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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대병원 김철호 교수팀, 급성 창상·혈관질환 치료 효과 확인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액상 바이오플라즈마를 이용해 치료가 까다로운 급성 창상 및 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플라즈마는 기체에 강한 에너지를 줘 전자와 이온이 분리돼 균일하게 존재하는 상태로, 흔히 고체, 액체, 기체 외의 제4의 물질 상태라고 불린다.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철호 교수팀(강성운 연구교수)은 액상 바이오플라즈마가 혈관 신생을 촉진해 일반적인 치료로 회복이 쉽지 않은 화상, 찰과상, 외상 등의 급성 창상, 혈관질환 등 손상된 혈관 치료에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27일 밝혔다.연구팀은 혈관내피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해 액상 바이오플라즈마를 활용한 전층 피부 손상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이 연구결과를 최근 생물학 분야 권위지 ’세포 소통과 신호전달(Cell Communication and Signaling)‘ 저널에 게재했다.피부의 상처 회복과정에서 신생 혈관 생성은 매우 중요한 현상이다. 신생 혈관이란 기존의 혈관으로부터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는 과정을 일컫는 데, 이는 새로운 조직에 산소 및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상처 재생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번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혈관 내피세포의 성장은 약 25% 증가됐으며, 혈관 내피세포의 혈관 형성 및 이동은 대조군에 비해 약 50% 더 증가했다. 또 동물 모델에서 혈관 생성의 지표 중 하나인 CD31과 조직내 헤모글로빈의 양 또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특히 연구팀은 액상 바이오플라즈마가 혈관내피세포의 이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eNOS(합성효소) 신호전달을 통해 EMT signaling(상피간엽 전이 신호)을 자극해 병변 부위의 회복을 빠르게 유도하는 기전을 밝혔다. 또 “액상 바이오플라즈마을 이용한 치료방법은 기존 치료제와 달리 다른 세포에 독성 및 부작용 위험이 없고, 액상 형태로 넓고 굴곡진 부위에도 균일하게 도포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김철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액상 바이오플라즈마가 상처 병변의 초기 단계뿐 아니라 혈관 신생이 필요한 여러 조직 재생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 혈관질환 치료를 돕는 새로운 조성물로 유용하게 사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논문 제목은 ’Liquid plasma promotes angiogenesis through upregulation of endothelial nitric oxide synthase-induced extracellular matrix metabolism: potential applications of liquid plasma for vascular injuries(액상플라즈마가 혈관내피세포의 산화질소 합성효소에 의한 세포외 기질 대사의 상향 조절 통해 혈관 신생 촉진)‘다.
- PA간호사 추가…장기전 돌입한 정부 의료계 대화 촉구(종합)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조건 없는 또 기탄없는, 진정성 있는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다시 한번 희망하고 또 촉구합니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의료계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배분에 반발한 전국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25일 서울 시내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미복귀 전공의 처분 시기 ‘미정’전공의들과 의대 교수들은 2000명 증원을 전면 철폐 후 대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면서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도 사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의료계와의 대화 노력을 통해 지금의 이 갈등 상황을 조속히 수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실무 작업에 착수했고, 빠른 시일내 대화의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박민수 2차관은 “의대 교수는 사직서를 내지 말고, 학교와 병원을 지켜주기 바란다”며 “많은 국민과 언론, 시민단체 뿐 아니라 정부와 여당 그리고 의료계 내 많은 이들이 대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조건 없이 대화에 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국민을 위하고, 제자를 위한 길”이라며 “소모적인 논쟁을 그치고,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논의를 함께해 나가자”고 말했다. 전공의를 향해서도 조건없이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현장에 남아 있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소진되고 있음에도, 환자들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병원은 하루에 수억, 십수억의 손실이 생기고 있다”며 “무엇보다 가장 큰 비용은 지금도 생사의 기로에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이다. 어떤 이유로도 전공의의 집단행동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속히 현장으로 복귀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이날부터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행정처리 하려던 것을 미룬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유연한 처리 주문에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차관은 “처분 시기, 처분의 기간 이런 것들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계와의 대화가 이루어져야 좀 더 분명하게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상급병원 PA 간호사·협력병원 추가 정부는 의대 증원 후속 조치를 5월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만든 ‘의대교육 지원 태스크포스(TF)’는 이날 회의를 열고 대학별 교육여건 개선 수요조사 계획을 논의한다. 교육부 현장점검팀은 이날부터 29일까지 각 의대를 방문해 교육여건 개선에 필요한 현장 의견을 듣는다.박 차관은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며 “정부는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 대로 의료개혁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까지 사직하는 상황에서도 진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대책도 추진 중이다. 