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때우면 남는 장사" 매일 900명 사기에 털린다[사기공화국]

세입자 4명 극단선택 몰고간 인천 전세사기
로맨스스캠 90만원 잃은 20대女 극단선택
작년 사기 발생 건수 32.5만건…매년 증가
전문가 "사기 치면 '남는 장사'란 인식 커"
  • 등록 2023-12-01 오전 5:30:00

    수정 2023-12-01 오전 8:10:57

[이데일리 김형환·박정수 기자] 사기 범죄가 단순히 재산 피해를 넘어 피해자의 목숨까지 앗아가고 있다. 전세사기가 대표적이다. 올해 초 아파트와 빌라 등 2700여채를 소유한 남 아무개씨가 인천 미추홀구에서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533가구의 전세보증금 430억원을 세입자로부터 받아 가로챈 전세사기로 구속기소됐다. 남씨는 공인중개사무소 등과 팀을 꾸려 조직적인 관리를 통해 전세사기를 이어왔다. 남씨는 지인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아파트나 빌라 건물을 새로 짓고 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 대출금을 모아 또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남씨의 세입자 4명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씨가 지난 11월 1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서울동부지검으로 압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0만원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달 3일 마포경찰서에서 진정인 조사를 받고 나오던 20대 여성 A씨는 경찰서 옥상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SNS로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사기의 일종인 포인트 환전형 사기 피해자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호감이 있는 상대방으로부터 ‘한 사이트의 3000만원 상당 포인트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해당 사이트에 접속한 A씨는 ‘90만원 가량을 입금해야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는 상담원의 요청에 따라 90만원을 입금했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A씨 사례 외에도 최근 대한민국을 흔든 전청조 사건과 같은 로맨스 스캠부터 보이스피싱, 전세사기, 스미싱, 취업사기, 다단계 등 다양한 사기 사건이 매년 약 30만건씩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기 근절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사기 범죄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발생한 사기 범죄 발생건수는 28만9183건으로, 올해 약 33만건의 사기 범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27만29건에서 2019년 30만4472건, 2020년 34만7675건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사기 범죄는 2021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9만4075건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해 32만5848건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사기 범죄가 만연하는 이유는 사기가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형량이 낮고 범죄 수익 회수가 쉽지 않아 ‘몸으로 버티자’는 생각이 만연하단 것이다. 실제로 전세사기의 경우에도 피해액이 1인당 1억~3억원에 불과해 법정 최고형이 10년인 일반 사기죄가 적용된다. 법무법인 광장 손영은(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는 “억 단위 사기에도 실형 선고가 거의 나지 않는 등 형량은 올라가야 한다”며 “양형 기준은 올리되 피해 변제가 제대로 됐을 때 형량을 조절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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