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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접점 넓히는 엔비디아...“BYD와 EV 협력”
  • 중국과 접점 넓히는 엔비디아...“BYD와 EV 협력”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엔비디아가 BYD(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EV) 업체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값싸고 좋은 질을 경쟁력으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휩쓸고 있는 중국EV에 자사 부품을 넣으며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창립자이자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이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SAP 센터에서 열린 연례 엔비디아 GTC 인공지능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 AFP)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 개막을 맞아 비야디 등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내년 비야디 차량에 차세대 차량용 칩인 드라이브 토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브 토르는 2022년 엔비디아가 GTC에서 공개한 차량용 컴퓨터로 2000 테라플롭스(TFLOPS) 급 연산 성능을 갖췄다. 연산 성능을 모두 자율주행에 이용하거나, 디지털 콕핏과 인포테인먼트 등에 일부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엔비디아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인포테인먼트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BYD 차량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차량용 칩인 드라이브 토르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BYD가 엔비디아 기술을 이용해 공장과 공급망을 합리화하고 가상 쇼룸도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야디는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불린다. 1995년 배터리 제조업체로 출발한 비야디는 2000년대 초반 자동차 산업으로 확장하며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자동차의 중국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08년에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해 주목을 끌었다.판매량도 폭발적이다. 비야디가 밝힌 지난해 4분기 판매량 52만6409대다. 이는 테슬라의 판매량인 48만4507대 보다도 많다. 비야디가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꿰찬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슬라가 비야디에게 권좌를 내준 것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 업체의 부상을 반영한다”고 평했다. 실적도 호조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비야디의 순이익은 104억1300만위안(약 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2% 급증했고, 총이익률은 22.1%에 달했다.AI 업체들이 인기 높은 중국 EV사들과 손을 잡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실제 비야디 외에도 샤오펑(엑스펑), 리샹(Li Auto) 등 중견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엔비디아는 거대언어모델(LLM)의 배포와 관련해 중국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와도 협력하고 있다. 레노버는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으로, 스마트폰, 노트북, IT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레노버는 AI 시대에 필수적인 컴퓨팅 기술을 갖추고 새로운 AI 활용 사례를 효율적으로 개발 및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레노버는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통해 효율성, 성능, 비용 측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어 모든 산업 군에서 AI 애플리케이션 활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이날 엔비디아는 GTC를 통해 차세대 인공지능 칩 ‘블랙웰’을 발표했다. 블랙웰은 2080억개 트랜지스터로 구성돼 있다. 기존 H100이 800억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2.5배가 늘어났다. 이를 통해 챗GPT와 같은 AI모델이 응답을 생성하는 데 걸리는 추론 시간이 5배 빨라질 수 있다.
2024.03.19 I 전선형 기자
러, 15~17일 대선…푸틴, 5번째 집권 도전 열흘 앞으로
  • 러, 15~17일 대선…푸틴, 5번째 집권 도전 열흘 앞으로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다섯 번째 연임 도전으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푸틴이 재집권에 성공하고 임기를 마치고 나면 그는 러시아 역사상 표트르 대제 이후 최장 기간 집권하는 지도자가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푸틴, 무난한 재집권 예상…최소 75% 득표율 전망 3일(현지시간) BBC방송,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푸틴은 오는 15~17일 러시아 대선에 출마해 다른 후보자들과 경쟁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푸틴 외에 러시아 자유민주당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러시아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의 출마가 확정됐다. 하지만 이들 모두 친(親)정부 성향으로, 사실상 ‘머릿수 채우기’에 불과하는 지적이 나온다. 푸틴이 민주주의적 절차를 통해 당선됐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역사적으로도 깨끗한 선거로 남기기 위한 조처라는 얘기다.러시아는 대선에서 결선 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15~17일 1차 선거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3주 후인 다음달 7일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최종 승리한 후보는 5월 7일 취임한다. 푸틴은 사실상 경쟁자가 없어 1차 선거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러시아 성인 1046명) 가운데 66%가 이번 대선에서 푸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 민간 여론조사업체인 레바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푸틴의 평균 지지율은 82.08%에 달했다. 푸틴은 2018년 대선에서는 76.69%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선거 직전 해인 2017년 평균 지지율은 82.41%였다. 이를 반영해 올해 최소 득표율을 추산한 결과 75%로 집계됐다. ◇높은 지지율…대항마 부재·강한 러시아 기대 등 영향푸틴이 높은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에게 대항할 정적이 없기 때문이다. 푸틴의 오랜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달 수감 도중 사망했다. 이후 다양한 추측·의혹과 더불어 반(反)정부 여론이 확산하고 있긴 하지만, 반정부 여론을 끌어모을 야권 인사가 없어 선거 결과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 다음으로 가장 유력한 대항마로 거론됐던 보리스 나데즈딘은 러시아 대법원으로부터 출마 불가 판결을 받았다. 이의 제기도 지난주 기각됐다. 또다른 유력 경쟁자로 꼽혔던 언론인 예카테리나 둔초바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중앙 선거관리위원회 서류 접수 단계에서 거부당했다. 그나마 남아 있던 다른 야권 인사들도 정치적 탄압을 견디지 못하고 일찌감치 경쟁을 포기했다. 탄압에 굴복하지 않은 인사들은 다양한 혐의로 수감되거나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FT는 두려움을 심어주는 푸틴의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결과라고 평가했다. 겉으로 보기엔 민주적 선거 절차를 따르고 있다는 점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푸틴은 홀로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형식적으로나마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기본적으로는 총리, 부총리, 연방 부처 장관 등 서구와 동일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실질적으론 푸틴이 독재 통치를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외에도 대다수 러시아 국민들이 국제사회에서 자국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NORC 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은 러시아와 서방 간의 문명적 투쟁을 상징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앞서 레바다센터는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전쟁 지지율을 76%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푸틴, 2036년까지 집권 가능…표트르 대제 후 최장 푸틴은 2000년 처음으로 러시아 대통령으로 취임해 2008년까지 2연임했다. 3연임을 금지한다는 헌법 규정에 따라 2012년까지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고 총리직으로 물러났지만, 실권은 여전히 그가 쥐고 있었다. 이후 2012년 다시 한 번 대통령 자리에 오른 푸틴은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리고 연임 제한을 없애는 등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푸틴은 2012~2018년에 이어 2018년부터 현재까지 2연임을 하고 있으며, 올해 대선에서 승리하면 통산 다섯 번째 집권에 성공하게 된다. 아울러 6년 임기를 마치고 나면 실질적인 통치 기간은 30년에 달하게 된다. 43년(1682~1725년) 동안 재위한 표트르 대제 이후 최장 기간이다. 푸틴은 스스로도 표트르 대제에 자주 빗대곤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표트르 대제는 21년 동안 스웨덴과 대북방 전쟁(1700~1721년)을 벌였다”며 “러시아의 영토를 되찾겠다는 역사적인 가치는 우리(러시아인)가 존재하는 근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2024.03.04 I 방성훈 기자
‘굿바이 사격 황제’ 진종오 은퇴, “도쿄 대회 후 물러나야 할 때라고 느껴”
  • ‘굿바이 사격 황제’ 진종오 은퇴, “도쿄 대회 후 물러나야 할 때라고 느껴”
  • 한국 사격을 대표하는 진종오가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브리온컴퍼니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꽃다발과 케이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성수=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진종오(45)가 사격 황제 타이틀을 내려놓고 제2의 인생을 향해 정조준한다.진종오는 4일 오후 2시 성동구 성수동의 브리온 컴퍼니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캐비닛 토크, 대한사격연맹의 공로패 수여, 질의응답 등으로 진행됐다.진종오는 “은퇴를 발표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지나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그는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때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진종오는 “대회가 1년 연기됐지만 경기하면서 더 이상 자리를 차지하지 않고 후배를 위해서 내려놔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사격 선수에게 치명적인 노안이나 수전증은 없었으나 집중력도 오르지 않고 물러나야 할 때라고 느꼈다”라고 회상했다.2024 파리 올림픽 도전 의지를 드러냈던 진종오였기에 의아한 부분도 있었다. 그는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다음 대회 준비였다”라며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하는 건 스스로 부담을 주는 것 같았다. 이미 마음을 내려놓은 상태였다”라고 말했다.진종오는 “내가 좋아하는 사격을 하며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었고 행복한 순간이었다”라며 “받았던 사랑을 돌려드릴 수 있는 진종오로 새롭게 태어나겠다. 사격 선수 진종오를 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건넸다.한국 사격을 대표하는 진종오가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브리온컴퍼니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가족과 지인들의 영상메시지를 본 뒤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진종오는 세계를 휩쓴 사격 황제다. 2004 아테네 올림픽 권총 5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권총 50m에선 금메달을 따내며 첫 금빛 총성을 울렸다.2012 런던 올림픽에선 권총 50m와 공기 권총 10m를 모두 휩쓸며 2관왕을 차지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권총 50m 금메달을 따내며 종목 3연패에 성공했다. 