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자에 쩍벌' 윤석열 대통령 그림 논란…"부적절"vs"자유"

  • 등록 2022-05-13 오전 7:45:34

    수정 2022-05-13 오전 7:45:34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5·18 민주화운동 42주년을 기념하는 거리 전시전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 역대 정권을 풍자하는 그림이 걸렸다.

특히 윤 대통령의 손바닥과 이마에 ‘왕(王)’자를 새기고 윗옷을 그리지 않는 등 다소 노골적인 묘사로 항의가 일기도 했다.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광주시지회 주관으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호명 5·18거리미술전’이 지난 7일부터 진행돼 오는 3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광주시는 이 거리 전시전에 ‘5·18선양사업 민간경상사업보조비’ 명목으로 시비 2160만원을 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5·18민주광장에 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 그림.(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이곳에 전시된 작품 ‘다단계(multistep)’에선 윤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남성이 하의만 입은 채 쩍벌 자세로 앉아 있다.

동시에 어깨에 두른 띠엔 ‘정치보복’이라 적혀 있으며, 손바닥과 이마엔 ‘王’자가 새겨져 있다.

윤 대통령 외에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만희 신천지 교주 등 종교인, 박정희·전두환 군부 독재와 재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야권 인사들을 형상화한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다.

작가는 ‘자본주의 계급도’를 모티브로 5개 층으로 묘사했다. 최상위층은 왕정(we rule you), 2번 층은 종교(we poor you), 3번 층은 군인(we shoot you), 4번 층은 중산층 계급(we eat for you), 마지막 층은(we work for all)이라며 의도를 설명했다.

지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호명 5·18거리 미술전에서 풍자 형태의 ‘다단계’ 작품이 전시돼 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 반응을 엇갈렸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며 “이해하기 쉽게 풍자가 잘됐다”는 평이 있는 반면, 현직 대통령을 지나치게 희화화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었다.

정치권이나 종교 측에서 항의가 들어왔지만, 전시회 주최 측은 “작가가 본인의 생각대로 이 사회를 5.18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그림으로 그린 것을 저희는 그 표현을 굉장히 존중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채널A는 보도했다.

그러나 비판이 잇따르자 광주시는 “후원에서 시 명칭 표기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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