우선 상급종합병원과 100개 진료협력병원 간 환자 의뢰와 회송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암 진료 등 전문 분야를 고려해 지정을 확대한다. ‘진료지원(PA) 간호사’도 확대한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에서 약 5000명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향후 상급종합병원은 1599명, 공공의료기관은 320명 등 총 1900여명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추가로 증원될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332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까지 완료하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앞으로 정부는 시범사업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진료지원 간호사 표준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수술, 외과, 내과, 응급 중증 4개 분야 프로그램을 4월 중 제공하고, 시범사업 기간 심혈관, 신장투석, 상처장루, 집중영양 4개 분야프로그램을 추가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범사업 이후에도 교육·훈련 프로그램 분야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내실 있는 시범사업 운영을 바탕으로 진료지원 간호사 제도화에 필요한 조치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요즘도 결핵이 있어요?”… 결핵이 진행형인 이유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매년 3월 24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결핵의 날’이다. 지난 1982년 결핵균 발견 100주년을 기념해 제정됐다. 결핵균은 1883년 3월 24일 독일의 의사이자 미생물학자 로버트 코흐(Robert Heinrich Hermann Koch)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요즘도 결핵 있는 사람이 있어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대사처럼 결핵을 과거의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2021년 전세계적으로 160만여 명이 결핵으로 사망했고 1060만여 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했다. 현재도 전 세계 인구의 1/3이 결핵균에 감염돼 있다는 통계도 있다.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결핵균은 전염성 있는 결핵 환자가 기침했을 때 비말(침방울)을 통해 공기 중에 나오게 되는데, 이때 떠도는 결핵균을 다른 사람이 코·입 같은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폐까지 도달해 발생한다. 김주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은 감염력은 높지만 매우 느리게 진행하고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발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결핵균이 침입한 후 체내의 저항력이 약해지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평소 적절한 운동과 함께 과음이나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1년 이후 국내 환자 59% 줄었지만, 아직 ‘결핵 후진국’ 불명예결핵균은 매우 천천히 증식하면서 우리 몸의 영양분을 소모시키고 조직과 장기를 파괴한다. 때문에 결핵을 앓고 있는 환자의 상당수는 기운이 없고 입맛이 없어지며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무력감이나 쉽게 피로를 느끼고 기운이 없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일반적인 증상이다. 체중이 감소하고 미열이 있거나 잠잘 때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결핵균이 침범한 장기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 결핵이면 혈뇨(hematuria)와 배뇨 곤란, 빈뇨 등 방광염의 증상이 나타나고, 척추 결핵이면 허리에 통증을 느끼고, 결핵성 뇌막염이면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폐결핵의 경우 70~80%의 환자에서 기침과 객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결핵 중 가장 위험한 것은 결핵성 수막염과 급성 속립성(혹은 좁쌀) 결핵이다. 주로 소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결핵성 수막염은 두통, 구토, 발열, 의식 혼탁, 경련, 혼수상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속립성 결핵은 다량의 결핵균이 혈액 속에 퍼졌을 때 일어나는데 증상은 패혈증과 비슷하다. 다만 결핵 초기에는 기침 이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감기약을 복용하거나 방치한다. 그러나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결핵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발표된 ‘국내 결핵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2022년 신규 결핵 환자는 1만6264명으로 전년 1만8335명 대비 11.3% 감소했다. 국내 결핵 신규 환자 수는 2011년 3만955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연평균 7.8%씩 감소하며 지난 11년간 58.9% 줄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대표적인 결핵 후진국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은 1위, 사망률은 3위를 차지한다(2022년 WHO 통계). 국내 결핵 발생의 특징은 노인 결핵 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22년 65세 이상 노인 결핵 신환자율 10만 명 당 100.6명은 65세 미만 신환자율 10만 명 당 17.0명 대비 5.9배 높은 수준이다. 김주상 교수는 “1950년 ~1960년대 영양결핍과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많은 국민이 결핵균에 노출된 것이 현재 노인 결핵 환자 증가의 원인이다”고 진단하고,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이 잠복결핵 감염상태이고,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도래로 발병 고위험군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핵균 감염력 높지만, 감염자 90%는 평생 발병 안 해결핵균은 높은 감염력으로 악명 높다. 활동성 결핵 환자 1명이 증상 발생 후 진단 전까지 200여 명 이상을 접촉하는데 이 중 30~50% 정도가 결핵균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 몸에 결핵균이 침입했다고 모두 결핵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 감염 후 신체 면역력이나 저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활동을 시작해 발병하게 된다.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90%는 평생 발병하지 않는다. 