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해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지휘소 연습(CPX) 규모가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훈련인 을지연습과 실기동 군사 훈련도 연례 실시해 오던 것을 시기를 조정해 실시한다는 것으로 증원 전력 없는 제한적 한미연합훈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즉 UFS의 지휘소 연습 시나리오는 문재인 정부 당시 연합훈련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이번 훈련 시나리오에 따르면 1부 방어 훈련에서는 동원령 선포 이후 북한 장사정포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대화력전이 이뤄집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 대피 절차인 비전투원 후송 작전(NEO)과 페바(FEBA) A(알파) 전투를 끝으로 방어 훈련이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사실상 이전 훈련들과 비슷한 범위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군에서는 전투지역을 북한과 가까운 순서대로 GP, GOP, 페바 A·B(브라보)·C(찰리)·D(델타)·E(에코)로 구분합니다. 문재인 정부 뿐만 아니라 그간 군 훈련 시뮬레이션은 개전 초기 GP 및 GOP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인 페바 A 지역에서 전투가 이뤄집니다. 페바 B 지역부터 미군 증원 병력이 오면 반격해 올라가는 것이 전통적인 우리 군의 작전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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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부연습인 을지연습을 함께 시행해 과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수준의 연합훈련으로 확대됐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 정부에서 UFG를 폐지하면서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의 태극연습을 합한 ‘을지태극연습’을 실시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되긴 했지만, 이번 훈련의 부활은 코로나19 관련 집합금지 정책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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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서 기술했듯, 그동안 군은 꾸준히 훈련을 해 왔습니다. 이전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과 코로나19 대응 정책 등 여러 제반 요건들에 따라 규모 및 일정을 조정하고 대국민 홍보를 이른바 ‘로우키’(low-key)로 진행해 왔다고 보는게 설득력이 있습니다. 연합훈련을 위해 한반도에 전개하는 항모전단 등 미군 전력들에게 일일히 PCR 검사 ‘음성’ 확인을 강요하는게 가능했었을까도 의문입니다. 여기에 미 트럼프 정부의 한미군사훈련을 보는 정치적 계산도 한 몫 했습니다.
결국 군은 상황 변화와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연합훈련 등을 지속하며 ‘담금질’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군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한미동맹이 약화돼 재건한다느니, 실질적인 훈련이 되도록 하겠다느니 하는 말들을 합니다. 그간 그들이 했던 훈련을 부정하는 뉘앙스입니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 군의 입장으로서 적절한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