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57건
- [여행] 천년의 지혜가 담긴 '팔만대장경', 그 경이에 빠지다
- 경남 합천 가야산 자락의 자리한 해인사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인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사진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판전 법조전 내부의 모습. 이 건물에는 팔만대장경을 수백년간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었던 우리 선조들의 정성과 지혜가 담겨 있다.[합천(경남)=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오랜 역사와 내용의 완벽함, 고도로 정교한 인쇄술의 극치를 엿볼 수 있는 세계 불교 경전 중 가장 중요하고 완벽한 경전이다.” “ 장경판전은 대장경의 부식을 방지하고 온전한 보관을 위해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한 보존과학의 소산물이다.”국보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두 국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이렇게 평가했다.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을 보유 중인 경남 합천 해인사는 지난해부터 그 일부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주지인 현응 스님의 결단에서다. 그는 “법보이자 세계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팔만대장경을 국민과 함께 향유하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아직도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을 보는 것은 주말(토·일요일)에 단 10~20명에게만 허락된다. 언제 다시 관람이 중단될지 모르는 만큼 지금이 이 국보들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해인사로 향했다.◇팔만대장경판 620여년간 보관한 장경판전“대장경판을 절대 만지면 안됩니다. 벽이나 경판에 꽂힌 판가에 기대거나 큰 소리로 떠들어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주머니 속에는 아무것도 없어야 합니다. 특히 라이터 등 화기는 절대 안됩니다. 카메라를 제외한 가방 등은 보관함에 두시길 바랍니다. 사진 촬영은 허락된 곳에서만 가능합니다.”해인사팔만대장경연구원 보존국장 일한 스님은 당부 또 당부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그 말에 마음을 가다듬고 엄숙하게 장경판전으로 들어섰다. 그만큼 해인사와 이곳 스님들은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을 귀하게 여긴다.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도 20명 미만으로 제한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탐방에서 팔만대장경을 보는 시간은 고작 20여 분. 이 시간 동안 대화를 최소화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장경판전과 팔만대장경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장경판전은 해인사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해인사의 주요 건물들을 지나야만 장경판전에 이를 수 있다. 일주문에서 봉황문, 해탈문, 구광루를 지나 해인사의 중심 건물인 대적광전 뒤로 돌아가면 해인사 경내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해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해인사 경내에서 가장 위쪽에 자리한 건물이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이다장경판전은 ‘ㅁ’자 형태다. 북쪽 법보전과 남쪽 수다라장, 동서로 동사간판전과 서사간판전 등 4개 건물이 이어져 있다. 이중 공개하는 곳은 화엄경 등 대승불교 경전이 새겨진 판본을 보관하고 있는 법보전. 조심스럽게 그 내부로 들어섰다.마치 오래된 도서관처럼 가지런히 정리된 경판들이 나무로 된 5층 판가에 빼곡히 꽂혀 있었다. 경판 수만 8만 1258장, 목판에 새겨진 글씨는 총 5272만 자에 달하는 팔만대장경이었다. 꼬박 20년 이상을 읽어야 하는 방대한 양이었지만, 76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단 한장의 경판도 썩거나 뒤틀리지 않았다.대장경 연구원이 장갑을 낀 손으로 경판 하나를 꺼내 들어 보였다. 순간 ‘와’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팔만대장경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 수백 년의 숨결을 품은 경판이 오롯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 장엄하면서도 신비로운 순간이었다.