나머지 약 10% 중 절반 정도는 1~2년 내 증상이 나타나고, 나머지 절반은 10년 이상 지난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최근 활동성 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등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은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될 확률이 약 20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주상 교수는 “한 명의 결핵 환자가 10명을 접촉하면 3명 정도가 잠복결핵 상태가 된다”며 “잠복결핵 상태에서는 1000명 당 0.5명이 2년 내 활동성 결핵 환자가 되지만, 나이가 많거나 특정 질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성 결핵 위험이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꾸준한 약물치료 중요… 빠른 진단·치료 필요해결핵이 의심돼 병원을 찾게 되면 우선 결핵 환자와의 접촉 유무를 확인하고 흉부 X선 검사를 진행한다. 결핵이 의심되는 소견이 보이면 결핵균에 의한 감염병인지 확인하기 위해 결핵균 가래 검사를 진행한다. 결핵균 가래 검사는 현미경으로 보는 도말검사법, 균을 키워 확인하는 배양검사법, 결핵균 유전자를 확인하는 결핵균 PCR 검사법 3가지가 모두 진행된다. 결핵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치료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6개월에서 12개월가량이 소요된다. 다제내성결핵은 치료 기간만 2년 가까이 소요되기도 한다. 김주상 교수는 “결핵의 약물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제를 규칙적으로, 정해진 기간에 복용하는 것이다”며 “결핵 치료제를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결핵균이 약에 반응하지 않는 다제내성결핵으로 악화돼 치료 성공률이 50~60%로 떨어지고 사망 위험 역시 높아진다”고 했다. 특히 “결핵은 어떤 경우에도 빠른 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CG접종·마스크착용으로 예방… 결핵환자 접촉 시 검사받아야결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결핵균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결핵예방백신(BCG)을 접종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생후 1개월 이내 모든 신생아에게 BCG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BCG를 접종받으면 결핵 발병률이 약 1/5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핵은 공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진단 전까지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 결핵균이 공기 중에 퍼져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는 KF80 이상의 고성능 마스크가 아닌 일반 보건용 마스크 정도로도 공기 중 감염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김주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은 감염병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환자와 접촉한 가족이나 주변인은 결핵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며 “전염력이 있는 결핵 환자와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던 ‘밀접 접촉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보건소 등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우석의 '식사'(食史)] 세상의 아침을 바꾼 음식 '식빵'
- 매일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그저 배를 채우려는 끼니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치열히 살았던 인류의 식문화는 곧 우리의 역사가 되었고 삶의 방식으로 남았습니다.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한 접시의 음식 속에 녹아든 인문학은 또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와 지식을 줄 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을 더욱 맛깔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식사(食史) 한 끼를 지면의 식탁 위에 차려보려 합니다. 눈으로 맛보고 머리로 씹어보는, 어쩌면 포만감이 오래도록 남을 식사의 시간입니다. <편집자주>빵 속에 달달하게 조린 밤을 넣은 리치몬드 밤식빵[글·사진=놀고먹기연구소 이우석 소장] 세상의 아침을 바꾼 음식이 있다. 식빵(Loaf bread)이다. 글자 그대로 덩어리 빵. 밀가루와 소금, 효모, 물만 가지고 만든 빵이 무슨 재주로 세상을 바꿨단 말인가. 식빵의 역사를 되새겨보면 이해가 간다. 식빵은 영국에서 유래했다. 18세기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이 일어나며 인류의 생활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농민과 소작농이 줄어든 만큼 공장 노동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많은 이들이 이른바 ‘출근’을 하게 된 것. 문명은 확 바뀐 생활 패턴에 맞춰 다양한 것들을 발명해 냈는데 이를테면 원거리 출근을 위한 증기기관차나 노동자를 위한 값싼 기숙사 같은 것이다.빵 속에 달달하게 조린 밤을 넣은 리치몬드 밤식빵◇유통기간 길고 보관 편한 ‘식빵’, 미국을 사로잡다이때 식빵이 등장했다. 다른 빵보다 굽기 쉽고 유통기간이 길어 보관이 편한데다 도시락으로 쓰기 좋았던 까닭이다. 대량생산이 가능해 값이 저렴한 데다가 며칠씩 놔뒀다 구워 먹어도 괜찮았다. 마침 식민지에서 들여온 사탕수수 덕에 설탕이 대량으로 풀리면서 대중화된 잼을 발라 먹으니 맛도 꽤 있었다.미국으로 건너간 식빵은 순식간에 신대륙을 장악했다. 19세기 산업화의 열풍에 힘입어 가장 보편적인 식재료가 됐다. 빨리 아침 식사를 마치고 현장으로 출근해야 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최고 음식이었다.식빵이 생활 속에 자릴 잡은 데는 발명가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1912년 식빵을 편리하게 자를 수 있는 자동절단기가 보석가공업자 오토 로웨더에 의해 발명됐다. 이어 1919년엔 획기적인 자동 토스터까지 세상에 나왔다. 가만 보면 신기하게도 그 형태나 원리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그 유명한 토머스 에디슨도 몇 종류의 전기 토스터를 고안했을 정도로 토스터는 단숨에 시장을 사로잡았다. 식빵 절단기와 토스터는 당시 주부들의 가사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줬고, 1차 대전 시기 여성이 노동 시장에 진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식빵은 이처럼 세상의 아침 문화를 바꿨다. 오죽하면 요즘도 미국에는 뭔가 획기적인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자른 식빵 이후 최고의 발명품(the greatest thing since sliced bread)”이라고 한다.식빵에 파스타를 채워넣기도 한다.역설적으로 음식이 별 맛없기로 소문난 영국에서 만든 빵이 세계인의 식탁을 정복한 것이다. 그래서 자국의 빵 문화를 교조적으로 자부하는 프랑스에선 특히나 식빵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원래부터 대대로 프랑스인은 영국인에게 ‘맛없는 음식을 먹는 나라’라고 놀려왔다.죽어도 ‘영국 빵’의 인기를 인정하기 싫었던 탓인지 프랑스인들은 식빵에 우유와 달걀옷을 입혀 다시 구워낸 ‘프렌치토스트’로 재해석(?)해서 먹는다. 사실 프렌치토스트는 프랑스의 뺑 페르뒤(pain perdu)를 부르는 이름인데, 딱딱히 굳은 식빵을 이런 식으로 조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에서는 독일식 토스트(German toast)라 불렀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독일이 사이가 나빠지면서 은근슬쩍 프렌치토스트라 바뀌게 됐다. 