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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도로 떠나는 가을여행
  • 따뜻한 남도로 떠나는 가을여행
  • [이데일리 트립 in 장세희 기자] 요즘 언택트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여 청정 자연 속 비대면 여행지가 인기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경남 함양은 아름다운 산과 계곡이 많아 언택트 여행을 즐기기에 적합한 장소다. 울창한 숲속을 거닐며 힐링을 만끽하고 싶다면 함양으로 가보면 어떨까. 천년의 숲 상림공원 가을나들이상림공원은 통일신라 말에 최치원이 이곳 천령군의 태수로 머물며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림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이다.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천년의 숲’으로 불리는 상림공원은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되었으며 졸참나무,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등 120여 종의 다양한 수목이 서식하고 있어 사계절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가을이 되니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 품에서 숲속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즈넉한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하게 된다. 상림공원에는 지압보도와 맨발로 걷는 상림 다볕길이 있는데 혈액순환, 피로회복,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과가 좋아 쾌청한 날에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맨발로 걷기에 적당한 굵기의 모래가 깔려 있어 걷고 있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오솔길에서는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몸통이 합쳐져 하나가 된 연리목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나무 앞에서 서로 손을 꼭 잡으면 부부간 또는 남녀간의 사랑이 두터워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가족, 연인, 친구 모두 이곳을 함께 걸으면 또 하나의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연꽃단지 또한 상림공원의 명소이며 연못 한가운데 나 있는 돌다리에서 인생사진을 찍어보길 추천한다. 연꽃, 수련, 다양한 수생식물이 단풍이 든 산, 나무들과 어우러져 멋진 배경을 만들어준다. 연못 너머에는 빨강, 주황, 노랑, 보라 등 형형색색의 꽃밭이 드넓게 펼쳐진다. 노란 소국이 가득한 꽃밭 사이에서 사진을 찍으면 가을 감성이 물씬 풍기는 사진이 될 것이다. 곳곳에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숲 그늘에서 가을바람을 쐬며 편안하게 쉬기 좋다. 고즈넉한 가을빛 산행, 용추계곡기백산군립공원에 속한 용추계곡은 금원산, 기백산, 거망산, 황석산 골짜기가 모인 청정 계곡이다. 용추계곡에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용이 지축을 흔들며 승천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용추폭포가 있는데 거대한 시원함이 사람들을 압도한다. 암벽에서 떨어지는 방대한 폭포수를 보고 있으면 그 소리와 물보라가 이루는 경이로운 풍광에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이러한 용추폭포 상단에서 용추자연휴양림까지 거리가 2km 정도 되는데 가볍게 산행하기 좋은 코스다. 청량한 계곡의 물길 따라 다양한 모양의 너럭바위,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재충전되는 기분이 든다. 가을의 산과 계곡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하고 감탄하며 힐링을 만끽하게 된다. 답답한 도심과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되고 싶다면 계곡 트레킹만 한 것이 없다. 용추자연휴양림은 야영장, 산림욕장, 전망대, 야외 테이블, 나무데크산책로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산행에 지치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용추계곡 인근에는 자동차 야영장, 캐빈하우스, 취사장,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용추 오토캠핑장이 있고 느긋하게 청정 자연을 누리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좋은 곳이다. 내추럴 가든 진주카페, 커피플라워진양호 근처에 위치한 커피플라워는 숙성도, 날씨,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오늘의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로스터리 카페다. 카페 외부와 내부는 전체적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마치 유럽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실내는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천장이 높아 웅장한 느낌을 자아낸다. 빈티지 느낌의 테이블과 의자는 공간을 두고 여유롭게 배치되어 있으며 한쪽 벽면에는 예쁜 찻잔들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다. 특히 피아노, 오디오, 전축, 스피커가 한곳에 모여 있는데 호기심을 자극하여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옆에는 책 대신 무수한 LP, CD, 테이프가 꽂힌 책장이 자리하고 있다. 커피플라워에서는 이렇게 실내의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며 커피 한 잔을 음미하기 좋다. 커피 종류에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바닐라라떼, 아포가토, 더치 커피, 더치 라떼가 있다. 녹차 라떼, 초콜릿 라떼, 자몽 에이드와 같은 논커피와 티도 마실 수 있으며 오리지날 커플 와플, 블루베리 치즈 와플, 티라미수 초코 와플 디저트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직접 로스팅한 원두, 캡슐 커피를 구입하거나 커피용품 대여도 가능하다. 카페에서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아름다운 정원이다. 마당으로 나가면 싱그러운 나무들과 꽃에 둘러싸여 자연 속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나무 벤치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면서 오롯이 휴식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2020.11.11 I 장세희 기자
가을과 엔딩하기 좋은 억새 군락지
  • 가을과 엔딩하기 좋은 억새 군락지
  • [이데일리 트립 in 장세희 기자] 가을이 깊어지면 산등선을 따라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며 일렁거린다. 밤에는 선명하게 빛나는 별이 보이고, 낮에는 땅에서 반짝이는 별인 억새가 만발하는 요즘이다. 울긋불긋 곱게 물든 산을 배경으로 천천히 억새길을 걸으며 가을 산책을 해보면 어떨까. 인생샷은 덤, 황매산 억새 군락지경남 산청과 합천을 잇는 황매산은 해발 1,113m에 이르며, 축구장 100개 크기의 거대한 억새 군락지를 자랑한다. 산 정상에 오르면 합천호,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이 모두 보이는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져 영남의 금강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매년 5월 열리는 황매산철쭉제가 유명한데 진분홍빛의 대규모 철쭉 군락이 산허리를 감싸는 황홀한 풍광을 볼 수 있다. 봄에는 철쭉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푸르른 초목으로 뒤덮인다면 가을에는 흐드러진 억새풀과 야생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황매산군립공원 제1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조금만 걸으면 정상에서 드넓은 억새 평원을 감상할 수 있다. 정상까지 가파르게 난 ‘하늘계단’을 올라가다 뒤돌아서면 아찔하고도 낭만적인 억새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 바로 아래서 탁 트인 풍경을 보니 가슴 속 답답함이 뻥 뚫려 가을바람이 자유자재로 내 몸속을 드나드는 기분이 든다. 꼭 정상에 올라가지 않아도 정상으로 향하는 길 곳곳에 억새 군락지로 안내하는 길이 나 있어 자신의 체력에 맞게 산책하면 된다. 억새밭 사이로 난 길에서 억새풀을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감성사진도 찍으며 더욱 생생한 가을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 어르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 모두 편안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무장애나눔길과 휴게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억새길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황매산의 장점이다. 인근에 한우국밥, 비빔밥, 해물파전, 도토리묵 등을 맛볼 수 있는 ‘철쭉과 억새사이 식당’,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더치워터, 국화유자차 등을 마실 수 있는 ‘인얼스커피’, 오토캠핑장을 이용하여 가을 정취를 만끽하면서 느긋하게 쉬어가는 것도 좋다. 울긋불긋한 산맥과 억새가 한눈에, 민둥산 강원도 정선에 가면 해발 1,119m의 높이를 자랑하는 민둥산이 있다. 옛날에 화전민이 먹고살기 위해 산에 불을 질렀는데 ‘산에 나무가 없어 번번하다’는 뜻으로 ‘민둥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불을 지른 자리에는 억새가 많이 자랐고, 민둥산은 억새꽃축제가 열릴 만큼 풍성한 억새를 볼 수 있는 명소다. 가을에는 정상부터 8부 능선까지 억새꽃의 은빛 물결을 감상할 수 있으며 곱게 물든 아름다운 산 전망은 덤이다. 해발 500m에 위치한 증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하면 1시간 30분 만에 민둥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는데 산행 초보도 쉽게 오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급경사가 없어 경치를 구경하며 쉬엄쉬엄 걷기 좋은 길이다. 숲길을 걷다가 지치면 전망 데크에서 초록 산맥이 단풍으로 뒤덮여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쉬어가도 좋다. 계속해서 걷다 보면 드디어 억새 군락지가 나타나는데 산등선을 따라 즐비한 억새풀이 장관을 이룬다. 억새밭 너머로는 가리왕산, 함백산, 태백산 등 울긋불긋 은은하게 물든 산맥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구름이 수놓은 하늘, 고운 단풍,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물결이 한눈에 담기는데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다. 하늘과 맞닿아 끝없이 이어지는 산등성이, 운치 있는 억새밭과 함께 탁 트인 시야를 만끽하고 싶다면 민둥산을 둘러보길 추천한다. 가을바람 맞으며 억새바람길 걷기, 명성산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에 걸쳐 있는 해발 922m의 명성산은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억새 명산이다. 거리가 가까울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억새밭, 산정호수의 단풍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사람들에게 꾸준히 인기 있는 산이다. 매년 10월이면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열리는데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억새 물결을 만끽할 수 있다. 명성산은 산정호수 방면에 비탈진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반대편은 완만하기 때문에 산정호수에서 출발해 등룡폭포를 지나 억새바람길에 도착하는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가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억새바람길에 다다르면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진다. 억새바람길은 데크길과 흙길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신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즐기면 된다. 억새밭 사이에 난 길 한가운데 서서 멋진 인생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다.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포토존, 쉼터, 전망대 등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마음에 드는 곳에서 편안하게 억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팔각정에서는 억새 군락과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데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부드럽게 굴곡진 능선길을 따라 가을 바람을 맞으며 흔들리는 억새를 구경하는 것이 이곳의 최고의 묘미다.
2020.11.09 I 심보배 기자
은빛 억새 물결 보러 양양 여행
  • 은빛 억새 물결 보러 양양 여행
  • [이데일리 트립 in 장세희 기자]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덕분에 양양으로 여행을 떠나기 수월해졌다. 산, 바다, 강으로 자연의 품에서 언택트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양양을 가보자. 곱게 물든 단풍과 억새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은빛 물결을 눈에 담고서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샛노란 단풍 물결 속에서, 주전골가을이 되면 단풍 구경을 하러 설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설악산은 산세가 험한 산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전골은 오색 약수터에 시작되는 등산 코스인데 장비를 제대로 갖춘 등산보다 힘 들이지 않는 가벼운 ‘산책’과 어울려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설악산국립공원 약수터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약수출렁교를 건너면 ‘오색약수 편한 길’이 나오는데 총 3.2km로 왕복 2시간 정도 걸려 단풍 구경하며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무장애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어 어르신, 아이들, 몸이 불편한 사람들 모두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완경사 데크, 블록포장, 휴게 데크, 장애인전용주차장 등이 마련되어 있다. 입구에서 완만한 데크를 지나 고래바위교에 들어서면 고즈넉한 가을 풍경이 펼쳐진다. 빨강, 주황, 노랑, 갈색으로 가을빛을 두른 나무들이 반갑게 가을 손님을 맞이한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데크길을 걷다 보면 계곡물 흐르는 맑은 소리에 가만히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계속해서 걷다가 오색석사(성국사) 안내판이 보이는데 성국사 사찰 경내를 지나 선녀탕으로 직진하면 당뇨, 위장병, 변비 등에 효과가 좋은 오색석 약수를 만나게 된다. 옥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선녀탕에 다다르기 전에 주전골 최고의 비경인 독주암이 등장하고 단풍과 어우러진 장관이 펼쳐진다. 주전골 계곡에는 독주암처럼 웅장한 바위 절벽이 다양한 모습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높이 솟은 바위 절벽과 옥색의 계곡물, 주변을 둘러싼 단풍을 바라보니 가을 정취의 절정이 따로 없다. 종착지에 이르면 또 다른 비경인 용소폭포가 나오는데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단아한 폭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려한 계곡과 함께 깊은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면 주전골 자연관찰로를 따라 느긋하게 걸어보면 어떨까. 데크길 따라 억새숲 산책, 남대천생태관찰로일출로 유명한 낙산해변 근처에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남대천생태관찰로가 있다. 길이 60km에 이르는 남대천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인데 물이 맑고 깨끗하여 국내 최대 규모의 연어 회귀 하천으로 불린다. 이곳에서는 매년 연어축제가 열리지만 올해는 코로나19를 우려하여 취소되었다고 한다. 연어축제의 아쉬움을 대신하여 연어생태관람장이 만들어졌고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남대천연어생태공원에서는 이런 생태체험뿐만 아니라 갈대와 억새가 이루는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총 7만 6447m2의 넓은 부지에 생태환경을 관찰할 수 있도록 길다란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데크길을 따라 아름다운 갈대와 억새숲을 감상할 수 있다. 높고 푸른 하늘, 억새의 은빛 물결, 멋스러운 데크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 보면 그만한 감성 사진이 따로 없다. 하늘과 산과 억새숲을 한눈에 담아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기며 산책하는 것이 이곳의 최고의 묘미다. 잔잔한 강물과 바람에 출렁이는 억새 물결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절로 평온해진다. 특히 가족, 연인, 친구 등 함께 온 소중한 이들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데크길을 걸으면 행복과 기쁨이 더해진다. 중간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벤치도 조성되어 있어 운치 있는 풍경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애견 동반 입장이 가능한 곳이라 반려견과 반려가족 모두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남대천 제방 아래 황화코스모스도 한창 피어 있어 꽃밭 사이에 난 길을 걸으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주변에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힐링 숙소 ‘연어의 고향 펜션’이 가까이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서 여행의 마무리를 지어도 좋다. 유럽풍 분위기의 외관, 넓은 잔디밭, 아름다운 정원을 갖춘 펜션은 청결하고 안전한 휴식처로 안성맞춤이다. 낙산사, 낙산해수욕장, 오색약수터 등 유명 여행지와도 접근성이 좋다.