팔만대장경을 보존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의 출입문은 수다라장.◇8만여 경판에 5200여 만자로 부처의 말을 새기다팔만대장경은 고려 고종 때 강화도에서 만들어졌다. 부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해서였다. 불심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고려인들의 염원이었다.그 만큼 경판에는 놀라울 정도의 정성이 스며 있었다. 나무 선택부터가 그랬다. 글자를 촘촘히 새겨야 하니 목판의 재질은 너무 단단해서는 안됐다. 그렇다고 무른 재질의 나무를 쓰면 글 획의 시작이나 끝부분이 마모되거나 떨어져 나갔다. 깎기는 쉽지만, 새겨놓은 글 획은 흐트러지지 않아야 했다. 그렇게 고르고 골라낸 나무가 우리 산야에 널리 있었던 산벚나무와 돌배나무였다.경남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에 보관중인 팔만대장경경판을 만드는 작업도 까다로웠다. 우선 나무를 베어내 갯벌에 2년 이상 묻어두는 것에서 시작했다. 갯벌에서 건져낸 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낸 뒤 소금물에 삶았다. 마른 뒤에도 비틀림이 없고 보풀도 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 또 1년이 걸렸다. 나무를 베어내고 도합 3년이 지나야 목재를 경판으로 쓸 수 있을지 감별할 수 있었다. 이렇게 골라낸 나무에 한 자 한 자 정성껏 새긴 뒤 손잡이에 해당하는 마구리를 붙이고, 옻칠까지 마쳐야 비로소 경판이 완성됐다.글자를 새길 때도 정성을 가득 담았다. 글자 한 자를 새길 때마다 절을 세 번씩 했다. 무려 5200만자가 넘지만 오자와 탈자가 없을 정도. 그것도 마치 한 사람이 새긴 것처럼 글자가 동일하게 느껴질 만큼 지극정성이었다. 경판마다 빽빽하게 새겨진 이 글씨를 보고 있노라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기원을 바쳤는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팔만대장경이 수백년 동안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선조들의 지혜와 정성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팔만대장경을 보존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의 출입문인 수다라장은 해마다 춘분과 추분이면 둥근 문과 지붕의 기와 그림자가 중첩되면서 연꽃 모양의 그림자가 지는 것으로 유명하다.◇수백년 동안 팔만대장경은 어떻게 보전되었나팔만대장경은 조선왕조가 세워진 이후 지금의 해인사로 옮겨졌다. 그때 만들어진 건물이 장경판전이었다. 1488년 조선 성종 때 완공됐다. 길이 61m, 폭 9m. 장식도 기교도 없는 소박한 목조건물이지만, 여기에는 팔만대장경을 완벽하게 보존할 건축기술이 담겨 있다.먼저 장경판전의 자리를 세심하게 선정했다. 해인사에서도 가장 높은 곳이자, 서남향에 자리를 선택했다. 이유가 있었다. 태양의 고도와 일조량을 계산해보니 여름에는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고, 겨울에는 햇빛이 풍부하게 드는 천혜의 장소였다.팔만대장경을 보존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은 습도·온도·바람을 치밀하게 계산해 설계했다. 오늘날의 첨단 건축 기술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건축물이다.건물 구조는 바람의 방향을 고려했다. 건물 남쪽은 아래쪽 창문이 더 크지만, 건물 북쪽은 위쪽 창문이 더 크다. 동남쪽에는 부는 바람이 건물 내부를 돌아 공기를 순환시키는 구조다. 경판을 보관하는 판가는 건물의 길이 방향으로 배치해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가 되게 했다. 이는 목판이 썩거나 틀어지지 않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직접 가서 보면 아래위 크기를 달리한 창문과 문살 하나하나가 신비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오늘날의 첨단 건축 기술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느껴졌다.바닥에는 소금, 횟가루, 숯을 차례로 깔았다. 경판을 보존하는데 알맞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장마철에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할 때는 수분을 내보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게 한다.지붕도 마찬가지. 과거 장경판전의 지붕은 청기와가 덮여 있었다. 청기와는 상당한 고온에서 구워지기 때문에 백금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낙뢰가 떨어져도 청기와가 피뢰침 역할을 해 목판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5세기 건축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고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장경판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해인사가 수차례 화재로 소실되는 동안 장경판전은 한 번도 불이 난 일이 없다는 것이다. 