어쨌든 프랑스인의 멸시와는 달리 ‘맛없는 영국 빵’은 금세 세계적인 식품으로 자릴 잡았다.식빵은 태평양을 건너 아시아에 전해진다. 일본의 쇼쿠팡(食パン)으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식빵의 이름을 갖게 된다. 뜻은 밥처럼 먹는 빵. 서양의 문물이 일본에 전해질 당시, 빵은 대부분 과자로 인식됐다. 카스텔라나 크림빵, 케이크 등 달달한 빵이 알려진 후, 주식인 밥처럼 먹는 빵이라 해서 쇼쿠팡이 된 것이다.백색 일색이었지만 요즘은 다양한 컬러의 식빵이 나오고 있다.◇산업화 이후 전 세계의 아침을 지배하다산업화가 고도화된 이후 마침내 식빵은 전 세계 아침을 지배하게 된다. 어느 외국의 호텔을 가더라도 조식이라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식빵과 토스터다. 식빵 한 조각을 입에 물고 양복저고리의 팔을 꿰는 장면은 바쁜 현대인의 출근길을 표현하는 영상의 클리셰(cliche)로 자주 쓰이고 있다.소금과 이스트(yeast). 단순한 재료와 그저 그런 맛의 식빵은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백지’처럼 무궁한 변신이 가능했다. 그대로 굽기만 하는 토스트는 물론, 샌드위치와 파니니 등으로 변신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식품이 된 것. 부엌 찬장을 지키기도 하고 학생의 등굣길에 마중도 나갔다. 또 광부의 런치 박스에 실려 수백 미터 깊이 갱도에 들어가고 기내식으로 상공 7000m에서 분배되기도 한다.식빵은 크루아상이나 뺑 오 쇼콜라, 브리오슈 등 그대로 먹어도 맛있는 빵과는 전혀 다르다. 한식에서 밥의 개념이라 따로 ‘반찬’이 필요하다. 버터나 잼, 꿀, 파테 등을 바르거나 달걀, 햄, 치즈, 연어, 훈제육 등을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다. 아예 식빵을 굽기 전 반죽 안에 우유, 설탕, 버터를 넣거나 밤, 호두 등 견과류나 건포도를 넣는 경우도 있다.요즘은 부재료 없이 식빵 자체 맛 그대로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대신 반죽을 잘해 촉촉하고 존득하게 잘 찢어지는 식빵을 특별히 선호한다. 그래서 제빵사들 사이에선 식빵이 가장 쉽고도 어려운 빵이라고 입을 모은다.중식요리에 식빵을 쓴 것이 있다. 새우살을 끼워넣은 멘바오샤워낙 친숙한 빵이라 별칭도 많다. 직육면체 식빵은 단면이 네모나 샌드위치를 하기 좋은데, 이를 풀먼 빵(Pullman bread)이라 부른다. 풀먼은 기차를 디자인한 사람이다. 긴 객차를 닮았대서 그리 불렀다. 윗부분이 둥그렇게 부푼 식빵은 따로 오픈탑이라 부른다.종주국 영국에선 전기 토스터가 발명된 후에도 프라이팬에 빵을 굽는다. 베이컨을 구운 후 흘러나온 기름에 달걀을 부치고 마지막에 식빵을 올려 한쪽 면만 구워 먹는다. 영국 뉴캐슬 출신 가수 스팅의 히트곡 ‘뉴욕의 영국인’(Englishman in New York) 첫 소절에서도 “난 커피 대신 차를 마시고 토스트는 한쪽 면만 구운 것을 좋아하지(I don‘t drink coffee, I’ll take tea my dear. I like my toast done on one side)”란 가사로 단호히 영국인의 식빵 취향을 언급하고 있다.대한민국 회사원들의 든든한 아침을 책임지고 있는 토스트 노점은 ‘영국식’이다. 토스터가 아닌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직접 굽는 방식이다. 달걀과 햄을 부치고 채 썬 양배추와 치즈를 끼워 먹는다. 외국 토스트보다 푸짐하다. 한국식 토스트는 차라리 샌드위치, 그중에서도 구워낸 크로크무슈(croque-monsieur)에 가깝다. 아침 토스트는 회사원의 공복을 책임지며 대한민국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든든히 지원하고 있다.홍콩의 차찬탱에서 즐길 수 있는 얌차(飮茶) 메뉴 중에는 두껍게 썬 토스트 한 조각을 밀크티와 곁들이는 것이 있다. 광둥어로 또우시(多士)라 불리는 토스트에는 카야 잼을 바르거나 버터만 녹여 바르고 손에 들고 먹는다. 토스트는 한 장짜리지만 샌드위치는 두 장 이상이다. 꼭 식빵이 아니더라도 두 장의 크래커나 빵 사이에 뭘 끼운 것을 줄여서 ‘샌드’(sand)라고 부른다.대한민국의 길거리 토스트는 이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을지로입구역)◇졸지에 도박중독자가 된 ‘샌드위치 백작’샌드위치의 역사를 논할 때 억울해할 만한 사람이 한 명 있다. 18세기 중반 영국에 살았던 존 몬터규 샌드위치 백작이다. 그의 이름이 야사로 전해지는데, 평소 카드놀이를 좋아하던 그는 게임 중 식사할 시간을 아끼려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도록 메뉴를 고안했는데 그것이 바로 ‘샌드위치’가 됐다는 것. 이 얘기가 널리 퍼지며 존 몬터규 샌드위치는 졸지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박중독자’가 됐다.이는 사실과 다르다. 정작 그는 해군성 장관과 국무장관을 역임했을 만큼 다재다능한 군인이자 정치가였다. 존 몬터규는 카드놀이가 아닌 업무에 몰두하느라 빵에 고기와 채소를 끼워달라고 주문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훗날 밝혀졌지만 이미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은 ‘도박벽의 대명사’로 퍼져나간 후였다.샌드위치는 식빵과 바게트 등을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바싹 구워낸 프랑스 크로크무슈, 바케트와 하몽을 쓴 스페인 보카디요(bocadillo de jamon), 중국 광둥의 고기 빵 주파바오(猪?包), 쌀 바게트에 고기와 채소를 끼워 넣은 베트남 바인미(banh mi), 잼과 연유를 바르고 치즈와 햄을 끼워 넣은 대만 싼밍치(三明治), 빵 한 장짜리 오픈 샌드위치인 노르웨이 스뫼르레브뢰(smørrebrød), 고등어를 구워 넣은 튀르키예 발릭 에메크(Balik Ekmek) 등 다양한 나라별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는 세상이다.이처럼 순식간에 우리 삶 속에 뿌리를 내린 식빵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제2의 주식’일 뿐 아니라 별미로도 만날 수 있다. 아침엔 토스트로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엔 샌드위치, 식빵 테두리 크러스트(crust)와 이를 튀긴 러스크(rusk)는 간식으로, 저녁엔 중식당에서 새우 빵 멘바오샤(面包蝦)와 맥주 한잔을 기울일 때도 식빵은 함께한다.사람들의 비상식량으로, 봄날 피크닉의 점심, 때론 오 헨리의 작품 속 화가의 지우개로, 삼겹살 곱창집 번철의 기름 제거제 등 다양한 목적과 모양새로 우리 일상에 포진하고 있는 식빵의 행렬. 가히 세계인의 생활을 바꾼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홍콩의 얌차에 빠지지 않는 토스트 밀크티 세트◇식빵 맛집▶아침 토스트=버터가 미끄러져 지나간 번철 위에 채소를 썰어 넣은 달걀부침이 지글지글 익는다. 식빵이 옆에 눕고 햄과 치즈가 차례로 빵 위에 오를 준비를 한다. 차곡차곡 쌓이면 완성이다. 뜨거운 토스트를 말아 종이컵에 담아준다. 뜨거운 김을 타고 영양이 몸 안에 채워진다. 단숨에 탄수화물과 단백질, 유지방, 섬유소, 비타민까지 섭취했다. 이 집은 소스도 그리 달지 않아 더욱 좋다. 모자란 단맛은 딸기우유나 두유로 채우면 된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 앞. ▶멘바오샤=진진가연. 예전에도 ‘면보햐’라는 이름으로 중국집 차림표에 있던 메뉴지만 뭔지 잘 모르다가 이제 와서 너무도 유명해진 메뉴다. 멘바오(面包)는 빵을 뜻하고 샤(蝦)는 새우를 이른다. 식빵 사이에 다진 새우를 채우고 그걸 다시 튀겨낸다. 진진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중국요릿집. 왕육성 셰프와 황진선 셰프가 책임지는 주방에서 멘바오샤를 튀겨낸다. 한입 베어 물면 바로 ‘바사삭’ 소리가 울려 퍼지는 빵 속에 육즙 가득한 새우가 들었다. 씹는 맛을 위해 일부러 칼로 다져 넣는다.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123.▶밤식빵= 리치몬드 과자점 성산본점. 보통은 그냥 먹는 식빵. 하지만 누군가 처음 식빵에 달달라게 조린 밤을 넣을 생각을 했다. 잼이나 시럽 따위 없이 그냥 먹기에 퍽 좋다. 그 누군가가 바로 이 집이다. 업력이 무려 45년. 1979년 창업한 서부지역 대표 베이커리 노포다. 수백 종의 다양한 제과제빵 상품을 판매하는데 이중 시그니처로 꼽히는 것이 밤 식빵. 누릇하니 잘 구워낸 겉면엔 아몬드 칩이 다닥다닥 붙었고 부드럽게 성긴 속살에는 달콤하고 고소한 밤 알갱이가 쑥쑥 박혔다. 주식, 간식, 후식으로도 모두 좋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86.북유럽에서 자주 먹는 오픈 샌드위치
