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장 폐쇄 50일…출구 안보이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50일…출구 안 보이는 한국GM 사태
  • 등록 2018-04-05 오전 5:10:00

    수정 2018-04-05 오전 7:42:36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불거진 한국GM 사태가 4일로 50일째를 맞았지만, 임단협 잠정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며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 6일부터 도래하는 각종 비용 지급을 위한 추가 자금 확보가 불가능한 상태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노조는 쟁의조정 신청을 하면서 ‘투쟁 장기전’ 태세에 돌입했다. 사측이 부도를 언급하며 배수진으로 못 밖은 오는 20일이 오기 전 단체교섭 테이블의 결과가 극적 회생 또는 파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성과급 지급 앞두고 교섭 여부 촉각

4일 한국GM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6일로 예정된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할 전망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성과급 미지급분을 6일 지급하겠다고 노조와 합의한 바 있다. 회사가 노조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성과급은 개인당 450만원씩 총 약 7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28일 이메일 서한을 통해 “3월 말까지 노사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4월 6일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 미지급분을 포함해 각종 비용 지급이 불능 상태가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한국GM은 유동성이 바닥난 상태라서 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본사 GM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GM은 임단협 잠정합의가 도출돼야만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굽히고 있지 않다. 결국 6일 이전까지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성과급은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사는 직원 임금과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최우선에 두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이미 지난달에 팀장급 이상에 대해선 성과급을 보류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미지급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는 20일을 전후로 모든 운영자금이 고갈된다”며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지만 지금이라도 서둘러 최대한 빨리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집중해 지급불능 사태를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음이 급한 사측과 달리 노조는 앞서 지난 2일 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하면서 총파업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쟁의조정 신청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데 있어 합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 절차다. 그동안 한국GM 노조는 거의 매년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관례처럼 노동쟁의를 신청해 회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파업을 활용해왔다. 올해만큼은 상황이 특수한 만큼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 같은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노조가 ‘장기전’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한국GM 노조는 소속된 금속노조 아래 통일요구 쟁취를 위해 7월과 9월에 두 차례 총파업 상경투쟁을 결의했다. 7월 초 통일요구 쟁취를 위한 사업장별 파업투쟁을, 7월 중순 통일요구 쟁취를 위한 17만 총파업과 조합원 1차 상경투쟁을 벌인다. 또 군산공장 폐쇄 직후 지속해온 사업장별 노숙(천막)투쟁과 릴레이 1인 시위 등 강경 투쟁도 계속해서 진행할 방침이다.

‘지급불능’ 현실화시 노조 방향 선회 가능성도

하지만 성과급 미지급 사태가 벌어지면 조합원들의 동요가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노조 집행부가 5일이나 6일 중 교섭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노사간 주요 쟁점은 복리후생 등 비급여성 비용 절감 문제와 군산공장 잔류 직원들에 대한 대책이다.

노조는 이미 임금 동결과 성과급 유보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에 동의하며 양보한 만큼 단협에 보장된 복리후생 축소는 아예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폐쇄된 군산공장에서 일하던 조합원 중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잔류인원들에 대한 대책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존 복리후생 축소 규모(연간 1500억원)에서 한발 물러나 1000억원을 절감하는 수정안을 내놓은 만큼 이 안을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6일 이후 노조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가 처한 ‘지급불능’ 현실을 몸소 체험한다면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상화를 위해 협조할 수 있단 얘기다.

이 같은 사례는 이미 금호타이어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해외매각을 강력히 반대하던 금호타이어 노조는 월급이 3개월 밀리고 회사가 부도 직전 위기에 처하자, 조합원 투표를 통해 중국 기업 더블스타에게 매각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한편 한국GM은4월 말까지 차입금 만기 연장에 실패할 경우 한국GM은 직원 월급을 제외하고도 약 2조3000억원(7000억+9880억+5000억+720억원)을 어디서 빌려서라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GM 안팎에서는 GM이 완전 철수, 엔지니어링·디자인센터 등을 남긴 부분 철수, 군산공장 이어 생산시설 일부(창원공장 가능) 추가 철수, 생산 완전 철수 후 판매 기능만 잔류 등의 철수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철수설의 진위에 대해 “현재는 교섭에 최대한 충실해야 할 시기”라면서도 “군산공장 폐쇄 당시에도 본사 GM은 한국GM 직원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예측 자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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