마치 불법의 보호를 받는 것처럼 말이다. 해인사 입구에 있는 김영환 장군 공적비◇장경판전과 팔만대장경을 구한 김영환 대령사실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이 항상 안전했던 것은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건축물이라 할지라도 전쟁의 위기를 비켜나가지 못한다면, 파괴되고 마는 것이 또 역사다. 가장 큰 위기는 6·25 한국전쟁이었다. 당시 가야산 자락은 빨치산이 활동하던 주요 무대였다. 해인사 인근에서도 여러번에 걸쳐 격전이 벌어졌다. 이에 미군은 해인사 일대를 폭격하기로 했다. 그 임무는 고 김영한 대령이 맡았다. 공군 폭격기 조종사였던 그는 명령을 받고 해인사로 출격했다. 하지만 그는 차마 해인사를 폭격할 수 없었다. 해인사에 소중한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그는 명령을 어기면서까지 해인사 폭격을 멈췄다. 단지 기관총만으로 가야산 일대에 숨어 있던 적군을 소탕했다. 대장경테마파크 천년관에는 팔만대장경 제작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김 대령이 문화재에 대한 식견과 보존의식을 갖춘 군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김 대령이 아니었다면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라져 버렸을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해인사 앞에는 그를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 잠시 그 비석 앞에 서서 김 대령의 용기에 감사를 전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공개를 했지만, 일반인이 장경판전의 팔만대장경은 만나기는 여전히 힘들다. 관리와 안전상의 이유로 한정적으로 탐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장경테마파크에서는 실물과 똑같은 팔만대장경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대장경 제작 과정을 담은 디오라마와 대장경을 제작한 뒤 강화도에서 해인사까지 옮기는 과정을 담은 영상도 볼 수 있다. 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까지 이어지는 ‘해인사 소리길’은 여름철 걷기 좋은 길이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흐르는 물조차 붉다’고 해 홍류동이라 이름 붙은 계곡을 따라 6.2km의 길이 이어진다. 계곡을 흐르는 물·바람 소리와 함께 내면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명상의 길이자, 해탈의 길이다.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까지 홍류동계곡을 따라 이어진 해인사 소리길
- [미식로드] 빨갛고, 파랗고, 노란 파프리카의 무한 변신
- 경남 합천 가야산 별빛농장의 쿠킹클래스인 ‘키토파샐 만들기’[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어머니의 품 같은 가야산이 두 팔 벌려 감싸고 있고, 그 아래 파프리카 수백 그루가 격식을 갖춘 듯 늘어서 있다. 눈부신 7월의 햇살은 빨갛고, 노랗고, 파란 파프리카에 반사되면서 마치 동화 속 풍경에 빠져 있는 듯한 착각에 들게 한다. 잎사귀를 조심스레 흔드는 산들바람과 달보드레한 흙냄새, 그리고 망중한을 즐기는 고양이들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더한다.경남 합천군 야로면에 자리한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별빛농장의 풍경이다. 울창한 숲이 우거진 가야산 자락 해발 400m 고지에 만든 별빛농장으로 들어서자 스마트팜으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거대한 유리온실이 펼쳐졌다. 5만 평 규모의 대단지에서 토마토, 바질, 새싹 인삼 등 다양한 먹거리를 재배하는 별빛농장은 팜핑과 캠핑을 즐기는 복합 문화 농장이다. 이곳에는 등산, 황토 둘레길 걷기, 요가, 숲속 명상 등을 접목한 1박2일 ‘자연미행’ 프로그램이 마련돼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소진된 기운을 자연의 에너지로 다시 채우기 좋은 곳이다. 최근에는 팜크닉(농장소풍) 장소로 이름나면서 인근 도시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대폭 늘어났다.가야산 별빛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파프리카를 직원들이 분류 중이다.사실 별빛농장은 이름처럼 농장이 주요 수입원. 파프리카, 새싹 삼 등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했다. 최근에는 내수 시장이 커지면서 더 이상 수출은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하는 등 내수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별빛농장을 찾는 관광객들은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별빛농장에서는 각종 농산물 및 시설 채소, 특용 작물 재배 및 수확 체험 등을 운영 중이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쿠킹 클래스다. 