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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끈뜨끈한 아랫목의 추억..특급호텔서도 못누리지요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아침이면 습관적으로 TV를 켠다거나 삶이 푸석해질 때면 훌쩍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위로가 된다. 가을의 끝, 이 무렵이라면 한옥에 하루쯤 묵어보는 것도 좋겠다. 처마에 반짝이는 따뜻한 가을햇살을 눈에 담는 일, 밤이면 창호지로 스미는 달빛을 바라보는 일, 비가 오면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도 들어보고 아침엔 대빗자루로 마당을 쓸어보자. 한옥은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고 아늑하다. 익숙한 곳도 마음 먹고 들여다보면 또 다른 속살을 발견하게 되는 법. 주변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눈과 마음이 배부르다. ▲황금빛 들판이 펼쳐진 황산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거창 황산마을(경남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일대)=덕유산 절경인 수승대를 끼고 자리 잡은 거창 황산마을은 거창 신씨 집성촌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건립된 한옥 50여 채가 밀집해 있다. 이 마을에서 10여 가구가 민박 손님을 받고 있다. 아직도 장작불을 들이는 방을 가진 집도 있다. 한옥도 운치 있지만 마을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흙담길도 독특하다. 흙담은 물 빠짐을 위해 아랫단에는 제법 커다란 자연석, 윗단에는 황토와 돌을 섞은 토석담을 쌓았다. 2006년 등록문화재 259호로 지정됐다. 아침도 좋다. 되도록 일찍 일어날 것을 권한다. 새벽안개가 마을을 자욱하게 감싸 내려 앉은 한옥 기와의 선이 예쁘다. 마을 바로 앞 거창 제일의 명소 수승대의 정자 요수정에 앉아 바라보는 가을 정취가 일품이다. 거창군과 함양군 사이 금원산 자연휴양림의 가을 계곡도 운치 있다. 거창군 문화관광과 055-940-3422[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 수승대→황산마을 한옥체험. 둘째날 : 황산벽화마을→송계사→금원산자연휴양림.◇영암 월인당(전남 영암군 군서면 모정리)=영암 땅 너른 들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언덕, 월출산과 은적산 사이에 자리 잡은 월인당은 '구들장의 추억'을 되살려 주는 소박한 한옥 민박집이다. ▲월인당 아궁이.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내력 있는 종택도, 유서 깊은 고택도 아니건만 황토 구들방에 등 지지는 맛은 그 어느 곳 못지 않다. 모정마을 토박이인 김창오 씨가 월인당을 지은 것은 5년 전. 구례 사성암을 지은 김경학 대목과 강진 만덕산 기슭의 다산초당을 지었던 이춘흠 도편수가 1년3개월간 함께 공을 들였다.방 3칸에 2칸짜리 대청, 누마루와 툇마루가 전부다. 방은 모두 구들을 넣고 황토를 깐 위에 한지 장판을 발랐다. 장작을 때면 방 바닥은 뜨끈하고 위는 서늘하니 자연스럽게 공기가 순환한다. 월인당에 숙박하면서 돌아보기 좋은 곳은 구림망, 도기박물관, 도갑사, 왕인박사유적지 등. 염암을 여행하면서 낙지요리를 맛보지 않으면 서운하다. 갈낙탕, 연포탕, 낙지초무침 등 다양한 낙지요리를 맛볼 수 있다. 월인당 061-471-7675[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 도갑사→왕인박사유적지→도기박물관→구림한옥마을→월인당(숙박). 둘째날 : 천황사지→월출산 구름다리→천황봉→월출산온천→독천낙지마을. ▲허난설헌생가 솔숲.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강릉 선교장(강원 강릉시 운정동 431)=강릉 선교장은 국내 전통 한옥 중에서도 원형이 가장 잘 유지된 집이다. 안채, 동별당, 서별당, 열화당, 활래정 등 100여칸이 넘는 국내 최대의 살림집 면모 그대로다. 굳이 치장하지 않아도 집안 내력에서 풍겨나는 은은함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처음 선교장을 지은이는 조선 세종대왕의 둘째형인 효령대군의 11세손 이내번이라고 전해진다. 현재 선교장을 지키는 이는 이내번의 9대손인 이강백 씨다.한옥이라면 으레 불편할 것이란 생각이 들겠지만 실내에 부엌, 샤워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춰 도시인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집 뒤로 수백년 세월을 이겨온 노송들이 숲을 이뤄 아침, 저녁으로 바람을 타고 풍겨오는 솔향에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이 맑아짐을 낄 수 있다. 선교장 033-646-3270[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오죽헌→경포대→경포호→참소리축음기․에디슨박물관→선교장. 