2020.11.02 I 장세희 기자
위 아래로 '출렁' 걷다보면 '후들', 하늘 위 다리를 걷다
  • [여행]위 아래로 '출렁' 걷다보면 '후들', 하늘 위 다리를 걷다
  • 강원도 원주 간현관광지에 들어선 ‘소금산출렁다리’[원주=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원주의 대표 관광지인 간현관광지. 소금산(343m)이 뒤를 받치고 섬강과 삼산천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그 아름다움을 “한수를 돌아드니 섬강이 어디메뇨, 치악이 여기로다”라고 노래했을 정도. 여기에 ‘토정비결’로 유명한 토정 이지함은 전국 명소를 돌다 이곳 경치에 반해 상당 기간 머물며 유유자적했다고 전해진다. 7080세대에게도 특별한 공간이다. 1990년대까지 최고의 피서지이자, 대학생들의 1순위 MT 장소였다. 강변 모래톱에 둘러앉아 통기타 치며 노래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은 이제 추억으로 남았지만 유려한 물길과 우뚝한 산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아름답다.강원도 원주 간현관광지의 ‘소금산 출렁다리’ 포토존◇길이 200m, 높이 100m의 다리를 건너다2000년대 들어 침체기를 걷던 간현관광지가 최근 새롭게 뜨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소금산 출렁다리가 있다. 길이가 200m나 된다. 전북 순창의 체계산 출렁다리(270m)가 생기기 전까지 국내 최장 산악보도교였다. 다음은 지상고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우리나라 산악보도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상고를 자랑한다. 앞서 언급한 체계산 출렁다리는 최고 90m, 국내에서 가장 높은 해발 800m에 설치된 경북 봉화 청량산(870m) 하늘다리의 지상고도 70m 정도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아파트 40층 높이와 비슷한 100m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소금산 출렁다리의 진정한 매력은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비밀은 바닥에 있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길이 200m에 이르는 바닥 전체에 격자형 강철 소재(스틸 그레이팅)를 깔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가장 높게 만든 것도 부족해 바닥까지 숭숭 뚫어 놓은 것이다. 활짝 열린 하늘과 구멍 뚫린 바닥. 거기에 굵은 철사로 엮은 난간까지. 사방이 제대로 뚫렸으니 다리 위에 서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수밖에 없다.소금산 출렁다리는 안전설비도 제대로 갖췄다. 지름 40mm 특수도금 케이블을 8겹으로 꼬아 연결한 소금산 출렁다리는 70kg 성인 1285명, 그러니까 90t의 무게를 버틸 수 있다. 초속 40m의 바람에도 끄떡없게 설계했다. 1.5m의 다리 폭은 두 사람이 교행하기에 넉넉한 너비다.출렁다리의 아찔함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발품은 필수다. 해발 100m 높이의 시설이니만큼 그 정도는 올라야 한다. 소금산 등산로 입구에서 출렁다리가 있는 바위오름터까지 500m. 제법 가파른 길. 전체 구간에 산뜻한 나무 계단을 설치해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강원도 원주 간현관광지에 들어선 ‘소금산출렁다리’◇ 1760명 성인이 함께 걸어도 안전출렁다리에 발을 들이기 전, 스카이워크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출렁다리 옆 삼산천이 바라보이는 절벽 위로 삐죽 튀어나와 있다. 짧은 거리지만, 출렁다리와 마찬가지로 바닥 전체를 탑 그레이팅(스틸 그레이팅보다 발빠짐과 미끄럼 방지가 더 좋은 제품)으로 처리해 스릴을 미리 체험해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100m 상공 아래로 굽이굽이 흐르는 섬강의 빼어난 전망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이제 본격적으로 출렁다리를 걸어볼 차례다. 출렁다리 앞에만 서도 짜릿함이 전해질 정도로 아찔한 높이다.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스릴 만점이다. 여기에 바닥이 격자형으로 만들어져 발아래가 훤히 보인다. 그래도 조금 안심할만한 정보는 60kg의 성인 1760명이 함께 걸어도 될 만큼 안전하게 설계했다고 하는 점이다.그래도 바닥을 보면 아찔해서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폭은 1.5m로 두 사람 정도 지나갈 수 있는 정도지만, 일방통행이어서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마주칠 걱정은 없다. 여기에 앞면서 천천히 걷다보면 주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두려움도 사라진다.출렁다리 밑에는 모래와 강이 빚어만든 개미둥지마을이 있다. 한가운데는 정겨운 집이 있고, 주변을 강이 잔잔하게 감싸고 있다. 여름에는 여기서 물고기도 낚고, 물장구치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상상도 해본다.출렁다리를 건너면 소금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하늘바람길 산책로를 따라 하산하는 길로 나뉜다. 하늘바람길을 따라 내려 오다보면 출렁다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직접 건널 때 보다 멀리서 다리를 바라보면 더 아찔함이 느껴진다.섬강과 삼산천, 소금산과 간현봉, 일대 마을을 제대로 보려면 레일바이크가 제격이다. 풍경열차를 타고 옛 간현역에서 판대역으로 간 뒤 레일바이크로 되돌아오는 일정이다. 7.8㎞ 산천과 논밭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강원도 원주 소금산 레일바이크◇낮보다 밤이 더 화려해진다밤이면 조용했던 간현관광지. 이제 밤이면 화려한 영상쇼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미디어 파사드다. 개미둥지마을 자연 암벽, 그러니까 소금산 출렁다리 바로 아래 거대한 직벽과 인공폭포를 스크린 삼았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등의 표면에 조명 시설을 설치하거나 디스플레이 기법을 연결해 이미지를 시연하는 것을 말한다. 간현관광지의 자연 암벽 자체가 밤이면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하는 셈이다. 미디어 파사드 규모는 폭 250m, 높이 70m. 국내에 시연되는 미디어 파사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절벽 아래 삼산천에는 음악분수를 조성한다. 미디어 파사드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만 무려 35억원에 달한다.공식 개장 예정일은 내년이다. 미디어 파사드에 정확히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아직 미지수. 원주시는 미디어파사드를 언론에 살짝 공개했다. 이 쇼의 이름은 ‘나오라 쇼’((Night Of Light). ‘간현관광지에 나와 빛의 쇼를 즐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 원주시는 시청 직원을 대상으로 이름을 공모해 부르고 기억하기 쉬운 이 이름을 선정했다고 한다.공개한 콘텐츠의 테마는 총 3가지. 메인콘텐츠로 ‘은혜갚은 꿩 이야기를 담은 영상’(6분)과 서브콘텐츠로 ‘폭포·바다 속 이야기’, ‘꽃을 주제로 한 영상(5분)’이다. 여기에 인터렉티브 콘텐츠로 ‘원주 도깨비가 사는 신비의 숲’(가제)도 있다. 내년 4월이면 관광객에게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이 원주시의 설명이다. 거대한 암벽을 통째 스크린 삼은 미디어 파사드와 웅장한 음악, 그리고 음악분수가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진다면 원주를 대표하는 야간 경관명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간현관광지를 화려하게 밝힐 ‘미디어파사드’
2020.10.30 I 강경록 기자
2분만에 매진 됐다는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그럴만 하네"
  • 2분만에 매진 됐다는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그럴만 하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운이 좋아서 예매에 성공했죠. 전통극 공연이 처음이어서 생소하지 않을까 했는데 워낙 잘해서 너무 재밌었어요. 특히 고수 추임새 넣는 게 흥미로웠어요. 궁에서 또 다른 프로그램을 하면 시간을 내서 다니고 싶어요.”(김봄이, 33세)“표 예매하기도 힘들었는데 그럴만 하네요. 우리 것을 멋있게 잘 표현해서 너무 감동적이에요.(박현숙, 60세)경복궁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경회루의 야경을 배경으로 효녀 심청이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눈먼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경회루 옆 연못에 몸을 던진 심청의 물속 모습까지 무대에 설치된 ‘워터스크린’을 통해 생생히 볼 수 있었다. 깊은 바다속 용궁에서 심청이를 만난 죽은 어머니 곽씨 부인이 반가움을 뒤로하고 심청을 바깥세상으로 돌려보내는 장면에서 심청은 35m 상공을 날았다. 바람에 휘날리며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심청의 모습은 애절함을 극대화했다. 최근 찾은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 무대에서다. 공연을 찾은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감탄을 자아냈다.‘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사진=궁중문화축전)국내 대표 궁궐활용 프로그램인 ‘궁중문화축전’이 올해로 6회째를 맞이했다. 매년 봄에 열렸던 축전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되다 지난 10일 문을 열었다.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꺼리지 않을까 했던 우려와 달리 티켓 판매부터 축제는 큰 호응을 얻었다. 주최측에 따르면 축전의 대표 프로그램인 ‘경회루 판타지’는 전 회차가 오픈 2분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됐다. ‘경회루 판타지’는 고전소설과 판소리로 유명한 ‘심청’ 이야기를 우리 전통을 대표하는 가(歌), 무(舞), 악(樂)과 더불어 화려한 첨단 조명기술을 통해 아름답고 신비한 판타지로 그려낸 미디어 퍼포먼스다. 4시간가량의 ‘심청가’를 핵심 장면만 추려 1시간으로 짧게 압축했다. 빠른 이야기 전개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경회루의 빼어난 건축미에 더불어 야외라는 장소적 특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눈과 귀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연못 위에서 움직이는 무빙 스테이지, 무대 조명이 꺼지면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무용수 의상이 공연의 풍성함을 더했다.판소리 심청가를 현대적으로 편곡한 가락은 친근감과 함께 공연의 흥을 복돋았다. 특히 심학규와 뺑덕이 만나 맹인 잔치를 향해 나서는 장면에서는 절로 엉덩이가 함께 들썩였다. 공연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객을 기존 600여 명에서 70여 명으로 크게 줄였다. 주최 측은 더 많은 관객이 공연을 실제로 관람할 수 없어 아쉬워했다. 공연 영상은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유튜브에서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사진=궁중문화축전)같은 날 찾은 ‘창경궁, 빛이 그리는 시간’은 300m 가량의 산책길을 미디어 아트로 화려하게 꾸몄다. 7가지 테마로 구성된 산책길은 신비로운 다른 세상에 잠깐 다녀오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가장 먼저 레이저 불빛으로 만든 터널 ‘시간의 문’을 지나면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이후 어둠 속에 펼쳐진 3개의 스크린에서는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십장생이 차례로 등장한다. 폭포 아래서 천천히 걷는 학과 거북이, 숲속을 노니는 사슴 등 신비로운 동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 귀로 들려오는 바람, 새 소리 등은 ‘힐링’을 선사했다. ‘창경궁, 빛이 그리는 시간’은 10월25일까지 매일 저녁 총 5회차 진행되는데 사전예약은 이미 매진됐다. 대신 2회차(7시20분)와 4회차(8시)는 각 25명씩 현장 입장객을 받는다. 매일 오후 6시30분 창경궁 현장 매표소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창경궁, 빛이 그리는 시간’(사진=궁중문화축전)
2020.10.18 I 김은비 기자
 강다니엘·소유·에이티즈… 특급 컴백 쏟아진다
  • [컴백 SOON] 강다니엘·소유·에이티즈… 특급 컴백 쏟아진다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7월 마지막주 가요계에 특급 가수들이 대거 컴백한다.27일 강다니엘, 윤두준을 시작으로 28일 소유, 29일 에이티즈, 30일 에릭남과 제시까지 다채로운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다. 여름 가요계를 더 뜨겁게 만들 가수들의 컴백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대중의 눈과 귀가 이들에게 쏠리고 있다.강다니엘(사진=커넥트엔터테인먼트)◇강다니엘, 선공개곡으로 컴백 예열가수 강다니엘이 돌아온다. 강다니엘은 27일 세 번째 미니앨범 ‘마젠타’의 선공개곡 ‘웨이브스’로 컴백을 예열한다. ‘웨이브스’는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기듯 나를 향해 움직이는 마음의 파동에 스스로를 맡기고, 밀려와 주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댄스홀과 힙합에서 영감을 받아 폭포처럼 쏟아지는 808 베이스 드럼과 라틴 기타, 피아노의 스타카토 사운드를 조화롭게 채워 넣어 리스너들의 귓가를 사로잡을 전망이다.윤두준(사진=어라운드어스)◇윤두준, 12년 만에 솔로 데뷔그룹 하이라이트 리더 윤두준이 12년 만에 솔로앨범을 발매한다. 윤두준은 27일 첫 솔로앨범 ‘데이브레이크’를 발표, 타이틀곡 ‘론니 나잇’으로 활동에 나선다. ‘론니 나잇’은 아날로그 악기와 레트로한 샘플들이 잘 어우러져 트렌디 하면서도 오래된 음악을 꺼내 듣는 듯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R&B 곡이다. 텅 비어 있는 새벽의 공허한 감정을 노래에 담아내 윤두준표 새벽 감성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계획이다.소유(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여름하면 씨스타, 씨스타하면 소유씨스타 소유가 돌아온다. 소유는 28일 새 싱글 ‘가라 고’(GOTTA GO)를 발매하고 여름 가요대전에 합류한다. 2017년 정규앨범 첫 번째 파트 ‘리:본’(RE:BORN)과 ‘기우는 밤’을 시작으로 2018년 두 번째 파트 ‘리:프레시’(RE:FRESH)와 ‘까만밤’ 등을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던 소유가 새 싱글을 통해 어떤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이번 신곡은 미국 LA 할리우드에 기반을 둔 55(Arhur J, Francis)가 프로듀싱에 참여한 트랙으로, ‘퍼포먼스 퀸’으로서 소유만의 독보적인 무대와 에너지를 마음껏 발휘할 전망이다.에이프릴(사진=DSP미디어)◇에이프릴이 선사할 청량한 여름그룹 에이프릴이 29일 여름 스페셜 싱글 ‘헬로 서머’(Hello Summer)로 컴백한다. 소속사 DSP미디어 측은 ‘헬로 서머’에 대해 “그 이름처럼 한여름에 어울리는 청량한 매력이 가득한 곡”이라고 귀띔했다. 밝고 활기찬 에이프릴만의 여름이 곡에 잘 녹아들어 팬들에게는 더없이 특별한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에이티즈(사진=KQ엔터테인먼트)◇‘인셉션’ ‘땡스’… 에이티즈 활동곡은?그룹 에이티즈가 29일 새 앨범 ‘제로 : 피버 파트1’(ZERO : FEVER part.1)로 돌아온다. 이번 앨범에는 현재 활동곡 투표 중인 ‘인셉션’과 ‘땡스’ 두 곡을 포함해 총 7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첫 번째 활동곡 후보인 ‘인셉션’은 몽환적인 멜로디를 바탕으로 ‘난 마치 꿈에서 꿈을 꾼 듯이 널 찾아서 헤매다 길을 잃어가 / 다신 깨지 못할 너란 꿈에 살아’를 노래하는 에이티즈의 애절한 목소리가 귀를 사로잡는다. 두 번째 후보곡인 ‘땡스’는 앞서 공개됐던 타이틀 이미지 속 멤버들 모습에서도 느껴지듯 도입부부터 다채로운 컬러감과 자유분방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어떤 곡이 팬들의 픽(PICK)을 받아 에이티즈의 컴백 활동곡으로 정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에릭남(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에릭남표 여름 힐링송 ‘파라다이스’가수 에릭남이 30일 네 번째 미니앨범 ‘디 아더 사이드’(The Other Side)로 컴백한다. 이번 앨범은 에릭남의 여름 감성을 담아 휴가 시즌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듣고 싶은 음악들로 준비했다. 타이틀곡 ‘파라다이스’는 에릭남의 자작곡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 한층 성장한 음악적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밴드 데이식스의 영케이가 작사에 힘을 보태 에릭남과의 특급 시너지를 발휘할 전망이다.제시(사진=피네이션)◇3년 만에 ‘누나’로 돌아올 제시‘센언니’ 제시가 3년 만에 돌아온다. 제시는 30일 세 번째 미니앨범 ‘누나’(NUNA)를 발표한다. 타이틀곡은 ‘눈누난나’로, 제목에서부터 신나고 중독성 강한 제시 특유의 음악 스타일을 기대케 한다. 수록곡 ‘Put it on ya’에는 그룹 KARD의 비엠과 래퍼 나플라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제시와 호흡을 맞췄다.
