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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대중차, 국내 `생애 첫 차` 수요층 사로잡나
-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2003년식 현대차 뉴EF 쏘나타를 타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토요타 캠리를 타보고 싶다."(보험사 직원 이모씨, 33세) "지금은 자동차가 없지만 앞으로 일본 대중차가 들어오면 심각한 고민뒤 결국 구매결정을 하겠다."(국책연구기관 연구원 정모씨, 29세) "최근 혼다 CR-V를 샀다. 아주 만족한다."(IT업체 과장 한모씨, 36세)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차 업체들이 최근 중저가 대중차를 앞세워 국내시장에 잇따라 노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 상륙 예정인 일제차 가운데 이른바 엔트리카(생애 첫 구입차)로 불리는 준중형·중형 세그먼트 차량이 다수 포함돼 20~30대 젊은 직장인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고연비 무장` 준중형·중형차 줄줄이 상륙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차 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중저가의 대중차를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진출 예정인 일본 대중차 현황특히 배기량 1500~2000cc급 준중형과 2000~2500cc 중형차가 각 업체마다 포진, 국내 엔트리카 수요를 공략할 것임을 내비치고 있다.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비가 높은 토요타의 캠리하이브리드나 프리우스 하이브리드가 들어올 경우 국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일본발 `대중차 쓰나미` 한반도 덮칠까 업계 일각에서는 혼다 씨빅·CR-V의 인기가 예고편에 불과했다며 일본 중저가 대중차가 국내에 들어올 경우 전체 수입차 시장은 물론 국산차 제조업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현재 국내 완성차 시장은 연간 120~130만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국산차 점유율이 90%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수입차 비중은 5~6%에 불과하다. 수입차 시장만 놓고 보면 판매 점유율이 유럽차와 일본차가 각각 55%, 33%로 양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씨빅·CR-V 등의 사례에서 보여지듯 일본 차업계 1~6위 업체들이 잇따라 대중차를 내세워 국내에 들어올 경우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하나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차 업체들이 국내 수요층을 분석해 나름대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일본차가 국내서 인기를 끌 경우 1차적으로는 유럽차 잠식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또 당장엔 국내 업체에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겠지만 일본차 등의 선전에 힘입어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궁극적으로 8~10%대까지 상승할 경우 국산차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소비자 차종 선택권 확대..문제는 `가격` 다양한 차종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면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혼다 차량의 가격이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빅 1.8 모델의 가격은 2590만원이며 시빅 2.0은 2990만원, 시빅 하이브리드는 3390만원선이다. 중형차 어코드 2.4는 3490만원, 어코드 3.5는 3940만원이다.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차의 성공여부는 가격책정이 변수"라며 "일본차가 많이 싸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비싸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입 승용차 현황(단위 : 대, 자료 : 한국자동차공업협회)마진율을 높여달라는 국내 일본차 수입 딜러들의 요구도 있었지만 일본차 업체들은 엔화강세로 가격인하에 대한 한계가 있고 이때문에 구체적인 가격 언급을 회피한채 눈치를 살피고 있다. 가격 이외에 수입차의 약점인 애프터서비스(A/S)도 걸림돌이다. ◇ 고가전략 고수땐 `찻잔속 태풍`(?)..중장기 시장잠식 불가피 현대차(005380)를 비롯한 국산차 업체들이 외견상 느긋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는 일본차에 비해 품질성능, 연비, 승차감, 인테리어 등에서 큰 차이가 없고 가격은 최소 20~30% 저렴한 편이다.일각에선 일본차가 렉서스나 인피니티를 들여왔을 때처럼 `고가전략` 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 시장에서 특정 소수계층에만 상대적으로 비싼가격에 판매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비판도 여러 차례 받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일본 대중차의 공습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다만 일본 메이커들이 자국내 정체된 수요의 돌파구로 한국시장을 넘보고 있는데다 한국 소비자들의 국산차 충성도는 낮아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론 일본차의 시장잠식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관련기사 ◀☞현대차사장 "`파업만 하는 현대차` 오명 벗자"☞(7월증시)삼성 "3대 악재 vs 3대 호재..조정연장"☞현대車 "임금협상 없는 파업투표 명분 없어"
