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3,912건
- 野 홍익표 "관용·협업의 정치로 미래 열어가자"[전문]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관용과 협업의 정치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자”고 촉구했다. 이날 홍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정치는 관용과 협업이 필요한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여야는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수와 진보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해야한다”고 했다. 한국 경제 미래를 위해서도 여야가 협업해야 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질서를 구축해야한다는 ‘공정경제’를 강조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혁신경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다음은 홍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이다. 다음은 홍익표 원내대표 교섭단체대표 연설문이다. ‘관용과 헙업의 정치’로 대한민국의 미래로 열어갑시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홍익표입니다.어느덧 21대 국회가 저물어갑니다.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하여 윤석열 정부까지여·야가 자리를 바꾸며, 경쟁하고 있습니다.이 자리에 계신 의원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올해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4월 총선의 의미와 민주당의 다짐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제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윤석열 정부 2년 만에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는 후퇴하고경제와 민생은 파탄 직전입니다. 국격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했던공정과 상식은 흔적도 찾을 수 없습니다.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정치는 타협과 합의의 기능을 잃은 채극단적인 대립과 증오, 혐오에 포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도 있습니다. 지난 시기 저희는 국민께서 보내주신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많이 부족하지만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더불어민주당 뿐입니다.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킬 수 있는 힘을 모아 주십시오.오만하고 무도한 권력에게 입법부까지 넘어간다면대한민국은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한국 정치에서 협력과 상생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번 총선, 국민의 선택을 통해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느냐, 과거로 뒷걸음질치느냐민주주의를 회복하느냐, 권위주의로 회귀하느냐공정하고 상식적인 사회로 가느냐 반칙과 특권이 판치는 사회로 가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깨어있는 시민의 행동하는 양심으로다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주십시오.더불어민주당이 바뀌겠습니다. 더 잘하겠습니다. 국민과 함께 미래로 가기 위해대한민국 정치에서 사라진 상생과 협력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시작하겠습니다.소통으로 지혜를 모아 개혁과제들을 해결해 나감으로써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치에 앞장서겠습니다. 선배·동료의원 여러분,오늘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015년 9월 14일, 미국 워싱턴주 핸퍼드와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에 있는‘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 일명 라이고 검출기에이상한 신호가 잡혔습니다.이후 라이고-비르고 연구진에서‘최초 중력파 검출’로 명명되어 세상에 발표된 신호였습니다.중력파 발견은 블랙홀, 중성자별, 초신성 관측에 새로운 눈이 생기는천체물리학계의 판도를 단번에 바꿀 획기적 사건이었습니다.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누구도 모든 현상을 과학적으로 100% 증명할 수 없었고하나의 현상을 해석하는데 수많은 갈등과 논쟁이 존재했습니다.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역사적 발견을 검증하고 합의해가는 동안1만7,000여통의 이메일과 원격 회의 기록을 남깁니다.과다한 업무 중에도 민주적 절차를 지키고 경쟁 속에서도 합의에 이르러2016년 2월, 드디어 한편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그리고 다음 해, 관련 과학자 3명은 당연히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이 이야기는‘중력의 키스’라는 책에 담겨있습니다.작가는 중력파 발견의 전 과정을 전하면서‘과학 실현의 과정이야말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단적인 가치의 등대로 구실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합니다.연구 공동체의 탐구, 가설과 검증, 논문이라는 전 과정을 통해과학이 실행되는 현장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가 참조할 수 있는 합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과학은 논리적으로 결코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절차를 중요시했고 분업과 협업을 발전시켰습니다.저 또한 이 이야기에서특정한 가치를 놓치지 않는 민주주의개인의 권리와 의견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실천 과정을 만났습니다.아마도 과학에서 발전한 민주주의가역으로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지금 우리 정치에 필요한 관용과 협업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국민의 생활 대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경쟁하면서 협력합니다.제빵사가 빵을 만들면서 농부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고오직 생계를 위해 빵을 만들더라도아침이 바쁜 이들에겐 하루의 에너지를 얻는 소중한 음식이 됩니다.무심히 자신의 일만 하는 것 같지만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서로의 관계는 깊어집니다.우리는 코로나 시기에의료와 돌봄 종사자분들, 택배기사를 비롯한 배달업 종사자분들 그리고 대중교통 기사님들과 환경미화원분 등 필수노동자의 고마움을 깊이 깨달았습니다.또한, 혼자 모든 걸, 해낼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우리 사회는 어느새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보충해야만 살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든 것입니다.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의 경계도 없어지고 있습니다.복잡한 기계일수록 작은 톱니바퀴 하나가 매우 중요합니다.모든 부속은 자기 자리에서 충분히 중요합니다.사람도 마찬가지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국가 예산을 집행하고 휴전선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것만큼 중요합니다.큰 일, 작은 일에 대한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가능성이 있습니다.누구든 언젠가는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오늘 다른 이에게 베푸는 나의 친절은 내일 나를 위한 친절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지방이 중앙보다 중요성에서 떨어지지 않고중소기업의 부품 하나가 대기업 제품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합니다.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하는 일은 모두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노동자와 사용자가 협력해야 회사도 발전합니다.아내와 남편, 부모와 자식, 9급 공무원과 대통령이서로 존중하고 의견을 나눠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우선인 시대가 된 것입니다.◇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직시 필요성존경하는 선배·동료의원 여러분,대한민국 정치는 아직 이 길에 다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우리 정치는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부족합니다.상대가 했던 것은 아무리 좋아도 무시하고우리가 하는 일은 문제가 많아도 잘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국민께서 우려하고 질책하는 점입니다.이젠 정치도 바뀌어야 합니다.정치에는 한 사회의 갈등과 대립이 집약되어 있습니다.저는 여·야의 갈등과 경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당연한 일입니다. 단, 여기서 멈추는 것은 정치가 아닙니다. 갈등과 대립을 분열과 증오가 아닌 타협과 합의로 해결해 내는 것이 정치의 숭고한 의무이자 본령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는 서로를 조롱하며 극단으로 치달아 대화와 타협의 문을 닫는 나쁜 정치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권력 행사를 자제하는 민주주의 규범이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화와 토론이 아니라 압수수색과 보복수사로 입을 틀어막는 일이 다반사입니다.최근 우리 국민은 대통령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국회의원과 카이스트 졸업생이 입이 틀어막힌 채 사지가 들려 끌려나가는 참담한 모습을 봤습니다.이들이 외친 목소리는‘국정기조를 전환하라.’,‘R&D 예산을 복원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였습니다.그런데도 이에 대한 대통령의 응답과 사과는 일체 없습니다.이 자리에 함께 하고 계신 선배·동료의원 여러분,이 모습이 과연 우리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오늘날 독재와 민주주의 지도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비판에 대한 대응방식’이라고 정치학자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지금 남의 일이라고 애써 무시하고 회피한 문제가곧 닥칠 미래의 나와 우리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지금 우리가 겪는 민주주의 위기를 심각하게 직시해야 합니다.지금도 거리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채상병 특검을 요구하는 해병대 단체와 관계자들, 그리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해병대 박정훈 대령의 모습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그러나 저와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의회정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이룩한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을 믿기에무도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권력에 힘껏 맞서겠습니다.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가야 할 길을 걷겠습니다. ◇경쟁하며 협업하는 정치선배·동료의원 여러분!권력의 독주, 독선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는 계속 돼야 합니다.이제 우리 정치도 서로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경쟁하고, 협업합시다. 이젠 협업의 시대입니다.협업과 서로에 대한 관용의 눈으로 정치를 보면정치가 해야 할 일이 이전과 다르게 보이리라 확신합니다.지금, 우리 정치는 어떻습니까?과연 우리는 국민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사회적 갈등을 잘 조정하며, 중재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봅시다.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조장하며때론 정치혐오를 확산시키고 희화화 시키진 않았습니까?상대의 실수에 반사이익만 취하려는 정치를 하고 있지는 않는지 성찰해봅시다.지금,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보수의 경제 능력은 어디로 갔습니까?