- "쫄리나?"...'뷔페' 차린 조국, 한동훈 바람 잠재웠다 자신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일각에서 ‘조국이 한동훈 바람을 잠재웠다’고 평가하는 데 대해 “동의하고 사실이라고 본다”고 말했다.조 대표는 21일 YTN 총선기획 오만정에서 이같이 말하며 부산 사투리로 “쫄리나?”라고 덧붙였다.지난 15일 ‘비례 승계 금지’ 공약을 내놓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느그들 쫄았제”라고 말했는데, 여기에 한마디 덧붙인 것이다.조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조국혁신당에 입당한 황운하 의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비례대표 의원직에 출마했는데, 한 위원장은 이를 겨냥해 “비례대표 정당에서 유죄가 확정된 경우 그다음 순번의 승계를 금지하는 법안을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조 대표는 재차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조 대표는 “지역구 의석이라는 건 출마한 후보의 것이다. 반면 비례 의석은 개인에게 준 게 아니라 정당에게 준 것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선거 구조가 그러하다. 그걸 승계 못하도록 금지한다는 건 위헌이고, 2009년 헌법재판소가 그렇게 결정했다”며 “한 위원장 및 국민의힘이 이 결정을 모르거나 또는 알면서도 대국민 사기를 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사진=연합뉴스)조 대표는 ‘조국혁신당 지지율 상승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속으론 조금 웃고 있다는데 동의하는가?’라고 묻자 “그럴 거라고 본다”고 답하기도 했다.그는 “겉으론 더불어민주연합의 상황이 안타까우실 수 있는데 정치를 크게 본다면 진영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실 것 같다”고 밝혔다.민주당의 이른바 ‘몰빵론’과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개념이 충돌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치공학적으로 많이 그렇게 얘기하는데 조국혁신당 등장 이후 나왔던 많은 여론조사를 보면 딱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조국혁신당 등장 전에 범민주 진보 진영의 몫을 비교해보면 확연히 진영 전체의 파이가 커졌다”고 강조했다.또 ‘과거 민주당 계열 정당이 차지했던 최대치 이상은 아니다’라는 평가엔 “저희가 40, 50대 지지가 매우 강하고 수도권과 호남 지지가 강한 건 사실”이라며 “그런데 민주당의 바깥에서 진지를 차리고 영토를 확장 중인데, (아직) 확장을 다 한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조 대표는 전날 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투표해 달라는 ‘더불어 몰빵’ 구호를 내세운 데 대해 ‘뷔페론’을 언급했다.조 대표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뷔페에 가면 여러 코너가 있지 않나”라며 “음식을 보고 본인 취향에 맞는 것을 택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넓은 의미에서는 본인에게, 시민들에게 (다양한) 맛을 제공하고 영양가를 제공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렇게 보는 것이 (진보) 진영 전체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더불어민주연합은 조국혁신당이 잘 되면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어 예민해질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강령과 인물을 보고 선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반면,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조국혁신당 바람’에 대해 “착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안 선대위원장은 21일 CBS 라디오에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사람이 나온다는 것 자체를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면 결국 얼마 못 하고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로 날아가지 않는가?”라며 “그런 분이 정당을 창당하고 형을 살 가능성이 많은 분을 비례대표로 영업해서 국회를 꾸린다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 될까 봐 두렵다”고 비판했다.그럼에도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상승세인 데 대해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심하고 그 정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 대표가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판단하에서 조국 신당에게 지지를 보내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암 환자는 잘 먹어야, 암환자의 영양관리는 선택 아닌 필수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2023년 12월 중앙암등록본부에서 발표한 ‘2021 국가암등록통계’자료에 따르면 2021년 암발생자 수는 27만7,523명으로 전년대비 10.8%나 증가할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암에 걸렸을 때 암종별로 치료법은 모두 다르지만 보통 수술, 방사선치료, 화학요법, 호르몬·면역치료가 진행된다.암 환자는 다른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 비해 영양불량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암 환자가 영양불량인 경우는 전체의 20~70%정도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영양상태는 궁극적인 치료 결과에 영향을 주고 암악액질로 인한 사망의 원인이 되므로 충분한 영양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암 치료에 있어 영양공급이 중요한 이유는 세포의 보호·복구·치료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특정한 영양소가 암 치료에 직접적인 도움일 주는 것이 아니며, 균형잡힌 영양섭취를 통해 암 치료를 버티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 매년 3월21일은 암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암의 예방·치료 및 관리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인 ‘암 예방의 날’이다.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와 임한나 임상영양사가 말하는 암환자들의 영양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다. ◇ 수술 후 영양관리, 반드시 전문가의 교육 받아야암 수술의 경우 종양과 암세포를 포함할 수 있는 주변 조직(장기)를 제거하는데 특히 소화기관(구강, 식도, 위, 대장)을 수술한 경우, 반드시 별도의 영양교육이 필요하다. 