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자'에 차익실현…'동학개미' 승기 잡았나

'검은 목요일' 이후 코스피 31%↑…개인 매수 1위 '삼전' 20%↑
"코로나19 정점 통과라면 '승리'"…외국인 지속 매수엔 부정적
"'인버스' 더 샀다…치료제 안 먹히면 곤두박질" 비관론도
  • 등록 2020-04-20 오전 12:20:00

    수정 2020-04-20 오전 12:20:0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외국인이 돌아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연일 계속된 매도를 멈추고 한 달 반여 만에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이에 ‘동학개미운동’이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선 게 아니냐는 낙관론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외국인이 줄기차게 팔고 나가는 동안 개미들이 주식을 쓸어담으면서 증시 떠받치기에 나섰고, 이제 외국인이 본격 매수에 나선다면 개미에게는 차익실현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이 매수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는데다 개미들이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개미의 최종 승리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7일 외국인 3229억원 ‘사자’·개인 6057억원 ‘팔자’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지난 17일 3229억원 순매수했다. 30일 내리 팔자를 이어가다 31일 만에 사자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005930)를 2639억원 사들여, 개별 종목 중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한진칼(180640)(372억원), 삼성SDI(006400)(337억원), LG화학(051910)(305억원), LG생활건강(051900)(250억원), 삼성전기(009150)(202억원), 삼성전자우(005935)(171억원), 네이버(035420)(113억원) 등 순으로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09% 오른 1914.53에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이 주가가 떨어져 ‘검은 목요일’로 기록된 지난달 19일 종가에 비해 약 31.3% 반등한 것이다.

반면 개인은 이날 외국인 매수 규모의 약 2배 이상인 6057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에 ‘동학 개미’들이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검은 목요일’에 주식을 사서 이날 팔았다면 반등폭이 큰 만큼 고수익을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ETF를 제외하고 보면 해당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개별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다. 개인은 이 기간 약 1조180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달 19일에 사서 이날 팔았다고 가정할 때 수익률은 19.7%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100주를 샀다가 판 개인은 84만5000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밖에 개인이 이 기간 많이 사들인 개별 종목을 보면 삼성SDI(006400)(2613억원), 현대차(005380)(2432억원), 삼성전자우(005935)(2175억원), KB금융(105560)(1918억원), 기아차(000270)(1529억원), SK이노베이션(096770)(1423억원), 신한지주(055550)(1388억원), POSCO(005490)(1327억원), SK하이닉스(000660)(1289억원) 순이다.

이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SK이노베이션(096770)으로 약 70.5%를 보였다. 뒤를 이어 삼성SDI(56.6%), 현대차(52.5%), 기아차(32.6%) 등 순을 기록했다.

“‘리커버리’ 국면 전망”vs“‘인버스’까지 보면 큰 수익 아냐”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가 오랜만에 매수세로 돌아서고 개인이 차익을 실현하면서 ‘개미는 필패한다’는 인식도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낙관론이 실제 실현된다면 개인 투자자가 최종 승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1400대에서 1900으로 인덱스 레벨만 500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과 저점에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개인들이 대거 매수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차익 실현한 개미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미 이것만으로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정상화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하는 점 등은 경기가 ‘리세션(경기 후퇴·recession)’에서 ‘리커버리(경기 회복·recovery)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면서 “국내의 경우 코로나19가 먼저 시작된 만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수 반등은 더 낙관적이고, 그렇다면 개인이 큰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날 매수한 외국인들의 자금이 펀드 등 패시브가 아닌 IT를 필두로 한 개별 종목 등 액티브 성격임을 감안할 때, 흐름이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이날 외국인 매수는 오전 유입이 대부분인데 분석해 보면 액티브 성격이 커 완전히 돌아온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반면 개인들이 삼성전자만 산 게 아니라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도 대거 순매수했고,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패배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개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 ETF를 약 1조9036억원어치 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인 개별 종목인 삼성전자를 제쳤다. KODEX 인버스도 4032억원어치 매수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개인 순매수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버스 ETF도 고려해 봤을 때 종합적으로 아주 큰 수익을 냈다고 보긴 어렵고 기간을 더 늘렸을 땐 승리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지금의 위기가 경제 때문이 아닌 질병이라는 측면에서 언제 또 주가가 가라앉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을 걸고 있는 치료제가 듣지 않는단 결과가 나오면 주가가 지난달처럼 곤두박질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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