무역 강국의 뱃길을 열었던보수의 외교 능력은 또 어디로 갔습니까?군대의 기강도 이젠 인권과 민주주의 절차 안에서 바로 서는 시대가 됐습니다.혹시 아직도 권위주의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시진 않습니까?저는 진정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고국민 안전을 우선으로 둔다면이 모두 보수정부, 보수정당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한반도 평화, 남북협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북방정책을 강력히 추진, 성공시켰던 과거 보수정부를 생각해 보십시오.북방정책은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과의 국교 수립, 교류를 통해 북한과의 전쟁 위협을 상당히 완화했습니다.당시 보수정부이기에 가능했습니다.이제 다시 보수가 평화를 만드는 기적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강경 일변도인 미국의 네오콘과 미국 우선주의자들에게 한반도의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지 설득해야 합니다.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에게도 협력을 얻어내야 합니다.최근 북한과 일본이 대화하며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습니다.한반도 당사자로서 이를 방관하거나 반대해서는 안됩니다.일본을 통해서라도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윤석열 정부가 함께 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최소한의 책임입니다.무엇보다 남남갈등의 폭을 줄이는데보수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우리 사회 복지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증세도 보수정부, 보수정당이 잘 할 수 있는 일입니다.노블리스 오블리제로 대한민국 보수의 품격과 능력용기를 보여 줄 수 있는 것입니다.존경받는 보수, 용기있는 보수,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믿는 보수가 대한민국을 실제적으로 전진시킬 수 있습니다.진보 역시 우리 사회 발전에 있어 중요한 축을 담당해 왔습니다. 특히, 진보는 개혁과 정의를 바라는 국민과 함께 해왔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요구를 가진 분들과 뜻을 맞춰보았고함께 협력하며 거대 권력에 맞섰습니다.매우 의미있는 경험들입니다.진보는 서민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태어났고약한 사람들의 인권과 삶을 보호하며 성장했습니다.진보는 협력하고 소통할 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진보정부는 의약분업, 한·미 FTA, 상생형 일자리와 같이 타협과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더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민주당은 경제와 안보에서 유능하고자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지도자에 의해이를 증명해내기도 했습니다.보수가 사회안전망을 비롯한 복지와 교육개혁, 노동개혁에 대해 준비가 부족하다면 진보가 협력하면 됩니다.진보의 정책이 너무 앞서 나가 국민이 우려한다면보수가 속도를 조절해주면 됩니다.싸울 때 싸우더라도 협력으로 경쟁하는 정치 조정자로서 경쟁하는 진보와 보수가 된다면우리 국민이 가는 길에우리 정치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이제 여와 야, 진보와 보수가국민에게 작은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서로 경쟁하며, 협업하는 시대를 열어 갑시다.◇‘3C형 파트너십 지도자’필요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오늘 우리가 있는 이 자리는한 사람의 위대한 성과로 만들어진 자리가 아닙니다.협력하고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우리 국민 모두의 힘으로 만들어진 자리입니다.관용과 협업의 시대를 직시할 수 있다면우리는 어떤 지도자가 우리에게 필요한지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독불장군식 독재로는 다양한 요구를 조화롭게 수용할 수 없습니다.국민을 무시하고, 겁박하고, 수사만 하는 권력으로는자발적인 협업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나만 옳다는 독선으로는 1+1이 3이 되고, 10 이상이 되는협업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이제,‘통치자’는 더 이상 있을 수 없습니다. 선정을‘베푸는’일방적, 시혜적 권력도 박물관으로 보내야 합니다. 국민을 가르치고, 국민에게 지시하는 권력과 지도자가 아니라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과 잠재력이 발휘되고 빛날 수 있도록 함께하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이제 우리 시대의 지도자는 전통적 리더십보다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여야 합니다.바로 3C형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입니다.첫째, Cooperation,‘협력’입니다.혼자가 아닌 협력으로 함께 일해야 합니다. 둘째, Coordination,‘조정’입니다.복잡한 사회의 다양한 요구와 갈등을 조정해 내야 합니다.셋째, Communication,‘소통’입니다.일방적 지시가 아닌, 열린 자세로 경청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은 그런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넘치도록 충분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입니다.자동차, 조선 산업과 같은 전통적 제조업은 물론 ICT,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K-팝, K-드라마 등 우리의 K-컬쳐는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습니다.또한, 촛불혁명의 민주주의로 세계가 선망하는 국민의 나라입니다.이 모두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이 만들었습니다.여·야, 진보·보수의 관용과 협업이 협력과 조정, 그리고 소통의 파트너십을 가진 지도자를탄생시키는 단초가 될 것입니다.이번 임시국회에서 여?야 협업의 씨앗을 뿌려 22대 국회에서 활짝 꽃피어나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미래를 위한 정치 협업 과제 1 - 공정 경제 사랑하는 선배·동료의원 여러분,여와 야, 진보와 보수의 첫 번째 협업 과제는 사람이 존중받는 공정한 경제질서를 만드는 것입니다.과거 우리 사회에 울림을 줬던‘저녁이 있는 삶’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경제민주주의와 양극화 해소, 사람다운 삶을이토록 잘 표현한 문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때 우리가 좀 더 준비하고 조금씩 전진해 왔다면지금 우리 경제가 이토록 어려움에 빠지진 않았을 것입니다.세계의 흐름을 읽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우리의 산업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중요한 시기 잃어버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불안과 절망이 엄습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우리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그 결과,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를 막고,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했습니다.대규모 유통업체의 갑질을 막기 위해 법을 제정하기도 했습니다.바로 경제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이었습니다.그러나 이제 그런 노력들이 윤석열 정부 하에서 멈추어 서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경제 침체의 원인을 세계 경제 탓만으로 돌리고민생과 청년 예산, 소상공인 정책자금과 모태펀드 예산을 대폭 삭감해국민 각자도생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이고 위기 해법입니까?주거안정, 교통인프라구축, 국토균형발전,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이라는 국정과제에 이미 수십조원의 예산을 집행 중인데도 빈곤·취약계층은 더 증가하고 주거비와 교통비 등 기초적인 생활비를 부담으로 느끼는국민의 일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아직도 특권 경제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지속가능한 경제에 대한 준비가 소홀한 것은 아닌지,진심으로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다시 함께 노력해 봅시다.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이 안정되어야 합니다.일자리가 안정되어야 합니다.일하는 사람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실행해야 합니다.주택, 의료,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더욱 강화돼야 합니다.노동의 유연성은 사회안전망 확충과 함께,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입니다. 최저임금 보장과 노동시간 단축은기업을 죽이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살리는 일입니다.새로운 시대의 기업 경쟁력은‘저녁이 있는 삶’에서 비롯됩니다.인간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최소한의 삶과 품위가 지켜지도록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그러나 모두 행복해질 수는 있습니다.우리가 경제민주주의를 다시 이야기해야 하는 까닭입니다.국민의 경쟁과 욕망만을 부추기고, 국가 역량을 소모하는 경제정책이 아니라,국민이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경제정책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저와 여러분의 첫 번째 협업 과제입니다.◇미래를 위한 정치 협업 과제 2 - 혁신 경제선배·동료의원 여러분,미래를 위한 두 번째 협업 과제는 혁신경제입니다.과거의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의 발전은 물론 생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관치경제와 낙수효과라는 낡은 관점과 이념으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글로벌화 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수는 없습니다.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은 언제나 우리에게 호재입니다.대한민국 경제 규모와 과학기술, 국민의 능력을 보면 우리가 뒤처질 경우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습니다.이제 우리가 준비한 만큼, 노력한 만큼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산업의 선도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우리가 표준을 만들고 협업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우리는 수소경제에서 그 단초를 보았고,우리 기업들이 잘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정치가 잘 협력하고, 제대로 지원한다면우리 기업은 더 많은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현재 인공지능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고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곧 글로벌 경제 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입니다.국내에서도 2022년 기준, 인공지능 매출액은 4조원에 달하며 연 42.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인공지능 기업은 2,000여 개에 달하고 종사자는 4만 여명으로 고성장 중입니다.챗 GPT 등장 이후 국내 기업들 역시 초거대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경쟁에 본격 참여하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중소·스타트업 기업은 초거대 인공지능 플랫폼을 이용하여 특화 영역에서 전문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습니다.클라우드는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인프라입니다.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자본과 기술력을 기반으로민간영역에서 초거대 인공지능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 중입니다.