- `SUV수요층 2L급 중형세단으로 갈아타나`
-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붐을 이룬지 수 년만에 소비자들의 차량구매 패턴이 2리터급 중형세단으로 빠르게 유턴하고 있다. 최근 경유가격의 휘발유 가격 역전현상, 상대적으로 비싼 차 값, 환경부담금, 비슷해진 자동차세 등이 부각되며 SUV가 중형세단에 비해 메리트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실제로 SUV의 인기 저조 현상은 지난달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의 판매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경유가 급등..SUV 판매 급감▲ SUV 내수판매 실적(단위 : 대, 자료 : 한국자동차공업협회)5일 국내 5개 완성차업체에 따르면 현대차는 투싼·산타페·베라크루즈 등 SUV 3개 차종의 지난달 판매실적은 각각 2141대, 3035대, 856대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3.8%(2816대), 10.1%(3376대), 46.0%(1577대) 급감한 수치다. 기아차의 스포티지와 쏘렌토도 각각 1468대와 293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각각 3882대와 1045대가 팔린 것과 큰 차이다. 최근 출시된 모하비도 지난달 663대 판매에 불과했다. 지난 4월에는 975대가 팔려 나갔다. GM대우의 윈스톰은 지난달 1185대가 판매됐다. 작년 같은 기간 2791대가 팔린 것에 비하면 무려 57.5%나 준 셈이다. 르노삼성이 야심차게 내놓은 QM5는 지난 4월 822대가 팔렸으나 지난달에는 이보다 37.5% 줄어든 514대에 머물렀다.쌍용차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액티언, 액티언스포츠, 뉴카이런, 렉스턴 등의 지난달 판매대수는 각각 213대, 556대, 155대, 211대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8.7%(1001대), 59.4%(1369대), 90.3%(729), 71.7%(1605대) 줄어든 실적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99년부터 SUV가 출시되면서 이후 붐을 이뤘으나 현재는 고유가 등으로 교체기에 있다"며 "과거 SUV 수요층이 중대형 세단으로 옮겨가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SUV서 2L급 중형세단으로 유턴(?)▲ 2L급 중형차 내수판매 실적(단위 : 대, 자료 :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메리트가 떨어진 SUV 대신 2리터급 중형차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소비자들이 SUV보다 2리터급 중형차가 가격이나 환경부담금, 자동차세 등에 있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큰 차 소비심리가 여전한 것도 중형차로 몰리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엔트리카로 불려지는 1.6리터급 이하 소형차의 구매는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베스트셀링카로 자리잡은 현대차(005380)의 쏘나타는 지난달 1만2471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2187대 보다 2.3%, 전월 8908대 보다 40.0% 더 많다. GM대우의 토스카도 2758대가 판매돼 작년 같은 기간(2449대)보다 12.6%나 늘었다. 기아차 로체와 르노삼성의 SM5도 지난달 각각 3326대와 5070대가 팔려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판매수준을 나타냈다.▲ 판매 상위 10개 차종(단위 : 대, % / 자료 : 한국자동차공업협회)국내 판매순위 상위 10개 차종을 보면 SUV의 몰락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5월에는 스포티지(6위), 산타페(8위), 투싼(9위) 등 3대가 판매 상위 차종에 이름을 올렸으나 올 5월에는 산타페(10위)만이 랭크돼 SUV 명맥만 유지했다.◇ 경유가 급등에 직격탄 맞은 QM5..`신차효과 실종`고공 행진하고 있는 경유가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차종으로 QM5를 꼽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차량 출시 시점이 `유가 급등기`에 맞춰져 신차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QM5와 비슷한 급인 GM대우의 윈스톰은 SUV 붐 말기인 2006년 6월에 출시돼 같은해 7월 2916대, 8월 2258대, 9월 2203대 등이 팔리면서 신차효과를 톡톡히 맛봤다.반면 르노삼성의 QM5는 지난해 12월 출시 첫 달 2518대, 지난 1월에 2783대가 팔렸으나 이후 판매실적이 2월 2317대, 3월 1144대, 4월 822대 등으로 급감했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불과 514대 판매에 그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QM5가 초기엔 소비자들 호응을 얻었다"며 "그러나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투싼크기에 산타페 가격이란 고가논란`이 불거졌고 최근 고유가 문제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현대차 아반떼, `美 최고 소형차` 호평☞(르포)"현대차-도요타 가격차는 연륜 때문"☞증권사 추천 제외 종목(4일)
- (변해야 산다)②산별교섭, 경쟁력에 毒되나
