-434-2219 홍천군 경제관광과 033-430-2350, 팔봉산관리사무소 033-434-0813 맛집 홍천원조화로구이/44번국도를 타고 양평에서 홍천으로 가다 홍천읍 못미처에 양지말 화로숯불구이촌이 있다. 각종 야채와 토종벌꿀을 적당히 섞어서 만든 고추장 양념을 돼지고기와 더덕에 발라 2시간 정도 재워서 구워낸다. 033-435-8613 홍천강 민물매운탕/북방면 상화계리에 있다. 홍천강 유원지에는 매운탕을 하는 집들이 많다. 대부분 빠가사리, 꺽지, 메기, 모래무지, 피라미 등으로 매운탕을 끓여낸다. 033-435-8951 느티나무집/수타계곡 들머리에 있다. 매운탕 요리로 유명한 집이지만 강원도 전통 감자 옹심이를 잘한다. 033-436-6292 숙박 비발디파크/스키장, 콘도, 골프장 오션월드 등 부대시설이 다양하다. 033-434-8311 공작산휴양림/2002년에 개장한 사설 휴양림. 033-434-4987 홍천펜션협회/홍천강변 등지에 새로 지은 펜션이 많다. 016-812-0098 가리산휴양림/두촌면 천현리에 있는 자연휴양림. 홍천군에서 관리한다. 033-435-6034 ▶ 관련기사 ◀☞섬진강을 가슴에 담고 즐기는 자전거 여행☞진해 군항제 들러 대금산 진달래 볼까☞노란 물감 풀어놓은 듯… 산수유 세상 열렸네
어머니의 넉넉한 품 같은 한반도의 배꼽 철원
  • 어머니의 넉넉한 품 같은 한반도의 배꼽 철원
  • [경향닷컴 제공] 철원은 마치 어머니의 포근한 품 같다. 어머니산(오리산)의 자궁 같은 평야와 탯줄 같은 강(한탄강)이 엮어낸 조화이겠지. 온갖 세상 시름에 젖어 녹초가 된 사람이라면 철원의 품에 안겨보라. ‘철의 삼각지대’. 어릴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한국전쟁의 상징어가 바로 ‘철의 삼각지대’이다. 한국전쟁 당시 벤플리트 장군이 “적의 생명줄인 철원-평강-김화의 ‘철의 삼각지대(Iron Triangle Zone)’를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힌 후 얻은 이름이다. ‘악마의 혓바닥’ 395m 야트막한 야산을 두고 피아간 1만7000여 명의 사상자를 냈고 수없이 고지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백마고지 전투의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이밖에도 피의 500능선, 김일성고지(고암산·780m), 오성산, 저격능선, 낙타고지, 아이스크림고지 등 피어린 전투의 상황을 짐작하는 각종 접전지가 모여 있다. 철의 삼각지대 꼭짓점에 해당하는 평강고원(북한 땅)은 미군이 핵무기 가상 표적으로 삼았던 곳이다. ▲ 백마고지 한국전쟁 때 피아간 혈투를 벌인 백마고지. 오른쪽에 김일성고지, 피의 500능선이 보인다. 지금도 철원을 답사하다 보면 어디에선가 훈련장에서 쏘아대는 총포 소리가 농촌의 적막을 깨버린다. 민통선의 북상으로 지금은 한결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도로 곳곳마다 군 초소가 민간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시원스레 뚫린 도로 양 옆에 아무렇게나 넘어진 아름드리나무가 즐비한 울창한 숲은 실은 ‘악마의 혓바닥’이다. ‘지뢰’라고 쓴 빨간 표식과 철망은 이곳이 계획 지뢰지대 또는 미확인 지뢰지대임을 알려준다. 공산 치하의 산물이라는 노동당사와, 남과 북의 공법이 함께 조화를 이룬 승일교, 금강산 전기철도의 시발점인 철원역, 그리고 끊어진 금강산철교 등은 흔히 알려진 분단-전쟁-냉전의 산물이다. 휴전선을 반으로 가른 태봉국 도성의 흔적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제대로 맛보려면 평화 전망대에 올라보라. 전망대 왼쪽으로 나무를 따라 쭉 이어진 윤곽이 어렴풋 보인다. 그것은 1100년 전 대동방국의 기치를 내세운 궁예의 태봉국 도성 흔적이다. “외성 12.5㎞, 내성 7.7㎞에 이르는 저 태봉국 도성은 군사분계선을 딱 반으로 가르고 있어요. 거기에 서울~원산을 잇는 경원선 철도가 도성의 동서를 가르고 있고….”(이우형 한국국방문화재연구원 연구원) 하지만 철원을 두고 단순히 분단과 전쟁의 아픔만을 떠올린다면 그것은 좁은 소견이다. 다시 철원 평화전망대에 올라보자. 우선 선입견을 깨자. 흔히 최전방 철책선이라 하면 첩첩산중에 놓인 고지일 것이라는…. “한국전쟁 때 왜 양측이 저렇게 얕은 고지(백마고지)를 놓고 사생결단을 벌였을까요. 주요 병참선인 3번국도와 경원선 철로를 확보하려는 뜻도 있지만, 무엇보다 서울면적(605㎢)보다 훨씬 넓은 약 650㎢(2억 평)에 달하는 거대한 철원평야를 차지하려 했던 겁니다.”(이우형씨) 호연지기를 맛보려면… 그렇다. 누구든 세파에 찌든 가슴을 단번에 풀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맛보려면 철원으로 오라. 그리곤 평화전망대나 승리전망대에 올라보라. 분단-전쟁이라는 선입견은 그저 양념으로만 맛보고…. “저 너머 북쪽을 보면 끊임없이 펼쳐지는 평강고원이 보입니다. 철원평야는 해발 220m 정도인데, 저쪽 평강고원은 330m 정도니까 까마득한 곳에서 조금 높게 보입니다.”(이우형씨) 그 밑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대평원, 즉 철원 홍원리와 월정리, 평강 가곡리를 아우르는 풍천원 들판이 바로 905년 궁예가 대동방국의 기치를 들며 도읍지로 삼은 곳이다. 철원평야의 남동부는 대성산(1175m)·오성산(1062m)·백암산(1179m)·금학산(947m)·명성산(923m)의 험준한 산악지대가 받치고 있다. 그 밑에 펼쳐진 2억평의 용암대지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필자는 다시 철원평야 한 가운데 버티고 있는 북관정지(北寬亭址)에 올라 그 수수께끼를 풀어본다. 오리산이 품고 있는 비밀 ▲ 한반도의 배꼽 오리산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을 지었다는 북관정지에서 바라본 오리산. “저 멀리 어렴풋이 낙타고지(432.3m)와 그 뒤에 있는 장암산(1052m)이 보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왼쪽 옆에 보일 듯 말 듯한 야트막한 야산이 바로 오리산(鴨山)입니다.”(이우형씨) 그랬다. 바로 저 작은 산이 광활한 철원평야를 낳았고, 또한 고인류를 탄생시킨 ‘한반도의 배꼽산’인 것이니. 해발 453m에 불과한 저 오리산이 담고 있는 수수께끼는? 제4기 홍적세(200만 년 전~1만 년 전) 사이 땅속 깊숙한 곳에서 끓고 있던 용암이 철원에서 북쪽으로 5㎞ 정도 떨어진 오리산(평강)에서 분출하기 시작한다. 분출은 최소한 10번 이상 계속되었다. 꿀렁꿀렁 흐르는 오리산의 용암은 대지를 메우고, 추가령구조대의 낮은 골짜기를 따라 흐르기 시작한다. 용암은 전곡 도감포~파주 화석정까지 97㎞나 여행한다. 철원과 평강, 이천, 김화, 회양 등 2억 평이 용암의 바다가 된다. 용암이 식자 그곳은 끝없이 펼쳐지는 용암대지가 되었다. 진원지 오리산 인근지역의 분출이 많은 것은 당연지사. 철원(해발 220m)보다 높은 평강고원(330m)이 생긴 연유이다. 문명의 젖줄을 낳다 액체 상태의 용암이 고체인 현무암으로 식자 수축작용이 일어났고, 흐르는 용암과 맞닿았던 원래의 지형과 수축해버린 현무암 대지와는 틈이 생긴다. 빙하기를 지나 간빙기에 이르자 높은 평강·철원에서 녹은 빙하는 그 틈을 찾아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이것이 바로 한탄강이다. 물은 문명의 젖줄이 된다. 27만~30만 년 전 경기 연천 전곡리에서는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쓰는 고인류가 둥지를 튼다. ▲ 대교천 현무암 협곡 “현무암 덩어리(塊) 한번 볼까요?” 비무장지대 일원을 손바닥처럼 볼 수 있는 이우형씨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동송읍 오덕리. 갈대밭을 헤치고 다가서자 새까만 현무암 덩어리가 켜켜이 쌓여 있다. 아마도 흘러온 용암이 휘돌아가는 굴곡에 막혀 그대로 쌓인 곳이리라. 용암은 또 태고의 절경을 빚어낸다. 원래 취약한 현무암은 더 취약한 부분부터 차별침식이 일어나는데, 수직절리 현상이 빚어지면 그야말로 직각에 가까운 절벽, 즉 수직단애와 주상절리를 만든다. 동송읍 장흥리 송대소와, 신라 진평왕과 고려 충숙왕이 노닐었다는 고석정 일대 수직단애, 대교천 주상절리에 내려가면 태고적 막연한 두려운 기운이 엄습해온다. 궁예의 한 담긴 한반도의 중심 철원을 노래한 문인들은 한결같이 궁예의 흥망을 애수(哀愁)에 가득찬 시구로 노래했다. 아마도 풍천원 벌판에 방치된 궁전의 흔적을 보고는 폐허가 된 은허(殷墟)의 모습에 슬피 울었다는 은(상)나라 성인 기자(箕子)의 ‘맥수지탄(麥秀之嘆)’을 떠올렸겠지. 태봉국 궁예와 은(상) 주(紂)왕의 난행과 망국, 그리고 폐허로 변한 도읍지의 황량한 모습을…. 그러고 보니 은의 은허와 태봉국의 철원은 닮은꼴이다. “나라가 깨어져 한 고을이 되었구나. 태봉의 끼친 자취에 사람은 수심에 가득 차네. 지금은 미록(고라니와 사슴)이 노는 곳. 가소롭다 궁예왕은 제멋대로 놀기만 일삼았으니…”(서거정의 시) “(파괴된 궁실 자리에서) 보리는 잘 자랐고, 벼와 기장은 싹이 올라 파릇하구나. 개구쟁이 어린애(주왕)야! 나하고 사이좋게 지냈더라면….”(기자의 ‘맥수지가’) 역사는 은의 마지막 왕인 주왕처럼, 태봉국왕 궁예를 ‘천하의 패륜아’로 매도한다. 하지만 고구려 재건의 기치를 높이 들고 평화의 염원이 깃든 영원한 평등세계를 꿈꾼 궁예를 마냥 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철원은 바로 미륵불의 출현을 꿈꾼 궁예가 14년 간이나 큰 뜻을 펼쳤던 한반도의 중심이었다. 어머니의 품 같은 포근한 도시 ▲ 철원평야 금학산 앞에 펼쳐진 광활한 철원평야. 2009년 3월, 민북마을인 갈말읍 정연리를 찾았다. 30년 남짓 이 마을에 살고 있는 황달현씨는 “민통선 초소 앞에 줄을 기다랗게 서서 출입증을 받아야 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출입이 한결 자유로워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군부대와 부대끼고 살아야 하는 약간은 불편한 삶은 여전하다. 1996년 큰 수해로 양지 바른 곳에 새로운 마을, 즉 ‘신도시’가 생겼다. 드넓은 철원평야 사이로 뚫린 464번 도로엔 가끔씩 등장하는 군부대 차량 외엔 오가는 차량을 볼 수 없다. 그야말로 세상의 시름을 곱게 뻗은 도로에 모두 내려놓고 달릴 수 있다.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뚫린다. 한탄강엔 여름철이면 사람의 땀이 적셔든다. 1992년부터 시작된 래프팅 인파다. 이중석씨(한솔레포츠)에 따르면 해마다 40만~50만 명이 한탄강의 빠른 물결에 몸을 싣고, 오리산이 빚어낸 주상절리와 수직단애의 역사를 만끽한다. 가마솥 같이 생긴 연못인 삼부연 폭포, 몰락한 궁예왕을 보고 부하들이 슬피 울었다 해서 이름붙은 명성산, 병자호란 당시 공을 세운 유림과 홍명구의 혼이 담긴 충렬사…. 물론 두루미와 같은 철새 도래지로서, 철원평야가 낳는 유명한 철원 오대쌀은 말할 것도 없고…. 철원은 왠지 푸근한 어머니 품 같다. 세상의 모든 시름을 다 풀어헤치며 응석을 부릴 수 있을 것 같은…. 어머니(오리산)의 자궁 같은 그런 땅과 탯줄과 같은 그런 강이 있어서인가. 가는 길/ 서울에서 가는 길은 대략 두 코스다. 동부간선도로나 43번 국도를 이용한 의정부·포천→운천→검문소→신철원 길과, 올림픽대로→구리 톨게이트→퇴계원·일동방면(47번 국도)→포천·운천 방면(43번 국도)검문소→신철원 길이 있다. 버스는 동서울 터미널(2시간 30분)과 수유리 터미널(1시간 30분)에서 탈 수 있다. 연락처/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033-450-5365 한탄강관광사업소 033-450-5558 신철원터미널 033-452-2551 동송터미널 033-455-2339 와수터미널 033-458-3555 맛집/ 전선휴게소/ 김화읍 도창리 금강산철교 옆에 있다. 민통선 이북이지만 간단한 신분확인을 하면 출입할 수 있다. 한탄강에서 잡히는 메기매운탕이 일품이다. 삼지구엽초와 꿀도 판다. 033-458-6068 궁예도성/ 동송읍 장흥리에 있다. 한우생고기와 연된장 삼겹살 등을 내놓는 깔끔한 집이다. 특히나 한탄강 수직단애와 그 속에 어우러진 고석정을 내려다 볼 수 있다. 033-455-1944 정일품/ 갈말읍 신철원리에 있다. 제비추리와 안창, 토시 등 특수 부위만을 엄선한다. 주변 절경인 삼부연 폭포를 감상한 뒤 들를 수 있는 곳. 033-452-1410 솔나리코티지/ 김화읍 청양리에 있다. 막국수가 대표 메뉴이며, 닭백숙도 있다. 033-458-5636 폭포가든/ 동송읍 장흥리 직탕폭포 바로 앞에 있다. 자체개발한 소스를 이용한 장어구이와 쏘가리 매운탕이 좋다. 033-455-3546 숙박/ 래프팅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장흥리·오덕리·상사리 등의 한탄강 주변에 많은 펜션과 모텔이 생겼다. 한탄강 주상절리와 수직단애를 감상할 수 있는 숙박업소가 많다. 전반적인 숙박 문의는 철원군청 홈페이지(http://tour.cwg.go.kr/open_contents/content_01.asp?Mcode=10302)와 군청 관광문화과(033-450-5365) 한강리버 게르마늄 온천호텔/ 동송읍 장흥리에 있다. 카페와 헬스클럽, 테니스장, 찜질방 등 부대시설이 있다. 033-455-1234 박스도로시/ 갈말읍 지포리에 있다. 새 모텔이라 시설이 좋다는 평. 033-452-4116 한솔캐슬/ 갈말읍 군탄리에 있다. 래프팅의 도착지이며 한탄강 수직단애를 감상할 수 있다. 033-452-9925 노스텔지아/ 동송읍 장흥리에 있다. 주인이 직접 농사를 짓고, 그 농산물로 음식을 만든다. 연못을 파놓고 낚시를 할 수 있게 했다. 033-455-1497 그린밸리/ 동송읍 장흥리에 있다. 선생님 출신인 주인이 좋단다. 033-455-1052 ▶ 관련기사 ◀☞"자전거 타고 봄바람 · 꽃내음 만끽"☞창덕궁 매화 · 창경궁 산수유-고궁에서 봄꽃을☞쾌속 서해안 테마열차로 봄을 즐기세요
명수(名水)야, 어디 있니
  • 명수(名水)야, 어디 있니