국내 시장은 아직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플랫폼 기업과 통신사들도 이에 대항해 클라우드 산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인공지능은 기술 패권, 국가안보와도 직결됩니다.인공지능·클라우드 산업계 전반에 민간 투자를 촉진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초고속·저전력·저비용의 국산 인공지능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풀 스택(Full Stack)전략을 강화해야 할 시점입니다.(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는 전략)여·야가 힘을 모아과감한 정책 지원을 통해 독자적 초거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합니다.‘한국판 IRA법’을 적극 마련해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보다 앞선 기술로경쟁력을 갖추도록 통 크게 뒷받침해야 합니다.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다수의‘인공지능 산업 육성’과 관련된 법률안이올라와 있습니다.국제 규범과 표준을 고려해 정합성,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사회적 합의를 거쳐 입법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과학기술에 퀀텀점프는 없습니다. 실패를 허용하고, 성과를 기다려주는 꾸준한 투자와 지속적인 격려가 필요합니다. 바로 여기에 국가의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R&D 예산을 삭감하고, 말로만 지원하겠다는 즉흥적인 정책과 부족한 통찰력으로는 대한민국의 기술 발전과 경제혁신은 결코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여·야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미래 산업을 위해머리를 맞대고 협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미래를 위한 정치 협업 과제 3 - 기후위기 대응선배·동료의원 여러분,미래를 위한 세 번째 협업 과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입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산업이 계속 후퇴하고 있는 데 대해많은 전문가들도 큰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기후변화 대응순위는 67개국 가운데 64위입니다.우리 뒤에 중동지역의 산유국만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실질적으로 꼴찌인 셈입니다.참담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우리의 2022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7%로OECD 국가 가운데 꼴찌입니다.세계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데,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2023년 태양광 설치 용량을 보면중국 240GW, 미국 33GW, 독일 13GW인데우리는 2.7GW에 불과한 실정입니다.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후퇴로 관련 산업의 일부 공장은 가동이 중단되고국내 태양광 산업 전반에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재생에너지, 친환경 산업을 정쟁거리로 전락시킨 이유는 여전히 의문입니다.지난 정부 정책을‘묻지마 폐기’하기 위해 친환경 산업을 후퇴시킨다는 건 더더욱 말이 되지 않습니다.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8)는최초로‘탈화석연료로 전환하자.’는 결정문을 채택했습니다.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3배 늘려야 한다는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했습니다.재생에너지 산업에서 뒷걸음질치던 윤석열 정부와 국내 경제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입니다.이제 대한민국은 경제 선진국으로서국제적 규범을 준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재생에너지 확대에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또한, 관련 산업 활성화로 새로운 경제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야 합니다.이를 위해 먼저 제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기존 계획보다 재생에너지를 3배 이상 확대해야 합니다.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2023년 대비 3배가 되는 최소 8만9,206MW가 되어야 하고RE100 등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발전 비중은 30.7%가 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회복과 RE100 달성을 위해관련 지원 제도와 예산은 반드시 복원돼야 합니다.관련 산업과 개별기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RE100 추진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합니다.한편으론 해상풍력 보급 확대를 위한 법률안 역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합니다.이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니여·야가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위해 조속히 처리하길 기대합니다.이에 대한 국민의힘의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당장 서로가 가능한 것부터 협업의 정치를 시작합시다.◇미래를 위한 정치 협업 과제 4 - 저출생 대책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선배·동료의원 여러분,여·야, 진보·보수의 협업을 위한네 번째 과제는 저출생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입니다.저출생 관련 대책은 정답을 찾을 시간이 없습니다.가정, 기업, 정부가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합의된 것부터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우리는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뻔한 정책에 쓰면서 시간과 돈을 낭비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대책도 실효적 성과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이제 익숙한 실패의 관성에서 벗어나 틀을 깨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현재 정부의‘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부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정부 위원 아홉명 중 여성가족부 장관을 제외한 여덟명이 5~60대 남성 일색입니다. 운영위원 아홉명 중 여덟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지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탁상공론만 반복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국가 존립과 관련된 이 문제에 대해서는지금보다 훨씬 과감하고 세심해져야 합니다.국민의힘은 지난 1월 저출생 대책 공약을 발표했습니다.기존보다 진전된 정책을 제시한 점 매우 환영합니다.그동안 민주당이 제안해 온 정책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아빠들의 출산휴가를 1개월로 확대하고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을 인상하며유급 자녀돌봄휴가를 신설하자는 공약은민주당의 공약과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책들입니다. 특히, 엄마, 아빠의 육아휴직을 신청만으로 자동개시하도록 법을 개정하자는 공약은 기존에 민주당이 발표한 공약과 똑같은 내용입니다. 단, 국민의힘이 제시한 공약은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완할 점이 있습니다. 현재 배우자 출산휴가제도 활용 실적이 9.3%에 불과합니다.따라서 민주당은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늘림과 동시에사용자에게 고지만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대상도 사실혼 관계까지 넓히도록 제안한 바 있습니다. 또한, 육아휴직급여는 기준에 대한 개선 없이 상한액만 인상할 경우 최저임금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들은 오히려 역차별 가능성이 있어 보완이 필요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중소기업노동자 출산?육아 워라밸 프리미엄’으로 월정액 50만원을 추가 지원하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또한, 자녀돌봄휴가 신설뿐 아니라 가족돌봄휴직 사유에 자녀 양육을 추가하자고 제안합니다.그럼에도 양당 사이 정책에 큰 이견은 없습니다.약속만 하지 말고, 신속히 행동으로 옮기자고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정식으로 제안드립니다.여당이 제안하고 있는‘일, 가정 양립’중심의 대책은저출생 문제를 구조적,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는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저출생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심화되고 있는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불평등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용기없이저출생 문제 해결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불평등 극복이라는 정책철학으로일, 가정 양립과 함께 주거-자산-돌봄을 망라하는 과감하고 획기적인 저출생 대책을 발표했습니다.여당도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께 약속드린 결혼·출산지원금 도입결혼시 소득과 자산을 따지지 않고 모든 신혼부부에게 대출을 제공하고 출산 자녀수에 따라 원리금을 감면하는 지원 제도신혼부부 주거 지원 대상을 10년차 부부까지로 확대하고,출산 자녀수에 맞는 적정한 주거를 제공하는‘우리아이 보듬주택’정부가 절반을 지원하는‘우리아이 자립펀드’ 공약 등에 대해신속한 검토를 통해 화답해 주시길 희망합니다.이러한 정책을 한 데 묶어 정책 소유권을 주장하지 말고 자신의 성과로도 내세우지 말며 총선 이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필요한 입법 과정을 진행해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드립시다.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바로 오늘부터 시작합시다.여와 야, 진보와 보수의 협업이저출생 정책을 통해 22대 국회로 이어진다면우리 21대 국회의 가장 큰 성과로 남을 것입니다.◇우리 함께 정치를 복원합시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민주주의는 발걸음이 느립니다.아주 작은 것이라도 합의할 수 있는 조각을 찾고어떻게 하든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무엇이든 빠르게 처리되길 원하는 우리지만 합의 없이 결론에 이르기는 쉽지 않습니다.그 시간을 인내하지 못하고 서로에 대한 앙금이 쌓여국회는 정치가 해결할 문제를사법부의 판단에 맡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국민 여러분께서도 승패의 결과보다는합의 과정의 긴장과 노력, 지난한 토론과 타협의 시간에성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민주주의는 다름과 차이를 자양분 삼아 발전합니다. 정치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 협력의 가능성을 실현해 문제를 해결하는 예술입니다. 지금‘법대로’밖에 남지 않은 대한민국 정치는다시 신뢰를 기반으로 경쟁하고 갈등하며 협상을 통해 타협과 합의의 길을 찾는 정치의 복원이 필요합니다.대한민국 국회는 다시 소통해야 합니다.국민과 소통하고 여·야가 소통해야 합니다.정치가 국민의 꿈과 희망이 되고갈등을 조정하는 균형자가 되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윤석열 정부의 무책임과 미숙함에도아직까지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것은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민주적 참여의식 덕분입니다.우리 역사는 도전의 역사입니다. 고비마다 어려운 위기를 잘 넘기고 오히려 기회로 삼아 도약했습니다.국민의 저력이 만들어 낸 기적이었습니다.존경하는 선배·동료의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호소드립니다.이제 여·야와 진보, 보수를 떠나정치가 관용적 태도를 바탕으로 협업을 통해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우린 할 수 있습니다.더불어민주당이 시작하겠습니다.모두와 함께 하겠습니다.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예술 한류, 완성도 높인 '웰메이드'로 승부하라[김신아의 한류 이야기]
