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영상은 조회수 11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영상에는 “예쁘게 태어난 여자로 살고 싶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해당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하자 누리꾼들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예라며 비판했다.
"클럽도 아니고..." 헬스장도 안전지대 아냐
앞서 2015년에도 헬스장에서 여성을 상품화해 논란이 된 적 있다. 2015년 구인사이트 알바몬에는 “하루 두 시간 헬스 하면서 돈 벌어 가세요”라는 내용의 모집요강이 올라왔다. 지원조건은 20세 이상에서 30세 이하이며 키 165cm 이상, 체중 50kg이하의 여자로, 피트니스 클럽에서 두 시간 자유롭게 운동하면 시급 만 원을 준다는 내용의 공고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여성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려는 마케팅”이라며 비난했다.
많은 이들이 이런 헬스장 문화가 클럽 문화와 닮아있다고 입을 모았다. 버닝썬을 위시해 여성의 외모에 등급을 매기고, 물 좋은 여자를 유치하며 여성을 이용해 돈을 버는 클럽의 모습은 각종 성범죄 의혹과 함께 한국 사회의 성 상품화에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 전반적인 곳에서 여성을 대상화하고 상품화하는 현상은 곳곳에 스며든 모습이었다. 가장 일상적인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행위조차 성적 대상화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강지원(가명·27·여) 씨는 “운동을 하러 가는 헬스장에서조차 고객 관리를 이유로 여성을 대상화하는 것을 보니 씁쓸하다”며 “헬스장이 아니라 클럽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말했다. 강 씨는 “버닝썬 사태를 겪고도 아직도 성 상품화와 성적 대상화에 대한 인식은 그대로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헬스장 회원이라는 김은재(가명·26) 씨는 “여성은 헬스장에서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부터 든다”라고 말했다. 김은재 씨는 또한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고 자신들의 기준에서 예쁘다고 평가한 여성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서 우리 사회의 단면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른 '성 상품화' 논란..."성인지 감수성 높여야"
일각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이러한 영상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움직임이 생기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얘기했다. 지난 26일 리얼미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4%가 성 상품화 등의 이유로 미인선발대회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응답자의 58.4%가 ‘폐지‘를 선택했고, 이는 ‘유지’ 여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였다.
이에 대해 김미라(가명·25·여) 씨는 “여성으로서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필요를 지속적으로 느끼고 일상에서 느껴지는 성 상품화에 대한 문제 제기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라 씨는 또한 “최근 배스킨라빈스와 미인대회 논란 등도 따지고 보면 모두 성 상품화와 맞닿은 문제”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이런 비판의 시각을 업계 전반에서 받아들이고 개선의 필요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성 상품화가 “자본주의 사회의 씁쓸한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변혜정 여성학 박사는 “여성의 몸과 성을 활용한 성 상품화 전략”과 “그것에 응하고 자신의 몸을 이용해 돈을 벌고자 하는 여성의 실태”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배스킨라빈스 광고와 미스코리아 대회에서의 성적 대상화는 결국 외모에 대한 획일화된 기준을 세운다는 점에서 대중에게 영향을 미친다. 변혜정 박사는 “이런 방식으로 상품화가 진행되면 여성들 또한 외모를 자본으로 만들기 위해 성형을 하거나 몸 만들기에 집중하게 된다”라며 “이는 잘못된 방식의 성적결정권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고 얘기했다.
/스냅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