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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명 연예인 A씨가 서울 여의도에 신축 중인 생숙을 계약했다. A씨 측 소속사 관계자는 “(여의도 신축 생숙을)계약한 건 맞다”며 “(분양 광고에 실명이 거론된 데 대해) 분양대행사와 개인정보를 활용해서 홍보할 수 있다고 협의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생숙은 분양받은 사람의 선택에 따라 주거, 전·월세 임대 계약을 맺어 임대수익을 내거나 호텔·콘도처럼 숙박시설로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여의도에 신축 중인 이 레지던스의 분양가는 14억원~53억원으로 평당 1억원 수준이다.
일각에선 수익형 부동산인 생숙이 고금리 상황에서 외면받자 무리한 마케팅을 통해 계약률을 끌어올리려 한다고 우려한다. 실제 여의도의 레지던스를 홍보하는 다수 판매담당자는 “부동산을 잘 사기로 유명한 연예인들은 한눈에 가치를 알아보고 계약했다”, “계약률 50%가 넘어가고 있다”, “장기숙박 계약을 통해 실거주도 가능하다”등으로 분양자를 모으고 있다. 실제 생숙은 법적으로 실거주할 수 없는데 편법으로 거주할 방법까지 안내하고 있다.
이런 과대광고와 편법 마케팅으로 분양자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분양대행업 관리·감독은 구멍 그 자체다. 상가,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에 대해서는 분양대행업자와 종사자 자격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다. 아울러 실수요자를 상대로 잘못된 마케팅을 하더라도 규제할 방법이 없다.
전문가들은 무한 전매를 통한 폭탄 돌리기마저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생숙은 계약금 10%만 넣으면 등기하지 않아도 전매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프리미엄을 붙여 매수한 최종 분양자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실제 생숙 가치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권은 최근 마이너스피(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로 시장에 나왔다. 지난해 8월 분양 당시 평균 65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876가구 모집에 무려 57만5950명이 신청했다. 최고 경쟁률은 6049대 1로 전용 111㎡ 13가구 모집에 7만8647명이 몰렸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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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생숙이 과거 부동산 가격 상승장에서 주택이 아닌 이유로 규제 사각지대의 대안 거주 상품으로 주목받았지만 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사용한다면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생활형숙박시설은 주택규제를 피하고자 공급자가 유행에 따라 설계한 부동산 상품이다”며 “관광지와 연결성이 없는 숙박시설은 위험성이 크고 공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주거용 부동산보다 입지선정에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생숙을 분양받았다고 하더라도 실제 숙박은 요금체계에 따라 또 내야 하기 때문에 실거주를 위해선 생숙 매수는 피해야 한다”며 “놀거리, 볼거리가 있는 환경을 갖춰야 공실 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