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비원 괴롭힘 방지법’ 시행 등 제도적 변화가 뒤따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입주민들의 경비원에 대한 갑질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엔 한 입주민이 아파트 출입구에서 차량을 막았다는 이유로 경비원 2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가해자에 실효성 있는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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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 2명 폭행한 30대 男 구속
지난 21일 경기 김포시에서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해 중상을 입힌 중국 국적의 남성 A(35)씨가 구속됐습니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11시40분께 경기 김포시에 있는 한 아파트의 입주민 등록차량 전용 출입구에서 아파트에 등록되지 않은 지인의 차량을 경비원들이 막았다는 이유로 경비원 B씨(60)와 C씨(58)를 폭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또 경비원들에게 침을 뱉은 뒤 의자를 경비실 창문에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리며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갈비뼈에 손상을 입었고, C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경찰은 당일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에 대해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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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 4000명 경찰에 진정서 제출·엄벌 호소 청원 등장
A씨의 무차별 폭행과 경찰의 대응 방식에 시민들은 분노했습니다. 폭행 사건이 알려지자 해당 아파트 입주민 4000여 명은 A씨를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이 사건과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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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희석 씨 사건 후 7개월…입주민 갑질 여전해
입주민의 폭행과 갑질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7개월이 지났습니다.
이 사건 이후 경비원을 향한 갑질을 막기 위한 ‘아파트 경비원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되는 등 적지 않은 변화가 뒤따랐지만, 여전히 경비원에 대한 갑질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에 입주민들의 인식 개선과 실효성 있는 처벌이 이뤄져야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5일부터 개정된 경비원보호법에 따라 경비원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없지만, 업무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탓에 갈등의 여지는 여전합니다. 이러다 보니 경비원들은 당장 먹고살 걱정에 무리한 지시에도 속을 삭이며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괴롭힘의 구체적 유형이나 신고 후 해결 절차 등을 관리규약에 구체적으로 마련해야만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