파프리카 피자 만들기, 청란버거 만들기, 키토파샐 만들기 체험 등이 있다. 특히 키토파샐 만들기는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 파프리카 속을 비우고 그 안에 속을 만들어 말아 넣는 요리다. 김, 치즈, 루콜라에 아삭아삭한 파프리카가 더해져 맛도 식감도 뛰어나다. 신선한 재료와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체험 시간은 대략 40~60분 정도다.가야산 별빛농장의 이현주 대표
- 겸재 정선이 반한 '낙화암', BTS RM이 반한 '말'[아트&머니]
- 겸재 정선이 그린 ‘낙화암’(연도미상·왼쪽). 이 그림에 사천 이병연과 관아재 조영석이 화제를 써서 위·아래로 붙인 족자가 26일 서울옥션 ‘대구세일’에 나온다. 추정가는 1억 7000만∼3억원이다. ‘한국추상미술의 1세대’ 유영국의 완숙기 작품으로 붉은 색조만으로 그려낸 산 풍경 ‘워크’(1979)는 추정가는 3억∼4억원을 달고 20일 케이옥션 ‘7월 경매’에 나선다(사진=서울옥션·케이옥션).[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지난 여섯 달 그림장사가 잘됐다. 주식이든 코인이든 딱히 뭐가 낫다고 할 것도 없이 꽉 막혀 있는 투자 적신호에 미술시장은 잘 피해 간 듯 보이니 말이다. 올해 상반기 미술시장에서 크고 작은 작품들이 얼마나 팔렸나를 합산해 보니 대략 5329억원이란 큰 수치가 나왔다. 올해 말 한국미술시장 규모가 1조원을 찍을 것이란 예측치는 여기서 나왔다. 하반기 미술시장을 최소한 상반기만큼 유지할 수 있다면 1조원대 진입이 무난하다는 계산인 거다. 상반기 5329억원에는 화랑에서 거래한 2450억원이 가장 크다. 이어 경매시장에서 1450억원어치, 아트페어에서 1429억원어치의 순이다. 이 중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내놓은 경매시장의 통계는 앞서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발표한 1446억원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어떤 집계로 보더라도 미술시장을 들끓게 했던 지난해 1438억원보다는 늘어난 수치다. 지난 한 해 경매시장은 상반기 이 수치에 힘입어 3242억원(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통계 3294억원)이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더랬다.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더 큰 1792억원(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통계 1848억원)어치가 팔렸던 거다. 올해 상반기 결산을 뒤로한 채 연말 1조원 미술시장을 가늠할 하반기 경매가 열린다. 국내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한 주 간격으로 여는 7월 경매에는 230여점 182억원어치가 나선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컬러풀 플라워: 해피’(2019·120×120㎝). 무라카미의 대표 콘셉트인 미소 짓는 꽃 그림이다. 26일 서울옥션 ‘대구세일’에 추정가는4억 5000만∼7억원으로 출품했다(사진=서울옥션).◇대구서 승부 거는 김구림 ‘음양’ 1억 2000만원7월 경매가 매회 열어온 경매와 다른 점이라면 서울옥션이 서울을 떠나 대구로 장을 옮긴다는 데 있다. 26일 대구 동구 신천동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서 여는 ‘대구세일’이다. 서울옥션이 대구에서 대형 오프라인 경매를 진행하는 건 지난해 7월의 ‘대구경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156점 140억원어치를 출품했던 대구장의 결과가 좋았다. 낙찰총액 131억원, 낙찰률 94%를 쓰고 올라왔으니까. 이번 ‘대구세일’에는 규모를 조금 줄인 117점 100억원어치를 내놓는다. 경매에 나서는 최고가 작품은 쿠사마 야요이(93)의 ‘과일’(Fruit·1992). 붉은 그물망을 배경으로 과일그릇을 놓고 그 위에 배·오렌지 등을 올린 15.8×22.7㎝의 소품이 추정가 7억 4000만∼11억원을 달고 새주인을 찾는다. 쿠사마 야요이(93)의 ‘과일’(Fruit·1992·15.8×22.7㎝). 붉은 그물망을 배경으로 과일그릇을 놓고 그 위에 배·오렌지 등을 올렸다. 26일 서울옥션 ‘대구세일’에서 추정가 7억 4000만∼11억원을 달고 새주인을 찾는다(사진=서울옥션).‘대구세일’에서 도드라진 특징이라면 지난해에 이어 대구·경북지역을 연고로 활약한 혹은 거점으로 활약하는 원로·중견 근현대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배치한 점이다. 그중 최근 미술시장에서 눈여겨볼 작가로 꼽히고 있는 ‘한국 전위예술의 선구자’ 김구림(86)이 선두로 나선다. 캔버스에 아크릴·콜라주, 디지털프린트까지 겸한 ‘음양 8-S, 8’(2008·80×100㎝)이 추정가 7000만∼1억 2000만원에 나왔다. 