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위기 국민연금]"수익률 1% 높이면 고갈시점 8년 늦춰"

올해 9월말 기준 수익률 2.38% 그쳐
대체투자확대, 채권축소 등 자산배분해야
  • 등록 2018-12-05 오전 5:30:00

    수정 2018-12-05 오전 5:30:00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우리나라 국민연금 운용자금은 9월 말 현재 총 654조원 규모로 세계 3위 규모다. 반면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5년 평균 5.6% 수준으로 해외선진국 연기금보다 2~3% 낮다. 안그래도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2060년에서 2057년으로 앞당겨져 불안해진 국민들 사이에 불만이 커진 이유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에 사회적 저항이 크다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다각도 방안을 마련해 고갈시점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국민연금 개편안 논의에 정작 수익률 제고 방안은 빠져 정부가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투자수익률 2%p만 올려도 기금고갈 막는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민연금 수익률은 0.9%, 9월말은 2.38%로 다소 만회하긴 했지만, 연간 평균 수익률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상반기 해외 연기금과 비교해보면 같은 기간 캐나다연금위원회(CPPIB) 수익률 6.6% 대비 7분의 1 수준이다. 심지어 국내 기관인 교직원공제회(5.3%)와 비교해도 5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대목이 바로 전문가들이 국민연금 수익률 개선이 지급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국민연금과 자산규모가 비슷한 세계 연기금들과 비교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금운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자산규모는 625조, 5년 평균 수익률은 5.60%다. 반면 네덜란드국민연금(ABP)은 359조원에 7%, 캘퍼스(CalPERS) 389조원 8.60%, 캐나다공적자금(CPPIB) 338조 원 9.10%다. 국민연금보다 5년간 총수익률이 14~36% 높다.

2015년 감사원은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대한 감사에서 당시 기금운용수익률 전망치가 현실에 비해 높게 설정됐다고 지적하면서도 1%포인트씩 개선하면 기금고갈 시점을 최대 8년 늦출 수 있다고 봤다. 2%포인트 수익률이 커지면 고갈을 피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당시 재정추계위원회의 목표 기금운용수익률은 2018~2020년 4.9%, 2021~2030년 4.8%, 2031~2040년 4.6% 등이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말 기준으로 수익률을 따져보자. 올해 9월까지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은 2.38%, 벌어들인 수익금은 15조1000억원이다. 수익률이 두배로 오른다면 30조2000억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신성환 홍익대학교 교수는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해서는 보험료율 인상보다 투자수익률 제고가 더 효과적”이라며 “투자수익률을 1% 높이는 게 보험료율 2% 높이는 것보다 더 낫다”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수익률 제고를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 필요

문제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번 개편안 논의에도 기금운용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안 검토는 빠져 있다.

저조한 수익률의 근본적 원인은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에 있다. 글로벌 연기금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맞게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반면 국민연금은 여전히 전체 자산의 54%를 채권에 담아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채권투자 비중은 54%로 프랑스 정부 연기금(FRR)에 이은 2위다.

해외는 물론 국내 기관들도 대체 자산 비중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 대체자산은 꾸준한 현금흐름이 창출되는 채권형 투자는 물론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묶이는 시세차익 투자 등을 아우르는 비정형 투자 자산이다.

글로벌 연기금 중에서 채권 자산이 50%를 넘은 기관은 국민연금이 거의 유일하다. 캐나다 공적연기금(CPPIB)은 17%,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은 32%, 네덜란드 공적연금(ABP)도 38%로 50% 미만이다. 이들 역시 채권의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높았지만 글로벌 시장 환경에 맞춰 빠르게 비중을 조정한 것이다.

CPPIB 아시아·태평양 부문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수이 대표는 “시장 상황 변동에도 꾸준한 수익을 내기 위해 분산 투자를 중시한다”며 “현재 자산의 85%를 캐나다 이외 국가에 투자하고 있고 투자 위험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지난해 6%대로 수익률로 선방한 이유에 대해선 “대체투자와 주식 직접 투자 쪽에서 수익률이 좋았다”며 “여러 자산에 고루 배분하는 전략 덕분에 시장 평균 실적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장기 비전이 존재할 수 없는 기금운용 본부의 지배구조가 근본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년마다 교체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임기를 제대로 채운 CIO가 없을 정도로 짧다. 반면 글로벌 연기금은 CIO의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아 ‘치명적 하자’가 없는 이상 장기 연임한다. 글로벌 연기금의 평균 임기는 5년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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