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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로이터는 도시바 낸드 사업 매각전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을 방문해 정부(경제산업성) 고위 관료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웨스턴디지털 측도 밀리건 CEO의 일본 방문 사실을 인정했다.
◇웨스턴디지털, 생존권 걸린 문제로 접근
밀리건 CEO는 앞서 지난 4월 도시바 측에 ‘경영 위기 상황을 탈출할 수 있도록 자금을 빌려주겠다’며 대신 낸드사업 매각을 자신들과 우선 협상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동시에 미국 법원에 매각 중지신청을 제기하는 등 도시바가 자신들이 아닌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며 사방으로 뛰고 있다.
이 때문에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가 샌디스크와 처음 계약 당시 ‘합작 상대의 동의 없이 매각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조항이 있다며 공개매각 작업에 반발해왔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경쟁사이자 한국 업체인 SK하이닉스(000660)의 지분 취득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이용해 일본 내 여론을 자극하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 ‘뜻 있는 곳에 길 있다’ 의미심장한 발언
이에 대해 SK그룹의 수장인 최태원 회장과 매각 작업을 지휘 중인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일본 내 여론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박성욱 부회장도 지난 12일 열린 나노코리아2017 기조연설 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도시바와는 오랫동안 협력해온 파트너로 어떻게 윈윈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인수 포기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열린 일자리위원회 정책간담회장 앞에서는 관련 질문에 함구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룹 차원의 인수 지원작업을 총괄하는 박정호 사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은 여러 방안을 두고 승부수로 던질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지분 포기 카드까지 검토되고는 있지만, 최소한의 실익을 도모하고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묘수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