  • [조선일보 제공] 바싹 마른 가뭄에 이어 텁텁한 황사가 전국을 괴롭힙니다. 맑고 시원한 물 한 모금이 그리워집니다. 페트병에 담긴 것 말고, 산과 들에서 솟아나는 '생생한 물'은 없을까… 옛 자료를 뒤지고 뒤져 한국의 '명수(名水)'를 찾아보겠다고 길을 나섰습니다. 15년 전 출판된 책 '건강 찾는 약수여행'에 가장 많은 약수 마을이 모여 있다고 소개된 경북 주왕산 일대가 '후보 1순위'에 올랐습니다. 주왕산을 중심으로 빙 둘러 자리 잡은, 이른바 '경북 약수 벨트'에 무려 여덟 개 약수 마을이 모여 있다는 설명에 귀가 솔깃해졌던 것이지요. 그러나 '좋은 물 실컷 마셔 보자'는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경북 영덕군 축산면 대곡약수 구멍엔 낙엽만 가득했고 영덕 화전리에선 "물 진작 말랐는데 무엇 하러 왔느냐"는 주민들의 핀잔을 들어야 했습니다. 한때 물이 흘렀을 약수터에 흉터처럼 남아있는 벌건 물 자국은 쓸쓸해 보였습니다. ▲ 맑은 물에 파란 하늘이 고였다. 살랑살랑 나뭇가지를 희롱하는 봄바람도 목을 축이고 간다. 전북 고창읍성(高敞邑城) 안에 있는 길령천(吉靈泉)이다. / 조선영상미디어 ▲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청송군의 자랑, 달기약수와 신촌약수. 미네랄 함양은 달기약수가 많지만 신촌약수가 더 콸콸 나온다. / 조선영상미디어 &nbsp;주왕산 기슭 약수터 중 지금도 물이 여전히 잘 솟아나 어느 때고 쉽게 찾아가서 '한 모금' 축일 수 있는 곳은 옛 책의 절반에 불과한 네 개(달기·신촌·위정·마당두들 약수)뿐이었습니다. 약수의 딱한 사정이 주왕산 부근의 문제만은 아니겠지요. '좋은 물' 찾기 힘겨워진 시대, '명수'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밭이 아파트로 바뀌고 산 깎아 뚫은 길이 전국을 가로지르는 '개발의 시대'를 견디고도 깨끗한 물을 뿜어 내고 있다면, '명수 중의 명수'라 불러줘도 좋지 않을까요. ◆ 청송 달기약수 "안주는 엿이라 아입니꺼" 꽃샘추위가 매서웠던 3월 13일 오후, 지름 30㎝ 될까 말까 한 적갈색 작은 구멍을 할머니 세 사람이 들여다보고 있었다. 대구에서 경북 청송군 청송읍 달기약수까지 물 뜨러 왔다는 할머니들 옆으로 10L짜리 허연 약수통이 줄을 섰다. '꿀럭…꿀럭…꿀럭…' 구멍 깊은 곳에선 물이 쉼없이 솟아나왔다. "1980년대엔 달기약수 먹는다고 전국서 와서예, 줄을 빙글빙글 섰다 아입니까. 한 모금 먹고 뒤로 가서 또 줄 서고 그랬어예. 위장에 참말로 좋고예, 속이 꽉 막혔을 때 아주 '직빵'이라예. 물맛은 그대론데 사람 입맛이 변하나, 요즘은 전만큼 안 오네요. 그래도 약보다는 산에서 나오는 명수(名水)가 좋지 않겠습니꺼." 소화제도 많고 탄산음료도 넘쳐나 '속'에 좋기로 유명한 달기약수의 인기가 시들해진 게 서운하다는 설명이었다. 물이 구멍 중간께까지 차오르자 바가지의 움직임이 다시 바빠졌다. 드문드문 약수가 트림을 하듯 '꾸루루' 소리를 내며 공기방울을 뱉어냈다. "하이고, 물이 숨을 쉬나…." 탄산 많이 들어간 이 약수가 뱉어내는 '꾸루루 소리'는 닭이 '고, 고, 고, 고' 하고 우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닭이약수'라 불리다 '달기약수'로 이름을 굳혔다고 한다.('달 뜨는 계곡'에서 이름을 얻었다는 설도 있다.) '발견자'는 조선 철종(1831~1863) 때 금부도사(禁府都事)를 지내고 고향 청송으로 내려간 권성하란 사람으로, '수로 공사를 하려고 버드나무를 뽑았더니 물이 솟구쳐 나왔는데 마셔보니 물맛이 시원하고 산뜻한 청수(淸水)였다'고 전해진다. 버드나무를 뽑았다는 자리가 지금의 달기약수 '원탕'이다. 원탕부터 달기폭포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신탕 중탕 천탕 상탕 등 약 20개의 '약수 구멍'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이 일대에서 나는 약수를 모두 '달기약수'로 쳐주지만 주민들은 "원탕이 관리도 잘 되고 아무래도 효과도 제일 좋다"고 했다. ▲ 경북 주왕산 일대 광천수 중 '힘 솟는다'고 소문난 영덕 위정약수. 25년 전 이 약수를 발견하고 개발한 김낙동(65)씨가 시원하게 물을 들이켜고 있다. / 조선영상미디어 &nbsp;청송 달기·신촌약수… 속이 뚫린다, 뚫려 칼슘 철 마그네슘 망간 등 미네랄과 공기방울이 잔뜩 섞여 있는, 전형적인 광천수(鑛泉水) 달기약수를 바가지로 떠서 입에 한 모금 넣었다. 시원한 사이다에서 설탕을 뺀 맛이랄까, 약간 비릿하게 느껴졌다. 단정한 생수와 달짝지근한 탄산음료에 길든 입맛으론 한숨에 들이켜기 힘들었다. 한 바가지 받아 들고 '세월아 네월아' 홀짝거리자 할머니들이 "그러니까 엿이랑 먹어야지"라며 깔깔 웃었다. 원탕 앞에 '달기약수탕번영회'에서 설치한 '엿 무인 판매대'(엿 한 봉지 1000원)를 보긴 했지만 약수와 엿의 '궁합'이라니? "옛날엔 서로 약수 많이 먹으려고 난리여서예, 달고 짠 음식을 잔뜩 먹구선 약수 마시러 왔어예. 왜 목 타면 물 더 많이 들어간다 아입니꺼. 어떤 이들은 밀가루에다 소금 잔뜩 넣은 '짠떡'을 해먹었다고도 하고예. 그런데 먹기 힘든 '짠떡'과 달리 엿을 입에 물고 약수를 먹으니까 너무 맛있는거라예. 이 동네에선 '약수 안주는 엿'이라카면서, 다들 그렇게 먹어예." ▲ 엿과 함께 먹으면 광천수의 비릿한 맛이 훨씬 덜해진다. 엿을 똑 부러뜨려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다가 약수를 들이켰다. 입안에서 달고 시원하고 신선한 '즉석 사이다'가 만들어져 꼴딱꼴딱 잘 넘어갔다. 닭 울음소리와 연관이 있어서인지, 달기약수 원탕 둘레엔 닭 백숙 식당이 즐비하다. 서울식당 안동식당 대구식당 영천식당 부산중탕식당…. '청송'자 붙은 식당보다 전국 각 도시의 이름을 따다 붙인 간판이 훨씬 많은듯했다. 서울식당(054-873-2177) 전영예(51) 사장은 "달기약수 백숙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니까 전국 각지에서 장사하러 와서 제각각 '고향' 이름을 붙인 게 아니겠나"라고 했다. 32년 전 서울식당을 인수했다는 전 사장은 "우리 식당은 52년 됐는데 서울서 온 한 배우가 열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미네랄 많은 전형적 광천수 / 마르지 않는 천연 소화제 / 엿은 약수의 '최고 안주' 음나무, 황기와 함께 달기약수에 풍덩 넣어 끓인 닭 백숙(한 마리 2만5000~3만5000원)은 겉으로 보기엔 다른 백숙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감자 마늘 등 '곁들임 야채' 없이 푹 익은 허연 닭만 덩그러니 접시에 놓여 있는 모양새가 다소 썰렁해 보이기까지 했다. 맛은 의외로 담백하고 깔끔했다. 고기에서 기름기가 깔끔히 빠져나가고 살은 탱탱해져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배어 나왔다. 달기약수로 요리해 냉면 사발만한 그릇에 푸짐하게 담아주는 고소한 닭육수와 찰밥에선 초록빛이 돌았다. 약수에 함유된 미네랄이 끓으면서 초록빛으로 변한 것이다. 전 사장은 "그냥 물엔 한 시간 넘게 끓여야 하는데 약수에 넣으면 신기하게도 닭고기가 30분 만에 푹 익는다"고 했다. "원탕 물은 아무리 가물어도 안 줄고 한겨울에도 안 얼어예. 제가 장사 시작할 땐 한 시간에 서말닷되(약 63L) 정도 나왔는데, 오늘 새벽에 재 보니 닷되(약 9L)짜리 채우는 데 11분 걸리데예. 올해 워낙 가무니까 좀 줄었나 싶어도 절대 마를 일은 없을 낍니다. 이게 200년 전부터 계속 솟아나던 거라 아입니꺼." ** 청송 여행 정보 달기 약수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또 다른 광천수 신촌약수(경북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가 있다. 달기 약수와 같은 성분인 칼슘 철 마그네슘 등이 물에 녹아 있다(함량은 조금 낮다). 바위 아래서 조금씩 솟아나는 달기약수와 달리 수돗물처럼 콸콸 쏟아져 물통에 받아가긴 훨씬 편하다. 청송과 영덕을 잇는 34번 국도변에 있어 찾기도 쉽다. 솔기 온천(경북 청송군 청송읍 월막리 69-2)은 지하 710m 아래서 뽑아낸 천연 알칼리성 온천수를 쓰는데 물이 비단처럼 야들야들하다. 주변에 소나무 숲이 많아 '소나무 기운'이라는 뜻으로 '솔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1인 이용료 6000원. (054)874-7000· www.juwangspahotel.co.kr ▲ 달기약수 원탕서 기다리고 기다려 물통을 채워가는 사람들&nbsp;"마당에 볏단을 쌓아놨는데, 내 어릴 적 봐서 그런지 목을 아무리 들어도 끝이 안 보이는 거야." 경북 청송군 파천면의 '마을 어르신' 심상희(74)씨 설명에서 '영남 대표 9대 만석꾼'이었던 '청송 심씨'의 위세가 느껴진다. '청송 심씨'가 살던 '송소고택'은 고택 체험을 할 수 있는 숙소로 개방하고 있다. 종이 장판 깔고, 창호지를 바르고 군불을 때는 부잣집 한옥에서의 하룻밤이 정겹다. 2인 기준 1박 4만~9만원, 가족이 함께 묵을 수 있는 별채(방 2개)는 18만원. (054)873-0234· www.songso.co.kr 자가용으로: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안동→안동대→길안→청송. 청송 읍내 들어가면 '달기 약수탕' 이정표가 계속 보인다. 대중교통으로: 오전 6시20분~오후 4시30분, 서울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에서 청송터미널 가는 버스가 6회 출발한다. 문의 동서울터미널 1688-5979. 청송터미널서 달기 약수까지는 '주왕산(약수탕)'행 버스 이용. 오전 7시25분~오후 7시10분, 하루 6회 출발. 청송 정류장 (054)873-2036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3-0101 ▶ 관련기사 ◀☞과거·미래가 있는 동양의 파리☞서천 쭈꾸미맛과 동백꽃 보러 오세요☞열차타고 떠나는 향긋한 봄꽃여행
낮지만 당당한 ‘호남의 삼신산’
  • 낮지만 당당한 ‘호남의 삼신산’
  • [경향닷컴 제공] 방장산은 전라북도 정읍시와 고창군, 전라남도 장성군의 경계에 솟아 있다. 내장산의 서쪽 줄기를 따라 뻗친 능선 중 가장 높이 솟은 봉우리이다. 지리산·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으로 추앙받아 왔으며 주위의 이름난 내장산·선운산·백암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기세가 눌리지 않는 당당함을 자랑하고 있다. 방장산이라는 이름은 ‘신이 살 듯한 신비로운 산’에만 붙여진다고 한다. 명나라를 숭상하던 조선시대 선비들이 중국의 삼신산 중의 하나인 방장산과 비슷하다 하여 붙인 것이라 전해진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방등산이라고 불렸다. 백제 가요인 ‘방등산가’는 바로 이 산을 무대로 해서 지어진 노래다. 먼 옛날 방등산에 숨어든 도둑의 무리들이 한 여인을 납치해갔다. 남편이 구해주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남편이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울다가 지쳐서 부른 노래가 방등산가다. 그만큼 산이 신령스럽고 산세가 깊어 옛날에는 도적떼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당초 이 산을 방등산이라고 불렀다가 방장산으로 고쳐 부르게 된 것은 산이 넓고 커서 백성을 감싸준다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방장산 정상에서는 호남정맥의 줄기를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다. 정읍과 고창, 장성의 경계까지 접해 있기 때문에 전남·북의 경계를 따라 세 도시는 물론 충남 변산권까지도 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헬기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봉수대는 과거 이곳이 호남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긴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억새봉이라고 불리는 벽오동은 패러글라이딩 활강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방장산은 해발 734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명산으로 꼽힌다. 산은 낮지만 산 아래 고창벌판이 해발 100m밖에 되지 않아 표고차가 크기 때문이다. 또 경사도 심하다. 여기에다 방장산 정상을 포함해 다섯 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올라야 하기 때문에 산행이 결코 만만하지도 않다. 하산 후에는 석정온천에서 온천욕을 하면서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방장산은 벽오봉이라고도 부르는 방문산(해발 640m)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산기슭에는 세 개의 계곡이 있다. 이 가운데 서쪽 기슭의 용추폭포가 흐르는 용추골이 제일 유명하다. 수심이 깊어 폭포 아래 웅덩이 깊이가 20m나 된다. 이 깊은 계곡에서 용이 승천했다고 전해 내려온다. 이 일대는 경치가 아름답기 그지없으나 경사가 가파른 협곡이기 때문에 산행할 때 조심해야 한다. 방장산의 시작은 전북과 전남을 가르는 고개인 장성갈재부터다. 여기에서 ‘497m봉’에 오른 뒤 안부로 내려와서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하면 정상에 닿게 된다. 다시 정상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고창고개에 이른다. 여기서 북쪽은 용추폭포로 가는 길이고, 남쪽은 장성군 북이면 청운리로 향한다. 방문산을 들러 하산한다면 고창고개에서 왼쪽으로 돌아서 편백나무 숲을 지나면 된다. 하산은 방문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상원사로 곧장 내려가거나, ‘597m봉’을 지나 양고살재로 내려가면 된다. 장성갈재에서 시작하여 양고살재로 하산하는 코스는 6시간 정도 소요된다. 방장산 주변에는 내장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선운산도립공원, 석정온천, 고창 읍성, 장성 입암산성, 백양사 등 명소가 많아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휴양림 들러 운치 즐기고 온천서 산행 피로 날리고 방장산은 세 곳에서 오를 수 있다. 등반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등반로는 장성 갈재에서 출발하는 코스다. 회귀 산행을 하려면 방장산 휴양림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좋다. 반면 정읍에서 산행이 가능한 소갈재길과 용추폭포길은 산세가 험한 편이어서 이용객들이 적은 편이다. 방장산은 비교적 평탄한 산이기 때문에 어느 코스를 이용하든 능선을 따라 산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툭 트인 시야로 호남평야를 사방에서 감상 할 수 있다. 고창읍에서 올라오는 길은 몇 군데 있는데 미륵사, 만불사, 상원사, 고창 공설운동장 방면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코스는 대부분 종주보다는 정상에서 회귀해 돌아오는 코스로 이용된다. 벽오봉은 방장산 자연휴양림과 연결돼 있어 휴양림 쪽으로 내려와도 무방하고, 양고살재로 내려올 수도 있다. 중턱에는 방장산 자연휴양림이 위치하고 있다. 서부지방 산림관리청 소유인 이곳은 2000년 7월1일 문을 열어 시설이 쾌적한 편이다. 휴양림 내에는 참나무류와 소나무, 편백, 낙엽송, 리기다소나무 등이 많이 자라고 있다. 고창 방면으로 난 임도를 따라가면 벽오봉과 고창 고개 중간의 능선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고창 읍내와 서해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고창 고개를 지나 장성갈재 방면으로 조금 더 가면 방장산 정상이다. 휴양림에서 정상까지는 왕복 3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석정온천으로 곧장 하산하는 산길도 나 있다. 주능선에 오르면 서해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이할 수 있다. ▶ 관련기사 ◀☞봄은 바람·기다림·봄 만나러…열차여행·트레킹·농장체험☞서울 낙산, 가슴 먹먹한 불빛바다 밤 마실 갈까☞지하철로 떠나는 가벼운 ''미니 여행''