- 한국의 문화예술이 해외를 사로잡고 있다. 대중예술은 물론 순수예술도 이제는 ‘한류’를 넘어 ‘K컬처’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한국 문화예술의 관심을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국제문화교류 전문가인 김신아 화성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보내온 한국 문화예술의 세계화를 위한 제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김신아 화성시문화재단 대표이사] 한류의 상징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그래미상 수상 불발 이후, 그래미상 후보에서 K팝이 사라진 것을 두고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K팝도 곡의 완성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라는 의견을 내놓는다.◇‘해외에서 통할 예술’이란 판단은 실패한다최상철현대무용단 ‘그들의 논쟁’의 한 장면. (사진=대한무용협회)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는 지적이다. 국제 예술시장은 취향과 정서가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이다. 단순히 해외에서 통할 것이라고 판단해 만든 작품이 팔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예술시장은 주관적으로 필요한 작품을 만났을 때 문을 연다. 따라서 누구의 입맛에 맞춘 작품이 아닌, 매우 잘 만든 좋은 작품이 팔린다. 국제무대에 나가고 싶은 예술가가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해외 유통’을 신경 쓰기 전에 먼저 관객의 마음부터 움직이는 것이다.우리가 본격적으로 뚫지 못한 고급 예술시장을 여는 열쇠는 무엇보다도 작품의 ‘완성도’다. 완성도를 가늠하는 것은 개인의 정체성에서 나오는 철학이다. 예술가는 관객이 객석에 앉는 순간부터 무대를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 그래야 작품의 해석도 오롯이 관객의 몫이 된다. 작품을 탄탄하게 관통하는 예술철학이 관객 가슴에 닿을 때 그 작품과 예술가는 ‘브랜드’가 된다. 마케팅과 유통을 위한 포장은 다음 차례다. 기획 역량에 따라 작품은 사장될 수도 있고, 화려한 이력을 붙여가며 세계 무대를 돌아다닐 수도 있다.네덜란드 기획자 로버트 반 덴 보스가 판소리에 대해 한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 한국예술에 오래 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그는 현대무용가 안은미를 유럽에 처음 소개했으며, 2023년 대한민국 무용대상 대통령상을 받은 최상철현대무용단의 작품 유통을 타진한 인물이다. 로버트 반 덴 보스는 “개인적으로 판소리를 좋아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판소리 자체는 해외 극장이 기꺼이 초청할 수 있는 콘텐츠는 아니다”라며 “판소리로 뮤지컬을 만든다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고 명인들의 노래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해외 유통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예술의 질 높은 정체성을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향유하는 표현 양식에 잘 얹으면 승부수를 띄워볼 수 있다는 것이다.◇예술시장 움직이는 힘은 ‘작품의 완성도’지난해 10월 캐나다 오타와의 캐나다 국립예술센터 사우덤 홀에서 열린 국립무용단 ‘묵향’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장)정부는 한류를 확대, 강화하기 위해 부처 및 기관 간 기능을 조정하고 지원체계와 심의제도를 다듬기 시작했다. 지역 거점 마련과 창작기반 확대로 한류의 저변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가 미래 예술 산업을 주도할 원석을 발굴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세계 제패에 숟가락 얹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스링크를 곳곳에 만들어 잠재적 재능을 지닌 ‘차세대 김연아’를 무대로 끌어올리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다.생성형 AI(인공지능)와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인간의 창의력과 생산력이 넘어가고 있는 지금, 예술계의 작품 제작과 향유 형태는 느리지만 분명히 변하고 있다. 극장과 전시실, 일상 공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고, 장르 분류도 앞으로는 대학 진학과 지원금 신청서에만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그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이미 메타버스 전용 공연물이 나왔고, 회의론도 있기는 하지만 NFT(대체 불가능 토큰)는 미술 시장의 성장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유튜브를 활용해 팬덤을 형성하는 K팝이나 넷플릭스로 글로벌 인플루언서를 만들어내는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문화예술은 관객이 비로소 작품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시장과 향유 방법이 다르다. 공연 영상물도 관객을 1시간 넘게 시선을 잡아두지도 못할뿐더러 몇백 억을 들여 만든 영화와 드라마보다 훌륭할 수 없다. 몇만 명의 마니아를 대상으로 하는 월드뮤직이 유튜브로 팬덤을 만들어내기도 어렵다.대중문화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다양성이 고르게 스며들어야 비로소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프로그래머가 관객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 오랜 교류로 신뢰하는 전문가의 한 마디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잘 편집된 홍보 영상이나 기록 영상도 해외 진출 결정에 도움을 줄 참고자료다. 전문가는 작품의 완성도가 확실해야 입을 연다. 예술 한류는 작품의 질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필자 소개△화성시문화재단 대표이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이사(2022~2025) △양천문화재단 이사장(2021~2022) △국립극장진흥재단 사무국장(2020)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사업본부장(2015~2020) △서울세계무용축제 사무국장(1999~2012) △세르반티노 축제 한국특집(2015), 밀라노 엑스포 한국주간 기념공연(2015), 한중일예술제(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특별공연(2014) 및 한-이태리 수교기념 공연(2013), 한-아랍·아프리카 문화축제(2007~2011) 등 총감독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장 문화예술특별상(2021), 무용국제교류 발전상(2018), 해외문화홍보원장 표창(2022)
- 고금리 고통나누니 행복 플러스…금융사, 수익률 대시 나눔 경쟁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갑진년 새해를 맞아 ‘상생금융’을 경영 화두로 꼽으면서 ‘상생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권의 2조원대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시작으로 다양한 상생금융 아이디어가 속속 나오고 있다. 보험사, 카드사들도 각기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상생금융’에 동참하며 온기를 더하고 있다.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상생금융 지원액은 총 1조 5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KB국민은행 3721억원, 신한은행 3100억원, 하나은행 3557억원, 우리은행 2760억원, NH농협은행 2148억원 등이다.윤석열 대통령이 1월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발표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전체 은행들은 공통으로 1조 6000억원가량을 이자 캐시백에 사용한다. 대상은 2023년 12월 20일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차주로 대출금 2억원 한도 내에서 연 4%가 넘는 이자 납부액의 90%를 1년간 최대 300만원까지 돌려준다. 1인당 평균 환급액은 85만원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4000억원 규모는 은행별로 각시 수립하는 자율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금융그룹 수장들은 올해 상생금융을 통한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본격 강조하고 나선 바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KB고객’의 범주에 ‘사회’를 포함해 KB-고객-사회로 이어지는 ‘공동 상생전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에서 지주와 은행의 ESG본부를 ‘ESG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신한은행 상생금융기획실과 사회공헌부를 통합한 ‘상생금융부’를 신설했다. 앞으로 상생금융부는 신한금융그룹의 상생금융 활동을 지원하고 실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고금리 시대에 은행이 ‘이자장사’를 한다는 오명을 상생금융을 통해 벗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금리 상승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금리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며 “이미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방정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보험료 경감 등을 통해 상생 손길에 동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는 올 1분기 중 추진하는 ‘3대-7개 과제’를 마련해 국민의 보험료 부담 경감과 대출이자(보험계약대출) 부담 완화, 소비자 편익 제고 등을 실현할 방침이다.(그래픽=문승용 기자)이에 따라 올해 중 렌터카 운전 경력도 인정돼 자동차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을 예정이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군대에 입대하면 복무기간 중 보험료 납부가 중지되고 제대 후 재개할 길도 열린다. 보험계약대출 시 가산금리도 낮춰 금리 부담도 해소될 전망이다.보험업계는 우선 자동차보험료 경감을 위해 경력인정 기준을 개선한다. 운전경력이 3년 이상 단절된 저위험 운전자가 재가입하면 기존 할인등급을 승계받을 수 있도록 조정할 방침이다. 또 렌터카 운전기간도 보험료 할인에 반영토록 한다.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군 복무 중에는 불필요하게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군 복무 기간에는 군 병원에서 무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만큼 실손의료보험의 사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대 후 기존 계약 조건으로 계약을 재개할 수 있으며 복무 중 발생한 부상도 재대 후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다.대출이자 부담도 경감된다.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산정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만큼 부실위험과 금리변동 위험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금리수준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직과 폐업, 중대질병 발병 등으로 이자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계약자에 대해서는 대출이자 납부를 1년가량 유예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대리운전기사에 대한 보험가입 문호도 넓혔다. 대리운전자보험과 관련 사고횟수별 할인·할증제도를 도입해 사고가 잦은 대리운전기사의 보험 가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신업계도 최근 ‘착한 가격 업소’에서 카드로 1만원 이상 결제 시 1회당 2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카드사별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착한 가격 업소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17일 ‘착한가격업소 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에 참석해 “최근 물가 상승세 등이 완만히 둔화하고 있으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착한가격업소 제도는 우수 지역상점을 지원하면서도 국민의 물가 부담을 완화해온 뜻깊은 정책”이라고 했다.