대구·경북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곽인식(1919∼1988)의 작품도 보인다. 돌멩이나 깨진 유리, 찢어진 종이나 긁힌 동판도 미학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물의 물성을 적극적으로 탐구했던 그이의 회화작업 중 ‘워크 86-Y’(1986·97.0×118.0㎝)가 출품했다. 추정가 2000만∼3500만원이다. 이외에도 변미영(59)의 ‘유산수’(2021·73.4×50.0㎝)가 추정가 300만∼600만원에, 김종언(57)의 ‘밤새… 서산동’(2021·65.1×90.9㎝)이 500만∼900만원을 달고 나선다. 김구림의 ‘음양 8-S, 8’(2008·80×100㎝). 26일 서울옥션 ‘대구세일’에서 소개하는 대구·경북지역 연고의 작가 중 선두로 나선다. 추정가 7000만∼1억 2000만원(사진=서울옥션).김구림의 ‘음양 8-S, 30’(2008·80.3×100㎝). 서울옥션 출품작과 같은 시기, 같은 크기 같은 방식으로 제작한 또 하나의 ‘음양’이 20일 케이옥션 ‘7월 경매’에 나선다. 추정가도 7000만∼1억 2000만원로 같다(사진=케이옥션).모처럼 고미술품 부문에서 수작이 눈길을 끈다.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림을 그리고 사천 이병연(1671∼1751)이 글씨를 쓴 족자 ‘낙화암’(연도미상·그림 23.1×32.8㎝, 글씨 위 17.4×33.2㎝, 아래 9.7×33.3㎝)이 그거다. 경남 합천 가야산의 명소 중 하나인 낙화암의 절경을, 겸재는 산세의 웅장함, 과장된 암석 등 실경산수로 화면을 가득 채워냈다. 이 그림에 가치를 더한 건 겸재와 절친이었다는 사천의 화제다. 화제는 그림 위아래로 나눠 달렸는데, 사천의 화제는 윗부분에 올렸고 아래는 관아재 조영석(1686∼1761)의 것으로 추정한다. 추정가는 1억 7000만∼3억원이다. 겸재 정선이 그린 ‘낙화암’(연도미상)에 붙어있는 사천 이병연과 관아재 조영석이 쓴 글씨. 그림에 두 화제를 위·아래로 붙인 족자가 26일 서울옥션 ‘대구세일’에 추정가는 1억 7000만∼3억원을 달고 나선다(사진=서울옥션).최근 한국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여럿이다. 일본 대중문화와 팝아트를 연결하는 행보로 세계 미술시장에 오르내리는 일본작가 무라카미 다카시(60)의 대표 콘셉트인 미소 짓는 꽃이 나왔다. ‘컬러풀 플라워: 해피’(2019·120×120㎝)란 타이틀을 단 작품의 추정가는 4억 5000만∼7억원. 스페인작가 조르디 리베스(50)는 ‘더 그린 프레젠트’(2021·162.0×130.0㎝)란 회화작품으로 국내 경매시장에 데뷔한다. 만화적 상상력에 서사를 입혀, 깔끔한 선과 뚜렷한 색감으로 표현한 작품은 추정가 1억원∼1억 7000만원을 달고 응찰을 기다린다. 조르디 리베스의 ‘더 그린 프레젠트’(2021·162.0×130.0㎝).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가 국내 경매시장에 내놓는 첫 원화작품이다. 26일 서울옥션 ‘대구세일’에 출품한다. 추정가는 1억원∼1억 7000만원이다(사진=서울옥션).◇RM 소장한 ‘말’이 영향 미칠까…권진규 ‘마두’ 4억원 서울옥션보다 한 주 앞선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케이옥션 ‘7월 경매’는 116점 82억원어치를 내놓는다. 조각이란 희소성에다가 작가적 상징성까지 더해 단연 기대를 끄는 작품은 권진규(1922∼1973)의 ‘마두’(1965·46×24×44.5㎝)다. 테라코타 위에 컬러를 입혀 말머리를 형상화한 작품은 고대 토우를 연상케 한다. 흙을 소재로 한 테라코타도, 평생 매력에 빠져 여러 점을 빚어냈다는 말 조각도 모두 작가를 상징해온 재료이자 소재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적잖다. 언제부턴가 미술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RM이 그 ‘말 조각’ 중 한 점을 소장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번 ‘마두’의 응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추정가는 2억 2000만∼4억원. 권진규의 ‘마두’(1965·46×24×44.5㎝). 작가를 상징하는 테라코타 말 머리 조각이 케이옥션 ‘7월 경매’에 추정가 2억 2000만원∼4억원을 달고 새주인을 찾는다(사진=케이옥션).김환기와 더불어 한국추상미술을 다져낸 1세대로 꼽히는 유영국(1916∼2002)의 원숙기 작품인 붉은 산도 시선을 끈다. 1964년부터 타계할 때까지 빨강·파랑·노랑을 기조색으로 이 땅의 산하를 마치 도형처럼 간결하게 표현했던 작가가 오로지 빨간색 하나만을 녹여 완성한 산 풍경 ‘워크’(1979·53×65.1㎝)다. 추정가 3억∼4억원을 달고 새주인을 찾는다. 해외 작가로는 영국 출신의 플로라 유크노비치(32)가 도드라진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이미 세계 미술시장이 눈독을 들이는 작가로 부상 중인데, 그리기보단 뭉갠 듯 독특하게 구사하는 추상화법이 특징이다. 이번 경매에는 종이에 오일을 올린 ‘스터디 22’(2018·21×15.8cm)가 1억∼1억 8000만원을 걸고 나와 컬렉터들을 고민케 하고 있다. 플로라 유크노비치의 ‘스터디 22’(2018·21×15.8cm). 세계 미술시장에서 부상 중인 30대 작가가 종이에 그린 독특한 추상화가 케이옥션 ‘7월 경매’에 나선다. 추정가는 1억∼1억 8000만원이다(사진=케이옥션).
