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흉기 막은 웹툰작가는 주호민...'빚투' 강도의 거짓말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43.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자 웹툰작가인 주호민 씨가 자택에 침입해 흉기를 휘두른 남성에게 상해를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 씨는 지난 16일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5개월 전에 저희 집에 강도가 들었다”라며 “굳이 알릴 일인가 싶어서 말을 안 했는데 기사가 떴더라”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서울경제에 따르면 유명 웹툰작가의 집을 찾아가 돈을 요구하며 흉기를 휘두른 A(39)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하다가 큰 손실이 발생하자 유명 웹툰작가의 유튜브 영상과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작가의 집을 알아낸 뒤, 지난 5월 흉기를 갖고 침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웹툰작가 손목 등에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으며, 6억3000만 원의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주 씨는 아침 식사 준비 중 뒷마당과 연결된 문에서 들어오는 A씨와 맞닥뜨렸다며 “너무 놀라서 머릿속으로 1% 정도 몰래카메라인가 싶은 생각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미 손을 베였다. 순간적으로 칼을 막았든지 잡았든지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웹툰작가 주호민 씨 (사진=엠드로메다 스튜디오 유튜브 영상 캡처)

A씨는 “자식이 불치병에 걸려 미국에서 치료해야 하는데 돈이 없다”며 돈을 요구했고, 주 씨는 그에게 대화를 시도했다고. 그 사이 주 씨의 아내가 경찰에 신고해 A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주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의 이야기가 거짓말이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죄명이 강도상해다. 중죄라고 한다. 근데 제가 합의를 해서 3년 6개월로 감형이 된 것 같다”며 “사건 후 동네(가 노출된) 영상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주 씨는 지난 5월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던 동네 관련 영상을 비공개로 돌리면서 “불청객의 잦은 출몰로 인해 내리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주 씨는 그즈음 출연한 MBC 엠드로메다 스튜디오 채널의 ‘말년을 자유롭게’에서 왼손에 붕대를 감고 등장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전에 유명인인 피해자의 주거지를 알아내고 침입 방법을 미리 강구해 두는 등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며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 가족은 이러한 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차용금 변제에 대한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면서 “피해자와도 합의해 그가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2일에도 수억 원대 돈다발을 자랑한 유튜버의 집을 찾아가 돈을 훔치려고 했던 40대 B씨가 특수절도미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한 바 있다.

B씨는 집에 4억 원가량의 현금이 있다는 한 유튜버의 영상을 보고 지도 앱 등을 통해 화면 속 주거지를 추정해 침입했으나, 해당 유튜버의 집이 아니었다.

돈다발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YTN을 통해 “일반인이 (주소를) 알게 되면 겁나죠. 많이 불안하죠. 요즘은 솔직히 많이 무섭더라고요. 앞에 올린 그걸(영상) 지우고 해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재력을 과시하거나 주거지, 직장 등 개인 정보를 노출해 범죄 표적이 될 수 영상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