2020.07.25 I 윤기백 기자
자연 속에서 즐기는 경기도 양평 언택트 여행
  • 자연 속에서 즐기는 경기도 양평 언택트 여행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휴가철, 사람들을 만나는 게 두려운 요즈음이다. 유명 관광지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린다는 기사가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오기에 휴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사그라들지 않는 것을 두고 걱정하는 것보다 생활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 뜨고 있다. 이럴 때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 경기도 양평으로 떠나 본다. 당일 여행지로도 좋은 양평이지만 휴가철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1박 여행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실내보다는 실외가 그리고 식물 향기 가득한 자연 속에서 일상의 답답함을 잠시 잊는다.진흙 속에서 고귀하게 피어나는 연꽃은 6월 하순경부터 8월 중순까지 북한강 일대를 수놓는다. 전국에 연꽃으로 유명한 곳이 많지만 양평의 연꽃은 수도권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두물머리 근처의 세미원은 물과 꽃의 정원이다. 지난 2019년에 경기도 지방정원 제1호로 등록될 만큼 그 아름다움이 뛰어나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고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라는 성현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했다. 입구는 두 곳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은 두물머리와 연결된 배다리 열수주교다. 조선조 정조 때 만들었던 배다리를 재현한 것으로 배 위에 나무판자를 놓아 사람들이 걸어서 강을 건널 수 있게 해놓았는데 물결에 따라 흔들림이 달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빨래판으로 만든 세심로는 세미원의 상징으로 ‘마음을 씻는 길’을 뜻한다.세미원은 관람 동선이 다양해 선택적 관람이 가능한 곳이다. 홍련지, 백련지를 비롯해 세계적인 연꽃 연구가인 페리 슬로컴(Perry D.slocum) 박사의 가족이 와서 직접 심은 페리기념연못까지 여름의 아름다움이 계속 피고 지는 중이다. 빅토리아 연못, 열대수련 연못, 사랑의 연못 등 희귀한 연꽃들을 볼 수 있으며, 한국의 미를 담아낸 한국 전통정원이 아름답다. 6월 19일부터 8월 16일까지 열리고 있는 세미원 연꽃 문화제에는 야간 개장도 하고 있어 강바람을 맞으며 시원한 여름밤을 만끽할 수 있다. ‘열린 관광지’로 장애인, 어르신, 영유아 동반 가족 등 이동의 불편이나 관광 활동에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장애물 없는 관광지로 모든 계층에게 인기가 많다. 여유 있게 돌아본다면 전체 2시간~3시간 정도 소요되며, 두물머리를 다녀올 경우 당일 입장권을 보여주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서후리숲은 숲 매니아들 사이에 알음알음 알려진 숲이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서후리에 있어서 지명 그대로를 명칭으로 쓰고 있는 곳으로 가는 길부터 수상하다. 서후리 마을 제일 깊숙한 곳에 위치한 탓에 ‘과연 이 길이 맞을까’라고 의구심이 들어 들 때가 되면 거짓말처럼 눈앞에 나타난다. 30만평의 사유림 중 10만평을 개방해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했다. 중부 지방에 서식하는 모든 동,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계절에 따라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된 숲은 독특한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특별하다. 이곳의 모든 숲의 시작은 초록의 단풍나무 터널로 이 계절에는 차분함을 안고 출발한다. 산책로를 오르다 보면 어느새 철쭉나무 전망대에 이르며, 뻥 뚫린 데크 전망대가 아닌 나무에 걸어 놓은 둥지의자가 산책객들을 반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이용한 것이기에 반갑고 고맙다.서후리 숲의 최고는 자작나무 숲이다. 손대지 않은 원시미 그대로의 자작나무 숲은 작은 잎사귀들이 마주치는 바람 소리가 예쁘고 시원하다. 은행나무, 층층나무, 메타세콰이어 등 각각의 군락지마다 숲을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리에 하얀색 의자가 놓여 있어 쉬어 가기에 좋다. 비밀의 숲에서는 작은 폭포를 보며 나만의 정원을 만끽할 수 있기에 숲이 끝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가수 BTS가 이곳에서 화보를 찍었을 정도로 정갈한 아름다움이 곳곳에 묻어 있다. 서후리숲은 2개의 산책로로 A코스는 1시간, B코스는 30분 정도 소요되며, 전체를 다 걷게 되면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소요된다. 전체 관람 동선은 오로지 일방통행으로 숲길 사이사이 이정표의 안내판만 잘 보면 어렵지 않다. 입구에서 판매하는 모기 퇴치 팔찌를 차고 입장하는 것이 좋다. 가평과 양평의 경계에 있는 시계꽃 펜션은 정원이 아름답다. 로즈마리, 페퍼민트, 바이올렛 등 꽃 이름으로 된 객실은 관리가 잘 돼 깨끗하며 투숙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가족, 단체, 커플이 머물 수 있게끔 다양한 객실이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으며, 객실마다 개별 바비큐가 준비돼 있어 음식을 들고 바비큐장으로 이동하는 불편한 동선을 줄였다. 펜션 아래쪽으로 조그만 계곡이 있어 시원한 물에 발 담구면서 자연 속에서 더위를 내보낼 수 있다. 계곡은 매일 아침마다 방역을 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바비큐 준비가 번거롭다면 가든 바비큐 식사 주문을 이용해 바비큐에 관한 모든 것을 준비해 주기에 편리하다. 뚜벅이 여행자들의 경우 중앙선 용문행을 타고 양수역에서 문호리행 버스를 타면 종점에서 펜션까지 픽업하는 편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소리꾼' 이봉근 "무덤가에서 귀곡성 연습"
  • [★ 스토리]'소리꾼' 이봉근 "무덤가에서 귀곡성 연습"
  •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처음에는 판소리가 재미 없었어요. 그런데 뭔가 하나씩 터득할 때마다 성취감이 남다르더라고요.”이봉근(사진=레벨나인)‘명창’ 이봉근은 자신이 판소리의 매력에 빠져든 과정을 이 같이 설명했다. 이봉근은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6학년 때 판소리를 시작했다”며 “늦게 시작했다고 할 수 있지만 더 어려서 시작한 친구들보다 오히려 좋은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영화 ‘소리꾼’에서 주인공을 맡았고 KBS2 ‘불후의 명곡’에도 출연한 이봉근은 ‘적벽가’ ‘심청가’ 등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이다. ‘명창’으로 불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녀의 영재교육 등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 국악을 하는 후학들에게 하나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봉근에게 판소리 입문기부터 소리꾼으로 성장한 과정, 방황기 등에 대해 들었다.“그 때 아버지 취미가 판소리였어요. 저한테도 전통적인 걸 배우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셨어요.”아버지는 아들이 서예를 하기를 원했다. 서예가였고 국전 심사위원인 자신의 길을 따랐으면 했다. 하지만 이봉근은 왼손잡이로 서예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전통적인 것’에 중점을 두고 자신이 취미로 배우고 있던 판소리를 아들에게도 권했다.어린 시절 이봉근(사진=이봉근 제공)처음부터 판소리에 매료된 건 아니었다. 중학교 2학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다.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했고 음을 빨리 기억하는 재능상의 장점도 있었다. 완창을 하려면 8시간이 걸릴 정도로 긴 판소리의 사설(가사)과 음을 남들보다 빨리 외웠다.그 재능을 알아본 것은 중학교 2학년 담임 선생님이었다. 음악 교사였는데 이봉근이 판소리를 할 수 있도록 어머니를 설득했다.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당시만 해도 이봉근이 다른 평범한 학생들처럼 공부를 하기를 바랐다.서예를 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한문을 배웠던 것도 판소리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됐다. 어려서부터 판소리를 한 친구들보다 사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습득도 빨랐다. 이봉근은 “아버지가 완벽주의자셔서 어려서 고생을 좀 했는데 그 덕을 봤다”며 웃었다.어린 시절 이봉근(사진=이봉근 제공)판소리를 하면서 재미있었던 수련과정은 ‘산공부’였다. 여름과 겨울 방학 때 스승님을 모시고 제자들 여러명이 산에 들어가 2~4주간 합숙을 했다. 일종의 전지훈련이었다. 놀고 싶은 것도 못놀고 먹고 싶은 것도 못먹으며 연습만 했다. 겨울에는 눈을 맞아가며, 여름철 비 오는 날은 비를 맞아가며 소리를 했다. 폭포수 앞에서도 하고 토굴을 파고 들어가서도 했다. 하루 8시간, 목에서 피가 나올 때까지 소리를 했다. 힘들었지만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판소리에 푹 빠져있을 때였고 친구들과 경쟁심 등으로 재미가 컸다.묘지 앞에서 연습을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기억이다. 아버지가 책에서 동편제의 창시자인 가왕 송흥록이 ‘춘양가’의 귀곡성을 무덤가에서 익혔다는 내용을 보고 아들에게 같은 훈련을 시킨 것이다. 이봉근은 “송흥록 선생님이 무덤가에서 귀곡성을 연습하던 중 할머니 한분을 만났는데 그 할머니가 ‘이렇게 하는 것이냐’며 귀곡성을 내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려보니 연습을 하다 잠이 들어 꾼 꿈이라고 했다”며 “그걸 계기로 송흥록 선생님이 귀곡성을 익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어린 시절 이봉근(사진=이봉근 제공)국악을 전공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해서 현실에 맞닥뜨렸다. 어려서는 ‘열심히 하면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었지만 성인이 되면서 ‘판소리만으로 살아갈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하는 음악의 범주를 넓혔다. 대중음악 보컬 레슨을 받았다.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과 국악의 크로스오버라는 이봉근 특유의 스타일이 이 때부터 시작됐다.한예종에서 서정주 시인의 시 ‘연꽃 만나는 바람같이’에 국악과 대중음악의 컬래버레이션을 콘셉트로 ‘이별에게’라는 곡을 써서 제출하기도 했다. 이 노래는 당시 한예종의 ‘듣고 싶은 우리 음악’이라는 기록물 CD에 수록됐다.이봉근(사진=이봉근 제공)대학을 졸업하고는 잠시 방황을 했다. 자신의 생계를 자신이 해결해야 할 상황이 되니 판소리를 직업으로 삼는 게 힘들었다. 주위 많은 친구들이 작파(소리를 그만 두는 것)를 했다. 이봉근은 부모님에게 말을 하지 않은 채 전통 혼례식장에서 판소리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1년간 컴퓨터 학원을 다녔다. 그 1년간 소리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컴퓨터는 재능이 너무 없더라고요. 포기를 했죠. ‘내가 잘하는 건 음악이다’ 싶어 마음을 다잡았아요. 그러고 나서 공연 제의를 받았는데 어르신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작은 무대였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1년 방황이 끝나는 순간이었죠.”
2020.07.16 I 김은구 기자
② 들썩들썩한 오월에 한적하고 여유롭게 떠나는 홍성 여행
  • [시기적절한 충남여행]② 들썩들썩한 오월에 한적하고 여유롭게 떠나는 홍성 여행
  • [이데일리 트립 in 신동희 기자] 나무에 잎이 돋아나 신록의 계절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마음이 들뜬다. 오월은 가정의 달로 들썩들썩한 달이기도 하다. 작년 어린이날, 밖으로 나올 인파가 두려웠지만 집에만 있기에는 날씨가 아까웠다. 어쨌든 눈치작전 잘 짜서 홍성에 있는 수목원을 방문했다. 작전은 대성공. 무척이나 한가로웠다. 인파를 피해 가족과 함께 한적하고 여유로운 충남여행을 하고 싶다면 홍성을 추천한다.그런 날이 있다. 햇볕은 적당히 내리쬐고 바람은 살랑 불어 체감온도가 기분 좋게 하는 날. 거기에 걸맞은 곳을 가고 싶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구)그림이 있는 정원’이다. 이 맘 때 방문하면 봄꽃이 만발하여 알록달록한 풍경이 반겨준다. 특히, 연상홍 꽃을 많이 식재하여 화려하다. 다른 계절은 단색 풍경이 단조로울 수 있는데,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시기 적절한 여행이 될 것이다.2005년에 개장한 민간수목원으로 올해 ‘그림같은 수목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아들을 위해 한 그루 두 그루 나무를 수집하고 수목원을 가꾸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3만 평 정도의 대지위에 소나무를 중심으로 조경하였으며, 1,330여 종을 보유하고 있다. 꽃이 다른 지역보다 2주 정도 늦게 피는데, 지리적으로 서해와 가까워서 바람이 많고 습도가 높기 때문이란다.아열대식물이 자라고 있는 온실식물원,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는 연꽃정원, 그리고 미술관, 전통가구전시장, 영산홍길, 돌탑분수대, 암석원, 폭포, 자연생태원, 야생화원,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 원내에 있는 늘봄카페에서 통유리 창문을 통해 바깥 정원을 보며 차를 마셔보는 것도 좋겠다. 수목원 관람에는 대략 2시간 정도 잡으면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으며,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입장료는 성인기준 7,000원이고, 청소년은 4,000원으로 일몰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홍성에 가면 꼭 들르는 카페가 있다. 아니, 일부러 카페를 찾아갈 때도 있다. 이름도 특이하게 ‘가내수공업프로덕션’이다. 인적이 드문 동네 어느 구석에서 눈에 띄는 간판도 없이 운영중인데, 늘 손님이 있는 게 신기하다. 대표메뉴는 생크림을 얹은 ‘크림’으로 시작하는 음료이다. 수제로 만들어 시간이 걸리지만, 놀랄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 일회용 잔은 맛이 떨어지니 음료는 가능하면 매장에서 마셔보길 추천한다. 레트로 감성의 잔과 그릇이 분위기를 더한다. 홍성을 방문하면 들르는 곳이 한 군데 더 있다. ‘속동전망대’이다. 해안도로로 드라이브를 하다가 궁리포구를 지나면 주차장과 2층으로 된 바다전망대가 나온다. 하지만 이 곳의 진짜 매력을 알고 싶다면 솔섬으로 이어진 데크길을 따라가 정상에 올라가야 한다. 작은 배 모양으로 조성한 일명 ‘타이타닉전망대’에 다다르면 천수만과 안면도의 확 트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낙조의 해는 바다가 아니라 안면도 섬 사이로 넘어가고, 바닷물이 빠져 나가면 천수만 갯벌이 드러나 광활한 육지로 변한다.위에 소개한 홍성의 세 곳 모두 규모가 작고 거창한 관광지는 아니다. 하지만 이 맘 때 지나가듯 여유롭게 방문하면 내실있고 만족스런 여행을 하기에 충분하다.
