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주요 은행 중금리대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21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5대 지방은행(대구·전북·광주·부산·경남은행), 2대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주요 12개 은행 가운데 4곳을 제외한 8곳에서 중금리 대출 취급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취급건수는 7개 은행에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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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중금리 대출 증감은 차치하더라도 카뱅을 제외하고는 중금리 대출 취급이 없다시피 했다. 지난해 카뱅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2조3013억원으로 압도적 선두였는데, 나머지 11개 은행 전체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을 모두 합쳐도 4622억원에 불과했다. 카뱅의 5분의 1 수준이다
2위는 대구은행(1179억원)이었고, 신한은행(1049억원), 우리은행(1028억원)이 뒤를 이었다. 5위부터는 더욱 규모가 줄어든다. △하나은행 446억원 △전북은행 266억원 △케이뱅크 245억원 △광주은행 153억원 △국민은행 99억원 △부산은행 74억원 △경남은행 70억원 △농협은행 13억원 순이었다.
취급 건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카뱅의 신규 중금리 대출 취급 건수는 28만9848건이었으나 나머지 11개 은행은 4만8776건에 그쳤다. 카뱅이 5.9배 많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만2995건, 1만2474건으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대구은행이 7914건, 하나은행이 5026건이었다. 케이뱅크 3368건, 전북은행 2489건, 광주은행 1672건, 경남은행 1168건, 국민은행 1021건, 부은행 506건, 농협은행 143건 순이었다.
특히 이들 은행들 중 대부분은 코로나 이전보다도 중금리 대출 증가 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2019년의 신규 중금리 대출 취급액을 비교해보니 케이뱅크에서 427억원 줄었고, 전북은행은 207억원이 줄었다. △광주은행 145억원 감소 △국민은행 127억원 감소 △신한은행 108억원 감소 △하나은행 105억원 감소 △농협은행 28억원 감소 △부산은행 9억원 감소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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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주요 은행들의 중금리 대출 취급이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출을 취급하는 행원들이 중신용자들에 대출을 승인해줄 유인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신용자에게 대출을 일으켰다가 연체가 발생하는 경우 행원의 고과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행원 입장에서는 굳이 중금리 대출을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카뱅의 경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비대면 대출이 이뤄지다 보니 이 같은 이슈에서 자유롭다”고 귀띔했다.
윤창현 의원은 “신용정보가 부족한 청년들과 씬파일러들이 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우수한 심사인력과 AI 등 최첨단 기술을 결합시켜 리스크는 줄이고 대출기회는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