- 서울 도봉구·노원구 등 동북권·경기 파주 호우주의보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서울 동북권과 경기 파주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기상청은 16일 오후 4시15분을 기해 서울 동북권(도봉구, 노원구, 강북구, 성북구, 동대문구, 중랑구, 성동구, 광진구)과 경기도 파주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고 밝혔다.호우주의보는 세 시간 강우량이 60mm 혹은 12시간 강우량이 110mm 이상으로 예측될 때 발효된다. 이는 보통 우산으로 비를 막을 수 없는 수준의 강우량이며, 계곡이나 하천의 경우 물이 불어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한편 부산, 대구, 광주, 제주도 남부, 경상남도(진주, 양산, 사천, 합천, 하동, 창녕, 함안, 의령, 밀양, 김해, 창원), 경상북도(청도, 경주, 포항, 의성, 칠곡, 군위, 경산), 전라남도(화순, 순천, 광양, 여수, 보성, 고흥, 구례, 곡성, 담양)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 서울 34도, 대구 36도…전국 7개 시·도 폭염경보(종합)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2일 본격 여름 무더위로 전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과 대전, 광주 등 주요 도시가 낮 최고기온 34도 이상을 기록 중인 가운데 무더위로 유명한 대구는 36도까지 치솟았다.서울 낮 최고기온 34도 등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성내천 물놀이장을 찾은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사진=뉴시스)이날 행정안전부는 오후 12시를 기해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폭염 위기경보 단계는 기온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상향된다. 이날 전국 178개 구역 중 164개 구역(92%)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오는 4일까지 일최고체감온도가 33℃ 이상 지속되는 곳이 82개(46%)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낮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았고 무더위로 유명한 대구는 36도까지 치솟았다.대전 역시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치솟으며 대전·충남 모든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충남권 해수욕장은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전 아침 최저 기온은 24도, 낮 최고 기온은 34도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광주·전남 지역도 올해 첫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광주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광주·전남 담양에 폭염 경보를, 전남 지역(신안 흑산도 제외)에 폭염주의보를 발표했다. 부산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산기상청은 2일 오전 11시를 기해 부산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폭염 경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을 기록하고, 하루 최고 열지수가 41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효된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35도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이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지역은 △대구 △광주 △경상북도 △전라남도(담양), △충청북도(제천, 증평, 단양, 음성, 충주, 영동, 옥천, 청주), △강원도(강원남부산지, 삼척평지, 강릉평지) △경기도(안성)이다.폭염주의보 지역으로는 △세종 △울릉도, 독도 △울산 △부산 △대전 △인천(강화군,옹진군 제외) △서울 △제주도(제주도동부, 제주도북부, 제주도서부) △경상남도(진주, 양산, 사천, 합천, 거창, 함양, 산청, 하동, 창녕, 함안, 의령, 밀양, 김해, 창원) △전라남도(거문도.초도, 담양 제외) △충청북도(진천, 괴산, 보은) △충청남도 △강원도(강원남부산지, 삼척평지, 강릉평지, 태백 제외) △경기도(안성 제외) △전라북도(장수 제외)로 대부분의 국내 지역이 해당된다.이에 행안부는 관계부처와 지자체에 폭염 3대 취약분야인 공사장 야외근로자, 논밭 고령층 작업자, 독거노인 등에 대한 관리대책을 세우도록 했다. 또 농·축·수산업 예방대책, 정전 대비 및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 관리대책을 마련하는 등 소관 분야별 폭염대책 강화를 지시했다.특히 주말에는 공공시설에 설치된 무더위 쉼터들이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독거노인,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관계부처와 지자체의 각별한 대책을 촉구했다. 김성중 행안부 재난대응정책관은 “폭염 시 야외활동 자제, 물 자주 마시기 등 국민행동요령을 참고해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이 예보한 전국 낮 최고기온은 △서울 33도 △춘천 33도 △강릉 34도 △대전 34도 △청주 34도 △대구 37도 △부산 30도 △전주 34도 △광주 35도 △제주 30도다. 대부분 지역이 최고기온 30도를 넘어섰고 대구는 37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가 예보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청와대 거점, 가상인간이 홍보를"…'문화유산 방문캠페인' 시작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상 인플루언서를 방문 캠페인 홍보에 활용하고 청와대까지 방문 코스를 확장했다.