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수막에는 어김없이 사건을 심리했던 판사들의 얼굴이 박혀 있다. 근래 현수막을 통해 자주 얼굴을 자접하는 법관이 정치적 파장이 컸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담당 재판장인 김상환 서울고법 부장판사다.
현수막을 걸어둔 한 민사사건 당사자는 김 부장판사가 본인 사건에서 불공정한 ‘나쁜 재판’을 했다고 주장한다. 국정원 사건 판결로 ‘명판사’라는 칭송을 들었던 그가 또 다른 재판에선 ‘나쁜 판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때론 누군가의 인생을 좌우할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은 재판 결과에 따라 지지나 비판을 받는 건 흔한 일이다. 솔로몬왕이 재판을 맡아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판결을 내리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 판사에 대한 비난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인신공격이 이어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거짓 정보가 인터넷을 도배했다.
황 판사가 2015년 라면을 훔친 사람에겐 징역 3년6월 선고한 적이 있다거나 황 판사가 조 전 장관의 남편 박성엽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식이다. 모두 가짜 뉴스다.
법치는 문명사회의 근간이다. 특검이 항소를 결정했으니 황 판사가 내린 결론에 대한 평가는 2심 재판이 끝난 뒤 내려질 것이다.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짜 뉴스까지 동원해 판사 개인을 상대로 인신공격을 퍼붓는 행위는 야만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