-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또다시 '파업'이라는 덫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 2월부터 석달간 지속된 북미공장 및 부품업체의 파업으로 인해 자그마치 28억 달러, 36만대의 손실은 입은 것이다. 지난해 간신히 ‘1위 자리'를 지켜 낸 GM이지만 올해에는 일본의 도요타에게 그 자리를 넘겨줘야 할 판이다. 말 그대로 'GM의 굴욕'이다. 이는 GM이 지난 1931년부터 77년째 이어온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도요타에 내주는 일대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GM의 추락과 도요타의 부상은 노사 상생의 흐름을 탈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특히 회사의 미래를 고려치 않는 선택은 결국 노사 공멸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 동안 매년 수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는 노사협상, 파업을 해 온 한국의 자동차 노사도 이제 값비싼 교훈을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편집자주>`반목의 거듭이냐, 상생의 화합이냐` 올 상반기 노사관계의 화두는 단연 산별교섭이다. 올해는 대규모 기업별 노조가 대거 산별노조로 바뀐 뒤 회사측과 본격교섭에 나서는 첫 해로, 향후 산별교섭 판도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자칫 소모전으로 치달을 경우 국가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특히 국내 간판 제조업체 현대차(005380)와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간의 산별교섭이 최대 격전지로 손꼽힘에 따라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국내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와 금속노조간 산별교섭에서 양측은 팽팽한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차, 산별교섭 파고 잘 넘을까 윤여철 현대차 사장은 지난 28일 담화문을 통해 "지금은 다가올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성장과 고용안정은 노사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현대차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윤 사장은 또 "교섭에 참여하더라도 우리 직원의 근로조건과 무관할 뿐 아니라 회사의 처분권한 밖에 있는 중앙요구안에 대해선 결코 논의할 수 없다"며 "우리 직원들의 임금에 대한 논의에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중앙교섭 요구안과 해고자 복직 문제를 제외하겠다는 회사측의 입장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이렇듯 금속노조가 현대차와의 산별교섭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금속노조 교섭의 `키`를 현대차가 쥐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현대차의 조합원 수는 4만5000여명으로 금속노조 전체 조합원 수의 32%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 범위를 현대차그룹으로 확대하면 50%, 협력업체 조합원까지 포함할 경우 70%를 웃돈다. ◇ 정치파업 늘면서 부정적 분위기 확산 ▲ 산별노조 비율 추이(자료 : 노동부)완성차업체들은 산별교섭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나 노조원의 근로조건 개선과는 상관없이, 개별 기업에서 해결이 불가능한 정치적 사안을 갖고 대정부 투쟁에 지부 조합원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지난해 6월 금속노조가 주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투쟁은 근로조건이나 복지와 무관한 정치투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올들어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라크 파병 철수`, `국민연금법 개정 반대` 등 개별 회사가 해결하기 어려운 정치적인 문제까지 들고 나왔다. 산별노조 전환뒤 전국 단위의 정치파업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던 회사측의 주장이 결국 현실화되자 일반인은 물론 조합원들조차 산별노조의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의 한 조합원은 최근 노조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임금협상의 장이 마치 국회에서 여야격돌의 장인 된 것 같다"며 "산별교섭 의제에 한미FTA 반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등이 포함된 것을 이해할 수 없고 현대차노조가 금속노조에 정치적으로 이용 당하는 일은 없어야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성준 선임연구위원은 "(산별교섭은) 임금 문제 등 근로자의 권익향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 등이 단위사업장에 개입하면서 정치 이슈화하는 측면이 매우 강하다"며 "노조의 극단적 선택은 결국 대내외 여건이 안좋은 상황에서 공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현대차 산별교섭에서 주간 2교대 등 내부쟁점은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정치이슈가 파업의 명분이 될 가능성이 높고 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 산별교섭, 2·3중 교섭..1년 내내 협상만 벌일 판허문 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현재도 매년 3개월 이상을 임단협 교섭으로 낭비하고 있는 마당에 금속노조의 요구대로 교섭을 진행한다면 1년 내내 교섭만 해야 할 것"이라며 "이로인한 인적, 물적 손실은 실로 엄청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별교섭은 규모와 경영여건의 편차가 큰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합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다 기업별 교섭과 동일하게 진행되는 보충교섭을 또 진행해야 한다. 