올림픽 사격 역사상 단일 종목 3연패는 진종오가 최초다.이후 진종오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권총 50m가 폐지되면서 권총 10m와 공기 권총 혼성 경기에 출전했으나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다.진종오는 올림픽 통산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4개를 따냈다. 특히 올림픽에선 양궁 김수녕과 함께 한국인 개인 최다 금메달(4개)과 메달(6개) 타이기록을 보유했다.진종오는 은퇴 후에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지난달 국민의힘 4·10 총선 인재로 입당하며 정치에 도전장을 냈다.<다음은 진종오와 일문일답>△소감 한마디 해달라.-은퇴를 발표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지나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의미가 담긴 물건에 대해 설명해달라(캐비닛 토크).-먼저 은퇴를 결심했을 때 아내가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어준 기념패다. 1995년인데 1996년으로 잘못 계산했다. 사격을 하며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다. 대한사격연맹이 있었기에 내가 사격할 수 있었고 kt 소속으로 올림픽을 준비했다. 꼭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 kt가 없었다면 많은 올림픽을 어떻게 다 나갔을까 싶다. 이후 서울시청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연맹과 kt, 서울시청 그리고 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두 번째는 수십 년간의 경험과 노력이 담겨 있는 일지다. 종이와 펜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은퇴하면 후배 선수에게 모든 걸 알려주고 싶어서 꼼꼼히 기록했다. 대학생 때부터 기록해 왔다. 매해 노트를 사면서 새로 다짐해 왔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계획할지 다짐했다. 펜을 모으는 것도 나만의 수집이 됐다. 좋은 펜으로 메모하며 글을 쓰는 재미를 느꼈다. 그리고 나의 팬에게도 감사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 모든 경기 때마다 지니면서 항상 메모했다. 그게 비결이었던 거 같다.가장 첫 장엔 노력에 대한 칭찬, 자신감, 안 될 때는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큰 카테고리를 적어뒀다. 시작 부분에 네잎클로버를 보며 행운이 함께 할 것이라 믿으며 임했다. 경기가 잘됐을 때는 쓸 내용이 많진 않다. 오히려 안 됐을 때 자세히 적는다. 컨디션, 자세, 경기장 분위기, 준비 등에 대해 적었다.세 번째는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마스코트 뭉초 인형이다. 선수 생활 은퇴를 생각하며 공부를 많이 했다. 여러 가지 행정적인 업무를 배웠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공동조직위원장으로 행정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가 됐다. 올림픽 선수가 아닌 준비하는 측면에서 보니 할 일이 많았다. 대회 운영의 노고도 많이 느꼈다. 내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의 의미다.동계올림픽 하면 쇼트트랙 등 빙상 종목이 많이 알려져 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하계 올림픽 선수가 왜 동계올림픽 위원장을 맡았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계, 동계를 떠나 올림픽에 많이 나가본 입장에서 선수들의 편의 사항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한국 사격을 대표하는 진종오가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브리온컴퍼니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작성한 메모장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은퇴를 결심한 순간은 언제인가.-도쿄 올림픽 끝나고였다. 1년 연기됐지만 경기하면서 더 이상 자리를 차지하지 않고 후배를 위해서 내려놔야겠다고 생각했다. 2016년 리우 대회 때부터 대학원을 다니며 학업을 준비했다. 선수 생활은 도쿄 대회가 끝날 때였던 거 같다. 집중력도 오르지 않았고 노안이나 수전증은 없었지만 물러나야 할 때란 생각이 들었다.△도교 대회 때 파리 대회 도전 의지를 피력했었다.-도쿄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다음 대회 준비였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하는 건 스스로 부담을 주는 거 같았다. 시한부 선고 느낌이라서 다음 목표를 명확하지 밝히지 못한 건 사과드린다. 마음을 내려놓은 상태였다.△자기관리 대단했다.-당연한 거일 수도 있지만 12월 31일이 되면 목표를 세웠다. 새로운 메모장을 준비하며 하고 싶었던 걸 참아야 한다는 게 어려웠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비롯해 식사 등을 차단하다 보니 지독히 외로웠다.△외로움을 참을 수 있었던 동기는 무엇인가.-런던 대회 때까지는 잘 몰랐다. 자연스럽게 후배들이 나를 챙겨주길 바랐던 거 같다.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부터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꼰대 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먼저 다가갔다. 기록 경쟁이다 보니 모두가 경쟁자였다. 지극히 개인주의일 수밖에 없었다. 후배들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비결을 물었을 때 상투적으로 답했던 게 미련이 남는다.△일지 보여주고 싶은 후배가 있는가.-현역까지 있는 이대명이나 김청용, 임호진, 이원호 등의 후배가 있다. 내 기술과 비결을 전달하는 게 한국 사격이 메달을 딸 수 있지 않을까. 어떤 후배들에게도 도움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 현역 땐 나도 경기를 해야 했는데 이젠 내려놨기에 언제 어디서든 알려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기억 나는 올림픽 메달은 무엇인가.-모든 메달이 소중하지만 런던 대회였던 거 같다. 당시 세계신기록과 세계 랭킹 1위라서 즐기면서 자신 있게 대회를 치렀다. 세계 1위를 보여주자는 자신감 혹은 자만감이 있었던 거 같다.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는 고생도 많이 했고 가장 많이 울기도 했다.(도전자보다 지키는 처지가 더 부담스러웠을 거 같다) 런던 때는 아니었다.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기술적인 것보다는 체력적인 부분에 비중을 뒀다. 리우 때는 부담이 많이 됐다. 도쿄 대회 때는 무슨 정신으로 치렀을지 모를 정도로 부담이 컸다.△내 인생 최고와 최악의 한발을 말해달라.-최악의 한발은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난다. 6점대 점수는 연습 때도 안 나왔는데 올림픽 때 나왔다. 런던 대회 10m 경기 때 마지막 발을 10.8점을 쐈다. 쏜 순간 정중앙이라고 느꼈다.△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대학교 1학년 때다. 두 곳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당시 구타 세대라서 어딜 가면 조금 덜 맞을까 고민했다. 당연히 없어야 하는 문화고 당시 많이 그만두고 싶었다. 그러다가 오른쪽 쇄골 부상까지 겹치며 많이 힘들었다.△앞으로의 행보를 말해달라.-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수많은 경험을 어떻게 전달할지가 고민이었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싶어서 대학원을 다니며 준비했다. 나도 대표 지도자로 후배를 이끌고 대회에 나가고 싶었다. 대표팀 훈련이나 올림픽, 국제 대회를 앞뒀을 때 미리 후배들을 만나서 정신력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공유하고 싶다. 연맹과 대한체육회가 승낙해 주면 파리 대회 때부터 좋은 지식 전달을 하고 싶은 선배가 되고 싶다.△지난 9월이 국내 대회가 마지막 대회였는데 그땐 어떤 메모를 했나.-은퇴 일기를 썼다. 선수로서 몸이 다됐다는 생각에 슬픈 일기를 썼다. 앞으로 이런 준비를 해야겠다는 일기를 썼다. 그땐 첫발부터 마지막 발까지 소중하게 쐈다. 더는 대회에 나서지 못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마지막 발도 10점 쏘고 나온 걸로 기억한다.△스포츠 행정가로 그리는 그림은 무엇인가.-가장 많은 쟁점이 되는 부분이 미래 세대가 체력적으로 약해지는 것이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 내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느낀 건 층간소음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현실적으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초중고 운동장도 닫혀있는 곳이 많다. 어렸을 땐 집 근처에 뛰어놀 곳이 많았다. 지금은 다 폐쇄돼 있으니 아이들은 집에서 뛰게 된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걸 개척하는 게 선배들의 역할 같다.△자녀가 스포츠에 관심 있다면 시킬 것인가.-모든 종목을 시켜주고 싶을 정도로 관대하게 생각하고 있다. 공부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스포츠를 통해 단체 활동을 하며 얻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엘리트, 생활 체육 선을 긋지 않고 하고 싶은 걸 시켜주고 싶다. 주말마다 사격장을 데리고 가서 스트레스를 풀고 안전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다. 다양한 활동으로 삶의 체험을 많이 하게끔 해주고 싶다.△다시 태어나도 사격을 할 것인가.-다시 태어나도 사격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도 총을 너무 좋아한다. 사격장을 가면 아직도 설렌다.△파리 올림픽 전망과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전세계적으로 국제 대회가 적었다. 최근 성적을 보니 기량이 올라오는 선수들이 보인다. 스스로 더 철저하게 컨디션이나 신체 리듬을 확인했으면 좋겠다. 지도자가 옆에서 챙겨줘도 선수가 안 받으면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스스로 꼼꼼히 체크하고 메모했으면 한다.△‘비인기 종목을 하나로 모으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생각해 둔 게 있나.-하나로 모은다기보다는 소외된 종목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마케팅이나 일반인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말이었다. 생소한 종목은 아예 모르기도 한다. 방송이나 체험을 통해 기회를 열어주면 상생할 수 있다고 본다.△힘든 시간을 견딘 자신에게 한마디 해달라.-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엘리트 체육의 한계는 생계와 연관이 된다. 스스로 끈을 놓지 않은 부분도 있다. 성과에 대한 혜택이 있어서 스스로 목표와 동기부여를 설정했다. 사격을 너무 좋아해서 오래하고 싶었던 게 롱런의 비결이었다.조금 더 일찍 그만뒀으면 더 안정된 자리를 잡지 않았을까도 한다. 리우 대회 끝날 때가 딱 적당했던 거 같다. 도쿄 대회는 너무 욕심이었던 거 같다.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최근 큰 성과를 내는 수영의 비결로 생활과 밀접하다는 시선도 있다. 사격이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면 더 환경이 좋아질 거 같다.- 각 시도별로 사격장이 있긴 하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사람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언제든 누구든 할 수 있다. 사격연맹과 선수들이 노력해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 홍보가 더 필요한 부분이다.△스포츠에 굳이 관심을 가져야 하냐는 시선도 존재한다,-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스포츠를 통해 행복해한다면 부모의 관심도 커지지 않을까? 현재 스포츠 활동이 너무 줄어들었다. 아이들도 학업에만 집중하게 됐다. 아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먼 숙제지만 이런 방향으로 풀어보고 싶다.△제2의 인생에서는 어떤 메모와 함께 할 것인가.-청렴결백하게 살자고 쓰고 싶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게 크다. 그동안 받은 사랑이 많아서 베풀겠다는 좌우명이 있다. 현재는 일이 많아서 일과 관련된 메모를 많이 하고 있다. 내 일기장에는 반성을 많이 하게 되는 거 같다.△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28년 정도 사랑받으며 내가 좋아하는 사격을 했다. 한국 대표로 활동하며 성공과 실패를 해봤다. 내 삶에서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받았던 사랑을 모든 분에게 드릴 수 있는 진종오로 새롭게 태어나겠다. 사격선수 진종오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다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 감사하다.
2024.03.04 I 허윤수 기자
  • [사설]"내년이 더 어려울 것" ...기업 한숨, 흘려들을 일 아니다