둘째날: 경포해수욕장→허난설헌생가→커피박물관→하슬라아트월드→정동진.◇안동 옥연정사(경북 안동시 풍천면 광덕리)=절경의 부용대 자락, 낙동강과 하회마을을 앞으로 두르고 있는 옥연정사는 43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택이다. 서애(西厓) 유성룡(1542~1607)이 10년에 걸쳐 손수 지은 뒤 거처한 이곳은 소박하면서도 절제미가 있다.▲옥연정사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대문간채, 안채, 별당채, 사랑채 등 독립 별채 4동으로 이뤄져 있다. 머무는 동안 선인의 흔적을 되짚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바로 뒤로 오르면 부용대, 강을 건너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 이른다. 또 하회별신굿탈놀이, 전통한지공예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다. 이곳을 운영, 관리하는 김상철 씨는 저녁상을 물린 후 손전등 하나 들고 하회마을 야경을 보여주는가 하면 감록헌에 앉아 담소를 즐기는 등 교감하는 시간을 챙긴다. 옥연정사 054-857-7005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하회마을→부용대→옥연정사. 둘째 날 : 병산서원→봉정사→의성김씨 학봉종택→구시장.▲전주 학인당 창문틈으로 보이는 마을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전주 학인당(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전주 한옥마을은 도심형 슬로 시티다. 마을의 대표가옥인 학인당은 1908년 인재(忍齊) 백낙중이 압록강, 오대산 등지에서 나무를 가져오고 도편수와 목공, 4000여명의 인부를 투입하는 등 2년6개월간 공을 들여 지었다.학인당에는 본채 이외에 별당채와 사랑채가 있다. 두 건물은 여행자가 숙박할 수 있는 객실로 구성됐다. 본채는 천장을 2층 높이로 만들고, 건물 안쪽의 모든 문을 열 수 있게 설계했다. 마을 중심의 동락원은 전주기전대 부설기관으로 숙박과 다양한 전통체험을 할 수 있다. 인근 전주향교, 완판본문화관, 남부시장, 루이엘모자컬처센터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학인당 063-284-9929[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 오목대→전주향교→완판본문화관→부채문화관→최명희문학관→전주소리문화관→전동성당 야경→학인당. 둘째날 : 경기전→풍남문→남부시장.
- 밤 사이 고립 사고도 잇따라…주택.도로.농경지도 속수무책
- [노컷뉴스 제공] 7일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지금까지 전국에서 6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으며, 16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9일 경남 밀양에서 산사태로 3명이 숨지는 등 전국에서 6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고 10일 밝혔다.9일 낮 12시40분쯤, 경남 밀양 상동면 양지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오 모(68)씨 집을 덮쳤다.이 사고로 오 씨와 제사를 위해 모인 오 씨의 손자.손녀 등 3명이 숨지고 이웃에 사는 금 모(72)씨가 실종됐다.비슷한 시각, 의령에서도 농작물을 확인하러 수로를 건너던 정 모(73)씨가 실족해 숨졌으며,인근 신기마을에서는 논에 물을 보러갔던 설 모(70)씨가 실종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충북 청원과 전남 여수에서도 익사 사고가 잇따랐으며, 부산에서는 낙동강 4대강 살리기 5공구 공사장에서 예인선이 접안중 전복돼 1명이 실종됐다.밤 사이 고립되는 사고도 잇따랐다.9일 오후 3시40분쯤 경북 경주시 암곡동 무장산에서 등산객 7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대에 의해 6시간 만에 구조됐다.오후 7시20분쯤에는 전남 영양군 월출산에서도 계곡물이 불어나며 천황사 인근에 있던 등산객 7명이 고립돼, 구조대가 연결한 로프를 붙잡고 계곡을 건너 빠져 나왔다.10일 새벽 2시10분쯤에는 경기도 연천군 한탕강에서 참게를 잡던 박 모(44)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돼 수색작업이 벌어지고 있다.또 주택이 물에 잠기면서 68가구 16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37가구 87명이 한 때 대피했다. 주택은 69채가 파손되거나 비 피해를 입었고, 도로 35곳이 유실되거나 침수됐으며, 농경지 6천700여ha가 물에 잠긴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0일도 남부지방에 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산을 자제하고, 비 피해에 대비해줄 것을 당부했다.