박 연구위원은 "만약 현대차가 금속노조와 산별교섭을 통해 (상향 평준화된) 노조안을 수용하면 이는 산별 소속 중소기업까지 영향을 끼친다"며 "이는 결국 중소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속노조-현대차지부 단체협상 요구안◇ 별도요구안에 물량 전환배치까지..현대차, `산 넘어 산`현대차는 올해 임금협상만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임금요구안 이외에 단체교섭 별도요구안을 별도로 내놨다. ▲ 주간연속 2교대 시행에 맞춰 생산직 월급제 전환 ▲ 생산설비 확장 ▲ 해고자 복직 등이다. 이에 따라 올해 노사간 합의 도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물량 전환배치` 문제도 현대차의 발목을 잡는 한 요소다. 지난 3월 현대차 울산1공장에서 소형차인 클릭과 베르나를 생산하는 노조원들이 공장 가동을 한시간씩 중단시킨 일이 있었다. 소형차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여 잔업과 휴일 특근이 없어지자 `일감을 더 달라`며 파업을 벌인 것이다. 또 회사측이 충남 아산공장의 쏘나타 물량 일부를 일감이 부족한 울산1공장으로 옮기기 위해 1공장 내에 생산시설까지 설치했지만 아산공장 노조의 반대에 부닥쳐 무산된 일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악화되는 경제여건과 수입차의 국내시장 공략강화 등이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글로벌 도약에 난관으로 작용하는 마당에 산별교섭까지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 관련기사 ◀☞현대·기아차, ''유로 2008'' 스포츠마케팅 본격 시동
- 현대모비스, 장사 잘했다 `호평` 쏟아져
-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현대모비스(012330)가 1분기에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7분기만에 11%대를 회복하는 등 외형성장 이상으로 수익성도 개선됐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운행대수 증가와 해외공장 생산능력 확충에 따른 CKD(조립반제품) 수출 증가, 환율효과 등이 가세하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증가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1분기 실적은 시장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었고, 증권사들은 30일 현대모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코멘트를 쏟아냈다. 현대모비스가 앞서 발표한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8.4% 증가한 2조 3698억원, 영업이익은 25.3% 급증한 2641억원이었다. ◇ 하나대투증권 "매력적인 주가수준..목표가 12만7천원 상향" 하나대투증권은 현대모비스의 1분기 실적이 하나대투증권의 당초 추정치보다 매출액은 4.2%, 영업이익은 18.0%씩 더 높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해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는 가운데 목표주가를기존 11만6000원에서 12만7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상현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모듈사업부의 매출비중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재차 두자리수를 기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해외메이커로의 납품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 빅3의 글로벌 소싱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내 로컬메이커들의 품질확보를 위한 한국부품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CJ투자증권 "올해 저성장 탈피, 두 자릿수 성장 전망" CJ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의 올 1분기 실적이 환율효과와 모듈사업 마진 개선 등에 힘입어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는 저성장국면에서 탈피해 두 자릿수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0만원을 유지했다. 최대식 연구위원은 특히 "최근 수년간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 상승과 해외판매 급증으로 국내외 운행대수가 크게 늘었다"며 "향후 보수용 부품사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는 현대·기아차의 해외 2공장 가동 등으로 올해 CKD(조립반제품) 수출이 전년비 29.9% 증가하고, CKD 수출을 제외한 모듈 파트도 7% 안팎의 외형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삼성증권 "순이익 기대 부합..