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과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길 기대한다.”가상인간 삼남매 호·곤·해일과 드라마 ‘파친코’로 글로벌 신예로 떠오른 배우 김민하가 올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홍보에 나선다. 또한 70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가 캠페인의 주요 거점 행사지로 활용될 예정이다.최응천 문화재청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2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행사에 많은 제약이 있었지만, 비대면 방법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전 세계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가 마음껏 한류를 즐길 수 있도록 가상공간에 홍보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2022 문화유산 방문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된 ‘파친코’ 배우 김민하(오른쪽)가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청와대 포함 ‘왕가의 길’…공연·전시 눈길세 번째 해를 맞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한류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리는 사업이다. 올해는 세계유산 및 인류무형유산을 중심으로 10개 테마, 75개 거점으로 구성된 문화유산 방문코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그중 하나인 ‘왕가의 길’에는 지난달 개방된 청와대가 추가됐다. 경복궁 후원 권역이었던 청와대에서는 8월 광복절을 맞아 K팝과 국악 등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연 ‘코리아 온 스테이지’가 펼쳐지고, 10월에는 미디어아트와 연계한 색다른 전시가 관람객과 만난다.홍보대사로 위촉된 김민하는 ‘산사의 길’ 거점인 합천 해인사를 방문했다. 대장경판 등을 둘러보는 여행 영상은 하반기에 공개되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도 상영된다. 김민하는 “파친코 촬영차 합천을 방문했을 때 해인사를 못 찾아 아쉬웠다”며 “이번에 방문해보니 역사가 깊고 웅장한 공간에서 고요하면서도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가상인간 3남매는 지구를 이루는 요소들의 상징인 하늘 호(昊), 땅 곤(坤), 바다 위에 돋는 해인 해일(海日)에서 이름을 따왔다. 호·곤·해일은 사회적인 이슈와 환경에 대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행동을 실천하려는 MZ세대의 모습을 반영해 만들었다. 올 2월에 첫 등장해 기업 광고 모델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이들의 인스타그램은 14일 기준 1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호·곤·해일은 ‘인생샷 여행’ 영상 콘텐츠에도 등장한다. 이들은 방문코스 ‘왕가의 길’의 수원 화성, ‘관동풍류의 길’의 강릉 선교장, ‘천년 정신의 길’의 안동 하회마을, ‘서원의 길’의 안동 병산서원에서 문화유산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영상은 오는 27일 공개되고, 같은 날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송출된다.가상인간 3남매 호·곤·해일(사진=문화재청).브랜드 리을의 한복정장과 협업하는 ‘코리아 인 패션’도 주목된다. 리을은 방탄소년단, 지코 등의 한복 제작으로 MZ세대의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김리을 아트디렉터와 ‘백제역사유적지구’를 배경으로 한국적 의상을 촬영한 영상은 10월 일본 도쿄에서 옥외광고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바라바빠’ 캐릭터로 잘 알려진 팝아트 작가 홍원표도 굿즈 제작 등으로 합류한다. 이외에도 인천공항의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홍보관을 다시 운영한다. 오는 9~10월 경상북도 안동시와 영주시 등에서 개최되는 ‘세계유산축전’, 하반기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등 지자체 축제와의 콘텐츠 연계도 계속된다.최응천(왼쪽 네번째) 문화재청장과 배우 김민하(다섯번째)가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2 문화유산 방문캠페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 [여행+] 대통령이라서…별장도, 세트장도 인기몰이
- 충북 청주의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존재는 늘 국민적 관심사였다. 국민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사소한 숨소리와 표정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대통령이라는 이름표를 다는 순간부터 때로는 모순적인 요구도 받고, 또 쉽게 공격에도 노출된다.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의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울지 알면서도 국민은 꿋꿋하게 있어 주기를 바란다.합천영상테마파크 뒤편에는 실제와 거의 비슷하게 지은 청와대 모형이 들어서 있다.대통령에 관한 관심은 대통령의 평범한 일상으로도 넓혀진다.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또 어디서 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쉬는지 등이다.그래서인지 ‘청와대’라는 간판은 진짜가 아니라도 매력적인 관광지가 됐다. 청와대 세트장이 있는 경남 합천의 영상테마파크가 그 주인공이다. 매년 50만명이 이 테마파크를 방문하는데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소가 바로 청와대 세트장이다. 