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박가람(가명.24) 씨는 지니, 넷플릭스, 푹, 티빙 등을 정기 결제하고 있다. 총 32100원 정도다.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을 사 먹는 경우는 있지만 유료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는 별로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최근 대학 학과 단톡방에는 "넷플릭스 같이 볼 사람 구해요. 현재 3명있는데 1명 자리가 남았어요"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전에는 불법 다운로드 파일을 메일로 주고 받던 세대들이 유료 결제를 함께 할 '동지'를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전문가들은 스트리밍을 할 때의 편의성과 더불어 저작권법의 강화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콘텐츠를 유료로 이용하는 젊은세대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대학교 4학년 김미리(가명.24) 씨는 “제가 대학에 막 입학했을 때는 영화나 음악을 불법 다운로드 받아서 보고 듣는 게 당연한 분위기였다”며 “돈을 주고 콘텐츠를 이용하면 바보라고 놀림 받던 때도 있었고 친구들이 불법 다운로드한 파일을 보내주기도 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불법 다운로드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돈 낼 만 하니까"... 월평균 1.6만원 지출
올해 초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만14세~만34세 응답자 500명 중 약 89%(445명)가 최근 6개월 이내 유료 콘텐츠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험은 유료 콘텐츠 이용 관련 인식의 변화와 연관된다는 분석이 있었다. 응답자 중 36%(180명)가 유료 콘텐츠가 돈을 낼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기관에서 2012년도에 발표한 내용인 전국 19~28세 대학생 500명 중 약 62%(310명)가 유료 콘텐츠 비용이 아깝다고 대답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월평균 2만 원을 콘텐츠 이용에 소비하고 있는 대학생 박상준(가명.25) 씨는 “예전에는 MP3 같은 기기가 따로 있어서 음원을 주로 다운로드해 들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스트리밍으로도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그냥 돈을 내고 스트리밍을 하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드라마나 영화도 예전에는 무료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으면 외국 영화는 자막을 또 따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이제는 사실 불법으로 금지돼 그런 파일을 찾는 게 더 수고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몫
한편 젊은 세대들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 변화 또한 유료 콘텐츠 소비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전에는 불법 다운로드를 많이 했었다는 전희정(가명.26) 씨는 “이전에는 음원이나 영화를 무료로 다운로드를 받아 이용하는 게 불법인지도 몰랐다”면서 “저작권 관련 영상 광고를 보고 잘못인지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김정민(가명.26) 씨는 "콘텐츠를 유료로 이용하는 게 예전에는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들어간 비용과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게 맞다고 느껴 콘텐츠를 유료로 이용하는 것이 더욱 마음이 편하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영화 상영 전 저작권 관련 영상 같은 것을 본 적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정부가 실시한 영화나 드라마를 중심으로 저작권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캠페인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만14세~만34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향후 온라인 유료 콘텐츠 의향을 물었을 때 약 72%(360명)의 응답자가 지금보다 이용량을 늘리거나(5.8%), 지금 정도 수준으로 유지할 것(66.0%)이라고 응답한 만큼 앞으로의 2030의 온라인 유료 콘텐츠 이용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냅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