  • 기업들이 내년 경영 전략을 짜는 데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언론사가 최근 10대 그룹 전략 관련 임원을 대상으로 내년 경영 환경을 조사한 결과 7곳이 ‘올해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한 곳도 있지만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단 1곳에 그쳤다. 올해가 두 달도 채 안 남았지만 10곳 중 4곳은 내년 사업계획의 밑그림도 아직 못 그렸다.갈수록 고조되는 경영 환경 불확실성에 기업 전략 담당자들의 한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기대를 걸었던 중국의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0월 불붙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전선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한 지정학적 블록화는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반기업·친노동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특히 큰 부담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밀어붙이고 있는 노란봉투법은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법 적용 대상 사용자 범위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어서 노사 갈등을 증폭시키고 경영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이에 따라 기업들은 올해의 비상경영 체제를 내년에도 유지하면서 더 보수적인 경영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이렇게 위축되면 국민 생활도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면 실업자가 늘고 가계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 소비마저 가라앉으면 경제 전체의 성장이 저조해진다.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에 대해 대기업들은 대부분 1% 후반대를 유지하기도 힘들 것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한 것은 기업들이 그만큼 위기적 상황에 몰려 있음을 알려준다. 당사자인 기업들이 심기일전해 난국 돌파에 앞장서야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도 팔짱만 끼고 볼 때가 아니다. 지금은 기업 때리기보다 기업 기 살리기에 힘을 합쳐야 한다. 기업이 뛰어야 투자와 고용이 살아나고 경제 전체의 선순환이 가능해짐을 잊어선 안 된다.
2023.11.07 I 양승득 기자
민주당 공세에도 대통령 지지율 오르는 이유
  • [정치프리즘]민주당 공세에도 대통령 지지율 오르는 이유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민감한 이슈들이 계속 떠오르고 있다. 우선 민주당이 제기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의혹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문가들의 과학적 설명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결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일 뿐 아니라 반일 정서까지 투영되면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괴담 선동정치라 맹비난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와 국민의힘을 향해 ‘방류 카르텔’이라며 맞서고 있는데 정치진영에 따라 해석이 제각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문항’ 배제와 ‘공정입시’를 강조하며 사교육 척결을 선언한 것도 주목된다. 일타 강사를 위주로 한 사교육과 수능 출제위원과 관련된 고액 학원에 대한 대응에 공감을 받기도 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수능 일정을 감안하면 입시 현장에 혼선을 초래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총연맹 행사에서 ‘반국가세력’이란 강한 발언과 차관 인사에서 ‘이권 카르텔’을 강조한 대목도 파장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대통령을 향해 ‘검찰 쿠데타’라고 맹비난하고 야당의 다선 중진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감옥에 갈 것이라는 막말을 쏟아낼 정도로 야당의 격한 반발을 불렀다. 이런 논란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지난 3~5일 실시한 NBS 조사(전국2005명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2%P 응답률16.9%)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8%로 직전 2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더 올라갔다. 반면 부정 평가는 51%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내려왔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구도 예측도 눈여겨볼만하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 어느 쪽 주장에 더 공감하는지’ 물었다. ‘국정 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46%,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41%였다. 6월 조사보다 ‘정부여당 지원’ 답변 비율이 더 올라갔다.후쿠시마 오염수 선동, 수능 발언, 차관 인사, 반국가세력과 이권 카르텔 언급 등 민감한 불덩이 여러 개가 동시에 날아오는 형국이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오히려 올라간 이유는 무었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이들 이슈들이 보수진영 프레임에 따라 대통령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민감한 이슈라도 어느 한쪽 진영이 아닌 양 진영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게 마련인데 진보층의 외면보다 대통령 지지층의 결집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이유는 ‘중도층 관망 현상’이다. 2008년 광우병 사태때만해도 중도층과 무당층 그리고 MZ세대가 급격히 정치 이슈에 매몰되면서 대통령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에 급격히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당시 괴담 선동에 대한 정치적 학습 효과로 인해 중도층이 어느 한쪽으로 쉽게 쏠리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민주당의 무기력 현상’도 빠질 수 없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투자 등 당 내부에 겹겹히 쌓인 각종 리스크로 인해 대통령 부정 평가층을 민주당 지지층으로 좀처럼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정권에는 크게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민감한 이슈들이 대통령 지지율을 조금씩 견인하는 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런 점에서 또 다른 이슈에 주목한다. 정치권의 정쟁으로 지역주민의 15년 숙원사업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계획이 무산 위기에 처한 일이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야당의 공세가 먹힐지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강경한 대응이 먹힐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2023.07.10 I 송길호 기자
올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보합' 예상 우세…"하락 답변 급감"
  • 올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보합' 예상 우세…"하락 답변 급감"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이 상반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락 장세 예상이 강했지만 상당 수가 보합세를 예상했다. 다만 여전히 상승 전망은 많지 않았다.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10명 중 4명이 ‘보합’ 예상부동산R114가 이달 9일~23일 15일간 전국 2073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4명이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상반기 조사에서는 하락 응답이 65%로 압도적이었고, 2008년부터 16년 동안 조사를 진행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락 응답이 보합 쪽으로 다수 이동했다고 해석된다. 반면 여전히 상승 응답은 24% 수준에 불과해 직전 조사와 마찬가지로 하락 응답(35%) 대비로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이번 설문 조사부터는 월세 전망에 대한 응답을 추가했다.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의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볼 정도로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설문 결과 전세 가격 전망은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하락(32.71%) 전망이 상승(26.77%) 보다 우세하게 나타난 반면 월세 가격 전망에서는 상승 전망이 42.45% 비중을 차지해 하락 전망(12.83%) 대비 3배 이상 응답자가 많았다. 최근 시장 트렌드처럼 전세에서 월세로의 구조 변환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임대차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에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결과다. 다만 임대차 시장에서도 보합 의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최근 들어 다양한 지표가 혼재된 주택 시장 분위기가 소비자 설문에서도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선택한 경우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44.40%)’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임박했기 때문으로, 한국은행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는 약 102만 가구로 과거 대비 물량이 2배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그 다음으로는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17.85%) △2020~2021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0.47%) △인천 등 일부지역 입주물량 증가(9.44%) 등이 전세가격 하락에 대한 이유로 선택됐다.전세가격이 오른다고 응답한 555명 중 33.15%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부담감과 높은 금리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려 가격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 다음으로는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공급 부족(22.70%)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12.97%)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12.79%) △월세가격 오름세에 전세가 상승 압력(11.53%) 등으로 나타났다.◇매매가격 하락 이유는 ‘경기침체 가능성’…경기여건 민감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2명 중 1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하락의 주된 이유로 선택했다. 연초 이후 경제성장률 전망의 지속적인 하향 조정과 수출 부진 등으로 과거보다 경기 침체 우려감이 높은 상황이다. 그 다음 하락 요인으로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10.91%)’ 응답이 높았지만, 직전 조사에서 30.81% 비중을 나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금리 동결 지속에 다소나마 안도하는 모양새다. 그 외 하락 요인으로는 △이자 및 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8.56%) △하반기 역전세 이슈 심화(8.15%) 등이 뒤를 이었다.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자는 ‘핵심 지역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5.10%)’,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23.47%)’ 등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이 상승 흐름으로 돌아선 가운데 강남3구와 용산 등 고가지역이 상승세를 이끄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급격한 가격 조정을 이끌었던 금리 변수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그 다음으로는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16.73%)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10.41%) △정부 규제 완화 전망(8.57%) 등을 선택했다.한편, 응답자 10명 중 4명은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23.44%)’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18.28%)’ 등을 2023년 하반기 핵심 변수로 선택했다. 다만 직전 조사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응답이 1위를 기록했던 점에 비춰보면 다가올 하반기에는 소비자가 금리 이슈 보다 경기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 외 하반기 주요 변수로는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16.69%) △전월세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12.59%)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10.27%)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6.85%) △PF 부실 및 금융권 연체율 상승 가능성(6.75%) 등을 선택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PF 부실 문제와 연체율 등에 대한 응답이 금번 설문조사에서 새롭게 등장했는데, 최근 건설사와 금융권 등에서 하반기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만큼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3.06.29 I 이윤화 기자
