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평생 손가락 빨까 두렵다”…MZ도 ‘부업 열공’

부업 인구, 코로나 이후 2년 연속 증가
천정부지 생활물가·육아 비용까지 부담
“무지출 만으로는 부족, 추가 수입 필요”
직장인들, 퇴근 후 학원행…창업 고민도
  • 등록 2023-06-16 오전 4:34:18

    수정 2023-06-16 오전 4:34:18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대로면 평생 손가락 빨면서 살겠구나 하는 생각에 자다가도 번쩍 눈이 떠지고 겁이 났어요.”

위 기사와 내용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프로)
8년 차 직장인 홍모(35·남)씨는 최근 들어 카페 창업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홑벌이 가장으로 전세 대출금을 갚는 것도 버거운 데다, 세 살배기 아들에게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아서다. 퇴근 후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상권 분석가들에게 교육을 받고, 주말이면 장사하는 점주들을 찾아가 가게 운영의 노하우를 듣고 있다. 홍씨는 “회사 생활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는 게 현실이고, 뭔가 만들어 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대로 살면 더 나아질 게 없다는 생각에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수입 찾아 나서는 2030세대

홍씨처럼 부가적 수입을 찾아 나서는 2030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생활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다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부업 없이는 생활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루 혹은 일주일 동안 한 푼도 쓰지 않는 ‘무 지출 챌린지’도 유행했지만, 지출을 줄이는 데에 한계가 있기에 아예 수입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단 이들도 적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김모(33·여)씨도 최근 그래픽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등록했다.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곧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 벌고 있는 수입으로는 생활이 빠듯해 내린 결정이다. 마침 주변에서 그래픽 자격증이 부업으로 써먹을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씨는 “장을 볼 때마다 내 월급 빼고는 다 오른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저축도 하고 있지만 예전만큼 자산이 불어나는 것 같지 않아서 부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사는 회사원 최모(35·남)씨는 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모티콘 제작 강의’를 듣고 있다. 과거 미대에 진학하기 위해 배웠던 그림 그리기 소질을 발휘해 부수입을 벌기 위해서다. 최씨는 “이런저런 컨셉트로 이모티콘을 그린 뒤 강사에게 조언을 받고 있다”며 “칭찬을 들을 땐 뭔가 이뤄가는 것 같아 만족감도 크다”고 말했다.

부업 종사자, 코로나 이후 증가세

실제로 부업을 하는 사람들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부업을 가진 사람은 2017년 41만 1000명에서 2018년 42만 9000명, 2019년 46만 3000명으로 늘어났다. 2020년(43만 2000명)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소폭 감소했지만 2021년 49만 6000명에 이어 2022년 54만 7000명(3분기 기준)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직장인들의 각종 커뮤니티에선 창업 관련 정보들도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한 커뮤니티 회원이 ‘창업 아이템 3가지 중 어떤 것이 좋을까’라고 조언을 구하면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주변 상권, 해당 지역 음식별 수요량, 업종별 매출 현황 등을 살펴야 한다”, “자본이 충분하면 고깃집을 추천한다. 주꾸미는 봄철 이후에는 비수기 시즌이 길어 비추천” 이란 댓글이 달리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부업 열풍이 인플레이션, 경기불황 등으로 인한 소득 여건 악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려워지고 물가가 오르면서 노동 소득만으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직장인 사이에 지배적”이라며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생긴 고용불안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미지=전국경제인연합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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