- 환경부 `아토피 캠프` 운영..저소득층에 우선권
-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환경부는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건강나누리 캠프`를 6월부터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이번 행사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주관하고 환경보건센터로 지정된 종합병원 등 전문 의료기관이 함께 참여한다. 올해는 6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모두 35회에 걸쳐 9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운영 장소는 북한산(수도권), 치악산(강원권), 계룡산(충청권), 내장산(전라권), 경주(경상권) 등 5개 권역별 국립공원과 한려해상, 가야산, 주왕산, 다도해해상, 월출산, 변산반도 국립공원 등이다.프로그램은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에 관한 이해와 질환진단, 자연과 숲을 소재로 하는 자연놀이 등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체험으로 구성됐다. 어린이들의 참여가 쉽도록 주말을 이용한 당일형, 1박2일 형태로 실시한다.이번 캠프는 환경성질환 어린이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에 우선참가 기회를 준다. 신청은 해당 국립공원관리사무소나 환경보건센터 등 협력 의료기관에 전화로 할 수 있다. 6월 캠프 ▲경주(054-741-7614) ▲계룡산(042-825-9597) ▲한려해상동부(055-640-2400)▲ 내장산백암(061-392-7088)▲고대안암병원(02-920-5464).
- 국립공원, 연간 경제파급효과 2조 넘어
-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2년간 12개 국립공원을 대상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연구한 결과, 연간 2조 1533억 원의 경제효과와 2만 1648명의 고용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공단 국립공원연구원이 지리산, 설악산, 북한산, 경주, 한려해상, 태안해안, 계룡산, 속리산, 내장산, 다도해 해상, 변산반도, 월출산을 대상으로 생산, 소득, 부가가치, 고용파급 효과를 조사한 것이다.연구결과 12개 국립공원은 연간 1조 2952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2335억 원의 소득유발 효과, 6246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2만 1648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방법은 지역산업 연관분석(Regional Input-Output Analysis) 모델을 이용해 공원별 탐방객 여행비용 조사,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산업 연관표에서 지역별 승수도출, 경제유발효과 평가 순으로 분석했다. 공원별 설문조사 표본크기는 400명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9%이다.국립공원별로는 한려해상, 북한산, 설악산, 경주, 지리산, 변산반도국립공원 순으로 경제유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지난해 4월 새만금방조제 도로를 개통하면서 탐방객이 132%나 급증했고, 여행비용도 증가해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국립공원연구원 강동원 원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지역사회 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인식돼 온 국립공원이 오히려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국립공원 탐방객 감소..구제역·한파 여파