갈길 먼 반려동물 등록제…2마리 중 1마리는 '미등록'
  • 갈길 먼 반려동물 등록제…2마리 중 1마리는 '미등록'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펫보험 활성화의 걸림돌로 낮은 반려동물 등록률이 꼽힌다. 반려동물은 사진만으로는 정확한 신원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동물을 등록해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등록제도가 의무화 된지 올해로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전체 반려동물의 절반 정도만 등록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시민의 숲에 조성된 ‘매헌시민의숲 반려견놀이터’를 찾은 보호자들과 반려견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누적 278만2000마리로, 등록률은 54%다. 양육되고 있는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는 여전히 미등록 상태인 것이다.반려동물 등록제는 동물 보호와 유실, 유기 방지를 위해 고유번호를 부여해 등록하는 제도다. 국내에 펫보험이 등장한 2008년 시범 도입됐고, 2014년부터 의무화됐다. 대상은 반려의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령 이상의 개다. 고양이는 동물보호법상 동물등록 대상은 아니지만, 2018년부터 고양이 동물등록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동물등록은 시·군·구청 및 등록대행기관(동물병원, 동물보호단체, 동물보호센터) 등에서 가능하다. 동물 신청이 완료되면 동물병원에서 내장형 마이크로칩 시술을 받거나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부착하게 된다. 반려동물의 등록률이 낮은 이유는 제도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도, 알고 있다고 해도 등록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등록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등록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는 응답이 32.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동물등록 제도를 알지 못해서(20.1%) △동물등록 방법 및 절차가 복잡해서(21.5%) 등의 순이었다.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단속이 쉽지 않아 제대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도 반려동물 등록율이 낮은 이유로 꼽힌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반려동물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1회 적발 시 20만원 △2회 적발시 40만원 △3회 적발시 6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실제 반려동물 미등록으로 처분받은 건수는 125건(2021년 기준)에 불과했다. 농식품부에서는 동물등록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자진 신고 기간 내에 동물을 신규 등록하거나 기존 정보를 변경하면 과태료가 면제된다. 또 자진신고 기간 이후에는 반려견 출입이 많은 공원, 산책길 등의 장소를 중심으로 동물등록 여부, 인식표 미착용, 목줄 길이 2m 이내 유지 여부를 집중단속하고 있다.이외에도 농식품부는 코주름 등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을 등록하는 방식도 올해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현재 반려동물을 등록하려면 신체에 칩을 삽입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동물등록이 보다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를 진행하는 한편, 단속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06.26 I 김은비 기자
UAE 경제성과 극대화, 민·관 소통에 달렸다
  • [목멱칼럼]UAE 경제성과 극대화, 민·관 소통에 달렸다
  •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세계은행 등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4%∼-4.5%, 경제성장률은 0%대에 머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전망은 작년 4분기 수출과 경제성장률이 각각 -5.8%, -0.4%를 기록하면서 현실화 추세다. 다만, 중동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 일부는 경제가 상대적으로 좋을 전망이다. 특히 중동은 우리에겐 단기 수출위축 보완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 활로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세계은행에 따르면 올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6개국 모임인 걸프협력회의(GCC) 성장률은 3.6%에 이를 전망이다. 소비시장도 확장 추세다. 지난해 2968억달러의 시장은 향후 연평균 5.7%씩 성장해 2026년엔 37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류로 인해 우리 소비재에 대해서도 우호적이다. 우리의 수출 부진을 보완할 수 있는 시장이다. 산업다각화 정책 방향도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UAE는 2000년대 들어 탈석유화를 추진하면서 항공, 유통, 통신 등 자본집약 산업을 육성했다. 이에 힘입어 수출 중 석유 비중은 2016년 사우디는 74.8%에 달한 반면, UAE는 15.3%에 그쳤다. 2021년 기준 UAE 국내총생산(GDP) 중 비석유 부문 비중은 71.3%에 이르렀다. 문제는 UAE가 육성한 자본집약산업이 석유처럼 경기변동이나 코로나19 등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두바이의 부도위기에 아부다비가 2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한 것이나 코로나19로 인해 더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은 것은 이런 취약점에 상당 부문 기인했다. 최근 들어 UAE 등의 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다.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등 에너지는 물론 스마트시티나 스마트팜 등 인프라 투자 혹은 IT 기반 제조업, 바이오 등 지식기반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우리가 강점이 있는 분야들이다. 외국인투자 규제 완화도 활발하다. UAE는 외국인 100% 지분 보유 허용 등 외국인 투자여건을 개선 중이고 쿠웨이트는 정부 발주사업 수행 시 외국기업에 대해 요구하던 기술이전, 교육훈련 등 조건을 없앴고 회사설립 자본금 축소도 추진 중이다. 우리 기업들의 중동 진출이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UAE 방문은 시의적절했다. 무엇보다 100여명의 기업인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 정부는 300억달러에 이르는 UAE 국부펀드 투자를 유치했고 61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48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국부펀드 투자는 정부 발표에 의하면 어음이 아니라 현금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기업들은 한·UAE 비즈니스 상담회나 포럼 등을 통해 많은 상담과 계약도 이뤄냈다. 그 결과 한국무역협회의 UAE 동행기업 조사에서 응답기업 65개 중 약 92.3%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응답했다. UAE 시장환경 이해 제고(63.1%), 대(對) UAE 수출확대 기회 확보(26.2%), UAE 투자 유치(24.6%) 등이 주요 성과라는 것이다. 확실히 이번 대통령의 UAE 방문과 성과는 우리 경제와 수출엔 청신호다. 민·관 원팀 코리아가 경제운용관련 공감대를 형성한 점도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UAE 동행기업인 간담회에서 “기업이 경제를 주도해가면 정부는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상대국 특성으로 인해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한 경우엔 그러한 역할 수행도 마다치 않겠다”고 약속했다. 경제는 민간이 주도해가되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경우 정부 역할은 수행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는 민·관 소통을 강조하고 싶다. UAE 방문 시 논의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은 규제는 물론 자금, 인력 등 다양한 애로에 봉착할 수 있다. 민·관간 소통을 늘리면서 정부의 지원이 제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UAE 방문 성과가 경제위기 극복의 계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2023.01.31 I 이준기 기자
美 인플레 둔화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경기침체 전망
  • 美 인플레 둔화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경기침체 전망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향후 1년 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AFP)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10일 이코노미스트 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이내에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61%로 나타났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분기별로 이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직전 조사인 지난해 10월에는 경기침체 확률이 63%였다. 실제 경기 침체기를 제외하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경기 침체가 닥쳤던 2008년 12월에는 100%, 2020년 4월에는 96%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50%를 밑돌았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당초 전면적인 경기 침체보다는 경제 성장 둔화로 인플레이션을 잡는 연착륙 시나리오를 기대했으나, 응답자의 4분의 3은 연준이 올해 연착륙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꺾이면서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고 있는데도 경기침체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WSJ은 지적했다. 지난해 6월 전년동기대비 9.1% 급등했던 미 CPI는 지난달에는 6.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연내 CPI 상승률이 3.1%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다만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약하고 짧은 불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연율 기준 1분기 0.1%, 2분기 마이너스(-) 0.4%, 3분기 0%, 4분기 0.6%였다. 또 기업들은 올해 2분기부터 연말까지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매달 평균 7000개 정도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봤는데, 매달 2만8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봤던 작년 10월 조사와 대비된다.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인 브렛 라이언과 매튜 루제티는 “연준은 노동시장과 물가 안정 간 균형 재조정을 회복하기 위해 긴축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실업률 상승과 경기후퇴의 정도를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미 고용시장은 근원 서비스 물가 등에 상승 압력이 되고 있어 물가 안정을 위해 연준이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한편, 연내 금리 인하를 점치는 의견은 지난 조사보다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올해 2분기(3.1%), 3분기(16.9%), 4분기(30.8%)를 꼽은 응답자는 총 50.8%로, 지난해 10월의 60%보다 감소했다. .