 삶의 쉼표를 주는 더딘 풍경 속으로
  • [여행] 삶의 쉼표를 주는 더딘 풍경 속으로
  • 봉수산자연휴양림 전망대에서 바라본 예당호와 대흥마을[예산 대흥=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더딘 풍경으로 삶의 쉼표를 주는 곳이 있다. 푸른 호수와 돌담길, 역사와 전통, 자연생태가 숨 쉬는 고장, 슬로시티 대흥이다. 대흥의 정확한 지명은 충청남도 예산군 대흥면. 예당저수지 주변을 아우르는 고장이다. 겉보기에는 자그마한 마을인지 몰라도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선사시대와 백제 부흥 운동까지 이어지는 역사를 간직한 마을이다. 그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문턱 없이 넘나들며 슬로시티의 철학을 몸소 직접 체험했다. 봄이 무르익는 4월 말, 느린 걸음으로 대흥의 삶과 자연, 그리고 마을 사람과 역사의 자취를 마주할 수 있었다.봄기운으로 가득한 예당호 느린호수길◇느린 걸음으로 삶의 지혜를 배우다대흥이 가까워지자 예당호가 나타난다. 대륙의 바다처럼 넓고 푸른 호수다. 과거에는 아산만까지 배가 오갔으니 바다 냄새가 괜스럽지 않다. 응봉면 평촌삼거리부터는 예당저수지와 나란히 한다. 길가로 물에 반쯤 잠긴 버드나무와 낚시꾼이 머무르는 좌대의 풍경은 또 다른 볼거리다. 그 한갓진 시간이 마냥 부럽다. 그렇다고 조바심낼 까닭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흥면 교촌리, 동서리, 상중리가 느림의 일상으로 말을 건네기 때문이다.대흥은 옛 대흥읍성이 있던 자리. 과거 백제 부흥군의 거점인 봉수산 임존성 자락 아래다. 교과서에도 실린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바로 이곳에서 유래했다. 이 마을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느린꼬부랑길’을 걷는 것이 가장 좋다. 슬로시티 대흥 방문자센터길은 세 가지 주제로 코스를 나눴다. 1코스는 ‘옛이야기길’이다. 방문자센터에서 출발해 배 맨 나무, 봉수산자연휴양림, 애기폭포, 대흥동헌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5.1㎞ 구간으로 약 90분 걸린다. 2코스는 ‘느림길’이다. 자연의 지혜로움에 귀 기울이며, 느리게 사는 삶의 의미를 만나는 길이다. 방문자센터에서 대흥동헌, 애기폭포, 대흥향교를 지나는 원점 회귀 코스다. 4.6㎞ 구간으로 약 60분이 걸린다. 3코스는 ‘사랑길’. 대흥향교 앞 수령 600여 년 된 은행나무 때문에 붙은 주제다. 이 은행나무의 별칭은 ‘사랑나무’다. 이 나무에 느티나무 뿌리가 내려 150년간 한 몸으로 살고 있어서다. 방문자센터에서 이한직가옥, 대흥향교, 삼신당 터, 망대할아버지석상까지 이어진다. 3.3㎞로 약 50분 걸린다. 그렇다고 굳이 코스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각 코스를 모두 걸어도 좋고, 일부 구간만 따로 걸어도 좋다.봄기운으로 가득한 예당호◇마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느린꼬부랑길’들머리는 슬로시티 방문자센터. 대흥을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는 마을 첫걸음으로 가장 효과적인 공간이다. 어지간한 명소도 이곳을 시작으로 모두 돌아볼 수 있다. 1코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배 맨 나무는 수령 1000년이 넘은 느티나무다. 이 나무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나당 연합군과 백제 부흥군을 공격하러 왔다가 배를 묶은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어 봉수산자연휴양림을 지나 북쪽 애기폭포 방면으로 길은 이어진다. 백제 부흥의 마지막 보루였던 임존성과 마을을 잇는 중간 지대로, 봉수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시간이 난다면 임존성까지 걸어와도 좋다. 이 길에서는 백제 부흥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휴양림 전망대에서는 대흥마을과 예당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예당호 황새공원의 풍경길은 마을로 이어진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대흥동헌은 예산에서 유일하게 남은 관아 건물이다. 동헌은 고을의 수령(지금의 군수)이 집무를 보던 곳. 1407년에 짓고 조선 중기에 보수했다. 현재 ‘임성아문’(任城衙門)의 현판이 걸린 솟을대문과 동헌이 남아 있다. 대청마루에 앉아 내삼문 너머를 바라보면 나른한 햇살과 느긋한 봄바람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준다. 동헌 뒤편으로 KBS 드라마 ‘산 너머 남촌에는’ 촬영장이 있다. 벚나무와 장독대 고택이 한데 어우러져 정겨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촬영장 뒤편으로는 흥선대원군 척화비와 조선 영조대왕의 11녀인 화령옹주의 태실이 있다. 화령옹주는 추사 김정희의 증조부인 김한신의 조카며느리이기도 하다.동헌을 나와 ‘이성만 형제 효제비’와 ‘의좋은 형제 동상’을 만난다. ‘의좋은 형제’는 밤새 상대의 창고로 볏단을 나르다가 우연히 만난 형제 이야기. 1497년 연산군 3년에 가방교 옆에 이성만 형제의 행실에 대해 왕이 정문을 세워 표창하고 173자를 기록한 효제를 세웠다. 1964년 예당저수지 완공 시 수몰되었다가 1978년 극심한 가뭄으로 예당저수지의 물이 빠지면서 우연히 발견됐다. 1964년부터 2002년까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내용으로 실화다.충남 예산 대흥 의좋은형제공원2코스에서는 대흥면사무소 앞 달팽이미술관이 눈길을 끈다. 옛 대흥보건지소를 개조한 건물이다. 대흥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가 자주 열린다. 달팽이미술관을 지나서는 동서리천 물길과 봉수산 중턱 사색의 길을 걷는다. 3코스 사랑길은 사랑나무에서 교촌2리를 지나 원두막에 이르는 구간이 하이라이트다. 논두렁이나 샘터 등이 시골 정취를 전한다. 길은 예당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원두막에서 끝난다. 대흥마을에서 가장 낭만적인 풍광이다. 느린 풍경이 주는 삶의 쉼표같은 모습이다.대흥동헌◇여행메모△가는길=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서해안 고속도로나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갈 수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탄다면 당진IC에서 당진대전고속도로를 갈아타고 가다 예산수덕사IC에서 나와 21번 국도로 갈아타고 응봉사거리에서 좌회전해 예당호 방면으로 직진, 교촌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직진하면 슬로시티 대흥이다. 경부고속도로를 탄다면 천안IC에서 21번 국도를 타고 35㎞ 가면 예산이다.백제 부흥운동의 마지막 보루였던 임존성△잠잘곳= 예산에는 숙박업소가 다른 지자체보다 많은 편이다. 대표적인 곳이 덕산 스플라스 리솜이다. 또 부부나 연인, 친구와 함께라면 온천욕이 가능한 덕산스파뷰 온천도 좋다. 봉수산자연휴양림도 좋다. 다만, 지금은 코로나19 격리시설로 지정되어 있어 사용할 수 없다.
2020.05.01 I 강경록 기자
봄의 끝자락, 한탄강 봄바람 느껴볼까
  • [가보자! 경기북부]봄의 끝자락, 한탄강 봄바람 느껴볼까
  • 비둘기낭 폭포.(사진=포천시)[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는 사이 봄은 저만치 달아나려 하고 있다.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은 물론 샛노란 개나리까지, 아름다운 꽃 구경 조차 제대로 못한 봄의 끝자락에 사방이 뻥 뚫린 포천 한탄강으로 기분전환을 하러 가는건 어떨까.지난 2015년 환경부로부터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한탄강 일대는 지난 2019년 10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사실상 확정했다. 올해 4월 예정됐던 최종 단계인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코로나19 여파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인증 축포도 잠지 미뤄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에 지친 상춘객들을 맞기에는 충분한 준비를 갖췄다.한탄강 하늘다리.(사진=포천시)◇ 한반도 지질 역사 간직한 한탄강…‘한탄강 하늘다리’ 랜드마크로한탄강 하늘다리의 웅장함에 놀라고 한반도 지질 변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두번 놀라는 주상절리길은 한탄강을 따라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협곡과 기암괴석을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가족 단위로 부담 없이 걷기 좋은 코스도 있어 트레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포천시는 2012년부터 한탄강 주상절리길 조성사업에 착수했으며 최근에는 접경지역종합발전계획에 반영돼 53㎞ 거리의 길이 착착 만들어지고 있다.주상절리길은 2021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연천군 구역을 포함 총 119㎞로 연결된다.주상절리길을 걸으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둘기낭 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화적연, 대교천 현무암 협곡 등 11개 지질명소를 살펴볼 수 있다. 비둘기낭 폭포는 아름다운 주상절리 협곡과 폭포가 보존돼 있으며 특유의 독특하고 청량한 분위기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주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화적연.(사진=포천시)고온의 현무암질 용암이 차가운 강물을 만나 급속하게 식으면서 굳어진 암석으로 대부분 해수면에서 보이는 베개용암도 국내에서 드물게 내륙에서 볼 수 있다. 화적연은 솟아오른 화강암 모양이 마치 볏단을 쌓아 올린 형상이다. 특히 이곳은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이처럼 천연의 볼거리를 보다보면 웅장함에 절로 감탄이 나오는 인공 구조물 한탄강 하늘다리도 건널 수 있다.비둘기낭 폭포에서 약 200m 떨어진 한탄강 하늘다리는 개장 2년도 안돼 포천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만큼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아름다운 한탄강 주상절리와 적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중간중간 투명한 강화유리로 만들어진 스카이워크는 마치 한탄강 물줄기 위를 걷는듯한 아찔한 경험을 제공한다.한탄강 지질공원센터 내 지질공원관.(사진=포천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사무국 맡을 한탄강 지질공원센터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지질공원은 전 세계 37개국에 137곳(2018년 기준)이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제주도 전체가 처음으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이어 2017년과 2018년 경상북도 청송군과 광주광역시의 무등산권이 각각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렸다.경기도 포천시와 연천군, 강원도 철원군을 아우르는 한탄강 일대는 국내 4번째 세계지질공원 등제를 사실상 확정했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사무국 역할을 할 포천 한탄강 지질공원센터는 국내 유일의 지질공원 전시관은 지난 18일 개관 1주년을 맞았다.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840㎡ 규모로 전시관과 지질생태체험관, 다목적세미나실, 강당, 야외학습장 등으로 구성됐으며 한탄강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 지질·고고·생태학적 특성 등을 총체적으로 전시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갖췄다.전시관은 한탄강의 생성과정과 지질학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과 한탄강과 동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 지질문화관, 한탄강 국가지질공원과 세계지질공원에 대해 알아보는 지질공원관 등 다양한 테마로 한탄강을 꾸몄다.지질공원센터를 찾는 아이들을 위한 △지질 엘리베이터 △지질생태체험관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4D 협곡탈출 라이딩 영상관 △야외놀이시설을 구축했다.
2020.04.25 I 정재훈 기자
 파란 호수 위 푸른 산 겹겹이...'산수화' 속으로 걸어가다
  • [여행] 파란 호수 위 푸른 산 겹겹이...'산수화' 속으로 걸어가다
  • 충주호의 장쾌한 경관을 보는 명소로 꼽을 수 있는 곳은 장회나루 길건너에 서 있는 제비봉이다. 제비봉은 빼어난 조망으로 익히 알려진 곳.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는 데다 바윗길에 놓인 몇 개의 철계단에서 굽어보는 충주호 일대의 경관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단양=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북 단양은 산수의 고장이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고, 계곡을 따라 흐른 물은 강으로 이어진다. 물길이 막힌 자리엔 호수도 생긴다. ‘내륙의 바다’ 충주호(청풍호)도 그중 하나다. 충주호는 우리나라 호수 가운데 가장 큰 인공호수. 단양은 물론 제천과 충주까지 넓게 자락을 펼쳤다. 원래는 남한강 물줄기인 바로 앞 장회탄(長淮灘)이라는 작은 천이 흘렀던 곳. 1985년 충주댐 건설 이후 잔잔한 호수로 변했다. 산군의 중심부에 고인 호수인 만큼 주변에 빼어난 경승지들도 잔뜩 매달고 있다. 새 명소로 떠오른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굽어본 풍경은 장쾌하고, 이발소 달력 속 그림처럼 이질적인 도담삼봉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신록이 꽃보다 더 예쁜 풍경을 펼쳐내고 있다.충주호의 장쾌한 경관을 보는 명소로 꼽을 수 있는 곳은 장회나루 길건너에 서 있는 제비봉이다. 제비봉은 빼어난 조망으로 익히 알려진 곳.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는 데다 바윗길에 놓인 몇 개의 철계단에서 굽어보는 충주호 일대의 경관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제비봉에서 충주호의 장쾌한 풍광을 내려보다충주호 장회나루 길 건너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제비봉까지 충주호를 등지며 오를 수 있다.충주호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편한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제천 청풍나루와 단양의 장회나루를 오가는, 장회나루를 출발해 되돌아오는 유람선이 있다.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 옥순봉 등 기암절벽 사이로 하늘과 바람, 산과 물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또 다른 방법은 가까운 산정에 올라 호수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하는 방법이다. 제비봉(710m)은 충주호의 장쾌한 풍광을 눈에 담기 가장 좋은 곳이다. 단양읍의 서쪽에 솟은 제비봉은 월악산 자락이 일으켜 세운 봉우리. 제비봉을 충주호 쪽에서 보면 부챗살처럼 펴진 바위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펴 나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장회나루 앞 제비봉공원지킴관리소가 들머리다. 여기서 정상까지 1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충주호를 등지고 오르는 산길은 초입부터 된비알이다. 밭은 숨결 내뱉으며 통나무계단에 올라서면 다시 왼쪽과 오른쪽으로 번갈아 가며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만만찮다. 허벅지는 뻐근하고 숨은 턱에 찬다. 계단 끝자락에 서면 비로소 시야가 터지며 충주호가 발아래로 굽어 보인다. 왼쪽으로 구담봉이 우뚝하고 정면으로는 말목산, 가은산 등의 산자락이 굳센 자세로 서 있다. 구담봉은 강물에 비친 기암절벽이 거북 무늬를 띠고 있다는 뜻의 구담(龜潭)에서 비롯된 이름이다.장회나루를 휘감아 흐르는 남한강 줄기가 유려하다. 검푸른 물결은 반짝이는 날개를 가진 제비와 닮았다. 충주호의 조망을 즐기겠다면 굳이 정상까지 다녀올 필요는 없다. 들머리에서 10분 정도만 오르면 첫 번째 전망대가 있다. 여기에 서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충주호가 발아래로 굽어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면 암봉의 칼날 같은 능선 구간에 다시 계단이다. 