-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구제역과 한파의 영향으로 올해 1월 국립공원의 탐방객 수가 공식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17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0개 국립공원의 방문객은 167만7921명으로 지난해 1월(192만8580명)보다 13% 감소했다.전년 대비 탐방객이 증가한 공원은 변산반도, 다도해상 등 7개 국립공원에 그쳤다. 지리산, 계룡산, 월출산, 한라산 등 13개 국립공원은 탐방객이 감소했다.특히 월출산이 (5587명 -61.3%), 주왕산 (9223명,- 52.9%) 순으로 탐방객 감소폭이 컸다. 가양산 ,오대산, 치악산, 북한산, 소백산 등은 방문객이 지난해 1월보다 20% 넘게 줄어들었다.국립공원 관계자는 "지난달 한파가 지속되고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확산돼 나들이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탐방객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내장산, 한라산 등 5개 국립공원 국제 인증 받아
- [노컷뉴스 제공] 내장산과 한라산 등 우리나라 국립공원이 높은 생태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국립공원관리공단은 31일 "내장산과 한라산 등 5개 국립공원이 IUCN 즉, 세계자연보전연맹의 국제적 기준에 따른 국립공원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밝혔다.이들 5개 국립공원은 세계 자연보호지역 분류를 위한 IUCN 카테고리 체계상 상대적으로 보호 수준이 낮은 카테고리Ⅴ(육상(해상)경관보호지역)에 속했다.그런데 이들 국립공원의 등급이 11월 1일 자로 생태적 보호 가치가 높은 카테고리Ⅱ(국립공원)로 상향 조정되는 것이다.이번에 새로 국립공원으로 IUCN 인증을 받은 곳은 내장산과 한라산 외에 변산반도와 치악산, 가야산이다.IUCN의 카테고리Ⅱ 인증을 받은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이로써 기존 9곳(설악산, 지리산, 소백산, 오대산, 월악산, 다도해해상, 월출산, 속리산, 주왕산)을 포함해 모두 14개로 늘었다.국립공원관리공단은 내년에 추가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카테고리Ⅱ로 변경 신청할 계획이다.반면, 도심형 국립공원인 북한산과 계룡산, 문화유적 국립공원인 경주 등은 현행대로 카테고리Ⅴ로 유지해 공원별 특성에 맞게 관리될 예정이다.IUCN 카테고리 체계는 2004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계획(UNEP) 생물 다양성 협약에서 세계 자연보호지역 분류를 위한 국제 기준으로 공식 채택됐다.카테고리Ⅵ(자원관리보호지역)에서부터 카테고리Ⅰ까지 모두 6개 체계로 구분되며, 최상위인 카테고리Ⅰ은 '학술적(엄정)보호구역'인 a와 '원시야생지역'인 b로 구분된다.
- "강변길 걷기에 푹 빠져보세요"
-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농촌진흥청이 한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등 5대 강을 따라 펼쳐지는 농촌마을의 아름다운 경관, 맛과 멋, 흥을 느낄 수 있는 마을 길을 소개한 `그린로드-풍요로운 강변길` 책자를 발간했다.이번에 발굴한 강변 마을 길은 모두 12곳. 양평 양수리 과수마을의 강과 산, 금산 농바우마을의 농바우길, 함양 물레방아 떡 마을의 물레방아길, 광양 도선국사 마을의 봉 광 옛길, 영암 영보마을의 월출산 등 권역별로 걷기 좋은 강변길을 소개하고 있다.책자에는 강변 마을길에 관한 자세한 안내와 함께 농촌마을의 다채로운 체험거리, 먹을거리, 잠잘자리, 특산품 등에 대한 소개도 담고 있다. 아울러 제주올레길, 지리산둘레길, 해안누리길, 문화생태탐방로 등 우리나라 모든 걷는 길에 관한 정보도 수록해 놓았다.
- 보전가치 낮은 주민 밀집지역, 국립공원에서 해제
-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국립공원에서 보전가치가 낮고 주민 밀집지역인 일부가 구역조정을 거쳐 공원지역에서 해제된다.환경부는 경주, 계룡산, 속리산, 내장산, 덕유산, 주왕산, 치악산, 월악산, 월출산 등 9개 국립공원의 일부 지역이 국립공원에서 제외됐다고 31일 밝혔다.오는 12월까지 2단계로 설악산, 오대산, 한라산, 지리산, 한려해상, 가야산, 태안해안, 다도해해상, 북한산, 소백산, 변산반도도 구역조정을 거쳐 일 지역이 국립공원 지역에서 벗어난다. 10년만에 처음 이뤄진 이번 구역조정으로 9개 공원 총 면적 1421.918㎢ 중 0.7%(1,411.822㎢)가 국립공원에서 빠졌다. 환경부는 대신 생태·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월악산과 월출산 일부 국·공유지를 새롭게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 ‘하늘이 숨긴 암자’···허언이 아니로세!
