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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토드라마로 편성된 ‘나의 나라’의 호평은 1회부터 시작됐다.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나의 나라’는 지난 10월 4일 방송된 첫 회로 TV화제성 6위를 기록했다.(2019년 10월 1주차 드라마 화제성) 시청자들은 “거대한 스케일”, “스토리의 짜임새”, “등장인물 설정이 흥미롭다”고 ‘나의 나라’에 호평을 남겼다.
10월 2주차까지 TV화제성 6위를 유지한 ‘나의 나라’는 10월 3주차부터 11월 2주차까지 5주 연속 한 단계 하락한 7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묵직하고 잔잔한 내용”,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 “군더더기 없는 서사”, “긴장감 있는 스토리”라는 시청자들의 호평은 이어졌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청률·화제성과 관계없이 드라마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나의 나라’는 이 같은 완성도를 기반으로 충성도 높은 마니아들을 확보했다.
뻔한 역사, 뻔하지 않은 인물들로 차별화
특히 ‘나의 나라’는 가상 인물들을 통해 민초들의 서글픈 현실을 담아 동떨어진 옛날 이야기, 역사가 아닌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들을 떠올리게 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남선호는 노비 출신 어머니를 둔 양반집 서자, 한희재는 아버지를 모르는 기생의 딸로 각각 설정됐다. 여기에 “진실이 칼에 베이면 풍문이 된다”, “매듭을 풀순 없을 때 끊어야 한다”, “서면 그냥 땅일 뿐이나 걸으면 길이 된다” 등 시대에 국한되지 않은 명대사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현재 젊은 세대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세 인물(서휘, 남선호, 한희재)이 겪는 차별과 그것을 이겨내려는 모습으로 보여줬다”며 “시대적인 코드를 잘 읽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드라마의 빠른 속도와 극적 구성, 다이내믹한 전개도 극적 재미로 꼽힌다.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호평받는 ‘나의 나라’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첫회 3.5%로 시작해 4% 대를 주로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은 5%(6회, 2019년 10월 19일 방송분)에 그쳤다. 호평에 비해 시청자들을 늘려가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대변하는 수치다. 금·토요일 오후 11시라는 늦은 시간대 편성이 적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JTBC는 이 시간대 ‘SKY 캐슬’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시청자 확장성은 소재, 공감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최영균 대중문화 평론가는 ‘나의 나라’의 시청률에 대해 “사극이지만 액션과 무협적인 요소가 강한 게 무리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극의 고정적인 시청층인 중장년 세대 보다는 장르물에 익숙한 세대들이 선호할 만한 드라마였다”고 설명했다. 어느 드라마나 타깃 시청자들부터 공략해 시청층을 넓혀 나가야 하는 것이 시청률 공략의 기본이다. ‘나의 나라’는 타깃 시청자 공략에는 성공했지만 시청층을 넓혀나가지는 못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가상의 인물들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픽션이었고 에피소드가 아닌 전체의 흐름이 중요한 작품이 되다보니 시청자들의 중간 유입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