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국내 인수·합병(M&A)·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의 대규모 계열사 정리 과정에서 대표 주관사 업무를 싹쓸이하면서 명성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제일기획 경영권 지분(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카드 보유 28.28%) 매각 주관사로 선정된 배경에도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 블록딜을 수행함으로써 얻은 두터운 신임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골드만삭스, 삼성생명 IPO로 삼성그룹과 본격 인연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0년 5월 4조9000억원에 이르는 삼성생명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삼성그룹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1년 그룹 내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기업인 아이마켓코리아(IMK) 지분(48.7%) 및 2012년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지분(17%) 매각, 2014년 삼성SDS 상장(공모금액 1조1600억원) 등을 대표 주관함으로써 ‘삼성의 골드만삭스’로 명성을 굳혔다.
올 상반기중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완료될 경우 골드만삭스는 다시 한번 삼성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삼성의 또 다른 딜을 선점할 수 있는 모멘텀(상승 동력)을 만들 수 있게 된 셈이다.
삼성 넘어 대기업-PEF 단골 주관사로 저력 과시
골드만삭스는 M&A·IPO 업무 이외에도 활발한 투자를 벌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벤처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투자(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의 자금 유치)로 평가받는 ‘쿠팡’은 골드만삭스의 저력을 다시한번 보여줬다. 최근엔 국내 O2O(Online to Offline) 기업인 직방과 배달의 민족 등에 대한 투자로 새로운 투자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은 지난해 8월 이상준 픽스트인컴(FICC) 담당 전무가 지점장으로 승진하면서 새로운 체제 변화를 맞이했다. 올해 1월에는 골드만삭스 계열의 PEF인 골드만삭스PIA의 이재현 한국 담당 대표가 상무(director)에서 상위 6%에 해당되는 고위급인 전무(managing director)로 승진함으로써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재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대표는 “골드만삭스는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해 창조적 파괴(creative disruption)가 필요한 전세계에서 다양한 투자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미래 성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