암 수술 후 충분한 영양상태를 유지하여 회복을 돕고 추가적인 치료를 대비할 수 있도록 체력을 길러야 한다. 하지만 영양소의 소화와 흡수에 관련된 소화기관을 수술한 환자의 경우 소화기능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영양에 관련된 몇 가지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위절제 수술 후의 경우 음식을 보관하거나 소화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소량씩 잦은 식사와 간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수술 직후에는 종이컵 1/2컵 기준의 식사와 간식을 5~6번에 나누어 섭취하며 수술 후 4주 정도는 죽으로 식사를 섭취하고 이후 된죽→진밥→일반밥 순으로 식사의 형태와 양을 늘리는 것이 좋다.◇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항암치료, 충분한 영양공급이 중요 항암치료에서는 메스꺼움, 구토, 구강건조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한 영양불량이 생길 수 있다. 항암치료에 있어 좋은 영양상태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치료효과 때문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연구에 따르면, 영양상태가 좋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항암치료 후 생존율이 약 2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으로 항암치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환자의 육류섭취 무엇보다 중요해 인터넷에 ‘암환자 음식섭취’를 검색을 하다 보면 암환자는 육류를 섭취하면 안된다고 하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암환자의 영양관리에 있어 근육소모를 예방하고 조직의 재생과 상처 회복을 돕기 위한 단백질의 섭취는 반드시 필요하다. 강은주 교수는 “육류의 경우 양질의 단백질이기 때문에 빠른 회복과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 육류, 생선, 계란, 두부, 콩 등의 양질의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하며, 육류 섭취 시에는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고, 발암물질의 생성과 관련된 직화, 훈제 조리방법은 피하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아이스크림, 초콜릿, 과자 등 간식보다는 과일 섭취미국 암 연구소(AICR)에서 발표한 암 예방 건강수칙 중 설탕, 시럽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암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단음식을 섭취 할 경우 일시적으로 당과 인슐린 수치를 올리면서 산화 스트레스가 올라 발암물질의 생성이 활성화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아이스크림, 초콜릿 같은 간식보다는 다양한 영양소와 항암효과를 지니는 파이토케미칼이 풍부한 과일을 간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항암 치료를 하는 환자의 경우도 조리 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소량의 설탕류는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암환자의 영양관리의 최종 목표는 암 치료를 버티는 힘을 기르는 것 암환자는 암 자체의 생물학적 영향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및 수술, 약물 등의 치료로 식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영양 관리는 암 치료를 완수하기 위해 중요하지만, 복합적인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의지만으로는 잘 수행하기 어렵다.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 전문의와 임상영양사와의 상담을 통해 함께 극복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완벽하게 영양 관리를 하려는 고집이 스트레스를 부를 수 있으므로, 조금 유연한 태도로 접근해도 괜찮다. 몇 가지 일부 식품이 암 치료의 결과에 대단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너무 엄격한 제한을 두지 말고 나에게 맞는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여 일상에서 식사의 즐거움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영양 관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 “정상압 수두증, 보행장애나 치매로 오인하기 쉬워 주의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치매로 오인하기 쉬운 ‘정상압 수두증’에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인천세종병원 이중구 과장(신경외과)은 “치매와 유사한 이상 증상이 생기는 정상압 수두증이 7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2명꼴로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며 “생각보다 드문 질환이 아니고, 분명 치료가 가능한 만큼 경각심을 갖고 제때 치료받아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정상압 수두증(Nomal Pressure Hydrocephalus, NPH)은 뇌척수액의 불균형으로 인해 정상보다 많은 양의 물이 뇌에 차게 되는 질환을 말한다. 뇌척수액은 뇌에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며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액체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약 150㎖를 갖고 있으며, 이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생성, 순환, 재흡수가 이뤄진다.그러나 뇌척수액의 순환이나 재흡수에 문제가 생길 경우 뇌실(뇌척수액이 채우는 공간)이 확장되는 상황, 이른바 정상압 수두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정상압 수두증은 주로 중년 이상에게서 서서히 발생하며, 뇌실이 확장되면서 결국 뇌가 압박, 치매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정상압 수두증의 증상은 하킴스 트리아드(Hakim’s triad)로 알려진 보행장애, 인지기능장애, 요실금 등이 대표적이다.이 과장은 “정상압 수두증의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의 심각도도 다를 수 있다”며 “증상이 보인다면 가능한 빨리 의료진과 상담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정상압 수두증은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튜브 장치를 뇌실과 복강 또는 뇌실과 심방 사이에 삽입해 과다한 뇌척수액을 배출하는 션트(Shunt·단락술) 수술이다. 이를 통해 뇌척수액의 평형을 회복하고 뇌의 압박을 줄일 수 있다. 뇌실에 튜브를 삽입하는 게 어려울 때는 요추·복강 션트술을 선택할 수 있다.인천세종병원 이중구 과장(신경외과)은 “션트 수술 후 규칙적인 의료진 모니터링으로 증상을 관리하게 된다. 션트 압력을 조절해 뇌척수액 배출을 조절할 수도 있다”며 “정상압 수두증은 자가 진단 또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경우 신속히 진료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 [아는 것이 힘]순식간에 휑... 