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GO를 찾아서]47년 역사를 담은 '훼드라', 그리고 최루탄

신촌 대학가에 위치한 47년 노포집
2010년부터 2대 사장님이 운영중
역사를 담고 있는 '최루탄 해장라면'..옛 향수 자극
  • 등록 2020-03-08 오전 6:30:58

    수정 2020-03-08 오전 6:30:58

신촌 현대백화점 뒤편에 위치한 ‘최루탄 해장라면, 훼드라’ 입구 (사진=김민정 기자)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한국인이 1년에 평균 76개를 먹는 ‘국민 간식’ 라면은 가격도 저렴하고 조리하기도 쉬워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이중 서울의 대표 대학가인 신촌역 인근에는 무려 반세기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라면집이 있다. 바로 최루탄 해장라면으로 유명한 ‘훼드라’다.

1973년 개업한 이 식당은 당시 연세대를 대표하는 이른바 과거 1970~80년대 운동권 술집으로 유명했다. 수많은 학생들이 이미 졸업하고 신촌을 떠났지만 훼드라는 소나무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촌 현대백화점 뒤편에 자리한 이곳의 정확한 상호명은 ‘최루탄 해장라면, 훼드라’다. 최루탄 해장라면은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다. 이를 알려주듯 가게 내부 안에는 매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신촌 현대백화점 뒤편에 위치한 ‘최루탄 해장라면, 훼드라’ 내부 모습 (사진=김민정 기자)
특히 해장라면에 ‘최루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과거 수많은 민주화 운동 당시 경찰이 발포한 최루탄처럼 눈물, 콧물을 쏙쏙 빼기 위함이었다.

실제 훼드라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아지트가 되어줬던 곳이다. 이를 증명하듯 가게 내부에는 그 시절 역사를 함께 했던 사진들이 놓여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루탄 해장라면, 훼드라’실내에 놓여져 있는 사진들 (사진=김민정 기자)
현재 훼드라는 2대 사장님 손모(여·63)씨가 운영 중이다. 당시 손 사장은 훼드라 옆 편의점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지난 2010년 1대 사장님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우연치않게 이 가게를 운영하게 됐다고 한다. 훼드라를 이어받기 전 외식업에 경험이 없던 손 사장은 당시 1대 사장님께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특히 1대 사장님께서는 이 가게의 내·외관을 그대로 유지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이에 현재까지도 손 사장은 가게 이름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가게를 둘러보면 벽면에 새겨진 낙서들과 낡은 전등,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테이블 등 그 모든 것이 그 시절의 역사를 담고 있다.

손 사장은 지금도 그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이 이곳을 방문해 옛 추억을 되새기곤 한다고 전했다.

훼드라 대표메뉴 ‘최루탄 해장라면’ (사진=김민정 기자)
최루탄 해장라면은 바지락 육수를 기반으로 콩나물과 오징어, 그리고 다량의 청양고추가 들어가 그 위엄을 뽐냈다. 그 맛을 보니 짜릿한 매콤함이 미각을 자극했다. 여기에 쫄깃한 면발로 식감을 더했다.

평범한 듯 보이는 이 라면은 단순히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구미를 지속 자극해 한 번 맛을 보면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라면의 성지’라고 불리는 이곳이 오랜 기간 이 자리를 지켜온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365일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훼드라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다른 가게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신촌 현대백화점 뒤편에 위치한 ‘최루탄 해장라면, 훼드라’ 주방 모습(사진=김민정 기자)
손 사장은 “대학교 개강이 미뤄졌을뿐만 아니라 신촌 거리 자체가 너무 한산하다”라며 “아무래도 위생을 더 철저히 관리하려고 가게 내부 소독도 계속하고 있다. 빨리 이런 시국이 지나가야 할 텐데 요즘 근심이 너무 많다”고 전했다. 사장님은 인터뷰 내내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을 손에서 놓지 못하며 속상한 마을을 나타냈다.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집콕족이 늘고 있다. 식당 10곳 중 9곳은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같은 소비 위축은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지난 2월1일부터 23일까지 개인의 오프라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21조 7000억여 원으로 1월(40조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손 사장은 “우리 가게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상황이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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