2023.01.16 I 장영은 기자
"집값 급락해도 고금리 무서워 집 안사요"…주택구입부담지수 사상 최고
  • "집값 급락해도 고금리 무서워 집 안사요"…주택구입부담지수 사상 최고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7% 후반에 육박하는 등 고금리 부담이 이어지면서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 한국은행이 올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해 3.5%까지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거래절벽은 극한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정부가 부동산 연착륙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2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전분기 대비 4.4포인트 오른 89.3으로 집계돼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1년 1분기 83.5로 처음 80선을 웃돌면서 직전 최고 수준이던 2008년 2분기 76.2를 넘어섰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가구가 표준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가 낮을수록 주택 구입 시 따르는 부담은 줄고 높을수록 부담이 커짐을 의미한다. 가구 소득의 약 25%를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쓴다면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0으로 산출한다. 주택 구입 부담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 영향이다.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30일 기준 연 5.08∼7.72%로 8%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 상반기 중 0.25%포인트 추가 인상한 3.5%로 올린다면 대출 금리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주택 가격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감도 선뜻 집을 사기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이 이용자 30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77.7%가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8명에 가까운 사람이 올해 주택 매매가격이 더 내려가겠다고 본 것이다. 시장 심리가 여전히 비관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추가 규제 완화에 들어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매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부동산의 연착륙을 유도하면서 국민의 거주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주택자 세부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음 달 각종 취득세 중과 인하 조치를 담은 부동산 세제 법령을 국회에 제출하고 논의할 예정이다”고 했다.(사진=연합뉴스)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런 부양책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고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최종 기준 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오를지 또 고금리 기조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의 위축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 금리가 너무 높아 부담이 크고 집 값의 추가 하락에 대한 전망이 전반적인 매수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며 “부동산 매수 심리가 살아나려면 금리 인상이 멈추거나 인하해야 하고 정부가 규제지역을 대대적으로 해제하는 등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3.01.02 I 이윤화 기자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내년 상업용 부동산 7대 이슈는
  •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내년 상업용 부동산 7대 이슈는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최근 수년간 누렸던 호황 대신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질 경우 시장이 회복할 수 있지만,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안한 국제 정세가 이어져 경기 반등을 예상하기 어렵다.상업용부동산 전문 기업 알스퀘어는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7대 핵심 키워드’를 22일 발표했다. 7대 키워드는 △금리 인상 속도 △자산 리밸런싱(포트폴리오 비중 조절) △탄탄한 임차 수요 지속 여부 △균형 찾는 하이브리드 근무 △활발한 용도 변경 △오프라인 상권 회복 △엇갈린 프롭테크 운명이다.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7대 핵심 키워드 (자료=알스퀘어)◇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업계 촉각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초만 해도 팬데믹 완화에 따른 경제 활동 재개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시장 호황이 기대됐다. 하지만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하반기 들어 급격히 기대감이 꺾였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의 올해 5월 상업·업무용 건물 매매 건수는 287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10월에는 99건으로, 5개월만에 65.5% 줄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같은 기간 1.75%에서 3.00%로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을 두고 전문가 해석은 제각각이다. 지난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1%로, 작년 12월 이후 최소 인상 폭을 기록한 건 금리 인상 압력을 낮출 요인이다. 연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며 금리 인상 폭을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고, 미국 노동시장이 금리 인상을 버틸 만큼 탄탄해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들, 자산 리밸런싱 나서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부동산 자산 매각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줄이고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등 경기 침체 선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 초부터 12월 19일까지 유형자산 양도 또는 처분을 결정한 상장사는 27곳, 1조9600억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상장사 38곳이 2조9700억원 상당의 유형자산을 양도 또는 처분했다. 다만 이마트(1조2220억원)를 제외하면 금액은 1조7476억원으로 줄어든다.공공기관 177곳도 14조5000억원 규모의 보유 부동산과 주식 등을 오는 2027년까지 매각한다고 밝히며 몸집 줄이기를 본격화했다.◇ 견고한 기업 임차 수요, 내년도 이어질지 관심내년에도 서울 주요 업무지역의 임차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될지 관심이다. 경기 둔화에도 강남(GBD)과 도심(CBD), 여의도 권역(GBD) 등 서울 핵심 업무지구에서는 빈 사무실 찾기가 어렵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테헤란로 공실률은 3.2%다. 계약과 실입주 기간이 달라 일시적으로 공실이 발생하는 자연 공실률 고려하면 사실상 빈 곳이 없는 셈이다. 여의도 권역은 4.4%로, 전분기보다 1.2%p 내렸다. 광화문 공실률도 6.6%로 전분기보다 0.7%p 하락했다.내년 전망은 엇갈린다. 경기 둔화로 기업 사정이 나빠지면 지금의 기업 임차 수요가 유지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반면 그동안 주요 업무 지역의 오피스 공급이 충분하지 않았고 IT 기업의 기초체력이 튼튼해 임차 수요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프라인과 재택근무의 균형 찾아갈 것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원과 오프라인 근무를 유도하려는 회사가 균형 또는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의 경우 하나의 공간을 시간별로 복수의 회사가 돌려쓰는 ‘타임쉐어’와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건물 내·외부를 업그레이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오프라인 환경이 생산성 향상에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알스퀘어가 최근 직장인 4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7.5%는 최근 3개월 내 “재택근무를 단축 또는 종료하고 사무실에 복귀하라는 회사 방침이나, 공지가 있었다”고 답했다.기업은 직원의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 모두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안다. 사무실 근무는 효율성 증대와 아이디어 발굴, 재택근무는 직원들 복지와 편의 측면에서 중요하다.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둔화로 기업의 생존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고집하는 회사는 이전보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도 변경과 리모델링 수요 늘어상업시설과 주거용 건물을 업무시설로 바꾸는 용도 변경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임차인을 적극 유치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건물 내·외부를 리모델링하는 건물 소유주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위기가 있었던 2008년 전체 건축물 착공면적 중 증축·개축·이전·대수선·용도변경 등 리모델링은 1605만㎡로 전체 21.4%에 이르렀다. 팬데믹이 닥쳤던 2020년에도 전체의 17.7%(2184만㎡)를 차지했다. 모두 예년과 비교하면 비중이 소폭 늘어났다. 류 리서치센터장은 “통상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건물 용도를 바꿔 새로운 수요를 찾는데, 이런 시도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 선호 지역 중심, 상권 회복 이어져성수동과 한남동 등 젊은 세대가 몰리는 지역 중심으로 브랜드 팝업스토어와 로드숍이 몰리며 상권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성수동 인근 뚝섬 소규모 상가(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 공실률은 4.1%를 기록했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에 그쳤다.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 등 고급 자동차 브랜드는 올해 성수동에서 신차 전시회를 열었다.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식음료(F&B), 패션, 명품 브랜드도 성수동에 몰린다. 한남동 역시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선보인 멀티 브랜드숍 ‘ZIP739’과 갤러리아 백화점의 테니스 용품 팝업스토어 ‘스매싱494’ 등이 들어서며 주목받고 있다.강남역과 신논현역 인근에는 최근 BHC의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와 무신사가 새롭게 매장을 냈다.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치킨 브랜드 ‘파파이스’도 다시 강남권에 터를 잡았다.◇ 이익 창출 여부에, 엇갈린 프롭테크 운명부동산 산업에 기술을 적용해 정보 비대칭과 소비자 불편을 해결하는 프롭테크 기업 운명이 이익 창출 여부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넉넉한 운영자금을 확보했거나, 당장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은 불경기에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반면 적자 기업은 이용자 둔화와 매출 부진 우려가 높아진다. 경기 침체 시그널이 보다 강해지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2.12.22 I 김성수 기자
尹, 사과 없을 듯…대통령실 "'이XX' 기억 못해, 바이든 없었다"
