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딱? 그런 노인혐오 없어…노인과 청년, 얼마든지 친구”

[대한민국 나이듦]④
프랑스,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사회’
은퇴 후에도 ‘행복’…소외·배제 아닌 연대의 문화
  • 등록 2023-06-28 오전 5:00:00

    수정 2023-06-28 오전 8:29:00

[파리=이데일리 김미영 기자]“‘틀딱’이요? 아휴, 그런 말은 없어요.”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20대 청년들은 노인을 폄훼하는 그들만의 은어나 신조어가 있느냐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한국의 인터넷 공간에서 쓰이는 노인 혐오 단어들을 설명해주자 놀라기도 했다.

‘연대’(solidarite)가 국가의 철학인 프랑스. 2021년 기준 전체 국민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1.3%로,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나라다. 이들은 은퇴 이후에 행복지수가 더 높아져, 한국과는 정반대 곡선을 그린다.

프랑스 노인들 삶의 만족도는 연금제도에 기반한 경제력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연금제도는 공공부조 성격의 세대별 연대라 할 수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지난해 9월 기준 통계를 보면 프랑스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4%로 한국(43.4%)에 비해 현저히 낮다.

행복엔 돈만 필요한 게 아니다. 프랑스엔 은퇴 후에도 문화예술과 독서, 운동 등 여가활동을 주체적으로 추구하는 삶의 태도, 이를 가능케 뒷받침하는 공공과 민간 영역의 지원이 있다. 또한 노인들을 사회에서 소외시키거나 배제하지 않는 연대의 문화가 전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파리엔 ‘폐지줍는 노인’이 없고, 무료한 노인들만 하나둘 모이는 ‘탑골공원’ 같은 공간이 없었다.

한국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한 플레흐(22)씨는 “한국은 유교문화 등으로 사회구성원들 간에 수직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프랑스에선 노인들과 청년들이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다, 인종차별이나 동성애와 같은 이슈들엔 생각이 다르지만 대화가 안되는 상대로 치부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은 노인 인구가 지난해 17.5%에서 2025년이면 20.6%에 도달해 프랑스와 같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세대갈등과 분절이 심화하는 걸 막고, 전 세대의 공동체 연대의식을 높이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통·번역 도움=한국외대 장민설)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인터뷰한 청년 시몬(왼쪽사진 가운데), 아망딘(오른쪽사진 왼편)씨가 조부모와 함께 찍은 사진. 이들은 “조부모와 자주 만남을 갖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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