- [경향닷컴 제공] 전남 영암(靈巖)은 '신령한 바위'란 뜻. 이는 월출산(해발 809m)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방 100리에 큰 산이 없어 더욱 도드라진 산은 땅 위의 기를 모아 하늘로 솟구쳤다. 영암을 '기(氣)의 고장'으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 산은 절을 품고 절은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산자락에 안긴 도갑사의 12암자 중 동암과 함께 유일하게 남아 있는 상견성암(上見性庵)은 '영암의 기'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기암을 병풍처럼 두른 암자는 가파른 절벽 위에 풍경처럼 매달렸다. 눈앞에 펼쳐진 풍광과 약수 맛이 기막힌 선승들의 수도처다. ▲ 상견성암 풍경 암자에서 '나홀로 수행' 중인 범종 스님(37)은 도갑사에 내려와 있었다. 좀처럼 암자에서 내려오지 않는데 정기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가는 길이란다. 스님은 오후에 돌아올테니 암자에 가 있으라며 해맑게 웃는다. '남쪽 고을에 그림 같은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서 오르더라.' 매월당 김시습이 월출산을 노래한 구절이다. 월출산은 '달뜨는 산'이다. 백제와 통일신라시대에는 '월나악(月奈岳)', 고려시대에는 '월생산(月生山)'이라 불렀다. 또 조선시대 이후부터 '월출산(月出山)'이란 이름을 얻을 만큼 달과의 인연이 끊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바위 산 위로 수줍게 얼굴을 내미는 달의 모습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한데 혹자는 "음력 열사흗날 상견성암 앞뜰에서 산등성이 너머로 떠오르는 달을 보지 않고는 월출산 달을 말하지 말라"고 하니 암자에서 바라본 '월출'의 아름다움이 오죽하랴. 견성암은 원래 상·중·하견성암 등 3개의 암자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견성암만 남아 있다. 도갑사는 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했으니 암자의 연륜도 어림잡아 1000년을 훌쩍 넘는다. 노적봉 아래에 터를 잡은 암자는 가는 길이 만만찮다. 도갑사에서 50여분 걸리는 산길은 그리 험하지는 않지만 외지인이 길을 찾기란 쉽지 않다. 도갑사 뒤편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만들어 놓은 자연관찰로를 거쳐 간다. 가는 길에는 정자 아래 용수폭포와 부도전, 도선국사비를 만난다. 계곡에는 버들치와 갈겨니가 살고 산중습지도 볼 수 있다. ▲ 상견성암 진입로 대나무 숲 여기서 몇 걸음 지나 왼쪽 대숲으로 향하는 길이 암자로 통한다. 험준한 돌산에 이만한 규모의 대숲이 있다는 게 신비롭다. 산죽(山竹) 아래에는 야생 차나무가 자란다. 한 점 바람에 사각거리는 댓잎 위로 이리저리 부서지는 초봄 햇살이 부산하다. 산길은 동백나무와 단풍나무가 우거진 숲길로 이어진다. 땅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린 조릿대도 밭을 이루고 붉가시나무도 보인다. 5월에 꽃을 피우는 붉가시나무는 월출산이 북방한계선이다. 산새소리에 박자를 맞춰 흐르는 계류는 얼음처럼 차갑다. ▲ 상견성암 대나무 문 이마에 흐른 땀이 옷깃을 적실 즈음 대나무숲 사이로 시야가 툭 터진다. 대나무 담장 너머로 기와집 한 채가 기암을 등지고 오롯이 앉아있다. 상견성암이다. 암자 입구에는 중견성암 자리를 표시라도 하듯 그 옛날 스님들이 사용했던 맷돌이 이끼를 두른 채 그대로 남아있다. 월출산의 내로라하는 봉우리와 기암에 둘러싸인 암자는 마치 천혜의 요새 같다. 암자 바로 앞에는 '천봉용수 만령쟁호(千峰龍秀 萬嶺爭虎)'란 글을 두른 바위가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다. '천개의 봉우리는 빼어남을 자랑하는 용과 같고 만개의 계곡은 호랑이들이 서로 다투는 듯하다'는 뜻이란다. ▲ 암자 앞 바위 바위 옆에는 좌선을 위한 평상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스님이 안 계신 틈을 타 슬쩍 앉아보니 마치 산신령이 된 기분이다. 기암괴석을 병풍처럼 두르고 발아래로 능선이 물결치는 풍광은 곧 '천상의 세계'다. 발길 뜸한 산속의 스님 처소는 여염집 아낙네의 살림방보다 깔끔하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장작더미와 손바닥만한 텃밭도 잘 정돈됐다. 