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뿐 아니라 전셋값도 크게 하락하면서 임대차 시장에서는 `역월세` 현상까지 등장했다. 계약서 상 전세 보증금을 낮추지 않는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 대출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집주인이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8%에 육박하고 전세 물량은 쌓이는데 세입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계약 만기 시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주기 어려워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도리어 월세처럼 비용을 주면서 재계약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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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시공사와 조합 간 `갑·을 관계` 처지가 뒤바뀌고 있다. 불과 3~4년 전 주택시장이 뜨거울 때에는 건설사가 입찰에 여럿 참여해 조합의 힘이 셌지만 최근 사업성이 높은 곳에만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조합이 `시공사 모시기`에 나서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일부 조합은 입찰 보증금을 낮추면서까지 시공사 선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전액 현금을 요구하던 관행과 달리 이행보증보험증권으로 내도록 하거나 병행하도록 하는 조합도 있다. 이행보증보험증권은 추후 조합이 정한 시일 내에 해당 금액을 내고 보증을 받은 증서를 말한다. 서울 중구 신당8구역 조합은 입찰 보증금으로 350억원을 책정했는데, 현금 200억원과 이행보증보험증권 150억원으로 나눠내도록 했다. 하지만 여러 대형사가 참여하면서 관심을 보였던 현장 설명회와는 달리 본 입찰에는 포스코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결국 유찰됐다.
부동산 경매 시장도 역전 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건희 지지옥션 연구원은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이 통과되고 5년 만에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외면받았다”며 “최근 경매 시장에 나오는 물건의 감정가가 작년 고점에 감정됐던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시장에서 너무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