  • 尹, 사과 없을 듯…대통령실 "'이XX' 기억 못해, 바이든 없었다"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순방 중 나왔던 ‘비속어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29일 오후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봤다며 “그냥 너무 자연스럽게 쭉 나오면서 이야기한 건데, 본인도 기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어 “(윤 대통령이) 지나가는 말로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상황상으로 여기서 ‘바이든’이 나올 리가 없다”며 “바이든이 나오면 ‘의회’라고 할 텐데 ‘국회’라고 그랬지 않나. 나중에 (영상 녹취를)들어보니 너무 불분명하더라”라고 주장했다.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 실장은 일부 언론을 향해 “불분명한 것을 기사화할 때는 그 말을 한 사람에게 확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그런 것을 안 거쳤다”며 “스스로 괄호 열고 괄호 닫고까지 해서 (미국이라고) 첨부까지 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문제가 된 발언 속 ‘이XX’에 대해 “대통령께서도 상당히 혼란을 일으키시는 것 같다. 잡음을 없애고 소음을 없애고 해보면 또 그 말이 안 들린다. 그래서 모든 것이 지금 불분명해서 저희도 상당히 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김 실장은 강경 대응을 지속하겠다며 “저희는 가짜뉴스만은 좀 퇴치해야 되지 않나라고 본다. 과거에도 선진국 같은 데서는 가짜뉴스를 무지 경멸하고 싫어하는데 우리는 좀 관대하다”면서 2008년 광우병 사태 등을 예로 들었다.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MBC가 의도를 갖고 완전히 자막을 조작한 사건”이라며 “윤 대통령이 사과할 일이 뭐가 있나”라고 반문했다.더불어 “윤 대통령 본인이 비속어를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지금 그 얘기를 꺼내면 불필요한 시비를 낳을 수 있으니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것”이라는 또 다른 관계자의 말도 전해졌다.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행사장을 나오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ㅇㅇㅇ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영상이 보도돼 파장이 일었다.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야당에선 ‘외교참사’란 비판을 쏟아내면서 공세를 펼쳤지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 속 “바이든”이 명확히 들리지 않는다며 “날리면”이라고 주장했다.국민의힘은 최초 보도 언론사인 MBC에게 책임을 물었고,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박성제 MBC사장과 해당 기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비속어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유감 표명할 생각 없나”라는 기자 질문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2022.09.29 I 권혜미 기자
올해 무역적자 282억달러 전망..'역대 최대'
  • 올해 무역적자 282억달러 전망..'역대 최대'
  • [이데일리 김형욱 김상윤 기자] 올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282억달러(약 39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당시 무역적자 규모(206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폭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무역수지 적자가 원화 가치를 하락시키고, 다시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무역수지 적자를 늘리는 ‘악순환’ 우려가 커지고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연간 무역적자 규모는 281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 달러 적자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33억 달러 적자를 웃도는 것으로, 1956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다.무역수지 적자 규모를 300억 달러 이상으로 전망하는 응답률도 40.0%(15명 중 6명)에 달했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9월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9월20일까지 무역적자 규모는 292억달러로 집계됐다.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과 원달러 환율 급등 여파로 원자재 수입 부담은 계속 되고 있어 당분간 무역 적자는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조사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원·달러 환율은 최고 1422.7원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정부는 올해 무역금융 지원 규모를 351조원까지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무역은 물론 환율도 비상이 걸렸다”며 “기업 경영환경 개선과 함께 금융시장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09.22 I 김형욱 기자
무역적자 최대치에 환율 1480원…수출 증가 효과마저 '무용지물'
  • 무역적자 최대치에 환율 1480원…수출 증가 효과마저 '무용지물'
  •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만 41억달러(5조7000억원)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연간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쇄적으로 환율은 최대 1480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제기됐다. 그간은 무역수지 적자와 환율 상승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가능했지만,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악화하면서 경기침체 여파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그나마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버텨왔던 것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출이 증가 추세를 보인다 해도 환율이 오르면서 기업들이 원자잿값 부담에 수출 증가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때문에 산업계 전반에서는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한편, 규제완화·세제지원 등 기업 경영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역적자→고환율 ‘악순환’ 우려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1일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연간 무역적자 규모는 281억7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무역수지 적자 규모였던 133억달러와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전경련이 1956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규모라는 설명이다. 전문가 중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300억 달러 이상으로 전망하는 응답한 비율은 40%에 달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전문가 절반가량(53.3%)이 적자폭 정점을 지난 8월로 관측하는 것을 고려하면 최악의 국면은 넘은 것으로 보이지만, 응답자의 60.0%는 적자 흐름이 끝나는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했다. 적자 기조가 끝나는 시점을 평균적으로 내년 2월 초반으로 전망하고 있어 지난 5개월간의 적자 국면이 향후 5~6개월 동안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7월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점 대비 하락하고 있지만 원자재·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달러화 강세까지 더해져 수입물가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늘면서 환율 고공 행진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최고가를 평균 1422.7원으로 예상했다. 최고 예상치는 1480원이었다. 전문가 3분의 2는 원자재가격 상승 등 환율로 인한 비용부담이 수출 증가를 상쇄할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산업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글로벌 경기 부진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공급망 애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손꼽고 있다.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고환율 기조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무역수지를 다시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드는 복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출 경기 악화…침체 본격화수출 경기도 보다 악화할 전망이다. 올해 연간 수출액은 6950억달러로 지난해 최대치(6444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수출경기가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 악화와 대중국 수출 부진, 글로벌 긴축과 글로벌 물가상승에 따른 하반기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15대 수출품목 중 컴퓨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는 하락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는 글로벌 수요 둔화에 재고 과잉이 겹치면서 가격 하락이 심화하고 컴퓨터와 IT기기는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을 크게 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반면 자동차, 이차전지, 석유제품은 수출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는 상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해소에 따른 수출 확대 원화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개선에 힘입어 수출 호조가 기대됐다. 이차전지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확대와 정책적 지원으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할 전망이다. 석유제품은 고유가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 항공유 중심의 수요 회복으로 견조한 흐름이 예상됐다.전문가들은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경제대책으로 환율안정 등 금융시장 불안 차단(28.9%)을 꼽았다. 이외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기업환경 개선(17.8%), 원자재 수급 및 물류애로 해소(17.8%) 순이었다.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무역수지 적자가 내년 초까지 이어지고 환율도 1400원대로 뛸 것으로 전망되는 등 무역과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며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 세제지원 등 경영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09.21 I 김상윤 기자
한투운용, ETF 새 이름 공개…"고객 전문가로 거듭날 것"(종합)