1억 년 세월이 조각한 대자연의 걸작, ‘국민 관광지’ 설악산
  • 1억 년 세월이 조각한 대자연의 걸작, ‘국민 관광지’ 설악산
  • [경향닷컴 제공] 설악산의 아름다운 경관은 국토의 ‘대표 암석’인 화강암의 1억 년 풍화작용이 빚어낸 대자연의 예술품이다. 때문에 연 300만 명이 찾는 ‘국민 관광지’가 됐지만,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약 3500여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얼어붙은 눈 위를 매서운 바람이 할퀴듯이 지나갔다. 1월 20일 화요일. 한겨울의 평일이라 관광지의 썰렁한 겨울 정취를 느껴보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지만 설악산은 기대(?)를 배반했다. 외설악 소공원은 한산하지 않았다. 권금성에 오르는 설악케이블카는 여름처럼 몇 시간씩 기다리지는 않지만 정원을 꽉 채운 채 출발했다. 서서히 발밑으로 가라않은 소공원과 신흥사, 그 위로 차례로 떠오르는 울산바위와 달마봉 등 기기묘묘한 암봉과 암릉…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탄성. 한국어·중국어·일본어의 ‘3색 감탄사’였다. “설악이 아니라 벼락, 구경이 아니라 고경” 남한 제1명산으로 꼽히는 설악산은 말 그대로 ‘국민 관광지’라고 할 만하다. 주봉인 대청봉(1708m)이나 공룡능선 등정까지는 아니더라도 흔들바위나 권금성 정도는 누구나 한번쯤 가봤음직한 곳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북한의 금강산에 비유한 ‘남한 제일 명산’ ‘제2의 금강산’ 등의 수사는 설악산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표현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금강산의 수려함에다 지리산의 웅장함을 함께 갖춘 설악산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소공원·신흥사·권금성 등 외설악 입구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은 그 명성이 남한을 넘어 이미 세계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 속초시 외설악 입구 소공원설악산이 국민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매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우선 입구부터 사람의 눈을 압도하는 경관이 자리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설악산은 굳이 그 비경을 감추지 않는다. 달마봉과 울산바위의 진기한 경관은 속초 시내에서도 보인다. 케이블카가 닿는 권금성에서는 집선봉, 노적봉, 만물상, 장군봉 등이 코앞에 펼쳐지고 멀리 공룡능선과 마등령, 세존봉, 황철봉까지 조망된다. 1971년 케이블카가 운행되면서 이런 장관을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계조암 흔들바위와 울산바위에 이르는 길도 등산 코스라기보다는 관광 코스라고 해야 할 정도로 짧다. 소공원에서 약 4km,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설악산>(대원사, 1993년)의 저자 손경석씨는 설악산이 금강산의 그늘에 가려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교통 불편으로 꼽았다. 금강산은 교통이 편리해 삼국시대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설악산은 그렇지 않았다. 첩첩이 이어지는 산길을 타고 험준한 고개를 넘어야 했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지나는 지금의 도로가 열린 것은 각각 1971년과 1989년으로 아주 가까운 과거의 일이다. 44번 국도의 확장과 미시령 터널 관통으로 지금은 가기가 더욱 수월해졌지만. 교통뿐만 아니라 산세도 접근을 까다롭게 했다. 잦은 입산 통제와 조난 사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설악산은 전문 산악인도 혀를 내두르는 산이다. 이중환은 “돌산과 돌샘으로 이루어져 깊은 골짜기와 위태로운 봉우리가 겹쳐진 묏부리”라고 묘사했다. 정철은 ‘설악이 아니라 벼락이요, 구경이 아니라 고경(苦境)이요, 봉정이 아니라 난정(難頂)이구나’라고 익살스럽게 꼬집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옛 사람들이 겪었던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권금성에 오르는 케이블카 말고도 4개가 더 설치될지도 모르니까. 바위에 새겨진 한반도 지형 형성의 드라마 설악산국립공원은 그 영역이 4개 시·군에 걸쳐 있다. 그 가운데 양양군은 대청봉, 속초시는 화채봉, 인제군은 대승령, 고성군은 울산바위에 이르는 케이블카(로프웨이)를 건설할 계획 또는 구상을 각각 갖고 있다. 10년마다 시행하는 공원구역 재조정 작업과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각 시·군은 각종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금도 매년 300만 명이 찾는 ‘국민 관광지’에 사방으로 케이블카와 대규모 위락시설이 들어서면 설악산은 더 이상 산이 아니라 ‘유원지’나 ‘놀이동산’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nbsp;▲ 대청봉 동쪽 사면의 험준한 산세신체적 조건이나 시간의 제약 때문에 깊숙한 곳의 절경을 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설악산은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우리의 자연 자원 가운데 하나다. 1970년 5번째 국립공원이 되기에 5년이나 앞서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1호)으로 지정되었고 1982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공원구역에는 3489종의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멸종위기종이 10종, 보호야생종이 29종, 천연기념물이 23종에 이른다. 고산식물 군락지인 대청봉 일원, 야생동물 서식지인 흑선동 계곡, 야생식물 군락지인 점봉산과 화채능선, 마등령~미시령 일원을 특별보호구로 지정해 2026년까지 출입을 제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물자원뿐 아니라 독특한 지형과 지질 등도 명산다운 내력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암석군과 폭포, 소 등으로 이루어진 변화무쌍하고 장쾌한 경관은 사람들의 기를 질리게 할 정도인데, 이는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화강암은 한반도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우리 국토의 ‘대표 암석’이다. 그런데 ‘신의 조각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암괴석과 암릉의 장관을 이루는 설악산과 그 가까이 있는 금강산의 화강암은 똑같은 게 아니다. 또 같은 설악산의 화강암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하면 설악산에는 한반도 지형 형성의 드라마틱한 과정과 비밀이 숨어 있다. 울산바위 전설의 기막힌 진실 속초시와 고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둘레 4km, 높이 873m의 거대한 암체인 울산바위는 그 아름다움만큼이나 재미나는 얘깃거리를 갖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울타리 리’자를 쓴 이산(籬山, 울산이라고 읽기도 한다), 또는 지명을 따서 울산(蔚山)으로 적고 있고 <속초시지>에서는 이와 더불어 ‘막힐 울’자를 써서 울산(鬱山)이라고 쓰기도 한다. 비바람이 불 때 산이 울고 하늘이 으르렁거리는 것 같다고 해서 일명 천후산(天吼山)이라고 소개한 자료는 정확한 고증이 필요할 것 같다. 고성군 향토사가 김광섭씨에 따르면 천후산은 울산바위 북쪽에 있는 신선봉(1212m)의 옛 지명이다. 울산바위가 금강산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지금의 설악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는 전설은 공교롭게 두 산의 형성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은 1억5000년 전 중생대 쥐라기, 설악산 암석군은 1억 년 전 전후인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화강암으로 이루어졌다. 지질학에서는 이를 대보화강암과 불국사화강암이라고 각각 부르는데, 태어난 순서로 보면 금강산이 형이고 설악산은 아우인 셈이다. 이 가운데서도 울산바위는 설악산의 여러 화강암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인 7000만 년 전에 관입한 이른바 울산화강암으로 이루어졌으니, 전설 그대로 형 집에 자리가 없어 동생 집에 눌러앉은 손님격이다.&nbsp;▲ 설악루에서 바라본 남설악의 암봉군화강암은 풍화에 약해 오랜 세월 절리, 침식, 서릿발 작용, 쐐기 작용 등을 통해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낸다. 울산화강암은 특히 풍화에 약하다. 그래서 표면이 매우 거칠고 다양한 풍화 지형을 보여준다. 최근 울산바위 150톤 가량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미시령 도로 쪽으로 붕괴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처럼 설악산의 여러 화강암은 오랜 세월 절리와 침식 등을 거쳐 수직 암봉과 암릉, 흔들바위와 같은 둥근 핵석, 넓은 너럭바위 등 각양각색의 모양을 빚어놓았다. 이러한 다양한 풍화 지형들은 지형학·지질학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자 교육장이라고 할 만하다. 권역·계절 따라 천 가지 모습 보여준다 설악산의 백두대간 북단은 대간령이고 남단은 가칠봉이다. 그 사이를 신선봉, 상봉, 미시령, 황철봉, 저항령, 마등령, 나한봉, 대청봉, 중청봉, 끝청, 한계령, 망대암산, 점봉산, 단목령 등 고봉준령이 연결하고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서쪽 인제군에 속하는 지역은 내설악이고, 동쪽은 대청봉에서 화채봉으로 뻗은 화채능선을 경계로 북쪽이 외설악, 남쪽이 남설악이다. 외설악은 설악동지구, 남설악은 오색지구에 속한다. 내설악은 대청봉에서 대승령에 이르는 서북능선을 경계로 북쪽이 백담지구, 남쪽이 장수대지구로 나뉜다. 이 가운데 집단시설 지구나 주거지역, 고성군 신선봉 일대, 속초시 청대산과 가마소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연보호지구와 경계를 같이한다. 설악산의 또 다른 묘미는 계절은 물론 각 권역이나 지구마다 지형 경관, 기후, 문화가 다르다는 점이다. 골산인 외설악은 천불동 계곡 양쪽에 솟은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남성적인 근육질, 육산인 내설악은 백담·수렴·백운·가야 등 여러 계곡의 여성적 그윽함이 느껴진다. 남설악에서는 대청봉의 웅장함과 오색약수·온천·주전골의 아기자기한 멋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기후도 서쪽은 내륙성, 동쪽은 해양성이다. 서쪽은 전통적 산촌이고 동쪽은 해안과 산촌, 토착민과 실향민의 문화가 융합된 양상을 띠는 것도 다르다. ▲ 내설악 백담지구의 고찰 백담사설악동지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와 계조암·금강굴, 백담지구에는 만해 한용운이 기거했던 백담사와 오세암·봉정암, 오색지구 인근에는 조계종의 발상지인 진선사 등 유서 깊은 고찰이 있다. 전국에서 제일 높은 해발 1224m에 위치한 암자인 봉정암은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서 석가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석가사리탑으로 유명하다. 오세암은 ‘5세 신동’ 매월당 김시습, 그리고 신라 매월대사의 5세 조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하는 곳이다. ‘천의 옷’과 ‘천의 얼굴’, ‘천의 이야기’를 가졌다는 설악산은 1000번을 가 보아도 질리지 않을 산이다. <탐방 코스> *<가는길>은 내설악 백담지구는 ‘소읍기행-만해마을’, 장수대지구는 ‘숲-장수대숲’, 남설악 오색지구는 ‘신택리지-양양’, 외설악 설악동지구는 ‘신택리지-속초’를 참고하면 된다. (한나절) 권금성: 소공원→케이블카→권금성(1.5km/30분) 울산바위: 소공원→신흥사→흔들바위, 계조암→울산바위(4km/2시간) 비룡폭포: 소공원→육담폭포→비룡폭포(2.4km/50분) 용소폭포: 오색탐방지원센터→오색석사→용소폭포(3.2km/1시간20분) 대승폭포: 장수대→대승폭포(0.9km/50분) (하루) 최단거리 대청: 오색탐방지원센터→설악폭포→대청봉(5km/4시간) 앙폭: 소공원→비선대→귀면암→양폭(6.5km/3시간10분) 수렴동: 백담탐방지원센터→백담사→영시암→수렴동(10.7km/3시간10분) 12선녀탕: 남교리→봉숭아탕→대승령→장수대(11.3km/7시간30분) (1박2일) 천불동: 소공원→비선대→귀면암→양폭→희운각대피소→소청봉→중청봉→대청봉→설악폭포→오색(16km/11시간20분) 공룡능선: 소공원→금강굴→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대피소→소청봉→중청봉→대청봉→설악폭포→오색(22.1km/16시간30분) 한계령: 한계령→한계령갈림길→끝청봉→대청봉→희운각→비선대→소공원(19.3km/13시간20분) 봉정암: 소공원→비선대→희운각→대청봉→봉정암→백담사→용대리(31km/16시간) <연락처> 설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033-636-7700 소공원주차장 033-636-4050 설악산 산악구조대 033-636-7934 <대피소> 수렴동대피소/ 선착순 접수. 033-462-2576 양폭대피소/ 선착순 접수. 전화 없음 희운각대피소/ 인터넷 예약제. 전화 없음 소청대피소/ 선착순 접수. 011-375-0401 중청대피소/ 인터넷 예약제. 033-672-1708 <맛집> 통나무집/ 오색약수터 입구에 있다. 각종 산채 요리와 더불어 나오는 동치미가 시원하다. 033-671-3523 설악궁전식당/ 설악동 B지구에 산채 전문 식당이 많다. 033-636-7477▶ 관련기사 ◀☞[관광공사 추천 3월의 가볼만한 곳] "종가집을 찾아"☞동해안의 아름다운 찻길,국도 제7호선(VOD)☞계곡마다 기암절경 ‘자태 곱구나’
