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완장' 막은 FIFA, '욱일기' 응원은 괜찮다?

'무지개 완장' 막으면서 '욱일기' 응원 방관하는 FIFA
정치적·종교적 의미 있는 메시지 막겠다는 의도
무지개 완장 착용은 없던 일 됐지만 FIFA 비판 목소리
일본 욱일기는 논란 때마다 슬그머니 철회 반복
  • 등록 2022-11-24 오전 6:00:00

    수정 2022-11-24 오전 7:17:07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무지개 완장 착용을 금지하면서 각국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 이벤트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일본의 ‘욱일기’ 응원은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응원단이 얼굴에 욱일기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대형광고판에 노출됐다.(사진=연합뉴스)
무지개 완장은 성소수자 등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원 러브 완장’으로도 불린다.

FIFA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근거로 장비 규칙 13조 8항 1호를 들었다. FIFA가 주최하는 대회 본선에서는 FIFA가 제공한 완장만 착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FIFA는 대신 ‘NO DISCRIMINATION’(차별 반대) 완장을 제안해 선수들은 이를 착용하게 됐다. 무지개 완장 착용 시에 옐로 카드를 꺼내겠다는 엄포가 있어서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이 2020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16강전 독일 전에서 ‘원 러브’ 완장을 착용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당초 무지개 완장을 착용키로 했었던 잉글랜드, 웨일즈,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덴마크 등 유럽 7개 팀은 비판 목소리를 집중했다.

2020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 앞서 이를 시작해왔던 네덜란드는 완장 착용 포기를 밝히면서도 “이는 수백만 명을 단결시키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독일축구협회는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지개 완장을 둘러싼 논란은 시끄럽지만 욱일기 응원은 상대적으로 지엽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가 생기고 이를 지적하면 철회하는 식으로만 문제 해결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0월 카타르 수도 도하의 ‘라구나 몰’ 대형 외벽에 일본 욱일기 응원이 등장해 논란을 빚었고 현지 교민들과 네티즌들이 항의를 피력하면서 사라졌다. 문제가 된 대형 광고판에는 일본 응원단이 얼굴에 욱일기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버젓이 노출됐다. 광고주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진 왼쪽 하단에 카타르 월드컵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주소가 적힌 상태였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도 FIFA 공식 인스타그램에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응원사진을 게재해 논란이 됐던 바 있다.

욱일기 응원은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 때도 반복된 적 있다.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가 욱일기 응원 현수막 문구를 달아 문제가 불거졌다. 우리 측도 ‘이순신 현수막’으로 맞대응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파장이 커지자 올림픽조직위원회(IOC)가 올림픽 헌장 50조를 근거로 한국 선수단에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고 대한체육회가 경기장 내 욱일기 사용도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한다는 IOC의 약속을 받아 양측이 현수막을 철거한 바 있다.

한편 서경덕 성신여자대 교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일본 측의 욱일기 응원을 막기 위한 글로벌 캠페인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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