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 눈앞…‘수출주 유리’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면 지난 13일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88.60원)보다 4.40원 하락한 128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장중엔 1291.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2일 1291.50원까지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1291원 선까지 급등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는 것이 시간 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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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환율 상승은 수출주에는 호재로 꼽힌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국내 수출주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주 등이 거론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 시 하드웨어, 통신, 음식료 자동차 등 업종은 환율이 이익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수익률 측면에서 좋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가 전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매도 요인…고환율 지속시 ‘우려’
다만 최근 환율 상승이 수출주에 호재로만 작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환율 상승은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 주식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도 요인이 된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1조4279억원을 순매도했다. 5월 들어서 9거래일 중 단 3거래일(3일, 4일, 13일)만 순매수를 기록했을 뿐이다.
김 연구원은 “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화 약세를 나타내고, 이는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순매도를 자극한다”면서 “200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3% 이상 상승한 국면에서 코스피는 높은 확률로 약세를 기록한 게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 즉 자국 통화 가치절하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 그동안 호조로 작용해왔다”면서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환율 상승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환율 상승이 무조건적으로 수출주에 호재라는 인식으로 시장 전체를 보기보다는 개별 업종과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각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 외화부채 등이 환율에 영향을 받아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숫자를 바꾸기 때문에 시장 전체나 업종에 대해 환율과 이익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투자 측면에서 유용성이 떨어진다”면서 “환율 상승 국면에서의 주가 상승 탄력과 과거 승률 등을 고려해 하드웨어 등 정보기술(IT) 업종, 내수 방어주 등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