- 하루만에 털어낸 CPI 쇼크…韓, ‘북한 형제’ 쿠바와 수교[뉴스새벽배송]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로 하락했던 뉴욕 증시가 하루만에 반등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기를 재조정하면서도 1월 물가에 대한 반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엔비디아는 시총 3위로 올라섰으며 뉴욕유가는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대한민국은 간밤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이자 북한의 형제국이라 불리는 쿠바와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극비리 협의 끝에 얻은 결실이다. 다음은 15일 개장전 주요뉴스다.사진=REUTERS◇뉴욕증시 하루만에 반등-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1.52포인트(0.40%) 오른 3만8424.27로 거래 마쳐.-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7.45포인트(0.96%) 상승한 5000.62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3.55포인트(1.30%) 오른 1만5859.15로 장 마감-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전일 뉴욕증시의 급락에 대해 “과도한 반응이었다”며 전체적인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는 꺾이지 않았으며, 아직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충분한 상태라고 분석.◇유가, 8일 만에 하락세-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3달러(1.58%) 하락한 배럴당 76.64달러에 거래 마쳐. -8거래일 만의 하락으로 지난 2월2일 이후 최대 하락률-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도 미국의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소식과 차익실현 매물에 하락.-미국의 산유량은 하루 1330만배럴로 역대 최고 수준 유지,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는 70만배럴 늘어난 2880만배럴로 증가.◇엔비디아, 美 시총 3위 우뚝-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2.46% 오른 739.00달러에 거래 마감-시총은 1조8250억달러로 늘어나면서 1조8200억달러의 알파벳을 제치고 시총 3위로 올라서-아마존 제치고 4위로 올라선지 하루만-시총 1, 2위인 마이크로와 애플의 시총은 각각 3조420억달러, 2조8430억달러◇한국, ‘북한 형제’ 쿠바와 수교-한국과 쿠바는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쿠바는 1949년 대한민국을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양국 간 교류는 단절.-쿠바는 공산주의 국가로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며 한국과는 수교관계를 맺은 적 없음,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외교부는 쿠바와의 수교를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및 한국 기업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양국 간 실질 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비트코인 시총 1조 달러 돌파-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5만1000달러를 돌파하며 시가총액이 1조달러(1335조5000억원) 돌파.-비트코인의 시총은 시중에 유통되는 비트코인 수량에 현재 가격을 곱한 금액.-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ETF 거래가 시작된 이후 비트코인 시장에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에이피알 일반청약 첫날 1.6조 몰려-올해 코스피 첫 상장 종목인 에이피알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첫날 1조6000억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려, 15일까지 진행 예정-청약 주식 수 기준으로는 1300만주가 몰려 경쟁률 137.21대 1 기록.-지난해 최대어였던 두산로보틱스(454910)의 첫날 경쟁률이 50대 1이었던 점 고려하면 치열한 청약 경쟁-에이피알은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상단을 초과한 25만원으로 확정◇한동훈, 국군대전병원 방문해 이국종 면담-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군대전병원 방문해 이국종 병원장 만날 예정-이 병원장은 중증 외상 분야 권위자로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 입은 석해균 선장 등을 살려낸 바 있음-명예해군 대령으로 지난해 12월 국군대전병원장으로 취임, 한때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인재영입 후보군에 포함되기도
- 고흥·울진 국가산단, 예타 면제 추진…예타대상 사업 수시 선정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정부가 전남 고흥과 경북 울진의 국가산업단지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를 추진한다. 이미 두 곳은 기업 수요가 충분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고 판단된 만큼, 관련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신속한 산단 조성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통상 1년에 세 차례 선정하는 예타대상 사업은 수시로 확대하고, 예타 처리기간도 4개월까지 당기기로 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예타 7→4개월…LH 국가산단 재무성과 경평 반영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내용의 ‘첨단산업 클러스터 맞춤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앞서 정부는 지난달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첨단산업 클러스터 신속 조성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가첨단산단, 첨단특화단지, 소부장특화단지, 연구개발특구 등 현재 정부가 첨단혁신 거점으로 육성 중인 곳들에 대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번 대책에서는 경방의 방침이 구체화됐다. 우선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에 대해 예타 면제를 추진한다. 지난해 9월 경기 용인 반도체 산단에 예타 면제가 결정된 이후 두 번째 추진 사례다. 정부는 남은 12개 국가첨단산단 중에서도 기업 수요가 확보되는 곳이 있다면 예타 면제를 추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예타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예타대상 사업 선정은 2·6·10월 세 차례 이뤄졌지만, 국가첨단산단의 경우 타당성이 확보된 지역부터 수시로 선정하기로 했다. 예타 기간도 현행 7개월에서 4개월까지 단축한다는 계획이다.기재부 관계자는 “첨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은 정부가 최대한 신속하게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라며 “무조건 빠르게 하겠다는 건 아니고 사업 타당성과 기업 수요에 관해 따질 부분은 따지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4개 국가산단 조성에 관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관련 재무성과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태껏 이렇게 한꺼번에 여러 국가산단을 조성하는 경우가 없었고, 이로 인해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한 LH가 지방자치단체 등과 소극적으로 협의하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한 측면”이라며 “특례 제공 규모는 시행기간 재무 상황과 타 기관과의 형평성을 종합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행 단 한 번 가능한 첨단특화단지 내 핵심 기반시설(전력·도로·용수·폐수) 재정지원은 횟수 제한을 폐지한다. 총사업비의 지원 비율은 내달 첨단전략산업위 심의와 고시 개정을 거쳐 상향을 추진한다. 건폐율 30%, 용적률 150% 기준 때문에 확장에 제약이 있었던 연구개발특구에는 높이 7층 범위 내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제도를 완화하기로 했다.15일 오후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부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차전지 처리수 지하관로 지원…수도권 남부 교통망 개선지자체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해 발굴한 지역별 지원방안도 이번 대책에 담겼다. 이차전지와 관련해서는 처리수 지하관로를 첨단특화단지 기반시설 재정지원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을 내달 첨단위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처리수를 인근 바다로 배수하기 위한 지하관로를 구축해야 했던 포항 이차전지 첨단특화단지 입주 예정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 인원이 통근하면서 통행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남부 산업단지에는 상반기 중으로 교통망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오산IC부터 안성분기점까지 일평균 교통량은 2018년 16만대에서 2022년 18만대로, 고덕 IC 일평균 통행량은 2020년 6552대에서 2021년 9398대로 각각 늘어난 상태다. 이에 삼성전자 공장이 위치한 경기 평택을 중심으로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 운영 구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산단 옆에 대학교가 위치한 충북 오창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경우 시설을 신·증축할 때마다 교육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교육환경법 시행령’을 개정해 재평가를 면제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기업의 투자 확대를 도모한다. 예정지 중간에 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는 대전 나노반도체 국가산단은 고속도로 확장 계획과 관계없이 예타 신청을 추진하고 추후 조성 과정에서 보완하기로 했다. 천안·아산 디스플레이 특화단지의 장비 운송 차량에 운행 허가를 내주는 것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대형화된 디스플레이를 운반하는 차량은 도로법령상 규격을 초과하는 ‘제한차량’으로 분류되는데, 제한차량에 운행 허가를 내주는 관할 도로관리청이 제각각이라 입주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상반기 내 제출 서류를 간소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2026년까지는 최적의 경로를 자동으로 도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새만금 이차단지 첨단특화단지의 산업용지 생태면적율 면적 기준은 10%에서 5%로 완화한다. 이차전지를 생산할 때 부산물로 나오는 고농도 염(鹽)에 대해서는 성분별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황산과 염소, 나트륨 등이 해양생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농도를 수치화해 기업으로 하여금 폐수를 바다로 직방류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다.