그 끝이 최고의 조망포인트다. 더 오른다 해도 이만한 풍경을 보여주는 자리는 없다.고도를 높일수록 풍경도 따라 변한다. 그렇게 조금씩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산 가장 높은 곳에서 맞는 세상은 딱 ‘한 편의 그림’이다. 만지면 묻어날 듯한 파란 하늘, 그 아래 첩첩한 산들이 어우러져 티 없이 맑은 풍경을 만들었다. 가슴 먹먹해지는 장면이다.월악산 물줄기가 남한강으로 흐르는 장소에 있는 선암계곡. 이 계곡에 단양팔경 중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 세 바위가 있다. 사진은 옛 선인들이 학과 같이 맑고 깨끗한 사람이 유람하기에 좋은 장소라 노래한 ‘상선암’.◇월악산 물줄기 따라 이어진 기암괴석의 향연바위를 타고 넘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는 ‘중선암’충주에서 단양으로 향하는 33번 국도. 이 도로는 선암계곡을 따라가는 길이다. 선암계곡은 월악산 물줄기가 남한강으로 흐르는 장소에 있다. 단양팔경 중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 세 곳이 이 계곡에 자리한다. 세 바위를 묶어 삼선계곡으로 불리기도 한다. 팔경의 다른 곳들이 기암괴석으로 그 모습을 자랑하지만, 사람들이 들어가서 즐길 수 있는 곳은 이 세 곳뿐이다. 단양 방면 국도를 따라 계곡 입구에서 처음 만나는 경관은 하선암으로 세 조각으로 덧붙인 듯한 바위는 백척 넓이를 자랑한다. 마치 너른 마당을 보는 듯 편안함이 있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미륵바위라고도 불린다.조선 중기 문신이었던 김수증이 많은 글씨를 남긴 장소가 하선암에서 이어지는 중선암이다. 바위를 타고 넘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 삼선암 중 가장 깊은 계곡으로 자리하는 상선암은 크고 넓은 바위는 없지만 작은 바위들이 저마다의 멋을 자랑하며 모여 있다. 국도를 연결하는 아치형 다리와 어울리는 모습으로 인공과 자연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다. 옛 선인들은 학과 같이 맑고 깨끗한 사람이 유람하기에 좋은 곳이라 상선암을 노래했다. 상선암 위편으로 옛 상선암의 모습과 흡사한 계곡이 생겨나 특선암이라 부른다. 이 도로를 따라 삼선암을 감상하며 달리는 드라이브도 멋지다.너른 마당을 보는 듯 편안함이 있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미륵바위라고도 불리는 ‘하선암’선암계곡에서 사인암도 그리 멀지 않다. 단양팔경 중 하나로 푸른 계곡을 끼고 있는 70m 높이의 기암절벽이다. 고려 말의 학자 우탁(1263~1343년) 선생이 정4품 ‘사인재관’ 벼슬에 있을 때 휴양하던 곳이라 해서 사인암이라 불리게 되었다. 기암절벽 위에 서 있는 노송이 멋스러우며 우탁 선생이 직접 새긴 ‘뛰어난 것은 무리에 비유할 것이 없으며 확실하게 빼지 못한다. 혼자서도 두려운 것이 없으며 세상에 은둔해도 근심함이 없다’는 뜻의 글씨가 암벽에 남아 있다.사인암 앞으로 운선계곡, 또는 운선구곡이 흐른다. 단양팔경 계곡 중 빼어나기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가 그린 단원화첩에도 빼다 박은 듯한 사인암과 계곡의 절경이 남아 있다. 실제로 사인암 아래 앉아 기암절벽을 싸고 흐르는 물줄기를 바라보면 옛날 선비들이 이 자리에 앉아 시 한 수 읊었을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바위를 타고 넘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는 ‘중선암’◇여행메모△가는길= 제비봉을 가려면 하진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적성대교를 건넌 뒤 물길을 따라 나란히 난 36번 국도를 따라간다. 충주호 유람선이 뜨는 장회나루에 차를 대면 나루터 바로 뒤편이 제비봉 등산로 초입이다.△잠잘곳= 단양에는 호텔급 숙소가 거의 없다. 단양읍 삼봉로에 단양관광호텔 에델바이스와 소노문 단양이 유이하다. 호텔스테이는 가곡면의 가곡 한옥펜션 우산정사와 단성면의 단촌서원고택이 있다. 이 외에 모텔과 펜션, 게스트하우스는 제법 많은 편이다.단양팔경 중 하나로 푸른 계곡을 끼고 있는 70m 높이의 기암절벽 ‘사인암’
2020.04.24 I 강경록 기자
 얼음 녹고 철새 떠난 자리, 어느새 봄이 스며들다
  • [여행] 얼음 녹고 철새 떠난 자리, 어느새 봄이 스며들다
  • 한탄강 최고의 비경으로 불리는 송대소. 한탄강 강 위로 놓인 부교 위로 어느 여행객이 걷고 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사회적 동물임을 자처하던 인간에게 가혹한 시간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다. 사람과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게 이 캠페인의 핵심. 한참을 고민하다 강원도 철원을 찾았다. 철원은 코로나19, 앞선 아프리카돼지 열병으로 지난해 9월부터 비무장지대(DZM) 안보관광과 생태관광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물론 땅굴 견학도, 평화전망대도, 민통선 출입도 불가능하다. 그래도 지난 겨울 설치한 부교(浮郊)는 일부 남아 있다. 부교를 따라 한탄강을 천천히 걸어볼 참이었다. 인적 드문 한탄강을 걷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 같아서였다. 손 소독제와 마스크도 넉넉히 챙겨 쇠 비린내 나는 북쪽으로 향했다.한국의 그랜드캐년으로 불리는 한탄강 ‘직탕폭포’◇얼음이 녹고 봄기운으로 물든 한탄강송대소 직벽과 주상절리대 옆으로 놓인 부교를 따라 걷는 여행객3번 국도를 타고 경기도 연천을 지나 철원으로 들었다. 이어 곧장 한탄강을 향해 달렸다. 한탄강의 이름은 은하수 ‘한’(漢)자에 여울 ‘탄’(灘)자를 쓴다. 우리말로 ‘큰 여울’이란 뜻이다. 한탄강 걷기길의 이름도 ‘한여울길 1코스’이다. 한탄강 기암절벽 위에 만든 길이다. 근대문화유산인 승일교에서 시작해 고석정, 송대소, 직탕폭포까지 이어지는 길. 물론 반대로 걸어도 상관없다. 고석정 관람 동선을 빼면 경사도 거의 없어 노약자와 함께 걷기 좋은 길이다.직탕폭포를 들머리로 잡았다. 철원 8경 중 하나인 이 폭포는 드라마 ‘덕이’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폭은 80m 정도지만, 높이는 3m 남짓에 불과하다. 높지 않고 옆으로 긴 폭포다. 높지는 않지만, 힘찬 물살이 우레 같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직탕폭포에서 약 300m를 내려가면 송대소다. 한탄강 트레킹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직탕폭포에서 이어지던 낭만적인 풍경이 송대소로 접어들면서부터 갑자기 묵직해진다. 깎아지른 듯한 거대한 석벽의 병풍에 주눅이 드는 탓이다. 지난 겨울 띄워놓은 부교(浮橋) 위를 걷다 보니 거대한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초라함이 느껴진다. 송대소는 이무기를 잡겠다고 찾아온 개성 송도 사람 삼형제 중 둘이 물려 죽고 나머지 하나가 이무기를 잡았다는 전설이 깃든 한탄강의 깊은 소. 높이 30m가 넘는 거대한 현무암 기암절벽에는 결대로 떨어져 나간 주상절리들이 촘촘하다.한탄강은 용암이 흘러 파인 자리에 흐르는 강으로, 평지에서 보면 땅이 갈라진 모습이다송대소를 지나 승일교까지는 너덜지대다. 제법 강폭이 넓다. 여인네의 허리가 연상될 만큼 부드러운 곡선의 마당바위를 지나면 한탄강 제1경인 고석정이 나온다. 고석바위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우뚝하다. 무려 20m 높이의 장대한 화강암이다. 정상부의 소나무 군락이 수묵화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맞은 편으로 조선 왕들이 사냥하러 왔다가 들러 연회를 베풀었다는 2층 누각도 멋들어진다.이런 곳에 숨은 이야기 하나 없으랴. 조선시대 의적인 임꺽정이 이곳에 등장한다. 그는 고석정 일대를 근거지로 활동했다. 건너편 산등성이를 따라 석성을 쌓고 자연 동굴에 은신했다. 관군이 몰려오면 꺽지로 변해 물속에 숨었다고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꺽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학저수지는 철새들의 쉼터로 많이 알려진 곳으로, 철마다 수많은 철새들이 이곳으로 찾아온다.◇자연의 소리로 가득 채운 ‘학저수지’고석정을 나와 노동당사로 향하던 중 생각지 않은 볼거리를 만났다. 수십마리씩 떼지어 몰려다니며, 먹고 지껄이는 철새떼와 마주친 것이다. 가시울타리도, 철조망도, 엄중한 분단 현실도 날개짓 몇 번으로 가볍게 뛰어넘는 철새들. 이 모습만으로도 철원의 봄은 멋지고, 아름다웠다.최근에 정비한 듯한 2차선 도로를 따라가니 ‘학저수지’가 나타났다. 동송읍 오덕리에 자리한 이 저수지는 1921년 일제가 설치한 인공 저수지다. 광복 후 1975년 중앙농지개량조합이 확장·보수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면적은 185ha, 저수량은 2만5628t 규모. 철원 오대쌀 주요 생산지인 오덕리와 장흥리 일부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학저수지 이름은 인근 ‘금학산’에서 따왔다. 저수지 인근에 우뚝 솟아 있는 금학산은 ‘학이 막 내려앉은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산. 901년 궁예가 태봉을 건국하고, 철원에 도읍을 정할 때 도선이 ‘이 산을 진산으로 정하면 300년을 통치할 것이다’고 예언했던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다. 학저수지가 있는 오덕리 역시 ‘학마을’로 불렸다.학저수지 위를 날고 있는 백로의 모습이 저수지에는 해마다 1500여 마리의 백로가 찾는다. 인근 철원평야의 가을 추수가 끝난 뒤 떨어진 벼를 먹기 위해 백로뿐만 아니라 두루미 등 철새들이 쉼터로 찾는 곳이다. 최근에는 저수지 주변으로 둘레길을 설치해 사람도 쉬어갈 수 있게 했다. 약 4.5㎞의 호반길. 데크와 마사토 흙을 깔아 오르막길이 거의 없도록 했다. 노약자도 1시간 30분이면 넉넉히 걸어볼 수 있을 정도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원점 회귀하는 코스라 어느 방향으로 길을 잡아도 상관이 없다. 가까이 고개만 내밀고 있는 수초와 멀리 보이는 저수지 건넛마을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어느 방향에서 돌아보아도 멋진 산수화 한 폭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다. 여기에 철새들의 울음소리와 바람 소리까지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가 가득하다.석양이 질 무렵이면 철새들이 분주해진다. 석양빛과 어우러진 수면 위의 무대에서 환상을 연출하는 백로사단은 어느새 향연을 마치고 보금자리를 찾아간다. 황량한 호반과 들판은 철새 떼의 날갯짓과 화려한 군무로, 순식간에 생명 가득한 대자연의 풍경으로 거듭난다. 한바탕 군무를 선보인 새떼들은 다시 내려앉지 않고 고공행진으로 산너머 북녘땅을 향해 사라져갔다.산수화 같은 전경의 ‘학저수지’◇여행메모△가는 길= 서울외곽순환도로 의정부 나들목에서 나가 의정부 시내를 거쳐 3번 국도를 타고 대광리역~신탄리역을 지나면 철원 땅이다.△여행팁=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여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안전여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여행 전부터 여행 중, 여행 후까지 3단계로 나눠 숙지하거나 지켜야 할 사항을 수록했다. 여행 전 단계에서는 ▲대중교통보다는 개인 차량을 이용한 여행계획 수립 ▲사람이 덜 밀집한 여행장소 선정 ▲마스크, 휴대용 손세정제 등 준비 ▲개인용 휴대용 컵과 상비약(해열제·감기약 등) 준비 ▲여행지 폐쇄 여부 확인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확진환자 이동경로 확인 등이다. 여행 중에는 ▲적절한 휴식 ▲물을 자주 마시고 익히지 않은 음식 주의 ▲발열과 호흡기 증상 발생시 무리하지 말고 여행 중단 등의 내용을 담았다. 여행 후에는 ▲확진환자의 이동경로와 날짜가 겹칠 경우 발열과 호흡기 증상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또는 관할 보건소에 상담 후 조치하기 등이 있다.학저수지 철새들의 비상
2020.03.13 I 강경록 기자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투박하고 억척스럽게
  • [시대藝인]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투박하고 억척스럽게
  • 작가 이명복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센터 ‘삶’ 전에 건 자신의 작품 ‘수원 해녀삼춘’(2020) 옆에 섰다. 압도할 여인의 삶의 무게를, 장지를 캔버스에 배접한 뒤 아크릴로 채색한 가로세로 177×227㎝ 규모의 대작으로 옮겨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멈칫한다. 누구든 그럴 거다. 주름이 잔뜩 팬 얼굴과 마주치고, 그 얼굴의 아련한 눈빛을 읽어내면 말이다. 머리에 내린 하얀 서리에 마음이 쓰일 듯도 한데, 아는지 모르는지 여인들은 하나같이 미소를 띄우고 있다. 폭 또는 길이가 2∼3m쯤 되는 광대한 화면의 위압감 때문인가. 마치 달려들 듯도 하니. 그런데 참 신기한 노릇이다. 그네들의 얼굴이 누군가의 그것과 오버랩되니. 내 어머니인지, 내 누이인지, 아니면 미처 기억해내지 못한 어느 세월의 것인지. 생각이 복잡해질 무렵 그 얼굴들을 캔버스에 빚은 화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한산해진 주말의 서울 인사동. 그래도 바이러스 공포 따위가 막아설 길이 아니라며 찾아준 관람객에게 그이는 성심껏 ‘제주의 삶’을 전하고 있었다. 현실 속 자신의 제주와 그림 속 여인들의 제주, 그 둘이 엉켜 있는 삶의 인연에 대해. 작가 이명복(62). 정확히 10년 전인 2010년 2월에 그이는 돌연 제주로 향했다. 연고가 있던 것도 아니고, 야심찬 목표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손들어 환영해주는 이도 없었고, 우격다짐으로 막아서는 이도 없었다. 다만 ‘찾아야 하는’ 것은 있었다. 육지에선 보지 못한 풍광, 육지에서는 만난 적 없는 사람, 육지에는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게 아무에게나 그냥 툭 던져지는 것이었겠나. 그이도 결국은 섬으로 찾아든 외지인일 뿐인데. 결국 10년쯤 걸렸나 보다. 풍광으로, 얼굴로, 이야기로 ‘제주의 삶’을 품게 되는 데 말이다. 인사동길 인사아트센터에 연 개인전 ‘삶’은 그 흔적이다. 새긴 듯 선명하게 제주 여인들의 인생을 각인한 인물화, 제주 풍광이 바람결에 흘려준 그들의 쓰린 이야기를 담아낸 풍경화 등 22점을 걸었다. 이명복 ‘삶’ 전의 전경. 왼쪽부터 ‘수원 해녀삼춘’(2020), ‘증인-오태순’(2019), ‘삼춘 초상-변씨’(2020)가 걸렸다. 제주살이 10년 만에 작가가 캐낸 가장 ‘사실적인 흔적’들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제주 풍경은 책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아프다” “사실 풍광 때문에 내려갔다. 그런데 너무 아름다우니 고역이더라.” 처음 제주에 내려갔을 때를 묻자 털어놓은 얘기다. “그림도 안 되고, 그려야 할 이유도 없더라”고 했다. 막상 아름다움에 취해 내려가긴 했는데 풍경보다 못한 걸 왜 그리고 있는지 회의가 들었단다. 몸도 마음도 어울리지 못한 탓이다. 말이 좋아 답사지, 좋은 계절, 좋은 날에 유람하듯 나섰던 그 제주가 아니었던 거다. 3년은 헤맸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가의 화업은 아름다움을 좇는 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니 반대였다. 어두운 곳, 그림자에 숨어 벌어진 추한 현실을 다뤄왔으니까. 이른바 ‘역사화’. 때론 은유로, 때론 적나라한 묘사로 그는 남들이 애써 피해간 아픈 역사와 현실을 꼬집었더랬다. ‘아름다운 풍광’이라고? 어차피 가당치가 않았다. 이명복의 ‘모정-춘화삼춘’(2020). 굽은 허리, 낡은 옷가지, 거친 손에 들린 호미로 자식을 위해 일터로 나온 어머니의 마음을 대신했다. 척박한 땅에 싹을 틔운 연두잎조차 애처롭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렇게 힘겹게 시작했다. 명화를 패러디한 작품을 내고 ‘말’ 그림을 그렸다. “적응을 못했으니까. 그렇다고 그림 그리러 간 사람이 놀 수도 없는 거 아닌가.” 그 고비가 버거울 즈음 그이를 자극하는 소재가 보였는데. ‘제주4·3사건’이었다. 이제껏 나 몰라라 했던 그 일에 비로소 눈이 틔었다고 할까. “내가 할 일이 있구나 하는 위안이 생기더라. 작가에게 던져진 먹잇감이라고 할까.” 중요한 모티프였다. 그렇다고 4·3사건을 본격적으로 옮겨놓은 건 아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에 스미듯 얹었다. 깊은 지하공간 위로 불그스름한 오름과 마을이 솟은 ‘침묵’(2014), 정방폭포 앞에 선 소녀의 뒷모습 위로 별빛을 쏟아부은 ‘기다리며’(2015), 초록·푸른·붉은 톤으로 앞이 안 보이는 우거진 숲을 헤쳐본 ‘4월’(2018), ‘긴 겨울’(2019), ‘붉은 숲’(2020) 등이 나왔다. “제주 풍경은 책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아프다. 숲은 감춰진 역사적 현장이려니 하고 그린다. 누가 들어가고, 왜 들어가야 했는가를 단초로 삼았다.” 이명복의 ‘4월의 숲’(2020). ‘제주4·3사건’을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에 스미듯 얹은 풍경화다. 