원형탈모증 의심 즉시 치료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20대 취업준비생 강모 씨는 최근 머리가 가늘어지고, 가르마 부위가 전보다 눈에 띄기 시작했다. 최근 취업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생각했던 강모 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머리를 감고 빗을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근처 피부과에서 검사를 받은 강모 씨는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라는 진단을 받았다. 탈모란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두피의 성모(굵고 긴 털)가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연모(굵기가 가늘고 짧은 털)와 달리 성모가 빠질 경우 미용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정상인에게서도 머리카락이 하루 70~100개 정도까지는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자고 난 뒤나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가 넘는다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탈모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원형탈모증은 원형 또는 타원형의 선명한 탈모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 직경 2~3cm의 작은 크기에서부터 △탈모가 일어난 부위에 동시에 생기는 다발성 원형탈모증 △한 쪽 귀에서 다른 쪽 귀까지의 뒤통수 라인을 따라 발생하는 사행성 원형탈모증 △그물 모양처럼 머리 전체에서 탈모가 일어나는 망상형 원형탈모증 등 그 증상이 다양하며, 심한 경우 △눈썹, 음모 등의 체모까지 모두 빠지는 전신 탈모증으로 악화되기도 한다.현재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고 있지 않으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모낭 주위에 염증 반응이 생겨 면역체계에 교란이 생기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계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혼란을 일으켜 건강한 신체 조직이나 세포를 적으로 인식하여 공격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전적인 요인이나 과음 및 흡연, 영양 불균형, 기타 두피질환 등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원형탈모증은 발생 위치와 진행 정도의 개인차가 큰 편이며, 청소년층에서부터 노년층까지 발생 연령대도 다양하다. 대부분 가려움이나 통증은 없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지만, 간혹 탈모 부위에 감각 이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탈모가 발생하면 탈모 부위 주변이 불그스름한 색을 띄면서 움푹 들어가고 피지의 분비가 늘어나는데, 이러한 증상 모두가 갑작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본인 스스로가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한 개의 병변만 있다가 여러 병변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땐 재발 위험이 크다.대전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이중선 교수는 “갑자기 둥근 모양으로 급격히 머리카락이 빠져 두피가 보인다면 원형탈모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일반 탈모에 비해 원형탈모는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모가 빠진 부위가 적으면 치료를 위해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탈모 부위에 바르거나 피부 속으로 주사를 놓기도 한다. 하지만 탈모의 범위가 넓고 여러 곳에서 빠지는 경우에는 모낭 주위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면역 치료법이나 스테로이드제의 전신 투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두피에 직접 자외선을 노출 시켜 두피의 혈액순환을 돕는 자외선 치료법이나 냉동요법도 병행하고 있다. 원형탈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함으로써 면역계를 안정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과음이나 흡연을 삼가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이중선 교수는 “평소 건강한 모발을 유지하기 위해 과한 젤, 왁스, 스프레이 등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잦은 파마나 염색 등을 피하고, 머리를 자주 감아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쎌바이오텍 ‘듀오랩’ 경험자, 만족도 83% 추천 의향 92%”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김고은 영양제’로 알려진 쎌바이오텍(049960)의 ‘듀오랩(DUOLAB)’이 소비자 추천 의향 92%의 만족도를 얻었다. 듀오랩은 지난 29년 동안 유산균의 다양한 기능성을 연구해온 쎌바이오텍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양제의 흡수율을 높이는 ‘뉴트리션 맞춤형 유산균’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 브랜드다. 영양제와 뉴트리션 맞춤형 유산균 병용 섭취법을 제안하고 있다.듀오랩에 따르면, 2024년 1월, 듀오랩 영양제와 뉴트리션 맞춤형 유산균 병용 섭취 경험이 있는 소비자 약 15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92%의 응답자가 ‘영양제+뉴트리션 맞춤형 유산균 세트를 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제품 섭취 만족도 조사에서는 ▲만족 83%, ▲보통 17%로 집계됐다.특히 75%의 소비자들은 영양제를 단독으로 섭취했을 때보다, 뉴트리션 맞춤형 유산균과 함께 섭취했을 때 차이를 느꼈다고 답했다. 쎌바이오텍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에 따르면, 듀오랩의 뉴트리션 맞춤형 유산균은 균형 잡힌 장내 환경을 구축할 뿐만 아니라, 고분자의 영양제 성분을 저분자로 분해하고, 흡수율을 높여준다는 설명이다.듀오랩은 단기간에 높은 소비자 만족도를 이끈 배경으로 제품력과 더불어, 배우 김고은과 진행한 광고 캠페인을 꼽았다. 지난해 8월 약 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브랜드 및 광고 캠페인 인식 조사 결과, 듀오랩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에게 ‘인지 경로’를 질문한 결과, ‘TV광고, SNS, 배너광고’가 80.3%를 차지했다.듀오랩은 지난 5월 배우 김고은과 함께 “Better Together”을 키메시지로 영양제와 뉴트리션 맞춤형 유산균 병용섭취를 새 트렌드로 제시하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광고는 “이젠 따로 먹지 마세요”라는 카피를 시작으로 기존 시장에 생소했던 영양제와 유산균 병용섭취에 대해 제안했다.소비자들은 광고를 통해, 기존 시장에 없던 영양제와 유산균의 병용섭취법 제품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 메시지에 대해 설문한 결과, ▲‘따로 먹지 마세요’ 40.1% ▲‘함께’ 24.3%로 나타났다. 특히 ‘함께’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46%, 호기심을 갖고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다는 소비자 39%로 집계됐다.