두물머리 온실에 매화향기 가득하네
  • 두물머리 온실에 매화향기 가득하네
  • [노컷뉴스 제공] 남녘에서는 매화꽃이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릴 태세다. 그런데 다산 정약용 선생이 살았던 양수리에서는 매화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홍매, 백매, 가지를 늘어뜨린 수양매가 활짝 피어 그윽한 향기를 풍기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의 ' ' 내 온실 '석창원'의 풍경이다. 평일인 17일 오전, 서울 신정동 집에서 승용차에 올라 네이게이션에 '양서문화체육공원'을 입력한 뒤 1시간 30분가량 달리자 목적지에 당도했다. 체육공원 인근 세미원에 들러 다시 길을 물어 1.7킬로미터 떨어진 석창원에 도착했다. 6번 국도를 잇는 신양수대교 아래 높이 솟은 500평 규모의 온실이 눈에 들어왔다. 온실 앞에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수면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수면 위로는 거대한 얼음판이 덮여 있었고, 얼음판 위로는 싸라기 같은 흰 눈발이 바람에 날려 빗자루로 쓸어놓은 듯 섬세한 이랑을 이뤘다. 가까이는 갈색의 마른 갈대가 얼음을 사이에 두고 물속 또는 물위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멀리로는 남실남실 물이랑에 햇빛이 반사되어 은갈치가 뛰어오르는 듯,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듯 눈이 부셨다. 온실 안으로 들어서자 훈기가 느껴진다. 매화꽃을 미리 터뜨리기 위해 온실 온도를 4도 이하로 일정하게 맞춰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매화꽃을 일찍 피운 '석창원'은 설 연휴인 1월 25일부터 '매화꽃 잔치'를 열고 있다. 문을 연지 5년째인 '석창원'이 매화꽃 전시를 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매화꽃 잔치'를 당초 2월 22일까지 행사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3월 15일까지 행사를 연장하기로 했다. 꽃이 늦게 피어 2월 28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가 방문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아예 3월 중순까지로 늘린 것이다. 현재 온실 안에는 심어진 매화나무가 30그루, 매화분재가 50개 정도에 이른다. 매화꽃은 보통 머물어서 지기까지 10-15일 정도 유지하고, 개화한지 1주일 정도면 낙화한다. 2차 전시를 위해 매화분재 100개정도를 추가로 들여놓을 계획이다. 다음 주에는 매화시사회도 연다. 매화를 주제로 시와 편지를 쓰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어 기량을 겨룬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죽란시사'를 이어받은 것이다. 다산 선생은 여러 가지 화초를 화분에 심어 작은 마당에 진열해 놓고 살구꽃, 국화, 연꽃, 매화 등 꽃이 필 때마다 친구 10여명과 시를 지으며 어울렸다. 이것이 '죽란시사'이다. 석창원 안에는 매화꽃뿐만 아니라 붉은 동백꽃, 노란 수선화, 진홍빛 명자나무 꽃, 노랗고 탐스럽게 열린 유자가 시선을 끈다. 모가지 째 떨어져 물 위에 고요히 떠 있는 동백꽃의 자태는 시간이 멎어 있는 듯하다. 옛날 전통 정원, 500년 전 온실, 이동식 정자인 '사륜정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나라의 전통정원의 구조가운데 하나인 '석가산'을 재현했는데,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을 입체적으로 구성해 석가산을 만들었다. 보덕굴, 정양사, 묘길상, 삼불암, 마하연 등도 축소 복원했다.1450년에 저술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가요록'은 세계최초로 온실 건축이 기록되어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 기록에 근거해 500년 전 온실을 재현했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사륜정기를 보면, 풍류를 즐기기 위해 정자에 네 바퀴를 달아 경치 좋고 서늘한 곳을 찾아 움직이는 이동식 정자를 설계한 기록이 있다. 요즘의 캠핑카이다. 800년 만에 복원되었다. 거문고, 아쟁 등 유장한 국악가락과 연못 인공폭포가 쏟아내는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매화 향기에 빠지다 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송글송글 땀 맺힌 몸을 두물머리 정월 강바람에 내놓으니, 눈 속에서 꽃망울 터뜨린 매화가 된 기분이었다. '석창원'은 세미원과 마찬가지로 사단법인 우리문화가꾸기회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매화꽃 잔치' 전시회 관람은 사전예약을 해야 무난히 입장할 수 있다. 관람 문의: 세미원 031)775-1834 홈페이지:www.semwon.or.kr &nbsp;▶ 관련기사 ◀☞제주 올레, ‘뚜벅뚜벅’ 삼다도 속살을 밟다☞[체험여행]경기도 양평 ‘마들가리 마을’☞‘F4’따라 럭셔리 여행 구준표 숨결 느껴볼까
‘사파’ 소수민족 찾아서…
  • ‘사파’ 소수민족 찾아서…
  • ▲ 깟깟마을 계단식 논 전경&nbsp;[경향닷컴 제공] 베트남의 속살을 볼 수 있는 베트남 북부 사파지역의 소수민족 탐방 여행은 자유여행코스로 제격이다. 다양한 소수민족의 독특한 생활문화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 ‘여행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는 여행 코스다. 이렇듯 사파로의 여행은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느끼며, 자연에 빠지게 만든다. 비포장의 시골 소로를 오토바이로 달리는 자유로움이 여행의 깊이를 더한다. 사파로 향하는 길은 녹록지 않은 여정이다. 미니버스에 2시간 동안 몸을 웅크리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휘휘 돌아간다. 예전보다는 도로사정이 나아졌지만 덜컹거리는 돌길이 다 정리된 것은 아니다. 산으로 올라갈수록 계단식 논과 구름에 희뿌옇게 가려진 남루한 마을이 이뤄내는 절경, 고도가 변할수록 각기 다른 소수민족을 만나며 사파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부풀어 오른다. ▲ 사파 야시장ㅁ 블랙흐몽족이 사는 깟깟마을 깟깟마을은 사파에서 가장 가까운 고산족 마을이다. 블랙흐몽족의 터전인 깟깟마을은 사파 타운에서 걸어서 30분 이내, 차로는 5분이면 도착한다. 따라서 사파를 들른 여행자 대부분이 방문하는 기본코스다.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은 좁은 계단 길을 트레킹하며 숲속의 상쾌한 바람과 황금빛 들판, 순박한 사람들을 두루 만나게 된다. 현지 가이드와 함께라면 가이드의 재량으로 이들의 집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다시 계곡 길을 올라 시원한 물줄기를 떨어뜨리는 깟깟폭포를 감상하며 노점의 간식을 맛보는 재미도 놓치지 말 것. &nbsp;▲ 라오짜이 마을 블랙흐몽족ㅁ 흐몽족의 터전 라오짜이마을 역시 블랙흐몽족이 사는 라이짜이마을. 사파에서의 마을 방문이 소수민족을 만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임을 생각할 때, 깟깟마을이나 라오짜이 마을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될 듯하다. 라오짜이마을 역시 층층이 쌓인 계단식 논과 계곡, 숲이 이뤄내는 마을의 절경이 한두시간의 트레킹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ㅁ자이족을 만날 수 있는 타반마을 라오짜이마을을 빠져나와 조악하게 만들어 놓은 입구에 다다르면 자이족이 사는 타반마을을 만날 수 있다. 서로의 마을을 지척에 두고 옷차림과 생활환경, 언어와 풍습까지 생판 다른 두 소수민족을 본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자이족의 특징은 녹색과 연두색, 분홍색의 체크무늬를 기본으로 한 고운 색감의 두건과 옷을 입는다. 다른 민족들에 비해 농경생활을 위주로 한다는 점도 무척 흥미롭다. 흐몽족 마을에 비해 마을의 시설에 외국 자본이 들어와 일본 기업에서 지은 학교와 각종 홈스테이 시설이 있다. ▲ 박하마을 ‘박하시장’이밖에 사파지역에서 2시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하면 박하마을이 나오는데, 이곳의 주말시장인 박하시장은 플라워흐몽족 등 다양한 소수민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3박4일 자유여행 85만원선. (02)774-7700 ▶ 관련기사 ◀☞‘별헤는 남도의 밤’ 추억이 쏟아진다☞[체험여행]전북 장수군 ‘하늘내들꽃마을’☞겨울과 온몸으로 맞서다
겨울과 온몸으로 맞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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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구곡폭포 빙벽등반에 나서는 클라이머&nbsp;[조선일보 제공] 춘천여행은 강촌에서부터 시작된다. 북한강을 따라 줄기차게 내달리던 46번 국도를 벗어나 춘천여행의 1번지랄 수 있는 강촌으로 방향을 잡으면 젊음과 낭만을 대변하는 강촌역이 가장 먼저 여행객을 반긴다. 찬바람이 제법 매서운 이른 아침이지만 강촌역 부근은 이미 부산하다. 아마도 오고가는 이들의 설렘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떠나온 이의 들뜬 발걸음과 떠나는 이의 무거운 발걸음이 쉬이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서성이게 되는 곳이 바로 강촌역 부근이다. 덜컹거리던 경춘선에 몸을 싣고 이곳 강촌역에 처음 내려서던 아련한 추억이 가슴 깊은 곳에서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설렘. 그 낯설지 않은 여린 떨림에 가슴이 조금씩 뜨거워진다. 강촌의 풍경을 즐기며 구곡폭포로 발걸음을 옮긴다. 강촌역에서 구곡폭포 주차장까지는 3km 남짓. 천천히 걷기에도,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도 좋은 코스다. 구곡폭포 주차장을 지나면서 포장도로는 끝나고 등산로가 시작된다. 등산로라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구곡폭포 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15분이면 족하다. 거기에 경사도 완만하고 길도 널찍해 걷기에 아무런 부담이 없다. ▲ 자일에만 의지한 채 빙벽을 오른다(좌) - 2인1조로 진행되는 빙벽등반(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기도 전에 구곡폭포는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아홉 굽이를 돌고 돌아 흘러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구곡폭포. 한 여름 시원스레 쏟아 붓던 물줄기는 동장군의 위세에 거대한 얼음 절벽으로 변해버렸다. 이 겨울 구곡폭포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이 거대한 얼음 절벽, 빙폭(氷瀑)을 보기 위해서다. 같은 구곡폭포건만 여름에 보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다. 보기에 따라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닮은 듯도 하고, 정교하게 조각해 놓은 거대한 조각 작품을 보는 듯도 하다. 50여 미터에 이르는 얼음 폭포는 말 그대로 자연이 빚어놓은 거대한 예술작품이다. 검봉산 들머리에 위치한 구곡폭포는 빙벽등반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폭포가 얼기 시작하는 12월 중순부터 이곳은 빙벽을 타기 위해 몰려든 클라이머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주말이면 100여 명의 클라이머들이 찾아든다고 하니 말 그대로 클라이머들의 천국이다. 빙벽에 매달려 있는 클라이머들의 모습은 겨울철 구곡폭포의 또 다른 볼거리. 자일과 아이스 바일에 의지한 채, 아슬아슬 빙폭을 타고 넘는 클라이머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까지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구곡폭포 주차료 2천원, 입장료 어른 1천600원, 어린이 600원. ▲ 문배마을로 이어지는 산길(좌) - 문배마을 전경(우) 구곡폭포까지의 짤막한 산행이 아쉽다면 문배마을로 이어지는 트래킹 코스에 도전해 보자. 문배마을은 봉화산과 검봉산을 잇는 산등성에 위치한 오지마을이다. 구곡폭포에서 문배마을까지는 도보로 40분 정도 거리지만 천천히 걸으면 1시간 정도의 코스가 된다. 길도 제법 가파르다. 특히 깔딱고개라 부르는 구간에서는 정말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몇 번이고 무거운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전화(戰禍)가 미치지 못했던 오지마을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구간이다. 깔딱고개를 넘어서면 발아래로 2만여 평에 이르는 넓은 분지가 펼쳐진다. 바로 문배마을이다. 산 정상에 위치한 마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규모다. 산 중턱 군데군데 살림집이 보이고 좌측으로 널찍한 생태연못이 자리해 있다. 최근 춘천시에서 수질 개선작업을 진행 중인 이 생태연못은 구곡폭포의 원류가 되는 곳이다. 