작가는 “감춰진 역사적 현장이려니 하며 숲을 그린다”고 말했다(사진=인사아트센터).△“투박한 삶…그네들이 신화의 주인공이더라” 그러던 그이에게 ‘다른 것’이 보였다. 여인이었다. 집 앞 한림 수원리 앞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들. 물질뿐인가. 그네들은 바다에서 돌아오는 대로 들로 밭으로 나가 억척같이 일을 한다. “모든 여성은 남성보다 일을 많이 하지만, 제주 여인들은 정말 엄청나게 하더라. 땅과 바다를 구분하지 않고. 인간이 어떤 노동을 해야 하는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운동을 하기 위해 밭으로 나가는 건 아니지 않나.” 그 광경을 목도한 후 자연스러운 말 걸기가 시작됐다. “3월 이맘때가 되면 밭에 나오는 여인들이 많아진다. 둘러메고 나간 카메라로 사진 몇 컷을 찍고 어디서 태어났느냐, 시집은 어떻게 오게 됐느냐, 자식들은 어떻게 지내느냐 등 사는 일을 묻고 들었다.” 이명복의 ‘해녀 옥순삼춘’(2020). 작가는 ‘옥순삼춘’ 이야기를 유독 많이 했다. “물질할 때 밭일할 때를 다 지켜본 여인”이라고. 그래선지 전시작 중에는 ‘옥순씨 초상’(2018), ‘옥순삼춘’(2019)까지 ‘옥순삼춘’을 그린 작품이 세 점이나 된다(사진=인사아트센터).해녀를 그리겠다고 작정한 적은 없다. 평범하지만 열심히, 아니 지독하게 투박했던 삶을 보니 자연스럽게 붓길이 열리더란 소리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다. “제주 신화에는 여인이 자주 등장하지 않는가. 그런데 굳이 멀리서 그 주인공을 찾을 게 아니다 싶었다. 내가 그리는 사람이 신화의 주인공인 것을.” 제주생활 10년이 다 돼서 발견한 또 다른 삶. 이내 그네들의 얼굴이 화면에 올려졌다. ‘옥순삼춘’(2019)을 앞세워 ‘해녀 옥순삼춘’(2020), ‘삼춘 초상-변씨’(2020), ‘수원 해녀삼춘’(2020) 등, 거대한 캔버스에 흑백톤으로 박아넣은 해녀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밭일을 하는 굽은 허리, 낡은 옷가지, 거친 손에 들린 호미를 유심히 본 작품도 등장했다. ‘봄’(2020), ‘모정-춘화삼춘’(2020), ‘추수’(2020) 등. 작가 이명복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센터 ‘삶’ 전에 건 자신의 작품 ‘봄’(2020) 옆에 섰다. 척박한 풍경에 얹은 투박한 삶을 장지에 채색한 가로세로 177×227㎝ 규모의 대작으로 옮겨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전시장에 걸린 신작 대부분은 지난해 시작해 올초까지 마무리한 것들이다. 영감과 반향으로 멈추지 않는 붓질을 가까스로 추스른, 제주 여인들에게 바치는 오마주라고 할까. “여신은 우리 주변에 항상 있더라. 그들이 우리의 신적인 존재지. 다른 데서 더이상 신을 찾지 말자 싶었다.” 묵은 짐을 털어내고 이제야 좀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을까. “맞다. 보람도 있고 성과도 있다. 제주의 상처를 개인사로 집중해볼 기회를 얻은 셈이니. 얼굴은 곧 기록이 아닌가.” 더 감출 것도 더 드러낼 것도 없는 삶. 마주친 그 얼굴에 멈칫했다면 그건 마주친 삶에 멈칫했던 것일 터.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고 나지막이 읊조리고 있는. 전시는 20일까지다. 이명복 ‘삶’ 전의 전경. 왼쪽부터 ‘추수’(2020), ‘모정-춘화삼춘’(2020), ‘봄’(2020)이 걸렸다. 제주살이 10년 만에 작가가 캐낸 가장 ‘사실적인 흔적’들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0.03.09 I 오현주 기자
  • [피서핫플 터널③] 깊은 동굴 속, 들어서기만 해도 목덜미가 '서늘'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연일 폭염이 계속된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햇살에 등과 어깨가 따갑다. 어디 시원한 곳 없을까. 본능적으로 그늘을 찾지만, 그늘에서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불어오는 바람마저 열기가 느껴진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가득한 실내로 들어가도 마찬가지. 역시 자연이 주는 바람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올여름에는 깊은 동굴 속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들어서기만 해도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냉기 가득한 곳. 터널 끝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뼛속까지 시원해진다. 동굴 가운데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동굴도 있지만, 사람이 만든 동굴도 있다. 그런 동굴에는 대개 아픔이 서려 있게 마련이다.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강제로 만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순창 향가터널도 그렇다.◇일제강점기 아픔이 서려 있는 향가터널순창에서 곡성 방향으로 한적한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향가유원지 표지판이 보인다. 향가유원지는 이름 그대로 순창군 풍산면 대가리 향가마을에 있는 유원지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가 모래밭에 자리 잡은 향가유원지에는 캠핑장을 비롯한 위락 시설이 들어서, 주말이면 지역민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많이 찾는다. 강폭이 약 100m인 향가유원지 근방은 낚시터로도 유명해, 가을에는 제법 큰 돌붕어가 잡힌다. 그래서인지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이 자주 보인다.유원지로 진입하기 전에 있는 향가터널은 일제강점기?말?순창과 남원, 담양 지역의?쌀을?수탈하기?위해 일본군이 만든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목포와 나주, 송정, 담양, 순창 등 호남의 곡창지대를 관통하던 철도가 이 터널을 지나갔다. 단단한 암벽을 뚫고 만든 터널은 길이 384m에, 차 한 대가 너끈히 지나갈 정도로 넓다. 얼마나 많은 순창 군민의 노동력을 착취했는지 짐작이 간다.1945년 광복 후에는 마을을 오가는 터널로 사용되다가, 2013년 섬진강종주자전거길을 조성하며 터널 내부를 새롭게 정비하고 조명도 설치했다. 향가터널 주변은 섬진강종주자전거길 전체 구간 중 경치가 빼어나, 자전거 동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간이다.터널 입구에는 곡괭이로 굴을 파는 농민과 총이나 곤봉을 든 일본 순사의 모형이 있다. 일본 순사의 악랄한 표정이 생생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냉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 터널 속으로 한 발자국 들어왔을 뿐인데, 기온이 10℃는 낮아진 것 같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도 터널 속으로 침범하지 못한다.천장에는 하얀 비둘기 모형이 매달렸다. 수탈과 억압의 현장에서 평화의 상징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터널 벽에는 당시의 공사 현장과 미곡 수탈 과정을 재현해놓았다. 욱일기 아래 힘겹게 돌을 짊어지고 가는 농민의 모습에 최근 한일 상황이 맞물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소름이 돋는다.터널을 지나는 데는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워낙 시원하다 보니 몇 번이나 왕복하게 되고, 어느새 더위가 잊힌다. 터널에서 빠져나오면 섬진강종주자전거길 인증센터가 있다.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를 닮은 인증센터에는 자전거길 안내도와 인증 스탬프가 있다. 섬진강종주자전거길은 섬진강댐에서 시작해 장군목과 향가유원지, 횡탄정, 사성암, 남도대교를 지나 배알도수변공원에 이르며, 총 149km에 달한다. 향가유원지에서 자전거를 빌려 잠깐 바람을 가르며 달려도 좋을 듯.◇향가터널만큼 시원한 ‘강천산’순창에서 향가터널만큼 시원한 곳이 강천산이다. 산세가 수려하기로 소문난 강천산은 국내 첫 군립공원으로,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아서 용천산이라고도 부른다. 강천산 최고의 자랑거리는 맨발산책로. 매표소부터 2.25km 이어지니 꼭 걸어보시길. 울창한 숲길을 맨발로 걷다 보면 시원함이 발바닥에서 온몸으로 퍼진다. 가파르지 않아 아이들도 함께 걸을 수 있다.초입에 높이 40m, 폭 15m로 조성한 병풍폭포가 청량감을 준다. 폭포에서 이슬처럼 흩날리는 물방울을 맞노라면 더위가 저만큼 달아난다. 강천산 허리에 걸쳐진 길이 75m, 높이 50m 현수교 역시 아찔한 스릴을 준다. 매표소에서 3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어 가족과 산책 삼아 걷기 좋다.순창에서 강천사로 가는 지방도 792호선은 메타세쿼이아길이 유명하다. 차에서 잠깐 내려 걸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울창한 메타세쿼이아길은 인근 담양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여름 드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하는 곳이기도 하다.순창 하면 고추장이 떠오른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는 가문의 비법대로 고추장을 담그는 명인이 수두룩하다. 순창군이 전통 고추장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1997년 조성한 곳으로, 순창군 곳곳에 있던 고추장 제조 장인을 아미산 자락 백산리 일대에 모았다. 한옥 마당에는 장항아리가 가득하고, 시식할 수 있는 판매장이 들어섰다. 이 집 저 집 기웃거리며 맛보다가 마음에 드는 집에서 구입하면 된다.순창 여행은 장군목에서 마무리한다. 임실군과 인접한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내룡마을에 있다. 길이 212km가 넘는 섬진강에서도 경치가 가장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수만 년 동안 거센 물살이 만들어낸 기묘한 바위가 약 3km나 이어진다. 용이 꿈틀거리며 파헤친 것만 같다. 강 한가운데 요강바위가 있는데, 이름처럼 움푹 파였다. 한국전쟁 당시 토벌대에 쫓기던 빨치산 5명이 이 바위에 몸을 숨기고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 바위에 기도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도 있다.◇여행메모△여행 코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지방도 792호선 메타세쿼이아길→강천산→ 향가터널→장군목△가는길=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국도 26호선→조촌교차로에서 군산·익산 방면→호남로→구이교차로에서 순창 방면→모악로→순창고교교차로에서 남원·벌교·순창 IC 방면→담순로→대동로→향가로→향가터널△먹을곳= 전통순대는 남계로의 2대째순대와 남계로의 연다라전통순대, 남계로의 봉깨순대, 산채비빔밥은 강선산길의 강천풍경식이 유명하다. △주변볼거리= 훈몽재 유지, 전라북도산림박물관, 예향천리마실길 등
2019.08.04 I 강경록 기자
 송골송골 땀방울이 '쏙', 더위 피해 도심 속 동굴로
  • [폭염탈출①] 송골송골 땀방울이 '쏙', 더위 피해 도심 속 동굴로
  • 천곡황금박쥐동굴 탐방의 하이라이트, 샘실신당[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동굴 탐방을 위해 꼭 깊은 산골까지 갈 필요는 없다. 도심에도 꽤 운치 있는 동굴이 있다. 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은 국내에서 유일한 도심 속 천연 동굴이다. 수억 년 세월을 간직한 동굴 옆으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시내버스가 빈번하게 오가는 낯선 풍경이다. 동굴 뒤쪽에는 석회암 지형과 어우러진 탐방로가 조성되어 인근 주민이 산책로로 애용한다.안전 헬멧을 쓰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면 신비한 지하 세계 탐험이 시작된다.◇평균 기온 10~15℃, 천국이네동해시 동굴로의 천곡황금박쥐동굴은 1991년 아파트 공사를 하던 중 처음 발견됐다. 1996년 일반에 공개됐으니 알려진 세월이 20여 년에 불과하다. 동굴은 총 길이 1,510m이며, 깊이는 10m에 달한다. 생성 시기는 4억~5억 년 전으로 추정되는데, 810m가 관람 구간으로 개방된다. 동굴의 본래 명칭은 천곡천연동굴. 올 봄 동굴 훼손을 막기 위한 개·보수를 하고, 지난 6월에 천곡황금박쥐동굴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천곡황금박쥐동굴에는 황금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박쥐(붉은박쥐)는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적어 멸종 위기종 1급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 야생동물이다. 동굴 입구에는 황금박쥐 모형이 커다랗게 장식돼 분위기를 더한다. 안전 헬멧을 쓰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면 신비한 지하 세계 탐험이 시작된다. 입구부터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동굴은 피서지로 손색없다. 동굴의 평균기온은 10~15℃.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던 땀방울이 이내 사라진다. 동굴은 석회동굴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바닥에 솟은 석순과 천장에 매달린 대형 종유석, 석순과 종유석이 연결된 석주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흥미진진한 동굴 탐방을 이끈다. 오백나한상, 사천왕상, 피아노상 등 다양한 2차 생성물도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낸다.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석주가 되려면 보통 수만 년이 걸린다는데, 아슬아슬하게 만남을 기다리는 석회 지형도 볼거리다. 종유석은 1년에 0.2mm 정도 자라며, 손으로 만지거나 부러뜨리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한다.천장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천곡황금박쥐동굴은 석회암의 용식작용이 계속되는 현재진행형 동굴이다. 동굴에 물이 차면서 굴곡을 형성한 천장 용식구는 국내 동굴 중 최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용식구 가운데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한 용굴은 크기가 압권이다. 동굴은 몸을 절반으로 낮춰서 통과하거나, 앉아서 올려다봐야 진면목을 관람할 수 있는 코스가 이어진다. 툭툭 머리를 부딪히는 경우가 다반사라 헬멧 착용은 필수다.동해의 사계, 반딧불이 등을 감상하는 특수 조명 쇼◇ 특수 조명으로 더 신비로워 져동굴 탐방의 하이라이트는 샘실신당이다. 천장을 떠받친 석주와 좌불상 등이 한자리에 모인 지형으로, 조명 시설도 새롭게 갖춰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탐방로 중 최근 개방된 저승굴은 어두침침해 오히려 실감 난다. 발을 디뎌야 불이 들어오는 조명효과로 동굴 탐험의 묘미가 전해진다. 저승굴 구역에는 천곡황금박쥐동굴에서 발견된 동물 뼈를 전시한다.동굴 내에서 동해의 사계, 반딧불이 등을 감상하는 특수 조명 쇼도 올해부터 관람할 수 있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개방 시기가 비교적 짧아 생성물의 원형이 잘 보존된 상태다. 동굴이 들어선 천곡동은 예부터 큰 샘이 있던 마을로, 동네 이름이 여기서 비롯됐다. 구릉에 어미 소와 송아지를 풀어놓으면 송아지만 엉뚱한 곳에서 발견돼, 주민들이 어딘가 지하 비밀 통로가 있는 것으로 여겼다는 사연도 내려온다. 동굴 밖으로 나서면 돌리네탐방로가 이어진다. 돌리네(Doline)는 동굴 생성의 비밀을 간직한 석회암 분지로, 천곡황금박쥐동굴 위쪽으로 군데군데 형성됐다. 나무 데크 탐방로를 따라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으며, 야생화 군락지와 쉼터가 어우러져 산책 코스로 좋다. 동굴관리사무소 2층에는 동굴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화석을 전시한다.시내에서 천곡황금박쥐동굴로 향하는 길은 제법 편리하다. 동해시청에서 10여 분이면 걸어갈 수 있으며, 동해종합버스터미널에서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다. 동해시의 필수 관광 코스인 논골담길, 무릉계곡 등이 동굴 앞에서 시내버스로 한 번에 연결된다. 동굴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주차료 1000원). 여름 성수기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예약하면 문화관광해설사가 동굴에 담긴 흥미진진한 얘기를 무료로 들려준다.논골담길 바람의언덕전망대◇논골담길·대진해변·무릉계곡 등 볼거리 많아어두컴컴한 동굴과 달리, 동해시의 화창한 골목은 논골담길로 연결된다. 묵호 논골담길은 옛 묵호항의 사연과 바다 풍경이 담긴 길이다. 묵호등대로 이어지는 비탈진 골목에는 바다에 의지해 살아간 주민들의 삶이 벽화로 표현됐다. 논골담길은 1길, 2길, 3길, 등대오름길로 구분되는데 무작정 배회하며 느닷없이 일상과 마주하는 것도 골목을 즐기는 묘미다. 오징어와 명태를 지게로 날랐다는 길목 정상은 묵호등대로 연결된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방에서 하룻밤 묵거나, 바람의언덕전망대에서 바닷바람에 취해 커피 한잔 마셔도 좋다. 번잡한 논골담길을 벗어나 동해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탁 트인 대진해변을 만난다. 대진해변은 서퍼들이 사랑하는 해변이다. 양양 죽도해변이 서핑 포인트로 알려졌지만, 최근 서핑 마니아들은 한적한 파도를 찾아 이곳 대진해변을 찾는다. 모래톱이 드넓게 펼쳐진 대진해변 입구에는 서핑 강습을 하는 상가와 민박, 카페 등이 오붓하게 들어섰다. 대진항을 품은 대진마을은 경복궁의 정동방에 위치한 동네다.여름 동해 여행에서 무릉계곡을 빼놓을 수 없다. 무릉계곡은 신선이 노닐었다는 백두대간의 절경을 간직한 곳이다. 무릉계곡 초입의 무릉반석은 희고 커다란 바위가 펼쳐진 경이로운 공간에 다양한 기념 석각이 있다. 그중 조선의 4대 명필인 봉래 양사언이 새긴 석각이 풍류를 더한다. 무릉계곡 물줄기는 비 온 뒤에 더욱 활기찬 소리를 뿜어낸다.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쌍폭포, 용추폭포, 학소대 등이 계곡의 청량함을 완성한다.청량한 무릉계곡 쌍폭포◇여행메모△여행 코스= 천곡황금박쥐동굴→무릉계곡→동해무릉건강숲→숙박→ 논골담길→대진해변→북평민속시장→추암촛대바위출렁다리△가는길= 동해고속도로→동해 IC→동해대로→운동장사거리 우회전→천곡황금박쥐동굴△먹을곳= 짬뽕은 대동로의 덕취원, 물회는 일출로의 부흥횟집, 곰칫국은 일출로의 칠형제곰치국, 해물탕은 한섬로의 천곡해물탕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추암촛대바위출렁다리, 북평민속시장, 동해무릉건강숲, 묵호야시장서퍼들이 사랑하는 대진해변