영업이익은 기대이상" 삼성증권은 현대모비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기대 이상이었고, 순이익도 기대에 부합했다고 평가하고, '매수' 투자의견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AS부문과 모듈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큰 폭 늘어나면서 1분기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삼성증권은 물론이고 시장의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관련 파생상품에서 5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함으로써 순이익(2151억)은 당초 추정치와 일치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목표주가도 종전대로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 우리투자증권 "1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상회한 1분기 실적 우리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의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는 평가와 함께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2만원을 유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와 우리증권 추정치를 상회하는 호조의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안수웅 연구위원은"영업이익 호조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생산 확대로 마진이 높은 CKD 수출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고, 20% 후반대의 마진율을 유지하는 AS부품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0.8%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원화약세, 물류개선, 원가절감의 효과 등도 도움을 줬다는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가 높은 현금 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현대차그룹내에서 지주회사 후보로도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또 현 주가는 2008년과 2009년 주가이익비율(PER) 대비 8,7배와 7.9배 수준으로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증권 "전망치 상회, 장기매수 유지" 한국증권은 현대모비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다며 '장기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1만2000원을 유지했다. 이중 영업이익은 한국증권의 당초 추정치를 20.5% 상회한다는 설명이다. 서성문 연구위원은 "향후에도 우호적인 환율 여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가절감 효과, 현대·기아차의 신차효과까지 가세해 이익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위원은 "모비스의 주가는 3월10일 52주 최저가인 6만7500원을 기록한 이후 강한 반등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 주가는 2008년 예상 PER 9.4배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동부증권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개선 지속" 동부증권은 현대모비스의 1분기 실적이 환율상승과 신규 차종에 대한 모듈 공급 증가로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윤태식 애널리스트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현대차그룹의 판매 증가와 함께 우호적인 환율 때문인것으로 판단된다"며 "달러에 대한 원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인 만큼 상반기까지는 양호한 실적 개선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대차그룹의 신차 출시와 이에 따른 모듈 부품의 공급 증가, 국내외 운행대수 증가로 현대모비스의 안정적인 실적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증권은 이날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는 가운데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올렸다. ◇ 대우증권 "출발이 좋은 회사, 환율까지 도와줘" 대우증권은 현대모비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11.1%를 기록, 7분기만에 다시 11%로 진입하는 등 호(好)실적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A/S 및 부품제조부문의 채산성이 환율상승으로 개선된데다 판매량도 늘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박영효 애널리스트는 "연간으로는 환율 수혜가 집중되는 2008년 어닝 모멘텀이2009년 이후보다 두드러지고, 이번 2분기를 정점으로 2008년 상반기에 어닝 모멘텀이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08년 10.5%의 영업이익률로 마진 개선이 두드러지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도 17%로서 양호할 것인 만큼 아직 비중확대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은 이날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는 가운데 12개월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올렸다.▶ 관련기사 ◀☞현대모비스, 1분기 `긍정적` 실적 전망 - 메리츠
- 자동차株가 달라졌다..비중확대 - 하나대투
