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불합격한 AI '도로보군'…이유는 독해력?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아라이 노리코|280쪽|해냄
  • 등록 2018-12-05 오전 5:04:00

    수정 2018-12-05 오전 5:04: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인공지능(AI)이 앞으로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이 인간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확인해본 실험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11년 일본에서 진행한 ‘로봇은 도쿄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프로젝트다.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인 저자가 이끌었던 이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인공지능 ‘도로보군’. 도로보군은 도쿄대에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돼 각 시험과목을 공략하며 수험생들과 경쟁했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 제아무리 인공지능의 실력이 뛰어나도 도쿄대 같은 명문대 입학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프로젝트까지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도로보군은 비록 도쿄대에는 합격하지 못했지만 일본 유명 사립대인 메이지대, 아오야마 카쿠인대, 릿쿄대, 주오대, 호세이대에는 무난히 합격했다. 전체 수험생 중 상위 20%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특히 수학영역의 서술형 모의시험에서 전체 수험생 중 상위 1%의 성적을 낼 정도로 우수했다.

그럼에도 도로보군이 도쿄대 합격에 실패한 것은 바로 ‘독해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도로보군은 문제의 문맥을 이해하지 못한 채 빅데이터를 활용해 통계적으로만 답을 도출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덥다’와 ‘춥다’, ‘맛있다’와 ‘맛없다’ 등의 차이를 보여주는 의미와 상식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 거라고 안심해도 될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인공지능보다 성적이 낮은 인간 수험생이 80%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 증거로 내민다. 실제로 일본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기초 독해력 조사를 실시해 봤다. 조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수많은 학생들이 문맥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한 계산과 암기만으로 문제를 풀고 있었다. 인공지능과 다를 게 없는 상태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글과 책을 점점 읽지 않게 된 지금, 과학을 전공한 저자가 ‘독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이 흥미롭다. 저자가 보기에 앞으로의 위기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제대로 읽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학습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학교교육에서 비롯될 것이란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독해력’ 등 인문학적 가치를 담은 교육의 중요성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상큼 플러팅
  • 공중부양
  • 이강인, 누구와?
  • 다시 뭉친 BTS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