2019.08.03 I 강경록 기자
 우륵이 반한 남한강에 '풍덩'…가마솥 더위도 '안녕'
  • [여행] 우륵이 반한 남한강에 '풍덩'…가마솥 더위도 '안녕'
  • 충주 탄금대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 열두대.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크게 패한 신립이 몸을 던진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충주=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길었던 장마가 끝났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제 시작이다. 무더운 여름날에는 역시 물에서 노는 게 최고. 물놀이라면 계곡이나 바다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이에 못지않은 피서지가 있다. 물의 고장 충북 충주다. 충주호와 탄금호가 있고, 충주시청을 기준으로 남쪽에는 달천이, 서쪽에는 요도천이 흐른다. 남한강은 동쪽에서 북쪽으로 이어져 흐른다. 호수와 물줄기 중심으로 충주를 대표하는 명소도 많다. 우륵이 가야금을 뜯었다는 ‘탄금대’, 통일신라에 지어진 석탑 중 가장 규모가 큰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중앙탑)’, 달천강이 빚은 최고의 경관인 ‘수주팔봉’ 등등. 청정 물길에서 다양한 수상레저를 즐기고 있노라면 한여름 더위도 어느새 잊힌다. 탄금호에서 수상스키를 즐기고 있는 여행객◇수상레저 메카로 떠오르는 ‘충주’충주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탄금호. 탄금호는 남한강 물줄기가 만든 호수다. 호수 주변으로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제6호)과 탄금대를 양안에 거느리며 푸른 물빛을 자랑한다.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렸던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 가면 신나는 수상 레포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한국해양소년단충북연맹이 운영하는 탄금호 수상레포츠 레저체험 아카데미는 다양한 수상 레포츠 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탄금호에서 수상레저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조금 더 스릴을 즐기고자 한다면 사설업체를 찾는 것이 좋다. 탄금호 주변으로 여러 수상레저 업체들이 있다. 수상스키·웨이크보드 강습은 물론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디스코팡팡 같은 일반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물놀이 기구를 갖추고 있다. 체험 전 지상교육을 포함한 기본 교육을 받으면 누구라도 시원한 물살을 가르는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다. 물에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디스코 팡팡’ 등 수상 놀이기구를 탑승하는 방법도 있다중앙탑 사적공원에 있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탄금호 주변으로는 볼거리도 많다. 충주 중앙탑이 서 있는 중앙탑 사적공원은 한여름 저녁 풍경이 낭만적인 곳이다. 중앙탑은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을 말한다. 정식 명칭 대신 충주 사람들이 모두 ‘중앙탑’이라 부르는 이 석탑은 통일신라 때 세운 것이다. 중앙탑이라 불리는 이유도 재미있다. 신라 원성왕이 국토의 중앙이 어딘지를 알아보기 위해 보폭이 같고 걸음의 속도도 같은 사람 둘을 남과 북의 끝 지점에서 동시에 출발 시켜 그 둘이 만난 자리에다 이 탑을 세웠다는 이야기다. 국토의 정중앙에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석탑의 높이는 신라 탑 중에서 가장 높은 15.4m. 경주의 다보탑과 닮은 모양새다. 이중의 기단 위에 7층의 탑신을 올렸고, 그 위에 상륜부를 구성했다. 전각부의 작은 구멍은 풍경을 단 자리다. 창건 당시에는 꽤 장엄한 모양새였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 시대에 중수한 흔적도 있다. 1917년 해체·복원 작업을 했는데 6층 탑신에서 서류편과 동경 2점 등이, 기단부에서 청동제 뚜껑 있는 합이 나왔다. 이 가운데 동경 2점은 고려 때 물건으로, 사리를 봉안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탄금대 최고 비경인 열두대◇울창한 숲과 탁 트인 전망 일품 ‘탄금대’탄금대공원 충혼탑우륵이 가야금을 탔다는 탄금대(彈琴臺)도 지척이다. 남한강과 달천이 합류하는 합수머리인 대문산(107m)에 자리했다. 울창한 숲과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충주 시민의 휴식공간이다. 솔바람·강바람이 가야금 선율처럼 맑고 투명하다.들머리는 탄금대공원 주차장. 주차장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울창한 소나무와 길 양편으로 놓인 조각품이 반긴다. 100m 정도 숲길을 걸어가면 높다란 탑 2개가 있다. 앞의 탑은 6·25 한국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순국한 충주 출신 2838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56년에 세운 충혼탑이다. 왼편에는 임진왜란 때 북상하던 왜군을 저지하다가 탄금대에서 순절한 신립 장군과 8000명의 병사를 기리는 위령탑이다.위령탑 바로 옆의 ‘감자꽃 노래비’도 눈길을 끈다. 이 노래비는 충주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때의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권태응의 동요를 기리는 비다. 노래비에는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그의 대표작 감자꽃이 새겨져 있다. 시인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강요된 ‘창씨개명’을 반대하는 은유로 시를 썼다고 한다.노래비를 지나 탄금정으로 오르는 길은 솔숲이 일품이다. 나무들이 허공에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 자유롭다. 탄금정은 1955년 충주 관아의 연못에 있던 정자 천운정을 이곳으로 옮긴 것이지만, 정자가 낡아서 최근 새로 지었다. 탄금정에서 가파른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탄금대 최고 절경인 열두대라는 층암절벽이 있다.탄금정은 1955년 충주 관아의 연못에 있던 정자 천운정을 이곳으로 옮겨왔다.열두대에 서면 남한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쪽에서 흘러온 달천과 서쪽에서 온 남한강이 만나 열두대 앞에서 몸을 섞는다. 열두대는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크게 패한 신립(1546~1592)이 몸을 던진 곳으로 알려졌다. 신립은 최후의 싸움을 펼치며 군사를 독려하느라 또는 뜨거워진 활줄을 식히느라 이 벼랑을 열두 번이나 오르내렸지만 끝내 이곳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남한강은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묵묵히 몸을 뒤척이며 흘러간다.달천강이 빚은 최고의 비경 ‘수주팔봉’◇달천강이 빚은 최고의 경관 ‘수주팔봉’탄금대에서 남쪽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살미면 향산리 남쪽에 솟아있는 수주팔봉. 속리산에서 발원한 달천강이 빚어 놓은 ‘작품’이다. 높이가 493m로 야트막하지만, 험준한 바위봉을 등에 업어 위엄이 느껴지는 작지만 커다란 산이다. 송곳바위, 중바위, 칼바위 등 깍아지른 듯 뾰족한 모양새의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 산이 지천인 이 땅에 이만한 봉우리야 어디서든 볼 수 없겠냐만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강줄기와 폭포, 모래톱이 어우러진 풍광이 마치 병풍 속 그림 같다.끊어진 수주팔봉 봉우리 사이를 연결하는 출렁다리.속리산에서 발원한 달래강은 충북 괴산군을 적신 후 수주팔봉을 지나 탄금대 앞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125㎞에 걸쳐 만들어 놓은 풍광은 이뿐 아니다. 인근 화양구곡과 선유동, 쌍곡 모두 달래강의 품에서 탄생했다. 달래강은 불리는 이름이 여럿이다. 그 옛날 강에 수달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달강’이라 부르기도 하고 물맛이 좋아 ‘달천’으로도 불린다. 달천동 주변에 ‘달다’는 뜻의 단월동과 단호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래강의 물맛은 예나 지금이나 조선 최고의 물로 꼽힌다. 조선시대 학자 허백당 성현(成俔)은 ‘용재총화’에 ‘우리나라 물맛은 충주 달천수가 으뜸이며 오대산 우통수가 두번째, 속리산 삼타수가 세번째로 좋다’고 기록했을 정도다.수주팔봉 출렁다리. 수주팔봉은 달래강변을 둘러친 여덟 봉우리에서 얻은 이름이다. 일제시대 때 본래 물길이 흐르던 유역을 농지로 개간하기 위해 팔봉의 산허리를 끊었다.수주팔봉은 달래강변을 둘러친 여덟 봉우리에서 얻은 이름. 여덟 봉우리가 치닫는 중간이 뚝 잘렸다. 일제시대 때 본래 물길이 흐르던 유역을 농지로 개간하기 위해 팔봉의 산허리를 끊었기 때문. 그 ‘덕’에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는 작은 폭포가 생겨 운치를 더해준다. 30m 높이의 칼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는 장마 때 물이 불면 더욱 장관이다. 수주팔봉의 감상 포인트는 수주마을에서 바라보는 것. 암봉마다 수백년생 소나무가 뿌리를 박고 선 모습이 아름답다. 자갈로 뒤덮인 강변에서 멱을 감거나, 낚싯대를 드리우면 세상 모든 시름이 달천에 녹아들 정도로 한적하고 여유롭다.오대호아트팩토리는 쓰레기나 페품, 잡동사니로 만든 정크아트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오대호아트패고리의 오대호 관장.◇여행메모△ 가볼만한 곳= 지난 5월 문을 연 정크아트갤러리 ‘오대호아트팩토리’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강소형 잠재 관광지다. 2007년 폐교한 옛 능암초교 부지에 들어섰다. 정크아트는 쓰레기나 폐품, 잡동사니를 의미하는 ‘정크’(junk)와 ‘예술’(art)의 합성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품을 활용해 제작한 예술작품이다. 실내외 전시관과 체험실, 카페 등으로 구성했다. 야외에는 키가 5m는 족히 되는 로봇에서부터 폐타이어로 만든 코뿔소, 영화 속 히어로인 스파이더맨까지 다양한 작품이 있다. 실내 전시관은 주제에 따라 모션갤러리와 키즈갤러리, 어린이체험장으로 나눴다. 모션갤러리는 이름처럼 간단한 조작을 통해 작품을 직접 움직여볼 수 있는 공간이다. 버려진 폐품을 이용했기에 의미가 남다르다는 오대호 관장은 “환경과 과학, 그리고 미술까지 다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오대호아트팩토리
2019.08.02 I 강경록 기자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인 조화의 땅 부안 변산반도 여행
  •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인 조화의 땅 부안 변산반도 여행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변산반도는 우리나라의 19번째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다. 전라북도 서남단 고군산도 지나 99km에 이르는 해안선과 곰소만으로 둘러싸인 변산반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유일하다는 단어만큼 자연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다.예로부터 산세가 수려하고 해변이 아름다워 많은 이들로부터 칭송을 받아왔다. 삼국유사에는 ‘백제 땅에 원래 변산(卞山이)이 있으므로 변한(卞韓)이라 하였다’라고 하였고,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많은 봉우리와 골짜기가 있는데, 이것이 변산이다’라며 기록하고 있다.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 등의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을 정도로 다양함을 간직하며 어느 기록에는 고창의 방장산, 고부의 두승산, 부안의 변산을 호남의 삼신산으로 꼽을 정도로 명승지이다.변산은 크게 반도 안쪽과 바다로 나눠 내변산과 외변산으로 얘기한다. 변산 안쪽의 남서부 산악지역을 말하는 내변산은 중첩된 산과 골짜기로 이루어져 평균 해발 400~500m의 비교적 낮은 산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심산유곡을 방불케하는 기기묘묘한 산세가 내변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최고봉인 의상봉(509m)를 비롯하여 쌍선봉과 옥녀봉, 낙조대, 월명암, 직소폭포, 내소사 일대를 거느린 내변산은 다양한 코스로 산악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발걸음이 계절에 관계 없이 꾸준이 이어진다.국립공원임에도 입장료가 없는 변산반도에서 유일하게 입장료를 받는 곳이 내소사 권역이다. 천년절집인 내소사는 절집으로 들어서는 전나무 숲길로 사랑받고 있다. 높이 22m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자랑하는 직소폭포는 내변산과 외변산을 통틀어 변산 최고의 자랑으로 내소사에서 직소폭포까지 가는 길은 대나무숲과 연못 등 다채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직소폭포는 폭포 근처부터 지축을 뒤흔들 듯 들려오는 폭포 소리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만들어낸 시원한 바람으로 여름휴가 여행지로도 손꼽는다.외변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관광지가 많다.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 적벽강과 사자바위, 새만금 전시관, 변산 해수욕장, 고사포 해수욕장 등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인기 있는 관광지이다. 변산은 서해에서 몇 곳 되지 않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무엇보다 외변산의 제맛은 일몰로 동해의 낙산일출, 서해의 월명낙조라고 하였다. 동해에는 낙산의 일출을 으뜸으로 치며, 서해에서는 변산 월명대에서 바라보는 낙조를 으뜸으로 친다. 하지만 아쉽게도 월명대는 내변산 묘적암 터로 비탐방 구역으로 지정되어 출입을 할 수 없지만 변산의 해변 어느 곳에서든 서해 바다 저 너머로 떨어지는 낙조를 바라 볼 수 있다. 특히 모항과 전북학생 해양수련원 앞 솔섬으로 떨어지는 낙조는 섬과 붉은 노을이 만들어내는 운치로 일몰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있다.여름 늦은 꽃으로 입과 꽃이 따로 피는 상사화는 부안을 찾는 또 다른 재미이다. 부안의 부속섬인 위도에서는 위도상사화가, 변산의 바닷가를 걷는 변산 마실길에서는 붉노랑 상사화가 피며 바다와 꽃이 만드는 풍경을 볼 수 있으니 눈길과 발길이 즐겁다.고사포 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외변산의 바다를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는 부안 변산반도 더블힐링펜션은 스파 펜션으로 스페인 리빙 브랜드 라포마로 꾸며져 고급스러운 휴양지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전 객실 오션뷰 객실로 객실마다 최고급 스파 시설을 자랑하며, 스파 룸에는 냉난방 시설이 따로 시설되어 계절에 관계없이 객실에서 편안하게 스파를 즐길 수 있어 커플, 가족 여행객들의 예약이 이어지는 곳이다.어른들을 위한 수심 90cm의 수영장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심 60cm의 미니 워터 슬라이드에서는 안전하게 물놀이가 가능하며, 호텔식 침구류를 제공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사전 예약 시 픽업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 데이즈, ‘썸머 위크’…여름 의류 최대 50% 할인