  • 한투운용, ETF 새 이름 공개…"고객 전문가로 거듭날 것"(종합)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이름을 ‘KINDEX(킨덱스)’에서 ‘ACe(에이스)’로 교체했다.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76조원 규모로 20년 동안 훌쩍 성장한 ETF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14일 명동 기자간담회에서 ETF 브랜드 변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4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ETF 브랜드 변경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밝은 남색 재킷에 하늘색 셔츠, 흰색 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복장에서도 나타나듯 저희가 큰 변화를 시도했다”며 운을 뗐다. 최고의 고객 전문가(A Client expert)가 되겠다는 의미에서 ETF 브랜드를 ACe로 바꿨다는 게 배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투자수요를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으로 제공하고 철저하게 고객 가치를 지향하는 고객 전문가로 새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 역시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한국 ETF 시장에서 상위권 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고객을 만족시킬 ETF를 만들어내고 있다”라며 “수익권으로 올라가기 위해 내린 결론은 고객을 깊게 이해하고 투자자들의 팬덤을 형성하는 강력한 ETF 브랜드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하루 7조원가량 거래되는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ETF 거래량은 3조원으로, 하루 평균 60조원이 거래되는 홍콩 주식시장보다 규모가 크다. 그는 “고객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경쟁사의 ETF를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진정성 있게 고객을 위한 투자수단을 제공하는 자산운용사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시장에서 운용자산 규모로 업계 4위다.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업계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수준으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5년 뒤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ETF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상위권 운용사와의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니치 마켓(틈새시장)이 아닌, 메이저 마켓에서의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의지다. 김 본부장은 “일부 중위권 자산운용사의 경우 틈새시장이나 블루오션을 찾고 있지만, 한투운용은 상위권 운용사와의 경쟁을 피하지 않고 고객 이해 차원을 높여 ETF 판을 다른 방식으로 흔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투자자들 자신조차 모를 수 있는 투자욕구를 발견해 상품을 공급하고 서비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다만 구체적인 상품 전략 개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특정 테마나 종목에 집중하기보다는 고객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간담회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시중 출시된 ETF 상품이 600개 넘어설 정도로 포화된 상황에서 어떻게 기존과 다른 ETF를 만들지 방향성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김 본부장은 “ETF가 점점 상품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향후 브랜드력으로 상품이 다르게 느껴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배 대표도 “변동성 큰 상품을 찾는 것이 투자자 트렌드이지만 장기투자 목적에서는 분산된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며 “투자자가 시간을 갖고 기다려줄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소통을 통해 너무 단기 상품에 집중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투자자 교육 차원에서도 전달할 것”이라며 투트랙 접근을 예고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향후 ETF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배 대표는 “자산운용사의 핵심 경쟁력은 상품개발과 마케팅”이라며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만큼이나 인력을 효율적으로 트레이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내부 리서치를 바탕으로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도 밝혔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는 “한투운용은 종합자산운용사 중 몇 안 되는 내부 하우스 리서치를 가질 정도로 리서치 경쟁력에서만큼은 뒤처지지 않지만 ETF 대형 운용사에 비해 상품 라인업이 부족하다보니 제때 대처하지 못했다”며 “향후 본격적으로 상품 라인업을 적절히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9.14 I 김보겸 기자
14년만 학생연구자 인건비 상향…“그래도 안 오른다, 계상률 때문”
  • 14년만 학생연구자 인건비 상향…“그래도 안 오른다, 계상률 때문”
  • [이데일리 안수연 인턴기자] 정부가 국가연구개발사업 과제에서 학생연구자의 인건비 계상 기준 금액을 과정별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 등에도 변함이 없던 계상 기준금액을 상향해 학생연구자 연구 몰입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대학원생들은 이 같은 정책이 학생연구자 인건비 인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연구책임자인 교수가 전적으로 가지고 있는 ‘계상률’ 적용 권한으로 인건비를 낮게 책정하는 것은 법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안전한 대학 조성과 대학 공공성 확대를 위한 입법활동 촉구 대학원생노조 국회 앞 농성 돌입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과학기술통신부는 이 같은 개정안은 담은 2022년도 국가연구행정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2008년부터 변동 없이 유지되던 학생인건비 계상 기준 금액을 박사 월 250만원에서 월 300만원으로 50만원 인상하고, 석사 월 180만원에서 월 220만원으로 40만원을 인상한다고 밝혔다.학생인건비에 대한 연구 현장의 개선 요구는 꾸준히 있어 왔다. 지난 17년 과기부에서 실시한 학생연구원 3,808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학생연구자들의 개선요구 1순위는‘인건비 상향’이었다. 대학마다 연구 수주 규모, 등록금, 학생연구원의 실생활비 등의 차이가 큼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으로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에 과학기술통신부는 지난 17년 학생인건비 계상 기준 금액, 학사 100만원, 석사 180만원, 박사 250만원을 상한에서 하한으로 개정했다. 학생인건비 계상기준이 낮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당시의 학생인건비 계상기준을 하한선으로 정하고 별도의 상한을 두지 않음으로써 연구기관의 장이 재량으로 정하도록 했다.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계상 기준 금액 상향이라는 말은 상한(위쪽의 한계)의 최저를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는 이미 국가 과제를 수행한 학생연구자에 대한 계상 기준금액을 250만원 이상으로 대학교가 자유롭게 설정한다고 명시한다. 연세대학교는 교내 학생연구자 인건비 계상 기준 금액이 이미 300만원 이다. 학생인건비 지급 여부와 액수 지도교수 혼자 결정학생 연구원 30% 이상 월급 120만원 미만계상 기준 금액은 계상률이 100%일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계상률 적용 권한은 연구책임자인 지도교수가 결정하고 학생연구원들의 인건비 협상력은 사실상 0%다. 기준금액이 300만원으로 상향돼도 지도교수가 계상률을 80%로 낮춰서 적용하면 임금은 여전히 240만원이다.지난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실시한 국가연구개발사업 학생인건비 지급액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연구자 3,545명 중 31%가 월 60만원~120만원 미만의 금액을 인건비로 수급했다.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원 등록금 납부 재원을 연구과제 인건비에 의존하는 학생연구자들이 많았고 이들은 기타 소득 창출 시간 부족 등으로 생활비 부족의 문제도 겪고 있었다. 연구과제 수행 중 겪는 애로사항에서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 한 것은 ‘나의 기여도 대비 부족한 금전적 보상’(52.1%) 응답이 1위 였다. 다음으로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행정 업무(43.1%), ‘불충분한 휴식 시간(34.3%)’ 등의 응답이 뒤따랐다.이데일리 스냅타임이 만난 대학원생들은 소수의 수도권 대학을 제외한 대다수 지방대학교 등에선 석, 박사 학생연구원이 계상 기준 금액의 계상률 50% 못 미치는 인건비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 최소값이 없어 계상률 50%이상의 인건비를 받아본 적이 없는 대부분의 대학교에 계상 기준 금액 상향이 무슨 소용이냐는 지적이 따랐다. 지방대학교라서 석박사 과정의 학생 연구원들의 업무량이 적은 것도 아니다. 수도권 대학에 비해 지방대학교 연구실에선 한국인 석, 박사 학생연구원이 턱 없이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개발도상국 유학생들이 많아 소수의 한국인 학생연구원이 국가과제를 100% 떠맡아야 한다는 것.서울의 한 대학원에서 석, 박 통합 과정 중인 A(25)씨는 “연구 개발 사업을 따는 것부터 학생을 모집하는 것 까지 모두 학교의 경쟁이기 때문에 상위 포식자가 많이 가져가는 구조다. 학생연구원 모집부터 경쟁에서 밀리는 연구실은 연구비가 상대적으로 적어 대학원생 월급을 많이 못 준다고 들었다. 계상 기준금액이 250만원이든, 300만원이든 교수가 계상률을 50%만 적용해주면 최저 임금도 못받는다.”고 설명했다.앞선 설문조사 결과 학생연구자 3,545명 중 75.8%가 학생연구자 지원규정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국내 대학원 석,박사 통합 과정중인 H(26)씨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종류가 크게 국가과제, 민간과제로 나뉜다. 교수들은 국가과제에만 적용되는 계상 기준금액 250만원을 학생연구자 인건비 전체에 적용되는 것처럼 속인다. 국가과제 민간과제 비율이 평균적으로 5:5라면 학생들은 국가과제에 대한 임금만 받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취재원들은 소량의 민간과제 인건비까지 지급하는 ‘극소수’의 교수도 있어 이미 300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학생연구원도 있다고 말한다. 이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주 7일, 하루 12시간 이상으로 주 90시간을 훌쩍 넘는다. 이들은 차라리 대학원생들에게 최저임금과 같은 개념이 적용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복지 정책이라고도 언급했다.고질적인 대학원의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현 정부의 공정위 위원장 후보였던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성희롱 발언,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이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교들에게 연구실 청소를 시키고, 학생들이 연구실에서 나갈 때 자신의 보는 앞에서 연구실 단톡방을 나가고, 본인과의 대화 내용을 삭제하게 시킨 것 등의 문제는 몇십 년 뒤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국내 대학원에 석박 통합 과정에 재학중인 J씨(27)는 “대학원생에게 교수는 스승, 월급 주는 사장, 내 진로를 결정하는 추천자 등 모든 권한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대학원 연구실은 작은 북한이다. 김정은 밑에 있는 일개 북한 주민들이 감히 부조리, 노동시간, 임금에 대해서 논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2022.08.30 I 안수연 기자
7월 기대인플레 4.7%, 역대 최대…"빅스텝에도 물가 더 오른다"
