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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한국과 브라질은 전후반을 통틀어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세계 최강 공격수들이 한국팀 골대를 노렸으나 김병지의 선방과 홍명보의 투혼 등에 막혀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싶었다. ‘한국은 브라질과 비겨도 이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밑지지 않는 결과였다.
정규시간을 가리키는 시계가 멎기 직전이었다. 오른쪽에서 최성룡이 브라질 문전 앞으로 올린 센터링 볼을 향해 김도훈이 발을 뻗어 슈팅을 날렸다. 김도훈의 슛은 브라질 골망을 그대로 갈랐다. 황선홍과 최용수와 주전 경쟁을 벌이던 김도훈이 낸 일이었다. 후반 39분 서정원과 교체투입된 지 수분 만에 이뤄낸 것이라 극적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6만8000여 관중의 환호성이 잠실벌을 뒤덮었다.
국가대표 축구팀은 앞서 브라질 두 차례 만나 모두 패배했다. 1995년 8월12일과 1997년 8월10일에 경기를 치러 1대 0과 2대 1로 각각 모두 패배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둔 터라서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전 승리를 계기로 사기가 올랐다.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한국은 이후 브라질을 만나 연패했다. 2002년 11월(3대 2), 2013년 10월(2대 0), 2019년 11월(3대 0), 2022년 6월(5대 1) 맞붙어 다 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났다. 한국과 브라질이 국제대회에서 마주한 것은 카타르 월드컵이 처음이었다. 경기 결과는 브라질의 4대 1로 승리였다.
1999년 3월28일, 한국이 브라질에 거둔 승리는 아직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