-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하나대투증권은 21일 최근 국내 자동차업종의 주가흐름은 여타 글로벌업체들과 차별화된 상승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자동차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이상현 애널리스트는 "경쟁지위 변화에 따른 수익전망이 차별화되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 시장대비 약세를 보였던 박스권 흐름에서 벗어나 추세적인 상승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우선 경쟁지위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흥시장 플레이어들의 약진을 보여주고 있고 그 중심에 이제 한국메이커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 주요시장에서의 탑라인(Top line ·판매)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 상승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종의 수익성 턴어라운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품업체들의 경우도 최근 글로벌 부품업체 주가이익비율(PER)과의 괴리가 여전히 높아 가격괴리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본의 경험대로 부품업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은 따라서 부품업체의 경우엔 해외동반진출 및 글로벌 소싱이 가능한 업체, 기술력이 있는 핵심부품제조 업체 위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자동차업종 톱픽(Top Picks·최선호주)로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한라공조(018880), S&T대우, S&T중공업, 성우하이텍(015750) 등을 꼽았다. 다음은 하나대투증권이 분석한 업체별 투자포인트. ▲현대차(매수, 목표주가 12만원) = 내수에서의 신차효과, 수출에서의 환율 및 2공장 효과▲현대모비스(매수, 목표주가 11만6000원) = 모듈영업이익률의 점진적인 개선, 해외메이커 납품확대 및 지주회사 전환 가시화 기대 ▲한라공조(매수, 목표주가 1만4000원) = 해외관계사 인수효과, 환율과 수요처 확대 등에 따른 실적향상 기대▲S&T대우(매수, 목표주가 4만5000원) = 글로벌 소싱수혜와 납품선 다변화, M&A를 통한 성장성 배가▲S&T중공업(매수, 목표주가 1만7000원) = 전력강화와 차량부품 수출 증가 등으로 고성장 가능, 높은 자산가치는 S&T그룹의 Seed Money▲성우하이텍(매수, 목표주가1만500원) = 차체부품업체의 양호한 수익성 유지, 2009년 체코공장 가동으로 해외부문 큰 폭 성장 기대▶ 관련기사 ◀☞(투자의맥)"수출주, 조정으로 재상승 여건 조성됐다"☞한·일 기업인들 "부품소재 협력강화 하자"☞`중국 車시장 잡아라`..국내업계, 마케팅 강화 총력
- 체어맨W `제네시스·에쿠스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까`
-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쌍용차(003620)의 대형세단 '체어맨W'가 이번 주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쌍용차는 체어맨W를 월 1000대 이상 팔겠다는 각오여서 국산 대형세단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밀려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쌍용차 체어맨의 최대 경쟁차인 현대차 에쿠스가 모델 노후화로 신차 교체를 1년 가량 앞두고 있어, 쌍용차가 신차효과를 앞세워 에쿠스 수요를 어느 정도 빼앗아올지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연초 출시와 동시에 대박을 터트린 현대차 제네시스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체어맨W의 5.0 모델은 가격이 1억원 안팎에 달하지만, 주력인 체어맨W 3.6 모델이 제네시스 3.8 최고급 사양과 가격과 배기량이 겹치기 때문이다. ◇ '체어맨W' 수입차 간섭효과보다는 에쿠스와의 싸움 볼만 체어맨W는 3600cc와 5000cc급 두가지 모델이 출시된다. 쌍용차는 체어맨W의 자세한 제원이나 가격은 철저히 보안에 부치고 있다. 시장에선 대략 3.6 모델은 6000만원 안팎이고, 5.0 모델은 1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송상훈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체어맨W 5.0의 가격은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지만, 내수 사양이나 사이즈, 배기량은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급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가격차를 감안하면 수입차 간섭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사실 국내 고급차시장은 다소 특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수입차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수입차를 꺼리는 관공서나 기업체 임원용 국산 대형승용차 시장도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체어맨과 수입차간 간섭효과 보다는 국산 대형차간 충돌 결과에 쏠리고 있다. 국산 대형차중에선 아무래도 최상단에 위치한 에쿠스와 체어맨간 싸움이 구경거리다. ▲ 쌍용차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체어맨W가 27일 출시된다.99년 4월에 출시된 에쿠스가 모델 노후화로 신차(VI 개발코드명)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체어맨W로선 에쿠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송상훈 애널리스트는 "에쿠스는 모델이 오래된데다 후속 신차가 나오려면 1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체어맨W가 이 기간중 어떻게 시장을 파고드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우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국산 최고급 세단이라고 하면 에쿠스와 