  • 이마트 데이즈, ‘썸머 위크’…여름 의류 최대 50% 할인
  •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로 생산한 ‘업사이클링’ 티셔츠. (사진=이마트)[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낮 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이마트 데이즈가 12일까지 ‘썸머 위크’를 열고 티셔츠와 반바지 등 여름옷을 저렴한 가격에 할인 판매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부담 없이 자주 빨아 입을 수 있는 △남성 △여성 △아동 △유아 △스포츠 장르의 티셔츠와 반바지를 행사카드로 결제 시 20~5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총 37억원 규모, 310여종의 품목을 망라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e, 삼성, KB, 현대, NH, 우리, 씨티카드(단 KB국민BC, NH농협BC, 씨티BC 카드 제외)로 결제하면 할인이 적용된다. 썸머 위크에서 눈길을 끄는 상품은 ‘리메이크 폴로티’다. 최근 필(必)환경, 지속 가능한 소비에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된 가운데 데이즈는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로 생산한 ‘업사이클링’ 티셔츠를 저렴하게 기획했다.상품은 여름철 비즈니스 캐주얼로 입기 좋은 기본형 폴로티셔츠로 색상은 블랙·차콜·네이비·그린·화이트 등 5종이다. 가격은 기간 내 20% 할인한 7900원이다.폐페트병으로 티셔츠를 제작하면 1벌당(성인용 셔츠 기준) 폐페트병 12개를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올 여름 데이즈가 기획한 물량 1만5000벌 분량을 환산하면 땅에 매립될 폐페트병 18만개가 재활용된 셈이다. 이와 함께 올 여름 스트릿패션을 강타한 ‘하와이안 티셔츠’도 38% 할인한 9900원에 판매한다.최근 패션이 점차 화려해지는 경향에 따라 올 여름 각 브랜드들이 각양각색의 야자수, 폭포수 등이 그려진 ‘트로피컬(Tropical)’, ‘하와이안’ 셔츠들을 앞다투어 내놓는 가운데 이마트는 1만장 대량 발주로 가격을 저렴하게 기획했다.또한 특별한 코디 없이 편하게 돌려 입을 수 있는 쿨소재의 ‘더 시원한’ 티셔츠 시리즈 9종과 베이직 티셔츠(화이트·그레이·블랙) 3벌로 구성된 ‘3팩 티셔츠’를 23% 할인해 각각 9900원에 판매한다.정장 바지를 캐주얼로 경쾌하게 재해석한 ‘슬랙스(Slacks)’도 남녀 공통으로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하프 밴딩 슬랙스’를 23% 할인한 1만9900원에 판매한다.이 밖에도 여성의류대표 상품으로 U넥·V넥·보트넥(넥라인을 보트 모양으로 넓게 파낸) ‘코튼 스판 티셔츠’를 최대 39% 할인한 7900원에 판매한다. 또한 하이웨스트 스타일에 밑단 롤업으로 포인트를 준 ‘하이라이즈 숏데님’ 3종은 33% 할인한 1만9900원에 판매한다. 교체 주기가 짧은 유아·아동의류 행사 상품들은 모두 1만원 미만으로 구성했다. 아동의류로 동물 그림 등이 들어간 ‘그래픽티’ 6종을 40% 할인한 5900원에, 유아의류로 바람이 잘 통하는 얇고 성긴 슬러브(Slub) 질감의 ‘솔솔 바람티’를 25% 할인한 5900원에 판매한다.또한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핑크퐁·디즈니·마블 등이 그려진 티셔츠 30여종은 각 23% 할인해 9900원에 판매한다.스포츠의류로는 시원한 착용감의 메쉬 원단의 ‘도트 멜란지 반소매 티셔츠’ 3종을 50% 할인한 9900원에 준비했다.박정례 이마트 데이즈 BM은 “빨래가 잦은 여름에는 면 소재의 기본형 의류를 여러 벌 구비해 자주 갈아입는 수요가 높다”며 “이를 감안해 여름철 부담 없이 시원하게 착용할 수 있는 상품을 대량 기획해 저렴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2019.06.03 I 이윤화 기자
 푸르고 고요한 숲, 장쾌한 폭포…올곧은 선비와 같아라
  • [여행] 푸르고 고요한 숲, 장쾌한 폭포…올곧은 선비와 같아라
  • 경북 영주 소수서원 주변에는 수백년 된 멋진 적송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학자수림’이라고 부른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유교의 시작은 중국이었다. 춘추 시대의 공자(孔子)가 만든 사상이다. 하지만 유교문화를 꽃피운 나라는 ‘조선’이었다. 조선은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삼고, 예를 바탕으로 국가질서를 확립했다. 정확하게는 유교의 한 갈래인 ‘성리학’이었다. 성리학은 인간의 순수한 본성을 바탕으로 인격의 수양과 실천을 강조했다. 그 바탕이 된 것이 바로 서원이다. 지금으로 치면 사립학교인 셈이다. 이 서원이 곧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예정이다. 조선 사회의 전반에 널리 보편화된 성리학의 탁월한 증거이자, 지역 전파에 이바지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중국을 제치고, 조선의 서원 9곳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조선 최초의 사액서원이 있는 경북 영주를 찾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소수서원 앞 취한대와 백운하◇조선 최초의 사액서원 ‘소수서원’영주 여행길에서 비켜갈 수 없는 것이 있다. 조선 선비 정신의 뿌리를 둔 유교 이념과 그 유산이다. 대표적인 곳이 순흥면의 소수서원과 선비촌이다. 소수서원은 조선 중종 때 풍기 군수를 지낸 주세붕이 세운 사당이었다. 이듬해에는 이곳의 이름은 ‘백운동 서원’이라 짓고 유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후 조선 최초로 사액을 받았다. 왕이 직접 서원의 이름을 내렸다는 말이다. 그 이름이 바로 ‘소수서원’이다. 조선 명종 때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오면서였다. 이후 조선 말까지 4300여명의 유생을 길러냈다. 참고로 도산서원이 배출한 유생은 257명이니, 소수서원의 위상을 알 수 있다.소수서원 주변에는 수백년 된 멋진 적송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학자수림’이라고 부른다.서원 주변에는 수백년 된 멋진 적송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학자수림’이다. 추위를 견디며 푸른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처럼, 어려움을 이겨내고 참선비가 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입구에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이 지점에서 지면은 한 단 높아진다. 서원 경내임을 알리는 일종의 표시다. 출입문인 사주문(四柱門)으로 통하는 길 왼쪽으로는 성생단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죽계수가 내려다보이도록 지은 경렴정이 있다. 경렴정은 원생들이 시를 짓고 학문을 토론하던 정자이다. 정자의 이름 ‘경렴정’은 북송의 성리학자인 염계 주돈이를 경모하는 뜻으로 그의 호에서 빌여왔다고 한다.소수서원 입구에 있는 소수서원 비석경렴정 죽계수 건너편에는 물가로 튀어나온 경자바위가 있다. 거기에 새겨진 ‘경’자는 주세붕이 백운동서원을 창건하고 쓴 글씨이다. ‘경’은 성리학에서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수양론의 핵심이자, 선비의 지침. 퇴계는 이곳에 송백과 죽을 심어 ‘취한대’라고 이름짓고, 또 ‘경’자 위에 ‘백운동’ 석 자를 새겼다. 서원 안쪽으로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초기 서원이기 때문에 다른 서원들에 비해 건물을 자유롭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강당인 명륜당이 있고, 학생들이 머물며 공부하는 일신재와 직방재가 연속으로 서 있다. 강당 좌우에 대칭으로 동재와 서재를 두는 일반 서원의 건물 배치와 다르다. 이 서원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맑고 차가운 선비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소수서원 입구 죽계수 건너편에는 물가로 튀어나온 경자바위가 있는데, 거기에 새겨진 ‘경’자는 주세붕이 백운동서원을 창건하고 쓴 글씨이다부석사 범종루◇부석사의 선비화와 희방사의 희방폭포풍기읍 수칠리에 있는 희방사 오르는 길에 만나는 희방폭포. 소백산 연화봉에서 흘러나온 물이 희방계곡을 흘러내리다가 28m 높이의 수직암벽을 타고 쏟아진다.부석사 또한 빼놓고 갈 도리가 없다. 가는 방법은 너무 쉽다. 부석사 후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절집으로 들어서면 바로 범종루 아래다. 부석사에는 무수한 시간을 뿌리 삼아 자라는 나무도 있다. 무량수전 뒤편의 조사당 뒷마당에 뿌리를 내린 선비화(골담초)다. 행여 다칠세라 촘촘하게 철사로 엮은 울타리 안에서 자라는 이 나무는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자란 것’이라고 전한다. 의상대사가 천축국(인도)으로 갈 때 꽂은 것이라기도 하고, 열반을 앞두고 세상을 뜨기 전에 제자를 시켜 꽂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나무가 지내온 시간이 1300여년이 넘는 셈이다. 조선 광해군때 경상감사가 지팡이를 만들고자 이 나무를 잘라갔다가 훗날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는 기록이 있고, 퇴계가 이 나무를 기리며 남긴 시(詩)도 전해진다. 그래봐야 높이는 2m가 채 안 되고 굵은 뿌리 부분이 엄지손가락 굵기 정도인 이 작은 나무에 매달린 시간과 이야기는 참으로 많다.희방폭포에서 희방사 가는 길은 온통 초록세상이다영주에는 부석사만 있는 건 아니다. 소백산의 남쪽 골짜기마다 절집이 들어서 있다. 그중 풍기읍 수철리의 희방사는 늦은 봄날 딱 맞는 절집이다. 신라 때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지만, 6·25 전쟁으로 모든 건물이 다 소실돼 다시 지었다. 희방사에서 보아야 할 것은 절집과 어우러진 자연미다. 희방사까지는 산 아래 절집 입구의 매표소에서 20분쯤 걸어야 하는데, 딱 절반쯤의 거리에 희방폭포가 있다. 소백산 연화봉에서 흘러나온 물이 희방계곡을 흘러내리다가 28m 높이의 수직 암벽을 타고 쏟아진다. 기나긴 봄 가뭄에도 폭포의 위용도, 으러렁거리는 물소리도 장쾌하다. 폭포수가 공기를 밀어내면서 만든 바람과 분무기로 뿜어낸 듯 비산하는 물방울의 서늘한 기운에 늦봄 한낮에도 금세 소름이 돋는다. 폭포 아래 서 있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이 대단하다.여기서 10분쯤 더 오르면 희방사다.희방사는 자연림으로 뒤덮인 절집. 비록 어마어마한 위용의 거목은 아니지만, 건강한 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숲을 이루고 있다. 극락보전을 둘러싸고 느티나무와 전나무가 치솟았고, 요사채와 지장전, 범종각 주위에는 버드나무, 벚나무, 박쥐나무가 초록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국립산림치유원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마실치유숲길 트레킹의 하이라이트인 해먹 체험.◇숲에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다안동산림치유원 밸런스 테라피숲을 테마로 한 치유원도 있다. 소백산 서쪽의 옥녀봉(807m) 자락에 있는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이다. 시설 부지만 2889ha(874만여평). 서울 여의도 전체 면적의 10배 수준이다. 다스림은 휴양림도 산림욕장도 아닌 산림치유원이다. 이름 그대로 산속에서 치유를 경험하는 시설이다. 산림청에서 1400여억원을 들여 2016년 8월 개장했지만, 아직 아는 사람이 드물다. 기존 휴양림과 다른 것은 시설과 프로그램 때문이다. 휴양림이 숙소만 빌려주는 곳이라면, 이곳은 숙소와 함께 숲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신 이용자들에 대한 제한도 적잖다. 객실에는 TV가 아예 없을 뿐 아니라, 무선인터넷(WIFI)도 사용할 수 없다. 일체의 일회용품도 사용할 수 없다. 음주와 흡연은 물론이고, 숙소에서 취사나 바비큐도 금지하고 있다. 대신에 삼시세끼의 건강식과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짧게는 1박2일부터 길게는 4주까지 다양하다. 가장 이용객이 많은 1박2일 코스는 도착 당일 오후 방문자센터에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이후에 요가와 숲 트레킹 등을 즐기는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가장 매력적인 프로그램은 스트레칭과 숲 트레킹이다. 스트레칭은 1시간가량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이뤄진다. 소도구(트윈롤러나 폼롤러)를 이용해 전신에 자극을 주고 근육을 이완시킨다. 숲 트레킹도 인상적이다. 치유원 내에는 트레킹 코스가 모두 7개가 있다. 이중 6개는 도보용, 나머지 하나는 산악레포츠용 숲길이다. 그중 마실 치유숲길은 5.9km 가량 이어지는 도보 코스다. 절반에 좀 못 미치는 2.3km 구간을 나무 데크로 조성했다. 장애인이나 노인 등 보행 약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길은 200~300여m마다 쉼터가 있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자연과 교감한다. 숲바람쉼터는 풍욕을 즐기는 곳. 사방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푸르뫼쉼터에서는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등 맞은편에 있는 소백산 봉우리 3개를 건너다볼 수 있다. 나무가 구부러져 자라는 이유를 배우고, 키 큰 나무에 둘러선 채로 눈을 감고 명상하며 소망이 이뤄지길 기원하는 시간도 갖는다.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잣나무숲에서의 해먹 체험이다. 20여분 동안 해먹에 가만히 누워 있는 게 전부다. 그러다 보면 숲의 기운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여행메모△가는길= 수도권에서 가자면,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대구 방면으로 가다가 풍기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풍기에 내려서 931번 지방도를 타고 부석 방면으로 향하면 소수서원이 있는 순흥에 가닿는다△먹을곳= 한우 갈비에 쌉싸름한 인삼을 섞은 달큼한 양념을 버무려 내오는 ‘풍기 인삼갈비’(사진)의 갈비는 전국적인 명성을 누린다. 풍기에서는 또 ‘정도너츠’의 생강도너츠가 명물로 꼽힌다. 종류도 허브, 초코, 녹차, 들깨, 고구마, 사과, 인삼 등 다양하다. △여행팁= 내달 8일은 ‘글로벌 웰니스 데이’다. 2012년 터키에서 시작된 비영리 이벤트로, ‘단 하루가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One day can change your whole life)’라는 슬로건 아래 매년 6월 둘째 토요일에 열린다. 스스로에게 더 건강하고 윤택한 삶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묻고 이런 생각을 사회적인 가치로 인식하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올해는 약 130개국 5000여개 지역에서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31개 웰니스 관광지 중 영주 다스림, 서울 티테라피(행랑점), 충주 깊은산속 옹달샘 등 8곳이 참여한다. 운영시간, 예약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웰니스 관광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석사 무량수전에 모셔져 있는 ‘소조여래좌상’
2019.05.24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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