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된 단독주택]'붕어빵 아파트' 식상… 바뀐 주거트렌드에 몸값 '쑥'

표준공시가격 4.7%↑ 5년새 최고
앞마당 매력, 임대사업 수요 몰려
  • 등록 2017-08-01 오전 5:00:00

    수정 2017-08-01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외국인아파트 부지는 배산임수의 입지에다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형상으로 재물운과 후손운이 가득하다는 영구음수의 형상을 하고 있어 풍수지리학적으로 이상적인 길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로에서 바라봤을 때 움푹 패인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주택 설계 당시 미군이 가족의 안전을 위해 5m 가량 지형을 깎아냈기 때문이다. 이 부지를 사들인 대신금융그룹은 원래의 지형대로 복원해 가구당 분양가격이 최소 40억원을 넘는 최고급 주택단지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한남동은 ‘한남더힐’과 ‘유엔 빌리지’ 등 시세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급주택 밀집지역으로 기업인 등 최고 부유층이 거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2000년대 들어 최고급 인테리어와 주거서비스, 조망권으로 무장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에 밀려 한동안 부유층 사이에서 단독주택은 외면받기도 했다. 하지만 풍수를 중요시하는 부유층은 여전히 고급 단독주택의 가장 큰 수요층이다. 현대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말년에 잠시 살던 서울 종로구 가회동 단독주택은 풍수가 좋은 명당이라고 알려져 한보그룹 회장을 지낸 정태수씨가 재기를 위해 2003년부터 2년 정도 세 들어 사는 등 당대 거부들이 거쳐간 것으로 유명하다.

한남동과 가회동 등이 전통적인 부유층 단독주택 인기지역이라면 최근 수도권에 선보이는 타운하우스 형태의 단지형 단독주택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 면적과 3억~10억원 수준의 가격으로 도심을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30~40대 젊은층을 주 타겟층으로 삼고 있다. 올해 초 GS건설이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에 분양한 블록형 단독주택 ‘자이더빌리지’의 공급면적 113㎡(전용면적 84㎡) 분양가는 4억~5억원대로 아파트와 경쟁할 만한 수준이다. 이 단지는 청약경쟁률이 평균 33대 1에 달했고 계약 나흘만에 완판(100% 계약)됐다. GS건설 관계자는 “계약자 중 30~40대가 67%를 차지한다”며 “아파트의 보안과 커뮤니티시설 등을 갖추면서도 단독주택의 특징인 개별 정원이나 테라스 등이 들어선다는 게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택지지구에서 새로 집을 짓고 거주할 수 있는 단독주택 용지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파주 운정지구와 화성 동탄2신도시 등에서 공급한 단독주택 용지는 1순위에서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100% 계약)됐다.

수도권 신도시에 들어서는 2~3층 규모의 점포겸용 단독주택의 경우 윗층은 직접 거주하면서 아랫층은 원룸이나 상가로 내놓아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단독주택은 분양받을 때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데다 청약 재당첨 금지 및 전매 제한 규제도 없다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거래도 올 들어 부쩍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국에서 거래된 단독주택은 1만5795(동호수 기준)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3538건)보다 16.67% 늘었다.

가격도 상승세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줄곧 3억원 안팎이던 전국 단독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5월 말 기준 3억 5000만원 대로 뛰었다. 올해 전국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도 지난해보다 평균 4.75% 올랐다. 이는 지난 2012년(5.38%)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단독주택이 아파트 못지 않은 재산증식 수단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만도 하다.

문재능 지오랜드컨설팅 대표는 “도심 인근에 공급되는 단독주택은 여유롭고 자연 친화적인 주거를 누리면서 도심에 형성돼 있는 교육·쇼핑·문화 인프라를 언제든지 누릴 수 있어 삶의 질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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