문배마을의 집들은 김가네, 신가네 하는 식으로 대부분 식당을 겸하고 있다. 오가는 등산객을 상대로 한,두 끼 식사를 대접하던 것이 이제는 식당으로 발전한 것이다. 식당이라고 해봐야 건넛방이나 마당 한켠에 평상을 펼쳐 밥상을 내는 수준이지만 맛에 있어서는 도시의 유명 식당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문배마을의 대표 먹을거리인 산채 비빔밥을 맛보기 위해 일부러 이곳까지 찾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문배마을에서는 산채 비빔밥 외에도 직접 키운 토종닭을 바로 잡아 푹 고아내는 닭백숙과 쌉쌀한 맛이 일품인 문배마을 막걸리가 갈 길 바쁜 길손의 발목을 쉬이 놓아주지 않는다. 문배마을에서는 검봉산(530m) 정상까지 등산로가 이어진다. ▲ 의암 기념관 내부 전시물(좌) - 의암호 아침풍경(우) 구곡폭포에서 403번 지방도를 따라 남면방면으로 방향을 잡으면 의암 류인석 선생 유적지(강원도 기념물 제74호)에 닿을 수 있다. 의암선생의 묘소와 사당 그리고 선생의 유품을 포함해 다양한 자료를 전시해 놓은 의암 기념관이 마련돼 있다. 의암 류인석 선생은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화서 이항로(李恒老)선생의 문하에서 수학한 후, 영월에서 호좌의병대장에 올라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의병활동을 펼쳤다. 의암 선생의 영정을 모셔놓은 사당인 의열사 옆으로 아담한 초가 몇 채가 시선을 끈다. 춘천의병마을이다. (사)춘천의병마을에서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청소년들을 상대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솟대 만들기나 황토염색 등 전통체험은 물론 의병들의 생활을 몸소 체험해보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진행 중인데, 그 중에서도 국궁을 직접 쏴 보는 의병무기체험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의암 류인석 유적지 관람은 하절기(3월 ~ 10월) 09:00 ~ 18:00 , 동절기(11월 ~ 2월) 09:00 ~ 17:00, 설날 · 추석 ·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은 무료. 춘천의병마을 체험프로그램은 사전에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해야 한다. ▲ 류인석 선생 사당인 의열사(좌) - 춘천의병마을 의병무기 체험(우) :::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춘천시청 관광과 : www.chuncheon.go.kr - 의암 류인석 선생 유적지 : www.ryuinseok.or.kr - 춘천의병마을 : www.loyaltroops.or.kr ○ 문의전화 - 춘천시청 관광과 : 033)250-3089 - 구곡폭포관리사무소 : 033)250-3569, 033)261-0088 - 의암 류인석 선생 유적지 : 033)250-3989 - 춘천의병마을 : 033)263-8903 ○ 대중교통 [철도] - 청량리역에서 남춘천행 열차를 이용해 강촌역에서 하차, 하루 19회 운행 ○ 자가운전 정보 - 서울 → 대성리 → 청평 → 가평 → 강촌(46번 국도) → 강촌삼거리 우회전 → 강촌교 → 3km 정도 직진 → 구곡폭포 이정표 우회전 → 구곡폭포 주차장 ○ 숙박정보 - 춘천베어스관광호텔 : 강원 춘천시 삼천동, 033)256-2525 - 춘천세종호텔 : 강원 춘천시 봉의동, 033)252-1191 - 강촌리조트 : 강원 춘천시 남산면 백양리, 033)260-2000 - 라데나리조트 : 강원 춘천시 삼천동, 033)240-8000 ○ 식당정보 - 문배집 : 강원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문배마을, 033)262-9988 - 김가네 : 강원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문배마을, 033)262-0881 - 통나무집닭갈비 :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6리, 033)241-5999 - 일번가막국수닭갈비 :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6리, 033)242-3057 - 시골막국수 :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율문리, 033)242-6833 ○ 축제 - 춘천마임축제 : 매년 5월,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인형극장 일원 -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 : 매년 9월, 애니메이션박물관, 공지천 야외공연장 - 김유정문학제 : 매년 4월, 김유정문학촌, 국립춘천박물관 ○ 주변 볼거리 - 애니메이션박물관, 김유정문학촌, 막국수체험박물관, 중도유원지, 청평사, 남이섬 ▶ 관련기사 ◀☞극과 극은 통한다... 겨울철 물놀이 명소☞병목골 깊은 계곡에서 만난 순교자-수리산성지
(정장진의 Tour & Culture)한국 국가 브랜드, 어떻게 높일 것인가? ④
  • (정장진의 Tour & Culture)한국 국가 브랜드, 어떻게 높일 것인가? ④
  • [이데일리 정장진 칼럼니스트] ‘북한에 나무 심기’ 지금 시작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제시한 정책의 핵심 주제들 중 하나는 환경이다. 이른바 그린 폴리시인데, 4대강 정비 사업도 그중 일부다. 사람에 따라서는 환경과 개발이 모순되는 것 아닌가 의혹을 보내기도 한다. 환경과 관련한 정책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탄소를 배출해서 지구 온난화를 재촉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 에너지 사업이 있고, 자전거 도로 확충 등을 통한 건강증진과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정책이 있을 것이며, 단순한 에너지 절약 단계를 넘어서서 고효율 건물과 시설을 지원하는 방안 등 다양한 정책들이 포함되어있다. 나는 여행, 예술, 문화 콘텐츠를 가공하여 온오프 라인으로 판매하는 콘텐츠 프로바이더이지만, 자연히 세계 여러 나라의 에너지 정책과 문화 예술을 접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한국의 유사한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된다. 독일을 연구하고 정보를 가공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슈바르츠발트, 즉 흑림을 접하고 자세하게 소개하게 되는데, 한국의 그린 정책과 국가브랜드위원회 설립과 관련하여 한 가지 제안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nbsp;흑림(黑林),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 흑림이란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칼스루에에서 스위스의 바젤까지 남북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는 길이 170 km에, 폭이 40km가 넘는 숲을 말한다. 실제로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말 부러운 곳이다. ▲ 흑림풍경흑림이란 단순히 검은 숲이라는 뜻은 아니다. 가문비나무를 비롯한 울창한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숲 속에 들어가면 햇빛을 볼 수 없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라인 강을 따라 네덜란드까지 이 원목들이 수송되곤 했고 목선 건조에 최상의 목재로 사용되었다. 또 유명한 뻐꾸기 시계도 이 지방 특산품이다. 물론 지금은 산책과 하이킹 그리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어서 관광 수입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흑림 위치독일의 흑림은 산림 황폐화를 우려한 독일인들이 19세기 초엽부터 약 100년 동안 대대적으로 녹화 사업을 벌인 결과 형성된 인공조림지구다. 성장 속도가 느린 참나무나 너도밤나무를 베어내고 속성수이며 경제성도 높은 가문비나무로 바꿨던 것이다. 흑림의 가문비나무 목재는 멀리 극동까지 알려질 정도로 좋은 품질을 자랑했다. 현재는 이곳에 또 다른 숲이 만들어지고 있다. '골라 베기'를 하며 하루 10여 그루의 가문비나무를 베어내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주변 나무와의 거리 등을 따져가며 중간중간 베어 낼 나무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나무가 베어진 자리에 너도밤나무를 심는다. 이 작업은 인공조림지구를 천연림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작업이다. 가문비나무는 풍해에 약하다. 게다가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해 바람에 쉽게 넘어가는 약점을 갖고 있다. 천연림을 인위적으로 바꾸면서 생긴 변화의 후유증을 겪게 된 독일은 이제 인공림을 천연림으로 복귀시키는 작업을 하며 또 다른 숲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 흑림의 겨울&nbsp;▲ 흑림의 트리베르크 폭포&nbsp;나무를 심은 후 베는 데까지는 보통 100년이 넘는 세월이 걸린다. 독일인들은 흑림의 성공을 뒤로하며 먼 훗날의 후손들에게 건강한 숲을 물려주기 위해 조심조심 가문비나무를 베어내고 천연림으로의 성공을 만들어 가고 있다. 흑림은 북부 흑림, 중앙 흑림, 남부 흑림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북한에 나무를 심자 흑림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북한에 나무를 심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서이다. 고급 비밀 정보여서 북한의 산들이 어느 정도 황폐화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반복되는 홍수와 가뭄을 염두에 두면 심각한 지경에 처해 있다고 보여진다. 또 혹독하고 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북한 주민들이 겨울을 넘기기 위해 무분별한 벌목을 했을 것도 짐작이 가는 일이어서, 모르긴 몰라도 나무가 자라는데 필수적인 낙엽조차 남아있지 않을지 모른다. 산림 녹화는 나무를 심고 긴 세월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제대로 자라도록 벌목도 해주어야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심어야만 하는 것이다. 언젠가 통일이 된 이후에 해도 되겠지만 이는 엄청난 시간 낭비를 하는 셈이 된다. 나무 심는 일은 통일 후 한반도에서 살아갈 후손을 위해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해놓아야 할 일이다. 지금은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지만 매년 4월 5일 식목일이 되면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직접 삽을 들고 나무를 심곤 했다. 그 결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그린벨트와 함께 한국의 산야가 푸르러지는 데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물론 억울하게 그린벨트 때문에 재산권 행사를 못한 이들에게는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이제 이 식목일을 북한에 제의하는 것이다. 나무를 심어주는 것이다. 그것도 한국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식량계획이나 기타 유엔기구와 세계 여러 나라의 도움을 받아 북한에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는 것이다. 이 제안의 본질은 녹화사업에 있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이며 남북 양쪽의 결단이 있어야만 한다. 많은 군사기지가 산에 있는 북한으로서는 결코 응하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돈을 주면 자기네들이 알아서 하겠다는 특유의 주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득에 설득을 해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무는 수십 년 후에나 홍수를 예방하고 환경을 보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시간은 자연이 회복되는 시간이기 때문에 오래 기다려야 한다. 즉 시간과의 싸움인 것이다. 따라서 이데올로기를 떠나 일단 먼저 나무부터 심어야 하는 것이다. 식목일 부활시키고, 국제적 행사로 격상해야 전 세계 어느 국가를 봐도 나무 심는 날을 정해 놓고 공휴일로 선포했던 나라는 한국 이외에 없다. 가슴 뿌듯한 날이었는데, 지금은 사라져 버렸다. 식목일을 다시 부활시켜서 공휴일로 지켜야 할 것이다. 기업체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워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크게 보면 기업체에도 이득이 된다. 식목일을 다시 부활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국제적 행사로 격상시켜서 지구 온난화 관련 세미나도 열고 북한 나무 심기 운동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세한 정책이나 국제 공조 등은 전문가들이 많으니 가능할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 그린이 키워드가 된 오늘날 북한 나무 심기는 큰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달리고 싶었지만 주저앉아 버린 철마 속에서도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고 한다. 나무는 녹슨 철마 속에서도 자라는 것이다. 이 북한 나무 심기를 비무장 지대 생태회복과 평화회복 공간선언과 연계하여 함께 국가 브랜드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식목일 정도가 아니라 매년 4월 5일이 되면 ‘나무와 흙의 축제’를 여는 것이다. 일산 호수공원에 가면 시민들이 기증한 나무만 별도로 심어놓은 공원이 있다. 제법 자라서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 나무를 기증한 이들은 대학생이 된 아이들과 함께 몰라보게 자란 나무를 보면서 가슴 뿌듯한 기분을 만끽하곤 한다. 북한 나무 심기에도 이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또 국민 성금 운동이냐며 반발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책 읽기 운동처럼 순수하게 자율적으로 하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이들만 하면 되는 것이다. 실향민은 물론이고 제주도에 사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고 외국인도 하고 싶다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바바도 한 그루, 사르코지도 한 그루 기념식수를 하지 않겠는가. 영국 여왕께서도 한 그루…… 한국 대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클린턴도 부부 동반으로 두 그루 심을 것이다. 유엔 총장님도 한 그루 심을 것이다. 벌써 몇 그루인가…… 싸움질이나 하고 골프까지 쳐서 밉기는 하지만 다다익선이니, 국회의원들도 굳이 기념식수를 하겠다면 허락해주자. 북한에 나무를 심어보자. 여행·문화·예술 포탈 레 바캉스(www.lesvacances.co.kr) 대표 정장진