- AI 등 신기술 탑재한 차세대 나라장터 올해 하반기 출시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신기술 기반의 차세대 나라장터가 올해 하반기 선보인다. 또 조달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조달기업 공제조합을 설립하고, 규제체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킬러규제가 과감히 수술대에 오른다.임기근 조달청장이 13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2024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달청 제공)조달청은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조달청은 올해 민생경제와 역동경제를 뒷받침하고, 공공조달 기본확립과 공공조달 인프라 선진화에 역점을 두고, 2+1 추진전략, 9개 핵심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공공조달이 중소·벤처·혁신 기업의 벗이 되어 민생경제 안정 및 경기회복 가속화를 지원한다. 고물가·고금리로 가중되고 있는 조달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조달기업 공제조합을 설립해 보증수수료 부담을 20% 경감하고, 물가변동 조정서류 표준화 등을 통해 계약금액을 신속하게 조정한다. 청년·창업·벤처기업의 조달시장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납품실적 면제, 수주기회 확대 등 지역·약자기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또 올해 상반기 중 조달계약의 65%인 39조원을 신속 집행한다. 이를 위해 조달수수료를 최대 15%까지 파격적으로 인하하고, SOC 발주 사전검토 서비스 도입, 공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생략 등 조달절차를 단축·간소화하기로 했다. 금융·컨설팅·마케팅 등 공공조달과 연계된 부가 서비스는 확충한다. 정책금융기관과 협업해 금융·투자 지원을 확대하고, 관계부처·유관기관과 연계해 마케팅·인력·수출·ODA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초보기업을 대상으로 원스톱·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공공조달 길잡이를 도입한다.조달규제들을 공세적으로 혁파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도 주력한다. 징벌·획일적인 조달제재, 과도한 인증, 직접생산 의무 등 규제체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킬러규제를 과감히 수술한다. 모든 조달규제를 전수 조사해 현장의 숨은 그림자 규제, 기업활동을 제약하거나 관 우월적인 규제 등은 발굴 즉시 개선할 예정이다. 규제혁신에 더해 지원·홍보·교육 등을 망라한 현장에서 발굴된 개혁과제를 집중 점검·개선하고, 끝까지 책임있게 추적관리하는 현장 목소리 책임이행 TF를 이달부터 운영한다.우수한 조달기업들이 비좁은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조달시장으로 신수출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해외조달시장에 특화된 바우처 지원사업을 신설하고, 기업·산업별 맞춤형 해외시장 정보제공 및 해외조달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내실화한다. 혁신제품 해외실증 규모를 12억원에서 5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ODA와 연계해 재난지역이나 저개발국 등에 혁신제품을 공급한다. 연간 530억원 규모로 성장한 혁신제품 시범구매 사업을 활용해 미래 전략산업 분야의 유망 혁신기업을 적극 육성한다. 서비스 유망업종, 융복합·구독서비스 등 서비스 신상품을 확충하고, 혁신제품 지정을 서비스 분야로 확대하는 등 서비스 조달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공공조달을 위한 방안으로는 상시화되고 있는 공급망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 비축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운영 방식을 선진화한다. 알루미늄과 니켈 등 6종의 비철금속 핵심광물은 50일분의 현행 비축량을 2027년까지 60일분으로 확대한다. 요소 등 특정국 의존도가 높고,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안보품목은 비축규모를 2배 이상 늘려 2개월분 이상을 조기에 확보한다. 노후화된 비축창고의 단계적 현대화를 추진하고, 안정적으로 재고를 확보하는 연간 공급계약 등 새로운 비축방식을 도입한다.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공급망기본법과 연계해 위기단계별 긴급 방출기준 및 손실 발생 시 처리방안도 마련한다.불공정 조달행위를 근절해 공정·투명한 조달질서를 확립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불공정 조달행위 차단을 위해 예방·감시·선제조사·조사·조치 등 공정조달 전 단계의 실효성을 높인다. 부정당제재 집행정지 제도 악용, 입찰브로커를 통한 무분별 입찰 등 조달질서를 훼손하는 편법행위에 대해 추가 방지대책을 시행한다. 고도의 투명·공정성이 요구되는 심사·평가는 평가모니터링단, 평가위원 신고센터, 평가이력 관리시스템 등 3중의 평가위원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나라장터 플랫폼을 안정화하고, 올해 하반기 차세대 나라장터의 성공적인 개통에 총력을 기울인다. 차세대 나라장터 개통 이전, 나라장터 시스템이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전산 자원을 증설·재배치하고,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시스템 부하 자동분산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노후화된 나라장터 시스템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신기술 기반으로 전면 재구축하고, AI 챗봇·비대면 업무처리 등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조달기업의 불편과 비효율을 야기하는 공공기관(25개) 자체 전자조달시스템은 2026년까지 차세대 나라장터에 단계적으로 통합한다.공공조달 200조원 시대에 걸맞는 선진적 조달 인프라를 구축한다. 공공조달 기본원칙 설정 및 정부 차원의 일관된 조달정책 조율을 위해 거버넌스·성과평가·특례 등을 규율하는 법체계 정비를 추진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이관되는 공공주택 계약업무의 심사·평가기준 개선, 업무 효율화 등을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공정·품질·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임기근 조달청장은 “공공조달은 7만여 수요기관, 57만여 조달기업과 맞닿아 있는 정책현장이자 경제 최일선이다. 체감·현장·행동·속도에 기반한 업무추진으로 국민과 기업이 조달의 변화와 혁신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유관부처·기관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해 핵심 정책과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태영건설 워크아웃에…"앨리웨이 오산, 시공사 바꾼다"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에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 네오밸류가 ‘앨리웨이 오산’ 개발사업의 시공사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복수의 건설사를 검토하고 있으며 시공계약 조건도 검토 중이다.다음달 26일에는 네오밸류가 사업을 위해 받은 대출금 16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따라 네오밸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조성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에서 투자 받으려고 노력 중이다. ◇ 오산역 인근 ‘공동주택 2616가구’ 조성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네오밸류는 ‘앨리웨이 오산’(경기도 오산시 개발사업) 개발사업 관련해서 태영건설을 대신할 건설사를 새롭게 물색(태핑)하고 있다. 네오밸류는 각 지역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잘 살린 공간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행사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앨리웨이 광교’, ‘누디트 서울숲’, ‘누디트 홍대’ 등이 있다. 앨리웨이 오산 (자료=네오밸류)앨리웨이 오산 개발사업은 경기 오산시 청학동 188번지 일원 11만8826㎡에 공동주택 및 근린생활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지는 오산세교 2택지개발지구와 붙어 있으며 지하철 1호선·한국고속철도(KTX) 환승역 오산역에서 걸어서 30분 거리다. 네오밸류는 이 곳에 지하 2층~지상 44층 공동주택 2616가구(분양 1300가구·임대 1316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기존 시공사는 태영건설이었다. 하지만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해 다른 시공사를 물색하는 중이다. 복수의 건설사를 검토하고 있으며 시공계약 조건도 검토 중이다.다음달 26일에는 네오밸류가 받은 대출금 16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따라 네오밸류는 캠코가 조성한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이하 PF 정상화 펀드)’로부터 투자받으려 하고 있다. PF 정상화 펀드는 작년 6월 캠코가 부실 우려 개발사업을 재구조화해서 사업이 정상화되게끔 돕기 위해 만든 블라인드 펀드다. 캠코는 5개 운용사(신한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KB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각각 1000억원씩 출자했다. 또한 개별 운용사들이 민간 자금을 1000억원 이상씩 모집했다. (자료=코람코자산운용)이로써 펀드 규모가 총 1조1050억원 조성돼, 당초 목표한 금액(총 1조원)을 1000억원 이상 초과 달성했다. 캠코와 금융권이 PF 사업장을 공동 발굴해서 ‘캠코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발굴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캠코 위탁 운용사의 지원 대상은 주로 본PF로 넘어가지 못하고 브릿지론 단계에 있는 사업장이다. 브릿지론 사업장은 위험성을 고려해 대출채권을 평가절하한 후 채무를 조정하는 ‘헤어컷’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대출금 1600억, 다음달 26일 만기도래 네오밸류는 앨리웨이 오산 개발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알피오산제일차를 포함한 대주단으로부터 1600억원을 대출받았다. 트랜치A 1000억원, 트랜치B 600억원이다. 트랜치A는 트랜치B에 비해 담보 및 상환순위에서 선순위다. 트랜치A 1000억원의 채권자는 알피오산제일차, 트랜치B 600억원의 채권자는 알피오산제이차다. 알피오산제일차, 알피오산제이차는 네오밸류에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설립된 SPC다.(자료=네오밸류 감사보고서)알피오산제일차가 빌려준 트랜치A 1000억원은 대출만기일이 작년 6월 28일에서 작년 9월 26일로 연장됐다. 만기연장조건 충족시 다음달 26일로 추가 연장 가능하다. 또한 알피오산제이차가 빌려준 트랜치B 600억원은 만기가 다음달 26일로 연장됐다.알피오산제일차, 알피오산제이차는 이 대출채권을 기초로 각각 1000억원, 6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두 ABSTB는 각각 제13회차, 제5회차까지 차환 발행될 경우 모두 다음달 26일 만기다. 알피오산제일차가 발행한 ABSTB의 경우 삼성증권이 유동화거래 주관회사, 자산관리자를 맡고 있다. 또한 삼성증권은 자금보충, 사모사채 인수 및 대출채권 매입의무도 있다. 각 회차별 유동화증권이 발행 당일 모두 팔리지 않아서 기존에 발행된 유동화증권을 상환하지 못할 위험을 막기 위해서다. 유동화증권 상환재원 부족 등 매입사유가 발생하게 되면 삼성증권은 알피오산제일차에 1000억원 한도에서 자금보충을 실행해야 한다. 또한 삼성증권은 알피오산제일차가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인수하거나 알피오산제일차로부터 대출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보충 의무를 이행할 수도 있다.알피오산제이차 ABSTB의 경우 DB금융투자가 유동화거래 주관회사, 자산관리자, 사모사채 인수 의무를 맡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알피오산제이차가 발행한 유동화증권의 상환재원 부족 등 사유가 발생하면, 알피오산제이차가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600억원 한도에서 인수할 의무가 있다.