영상테마파트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이 세트장은 1992년 발간한 ‘청와대건설지’를 바탕으로 조성했다. 실제 청와대의 68% 크기로 지었다. 대통령의 집무실과 접견실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사람들은 실제가 아닌 단지 드라마 촬영장일지라도 대통령의 일상을 엿보고 싶어한다는 게 드러난다.합천영상테마파크 1930년대 거리풍경대통령의 별장이었던 충북 청주의 청남대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2년 개방 후 누적 관람객만 1300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다.청남대는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 1980년 전두환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약 20년 동안 최고 권력자의 별장으로 사용된 곳이다.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역대 대통령들이 매년 4~5회, 많게는 7~8회씩 이용했다고 한다. 20여간 총 89회 472일을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다. 당시에 보안상 이유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지만,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청남대 관리권을 충청북도로 이양하면서 일반에게 개방됐다. 이후 청남대는 국민을 위한 숲과 정원이 됐다.청남대는 대통령이 머물렀던 거실과 침실, 손님방 등이 있는 본관, 그리고 산책로인 숲길로 이어진다. ‘대통령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여러 길은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 尹측 “5월 10일 취임식 후 청와대 문 완전히 개방”(상보)
- [이데일리 박태진 한광범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25일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5월 10일 취임식이 끝나면서 청와대의 문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지난달 22일 오후 청와대와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이 있는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이 각각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한홍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TF)팀장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팀장은 “이로써 본관,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가 있는 청와대는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된다”면서 “아울러 청와대로 인해 단절되었던 북악산 등산로도 다음달 10일 아침 7시부터 완전히 개방돼 국민께서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휴식 명소로 거듭난다”고 설명했다.TF는 우선 청와대 개방을 기념하는 대국민 행사 ‘청와대, 국민 품으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5월 10일부터 22일까지 13일간 청와대 경내, 경복궁과 북악산 일대에서 새시대, 새희망을 담은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해당 기간에는 청주 청남대, 세종 대통령기록관 그리고 합천 청와대세트장 등 전국 곳곳에서도 청와대 개방기념 특별행사가 진행된다.TF는 또 개방초기 많은 방문객으로 인한 국민 불편 초래와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 관람 신청서비스 제도를 운영한다.윤 팀장은 “청와대 개방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도, 봄 나들이객 증가 그리고 코로나 제한 해제 등으로 많은 분들이 찾으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얼마나 많은 분들이 오실지 예측하기 어렵고, 한 번에 많은 분이 몰리면 국민 불편과 청와대 경내 보전의 어려움이 있어 한시적으로 입장신청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입장 인원은 청와대 경내 이용가능 면적, 입장객 한 명당 3㎡(약 1평)의 최소공간 확보, 여유 있는 관람을 위한 적정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하루 총 6회 2시간마다 6500명씩 일일 관람인원을 3만9000명으로 결정했다는 게 윤 팀장의 설명이다.관람신청은 오는 27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국민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앱(네이버, 카카오, 토스)과 웹사이트(네이버)를 통해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특히 개방 초기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 그리고 단체관람에 대해서는 별도의 신청을 접수 받아 입장 인원을 안배한다.아울러 청와대로 인해 단절됐던 북악산 등산로는 인원 제한 없이 5월 10일부터 전면개방된다. 윤 팀장은 “경호와 보안을 이유로 굳게 잠겨 있던 청와대 뒤편 백악정 대통문이 5월 10일 개방된다”며 “이로써 청와대에서 한양도성 성곽까지 연결돼 진정한 북악산 등산로 전면개방이 완성된다.청와대 동편과 서편 어느 곳에서나 출발할 수 있는 해당 등산로는 5월 10일부터 사전 신청 없이, 인원 제한 없이 이용하실 수 있다”고 했다.이어 “청와대는 조선시대 500년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74년, 약 600여년 동안 닫혀 있던 권력 상징의 공간이다. 그 공간이 5월 10일, 국민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