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러운 장마’ 집중 호우 갈수록 심해진다…왜?

하나의 현상 아닌 댜앙한 상관관계 작용 발생
북태평양 고기압 핵심 역할···늦은 장마가 빨리 끝날 수도
  • 등록 2021-07-02 오전 6:00:00

    수정 2021-07-02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작년 여름에는 한반도에 54일 동안 비가 내리면서 역대 가장 긴 장마 기록을 세웠다. 서울대 연구진의 연구에 의하면 인도양과 남중국해의 대류 활동과 북대서양 상공의 대기 순환으로 장마 정체전선이 오래 머물며 물난리 피해가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는 국내에서 1982년 이후 가장 늦은 장마를 기록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장마는 6월 중하순께 시작된다. 올해는 이번 주말께부터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보돼 39년만에 가장 늦은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 장마가 이어지는 것일까.

전문가들에 의하면 장마는 다양한 원인이 맞물리면서 작용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마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면서 집중호우와 같은 피해를 예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장마철 정체전선은 다양한 구조로 나타난다.(자료=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
장마철 정체전선 다양한 발생구조로 나타나

우선 장마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장마를 기술적·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정의부터 명확하지 않다. 기상학 사전에 장마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오는 것으로 정의돼 있고,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여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을 뜻한다. 기술적으로는 남쪽에서 올라오며 고온 다습한 공기를 머금은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한랭습윤한 오호츠크해기단이 맞물리면서 장마 정체전선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마는 하나의 현상이 아니라 다양한 발생 구조로 나타나고 있다. 장마정체 형성에는 티베트고기압, 아시아몬순, 오호츠크해 기단, 북태평양고기압, 북극 진동 등이 모두 관련돼 있다. 과학적으로 전체적인 상관관계 파악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매년 특정 세력이 힘을 키우면서 장마 특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 연구에 의하면 장마철 집중호우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남쪽 이동성 고기압이 충돌하는 경우 △종관 저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는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과 종관·중규모 저기압이 충돌하는 경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핵심 원인 중 하나인 오호츠크해 기단도 실제 관측 시에는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장은철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은 “장마는 하나의 현상이 아니라 북태평양 고기압이라는 주도적 구조가 나타나고 거기에 여러가지 구조가 나타나는 밴드형 강수를 만들어내는 총합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집중호우 사례 증가…“짧고 굵게 내리는 추세”

이러한 장마는 196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비교하면 집중 호우가 강해지는 특징을 나타낸다. 공주대와 국립기상과학원의 장마철 집중호우와 강수특성 변화 연구에 의하면 화중지역과 한반도에 여름철 강수가 늘어나고, 장마 기간에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일수 자체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강수 강도가 늘어나고 있다. 즉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가능성은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970년대 집중 호우는 연간 7번이 안됐지만 2010년대부터는 10번이 넘으면서 증가하는 추세”라며 “집중호우가 늘어나는 부분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광주과학기술원 연구진은 작년에 과거 30년간 관측데이터와 최신 기후모델을 이용해 분석한 연구결과에서 동아시아에서 지구온난화에 따라 여름 몬순 생애주기가 뚜렷해지면서 여름철 홍수와 가뭄 등 극한강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올해 가장 늦은 장마를 기록하는 등 변화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미를 찾기 보다 과학적으로 장마를 이해하는 연구를 수행하며, 상황을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역대 가장 늦은 장마를 기록한 것은 맞지만 중부 지방 기준으로 3~4일 정도 늦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최근 5년간 장마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장마가 6월 24일에 시작됐지만, 2017년에는 7월 1일에 시작됐다. 예년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장마는 예측 불가능한 비선형적인 특성을 보이고, 실질적으로 시작 시점도 6월 하순으로 보는 게 맞아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가령 장마는 예년보다 빨리 시작했다가 늦게 끝날 수도 있고, 늦게 시작해 늦게 끝나거나 빨리 끝날 수도 있다.

장 센터장은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을 활용해 기술적으로 장마를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장마에 대해 잘 모르고, 예측하기에도 쉽지 않다”며 “역대 최장 장마 기록을 세웠다고 걱정하지 말고 과학적인 연구와 분석을 해나가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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