- 무디스, 뉴욕 지방은행 'NYCB' 신용등급 2단계 강등
- FILE PHOTO: A sign is pictured above a branch of the New York Community Bank in Yonkers, New York, U.S., January 31, 2024. REUTERS/Mike Segar/File Photo[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글로벌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지방은행인 뉴욕커뮤니티 뱅코프(NYCB)의 신용등급을 정크등급(투자부적격)으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6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NYCB는 다면적인 금융 위험과 지배구조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히면서 “이 은행의 장기 발행자 등급을 투자 등급(Baa3)보다 두 단계 낮은 ‘Ba2’로 낮췄다”고 밝혔다. 아울러 “상황이 악화할 경우 추가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CB는 지난해 상업용부동산 악화에 따른 부실 대출 증가 등으로 작년 4분기 2억5200만달러(약 3364억원·주당 36센트)의 손실을 냈다. 시장은 2억6200만달러(주당 27센트)의 이익을 예상했지만, 전망치를 완전히 비껴 갔다. 부실채권(만기 30~89일 지난 대출)이 4분기에만 48% 늘어나면서 대손충당금은 5억5200만달러(약 7369억원)로 급증했다. 결국 자기자본을 맞추기 위해 분기배당금을 17센트에서 5센트로 70%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주가가 폭락했다. 4분기 실적 발표일인 31일(현지시간)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약 60% 하락, 1997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무디스는 NYCB 신용등급 강등 배경으로 상업용부동산 가치 폭락뿐 아니라 지배구조 문제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 은행은 지난해 3월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며 자산가치가 1000억원을 넘겨 강화된 은행 규제 대상이 됐다. 이후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실적 발표 이전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가 회사를 떠났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무디스는 NYCB의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 수익, 자본금 등을 집중적으로 주시하면서 등급 재조정 여부를 저울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리스크 및 대차대조표 관리를 포함한 지배구조를 추가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놀드 카쿠다 애널리스트는 “NYCB가 새로운 지역 은행 부채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4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의 추가 부채를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봤다. 무디스에 앞서 지난주 피치도 NYCB의 투자등급을 ‘BBB-’로 한 단계 낮췄다.
- 행위별 수가제 대수술…병원 3분 진료 사라질까(종합)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의료 행위에 따라 의료비용이 책정되는 행위별 수가제에서 의료의 질과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하는 대안적인 지불제도가 도입된다. 의사-환자 대면진료 시간이 3분에 불과한 과소진료가 줄어 의료의 질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 필수의료 보상↑ 과잉·과소 진료↓ 4일 보건복지부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일 필수의료 패키지를 공개한 데 이어 재정적 뒷받침을 할 국민건강보험의 알뜰한 재정관리방안을 이날 공개한 것이다. 2025년이면 대한민국은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 현재 의료시스템이라면 의료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하면서 지출구조도 개혁해 지속 가능한 건보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우선 건보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비 지출구조를 손질한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행위별 수가제는 진찰, 검사, 처치 등 개별 의료 행위별로 수가를 매겨 지급하는 방식이다. 의료기관이 더 많은 의료행위를 제공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여서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앞으로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업무 강도가 높은데도 저평가됐던 의료행위에 대한 상대가치점수를 집중적으로 높여 수가를 올린다. 또 1년 단위로 의료비용이 적절한지 분석해 저평가된 항목을 위주로 신속하게 수가를 조정한다. 이때 고평가된 항목은 수가를 동결한다.의료행위의 난이도와 위험도, 시급성, 의료진의 숙련도와 당직·대기 시간, 지역 격차 등도 보상될 수 있도록 공공정책수가도 도입한다. 행위별 수가만으로는 보상이 불충분한 의료 행위에 대해 공공정책수가를 더해 추가적인 보상을 하는 방식이다. 공공정책수가는 분만 인프라 강화를 위한 지역안전수가, 안전한 분만 환경 조성을 위한 안전정책수가, 고위험 분만에 대한 정책 등에 적용된다. 진료량보다 의료의 질과 성과 달성에 따라 차등 보상을 제공하는 대안적 지불제도도 도입한다.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기존에 수가방식과 완벽히 다른 새로운 수가 방식으로 지급해야만 (의료)행태가 바뀔 것”이라며 “새로운 지불제도가 현재 수가제도를 완벽하게 대체하기 어렵지만 빠르면 올해 안에 시범사업으로 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주요 내용 (그래픽= 김일환 기자)◇ 건보재정 구멍 막고 인상 논의 시동대표적으로 건보재정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지목된 비급여 관리도 강화한다. 우선 비급여와 급여를 섞어 사용하는 ‘혼합진료’를 금지한다. 급여가 적용되는 물리치료를 받을 때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까지 받도록 유도해 환자 부담을 늘리는 식의 행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또 주기적으로 의료기술을 재평가해 효과성 등을 검증하고, 문제가 있는 비급여 항목은 목록에서 퇴출해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게 할 방침이다. 기존 급여 항목도 안전성, 비용효과성 등을 재평가해 효과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비용이 드는 급여 항목은 가격을 조정하거나 퇴출하고, 반대로 꼭 필요한 항목은 보상을 강화한다. 박민수 차관은 “국민이 진료를 위해서 필요한 비급여를 제한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의료적 필요도를 넘어서 과도하게 남용이 되는 것만 선별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국민이 평소에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서 과도한 병원비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인책도 마련했다. 앞으로 연간 병원방문이 연간 4회 미만으로 의료이용이 현저히 적은 사람을 대상으로 전년 납부한 보험료의 10%(연간 최대 12만원)를 병원과 약국에서 쓸 수 있는 ‘건강바우처’로 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복지부는 의료 이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후 전체 연령으로 가입자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건강생활실천지원금’의 지원 대상도 확대한다. 건강생활실천지원금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가 걷기 등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하거나 의원에서 제공하는 질환 관리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경우 연간 최대 8만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를 지정된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환자 인센티브다. 정부는 포인트 지급기준을 완화하거나 대상질환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이와 달리 지나치게 의료 이용이 많은 사람이나 필요도가 낮은 의료 행위에 대해서는 본인부담률을 높일 계획이다. 본인부담률은 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환자가 직접 부담하는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이미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65회를 넘는 사람의 외래진료 본인부담률을 통상 20% 수준에서 9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여기에 더해 물리치료를 1개 기관에서 1일 1회 넘게 이용하면 본인부담률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행 8%인 보험료율의 법정 상한 상향 조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추진한다. 건보재정을 적재적소에 쓰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고갈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건보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방식·지원 규모를 재검토하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주요국의 보험료율을 보면 일본(10~11.82%), 프랑스(13.25%), 독일(16.2%) 등이다. 복지부는 재원확대와 더불어 건보재정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피부양자 제도개선, 다빈도 외래진료에 대한 본인부담금 상향을 추진할 예정이다. 새로운 소득 행태인 유튜브 수익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한 것처럼 새 재원 발굴도 진행할 계획이다.박민수 차관은 “건강보험은 의료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그 재정의 안정적 운용에 방점을 두고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의료 질 높이기 초점…지불제도 확 바꾼다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앞으로 의료비용 시스템이 확 바뀐다. 