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지옥 오간 中주식형 펀드…올해 99.8% '파란불'

홍콩H지수 금융위기 수준 낙폭 이후 연일 반등
추종펀드는 올해 30~40% 가까이 하락해
"단기 반등 가능하나 러 전쟁·중 반독점법 등 여전"
"소나기 피하면서도 우량 기업은 중장기 보유 유효"
  • 등록 2022-03-18 오전 4:33:00

    수정 2022-03-18 오전 7:30:29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바닥 찍었나.” 폭락세를 보이던 중국 기업 주가가 며칠 새 천당과 지옥을 오가자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했던 홍콩H지수는 또다시 하루 새 2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국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올 들어 1개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는 대내외 변수 속 당분간 반등 시 ‘비중 축소’를 권고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우량한 기업은 주가도 결국 우상향을 그릴 가능성이 높아 ‘보유’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봤다.

(사진=AFP)
올해 홍콩 펀드 40% 가까이 ‘폭락’…“금융위기 버금가”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일 기준 중국 주식형 펀드(모펀드 제외한 일반·종류형) 189개의 올해 수익률은 -19.6%를 기록했다. 클래스 합산 기준 10억원 이상 펀드(416개)를 살펴보면 ‘미래에셋TIGER차이나클린에너지SOLACTIVE ETF(상장지수펀드)’(+0.1%)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홍콩증시 관련 펀드들의 낙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2.0증권자투자신탁’는 -38.6%을 기록했다. 이 펀드의 모펀드는 홍콩H지수를 기초지수로 2배수 일간 수익률과 연동한다. 이어 ‘삼성KODEX차이나H레버리지’ ETF -36.8, ‘한화차이나H스피드업1.5배’ -28.3%, ‘한국투자KINDEX차이나항셍테크’ -28.2% 등이다.

홍콩 증시 상장 중국 기업 주식(H주) 중 50개를 추린 홍콩H지수는 15일 6123.94에 마감, 올해 25.6% 하락했다. 금융위기 때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2015년 급락 쇼크와 2020년 3월 마진콜 사태 이후 하락폭이 가장 크다는 평가다. 홍콩H지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에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유로스톡에 이어 가장 많이 활용된다.

美증시 퇴출 우려 완화에 재급등…“추세적 반등은 아닐 것”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이 미국 외국기업문책법(HFCAA)으로 퇴출 우려가 번지면서 홍콩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후 16일 류허 중국 부총리가 긴급히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자, 홍콩H지수는 하루 만에 12.5% 반등하며 2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17일(+7.5%)까지 연일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근 흐름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업 실적이 선방하며 펀더멘털이 크게 꺾이지 않았음에도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까지 낮아지고 있어 ‘과매도 국면’이란 평이다. 하지만 추세적 반등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홍콩 주식시장 부진 요인인 러시아발 지정학 위험과 유럽계 자금의 이탈, 미·중 갈등 심화, 코로나19 재확산세 등 요인 등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비중 확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따른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홍콩H지수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8.9%로 예상되지만, 공포심리로 무작위 투매를 보인 결과”라며 “서방국의 대러시아 제재 다음은 중국일 것이란 우려, 중국 정부 정책 규제 속 기업 성장성 훼손 등에 심리적 지지선(2016년 2월·7499포인트)가 깨지며 투자심리 회복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역사적 저점에 있는 만큼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해 반등할 여력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악재 해소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는 반등을 활용해 비중을 축소하란 의견도 제시된다. 박 연구원은 “단기 반등 트리거는 러 전쟁 불확실성 완화, 중국 반독점법 최종안 발표, 중국 본토 자금 유입”이라며 “이를 기회로 홍콩 증시 비중을 다소 줄이길 권유한다”고 전했다.

(출처:Wind, 대신증권)
“중국 ADR 상폐 우려된다면 ‘2차 상장’ 따져봐야”

중국 기업들의 미 증시 퇴출 우려에 대해서는 ‘2차 상장’(동일한 원주 기반 두 주식시장간 교환 거래 가능·Secondary Listing)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 증시에 상장된 5개 중국 기업을 외국회사책임법 적용 대상으로 발표했다.

대신증권과 윈드(Wind)에 따르면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ADR은 330여 개로 이중 홍콩에 2차상장·이중상장(미·홍콩 거래소 상장기준에 의거해 신주 발행하는 방식, 홍콩주식과 미국 주식예탁증서간 교환거래 불가, Dual Listing)한 기업은 29개로 약 8.7%에 불과하지만 대부분 대형사들은 이전 상장을 준비, 시총 비중은 83.3%에 달한다.

모계방 대신증권 연구원은 “홍콩 주식으로 교환이 불가한 자금들의 매도로 유동성 영향은 있겠지만, 보유한 미국 예탁증권(ADR)을 홍콩 주식으로 교환이 가능해 기업 펀더멘털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이중 상장된 기업들은 상장 폐지 위험에 노출되면 미국 ADR을 사유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 상대적으로 복잡한 과정과 프로세스 기간이 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우량 기업은 ‘보유’할 만…중장기적 우상향 가능성高”

운용업계도 단기 변동성은 피해갈 필요성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우량 기업들에 대한 ‘보유’는 유효하다고 봤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에쿼티실 실장은 “매크로 변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힘들지만 통상 전쟁이나 질병 이슈는 크게 장기화되진 않았다”며 “한분기 정도는 어지로운 국면이 예상되며 단기적으로 이익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서비스를 갖춘 우량 기업은 중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중국 기업이 미 증시에서 퇴출될 경우에는 대규모 자금이 오가는 자금조달 창구가 줄어들고 폭락·폭등을 거칠 수 있으나 운용사들은 2차 상장을 통해 대응을 하고 기업 펀더멘털이 일순간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며 “가격이 떨어졌을 때 펀더멘털이 강한 기업에 대한 연금형 납입 등은 유효하다고 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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