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웨이-에릭슨, '64TRx' 5G 장비 격돌…삼성은 3개월 앞당겨

MWC22에서 64TRx 장비 선보인 곳은 화웨이와 에릭슨이 유일
삼성은 3개월 앞당겨 연말까지 개발…주52시간·R&D 투자 어려움
KT, 화웨이와 IDC·클라우드 손잡다…오픈랜이 대안될까
  • 등록 2022-03-03 오전 6:01:15

    수정 2022-03-03 오전 7:57:3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손루원(왼쪽) 한국화웨이 대표와 제이 첸 화웨이 아태지역 부사장이 2월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2’ 화웨이 부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화웨이 제공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에릭슨의 400㎒ 폭의 주파수를 지원하는 64TRx 5G 4세대 장비를 소개받고 있는 모습.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MWC.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사와 통신 장비, 단말기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신기술을 뽐내는데, 가장 적극적인 곳은 통신 장비 회사들이다. MWC를 주최하는 곳이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이다 보니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ZTE, 시스코 등은 매년 커다란 부스를 만들고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다.

2019년 4월, 상용화한 5G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28.7%(2091만 5176명·작년 12월 과기정통부 통계)나 5G에 가입했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5G 가입자는 전 세계 모바일 가입자의 9. 5%(7억 명·작년 12월 화웨이 전망)에 불과하다. 5G의 전 세계 확산은 2026년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에릭슨 예상이다.

64TRx 장비 선보인 곳은 화웨이와 에릭슨 유일

올해 MWC에서도 글로벌 통신장비 회사들은 자사의 5G 최신 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5G 기지국 장비에서 가장 기술력이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화웨이와 에릭슨이 ‘64TRx(트랜스리시버)’ 장비를 전시하며 격돌했다. 64TRx 장비는 현재 주력으로 쓰이는 32TRx 장비보다 안테나 수가 두 배 많아 커버리지와 최대 출력이 30%가량 뛰어나다. 커버리지와 속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통신사들 입장에선 꿈의 장비인 셈이다.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MetaAAU’라는 장비를 전시했다. 제이 천 화웨이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유일의 384 안테나 어레이로 기존 64TRx장비보다 30% 높은 커버리지를 제공하며 사용자 경험을 30% 향상시킨다. 기존 장비와 비교시 동일한 커버리지에서 에너지 소비도 30% 감소한다”고 자랑했다.

에릭슨 부스에서도 전력사용량을 30%가량 줄이고 400㎒ 폭을 사용할 수 있는 4세대 64TRx 5G 기지국 장비가 전시됐다. 에릭슨 전시장에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가 찾아 면밀하게 장비 성능을 살피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의 64TRx 장비를 서울 지역에 도입해 운영 중이다. SK텔레콤과 KT는 삼성의 구형 32TRx 장비를 올해 1월에야 신형 32TRx 장비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64TRx 장비는 현재 화웨이와 에릭슨이 개발했고 삼성과 노키아가 개발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삼성 3개월 앞당겨 연말까지 개발…주52시간·R&D 어려움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원래 2023년 3월까지 64TRx를 개발하려던 삼성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요구로 2022년 말까지 개발하기로 일정을 3개월 앞당겼다”면서 “삼성은 외국에 수출한 64TRx 장비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쓰는 주파수(3.5㎓)와 다르고 무게도 40㎏을 넘고 안전 기준도 국내와 달라 못쓴다. 삼성이 연말까지 개발완료해도 개발환경시험을 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삼성의 5G 신형장비가 상용화되는 것은 2023년 9월께야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5G 기술개발 일정은 화웨이, 에릭슨보다 1년여 이상 뒤처진다는 얘기다. 삼성은 2019년 4월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것을 계기로 빛을 보기도 했다. 2018년 2분기 9%에 머물렀던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이, 2018년 4분기·2019년 1분기 37%로 올라가 5G 장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ZTE(11%·델오로 2021년 3분기)보다도 밀린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연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MIT, 스탠퍼드, 칭화대 등 유명 대학의 석박사 연구자들이 포진된 반면, 삼성은 연구인력도 적은데 주52시간제에 묶여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걱정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2021 산업 R&D 투자스코어보드’에 따르면, 화웨이는 2020년기준 174억6010만유로(약 23조4190억원)를 R&D 투자를 했다. 전년대비 6.7% 증가한 수치다.

KT, 화웨이와 손잡다…오픈랜 대안될까

이번 MWC에서 KT는 화웨이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분야 협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많은 이들이 화웨이가 통신장비 업체라고만 생각하는데 오늘 부스에 가보니 B2B(기업간 사업)영역이 많았다”면서 “IDC와 클라우드 관련 장비를 많이 만들어 납품하고 있고, B2B쪽 디지털전환 관련 솔루션이 많음을 확인했다. 화웨이와의 협력은 이런 분야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논란으로 무선분야는 신중하지만, B2B 쪽은 가능하지 않겠냐는 의미로 들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1위는 화웨이(29%)다. 노키아, 에릭슨(15%)이 공동 2위를 기록했으며, ZTE(11%), 시스코(6%)가 뒤를 이었다.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여전한 셈이다.

이처럼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ZTE 같은 중국 회사들과 에릭슨·노키아 같은 유럽회사들의 영향력이 커지자, 미국은 통신장비 회사의 영향력을 줄이는 ‘오픈랜(Open-RAN, Radio Access Network)’을 밀고 있다. 오픈랜은 소프트웨어(SW)로 이동통신 기지국을 구현해 네트워크 장비 하드웨어(HW)에 대한 종속성을 탈피하려는 개념이다. MWC에서는 글로벌 오픈랜 기술연합체인 오랜(O-RAN)얼라이언스 등이 진화된 오픈랜 표준과 구동을 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화웨이, 에릭슨의 아성을 넘어서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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