필수의료 등 저평가 항목을 집중 인상할 수 있도록 수가 결정구조를 개편해 필수의료 대란을 막기로 했다. 건강을 잘 관리하는 국민에게는 보너스를 줘서 의료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건강보험료율의 법적 상한인 8%를 높이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한다.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의료비 부담 선제 대응 나서보건복지부는 4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중장기적으로 국민의 건강과 국민건강보험 재정 건정성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복지부는 건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현행 8%인 보험료율의 법정 상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고 건보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방식·지원 규모를 재검토하는 법률개정을 추진한다.보험료율 상한선은 1977년 건강보험 시행 당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무분별한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 도입된 장치로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의료비 증가세로는 보험료율 상한 8% 도달이 머지않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적정 건보율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개시할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주요국의 보험료율을 보면 일본(10~11.82%), 프랑스(13.25%), 독일(16.2%) 등이다. 복지부는 재원확대와 더불어 건보재정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피부양자 제도개선, 다빈도 외래진료에 대한 본인부담금 상향을 추진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새로운 소득 행태인 유튜브 수익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한 것처럼 새 재원을 발굴하고 가능한 부과 방식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필수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대안적 지불제도를 도입하는 등 진료행위에 대한 수가체계도 대폭 손질한다. 현재 행위별로 결정되는 구조로 과잉진료를 유발하는데다 필수의료 등 정작 국민에게 필요한 분야는 소외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붕괴된 필수의료 생태계를 소생시키기 위해 필수의료 수가를 집중 인상하고 수가 결정구조도 횟수 위주에서 난이도·위험·시급성 중심으로 개편한다. 정부는 환산지수 계약에 따른 모든 진료 행위의 획일적 수가 인상 구조를 탈피하고 업무 강도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진료 항목의 상대가치 점수를 집중 인상할 예정이다.정부는 공공정책수가 등 대안적 지불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행위별 수가 산정 점수에다 보완형 공공정책수가 방식을 더해 난이도와 위험, 시급성이 높은 의료행위에 추가적인 보상을 하는 제도다. 이미 정부는 분만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각각 55만원의 지역수가와 안전정책 수가를 도입한 바 있다.다만 정부는 보완형 공공정책수가의 경우 종료시점을 명시하고 주기적인 평가를 정책효과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지원금액을 줄이거나 폐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 집중투자를 위해 건보재정 내 ‘혁신계정’을 도입하고 전체 요양급여의 2%에 달하는 2조원을 투입한다.◇ 의료 왜곡 부르는 비급여 핀셋 관리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우선 비급여와 급여를 섞어 사용하는 ‘혼합진료’를 금지한다. 급여가 적용되는 물리치료를 받을 때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까지 받도록 유도해 환자 부담을 늘리는 식의 행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또 주기적으로 의료기술을 재평가해 효과성 등을 검증하고, 문제가 있는 비급여 항목은 목록에서 퇴출해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게 할 방침이다. 기존 급여 항목도 안전성, 비용효과성 등을 재평가해 효과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비용이 드는 급여 항목은 가격을 조정하거나 퇴출하고, 반대로 꼭 필요한 항목은 보상을 강화한다. 환자·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비급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비급여 항목의 명칭·코드도 표준화하고, 항목별 권장가격을 제시한다. ‘마늘주사’나 ‘신데렐라주사’처럼 일부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마다 다른 이름을 쓰는데, 앞으로는 성분명을 기반으로 비급여 명칭을 분류·표준화한다는 방침이다.다빈도 의약품 대란을 막기위한 지원책도 마련한다. 이미 등재된 국가필수의약품 성분의 복제약은 원료를 외국산에서 국산으로 바꾸면 약 가격 지원 상한액을 인상하는 절차를 연내 마련한다. 환자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해 고가의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중증질환치료제 신규 등재 시 투약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도 목표한 효과를 달성하지 못하면 제약사가 약값의 일부를 환급하는 ‘성과기반환급형’ 등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한다. 생존을 위협하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은 허가·평가·협상을 병행해 건강보험 등재까지 걸리는 시간을 330일에서 ‘150일’로 절반 이상 줄이기로 했다. 이렇게 신속 등재 대상이 되는 생존을 위협하는 질환에는 신경모세포종 등 소아희귀질환 2개만 해당했지만, 내년부터는 질환의 범위를 늘린다.정부는 연간 병원방문이 4회 미만으로 의료이용이 현저히 적은 사람을 대상으로 전년 납부한 보험료의 10%(연간 최대 12만원)를 병원과 약국에서 쓸 수 있는 ‘건강바우처’로 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복지부는 의료 이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후 전체 연령으로 가입자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건강생활실천지원금’의 지원 대상도 확대한다. 건강생활실천지원금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가 걷기 등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하거나 의원에서 제공하는 질환 관리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경우 연간 최대 8만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를 지정된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환자 인센티브다. 정부는 포인트 지급기준을 완화하거나 대상질환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 교통문화지수, 전년과 비슷…음주운전 준수율은 '하락'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국토교통부는 2023년 교통문화지수는 79.92점으로, 전년(79.69점) 대비 0.23점 상승했다고 31일 밝혔다.(자료=국토교통부)해당 조사는 국토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함께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며 운전행태·보행행태·교통안전 항목(18개 지표)을 평가한다.2023년 평가에서는 교통안전 위험도(사고 발생 가능성, 심각도)를 고려해 항목별 배점을 조정했다.교통사고 사망자 외에 부상자 수도 반영해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폭넓게 고려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전국 운전행태 조사 결과, 최근 5년간 대부분의 지표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최근 3년간 제한속도 준수율(2021년 60.44%→2023년 66.43%), 운전 중 스마트기기 미사용 준수율(2021년 57.67%→2023년 61.07%)은 크게 상승했다.신호 준수율(2021년 95.88%→2023년 96.81%),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2021년 92.84%→2023년 93.95%) 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음주운전 금지 준수율(2022년 97.46%→2023년 96.78%)은 1년 새 하락했다.보행행태는 최근 5년간 개선됐다. 무단횡단 금지 준수율(2021년 69.36%→2023년 74.60%)은 크게 상승했다. 반면 횡단 중 스마트기기 미사용 준수율은 지속 하락(2021년 85.83%→2023년 85.48%)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교통안전 행정노력도 점수는 전년대비 상승(2022년 7.23점→2023년 7.38점)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2022년 4월)로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사상자 수 점수는 하락(2022년 9.97점→2023년 9.47점)했다.2023년 교통문화지수 조사 결과, △경남 진주시(87.10점, 30만 명 이상 시) △경남 밀양시(87.95점, 30만 명 미만 시) △경남 함안군(90.32점, 군 지역) △인천 동구(85.08점, 자치구) 등이 각각 1위로 선정됐다.또 전국 229개 지자체 중 전년 대비 교통문화지수 개선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충남 청양군’(2022년 D등급→2023년 A등급)이었다.국토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에서 교통문화 의식 함양을 위해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교통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도와 교통문화 의식은 지속 향상되고 있다”며 “다만 지속 발생 중인 음주운전과 보행자 횡단 중 스마트기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경찰과 협조해 적극적인 홍보·계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