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지진에 주변국 한때 긴장…앞선 핵실험 탓 함몰 가능성(종합2보)

中당국, 인공지진 가능성 제기에 주변국 ‘화들짝’
기상청 “음파 감지 없는 자연지진…추가 분석중”
유엔 기구도 핵실험 배제…“터널 등 함몰 가능성”
  • 등록 2017-09-24 오전 2:17:30

    수정 2017-09-24 오전 2:20:28

북한의 핵 실험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난 23일 오후 5시29분께 규모 3 초반의 지진이 감지됐다. (사진출처=구글 어스)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베이징=김인경 특파원] 23일 저녁 북한 핵 실험장 인근에서 지진이 감지되며 주변국이 한때 긴장했다. 그러나 우려한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사실상 배제되며각국 당국은 모두 차분히 원인 분석에 돌입한 모양새다. 앞선 6차 핵실험으로 약화한 이곳 지반의 추가 붕괴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요국 기상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29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3초반대 지진이 감지됐다. 특히 최초 발표한 중국 국가지진대망(CENC)은 폭발에 의한 인공 지진 가능성을 제기해 주변국을 긴장케 했다.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은 이를 토대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며 긴장감을 키웠다. 더욱이 북한은 이달 3일 이곳 인근에서 6차 핵실험을 단행했었다. 또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북한 정권의 완전 파괴를 언급한 데 이어 김정은이 사상 최초의 직접 성명을 통해 사상 최고의 대응 조치를 시사하는 등 양국의 ‘말 폭탄’으로 긴장이 최고조인 상태였다. 리용호 북한 외무장관은 이 조치가 태평양 위에서의 수소탄 실험일 수 있다고까지 언급했었다.

이번 북한 지진의 진앙과 규모에 대한 분석은 각국 당국의 발표가 대체로 일치했다. 길주 북북서쪽 49㎞ 지점(북위 41.302, 동경 129.08)이었다. 지난 6차 북한 핵실험 위치(북위 41.302, 동경 129.08)에서 약 6km 부근이다. 규모는 중국 CENC가 3.4,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3.5, 한국 기상청은 초기 발표에서 3.0이라고 했다가 정밀조사 후 3.2로 수정했다. 그러나 CENC는 초기 진원 깊이가 지면 인근 0㎞라고 발표한 걸 토대로 인공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공지진은 통상 진원 깊이가 지표면 근처이고 자연지진은 깊이 10~15㎞에서 발생하는 게 보통이다. 미 USGS는 진원 깊이를 5㎞, 한국 기상청은 2㎞ 전후로 추정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홈페이지 내 관련 내용. (출처=USGS 홈페이지)


폭발에 따른 인공지진일 가능성은 사실상 배제됐다. 인공지진이라는 중 당국의 초기 분석이 틀렸다는 것이다. 중 당국은 이후 이번 지진이 핵실험이 아닌 자연적인 흔들림이라고 정정 발표했다. 한국 기상청도 지진 직후 초기 분석 결과 자연지진 가능성이 크다고 했으며 이후의 정밀 분석 때도 이 결과를 재확인했다. 인공지진일 경우 뒤따라야 할 음파가 감지되지 않았다는 게 주 근거다. 미·일 전문가도 핵실험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너무 작다고 지적하며 핵실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했다. 북한의 역대 지진은 4.3 이상이었다. 특히 최근 들어선 더 강해졌다. 지난해 1월 4차 실험 때의 지진 규모는 5.0, 9월 5차 실험 땐 5.3, 이달 3일 6차 땐 역대 최대인 6.1이었다. 일본 기상청은 아예 초기에 지진 자체를 감지하지 못했거나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 일본 기상청은 북한 지진의 규모가 작으면 아예 감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NHK의 설명이다.

전문가는 이 대신 6차 핵실험에 따른 추가 붕괴 가능성이 크리라 보고 있다. 유엔 산하 포괄적 핵실험금지기구(CTBTO)의 라시아 제르보 사무총장도 트위터에 “인공지진이 아니다”라며 “앞선 6차 핵실험 직후 일어났던 지진 감지 때와 비슷한 형태”라고 분석했다. 미 과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도 “최근 핵실험에 따른 지반 변경과 관련한 흔들림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앞선 실험으로 인근 갱도나 터널이 추가 붕괴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변국 정부도 결과를 단정하진 않은 채 차분히 대응 중이다. 청와대는 발사 두시간여 지난 23일 밤 7시반께 “여러 곳으로부터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도발 때 한두시간 이내에 개최되던 국가안보회의(NSC)도 열리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 정부나 국방성도 아직 이렇다 할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때마다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 온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실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출처=라시아 제르보 CTBTO 사무총장 트위터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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