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제도의 벽을 허물자 가상자산 관련주들이 ‘상한가 랠리’를 이어갔다. 가상자산이 금융시장의 틀 안으로 들어오면서 기관 등 전통 자본 유입이 본격화하고 이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가 커졌다는 해석이다.
비트코인이 새로운 자산군으로 인정되면서 관련 산업 변화와 이에 따른 관심도 이어질 전망이지만, 당장은 테마를 찾는 투심이 몰리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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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003530)과
우리기술투자(041190)는 이날 상한가를 찍었다. 빗썸 지분을 보유한
티사이언티픽(057680)은 20.35% 급등했고, 최대주주인 위지트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케이씨엑스의 지분을 보유한
한일진공(123840)은 14.61% 상승했다.
다날(064260)과
갤럭시아머니트리(094480)는 각각 8.53%, 7.35% 올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소 상장을 승인했고, 오는 11일 거래가 시작된다. 현물 ETF는 선물 ETF와 달리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을 실제로 구입해 담아야 한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에 기관 등 전통 자본 유입과 함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평가다.
김지영 KB증권 가상자산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따라 개인뿐만 아니라 금융사 등 전통 자본 유입 본격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에 관련주가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민호 신영증권 디지털자산 연구원은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보유 종목들에 대해 거래량 증가에 따라 수익이 증가한다는 논리까지는 가능하겠지만, 직접적인 펀더멘털 영향보다는 보유한 주식 가치가 올라가는 수준의 간접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관심을 분리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약 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경제 유튜버인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은 비트코인이 정식으로 자산으로 인정받는 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이번 이슈로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러 거래소에 갈 것이냐는 관점보다는 다른 시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비트코인을 ETF로 살 수 있게 된 것이고,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것과 다른 논리다.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가상자산거래소가 아닌 상장한 ETF를 통해 사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거래소에는 부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며 “거래소는 나름대로 다른 방식의 사업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관련 거래소에 큰 수혜라고 보긴 어려워 테마성에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큰증권(STO) 관련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갤럭시아에스엠(011420)은 4.92%, 케이옥션은 3.58%,
아이티센(124500)은 2.73% 상승했다. 임민호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아예 관련성이 없는 STO 관련주가 단순히 테마성에 움직이는 흐름을 보여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