체어맨을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에쿠스가 노후화됨에 따라 신차인 체어맨W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쿠스와 체어맨은 지난해 각각 1만2125대와 9689대씩 판매됐다. ◇ 제네시스, 체어맨W 견제할지도 관전 포인트 체어맨W는 배기량 3600cc 모델이 주력이 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체어맨W 3.6 모델과 제네시스 3.8 모델간의 충돌 가능성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김재우 애널리스트는 "제네시스가 에쿠스보다 한단계 아래 모델이기 때문에, 에쿠스 경쟁차인 체어맨W에는 별다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제네시스가 충돌할 차량은 옆이나 아랫단에 놓여있는 오피러스, SM7, 그랜저, 체어맨H 등이지 체어맨W가 아니라는 것이다. 송상훈 애널리스트도 비슷한 견해다. 베이스가격 기준으로 제네시스의 가장 비싼 차량 가격보다도 체어맨W의 전반적인 가격이 높기 때문에 간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구형인 체어맨H가 그랜저 상급모델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기 때문에 체어맨W와 H간 카니발리제이션도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체어맨W가 제네시스로부터 견제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체어맨W의 주력인 3.6 모델과 제네시스 3.8 상급모델과 배기량과 가격측면이 겹쳐, 간섭효과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제네시스의 가격은 많이 팔리고 있는 럭셔리 프라임 패키지 3.3 모델의 경우엔 4920만원 정도이나, 풀옵션을 장착한 최고가 모델은 3.3이 6436만원, 3.8이 6746만에 달한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1억원에 달하는 체어맨W 5.0의 수요는 연간 몇백대 수준에 그치고, 대부분 수요는 체어맨W 3.6이 차지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제네시스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체어맨W의 올 연간 판매량이 회사 목표치(1만2000대)보다 크게 낮은 7000대 정도로 보고 있다. 반면 가격을 낮춘 체어핸H의 경우엔 회사측 목표(4500대)보다 많은 5800대 판매를 내다보고 있다. 서성문 한국증권 연구위원도 "체어맨W 3.6과 제네시스 3.8의 가격이 겹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충돌은 있을 것"이라며 "체어맨W가 제네시스의 견제를 극복하면서 에쿠스에 대해 어느 정도 선전을 펼치느냐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상현 애널리스트는 "쌍용차 주가 상승의 전제조건은 중국 비지니스 활성화 여부와 더불어 결국엔 체어맨W의 판매호조 여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만큼 체어맨W의 활약이 쌍용차에겐 중요하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쌍용차, 초대형세단 '체어맨W' 실내 공개☞(인터뷰)최형탁 사장 "체어맨W, 최고의 車 될 것"☞쌍용차 사장 "주가 너무 싸다..올해도 흑자가능"
- 행위예술 40년… 저항을 넘어 일상과 숨쉬다
- ▲ 1967- 무동인 신전동인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한국일보 제공] 작가의 신체를 매개로 삼는 행위미술(Performance Art)이 이땅에 도입된 지 40년. 완성과 동시에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일회성으로 인해 소멸을 제 운명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행위미술의 40년 역사가 처음으로 집대성됐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행위미술 1967-2007’ 전시에 맞춰 한국 행위미술의 역사를 세 시기로 나눠 정리한 동명의 책(결 발행ㆍ3만8,000원)이 발간됐다. ▲ 1968- 청년작가연립회 <투명풍선과 누드> ◎ 불온과 퇴폐의 해프닝(1967-1979) 1967년 12월14일 오후 4시, 중앙공보관 제2전시실. 가운데엔 검은 우산을 든 여인이 의자에 앉아 있고, 한 무리의 남자들이 여자 주위를 돌며 우산에 촛불을 꽂는다. 여자가 일어서 함께 원을 그리며 돌다 앉으면 남자들은 여자에게 달려들어 촛불을 끈 후 우산을 찢고 짓밟는다. 당시 언론이 “괴상한 미술”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던 한국 최초의 행위미술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이다. 이 시기 행위미술은 유신체제라는 정치적 억압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예술적 몸부림이었으나, 퇴폐와 불온의 낙인이 찍힌 채 사회로부터 무관심과 냉소를 받으며 한낱 해프닝으로 그치고 만다. ▲ 1990- 백남준 <요셉보이스 추모굿>빨대로 투명풍선을 불어 짧은 반바지와 머플러만 걸친 여인의 몸에 붙인 후 터뜨리는 ‘투명풍선과 누드’(1968년), 육교 위에서 행인들에게 찢어진 콘돔을 나눠주는 ‘콘돔과 카바마인’(1970) 등이 빗발치는 비난과 함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10월 유신을 전후로 당국의 탄압이 심화하면서 행위미술은 저항적 비판을 그치고 미술 내적인 개념과 논리를 다루는 쪽으로 선회한다. ◎ 억압과 저항의 드라마(1980-1993) 군사정권의 정치적 억압에 대한 시민사회의 저항은 행위미술에도 새로운 에너지를 부여했다. 대부분 추모나 장례의 제의, 신체 구속 등의 퍼포먼스를 통해 어두운 시대의 억압적 분위기를 표출했는데, 토기를 수장하고 장례를 치르는 김용문의 ‘옹관장’(1987년), 물고기를 안고 관에 누운 이상현의 ‘잊혀진 전사의 여행’(1988년) 등이 이에 속한다. ▲ 1990- 이불 <수난유감>90년대 들어선 고 백남준이 요셉 보이스를 추모하는 굿판(1990년)을, 이불은 12일간 도쿄 시내에서 강아지 인형을 쓰고 돌아다니는 ‘수난유감-내가 이 세상에 소풍 나온 강아지 새낀줄 아냐?’