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기준금리 지속 인상에 눈만 뜨면 오르던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행렬이 금융당국의 인상 자제령에 정점을 찍고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면서, 연 5%대 금리를 받기 위해선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개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정기예금 금리가 더이상 오르긴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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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기본 금리만으로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은 스탠다드차타트은행의 ‘이(e)-그린세이브예금’과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두 개뿐이다. ‘e-그린세이브예금’이 연 5.10%로 가장 높은 이자를 주며, ‘코드K 정기예금’은 그다음으로 높은 연 5.0%의 이자를 제공한다.
우대금리를 적용할 경우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9개로 늘어난다. 이 경우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이 1년 만기 5.40%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이어 스탠다드차타트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SH수협은행의 ‘Sh플러스알파예금(2차)’,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만기일시 지급식)’이 1년 만기 5.30%의 금리를 준다. 또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5.10%를,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BNK부산은행의 ‘라이브(LIVE)정기예금’, 광주은행의 ‘호랏차차디지털예금’,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이 연 5%의 이자를 각각 제공한다.
하지만 이 같은 5%대 정기예금 금리 상품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여서 가입을 망설이는 고객이라면 지금 시점을 노려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3.25%로 0.25%포인트(p) 올렸지만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14년 만에 등장한 연 금리 5%대 예금 상품이 다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당일 발 빠르게 수신금리를 조정했던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이 오히려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수신금리는 내리는 역주행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린 탓이 크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께부터 지나친 수신금리 경쟁으로 은행에 자금이 쏠리며 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 사태를 초래할 것을 우려해 은행들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세가 되는가 싶던 시중은행의 5%대 정기예금 상품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올랐는데도 오히려 수신금리 인상에 눈치를 보는 형국”이라며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에 당분간은 수신금리를 더 올리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