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덮은 무역전쟁·긴축 '공포'…증시 향방은

코스피, 6년래 최대 낙폭…무역전쟁·긴축 우려
美보호무역 강화…글로벌 경제 하방 리스크 요인
"중장기 상승 전망 유효" vs "증시 눈높이 낮춰라"
  • 등록 2018-03-26 오전 3:00:00

    수정 2018-03-26 오전 7:01:11

자료: 대신증권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세계가 통제되지 않는 통상 전쟁의 공포에 휩싸였다.”-WSJ

세계 경제의 두 대국인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나 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미·중간 무역전쟁 심화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과도한 공포심을 경계했다. 다만 글로벌 긴축 우려와 무역전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시 덮은 G2 무역전쟁·美 긴축 공포

25일 한국거래소 및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스피는 3.2% 하락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2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지수도 4.8% 급락하며 2년래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4.5% 치솟기도 했다. 해외증시도 마찬가지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선 미·중 무역충돌 이슈가 발생한 이후 이틀간 3대 지수가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22일 2.9% 하락에 이어 다음날인 23일에도 1.8% 빠지며 이틀간 4.7% 떨어졌다. 나스닥지수와 S&P도 이틀 연속 4% 이상 떨어지며 불안심리를 반영했다. 아시아 증시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지난 23일 일본 니케이지수는 하루만에 4.51% 빠졌고, 중국상해지수(-3.39%), 홍콩항셍종합지수(-2.64%)도 하락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우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연 600억달러(약 65조원)의 천문학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한편 중국의 대미투자도 제한토록 한 행정메모에 서명했다. 이에 중국도 30억달러(약 3조 24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와인, 돼지고기 등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주요 2개국(G2)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채철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글로벌 경제는 무역갈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관세부과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손실을 확대시킬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경제 전망에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긴축(금리 인상) 이슈도 증시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로 연내 세 차례 금리 인상 전망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가 확인되며 미국 통화정책 우려가 완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무역전쟁과 맞물리며 이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보호무역정책으로 파급될 미국의 물가상승압력이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논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 횟수(2회→3회)와 2020년 물가전망(2%→2.1%)을 상향한 점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이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장기 상승 전망 유효” vs “증시 눈높이 낮춰라”

이제 시장의 관심은 무역전쟁 및 긴축 이슈로 증시 방향성이 전환될 것인가로 향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기간 조정으로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추세 전환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G2간 무역전쟁의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고 탄탄한 경기와 기업실적 모멘텀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통상 이슈로 미래이익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시장 상황이나 경기, 실적 등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상반기까지 이러한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보호무역 수위를 높이는 것은 정치적 배경에 따른 것으로,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가면 양국 모두 잃는 것이 많기 때문에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도 “전면적 무역전쟁 가능성이 크지 않고 펀더멘털은 견조하므로 중장기 상승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기간 조정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 조정은 내부적인 밸류에이션이나 펀더멘털 문제가 아닌 대외 악재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 급락한 만큼 추가적으로 더 빠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간조정 국면에 돌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반면 이번 통상이슈를 심각하게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다. 더 나아가 경기 모멘텀 훼손에 따른 추세 전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예상보다 빠르고 과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증시 전망을 낮춰 수정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현금 비중을 늘리고 방어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년간 증시를 떠받치던 저금리·풍부한 유동성 구조가 무너졌다”며 “2월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금리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증시가 경기상황을 선반영한단 것을 고려하면 최근의 주가 하락이 경기 둔화의 신호가 될 수 있다”며 “2000년대 주가가 하락할 때도 경기는 좋다고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경제지표 등이 둔화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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