2009.01.29 I 정장진 기자
"한겨울을 나는 역동적 여행"
  • "한겨울을 나는 역동적 여행"
  • &nbsp;[노컷뉴스 제공] 한국관광공사는 "한겨울을 나는 액티비티(Activity) 여행"이란 테마를 중심으로 2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청도 · 춘천 · 괴산 · 서귀포등 4곳을 선정했다. 얼음 계곡 썰매를 즐기다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경북 청도군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듯 깨끗한 자연과 공기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운문면 신원리에 자리한 운문산자연휴양림이 대표적인 공간. 해발 1,188m인 운문산과 해발 1,240m인 가지산을 지나는 운문령에 자리하고 있어 깊은 산중의 고요함을 누릴 수 있으며 접근성도 좋다. 휴양림 안에서 다양한 겨울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 특히, 여름철 물놀이장으로 사용하던 계곡에서 얼음을 타고 내려오는 얼음썰매가 인기다. 얼음썰매타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계곡 위로 10여m 올라가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는 추억의 비닐포대썰매와 날이 박힌 나무썰매 양쪽에 줄을 달아 손잡이를 만든 전통 얼음썰매다. 이밖에도 수목의 겨울나기를 관찰하는 숲 해설, 나무볼링, 투호, 게이트볼 등의 가족놀이들이 준비되어 있다.꼭두서니 감물염색 체험공방, (주)청도와인의 와인터널, 청도석빙고, 적천사목조사천왕의좌상 등도 함께 돌아볼 것. 문의전화 : 청도군청 문화관광과 054)370-2378/운문산자연휴양림 054)371-1323 겨울과 온몸으로 맞서다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1리) 아홉 굽이를 돌고 돌아 흘러내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 구곡폭포. 한 여름 시원스레 쏟아 붓던 물줄기는 동장군의 위세에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이 겨울 구곡폭포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이 거대한 얼음 덩어리, 빙폭(氷瀑)을 보기 위해서다. 같은 구곡폭포건만 여름에 보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빙벽등반 명소인 구곡폭포는 이즈음에 빙질이 가장 좋다. 그래서 주말이면 빙벽등반을 위해 몰려든 클라이머들로 폭포 주위는 발 디딜 틈이 없다. 구곡폭포는 클라이머들 못지않게 사진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곳이다. 서울에서 가까울 뿐 아니라 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 이동거리도 짧아 수월하게 목적지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발품으로 이만한 촬영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사진가들에겐 분명 행운이다. 자연이 빚은 거대한 예술작품을 실컷 구경했으면 문배마을까지 이어진 트래킹 코스와 춘천을 대표하는 의병장 의암 류인석 선생 유적지 그리고 춘천의병마을도 놓치지 말고 둘러보자. 이 겨울 가슴을 따뜻하게 녹여줄 여행지들이다. 문의전화 : 춘천시청 관광과 033)250-3089/구곡폭포관리사무소 033)250-3569, 033)261-0088 '부르르르' 낚시대가 떨리면 쏠쏠한 손맛이 끝내줘요!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 율원리 & 연풍면 원풍리 일대) 겨울 레포츠는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괴산은 심산유곡이 만들어낸 천연 저수지가 많다. 그래서 겨울철에 경험할 수 있는 겨울 레포츠도 많다. 그 중에서도 단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얼음낚시. 괴산에는 큰 저수지가 많지만 안전하게 얼음낚시를 즐기려면 관리자가 있는 유료낚시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유료낚시터 중에서도 칠성면 율원리에 위치한 율원저수지가 추천 낚시터. 얼음낚시를 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단단하게 언 얼음에 끌이나 정으로 직경 15cm 정도의 구멍을 내고 낚싯대를 드리우면 준비 완료.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빙어든 붕어든 일단 미끼를 물면 낚싯대가 부르르르 핸드폰 진동처럼 떨린다. 이때 일명 손맛이 쏠쏠하다. 크고 수심의 차가 별로 없는 저수지에는 중앙의 한복판에 붕어가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 얼음낚시에 관심이 없는 가족들과 동행했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는 아이들 천국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즉석 썰매 경주를 하는 아이들도 눈에 띈다. 설령 얼음낚시의 결과물이 적더라도 서운해하지 마시길. 사랑하는 가족들과 동심을 만끽하고 신선한 활력을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얼음낚시를 즐긴 후 올갱이국도 맛보고, 조령산휴양림과 공예촌에서 전통공예를 체험하는 것도 좋다. 문의전화 :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223 “춥다고? 올레로 나와 봐!” 간세다리 제주걷기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시흥초등학교) 제주도 올레 걷기는 ‘제주올레(jejuolle)’란 표지판과 함께 시작된다. 각 코스의 길이는 15km 정도 되며 ‘놀멍, 쉬멍’(놀다가, 쉬다가) 간세다리(게으름뱅이)가 되어 자연을 느끼고 소통하며 걷기에 좋다. 올레란 ‘거리에서 집 대문으로 통하는 좁은 골목길’이란 뜻의 제주 사투리다. 이 올레가 ‘제주올레걷기’로 다시 태어났다. 제주 해안을 따라 올레를 이어 붙여 걷는 코스다. 2월 제주는 올레걷기에 적당하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온 몸의 신경세포가 제주 바람에 깨어나는 느낌이다. 살랑이는 유채꽃과 야트막한 현무암 돌담길도 참 정겹다. 2월의 잔설이 곳곳에 흰빛을 더한다. 올레걷기 외에 좀더 활동적인 레포츠를 즐기는 것도 좋다. 대표적인 것이 카트라이더와 ATV(4륜 오토바이). 미니 자동차지만 속도감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꾸불꾸불한 코스를 달리다 보면 한겨울의 추위도 잊을 수 있다. 문의전화 : (사)제주올레 064)739-0815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관련기사 ◀☞[목포] 수퍼 버스를 소개합니다☞[춘천] 수퍼 버스를 소개합니다☞오솔길, 호젓하고 근사한 명품 산책로
주홍빛 옷 곱게 차려입은 곶감
  • 주홍빛 옷 곱게 차려입은 곶감
  • [조선일보 제공] 대둔산 남쪽에 있는 전북 완주군엔 '호남의 금강산'이란 애칭이 따라다닌다. 하지만 울타리마다, 산비탈마다 감나무가 자라고 그 나무에서 딴 감들로 해마다 수백만 개의 곶감을 만들어대니 '곶감마을'이란 별칭이 더 어울릴 듯도 하다. 곶감으로 온가족 입에 풀칠하고 자식들 공부 가르치므로 동상면 감나무는 동네 사람들에게 '복덩어리 나무'로 통한다. 동상면 사람들은 10월 초순부터 25일 사이 감을 수확하고 11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는 곶감을 만들기 위한 감 깎기 작업을 벌인다. 11월 하순으로 접어드는 요즘은 감 수확과 감 깎기가 모두 끝나가는 터라 외지 여행객들은 곶감의 단맛이 깊어지는 소리에 귀만 기울이면 된다. 주홍색으로 물들어가는 곶감이 줄줄이 매달린 건조장과 초겨울 입구에 남은 감 몇 개를 외로이 달고 홀로 선 감나무들이 자아내는 늦가을 풍경이 사라질까 아쉬워 사진기에 자꾸 손이 간다. 부근 대아저수지와 동상저수지를 지나는 호반도로 드라이브나 위봉폭포로 오르는 산중도로 드라이브는 덤으로 얻는 낭만이다. 동상면 대아리 산천마을과 은천마을, 신월리 용연·검태·거인마을, 수만리 단지·입석·학동마을, 사봉리 밤티·신사봉·묵계마을 등 곶감 건조장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건조대에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들은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빛깔을 달리하며 단맛을 더해간다. 주인 정성이 가득한 곶감에는 꿀벌이 모이고 대충 만든 곶감에는 파리가 꾄다는데 동상면 곶감들은 꿀벌들의 놀이터를 방불케 한다. 띄엄띄엄 외로이 서서 동상면의 이 골짜기 저 골짜기 산골마을들을 지키는 감나무엔 아직 감이 붙어 있기도 하다. 사람 손이 달리거나 상품성이 모자라거나 '까치밥'으로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제자리에 매달려 있다고 한다. ▲ 좋은 곶감은 안팎이 고르게 말라 겉과 속 빛깔이 비슷하다.동상곶감이 만들어지는 비결의 8할은 바람이다. 기계 힘도 빌리지 않고 훈증도 하지 않고 오직 바람에 의한 자연 건조방식으로만 곶감이 탄생된다. 동상곶감 정보화마을 인정식 위원장은 "곶감건조장 관리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고 했다. 방충망 설치는 기본이고, 습기를 빨아내는 공조시설도 해놓고, 강추위가 오면 곶감이 얼지 않도록 난방기도 틀어준다. "곶감은 햇빛이 아니라 바람으로 만들어집니다. 직사광선에 말리면 겉은 마르고 속은 마르지 않아서 상할 염려가 있고 주름이 굵게 생겨 보기에도 안 좋습니다. 좋은 곶감은 잘랐을 때 겉과 속의 색깔이 비슷해야만 하지요." 동상면 사람들은 감을 깎아 50~60일 자연 건조시키고 1주일 숙성시킨 것을 '완건시'라 하고, 40일 자연 건조시킨 다음 2~3일 숙성시킨 것을 '반건시'라고 한다. 반건시에 비해 당도가 월등히 높고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는 완건시는 섭씨 영하 20도의 냉동고에 넣어도 얼지 않는단다. 12월 15일쯤 되면 촉촉하고 달콤한 완건시와 반건시를 동네 곳곳에서 맛보고 사갈 수도 있다. 가격은 한 상자(3호·한 상자 약 70개들이) 5만5000원부터. ::: 여기도 가보세요 ▲ 곶감 건조대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 올해 햇곶감은 12월 중순쯤 전북 완주군 동상면 곳곳서 만날 수 있다. / 조선영상미디어● 대아수목원: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에 위치한 대아수목원엔 13.6㎞짜리 산책로가 있어서 찬바람에 움츠러든 몸을 풀기 좋다. 입장료, 주차료 무료.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산1-2, (063)243-1951. ● 대둔산도립공원: 충남 논산시와 전북 완주군 경계에 대둔산이 솟아 있다. 전북 방면 대둔산도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다. 오전 9시~오후 5시.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케이블카가 6분 정도에 걸쳐 927m를 오르는 사이 가을 나무로 가득한 산이 이불 펼치듯 모습을 드러낸다. 요금은 11월 23일까지는 대인 왕복 7000원·소인 4000원, 24일부터는 대인 6500원·소인 4000원. 문의 (063)263-6621. 인정식 위원장이 운영하는 운암상회(063-263-4020·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산69-5)는 민물매운탕을 잘하는 식당이다. 대 3만5000원, 중 3만원, 소 2만5000원. 바위산가든(063-244-3155·전북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 508)은 토종돼지장작구이가 대표 메뉴. 600g에 2만8000원이며 참나무장작에 초벌구이를 한 다음 손님 상에서 다시 굽는다. 한양회관(063-263-5400·전북 완주군 고산면 읍내리 880-10)은 정육점을 겸한 한우 전문 식당이다. 갈비살·토시·안창살 200g에 2만원, 꽃등심·눈살 200g에 1만4000원. ● 자가용: 호남고속도로 익산나들목→봉동읍→대둔산 방면 4차선 도로→동상·고산나들목→봉림주유소 앞 삼거리→대아수목원. 혹은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완주나들목→봉동읍→대둔산 방면 4차선 도로→동상·고산나들목→대아수목원. ● 대중교통: 전주역에서 고산 방면 버스를 타고 고산면에서 내린 다음 고산버스터미널에서 동상 방면 버스(하루 약 5회) 이용. ● 완주군청 문화관광과: (0 63)240-4223 ● 동상면사무소: (063)240-4658 ● 동상곶감 구입처: 동상곶감마을 (063)243-0308·http://gamgol.inv il.org, 검태마을 운장산계곡산장 (063)243-1277, 용연마을 동상두메산골농원 (063)244-8593 ▶ 관련기사 ◀☞춧! 춧! 60마리 말 몰고 칭기즈칸이 제주에 왔다☞백두대간에 자리잡은 희귀 식물의 별천지☞풍산명품한우 드셔보셨나요?