기와로 만든 앙증맞은 담장 아래에는 꽃무릇이 봄볕에 졸고 있다. ▲ 암자 법당 암자는 예부터 구참스님들의 수행처로 사용됐다. 그런데 대흥사에 적을 둔 30대 중후반의 스님이 안주인이 된 영문은 무엇일까. "젊었을 때 원없이 수행을 해보고 싶어 암자행을 고집했습니다. 제 뜻을 안 도갑사 주지스님이자 사형이신 월우 스님의 배려로 상견성암에 짐을 풀게 됐죠. 3년 수행을 목표로 왔으니 이제 이곳 생활도 1년 남짓 남았네요." 암자는 도선국사와 초의선사는 물론 장좌불와(長坐不臥)와 하루 한 끼 식사 등 목숨을 건 수행과 무소유를 실천한 청화(靑華) 스님이 3년간 묵언수행한 곳으로 유명하다. 또 청화 스님의 제자인 대원 스님이 범종 스님에 앞서 이곳에서 4년간 수행했다. 스님은 한 달에 1~2번 하산하는 것을 제외하곤 암자에 머문다. 특별한 일과는 없다. 하루 3시간 눈을 붙이는 시간 외에 예불과 정진, 공양, 텃밭 가꾸는 일을 되풀이한다. 1000년간 수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암자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일까. 스님은 이곳이 영암에서 두 번째로 기가 센 곳이라고 했다. 게다가 마당 앞 바위는 철분이 많아 수시로 번개를 맞는 탓에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버틸 일이 아니란다. ▲ 도갑사지난 2년간 수행하면서 이곳의 어떤 풍광이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물었다. "글쎄요. 뜨는 달과 지는 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것도 아름답고 구름덩어리가 바다를 이룬 모습도 아름답고. 눈에 보이는 것 모두가 아름답지요." 도갑사에서 발행한 책자에는 상견성암을 두고 '비경, 그리고 신비, 신선의 자리'라고 쓰여 있다. '하늘이 숨겨 놓은 암자'라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닌 듯싶다. ■여행정보 ▲찾아가는 길: 서울→호남고속도로→광산IC→국도 13번(나주, 영암 방면)→영산포→신북→영암읍→819번 국도 독천 방면→도갑사/서해안고속도로→목포IC→국도 2번→지방도 819호선(독천 방면)→도갑사 ▲ 덕산차밭▲주변 볼거리: 구림마을, 왕인박사유적지, 문산재, 영암도기박물관, 마한문화공원, 기찬랜드, 덕진차밭, 원풍정 등 ▲맛집: 갈비탕에 낙지를 넣은 갈낙탕이 유명하다. 한석봉 어머니가 떡을 팔았다는 독천시장 내에는 30여개의 낙지식당이 있다. 이중 청하식당(061-473-6993), 독천식당(061-472-4222), 영명식당(061-472-4027)이 유명하다. 기찬랜드 입구 월출산한우판매장(061-473-7788)에서는 매실을 발효시켜 먹인 영암매력한우를 맛볼 수 있다. ▲ '영암왕인문화축제' ▲축제: '기찬 여행! 벚꽃 세상, 왕인의 영암으로'를 주제로 4월3~6일까지 '영암왕인문화축제'가 열린다. 올해 축제는 크게 왕인·소통·상생·대동의 날 등으로 나누어 퍼레이드 '왕인박사 일본가오'를 시작으로 수능 고득점 기원 왕인학등 달기, 왕인의 생기(生氣) 솟는 길 걷기, 천인 천자문 새(鳥), 왕인 아리랑, 천자문 양산 만들기 체험, 백제인형 만들기, 백제의 빛깔놀이 등의 행사를 운영한다. 또 왕인 전래문물인 도기와 종이를 테마로 한 기획전시와 워크숍,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물론 '개막축하 한·일 우정공연'과 마당극 '氣찬들 천지 밥' 등의 특별공연이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 모정저수지 ▲숙박: '달빛이 도장처럼 찍히는 집'이란 뜻의 월인당(061-471-7675)은 장작불을 지피는 한옥 펜션이다. 주인장이 고구마를 구워주고 바로 옆 원풍정에서는 모정저수지에 비친 월출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구림마을 민박(ygurim.namdominbak.go.kr), 호텔현대(061-463-2233), 월출산온천관광호텔(061-473-6311), 월출산고인돌민박(061-471-5599), 안용당(010-3114-1313) 등 ▲문의: 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224▶ 관련기사 ◀☞‘탐라의 속살’ 사려니 숲길…햇살은 부서지고, 바람은 잔 손짓☞봄 마중 가볼까~ ‘서울 봄꽃길 100선’☞서해의 꽃섬 ''풍도''를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