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아파트 경비실의 긴급 방송을 들은 주민들이 새벽 1시에 모여 산책로의 물길을 뚫었다는 따뜻한 사연이 전해졌다.
9일 KBS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산책로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인근 모락산의 흙이 내려오면서 물길이 막혔고, 산책로에 물이 넘치면서 산사태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긴급한 상황이었다.
| 9일 새벽 산책로에 물이 넘친다는 경비실의 긴급 방송을 듣고 모인 의왕시 아파트 주민들.(사진=KBS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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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비실은 새벽 1시에 “산사태로 인해 산책로에 물이 차오르니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민분들은 도와주세요”라며 주민들에게 긴급 방송을 했다.
방송을 들은 주민 A씨는 급히 현장으로 향했지만, 그러면서도 “다음 날 출근하는 분들이 많아 나오는 분들이 별로 없을 텐데”라며 걱정하는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다행히도 A씨가 도착했을 땐 이미 30~40명의 주민이 모여 있었다. 누군가는 쓰레받기를 손에 들고, 다른 누군가는 고무장갑을 낀 채였다.
주민들의 힘을 모아 산책로의 돌과 흙을 순식간에 치우면서 상황은 금세 마무리됐다.
| (사진=KBS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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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을 알린 한 시민은 “평일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 많은 분이 모여 도움을 준 장면이 따뜻해서 한번 제보해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8일 0시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집계된 의왕시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348㎜를 기록했다.
오는 11일까지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 100~300㎜, 많으면 350㎜ 이상의 비를 더 뿌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