 자연속의 나카츠-우사
  • [3일 동안 일본 큐슈 여행하기②] 자연속의 나카츠-우사
  • &nbsp;[조선일보 제공] 큐슈는 온천으로 유명한 섬이지만 알고보면 온천보다 더욱 아름다운 여행지가 많은 곳이다. 광활한 평야의 아프리칸 사파리, 웅장한 히가시시야노 폭포, 아지무 포도주공방, 지옥온천순례 등 큐슈를 체험하는 두번째 방법을 만나보자. 가파른 바위산과 함께 장엄한 건축미를 보여주는 라칸지절이 있는 나카츠. 드넓은 평야와 폭포, 아침안개 등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이 조화를 이루는 우사. 특히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우사는 시원한 폭포와 야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프리칸 사파리가 있어 꼭 추천하고 싶은 도시.&nbsp;▲ 라칸지 절1. 라칸지 절 라칸지 절은 645년 법도선인이 인도에서 가져 온 금동불을 지금도 보존하고 있는 곳으로 라칸산의 중턱에 있다. &nbsp;자연적으로 생긴 동굴에 석불을 모시고 목조 건물로 입구를 만들어 놓은 이 절은 건축물의 웅장함과 절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장관을 이룬다. 산에 지어진 라칸지 절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안전장치도 없는 귀여운 1인용 리프트가 재미있어 상당히 인기가 있다. 라칸지 절을 방문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벽면에 붙어있는 수많은 주걱들. 이곳에서는 주걱에 소원을 적어 직접 못을 박아 붙이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믿는다. 한글이 적힌 주걱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nbsp;▲ ①매력적인 리프트의 모습 ②소원을 적은 주걱들* 리프트 이용 요금 : 왕복 700엔 * 관람 시간 : 오전 8시 30분 부터 오후 5시&nbsp;&nbsp;▲ 아오노도몬 입구2. 아오노도몬 아오노도몬이라는 이름의 이 터널은 '켄카이'라는 승려가 라칸지 절을 참배하려고 보니 절에 이르는 절벽이 너무 험난하여 안전한 길을 만들고자 직접 뚫은 터널. &nbsp;당시에는 가파른 절벽에 묶어놓은 쇠사슬에 의지해 이 길을 건너다 추락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nbsp;정과 망치만으로 30년에 걸쳐 약 185m에 이르는 굴을 뚫은 켄카이 승려를 기념하기 위해 동상과 불상이 모셔져 있고 당시의 터널도 일부분 보존되어 있다. 보존된 굴과 차가 이동할 수 있도록 새로 뚫어놓은 터널의 구분이 모호해 터널을 아오노도몬이라고 착각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 ①그 당시 손으로 뚫은 터널의 일부 ②켄카이 승려 동상 ③터널 내부에 모셔진 불상3. 야바케 다리 (오란다 다리) 별칭 '오란다(네덜란드) 다리'라고 불리는 야바케 다리는 일본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8개 아치로 구성된 돌다리다. 전체 길이는 100m에 이른다.&nbsp;▲ 야바케다리4. 후쿠자와 유키치(福&#27810;諭吉) 기념관 현재 일본의 1만엔 지폐에 인쇄되어 있는 인물인 후쿠자와 유키치의 기념관. 일본의 대표적인 교육자이자 사상가인 그를 기념하는 곳으로 그의 사상과 인생이 도표로 전시되어 있으며 기념관의 바로 옆에는 후쿠자와가 살았던 고저택이 있다. ▲ ①만엔에 인쇄된 후쿠자와 유키치 ②후쿠자와 유키치 생가* 관람 요금 : 고등학생 이상 400엔 / 중학생 이하 200엔 * 관람 시간 :오전 8시 30분 ~ 오후 5시 ▲ 선명한 색의 코스모스5. 산코마치 휴작기간에 밭에 코스모스를 심어놓아 끝없이 펼쳐지는 코스모스가 장관인 곳. &nbsp;반짝이는 햇빛을 받으며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들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어보자. 여기야말로 꽃천지. &nbsp;&nbsp;&nbsp;▲ 이 곳에서 생산된 와인들6. 아지무 포도주 공방 이 지역 최고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로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아지무 포도주 공방. &nbsp;2008년에 생산된 보졸레 누보를 비롯해 다양한 와인을 시음하고 구입할 수 있다. &nbsp;공방 옆의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포도맛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맛도 일품!(한개 300엔) * 관람 시간 : 오전 9시 ~ 오후 4시 * 휴일 : 매주 화요일 * 입장료 : 무료 &nbsp;▲ ①아지무 포도주 공방 입구 ②와인을 숙성시키는 창고 ③시음용으로 전시되어 있는 와인 외에도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받아 시음할 수 있다.▲ 히가시시야노 폭포7. 히가시시야노 폭포 히가시시야노 폭포는 우사지역에서도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로, 높이 87m에 이르는 거대 폭포이다. &nbsp;사방을 둘러싼 절벽 저 편에서 세차게 낙하하는 폭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nbsp;폭포로 향해 가는 삼나무길과 거친 바위들 사이로 흐르는 물의 모습도 상당히 멋있는 곳. &nbsp;하지만 길이 미끄러우니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자.&nbsp;&nbsp;&nbsp;▲ ①폭포를 둘러싸고 있는 절벽 ②폭포의 시작 지점8. 아프리칸 사파리 끝없이 펼쳐지는 대평야에 69종, 1300여마리에 이르는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는 아프리칸 사파리. 자연을 만끽하며 살아야하는 동물들이 철창이나 비좁은 동물원에 갇혀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면 이곳에서는 비교적 여유로운 마음으로 야생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nbsp;▲ ①②여러 종의 개와 고양이를 풀어놓아 자유롭게 관찰하고 만져볼 수 있다. ③깜찍한 캥거루. 바로 옆으로 뛰어다니는 캥거루에게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자.▲ 생고기를 받아먹는 사자아프리칸 사파리는 정글버스라고 불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사료를 구입하면 동물들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도 있다. (동물들마다 먹는 사료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을 주어야 하는지 가이드의 설명을 잘 들어야한다.) 먹이를 주는 것에 길들여져서인지 정글버스가 등장하면 동물들은 하나 둘 버스 주위로 모이는데 이때가 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기회이다. &nbsp;친구가 먹이를 주고 있다면 버스의 유리에 바짝 붙어 열심히 셔터를 눌러 보자. '밥' 앞에서 방심한 그들의 천연덕스러운 모습을 간직할 수 있을테니. &nbsp;(기린에게 먹이를 줄 때는 사진은 자제하기를 권한다. 침을 흘리는 모습이 굉장하기 때문에 연약한 분들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nbsp;&nbsp;▲ ①동물들의 먹이가 담긴 상자 ②선명한 줄무늬의 얼룩말들 ③끝없이 펼쳐지는 넓은 평원의 모습이곳의 또 하나의 매력은 정글 버스를 타지 않고 내 차를 끌고 관람(마이카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때는 사파리 견학 가이드인 DVD를 빌리면 혼자서도 자유롭게 동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 DVD 대여료 : 500엔) 커다란 야생동물들 뿐만 아니라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들도 다양한 종들을 만나 볼 수 있고, 갓 태어난 새끼 사자를 직접 안아볼 수 도 있으니 이 곳에 갈 마음이 있다면 어서 발걸음을 재촉해 보자. ▲ 정글버스* 입장요금: 성인(고등학생 이상) - 2,300엔 / 청소년(중학생 이하) - 1,300엔 * 입장시간 : 9시 부터 5시 까지 (동절기인 11월~2월은 10시 부터 4시 까지) * 정글버스 요금 : 성인(고등학생 이상) -1,000엔 / 청소년(중학생 이하) - 800엔 (운행시간은 평일에는 20-30분 간격, 주말은 10-15분 간격으로 있음) * 공식사이트 : http://www.africansafari.co.jp▶ 관련기사 ◀☞[3일 동안 일본 큐슈 여행하기①] 로맨틱한 도시, 히타
때 묻지 않은 오지…단풍은 때를 만났네
  • 때 묻지 않은 오지…단풍은 때를 만났네
  • &nbsp;[경향닷컴 제공] 가지 말라고 했다. 행여 단풍을 보기 위해 쏟아야 하는 시간과 발품이 만만찮을 거라는 얘기다. 하지만 ‘단풍나무 숲’이라는 마을이름에 혹해 달려간 곳이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단임마을’. 꼭 단풍 때문만은 아니다. 관내 마을단위로는 유일하게 비포장길이 남아 있는 ‘마지막 오지’라는 말에 더 마음이 쏠렸다. 고봉준령이 병풍처럼 둘러친 마을은 계곡 끝자락에 터를 잡은 전형적인 오지. 정선사람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벽촌이다. 산자락에 포근히 안긴 마을은 몇해 전부터 자연휴식년제가 풀려 세상에 품을 열었다. 불현듯 일상을 떠나고 싶을 때 자연을 벗삼아 며칠 묵어가기에 딱 좋은 곳이다. 단임마을은 진부와 정선 사이 오대천변 북동쪽에 터를 잡고 있다. 진부IC에서 정선 방향 59번 국도를 타고 간다. 오대천을 따라 이리저리 굽이치는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안성맞춤. 만산홍엽으로 물든 강원도의 듬직한 산과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 물길이 한 몸처럼 어우러져 그림 같다. 단임(丹林)은 ‘단풍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안단임과 바깥단임, 웃단임으로 나뉘는 마을은 숙암교를 건너 좌측으로 난 외길을 따라간다. 숙암마을에서 10분 정도 더 들어가면 계류를 낀 비포장도로가 마을입구까지 나 있다. 여기서 안단임 계룡잠까지는 3시간 거리. 해발 700m 고지에 자리하고 있지만 길은 완만하다. 걷는 길 내내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가 청량하다. 대여섯개의 산을 병풍처럼 두른 마을은 산자락 안쪽에 박혀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고깔 모양새다. 마을을 둘러친 산은 모두 1000m가 넘지만 박지산(1391m)과 갈미봉(1266m)을 제외하고는 이름도 못 얻었다고 하니 오지는 오지인가 보다. 우측 산자락에 멋스럽게 들어앉은 별장을 지나 몇걸음 더 옮기면 옛 북평초등학교 단임분교가 나온다. 1965년 8월에 문을 연 학교는 1989년에 폐교돼 ‘문학당’이란 간판을 걸고 있다. 건물 옆에는 산자락을 따라 벌통이 가지런히 늘어섰다. 학교와 마주한 토담집은 리영광씨의 집. 22살 때 북에서 내려온 귀순용사 1세대다. 자서전을 내고 방송을 타면서 ‘유명인사’가 된 리씨는 이곳의 청정자연에 반해 10년 넘게 약초를 캐고 산다. 마을입구에서 6㎞ 정도 오르면 길은 두 갈래. 왼쪽은 박지산을 잇는 안단임 계룡잠으로, 우측은 갈미봉 줄기를 따라 장재터로 이어진다. 초입에 성황당을 세운 이 길은 트레킹 코스로 제격. 울창한 숲과 기암, 계류의 청아한 물소리가 끝없이 이어진다. 그 길 끝에는 다향산방이 자리해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이 담긴 따뜻한 차 한잔을 맛볼 수 있다. 좌측 안단임 쪽으로 100여m를 지나면 자생초체험장. 통나무집이 들어선 이곳은 민박과 농촌체험을 겸할 수 있다. 마을이라고 해봐야 총 10여가구에 12명이 전부. 그것도 계곡과 계곡 사이에 드문드문 둥지를 틀어 얼굴 마주하기가 쉽지 않다. 길에서 만나는 다람쥐가 그래서 더욱 반갑다. 마을은 1960년대만 해도 80여가구가 살았던 화전민부락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산림보호를 위해 화전을 짓지 못하자 하나둘씩 떠났다. 그러다보니 현재 남아 있는 주민은 절반 이상이 외지인이다. 고랭지채소와 약초, 산나물, 토종벌을 주수입원으로 소박한 삶을 꾸려가고 있다. 태초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그만큼 사람 살기가 녹록지 않다. 마을을 관통하는 길은 비포장과 포장길이 뒤섞여 있다. 산자락을 따라 이리저리 휘어진 길은 계곡을 따라가고 또 가로질러 간다. 휴대전화도 당연히 먹통. 마치 세상과 절연한 듯한 느낌이다. 길가 산자락에 드문드문 들어선 너와집과 투방집도 정겹다. 