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우리은행에 사실상 인수되는 아주캐피탈의 매각가가 약 3900억원대로 당초 4000억원대 중반으로 예상됐던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우회적으로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우리은행은 이번주중 여신위원회를 열고 아주캐피탈에 대한 지분투자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연내 지주사 전환시 계열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선제적 지분투자라는 점에서 향후 우리은행을 포함한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이 주목된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번주 15일 전후로 여신위원회를 열고 아주캐피탈의 지분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안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인수·합병(M&A)이 아닌 단순 투자 목적으로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는다. 아주캐피탈 경영권(지분율 74.03%) 인수 주체는 PEF 운용사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이며, 우리은행은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하게 된다. 총 펀드 규모는 4000억원 정도(운용보수 등 비용 포함)로 아주캐피탈 지분 인수에 투입되는 금액은 3900억원대다. 우리은행은 직접 지분(Equity) 출자(1000억원)와 700억원 안팎의 인수금융을 합쳐 총 1700억원가량을 출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아주캐피탈 보유 실질 지분율은 50%미만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주캐피탈의 매각가가 4000억원을 밑도는 이유는 영업자산 축소와 금리 상승 등 미래의 불확실성에 따른 디스카운트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아주캐피탈의 현 시가총액은 지난해말대비 13%가량 상승한 4500억원이지만 아주IB투자 등 관계사를 통한 일회성 이익증가와 함께 M&A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아주캐피탈의 영업수익은 전년대비 4.2% 감소한 761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3.9%, 6.3% 오른 695억원, 541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실질적인 영업으로 인한 수익보다 대규모 명예퇴직 등 리스크관리에 집중하면서 비용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경쟁사대비 낮은 신용등급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마진이 낮은 국산 신차영업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자산의 지속적인 감소는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올 1분기 영업자산은 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말대비 1조4000억원이 감소했다. 캐피탈사 이익이 영업자산 규모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영업자산 축소뿐 아니라 금리 상승에 따른 이익감소가 우려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