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 대중문화와의 이종교배(1994-2007) 90년대 이후 행위미술은 사진 비디오 등 타 매체와 결합해 시공간 제약의 극복을 모색한다. 행위 미술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높아지면서 장르 내적으로도 기존의 단순하고 직설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시각어법이 우위를 점한다. ▲ 2007- 이윰 <빨간블라우스 힐링 미니스트리>사용자 제작 컨텐츠(UCC)나 플래시몹(Flash Mobㆍ불특정 다수의 군중이 한데 모여 행사나 놀이를 벌이고 사라지는 것)에서 보듯 행위미술은 이제 독립된 미술 장르에서 벗어나 일상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뮤지컬 설치 거리캠페인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이윰의 ‘빨간블라우스’ 연작, 산업자본과 결합한 낸시 랭의 패션광고 등이 대표적이다. 40년에 걸친 한국 행위미술은 불가피하게 흔적으로만 남아있다. 사진과 신문ㆍ잡지기사, 영상 등 100여점의 자료를 직접 볼 수 있는 전시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28일까지 열린다. (02)2188-6330 ▶ 관련기사 ◀☞동유럽 판화 속 철학을 읽어볼까☞투명한 수채화 속 ''남도기행'' 떠나볼까
- (종목돋보기)현대차 임단협 `무엇을 얻고 버렸나`
-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현대차(005380) 노사가 임단협을 10년만에 무분규로 타결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마침내 현대차 노사가 상생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조수홍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간 현대차는 파업으로 인한 공급차질 등으로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컸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무분규 타결은 대외신뢰도 제고라는 무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또 이번과 같은 대화와 타협에 의한 노사문제 해결이 지속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남아있지만, 무분규 타결로 노사문화에 있어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은 상징적 의미"라며 "펀더멘탈 개선과 함께 고질적인 주가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향후 현대차 노사관계에 있어 의미있는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정치세력화 되었던 노조가 실용주의 노선으로 접어들었고, 이러한 무분규 분위기가 정착되면 상생의 노사관계가 가능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무분규 타결로 현대차가 당장 고질적인 파업사태를 피해가게 되자 일각에서는 3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의 경우 현대차는 극심한 파업으로 영업이익률이 3%에 불과했다"며 "이번 무분규 타결로 3분기에도 경영실적 개선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현대차의 무파업으로 3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5.8% 늘어난 7조2000억원, 영업이익률은 6%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현 연구원은 "무분규가 정착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생산계획을 탄력적으로 가져갈 수 있어 인기차종의 공급지연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타결안과 관련해 "회사측에서 너무 후한 임금안을 제시해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현대차 노사의 합의안은 ▲임금 8만3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5.73%), ▲성과금 300%, ▲격려금 200만원 지급, ▲상여금 50% 추가(기존 700%), ▲정년연장(기존 58세+1년, 단 추가된 연도에는 전년도와 동일 임금 지급), ▲연말까지 무상주 1인당 30주 지급 등이다. 3만1551명에 달하는 생산직 인원에 대해 격려금 200만원과 성과금 300%, 상여금 50% 추가, 무상주 30주(9월3일 종가 7만900원 기준)등이 지급될 경우, 약 3700억원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부담 요인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김재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현대차 노사의 합의안은 당초 예상을 넘어서는 규모로, 올해 현대차의 예상 순이익 1조5905억원 기준으로 보면 일회성 비용은 20%를 초과한다"며 "당장 열광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무분규 타결이 현대차에 실질적인 실적개선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노사 양측의 상호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 중장기 생산성 개선 로드맵이 구체화되어야 할 것"이라며 "미국시장과 중국에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합의안 마련은 미약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특징주)현대차 강세..'10년만에 무파업 탑승`☞뉴욕증시 강세마감..`금리인하 기대+GM 효과`☞美 8월 車 판매 `예상밖 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