옛 화전민의 흔적도 그대로 남아 있다. 길가 산비탈에는 작은 이끼폭포가 실타래 같은 물줄기를 끊임없이 쏟아낸다. 그 모양새가 앙증맞다. 규모가 크지 않아 훌쩍 지나쳐 버리기 삽상이다. 마을 앞산과 뒷산, 큰 산과 작은 산, 계곡에는 소나무와 잣나무, 단풍나무, 전나무, 삼나무가 빽빽하다. 청정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까닭에 단풍의 때깔은 금세 물감을 칠해놓은 듯 선명하고 뚜렷하다. 마을이름이 괜한 겉치레는 아닌 듯싶다. 지난 6년간 일반인에 공개되지 않았던 마을은 무공해 산나물이 지천이고 계곡에는 열목어와 산천어, 토종메기, 가재가 뛰어 논다. 이 모두 마을주민의 자연보호 덕이다. 단임마을 토박이 김기용 이장(46)은 “마을자랑은 그저 때 묻지 않는 자연”이라며 “단풍이 절정을 이룰 때도 좋지만 11월 중순부터 잎을 털어내기 시작하면 계곡과 길이 온통 오색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자연’을 그대로 내보이는, 추색에 젖은 마을은 가을햇살 아래 오색단풍이 유난히 빛난다. - 귀뜸 - ▲찾아가는 길:서울→영동고속도로→진부IC→6번 국도→59번 국도 정선방향→숙암면→숙암교 건너 좌회전→단임마을 ▲주변 볼거리:화암8경, 정암사, 정선5일장, 정선소금강, 화암국민관광지, 함백산, 아우라지, 항골계곡, 오장폭포, 구미정, 두위봉 등 ▲맛집:감자바우(곤드레나물밥, 033-562-5481), 대동식당(콧등치기국수, 033-563-1252), 두메산골(황기백숙, 033-563-5108), 용천횟집(송어회, 033-562-7501) 등 ▲축제:11월2일까지 남면 민둥산 일원에서 ‘민둥산 억새꽃축제’가 열린다. ▲숙박:용바위펜션(033-562-1783), 큰터잘방(033-563-3137), 해변언덕펜션(033-562-9002) 등 ▲문의: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8 ▶ 관련기사 ◀☞아찔한 초록… 꼿꼿한 금강송 숲☞''다홍빛'' 문수사, ''샛노란'' 부석사☞생강나무 ''울긋''…당단풍나무 ''불긋'' 화려함의 대표주자들
  • (미리보는 경제신문)100억불 투입..갈증해결은 불투명
  • [이데일리 유용무기자] 다음은 내일자(9월27일) 경제신문 주요 기사다.(가나다순) ◇매일경제신문 ▲1면 -부동산규제 또 푼다 -외평기금 100억달러 공급 -커피크림·해태 과자서 또 멜라민 -"사법의 포퓰리즘 경계해야" -원화값 급락 1160원..코스피 25P↓ 1476 ▲종합 -美 구제금융 초당적 합의 난항 -한전, 터키원전 입찰 포기 왜? -"재산세 부담 늘지 않을 것" -키코 中企 3~4그룹 분류해 지원 ▲금융 -정부정책이 시장신뢰 먼저 얻어야 -키코 中企 3~4그룹 분류해 지원 -기보 올 보증 5000억원 확대 ▲정치·외교안보 -與野 영수회담 그 이후..'초당적 협력' 미분양해소가 첫단추 -또 현장 뛰어간 MB "식품 처벌 약해 계속 저지른다" -"환경정상회의 2012년 한국서 열자" ▲국제 -미국경기 이미 침체기 들어서 -日 아소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 -세계금융시장 다극화시대 맞는다 ▲기업과 증권 -자동차도 떨이요~ -12번파업 현대차 임금협상 타결 -롯데정보, 계열사에 IT입힌다 -6일만에 상승세 꺾인 코스피 -FTSE선진지수 편입..블루칩 펀드 사볼까 ▲부동산 -임대주택의무비율 서울만 적용할 듯 -청약통장 가입자 1년새 50만명 감소 ◇서울경제신문 ▲1면 -달러 부족 근본해결은 불투명 -수도권 공장총량제 대폭 완화한다 -현대차 임금협상 완전 타결 -각국 중앙銀 달러공급 130억弗 늘려 ▲종합 -생활용품도 '컬러 마케팅' 바람 -국민연금 투자 손실 올 2兆 넘어 -세계 금융시장 다시 불안 짙어져 -美 단기자금시장 '돈맥경화' 확산 -JP모건체이스, 워싱턴뮤추얼 인수 -청약통장 무용지물? -소비심리 여진히 '꽁꽁' ▲정치 -"민영화 제외 공기업도 고강도 개혁" -"서민·민주주의 보루역할 하겠다" ▲국제 -BMW등 유럽 車업계 바짝 긴장 -中 해외 '석유사냥' 다시 고삐 -GE, 실적 부진으로 '휘청' ▲산업 -시멘트값 갈등 재연되나 -김동진 부회장, 현대차 떠난다 -"정몽구 회장 "동유럽부터 점검하자" ▲증권 -"1500대 박스권 등락…눈높이 낮춰야" -이달 펀드자금 15兆 순유출 -"공매도 금지 효과, 큰 기대는 금물" -코스닥, 자회사 합병바람 거세다 ◇한국경제신문 ▲1면 -버블세븐 집값 더 떨어져 -외환보유액 100弗 긴급 투입 -"수도권규제 완화대책 내달 발표" -기보 "키코손실 선별지원" ▲종합 -"환경·개발 정상회의 유치" -학교 경제교육 활성화 한다 -외환 스와프시장 일단 안정…완전 해소는 미지수 -美 금융구제안 '보험式' 논란에 합의 불발 -소비심리 '냉각'·인플레 우려 계속 -국민연금 올 투자손실 2조1583억 ▲정치 -홍준표 '종부세 반대' 미스터리 -여야, 뒤바뀐 '功守'‥아직도 '적응통' -임태희 "민영화·통폐합 제외 공기업도 개혁" ▲국제 -美금융위기 실물경제에 직격탄 -JP모건, 워싱턴뮤추얼도 샀다 -인수가격이 단돈 2달러! ▲산업 -유화업계 대형 M&A 바람 분다 -노사협상 짐 훌훌 털고 동유럽 현장 재가동 -유리 무늬 같은 태양전지 ▲부동산 -생태호수…폭포…구름카페 '명품 단지' -"공공건설 최저가 낙찰가는 품질 안보고 값싼 옷 사는 꼴" ▲증권 -채권형 펀드 '수난' -은행株 '키코 유탄'에 급락 -급변동場…개인 "헷갈려"
2008.09.26 I 유용무 기자
  • 트레버 넌 "진지한 연극과 상업적 뮤지컬? 구분이 되나"
  • [조선일보 제공] "공연도 세상도 시계추 같다."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RSC)과 국립극장(NT)의 예술감독을 지낸 트레버 넌(Nunn·68)은 이렇게 말하면서 시선을 허공에 꽂았다. 셰익스피어 희곡을 가장 잘 요리하는 연출가이자 《캣츠》 《레미제라블》 등 뮤지컬 히트작들을 세계 초연한 이 거장은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 "진지한 연극과 상업적인 뮤지컬 사이의 경계? 그런 건 없다. 좌우로 흔들리며 균형을 잡고 전진할 뿐이다. 적어도 나는 둘을 분리하지 않아 성공했다." 영국의 자부심인 RSC에서 뮤지컬을 연출·공연한 것은 트레버 넌이 처음이었다. 24일 오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만난 그는 "누나가 미술대회에 입상해 받은 티켓으로 여덟 살 때 처음 본 보드빌(vaudeville·이야기와 춤, 노래가 어우러진 쇼)이 인생의 항로를 결정지었다"며 "연극을 공부하면서도 록그룹에서 기타를 치고 보컬을 했다"고 말했다. T S 엘리엇의 시(詩)를 노랫말로 옮긴 뮤지컬 《캣츠》에서도 주제가 〈메모리〉는 그가 작사했다. 이 거장은 "경험을 쌓아도, 나이가 들어도 결코 쉬워지지 않는 게 연출"이라고 고백했다. 연출가는 숱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고 드라마의 길을 잡아야 하는 자리다. 그 괴로움을 넌은 이렇게 빗댔다. "나이아가라 폭포 위에 팽팽한 줄이 있다고 치자. 연출가는 저글링을 하면서 그 줄을 타야 한다. 뒤를 돌아보거나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추락한다." 성공 비결이나 공식은 없다고 했다. "연출가는 어느 한 가지 스타일만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그는 "인물과 사건, 이야기를 분석해 관객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결과는 당연히 부침(up and down)이 있다"고 말했다. "연출할 텍스트를 놓고 적어도 30개 이상의 '길'을 뽑아내고 최종적으로 하나를 결정한다"고 했다. 《포기와 베스》 《코지 판 투테》 같은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연 장르에서 정상급 연출가가 됐지만 그가 지난 봄 뉴런던씨어터에 내놓은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79회를 끝으로 조기 폐막했다. 넌은 그러나 "평단의 반응과 관계없이 난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국립극장 예술감독은 영국 축구 대표팀 감독 자리만큼 돌팔매질을 당하고 스트레스도 갑절"이라고 불평했던 그는 "비평을 기대하고 작품을 만든 적은 없다"고 말했다. "《레미제라블》은 평단의 뭇매를 맞았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했다. 제롬 로빈스가 연출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도 초연의 평가와 달리 시대를 앞서간 걸작으로 남았다. 비평엔 맹점이 있다. 20년간 RSC 예술감독을 지내며 미공연작들을 여러 편 올려 성공했는데, 그 작품들이 관객을 만나지 못했던 게 바로 평단의 선입견 때문이었다.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처럼 과거에만 매달려 살 수는 없지 않느냐." 가장 사랑하는 극작가는 짐작대로 셰익스피어였다. 넌은 셰익스피어 작품들이 시대착오적이면서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옛날 얘기를 가지고 동시대 관객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극에서는 당구 치는 클레오파트라, 안경 쓴 리어왕이 다 가능하다. 따라서 셰익스피어를 현대적으로 연출할 때는 현대적인 복장도 중요하지만 특정 대사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내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서울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서 개막한 제1회 대한민국 콘텐츠페어에 강연자로 초청된 넌은 스토리텔링과 공연의 미래에 대해 강연했다. 연극의 생존에 대해 묻자 그는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했다. "영국에서는 50년 전에 비해 극장과 연극의 수가 줄었다. 손 안에서 구현되는 모바일(mobile) 때문이다. 하지만 연극은 '매혹적인 환자'다. '연극'이 병들어 죽었다고 해서 장례식에 가보면 맙소사, 이건 축제다. 죽음조차 새로운 시작으로 부활시키는 것이다. 한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고 교감하는 연극은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는다." 트레버 넌은 스물여덟에 英왕립극단 감독… 기사 작위도 처음에는 배우를 꿈꿨다. "사람들 앞에서 낭독하고 싶은 문장이 많아서" 어릴 적부터 셰익스피어를 읽었다. 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했는데 《반지의 제왕》에 나온 간달프(이안 맥켈런)가 동급생이었다. 졸업 후 피터 홀(Hall)에 이어 로열셰익스피어극단(RSC) 예술감독이 됐을 때 그의 나이 스물여덟이었다. 1980년대 뮤지컬로 진출해 《캣츠》 《레미제라블》 《마이 페어 레이디》 같은 히트작을 내놓았다. 1990년대에는 국립극장(NT) 예술감독이 돼 재정적으로 NT를 강화시켰고 대중적인 공연으로 극장 문턱을 낮췄다. RSC 시절부터 작업해온 무대미술가 존 네이피어와는 "나와 결혼한 사이"라고 할 정도로 콤비다. 2002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
제주 크라운골프장 회원 600만원 한정접수
  • [재테크광고]제주 크라운골프장 회원 600만원 한정접수
  • [이데일리] 재)관정 이종환 교육재단이 운영하는 제주 크라운 골프장이 하나로 회원권을 600만원에 한정 접수를 시작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또한 올해 5월에 오픈한 최고급 시설의 골프텔 까지 회원자격이 주어져 그야말로 파격적인 대우라 할수있겠다 골프텔은 42평형으로 최고의 시설로 고객 맞이 준비가 끝나있다 코스 또한KLPGA 시합에 맞춰 완벽한 리노베이션을 통해 다시태어났다 자연 그대로의 코스를 설계하여 자연산림, 워터헤져드, 풍차, 폭포, 남국의 야자수등을 잘 조화시킨 예술적 골프장으로 손색이없다.지리적 여건 또한 제주 제일의 위치이다. 공항 20분내에 함덕해수욕장 옆에 위치해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과 겨울에도 바람이 없어 따뜻한 골프장으로 365일 휴장일이 없어 제주에서 가장 개장률이 높은 골프장이다. 크라운 골프장 리노베이션 및 골프텔 오픈기념으로 “하나로 회원권”을 출시하여 한정 모집하며 회원혜택과 입회금 또한 제주이용의 특성을 살렸다 해도 너무 파격적이다. 입회금 600만원(소멸) 10년주중 주말 회원대우와 골프텔 회원 대우이다. 또한 쿠폰 80매 가 별도 발행되는데 이 쿠폰은 금일접수자에 한하며 비회원이 골프텔이나 골프장 이용시 회원대우를 받을 수 있어 동반자 또한 부담없는 골프여행이 될 것이다. 접수방법은 입회금 600만원을 국민은행 239401-01-004927 크라운관광(주) 로 입금하고 담당자를 통하여 접수하면된다 한정접수라 빠른 마감이 예상된다 접수전화 02-515-8680
2008.09.03 I 광고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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