  • 7월 기대인플레 4.7%, 역대 최대…"빅스텝에도 물가 더 오른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일반 소비자가 향후 1년간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7월 4.7%로 급등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대를 디록한 것은 지난 2012년 3월 이후 약 10년 4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연내 월별 물가가 7%에 가까운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단 예상이 나오는 등 물가 정점 시기가 불확실한 영향이다. 현재 물가인식과 향후 1년간 물가인식 역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반면 소비자심리지수는 86으로 급락해 소비 위축과 내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한은이 27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를 기록했다. 이는 절대 수치와 상승폭 기준 모두 역대 최고, 최대 수준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석유류 제품(68.0%), 공공요금(48.5%), 농축수산물(40.1%) 순이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재정 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까지 약 일주일간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고, 그중 2432가구가 응답했다. 조사 기간 중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시기가 겹쳐 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이 더 올랐는 점에서 주목된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7월에서 2009년 7월과 경기 회복과정에서 일본 지진과 유럽 재정위기 등이 겹친 2011년 3월부터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대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수치나 상승폭으로 보면 이번달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에서 1년 후 물가가 5~6% 이상, 6% 이상 오를 것이란 응답 비중도 각각 19.6%, 24.4%로 전월 대비 5.5%포인트, 10.0%포인트를 기록했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과 ‘물가수준전망’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물가인식은 이번달 전월 대비 1.1%오른 5.1%를 나타냈고, 물가수준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포인트 오른 166으로 둘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 황 팀장은 “이번달 한은이 빅스텝을 진행한 시기와 조사기간이 겹치지만 응답자의 70~80%가 금통위 이전에 답변한데다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 수준으로 유례없이 오른 영향,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란 언론 보도 등의 영향을 받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가 정점이 불분명한 가운데 높은 물가 수준이 이어질 수 있단 예상에 소비자심리지수는 급락했다. 경기와 금리, 주택가격에 대한 인식 등이 모두 나빠지고 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을 기록, 전월 대비 10.4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지난 2020년 9월(8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6월(96.4)에 이어 두 달 연속 100을 하회하며 소비심리가 나쁜 모습이다. 소비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CSI와 향후경기전망CSI는 각각 17포인트, 19포인트 떨어진 43, 50을 기록했다. 2020년 9월(42), 2008년 7월(4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지출전망CSI는 2포인트 하락한 112를 나타냈고, 가계수입전망CSI도 4포인트 낮아진 93을 기록해 소비와 가계 수입 전망이 모두 어두웠다. 현재생활형편CSI와 생활형편전망CSI도 모두 각각 6포인트, 9포인트 내렸다. 높은 물가 오름세 지속 예상에 임금 상승 기대는 높아졌으나 주택 가격에 대한 기대는 급락했다. 물가수준전망CSI(166)는 전월대비 3포인트 올랐으나, 주택가격전망CSI(82)는 전월대비 16포인트 급락했다. 임금수준전망CSI(117)는 전월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2022.07.27 I 이윤화 기자
펀드 매니저도 주식서 돈 뺀다…“절망적 경제전망에 ‘항복’”
  • 펀드 매니저도 주식서 돈 뺀다…“절망적 경제전망에 ‘항복’”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에 대한 노출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대폭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사진=AFP)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펀드 매니저 월간 설문조사를 인용해 투자 배분에 있어 주식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고 보도했다. 현금에 대한 노출은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보통보다 낮은 수준의 리스크만 감수하고 있다고 답한 펀드 매니저는 전체 응답자의 58%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이달 8일부터 15일까지 7220억달러(약 943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259명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설문 응답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가장 큰 ‘꼬리 위험’으로 꼽았다. 꼬리 위험은 발생 가능성이 낮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한번 위험이 발생하면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말한다. 세계적인 불황, 매파적인 중앙은행, 신용 위험 등도 리스크로 언급됐다. 이들 다수가 내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낮아져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데 베팅했다.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BofA는 “글로벌 성장과 이익 기대치가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이후 가장 높다”면서 “절망적인 경제 전망에 대한 ‘완전한 항복’(full capitulation)”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BofA는 ‘강세장 대 약세장 지표’가 현재 ‘최대 약세장’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단기간 반등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ofA는 “2022년 하반기 펀더멘털은 좋지 않지만, 향후 몇 주 안에 주가 상승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주가 상승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기 위축에 대한 가격을 주식이 제대로 매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2.07.20 I 김윤지 기자
역대 최대폭 오른 기대인플레 3.9%, 약 10년래 최고…빅스텝으로도 부족하나
  • 역대 최대폭 오른 기대인플레 3.9%, 약 10년래 최고…빅스텝으로도 부족하나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6%대 물가상승률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하 기대인플레)이 3.9%로 약 10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 달 새 0.6%포인트 오르는 등 역대 최대폭 상승을 보였다. 6월 물가상승률이 6%를 넘으면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 번의 빅스텝으로 물가 심리를 잡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은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은이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대인플레가 3.9%로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2008년 7월~2009년 7월, 2011년 3~2012년 4월 당시 4% 안팎을 보였던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년간의 물가상승률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도 4.0%로 2008년 7월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국제 식량 가격, 공급망 차질 뿐 아니라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 가격 등 생활 밀접한 체감물가가 높아진 점이 기대인플레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대인플레와 물가인식이 전월보다 모두 0.6%포인트 올라 역대 최대폭으로 오른 점도 눈에 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기대인플레는 물가지수에 비해 움직임이 크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기대인플레도 큰 폭의 물가상승률에 맞춰서 크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대인플레에서 1년 후 물가가 5% 이상 오를 것이란 응답 비중도 28.5%로 전월(17.3%)보다 크게 증가했다. 주로 석유류 제품(82.5%), 농축수산물(44.2%), 공공요금(31.4%)이 물가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측됐다. 고물가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 소비, 금리, 주택가격 등에 대한 인식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비 6.2포인트 하락한 96.4를 기록, 작년 2월(97.2)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 소비심리지수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소비심리지수는 약 1분기의 시차를 두고 민간소비 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 CSI와 향후경기전망 CSI는 각각 14포인트, 15포인트 급락한 60, 69를 기록했다. 2020년 12월(-16포인트), 작년 7월(-17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의 급락세다. 거리두기를 폐지했지만 소비지출전망 CSI는 2포인트 하락한 114를 보였다. 넉 달 만에 하락세다. 장기평균선인 108을 상회하고 있고 카드 승인액, 백화점 매출액 등은 거리두기 해제로 두 자릿 수 증가하고 있지만 고물가, 고금리 등에 소비지출 증가에 부정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소비 증가 등 내수에 의한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런 기대가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취업기회 전망 CSI도 경기 전망 악화에 9포인트 하락한 86을 보였다. 고물가는 고금리를 자극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한은의 금리 인상 예고 등으로 금리 수준 전망 CSI는 149로 3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 CSI는 98로 13포인트나 급락했다. 2020년 4월(-16포인트)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 거래량 감소, 매매 가격 하락 뉴스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임금 상승 기대감은 줄어들고 있다. 임금수준 전망CSI는 1포인트 하락한 116으로 집계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금 인상 확산 자제를 요청하는 등의 발언으로 임금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약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2.06.29 I 최정희 기자
  • 10새 당뇨환자 증가세...성인 3 명 중 1명이 비만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우리나라 성인 세 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과 당뇨병 진단율도 지난 10년 새 지속해서 증가했다. 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상지대 식품영양학과 이해영 교수팀이 질병관리청이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처음 실행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쌓인 성인 대상 자료(2,738,572명)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2008년~2019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이용한 지역별 식생활 변화 추이 분석)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성인의 비만율은 2019년 34.6%로, 2008년(21.6%)보다 13%P(포인트) 증가했다. 당뇨병 진단율은 2010년 8.0%에서 2019년 11.6%로, 고혈압 진단율은 2010년 21.4%에서 2019년 28.6%로 높아졌다. 아침을 거의 챙겨 먹는 (주(週) 5~7회) 성인의 비율은 2009년 78.9%에서 2019년 69.0%로, 10%P 가까이 감소했다. ‘약간 싱겁게 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8년 19.5%, 2010년 19.9%, 2013년 22.1%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최근 들어(2019년 19.9%) 다시 낮아졌다. 영양표시를 확인하는 비율은 2014년 48.7%에서 2018년 40.8%로 감소하다가 2019년(41.9%)엔 약간 증가했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전국적으로 비만ㆍ당뇨병ㆍ고혈압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침 식사 챙기기ㆍ영양표시 확인 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으면 당뇨병 전(前) 단계와 당뇨병 진단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약간 싱겁게 먹는다’는 응답률이 증가한 것은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트륨 줄이기 국민운동본부를 발족시켜 나트륨 줄이기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추진한 것과 관련이 있다. 2016년엔 나트륨이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2022.06.21 I 이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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