- 고사직전 필수의료에 정책 수가 '확' 늘린다(종합)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정부가 소아암, 소아외과 등 중증 소아 분야의 난이도가 높은 수술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사후에 보상하는 지불방식도 도입하는 등 고사 직전의 필수의료를 살리고자 보상체계 전반을 손질한다. ◇ 난이도 높은 소아진료 수가 더1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수요가 작아 유지가 힘든 분만분야의 의료진과 인프라 유지를 위해 사전에 일정액의 수가를 미리 지급하고 분만행위에 대해 추가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 추진한다고 밝혔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현재 정부는 분만과 소아 인프라 붕괴를 막고자 분만과 소아 분야에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를 우선 도입하고 있다.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는 의료행위의 난이도, 위험도, 시급성, 의료진 숙련도, 대기시간과 같은 진료 이외의 소요 시간과 지역 격차 등 행위별 수가로는 보상이 어려운 영역을 추가로 보상하는 새로운 수가 모델이다.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인 분만 정책수가는 행위별 수가에서 고려되지 못한 지역과 안전 두 가지 분야에 각 55만 원씩 추가 보상하고 있다. 그 결과 80만 원 정도였던 분만 수가는 256만원으로 3배 이상 인상돼 분만 인프라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정부는 소아암, 소아외과 등 중증 소아 분야의 난이도가 높은 수술에 대해서는 추가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달부터는 지역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가 충분히 충원될 수 있도록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의 전문의 지역수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를 분만, 소아뿐 아니라 수술, 응급 분야 등 공정한 보상이 필요한 분야로 신속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료현장에서 오랫동안 불공정 보상으로 지적된 수술, 응급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시간에 대해 추가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심뇌혈관 질환 응급 수술 시 의사,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수술 준비·시행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도 보상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필수의료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사후에 보상하는 지불방식도 도입한다. 중증 소아를 진료하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필수의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건강보험 손실을 사후에 보전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해당 시범사업은 현재 전체 14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중 13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충분한 보상으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적자 고민 없이 난이도 높은 소아진료를 적극 시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민수 차관은 “이러한 시범사업을 산부인과, 소아과 등 다른 필수의료로 확대해 단순히 인건비와 물건비 등 의료서비스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넘어 출생과 아동의 사회적 가치에 지불하는 ‘가치지향 지불제도’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안적이고 혁신적인 지불제도 도입 위해 2兆 투입필수의료 분야 부족한 의료자원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의료 인적자원과 의료기관 네트워크화를 수가로 지원하고, 그 협력 성과에 대해 추가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달 26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증·응급 심뇌혈관 진료협력 네트워크 사업에는 총 65개 기관과 1317명의 전문의가 참여하고 있다. 진료협력 성과에 따라 연말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최대 4억5000만원, 참여 병원은 최대 2억6000만원, 인적 네트워크는 최대 2억7400만원의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한다.소아진료에 대해서도 소아진료 지역 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상반기 내 시작할 계획이다. 정부는 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진료에 대한 보상과 추가적인 수가 신설 등 인센티브를 강구하고 있다.올해 하반기부터는 권역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내 필수의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지역 주민에게 제때, 질 좋은 의료를 제공하는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에 선정되는 경우에는 권역별로 3년 간 최대 500억원이 지원된다. 행위량 보다는 최종적인 건강 결과나 통합적인 건강관리 등에 대해 보상하는 성과와 가치기반의 ‘대안적이고 혁신적인 지불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 내에 별도 계정을 두고 총 요양급여비용의 2% 수준인 약 2조원을 투입한다. 먼저, ‘지역참여형 혁신 계정’을 마련해 일차의료와 의료-요양-돌봄 연계 등 기존 지자체 사업과 연계한 성과보상 모형을 신규로 개발하고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안전한 혁신 기술의 신속한 현장 적용을 위해 ‘기술검증형 혁신계정’을 마련하고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기술 검증형 혁신 계정을 토대로 혁신 기술의 건강 성과와 비용 효과성 등을 검증하고, 효과성이 높은 혁신 기술은 건강보험 체계로 신속히 진입시키고 효과성이 없는 기술은 제외시키는 기전을 확립한다. 그 밖에도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과 전문의 중심병원 시범사업 등 필수의료를 보장하고 지역 완결적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수가형 혁신계정’을 마련하고 8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또한 일차의료기관은 통합적인 건강관리형 의료서비스를 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 의료기관의 팀에 의해 체계적으로 제공하되, 지불방식은 등록환자 집단의 중증화율이나 입원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할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는 ‘성과지향 지불제도 시범사업’도 추진한다.박 차관은 “의료현장에서 보완형 공공정책수가 등의 실효성이 확인되면 보다 과감하게 확대하고, 실효성이 낮은 항목은 신속히 폐지하는 등 유연하고 스마트한 제도운영으로 재정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